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Joseon prince went to America and did not return RAW novel - Chapter (176)
조선왕자가 미국갔다 안 돌아옴-176화(176/392)
< 신흥연수원 (3) >
디트로이트 연구소 견학은 내게 참으로 뜻깊은 시간이었다.
한인들의 잠재력을 확인할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였기 때문이다.
‘비단 한인을 떠나서······.’
인종이나 출신 성분, 종교 때문에 원 역사에서는 빛을 보지 못했던 진주들.
그들이 진흙 속에 잔뜩 묻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순간이기도 했다.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발생한다면, 결국 이런 이들 때문에 생겨날 거다.’
덕분에, 머리가 복잡해졌다.
이런 통제하지 못 하는 변수들이 얼마나 더 있을까 복기해야 했기 때문이다.
‘일일이 다 컨트롤 할 수는 없어.’
통제광 모건도 아니고.
내가 그걸 어떻게 일일이 관리한단 말인가?
할 수도 없을 일을 두고 끙끙 앓는 것은 나의 본 모습이 아니기에, 빠르게 현재에 집중하기로 계획을 수정했다.
‘건 트럭 건부터 해결하자.’
흐음-
이 문제로 오랜 시간을 사용했다.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하나.
건 트럭은 당장 외부에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꼭꼭 숨겨 놓았던 비밀은 언젠가 세간에 밝혀지는 법.
마냥 숨길 수만은 없었기에, 나는 그다음 계획 또한 짜 보았다.
‘가장 적절한 순간에 공개해야 해. 내게 최대의 수익을 안겨 줄 시점은······.’
L&H와 닷지 모터스의 네덜란드 공장이 완공되는 1913년이 아닐까?
‘건 트럭은 L&H 자동차를 안정적으로 유럽에 안착하게 할 주력 상품이 될 거다.’
생소한 브랜드인 만큼, 초기에 우리 회사의 픽업트럭을 살 유럽인들은 적을 터.
초기에 시장 진입을 할 때, 안정적인 군납 계약만큼 좋은 납품 계약은 없기에 이를 활용할 생각이다.
‘군납 계약 상대는 독일이 제격이지.’
수많은 유럽 국가 중 왜 하필 독일이냐고?
그야 다른 열강보다 기존 판도에 영향을 덜 줄 것이라고 믿어서다.
‘자동차는 본디 석유로 돌아간다.’
페르시아나 바쿠 유전에서 생산되는 석유는 대다수가 해상을 통해 유통된다.
영국은 해양강국.
세계 대전이 일어난다면, 반드시 해양을 봉쇄할 거다.
그 말은 즉, 개전 이후 잠깐은 건 트럭을 운용할 수 있겠지만.
개전 한 달 후부터 독일은 손가락만 빨아야 한다는 거다.
‘건 트럭은 트럭일 뿐, 탱크는 아니니까. 서부 전선에 투입된다고 해도 결국 참호에 막힐 거야.’
화들짝 놀란 연합군도 우리의 건 트럭을 도입하겠지만, 그 시기는 독일보다 느릴 터.
얼추 원 역사의 도입 시기와 비슷한 시기에 도입하지 않을까?
‘응?’
나도 모르게 화장실에서 손을 씻다가 벽에 걸려 있는 거울을 보게 되었다.
헉-
갑자기 거울 속에 비치는 내 모습이 무섭게 느껴졌다.
세계 대전을 통해 무슨 이득을 취할지 고민하는 나의 모습이 살짝 악마같이 보여서다.
‘전쟁 상인이 다 되었군.’
남의 불행을 이용하는 만큼 전쟁 상인은 후대에 손가락질을 받게 된다.
나 역시도 이런 비난의 물결을 피할 수는 없을 터.
‘감수해야 할 나의 업보겠지.’
내가 이를 활용하지 않으면 일본이나 모건, 로스차일드 같은 경쟁자들이 한몫 챙길 것이고.
이는 고스란히 내 목을 조르게 되는 자금으로 사용될 거다.
이미 나는 호랑이 등에 올라탄 상황이기에, 더는 중간에 내릴 수가 없다.
‘지금에 와서 도덕적인 면을 고민해 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세계 대전은 내가 막는다고 해도 언젠가는 일어나게 될 거대 흐름이다.
한심하게 죄책감을 느끼기보다는 다른 방면으로 세계 대전의 희생자들을 최대한 적게 만들 방안을 고민하는 것이 내 성향에 더 맞은 방법일 거다.
‘예를 들면 보존 능력이 뛰어난 전투식량을 개발하여 아사자를 줄인다던가, 항생제를 발명해 병으로 죽는 희생자들을 줄이거나.’
나는 돈이 필요하다.
그것도 많이.
