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Joseon prince went to America and did not return RAW novel - Chapter (193)
조선왕자가 미국갔다 안 돌아옴-193화(193/392)
< 무승부로 하지 않을래 (1) >
미국은 21세기 기준, 세계에서 3번째로 영토가 큰 나라다.
대한민국과 비교하면 무려 98배나 넓었다.
이 때문인지 주를 이동할 때 시간대가 달라지도 했다.
물론, 지방마다 보이는 기후 특색 또한 다양했다.
‘아, 이제야 살 것 같네.’
그동안은 미 서부에서 머물렀기에, 여름철 무더위를 많이 느끼지 못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사시사철 선선한 지중해성 기후를 자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뉴욕이나 뉴저지 같은 북동부에 있는 주들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며, 요즘에는 실내에서도 추위나 더위를 많이 느낀다.
북동부의 기후는 한국이랑 굉장히 흡사하니까.
‘이거지. 이게 천국이 아니면, 어디가 천국이겠어.’
에어컨이라는 신의 선물은 이미 1900년대 초에 만들어졌다.
다만, 시장에는 널리 유통되지는 않았다.
초기 자금 확보 문제로 캐리어 박사가 아직 자신만의 회사를 세우지 않아서다.
‘대어를 낚았군.’
나는 이에 에어컨을 발명한 캐리어 박사와 접촉하여, 뉴욕에 있는 별채에 시범 설치부터 부탁했다.
물론 동업 제안 역시 제시하여, 승낙까지 받아 뒀다.
“와!”
옛말에 발 없는 말이 소리 소문 없이 천 리를 간다고.
어디서 들었는지, 여러 방문객이 우리 집에 찾아오기 시작했다.
“제 자식놈이 믿기지 않은 이야기를 해서 긴가민가했는데 말입니다. 사실이었군요. 7월 중순인데도 이리 쾌적할 줄이야.”
개중에는 록펠러도 있었다.
록펠러는 신기하다는 표정을 잔뜩 지으며 우리 집을 구경했다.
그리고는 눈알을 굴리며, 내게 비법을 물었다.
“어떻게 하신 것입니까? 어디 진짜 동양에서 숨은 고대 마법이라도 배워 오신 것입니까?”
“에어컨이라는 발명품 때문이네. 캐리어라는 작자가 특허까지 낸, 전자기기인데 말이야.”
나는 록펠러와 함께 에어컨이 설치된 곳으로 향했다.
그곳에서는 제법 선선한 바람이 나오고 있었는데, 록펠러는 이에 깜짝 놀라는 반응을 보였다.
“에어컨은 습도를 내리며, 건물 안 기온까지 떨어트리는 역할을 한다네.”
“이야. 정말이지 과학은 위대합니다. 신기하여 가슴이 웅장해질 정도로군요. 더위를 잡아 주는 기물이라니······ 이거, 돈 좀 되겠습니다.”
역시 사업가는 다르다.
놀라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바로 돈과 연결해 버린다.
나는 피식 웃으며 록펠러에게 농담을 하나 했다.
“눈독 들이지 말게나. 내가 이미 침 발라 놓은 아이템이니까.”
“아, 알겠습니다.”
록펠러는 살짝 아쉬워하며 머리를 긁적였다.
“이러다가, 나중에는 바닥까지 따뜻하게 해 주는 기물이 나올 것 같습니다. 아니 그렇습니까?”
21세기.
한국에서 유명한 보일러 시스템을 록펠러가 거론했다.
이번에 에어컨 특허를 조사하며 이 역시 기존에 존재한다는 것을 알아 두었기에, 나는 이를 언급했다.
“예? 그러니까 베이커라는 영국인이 바닥을 뜨겁게 덥혀 주는 난방기기를 이미 발명했단 말입니까?”
“그렇다니까.”
록펠러의 얼굴이 변했다.
에어컨을 처음 접했던 표정과는 정반대였다.
“그놈, 참 시간도 많은 놈이로군요.”
“어째서 그런 말을 하는가?”
