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Joseon prince went to America and did not return RAW novel - Chapter (202)
조선왕자가 미국갔다 안 돌아옴-202화(202/392)
< 회수 (2) >
“아이고. 이 박사님, 그러시지 않으셔도 된다니까요.”
미국 서부 3개 주 중, 중간에 있었던 오리건주.
중남부에 있는 라이스 밸리에서 일하던 한인들은 막바지 농사일을 하며 한해 수확을 마무리하는 중이었다.
“이런 허드렛일은 저희가 해야 하는 일입니다. 이쪽에서 쉬고 계십시오.”
라이스 벨리라는 지명답게, 이곳은 쌀이 잘 자라기로 유명했다.
곳곳에서 보이는 볏짚들이 그 증거.
“아닐세. 내가 돕겠네.”
늦은 가을.
대부분의 벼가 한인 농부들 손에 수확되었기에, 이승만은 딱히 할 일이 없었다.
그저 한데 묶인 볏짚들을 옮기는 일 정도?
“아이고, 이 박사님처럼 귀하신 분이 계실 곳이 아닌데······ 송구합니다.”
평생 공부만 해 오던 이승만이었기에, 그는 농사일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학력이 긴 양반이 함께 일한다는 것은 한인들에게 있어서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마치 고위 관원이 그들과 함께 농작물을 수확하는 기분이 들었으니까.
이 때문일까?
그들은 이승만을 살짝 존경스러운 눈빛으로 보며, 이승만 주위에서 그를 힐긋힐긋 보며 그의 주변을 떠나지 않았다.
“다들 점심들 드시고 일하세요.”
“오늘의 주요리는 뭡니까?”
이승만 옆에서 착 달라붙어서 일하고 있던 백영호라는 사내가 점심을 가지고 온 아낙에게 물었다.
아낙은 방긋 웃으며 백영호를 바라보았다.
“글쎄요. 뭘까요?”
“억! 소, 소갈비!”
“우와.”
한인들은 고기를 참으로 좋아했다.
더욱이 조선에서 막 온 신규 이민자들일수록, 육류를 엄청나게 선호했다.
“거, 천천히 먹게나.”
우걱우걱.
농사꾼들은 밥심으로 일한다지만.
여기 있는 한인들은 너무나도 빠르게 밥그릇을 비워 갔다.
“그래. 그러다가 체하네.”
이승만은 점잔을 빼며 천천히 수저와 젓가락을 움직였다.
그것을 보던 다른 한인들은 ‘역시 가방끈이 긴 양반은 달라’ 하는 표정을 지어 댔다.
“미국에 온 후 가장 즐거운 것이 뭔 줄 아십니까? 이 박사님.”
한 달 전에 막 이곳에 온 양덕수가 입술에 밥풀을 묻혀 가며 이승만을 바라보았다.
이승만이 이에 손짓한다.
입에 묻은 밥풀을 떼라고.
그러자 양덕수는 흙이 묻은 더러운 소매로 이를 닦아 내며 방금 자신이 했던 물음에 자문자답을 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매일, 고기를 먹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
대한제국에서는 아직도 소들을 농사에 활용한다.
그렇기에 쉽사리 소고기를 먹을 수가 없다.
하지만 미국은 육식을 주로 하는 국가다.
대규모 목장을 운영할 만큼 경제력이 되는 곳이었기에, 당연하게도 소고기를 쉬이 접할 수 있었다.
“예. 등심이나 안심 같은 비싼 부위는 몰라도, 이런 갈비는 매일 같이 먹을 수 있습니다. 정말이지 이곳은 천국인 것 같습니다.”
“하긴.”
등심이나 안심은 미국인들도 먹기에 값이 좀 나갔지만.
갈비나 소뼈, 소꼬리 같은 경우는 그냥 버리곤 했다.
그랬기에 한인들도 쉬이 이를 활용하여 고기를 해 먹을 수 있었는데, 이승만 곁에 있던 백영호가 이를 언급했다.