시간이 갈수록 줄일 수 없는 고정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거대해지는 익문사만 해도 그렇고.
지금도 새끼 새처럼 식량과 소모품, 각종 무기와 군자금을 달라고 애원하는 간도의 독립군이 내 뒤에 존재한다.
본토에서 내 지원의 손길을 기다리는 각종 단체만 해도 백여 개가 넘고.
‘이리 선택해도 후회하고 저리 선택해도 후회한다면, 돈을 잔뜩 버는 선택이 더 맞을 거다.’
디트로이트에 있는 신무기 연구소를 떠나며 나는 이를 최종결심했다.
이후, 나는 기차를 타고 다시금 뉴욕으로 돌아왔다.
* * *
“전하.”
뉴욕에 있는 별채에 도착하고 하루가 지났을 때, 타이밍 좋게 손님이 찾아왔다.
“어서 오게나, 안 요원. 그래, 밥은 잘 먹고 다니나?”
원 역사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인생을 마감했던 비운의 위인.
하지만 내가 빙의하며 역사가 제법 많이 바뀌었기에, 안중근은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지 않고 익문사 애국단 단장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나는 안중근을 격하게 반기며 그에게 한 가지를 권했다.
“거, 서 있지만 말고 이쪽에 앉게나.”
“아닙니다. 소인은 이렇게 일어서 있는 것이 편합니다.”
이범진도 그렇고.
안중근도 그렇고.
양반 출신 무관들은 참으로 딱딱하단 말이야.
“보고 있는 내가 불편해져서 그러네. 내 명이니 이쪽으로 와서 앉게나.”
“예.”
마지못해 앉는 안중근.
나는 그런 안중근의 얼굴을 조심스레 살피며 커피를 권했다.
“자, 마시게나. 멀리서 왔을 텐데 조금 쉬면서 일해야지.”
“······.”
“향이 어떤가?”
“좋습니다.”
단답형으로 말한다.
아직 군인 물이 빠지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
“그게 끝인가?”
“예.”
“이 커피에 사용된 원두는 콜롬비아에서 재배한 아라비카네. 최상급만 모아서 수입한 것들을 사들여 아침에 막 볶은 것들이지.”
나는 아라비카의 향이 얼마나 좋은지를 설명하다가 다음 말을 툭 하고 꺼냈다.
“자네가 다녀왔던 파나마는 콜롬비아에 바로 인접해 있는 국가일세.”
“······.”
“그래. 파나마 일은 어째 잘 마무리하고 왔는가?”
JP모건은 대서양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파나마 대운하를 하루빨리 완공하고 싶었다.
그래서 최근 미국에서 성실하다고 유명한 한인들을 대거 파나마로 끌어들여 이를 조기에 완성하고자 했다.
대부분은 자발적으로 파나마에 일하러 왔지만, 한인 노동자 중 일부는 사기를 당하거나 반강제적으로 끌려오기도 했는데.
익문사 애국단은 현재 이런 소수의 피해자를 위해, 이들을 끌어들인 폭력조직들을 조사하고 있었다.
“사전에 파악했던 정보보다 현지 폭력조직의 규모가 더 컸습니다.”
“그래서 예정보다도 더 늦게 이를 내게 보고했는가?”
“예. 그렇습니다.”
나는 팔짱을 끼며 안중근을 바라보았다.
“그래서? 현지 조직 소탕은, 어찌 되었는가?”
안중근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내 물음에 답변했다.
“전하께서 잘 알다시피 우리 익문사와 애국단은 실패라는 단어를 모르는 단체입니다. 일을 잘 매듭지었으니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불법폭력조직을 소탕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제 손으로 피를 흘리며 제거하는 방법이 있고, 돈을 주고 경쟁 조직에 이를 사주하는 방법도 있다.
안중근은 두 가지 방법 중 후자를 택하여 한인에게 사기 친 조직을 소탕했다.
왜냐고?
그야 나의 지원 때문에 익문사의 금고는 늘 빵빵하기 때문이다.
돈이 넘쳐 나는데 굳이 피를 흘릴 이유가 뭐가 있나?
그것도 타지에서 위험하게.
‘역시 돈이 좋아.’
돈으로 안 되는 일이 어디에 있을까?
진짜로 안 된다면, 제시한 돈이 너무 적어서 그런 것은 아닌가 고민해 봐야 한다.
“파나마 현지 조직은 경쟁 조직을 이용해 소탕했다고 치더라도, 국내 쪽은 어떤가? 그곳에도 모집책이 제법 있다고 보고되었던데 말이야.”
“아, 그자들은······.”
안중근이 고국이 있는 서쪽을 잠시 바라보았다가 내게 바로 다음 내용을 보고했다.