“아니, 생각해 보십시오. 굳이 그럴 필요가 있습니까? 어차피 집안에서는 신발을 신고 다니는데 말입니다.”
서양인과 동양인의 인식 차이가 여기서 확연하게 드러난다.
“그러니까, 동양에서는 집안 안에서 신발을 벗고 다닌다는 말이지요.”
“그래.”
나는 조선의 전통 난방방식을 록펠러에게 알려 줬다.
그러자 록펠러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재미있다는 표정을 지어 댔다.
“왕족들 말고, 평범한 서민들까지도요.”
“그래.”
“듣고 보니까 위생적인 면에서는 그것이 훨씬 더 나은 것 같습니다.”
“그럼. 집안에 먼지가 쉬이 날아다니지 않으니까. 침대에도 흙이 묻지 않는다네.”
“깔끔한 것을 좋아하는 뉴욕의 많은 귀부인이 관심을 보이겠군요.”
하지만 여기까지였다.
에어컨과는 다르게 록펠러는 바닥 난방에 그리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아마도 이를 직접 경험하지 못해서겠지.
‘그때가 생각나는군.’
로비스트 박병준으로 살며 다양한 경험을 했다.
한번은 동료들을 데리고 뜨끈한 한국식 대중 사우나에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겨울철에 황토로 된 땅바닥에서 몸을 지지면서,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던 옛 친우들의 얼굴이 내 뇌리를 스쳐 지나갔다.
‘서양인들에게도 먹힐 텐데 말이야.’
조만간 록펠러에게 현대식 바닥 난방 시스템을 경험하게 해 줘야겠다.
나는 이를 속으로 다짐하며, 우리 집에 방문한 록펠러를 바라보았다.
“아, 근데 말이야. 자네 말도 없이, 이 시간에 무슨 일로 날 찾아왔는가? 혹시 모건이나 로스차일드에 관한 일을 논의하러 왔는가?”
석윳값은 배럴당 1달러까지 올랐다가 0.8달러에서 안정화 되었다.
하지만 기존보다 10배 이상이나 오른 가격이었기에, 옛 스탠다드 오일 출신 회사들의 주식들은 지금도 계속하여 상승하는 중이었다.
‘최근에 남작이 미국에 방문했다는 소식이 시장에 떠돌고 있던데.’
이것을 상의하려고 우리 집에 방문했으려나?
“비슷하지만, 아닙니다.”
록펠러는 미간을 오므리며 눈에 힘을 빡 주었다.
그리고는 비장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며, 다음 말을 내뱉었다.
“이 왕자님.”
“말하게.”
“루스벨트가 사람을 보낼 거라 합니다.”
“뭐라?”
“사흘 뒤에 상무장관이 이곳에 방문한다고 하는데 말입니다. 그놈, 무슨 제안을 할까요?”
* * *
반독점법 소송으로 피해를 본 세력은 크게 두 세력이다.
하나는 로스차일드와 모건 같이 공매도를 친 뉴욕의 자본가들이고.
나머지 하나는 워싱턴에서 서류에 사인하며 거드름을 떨던 미 행정부 인사들이었다.
“이 왕자님.”
“아론 상무장관.”
“오랜만이로군.”
그중 후자에 속하는 세력이 드디어 나를 찾아왔다.
“안녕하십니까? 이 왕자님.”
“오! 모건 대표도 와 있었구먼.”
물론 나만을 찾는 것은 아니었다.
아론 상무장관은 루스벨트의 명에 따라 석유산업 관련 기업인들을 전부 한자리에 소집했으니까.
“이거 죄다 아는 얼굴들이군.”
이 자리에 모인 이들은 대부분이 옛 스탠다드 오일 출신 기업인들이었다.
오직 모건과 나만이 타사 출신이다.
‘기어코 석유 회사 하나를 인수했구먼.’
모건은 옛 스탠다드 오일의 자회사 중 하나였던 오하이오 지사를 인수했다.
그랬기에 이번 회의에 초대받았다.
그 역시 석유 업계 관계자이기 때문이다.