“그나저나 순천에서 온 김 선생은 참으로 수완이 있는 양반입니다. 공부나 하던 서생인 줄 알았는데, 정육점에서 이런 갈비들을 모아다가 한인들에게 유통할 생각을 다 하다니. 참으로 기발하지 않습니까?”
백영호는 같은 이민자였던 김봉태의 얼굴을 떠올리며 그를 다시금 재평가했다.
“거, 처음 봤을 때는 조상 덕이나 으스대며 돈놀이하는 양반인 줄 알았는데······ 그 양반 덕분에 이리 소갈비도 뜯을 수 있으니까. 참으로 다르게 보입니다.”
백영호가 갑자기 뭔가 떠올랐다는 표정을 지어 댔다.
“아, 이 박사님. 그 소식 들으셨습니까?”
“무슨 소식?”
“김 선생 밑에서 일하던 허 씨가 따로 독립하여 사업체를 차렸다고 합니다.”
“그래?”
“뻔뻔하게도 합성협회 협동조합에 방문했다던데, 협동조합에서 그놈에게 대출을 불허했다고 합니다.”
“그 치들이?”
“예. 듣자 하니 한동안은 김 선생이랑 같은 일을 하려는 이들에게 창업자금을 지원하지 않을 거라고 선언했답니다.”
이승만은 합성협회 협동조합의 결정에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그건 김 선생 고유의 사업 구상이었으니까. 어느 정도 기간은 지켜주긴 해야 하지.”
“마치 특허처럼 말이죠?”
“암. 그럼.”
알랑방귀를 뀌기 좋아하던 백영호는 이승만 옆에 찰싹 달라붙어 그의 말에 동의했다.
“생각해 보니······ 뛰쳐 나간 허 씨, 그놈이 문제군요. 어디 사람 뒤통수를 쳐도 유분수지, 미국에 올 때 뱃삯까지 지원해 줬던 김 선생을 그리 배신할 수가 있단 말입니까?”
최근 ‘신의’와 ‘배신’이라는 키워드가 한인 사회에서 주요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었다.
미국에 정착하며 몇몇이 사업을 동업하기 시작했는데.
그 과정에서 안 좋게 끝나는 케이스가 대다수였기 때문이었다.
이승만은 이런 사례들을 신규 이민자들에게 알려주며 주의하라고 경고했다.
더불어 자신이 세운 동지회에서는 결코 그런 일이 발생하면 안 된다고 누차 강조했다.
“이 박사님.”
“오오. 안 선생.”
최근 들어 이승만과 함께 다니는 안경필이 다시금 라이스 벨리로 돌아왔다.
그의 손에는 서류 하나가 들려 있었는데 이승만은 이를 흡족하게 바라보며 안경필에게 가까이 오라고 명령했다.
“혹시 밥은 먹었나?”
“아직 안 먹었습니다.”
“그렇다면 이리 와 함께 점심이나 하세나.”
이승만은 안경필이 들고 온 서류를 슬쩍 곁눈질하며 그에게 물었다.
“그래. 소재지는 확인되었나?”
“예. 여기 조사해 온 신상 정보입니다.”
이승만은 워싱턴주나 오리건주 등 신규 이민자들이 정착하는 도시들을 방문하기도 했지만.
서재필이 차린 US 코리아.
한미신보에 사설을 기고한 이들과 만나는 것 또한 계속하고 있었다.
특히나 이강을 살짝 돌려 까는 듯한 언행을 한 이들과 주로 만났는데.
이번에 이승만의 레이더에 걸린 이는 바로 하석용이라는 재미교포였다.
“목사라······.”
이승만은 하석용의 신상을 쓱 훑어보며 소갈비를 하나 집었다.
이후, 이를 신명 나게 뜯었다.
* * *
“뉘신 지?”
북 캘리포니아.
이틀 전까지 이승만이 있던 라이스 벨리와는 300km 정도 떨어진 곳이다.
“이분은 이승만 박사님이시네. 나는 이 박사님을 따르는 백영호고. 여기 있는 이들은 이 박사님을 따르는 동지회 회원들일세.”