“지금쯤 요원 구가 아주 깔끔하게 잘 정리했을 것입니다.”
“오호? 그래?”
안중근은 믿어 의심치 않은 표정을 지으며 확신에 찬 목소리로 내게 보고했다.
“예. 사격 솜씨는 몰라도 큰 그림을 짜는 데 있어서 요원 구의 실력은 우리 중 제일이니까요. 요원 구가 이를 진두지휘 중이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요원 구라면 백범 김창수를 말하는 것인가?
나는 잠시 백범에 관해 생각하다가 이내 돌아가는 상황을 안타까워하며 한탄했다.
“잘했네. 일본 놈들이 날뛰고 있는 시기에, 같은 한인의 뒤통수나 칠 생각하는 쓰레기들은 하루라도 빨리 청소하는 것이 국익을 위해서라도 좋겠지.”
“맞습니다.”
안중근이 오랜만에 맞장구를 친다.
그가 생각해도 같은 한인을 상대로 사기 치는 이들을 용서할 수 없었나 보다.
“버러지 같은 놈들을 잘 감시해야 할 것이네. 우리 대한제국은 거의 무정부 상태나 다름없으니까. 신민들과 교민들이 의지할 수 있는 이는 우리뿐일세.”
안중근은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
“그나저나······ 전하.”
무언가 중요한 이야기를 할 요량인지, 안중근이 목소리를 살짝 낮추며 다음 말을 내뱉었다.
“이곳에 오기 전 멕시코에 잠시 들렀는데 말입니다.”
“오! 멕시코에?”
“예.”
“상황이 어찌 돌아가고 있는가?”
안중근은 살짝 질린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부정선거 때문에 나라가 두 쪽 나고 있습니다. 기존의 디아스 지지 세력과 그에 대항하는 마데로의 세력이 서로 충돌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아주 격하게요.”
“······.”
“이 혼란을 틈타 폭도들도 이곳저곳에서 생겨나는 중입니다. 돈 좀 있다 하는 지방 유지들은 이들에게 대항하기 위해 제 사람들을 무장시키기에 바쁘고요.”
잠깐.
이야기를 들으니 어느 나라가 자꾸 연상된다.
강력한 중앙집권 체계 아래 나라를 운영하다가 지금은 점점 막장으로 치닫고 있던 곳.
지방 군벌 체제로 전환되고 있는 가까운 이웃이 하나 있는데 말이다.
“흡사 본국 바로 옆에 있는······.”
“청나라와 같은 모습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전하.”
후-
일본과 함께 이웃 국가기에, 사람들을 대거 파견하여 그곳의 전황을 실시간으로 보고 받고 있다.
청나라는 정말이지 지옥이 되어 가고 있었다.
보고 받았던 자료의 내용 때문에 살짝 미간이 찌푸려졌는데.
안중근은 이에 나의 눈치를 한참 보다가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냈다.
“이번에 뽑은 신입은 본국이 아닌 멕시코로 파견될지도 모릅니다.”
“그래? 그보다 신입은 몇 명이나 뽑았는가?”
“셋 정도를 뽑았습니다.”
“생각보다 많이 뽑았군.”
바뀐 신입 선발 절차를 나 또한 언뜻 알고 있었다.
마치 스파이 영화처럼.
재미난 방식으로 요원들의 선발 방식이 변경되어서 흥미로웠었는데.
셋이나 통과했구나.
“전하.”
“고하게.”
“······시험을 치르는 동안에 첩자로 의심되는 인물을 하나 발견했는데 말입니다.”
“첩자?”
“예.”
허허.
그 과정에서 진짜로 첩자가 발견되었다니.
소가 뒷걸음질 치다가 쥐를 잡게 된 셈이네.
“정미칠적 중 하나인 고영희의 12촌 되는 친지 되는 놈인데······ 그자가 1차 시험 도중 고영희의 이름을 거론했답니다.”
12촌이면 거의 남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기에.
이런 사항이 후보생의 신변 상세에 기록되지 않았던 것 같다.
“살기 위해서 즉흥적으로 그자를 언급했는지, 아니면 진짜로 정보를 흘릴 생각이었는지. 일단 이부터 알아내어야 하겠군.”
“예. 그렇습니다.”
공식적으로 연좌제는 폐지되었기에, 나는 부모가 친일파라고 해서 자식 또한 친일 세력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미꾸라지들이 존재하기에, 기밀이 요구되는 분야에서만큼은 신분과 출신을 조사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견부호자가 있을 수도 있기에, 최대한 문호를 열어 놓고 싶지만. 이런 사례 때문에 쉬이 그럴 수가 없단 말이야.’
나는 살짝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안중근을 바라보았다.
