The Joseon prince went to America and did not return RAW novel - Chapter (165)
조선왕자가 미국갔다 안 돌아옴-165화(165/392)
< 가면을 쓴 사나이 (3) >
박용만과 정순만은 급히 서재필 쪽으로 걸어가며 아는 척을 했다.
“서재필 선생. 안녕하십니까?”
“오랜만입니다.”
둘의 인사에 서재필은 망부석처럼 가만히 서 있기만 했다.
이에 이승만은 ‘그러면 그렇지’ 하는 표정을 지으며, 천천히 서재필에게 손을 내밀었다.
“닥터 제이슨.”
“닥터 리.”
영어 이름을 불리자, 서재필은 비로소 반응했다.
그는 이승만이 내민 손을 잡은 후, 위아래로 살포시 흔들며 서양식으로 인사를 했다.
“축하하네. 한인 최초의 박사 타이틀은 그대가 가지게 되었군.”
“하하하, 감사합니다.”
“자네 능력이 출중한 것은 내 예전부터 진즉 잘 알고 있었네. 하지만 삼 년 만에 박사 학위를 딸 줄은 몰랐네. 자넨 가끔, 이런 예상 못 하는 방식으로 날 깜짝 놀라게 만든단 말이야.”
서재필은 연신 이승만에게 수고했다는 칭찬을 늘어놓으며, 백인들 사이에서 얼마나 힘들게 공부했는지 이해한다는 표정을 지었다.
“스승님께서 유용한 여러 가지 노하우를 제게 알려 주시지 않았습니까? 그 덕분에 제가 낙제하지 않고, 무사히 학위를 쟁취해 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내 조언을 한 단어도 흘리지 않고, 아주 성실히 따랐나 보군.”
“예.”
“늘 말하지만 매사 미국인처럼 행동하는 것이 최고의 성공 비결이네. 자네는 내 조언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되네.”
대화 도중 서재필은 ‘누구처럼 중간에 도망치지 않아서 다행이다’라고 연신 중얼거렸다.
누구라고 특정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딱 봐도 합성협회 2대 대표가 된 유길준이 연상되었기에.
이승만, 박용만, 그리고 정순만은 살짝 난감하다는 표정을 지어댔다.
“······.”
“······.”
“우성(박용만), 검은(정순만).”
한인들 넷이 한데 모여 있지만.
둘은 입을 꾹 다문 상태고, 나머지 둘은 계속하여 영어로 의사소통을 하고 있다.
속사정을 모르는 이가 보았다면 ‘쟤네 뭐 하는 거야?’ 하며 고개를 갸웃할 상황이었다.
이승만은 이 이상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친우 둘을 서재필 반대편으로 끌고 간 후 양해를 구했다.
“자네들, 잠시 우리 학교 교정 좀 구경하고 오겠는가?”
“우남, 자네는 어쩌려고?”
“나는 잠시 여기 서재필 선생과 이야기 좀 나눌 생각이네.”
“뭐? 우리 둘만 가란 말인가?”
“내 옛 스승이지 않은가?”
“······.”
“······.”
“내 이리 부탁함세. 내 사정도 좀 이해해 주게나. 미안하네.”
잔정이 많은 정순만은 저 멀리에 있는 서재필과 그의 앞에 있는 이승만을 번갈아 본 후, 알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한 시간이 지난 뒤에, 이 자리로 다시 오겠네. 우성, 어느 쪽부터 보겠는가?”
“검은. 아니 우리가 왜 자리를 피해 줘야 하나? 조선말도 잊어버린 저 빌어먹을 놈이 뭐라고. 앗! 왜 때리는가? 내 조용히 그대 뒤를 따라가겠네. 그만 좀 꼬집게.”
떠나지 않으려는 박용만을 정순만이 억지로 끌고 갔다.
이제는 진짜.
딱 둘만 남은 상황.
“스승님.”
이승만은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옛 스승과 다시금 조우했다.
“그래. 우남. 자네는 졸업 후에는 무엇을 할 생각인가?”
“아직 아무 계획도 없습니다. 그저 잠시 쉬고 싶을 뿐입니다.”
“하긴, 그렇겠지. 고된 학업 뒤에는 휴식이 필요하니까. 하지만 너무 쉬는 것도 몸에 좋지 않다네. 사람이라는 동물이 참으로 간사해서, 금세 주변 환경에 적응해 버리니까.”
나태는 죄악이라며.
서재필은 성경 구절을 하나 거들먹거리다가 이내 이승만에게 영입 제안을 했다.
“언제, 시간 나면 나와 함께 일이나 하나 하세나.”
“일이요?”
“내 일 년 전에 한인 신문 하나를 차리지 않았던가?”
“한미신보(US 코리아)를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그래.”
서재필은 병리학 의사다.