“이, 이 박사님? 한인 최초로 박사학위를 따신, 이 박사님이십니까?”
이승만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상대방을 쳐다보았다.
이에 하 목사가 손을 급히 내밀었다.
“이 박사님. 저는 하석용 목사라고 합니다. 그나저나 이 박사님께서 여긴 무슨 일 때문에 오셨습니까?”
이승만 옆에 있던 백용호가 냅다 삿대질하며 반 발짝 앞으로 나왔다.
“어이, 하 목사.”
“예?”
“어디 불경스러운 손을 들이미는 거야?”
“······.”
“당신, 사탄 들렸어?”
하석용은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냐는 표정을 지으며 이승만과 백용호를 번갈아 보았다.
이승만은 계속하여 침묵했다.
그 대신 백용호가 나서서 이승만을 대신하여 그를 꾸짖었다
“감히 네놈이, 대한독립을 위해 싸우시는 의왕 전하를 욕해? 그러고도 네가 길 잃은 어린 양들을 인도하는 목사야?”
“그게 무슨······.”
“어허. 아직 회개가 덜 되었네. 이 양반.”
백용호가 오래된 신문 사설 하나를 하석용의 가슴팍에 집어던졌다.
하석용은 영문도 모르고 이를 집어 들며 계속하여 의아한 표정을 지어 댔다.
“이건······.”
“뭐긴 뭐야. 하 목사가 박 기자와 인터뷰한 내용이지.”
하석용은 밑줄까지 쳐진 신문 기사를 자세히 정독했다.
분명 전에 비슷한 인터뷰를 하긴 했지만, 묘하게 논조가 달랐기에.
그는 억울한 듯 자리에서 팔짝 뛰어 댔다.
“나, 나는 이리 말하지 않았소.”
“그럼 박 기자가 없는 말이라도 지어냈다는 거야?”
“나는 분명 박 기자에게······ 조금 아쉬운 소리를 한 것일 뿐인데. 의왕 전하를 비난할 생각은 없었소.”
이승만이 갑자기 손을 든다.
하석용을 몰아세우려는 백용호를 제지한 거다.
이승만은 너그러운 표정을 지으며, 그럴 줄 알았다는 듯 하석용의 두 손을 꼭 붙잡았다.
“목사님.”
“예. 이 박사님.”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앞으로는 한미신보와 인연을 끊으시고, 여기 있는 어린 목자들에게만 전념하십시오.”
“이, 이 박사.”
하석용은 이승만을 바라보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나, 나는 진짜 억울하오. 이, 이리 떠나면 우리 교인들이 날 어떻게 생각할지 겁이 나는구려. 이 박사가 잘 이야기해 줄 수 있소?”
한인 사회는 좁다.
소문이 금방 퍼진다는 말.
‘매국노’니, ‘사탄’이니 하는 불경스러운 단어가 지금도 크게 퍼져 나가고 있다.
교인들이 알게 모르게 이를 귀동냥하고 있기에, 수습하지 않는다면 큰일이 날 상황.
이에 하석용이 도움을 청했다.
“하 목사님을 도와드리겠습니다. 그 전에······ 목사님께서도 하셔야 할 일이 있습니다.”
이승만은 조언했다.
한인 제1 신문인 데일리 코리아나 그가 세운 태평양 잡지에 해당 기사의 반박 기사를 내라고 말이다.
하 목사는 이에 격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다는 표정을 지어댔다.
“내, 내 그렇게 하겠소. 정말이지 난 그럴 뜻이 없었다오. 이거, 의왕 전하께서 오해하시면 안 되는데······.”
* * *
“으으!”
상해에 있는 어느 지하 방.
어두컴컴한 그곳에서 심문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동조자는, 동조자는 또 누가 있지?”
“으으! 살려 주십시오.”
김구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지껄이고 있다는 표정을 지어 보이며 콧방귀를 껴 댔다.
“민족을 배신하고도 살아남길 원하다니······ 뻔뻔하군.”
“······.”
“그깟 30루블 때문에 영혼을 팔다니······ 네놈은 죽어서도 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84 요원.”