“첩자들 문제로 골을 썩이고 있는 가운데 이런 일이 벌어졌으니······ 그자도 무사치는 못하겠군.”
“예.”
사방에서 활동해 대는 첩자들 때문에 지난겨울에 2개 중대에 해당하는 300여 명의 독립군이 희생되었다.
본보기가 필요하기에, 빠져나올 구멍이 없을 거다.
“구 요원이 아주 철저히 이를 수사하고 있을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흠?
또다시 김창수.
아니지.
요원 구의 이름이 안중근의 입에서 언급되었다.
‘김구라면······.’
인상이 후덕했지만, 눈빛 하나만큼은 아주 매서웠던.
강성 무장 독립 투쟁 세력이었는데.
“아. 안 요원.”
“예. 말씀하십시오. 전하.”
“혹시 이 기사 읽어 보았나?”
어제 막 발간된 따끈따끈한 신문 하나를 탁자 위에 꺼내 들었다.
막 안중근에 입에 언급되었던 한 사내가 생각나서다.
“어제 막 발간된 US 코리아군요. 저는 보통 데일리 코리아만 읽는데 말입니다.”
안중근은 내가 건넨 신문의 가장 위, 신문사 명을 한 번 슬쩍 바라본 후 다음 말을 했다.
“흐음.”
그가 미간을 찌푸렸다.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는 기사를 발견하였기 때문일 거다.
“자넨, 이 사설에 관해 어찌 생각하나?”
* * *
“이 사설······ 주필이 누구입니까?”
안중근의 물음에 내가 답했다.
“필립 제이슨이네.”
“그렇군요.”
안중근은 일단 사설의 내용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이자······ 빙빙 돌려 말하고 있지만, 전체적인 논조를 볼 때는 글 속에서 전하를 저격하고 있는 듯합니다.”
그렇다.
내 주변 인물들의 성급함을 지적하고 있는 듯했지만.
필립 제이슨이 쓴 사설의 전체적인 거대 담론은 나를 가리키고 있었다.
“혹시, 이자 말입니다. 아메리카 신탁에 있는 쥐새끼와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니겠죠?”
“깨끗하다네. 전혀 연관성이 없네.”
지난번 록펠러가 제보했던 사건을 지칭하며 내가 고개를 저었다.
“둘은 별개의 사건일세.”
“그렇군요.”
나는 어깨를 으쓱이며 답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서로 다른 목소리가 나오기 법일세. 나를 좋아하는 이가 있다면, 싫어하는 이도 있겠지. 그게 비록 왕일지라도 말이야.”
좀 더 목소리에 힘을 주며 말했다.
“나는 일단 지켜볼 생각이네.”
“저도 그편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말이야. 나와는 다르게 생각하는 이가 존재할 수도 있다네.”
안중근이 눈을 가늘게 뜬다.
입을 떼지는 않았지만, 그게 누구냐고 묻는 것 같았다.
“교민이나 본국의 신민이면 상관이 없겠지만 만약 그게 요원 구라면, 이야기가 달라지지 않을까?”
“아······.”
안중근이 무언가 알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나는 눈을 가늘게 뜨며 맞장구쳤다.
“그래. 설마 하겠지만, 자네 뇌리에 스치는 것처럼 일을 벌일 수도 있다네. 내가 왜 요원 구를 놔두고 자네를 애국단 단장으로 지명한 줄 아나?”
“모르겠습니다.”
“요원 구는 안 요원처럼 매우 뛰어난 요원이지만, 때론 너무 감정적이라네. 특히나 여기 있는 사설처럼 일본이라는 단어가 나오면 이성을 잃곤 하지.”
그 뜨거운 열정이 필요할 때도 있지만, 아닐 때도 있다.
바로 지금처럼.
“애국단의 단장이라면 마음은 뜨겁지만, 머리만큼은 차가워야 하는데 말이야. 그자는 그렇지 못하네.”
“······.”
“그러니 자네가 그자를 잘 제어해 줬으면 하네. 우리 제국에 유용한 인재가 될 수 있도록 말이야.”
나는 식어 가는 커피를 홀짝이며 다시 한번 안중근과 눈빛을 교환했다.
“그자를 아끼기에 이런 조언을 하는 것일세. 내 마음, 자네도 잘 알 것으로 생각하네.”
“예.”
떠나려는 안중근을 붙잡으며 내가 손에 커피 원두를 쥐여 줬다.
물론 그 안에는 원두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흠. 정말이지 향 하나는 좋단 말이야. 자네, 연해주로 돌아가기 전에 이것들을 꼭 챙겨 가네. 내 넉넉하게 넣어 두었으니 요긴하게 쓰게나.”
< 신흥연수원 (3)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