그의 전공을 살려서 신약 개발이나 매진했으면 좋았을 텐데.
이승만으로 속으로 혀를 찼다.
‘그랬다면 의왕의 신임도 얻고 돈도 벌었을 텐데······. 쯧쯧. 굳이 어려운 길은 가는군.’
이강은 현재 신약 개발에 많은 돈을 투자하고 있었다.
워낙 거금이었기에 개중에는 눈먼 돈도 존재했다.
그것만 받아먹어도 굶어 죽는 일은 없을 텐데.
서재필은 이상하게도 자기의 전공을 살리지 않고, 엄하게 한인들 사이에 영향력 확대에만 관심을 둔다.
이승만은 그런 서재필을 이해하지 못하며 속으로 흉을 보았다.
“자네가 한미신보에서 편집장 일 좀 해 주게.”
“제가요?”
“그래. 박사학위까지 딴 자네야말로 이 일의 적임자일세.”
제2의 한인 신문인 한미신보.
이 신문사는 현재 데일리 코리아에 밀려 고사 직전이다.
최근 서재필이 또 다른 투자자를 하나 구해 운용 자금을 긴급 수혈하긴 했으나, 언제 망할지 모르는 언론사.
이에.
이승만이 살짝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글쎄요. 제가 맡기에는 너무 막중한 업무인 것 같습니다.”
“부디 한인들을 위해서라도 내게 와 주게나.”
“한인들을 위해서요?”
“사람은 본디 한 곳에서만 정보를 습득하게 되면 편협한 사고관을 가지게 되네. 자네도 알지 않은가? 한인들은 죄다 데일리 코리아만 본다네.”
서재필은 이승만의 두 손을 꼭 잡으며 애원했다.
“어떤가? 나와 함께 일을 같이하지 않겠는가?”
“······.”
“혹 내게 말하지 않은 다른 계획이라도 있는가? 설마, 하와이로 돌아갈 건가?”
하와이는 이승만에게 있어서 제2의 고향과도 같은 곳이다.
그가 처음 밟은 미국 땅이 바로 하와이지 않은가?
그렇기에 서재필은 이를 언급하며 이승만을 떠보았다.
“요즘 하와이 쪽 우리 교민의 수가 많이 늘어났다고 하네. 혹시 그곳에서 다시금 활동을 재기할 생각인가 보군.”
한인 인구는 급속하게 늘어나는 중이다.
1908년까지는 캘리포니아에만 집중된 상황.
한 곳에만 너무 몰리면 먼저 자리를 잡은 현지인들에게 견제당할 수도 있기에.
이강은 하와이와 다른 서부 2개 주(오리건, 워싱턴)에 땅을 사들이며, 한인들의 분산 이민을 유도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다시금 하와이에도 한인들이 늘어나고 있었다.
“아닙니다. 저는 워싱턴 D.C.나 런던 쪽에서 일해 볼 생각입니다.”
“워싱턴이나 런던?”
이승만은 서재필에게 자신의 미래 계획을 알려 주고 싶지 않았다.
그렇기에 아무 말이나 막 던졌는데, 서재필은 이승만의 속마음도 모르고 계속하여 그를 추궁했다.
“워싱턴은 그렇다고 쳐도 런던이라니······. 좀 뜬금없구먼.”
“영국은 명실공히 세계 제일의 군사 대국입니다. 우리 대한이 독립하기 위해서는 영국의 절대적인 협조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흠.”
본래.
이 시대에는 ‘애국’과 ‘독립’이 필살기이다.
이 두 단어만 외치면 반쯤은 먹고 들어간다는 말.
이승만의 변명에 서재필은 딱히 할 말이 없어졌다.
그는 쩝쩝-
입맛을 다시며 이승만을 슬쩍 보았다.
“역시 자네는 타고난 애국자로구먼.”
“······.”
“말만 뻔지르르하게 하며 돈이나 쫓아다니는 다른 이들과는 차원이 달라. 역시 자네는 내 제자일세.”
서재필이 이승만을 위아래로 훑어보다가 이내 그의 오른손에서 시선을 멈췄다.
“응? 자네 손에 들려 있는 것, 이거 뭔가? 그거 데일리 코리아가 아닌가?”
경쟁사의 신문을 들고 있다니.
서재필이 눈을 가늘게 뜬다.
“민족 정론지인 한미신보(US 코리아)를 두고 이런 황색 언론이나 보고 있다니······ 우남, 내 자네에게 크게 실망했네.”
“아, 스승님. 이것은 아까 우성이 제게 선물이라고 건네줬던 것입니다.”
“그래?”
“예. 아까 우성과 검은을 보시지 않으셨습니까?”
다짜고짜 조선어로 말을 걸던 두 인간이 생각났는지 서재필은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도 잠깐 이승만에게 보였던 분노는 거두어들였다.