“예.”
“내가 돌아올 동안, 이곳을 좀 맡아 주게나. 저놈이 알고 있는 것을 모두 토설할 때까지, 심문하는 것도 잊지 말고.”
“예.”
김구는 소음을 차단하기 위해, 사방을 막은 방을 막 빠져나왔다.
그는 중천에 뜬 해를 보며 담배 하나를 꺼내 보았다.
“후- 이놈의 밀정은 잡아도 잡아도 끝이 없군.”
김구는 익문사 내 산하 기간인 애국단의 부단장이다.
익문사의 주 업무는 매국노 처단.
이완용 같은 고위급 인물을 제거하는 업무도 있지만.
지금처럼 피라미들을 소탕하는 일도 함께 진행하고 있기에.
김구의 업무는 정말이지 끝이 없었다.
“독버섯 같은 놈들이야.”
유혹은 한순간이다.
연해주에 있다가 상해로 도망친 저놈만 해도, 대략 한 달에 30루블 정도를 받았다고 했다.
광산에서 전업으로 일하는 노동자가 하루에 받는 임금이 45루블.
별것 아닐 수도 있지만, 직업이 없는 이들에게는 굉장히 큰돈으로 느껴질 수 있는 돈이기에.
애국단이 제거하고 제거해도 독버섯처럼 계속해서 생겨나는 게 아닌가 싶다.
“김 단장님.”
“응?”
그의 앞에 또 다른 애국단 단원이 나타났다.
그에게서 서류 하나를 건네받은 김구가 고개를 갸웃했다.
“이건 뭔가?”
“21 요원 보고로는 미국에서 있는 서재필을 잡을 히든카드랍니다.”
“필립 제이슨? 그 골칫덩어리를 잡을 비기라고?”
김구가 급히 서류 봉투 봉인을 해체했다.
그 안에는 무수한 사진과 함께 이를 설명하는 문서가 몇 장 존재했다.
“이건, 이 박사가 아닌가?”
김구도 익히 아는 인물이 그 안에 찍혀 있다.
이승만은 한인 최초로 동부 명문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던 이었다.
이를 부러워하며 그의 얼굴을 기억해두었었는데.
김구는 문서 안에 적혀 있는 내용이 뭔가 확인하기 시작했다.
“오- 그간 뭐하냐 했는데, 기특한 일을 하고 있었군.”
김구의 입꼬리가 올라간다.
개인적으로, 이승만의 행동이 참으로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가방끈이 길어서 샌님 같을 것이라고 예단했는데······ 생각보다 화끈한 양반이로군.”
쓸 만해 보인다.
서재필은 그간 꾸준히 이강의 행동을 비판하며 김구의 신경을 건든 존재였다.
필립 제이슨의 영향력을 어떻게 제거하나 골이 아팠는데.
그런 서재필을 이승만이 난타하고 있으니, 그로서는 기쁠 수밖에 없었다.
“우리 활동비가 얼마나 남아 있지?”
“글쎄요. 확인해 봐야 할 것 같은데 말입니다. 그건 왜 물으십니까?”
“이 박사의 동지회에 후원금을 좀 전달하고 싶어서. 사용할 활동비가 있으면 좀 이를 활용하고 싶군.”
“예.”
부단장의 권한으로 특수활동비를 일부 집행할 수 있다.
김구는 이를 활용하여 이승만의 현 행동을 후원하고 싶었다.
“이거 잘만하면 손 하나 까딱 안 하고 한인들 사이에서 필립 제이슨의 영향력을 제거할 수도 있겠군.”
서재필을 암살하고 싶었지만, 눈을 시퍼렇게 뜨고 있는 안중근 때문에 그럴 수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이승만이 나타났으니 김구로서는 그가 구원자처럼 보였다.
“김 부단장.”
“어? 아, 안 단장.”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고.
안중근이 김구 앞에 나타났다.
둘은 오랜만에 재회하기에 냅다 포옹부터 했다.
“어서 오시구려. 요번 주 안에 온다고는 들었는데 오늘 올 줄은 몰랐구려.”
