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Joseon prince went to America and did not return RAW novel - Chapter (265)
조선왕자가 미국갔다 안 돌아옴-265화(265/392)
< 혼혈 왕자와 마적 두목 (1) >
“부단장님.”
동그란 안경을 쓴 채, 어느 허름한 사무실 안에 도착한 김구.
그를 향해 한 무리의 사내들이 긴장한 표정을 잔뜩 지으며 다가왔다.
“그래. 이자들이 이번에 새로 온 요원들이라고?”
김구의 질문에, 무리 중 가장 선두에 선 요원이 답했다.
“예. 그렇습니다.”
김구는 개인 정보가 간략히 적혀 있는 이력서를 쓱 한번 훑어보았다.
그 후 두 발자국 뒤에 서 있는.
왼편에 있는, 키 큰 요원에게 말을 걸었다.
“요원 번호 137번.”
“예. 부단장님.”
“자네는 북경으로 파견될 예정이네. 그곳에서 병든 원가(위안스카이) 놈을 철저히 감시하게나.”
“예.”
김구는 고개를 돌려서 가운데 서 있는, 제법 몸에 근육이 상당한 요원을 바라보았다.
“99번, 차 요원은 특기가 일본어라고?”
“예.”
“그렇다면, 관동주로 향하게나. 안 그래도 그쪽 인력이 부족해서 고민이었는데 잘 되었네.”
김구는 고개를 돌려서 남은 한 요원을 바라보았다.
제일 오른쪽에 서 있는 사내를 향해, 김구가 차가운 눈으로 전신을 훑었다.
“이 둘은 상해에서 왔는데, 자네는 독일에서 왔다고?”
“예. 그렇습니다.”
“박 부장.”
“예.”
제일 선두에 서 있던 요원을 향해, 김구가 물었다.
“지난번에도 그렇고, 지지난번에도 그렇고. 그동안 추가된 요원들이 독일 쪽에서 활동했던 요원들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내 말이 맞나?”
“예. 그렇습니다.”
김구는 잠시 눈을 감은 다음, 속으로 한 가지를 생각했다.
‘결국, 실패한 건가······.’
김구가 현재 만주에 있는 이유는 만주에 있는 북양 군벌을 감시하기 위함이다.
더 나아가 위안스카이 사후, 북양 군벌에서 따로 분리될 봉천 군벌.
그곳에 친대한제국파 인물을 우두머리로 세우기 위해 이곳에 파견되었다.
‘세계대전 이후에 내가 속한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시행될 예정이었다.’
동맹국이 이기거나.
양패구상을 노려 대한제국이 독립한 후.
간도를 흡수하고.
더 나아가 목단강 동안에 괴뢰국을 세우는 것이 최초 목표였다.
이 과정에서 봉천 군벌이 훼방을 못 놓게, 관리하는 것이 김구의 주 임무.
하지만 계획이 살짝 바뀐 듯했다.
선 독립, 후 괴뢰국 작전에서.
선 괴뢰국, 후 독립 작전으로 변경된 듯하니까.
그렇지 않고서야, 독일에서 근무 중이던 요원들이 왜 자꾸 이곳으로 재배치되겠는가?
‘큰일이야.’
전자보다 후자가 훨씬 더 어렵다.
김구의 역할이 더 중요해지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고.
‘내가 더 잘해야 한다.’
간도나 연해주, 미국 같은 곳에서 근무하는 중이라면 바로바로 정보를 보고받을 수 있지만.
이곳은 만주.
어찌 보면 적진 깊숙이에서 잠입업무를 수행하는 중이었기에.
모든 정보를 빠르게 입수할 수 없었다.
하지만 대충 돌아가는 정황은 유추할 수 있었기에, 김구는 자신에 어깨에 더더욱 무거운 짐이 얹어진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 * *
“김 선생님.”
묵고 있는 숙소로 돌아오는 길.
숙소 앞에서 조선인 벨보이가 급히 김구에게 다가갔다.
“무슨 일인가?”
“지금 로비 1층에, 김창수 선생님을 찾는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낯선 손님의 등장에.
김구는 아주 자연스럽게 오른손이 양복 안주머니로 향했다.
일본이나 현재 그가 밀던 북양 군벌의 반대파가 암살자를 보냈을지도 몰랐기 때문이다.
“어떤 인상착의를 했는지, 알려 줄 수 있나?”
“그게······.”
벨보이가 고개를 갸웃하며 오른손을 부스럭거렸다.
돈을 좀 달라는 무언의 제스처였다.
“여기 있네.”