“응? 해풍부원군이 암살을 당했다?”
서재필은 못마땅하게 이승만의 손을 흘겨보다가 데일리 코리아의 1면 기사를 본의 아니게 읽었다.
그는 갑자기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의 신문사에서는 입수하지 못했던 정보였기에, 제법 놀란 표정을 지은 것이다.
“부원군의 시신 옆에는 각시탈이 있었다고? 하회탈, 각시탈 등 각종 탈을 표식이라고 놓고 간 것을 보면, 분명 상놈의 소행이겠군. 아휴. 본성은 못 속인다고, 참으로 천박하구먼.”
서재필은 이승만보다도 더한 외교론자다.
그에게 있어서 무장투쟁론자들을 박멸해야 할 혐오 대상에 가까웠다.
서재필은 최근에 일어난 암살 사건들을 열거하며, 무장투쟁론자들을 힐난했다.
“영국과 미국이 일본과의 합방을 막아 주고 있는데. 이리 행동하면 그들이 우리 편을 계속 들어주겠는가?”
“······.”
“무장투쟁론자들이 어디까지 대한제국을 뒤집어 놓을지. 영, 감도 잡히지 않는군.”
서재필은 침까지 튀겨 가며 열변을 토했다.
그는 마지막에 해서는 안 되는 말까지 했다.
“이게 다 말만 뻔지르르하게 늘어놓는 의왕의 측근들 때문이네. 그놈들이 의왕의 눈과 귀를 가려서 의왕의 총기가 흐려지고 있네.”
이승만의 정치 촉이 반짝 발동했다.
최초의 박사 학위자였던 이승만.
그에게 있어서 최대의 경쟁자는 바로 최초 유학생인 서재필이었다.
그를 어떻게 하면 넘어설 수 있을까 고민하던 찰나에, 서재필이 제 발로 함정 안으로 들어오고 있다.
이승만은 살짝 비열한 표정을 지어 대며, 서재필을 향해 속삭였다.
“엄밀히 말하면 측근보다는 의왕 그 자신의 문제가 아닐까요?”
“뭐라?”
“지난번 피습 이후부터 의왕은 일본의 일자만 나오면 너무나도 감정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그 때문에 유독 대일본 정책만큼은 공과 사를 구별하지 못하지요.”
“그래. 내 말이 그 말이네. 하! 오래간만에 같은 생각을 지닌 동지를 만나다니, 이거 참으로 반가운 일이로구먼.”
이승만은 다시 한번 서재필은 부추기며 다음 말을 내뱉었다.
“아무도 나서지 않기에, 의왕이 이런 무모한 짓을 계속하는 것입니다.”
“맞네. 자네 말이 맞아.”
“지금이야말로 참된 언론인이 필요할 땝니다.”
이에 서재필이 반짝이는 눈빛으로 이승만을 바라보았다.
“그대가 우리 신문에 사설 하나 좀 써 주겠는가?”
“아, 그건 좀.”
이승만은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한발 내빼었다.
“고된 학업으로 몸이 좋지가 않아서······. 아까도 말했지만 휴식이 좀 필요합니다.”
“아, 그랬지.”
“죄송합니다. 스승님.”
서재필은 이해한다는 표정을 지으며, 조금 전 언급했던 사설 작성 제안을 거두었다.
“그렇다면 내가 직접 쓰는 수밖에. 아무튼, 내일은 바쁠 테니 정신이 없을 테고. 조만간 졸업식 이후에 다시 한번 자네를 부르겠네. 그때 밥이나 먹으며 한미신보 편집일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세.”
“예. 조만간 다시 뵙겠습니다.”
서재필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이승만이 팔짱을 꼈다.
그의 뒷모습이 작아질수록, 서재필을 향한 이승만의 비웃음은 커져만 갔다.
“아이고, 스승님······. 신문사도 창간하셨던 분이, 이리도 시류를 못 읽으실 줄이야.”
이승만이 서재필이 건넸던 한미신보(US 코리아) 명함을 쓰레기통에 버리며 혼잣말을 했다.
“그러니까 한미신보가 이 모양 이 꼴인 겁니다. 이 모든 것은 가장 위에 앉아있는 창업주 탓인데, 편집장 하나 바꾼다고 경영 상태가 나아지겠습니까?”
* * *
“우만(김규식), 도산(안창호).”
한인 최초의 박사학위 수여식이어서일까?
난다긴다하는 재미교포들이 총집결했다.
“와 주어서 고맙네. 내 근래에 학업 때문에 바빠서 연락을 통 못했는데 앞으로는 자주 연락하세.”
“그래.”
이승만은 졸업식에 막 도착한 안창호를 유독 환대했다.
안창호는 재미교포들 사이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인물 중 하나다.