“어?”
나는 회의장을 한번 쓱 둘러보다가 익숙한 얼굴을 발견할 수 있었다.
사흘 전.
미리 만나 관련 이야기를 나눴던 록펠러의 얼굴이 저 멀리에서 보였다.
“아이고. 록펠러 이사장. 어제도 보고 오늘도 또 뵙는구려.”
“이쪽에 앉으시지요. 이 왕자님.”
석유 관련 산업에서 록펠러의 영향력은 대단하다.
일선에서 물러났다고 했지만.
그를 무시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나는 록펠러의 옆자리에 앉은 후, 이들이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경청했다.
“흠. 아론 상무장관. 바쁘신 이 왕자님까지 호출하고. 그래. 우리를 이리 한데 모은 이유가 무엇이오?”
록펠러가 퉁명스럽게 반응한다.
이에 아론이 그의 눈치를 보며 입을 떼기 시작했다.
“이사장님께서도 대충 예상은 하고 계실 것입니다. 반독점법 이후 기름값이 너무 많이 올랐습니다. 이 때문에 서민들이 고통 속에서 신음하고 있지요.”
아론 상무장관이 말이 끝나자, 록펠러가 그를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
사태의 원인은 루스벨트가 아니냐는 록펠러의 무언의 제스처다.
아론 역시 록펠러의 매서운 눈빛을 느꼈는지, 이를 애써 외면하며 하던 말을 이어 갔다.
“이에, 루스벨트 대통령께서는 비공식적으로 우려를 표명하시며 여기 계신 석유산업 관계자들에게 부탁하셨습니다.”
“유가를 안정화해 달라고 요청했단 말이오?”
“예. 그렇습니다.”
“그러게, 가만히 잘 굴러가던 스탠다드 오일을 왜 이리 쪼개셨소?”
“······.”
“이 사태의 원인은 다 반독점법 소송 때문입니다. 대통령께서도 이를 인정하셔야 할 것입니다.”
가만히 경청하던 모건이 록펠러의 말에 맞장구를 치기 시작했다.
“나 또한 록펠러 이사장의 말씀에 동감하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인플레이션은 다 테디의 못된 심보 때문에, 이리된 것이오. 동양에서는 이를 두고 카르마(업보)라고 하던데, 아니 그렇습니까? 이 왕자님.”
모건은 자리에서 가만히 중립을 지키던 나까지 끌어들였다.
쾅-
이에 록펠러가 못마땅한 표정을 지어 댔다.
루스벨트의 부하가 뉴욕에 온 것도 못마땅한데 얄미운 모건마저 설치니, 더는 분을 참지 못한 거다.
“테디가 직접 내게 사과하기 전까지는 어림도 없소. 나는 할 말을 다 전했으니 그리 아시오.”
“로, 록펠러 이사장님.”
록펠러가 회의장을 떠나자, 몇몇 그와 친했던 대표들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를 따라 회의장을 나선 것이다.
나 역시도 자리를 뜰 수 있었으나, 나는 일국의 왕자다.
록펠러와 많이 친한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 이 타이밍에 그를 따라가는 것은 자칫 록펠러의 수하처럼 보일 수 있었기에 나는 조용히 자리를 지켰다.
“저, 저, 늙은이······ 성질머리 좀 보소. 제 뜻대로 안 풀린다고, 사람들 앞에서 한껏 심통을 부리다니. 쯧쯧.”
모건은 혀를 차며 록펠러가 떠난 자리를 한동안 쳐다보았다.
잠시 후.
모건은 고개를 돌려 나를 연신 쳐다보았다.
그가 가지고 있는 스탠다드 오일 오하이오 지사는 굉장히 규모가 작은 회사다.
이에 반해 내가 소유하고 있던 소칼은 뉴욕과 뉴저지에 이어 세 번째로 큰 회사였다.
다들.
내 입만을 바라보는 것이 느껴진다.
이에, 나는 봉인하고 있던 주둥이를 열기 시작했다.