“난 또. 오늘 내가 온다고 안 하던 면도까지 하고 온 줄 알았네.”
“이쪽에 앉으시지요.”
안중근은 김구가 들고 있는 서류를 바라보며 물었다.
“김 부단장. 김 부단장 손에 들고 있는 종이쪼가리는 무엇이오.”
“아, 이거 말입니까? 별거 아닌 것들입니다.”
“그래요?”
“예. 미국에서 교민들이 어떻게 지내나, 돌아가는 소식을 좀 확인하고 있었습니다.”
김구가 급히 주제를 전환했다.
“아! 안 단장의 자식도 미국에서 머물고 있다던데 말입니다. 아들놈들은 잘 지냅니까?”
안중근이 아들놈의 얼굴을 떠올리며 애틋한 표정을 지어 댔다.
“그렇지 않아도 편지를 하나 쓸 생각이었는데 요새 영어와 한글을 동시에 배운다고 바쁜 모양일세.”
“하하, 그렇습니까?”
김구가 안중근의 얼굴을 힐긋힐긋 바라보며 물었다.
“하루빨리 미국으로 돌아가서 아들놈을 만나고 싶겠군요.”
“뭐 그렇지.”
안중근이 다시금 김구를 바라보며 손깍지를 꼈다.
“김 부단장.”
“예.”
“밀정 색출은 잘 진행되고 있소?”
김구가 한숨을 푹 쉬어 댔다.
“여기 상해도, 동포를 팔아먹는 놈들이 어찌나 많던지······ 연해주에서 활동하는 일제 앞잡이만큼이나 수두룩하외다.”
“저런.”
“영국 자본가들이 일제 놈들에게 조기 상환을 요구했다던데······ 저놈들은 뭔 돈으로 우리 한인들을 계속 꾀는지. 나 원, 그 비결이 궁금하외다.”
“뭐, 완전히 소탕할 수는 없지만, 이번 기회를 이용하여 상해에서 활동하는 일본의 눈과 귀는 최대한 가리도록 합시다.”
“예. 그렇게 해야지요. 우리 애국단이 왜 익문사와 함께 이곳에 총출동했겠습니까?”
김구는 그리 말한 후,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는 척했다.
이후 자리에서 일어나며 안중근을 바라보았다.
“아! 안 단장.”
“듣고 있습니다. 김 부단장.”
“그동안 요리조리 우리를 피했던 그놈이 오늘 저녁에 우리와 만나겠다고 서신을 보냈습니다.”
“민 대감이?”
안중근이 고개를 갸웃하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재미난 일이로군요. 그자가 먼저 접근할 줄은 몰랐는데 말입니다.”
“듣자 하니, 최근 남중국 왈패들이 그자의 재산을 노리고 있답니다.”
“허허. 그래요?”
“예. 되놈들에게 이를 빼앗길 수 없으니 그를 하루빨리 만나야 합니다. 솔직히 민 대감의 재산 태반은 우리 대한제국인들의 재산이 아닙니까?”
“그렇지요.”
“슬슬, 접선할 시간이 되어 가는데······ 안 단장께서도 함께 가시겠습니까?”
김구의 제안에 안중근이 호응했다.
둘은 수하들을 데리고 접견 장소로 이동했다.
“어! 저기 옵니다.”
중년의 한인이 고개를 두리번거리며 접근한다.
그는 애국단 요원 중 한 명에게 조심스럽게 접근한 후 입을 뗐다.
“혹시 애국단에서 오신 분들이오?”
“그렇소. 그나저나 민 대감은 지금 어디 계십니까?”
중년 남성이 멈칫한다.
그러자 선두에 선 애국단 요원이 품 안에서 무언가를 꺼내 보였다.
민 대감이라고 불리는 자가 보냈던 초대장이었다.
“아!”
안에 내용을 확인한 중년의 남자는 살짝 안심하는 표정을 짓고는 약속장소로 그들을 안내했다.
“대감께서는 안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자, 이쪽으로 들어가십시오.”
< 회수 (2)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