하지만 정치 욕심 하나만큼은 다른 이들보다 적은 자.
그랬기에 이승만은 지금이라도 안창호와 친해지려고 했다.
아주 중요한 순간에.
우정을 들먹거리며 양보를 받을 생각이 그의 머릿속에 그려졌기 때문이다.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하네. 이제부터는 그대들의 능력을 사회에서 활짝 펼치게나.】
이번 졸업 축하사는 학장이자 뉴저지주 주지사 선거에 입후보한 우드로 윌슨이 맡았다.
그는 축하사를 마친 후, 연단을 막 내려오며 이제 졸업한 이들과 악수하고 다니기 시작했다.
“우오.”
“저기 저 동양인, 소문으로 듣던 그 사람이지?”
“그 이 왕자인가 뭔가 하는 인간?”
“그래.”
사람들이 우드로 윌슨 쪽이 아닌 운동장 출입구 쪽으로 밀집한다.
우드로 윌슨보다도 더 유명한 인물이 방금 운동장 입구에 발을 내디뎠기 때문이다.
“와, 뭔 놈의 동양인이 저리도 몸이 커?”
“그러게. 그보다 아우라가 장난이 아닌데?”
“저 사람 그리도 돈이 많다며?”
“미국 내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는 말이 있네.”
“뭐? 이민 온 지 5년 만에 안 되었는데 벌써?”
“그렇다니까?”
“부럽다. 이 왕자인지 뭔지 하는 인간이랑 한 끼 같이 하며 그가 투자한 종목을 듣고 싶다.”
이강의 등장에 프린스턴 재학생들이 환호했다.
하지만 안전사고를 우려한 경호원들 때문에 가까이 접근하지는 못했다.
그저 질투와 부러움 섞인 눈으로 이강을 바라만 볼 뿐이었다.
“안녕하십니까? 전하.”
“우남. 오랜만이군.”
“바쁘신데 저를 축하하려 이 자리에까지 와 주시다니. 전하, 진심으로 감사드리옵니다.”
이승만은 이강과 악수하며 수많은 시선이 그에게 쏠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자리에 함께한 한인들은 물론이고 수많은 백인도 그를 주목한다.
이에 이승만은 다시금 느꼈다.
이강이 얼마나 큰 존재인지를.
“오! 이 왕자님. 저희 프린스턴 대학의 졸업식에 와 주시다니. 정말이지 영광이옵니다.”
“이분은 누구인가?”
우드로 윌슨 역시 이강과 대화하기 위해 헐레벌떡 운동장 아래로 내려왔다.
그는 억지 함박웃음까지 한껏 지어대며 이승만을 애타게 쳐다보았다.
“아! 제 지도 교수님이시자, 프린스턴 대학의 학장님이신 우드로 윌슨 박사십니다.”
“오, 그런가?”
“안 그래도 한번 말씀드리려고 했는데 말입니다. 학장님께서 언제 한번 왕자님과 함께 식사하길 원하셨습니다.”
자기 소개할 타이밍이 되자, 우드로 윌슨은 냅다 손부터 내밀었다.
“우드로 윌슨입니다.”
“반갑네. 나는 이강이라고 하네.”
주변에 사람이 많아서 그런가?
웅성웅성.
대화 소리가 잘 안 들린다.
“무슨 말을 하는지 통 알아들을 수가 없군. 윌슨 학장. 혹시 오늘 시간 좀 있는가?”
“아, 암요. 귀하신 분이 이곳에 오셨는데······. 있던 일정도 제가 빼겠습니다.”
“아, 그래? 그럼, 저녁 식사라도 함께하며 이야기 좀 나누세.”
“좋지요.”
학장까지 쩔쩔매게 하는 이강을 바라보며 이승만은 다짐했다.
이강의 영향력을 어떻게든 자신에게 투사시키겠다고 말이다.
“그럼, 그전에······ 우리 잠시 이야기 좀 나누지.”
이승만은 올 것이 왔다는 것을 직감했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이강은 우드로 윌슨에 관한 정보를 낱낱이 알고 싶어 했으니까.
“오늘의 주인공은 우남이 아닌가? 내 진심으로 우남의 졸업을 축하하고 싶네. 잠시 우리 둘만 있고 싶은데······ 그래도 되겠지?”
우드로 윌슨은 자신의 학장실까지 내어 주겠다고 선언했다.
이승만과 이강.
둘의 대화 장소까지 손수 주선해 준 것이었다.
“그래, 어디부터 이야기해야 할까······.”
호랑이 같은 이강의 눈빛에 이승만은 자못 주눅 든 표정을 지었다.
그는 거대한 거인 앞에 서 있는 난쟁이처럼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입을 열기 시작했다.
< 가면을 쓴 사나이 (3)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