“이번 자리가 무슨 일 때문에 소집되었는지 대충 이해가 가는군. 우리 교민들은 물론이고 미국의 서민들 역시 가파르게 오른 물가 때문에 고통받고 있지.”
상무장관이 고개를 끄덕이며 내 말에 동의했다.
이에 나는 바로 부정적인 말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선 내 소유의 분할된 석유 기업들을 하나로 묶어야 하는데 말이야. 여론의 눈치가 보여서 당최 일을 벌일 수가 없다네.”
“······.”
“자칫 인수한 기업들을 통합했다가 다시 한번 반독점법 소송에 휘말리기라도 한다면, 기껏 정상화되고 있는 소칼의 기업가치가 박살 날 테니까. 그리되면 나는 배임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 행동을 하는 것일세.”
법무부와 대법원의 눈치를 보느라 34개로 잘게 잘게 쪼갰다.
이런 상황에서 어찌 다시금 한 뭉텅이로 뭉칠 수 있겠는가?
이점을 콕 집어 거론하자 아론 상무장관이 대안을 내놓았다.
“그 점은 염려하지 마십시오. 대통령님께서는 셔먼법(반독점법)을 개정할 생각이십니다.”
“개정?”
“예. “미 국민에게 피해를 주는 독점 기업만 고소·고발을 할 수 있게끔, 추가 단서 조항을 하나 신설할 생각이라고 합니다.”
“내, 내각 내에서 합의된 사항이오?”
벌떡.
모건이 일어났다.
모건은 록펠러와 달리 아직도 반독점법 소송을 미 법무부와 진행하는 중이다.
그의 소유에 있던 IMM과 US 스틸은 내년에야 소송에서 자유로워진다.
“예. 합의된 사항입니다. 상황이 매우 급하니까요.”
“그렇구려.”
루스벨트의 이번 제안은 어찌 보면 모건을 향한 화해의 손길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그렇기에 모건은 굉장히 흥분하며 관심을 보였다.
“공화당 의원들은 그렇다고 치더라도, 야당 의원들은 어떻게 설득할 생각이오?”
“이번 반독점법 판결로 인한 물가 상승을 가장 많이 비판한 이들이 바로 그들입니다. 민주당이 이번에도 반대한다면,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한다고 여론몰이를 한번 해 볼 생각입니다.”
야당이었던 민주당은 현재 한껏 높이 오른 물가를 들먹이며 루스벨트 정권을 힐난하고 있었다.
아론 상무장관은 이를 언급하며 모건을 안심시켰다.
“테디가 늦게나마 마음을 고쳐먹었다니, 참으로 다행이외다.”
모건은 아직 남아 있는 대표들을 바라보며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나는 테디의 이번 결정에 적극적으로 찬성하외다. 테디가 이런 호의를 베푼다면, 우리 역사 최대한 석윳값 안정에 이바지해야 하지 않겠소이까? 고물가 속으로 우리 미국을 빠트릴 수는 없지 않소?”
아론은 고개를 돌려 나를 쳐다보았다.
“왕자님께서는 어찌 생각하십니까?”
“글쎄.”
나는 이 자리에서 확답하기를 주저했다.
“우리 법무팀과 한번 상의를 좀 해 봐야겠구려.”
“시간이 필요하시다는 말씀이시지요? 알겠습니다.”
다들 그러면 그렇지 하는 분위기다.
나와 록펠러는 한 가족이나 다름없는 사이니까.
그렇게.
대충 회의가 일단락될 때쯤에.
“왕자님.”
“응? 무슨 일인가?”
“따로 만나서 이야기를 좀 나누고 싶습니다.”
아론 상무장관이 독대를 청했다.
* * *
“대담은 아까 다 끝난 거로 아는데 말이야.”
나는 나를 붙잡는 아론을 향해 부정적인 시선을 한껏 보냈다.
“왜 날 보자고 한 것인가?”
“이 왕자님. 이 왕자님께서 뉴욕의 자본가들을 좀 설득해 주십시오.”
“내가?”
“예. 그렇습니다.”
뉴욕의 자본가라고 말하고, 록펠러라고 해석하면 되겠네.
현재 스탠다드 오일은 나 말고도 록펠러의 동생 그리고 그의 외아들이 경영권을 함께 물려받았으니까.
“왕자님께서도 잘 아시듯, 현재 미국 사회는 부의 양극화가 심화하며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루스벨트 대통령께서는 이러한 사회 갈등을 봉합하기 갖은 노력을 하고 계십니다.”
아론 상무장관이 왜 이런 말을 할까?
그야, 루스벨트의 이런 움직임에 가장 호응한 뉴욕 자본가가 나니까.
내 소유의 기업은 노동자들의 노동환경을 끊임없이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더불어 시급마저도 계속해서 올리는 중이고.
업계 최고를 계속 유지하는 정책을 내가 세웠기 때문이다.
이 덕분일까?
루스벨트는 내가 뉴욕에 있는 자본가 중 그의 정책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여겼다.
“생각해 보십시오. 임기 중 재계에 최저 임금 상승이나 노동환경 개선 등을 꾸준히 주문하지 않으셨습니까?”
“스탠다드 오일을 강제 분할한 것 또한 그 일환 중 하나인가?”
“예. 그렇습니다.”
“그래서 내게 하고 싶은 말이 뭔가? 루스벨트의 지난 행적은 모두 미국을 위한 길이었으니, 미국을 위해 내 장인과도 같은 록펠러를 잘 설득해 달라는 뜻인가?”
“예.”
나는 피식 웃으며 아론에게 다가갔다.
“맨입으로 해 달라는 것은 아니겠지?”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대통령께서는 왕자님의 노력에 관한 대가를 따로 책정해 두셨습니다.”
역시 루스벨트는 정치인이네.
그래 오는 것이 있으면 가는 것이 있지.
“미국으로 건너온 한인들에게 특별난민 지위를 부여할 예정입니다.”
나의 강점이자, 동시에 약점이기도 한 교민들을 그가 거론했다.
“특별난민?”
“예. 다수가 무국적자로 여기 미국에 입국하지 않았습니까?”
일본은 현재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강탈했다.
외무부에서 하는 여권발급 업무를 사실상 멈춘 상황.
이에, 우리 교민들은 예전에 우리 외무부가 발급했던 형식의 여권을 임시로 만들며 입국하고 있었다.
물론 미국은 이런 가짜 여권을 인정치는 않았다.
다만.
돌아가는 상황을 알기에, 무국적자로 처리하며 일본과의 갈등을 최대한 피한 채 우리 교민들을 미국에 받아들이고 있었다.
루스벨트는 이런 우리 교민들에게 특별난민 지위를 부여하겠다고 제안했다.
“흠······ 흥미롭군.”
“어떠십니까?”
“하지만 그로는 부족하네.”
록펠러의 분노를 풀어 주는 일이다.
내가 아니면 불가능한 일.
이 정도로 퉁 칠 사항은 아니었다.
“이 왕자님.”
“말하게.”
“혹시 이 왕자님과 조지 파디 상원의원은 어떤 관계입니까?”
갑자기 조지 파디라는 인물의 이름이 거론된다.
나는 팔짱을 끼며 방어적인 자세를 취했다.
“아주 특별한 사이지. 내가 미국에 와서 최초로 후원한 정치인이 바로 파디 의원이니까.”
“그렇군요.”
“왜? 무엇이 궁금하길래 내게 그런 질문을 했던 것인가?”
아론이 음흉한 표정을 지으며 내게로 다가왔다.
그는 누가 들을까 사방을 한번 쓱 훑은 후 내게 작은 목소리로 한 가지를 제안했다.
“조지 파디 주지사가 내년도 대통령 선거에서 부통령으로 입후보한다는 소문이 있어서 말입니다. 협조를 좀 해 주신다면······.”
“그렇다면?”
“대통령님께서도 조지 파디 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밀어주시겠다고 약조하셨습니다.”
< 무승부로 하지 않을래 (1)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