“아! 챙이 넓은 모자를 쓰고 있으며, 파란 서양식 옷을 입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리고?”
1달러를 추가로 건네받자, 벨보이는 히죽히죽 웃어 대며 남은 신상정보 또한 술술 털어놓았다.
“남자가 아니고 여성 손님이었습니다.”
“여성?”
“예. 영어를 아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것이, 마치 미국이나 유럽 쪽에서 온 교포 출신 같더군요.”
“아, 그래?”
“예. 그리고 자신을 낸시라고 소개했습니다.”
“낸시?”
김구의 머릿속에 한 여성의 얼굴이 스쳐 지나갔다.
그는 비로소 안심되는지, 안주머니를 뒤적이던 오른손을 빼낸 후.
벨보이에게 확인차 물었다.
“혹시 자신을 하 씨라 소개했던가?”
“아, 예. 그렇습니다. 혹시, 아시는 분이십니까?”
* * *
김구가 호텔 로비에 들어선 후, 한 여성을 바라보며 활짝 웃었다.
“김란사 동지.”
낸시 하.
낸시 김.
하란사.
다양하게 불리는 그녀의 이름 중, 김구가 본명을 언급했다.
“오랜만입니다.”
“그러게요. 우리가 다시 재회한 지 얼마나 되었죠?”
김구가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김란사에게 속삭였다.
“여긴, 보는 눈도, 듣는 귀도 많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제 방에서 하시죠.”
“아! 그러죠.”
외간 남자의 방이지만, 김란사는 거리낌 없이 김구의 방에 홀로 들어섰다.
“김 선생님.”
그녀는 들고 있던 커다란 보따리를 김구에게 건네며 방긋 웃었다.
“끼니는 꼬박꼬박 챙겨 먹고 계시나요?”
“글쎄요. 일단 노력은 하고 있다고 말해 두죠.”
“그래요? 혹시나 했는데 잘되었네요. 여기 오는 길에 밑반찬 좀 요리해서 싸 왔는데 말이죠. 여기 나름 고급호텔인데, 냉장고는 있죠?”
“아이고. 고맙소이다.”
김구는 애국단 부단장으로 부임하며, 의심이 부쩍 많아졌다.
이유야 뻔했다.
사방에 일본의 세작들이 가득했으니까.
돈을 위해.
제 친구들, 심지어 친지들까지도 밀고하는 금수들을 더러 보았기에.
김구는 시간이 흐를수록 인간을 잘 믿지 못하게 되었다.
하지만 지금 그 앞에 있는 여성에게는 마음을 활짝 열고 있다.
“타지에서 생활하기 힘들죠?”
“······.”
“뭐 당연한 말이지만, 현지 음식들이 입맛에 맞지 않아서 고생 좀 하시겠어요.”
자신이 싸 온 음식을 두고, 활짝 웃는 김구를 향해 김란사가 기뻐하며 자신의 경험담을 이야기했다.
“저도 일본과 미국에서 유학해 봐서 알아요. 머나먼 이국에서 생활하기가 어디 쉽나요? 그중 가장 힘든 건 조선 음식을 못 먹는 것인데 말이죠.”
“맞습니다.”
김란사는 김구를 향해 윙크한 후, 자신의 남편 이야기를 해 댔다.
“이건, 우리끼리만 공유하는 비밀인데······ 우리 바깥양반도 김 선생님처럼 입이 엄청 짧답니다.”
“그렇습니까?”
“예. 미국에 계신 전하처럼, 외지 음식도 꺼리지 않았으면 좋았을 텐데······ 그 양반은 태어날 때부터 조선 음식만 먹게 태어났는지, 영 고쳐지지 않네요.”
“저런.”
“하 씨들이 그리 고집쟁이들이 많다잖아요. 그 소문 못 들어 보셨어요?”
의심이 많은 김구기에.
김란사를 신뢰하지 않는다면, 그녀가 떠난 후 바로 이 음식들을 버릴 것이다.
하지만 김구는 김란사에 의해 두 번이나 목숨을 구명 받았다.
악질 친일파 중 하나였던 고영희를 암살할 때, 계획이 잠시 틀어져서 한성에서 숨어 지냈어야 했는데.
그때 김란사가 위험을 무릅쓰고 김구를 숨겨 줬던 기억이 아직도 새록새록 했기 때문이다.
그랬기에, 다른 이들은 몰라도 김란사만큼은 김구가 신뢰했다.
“그보다, 학생들 가르치는 일은 좀 어떻습니까?”
“한번 키워 볼 만한, 쓸만한 인재가 있냔 뜻인가요?”
김란사가 잠시 고민하는 표정을 지으며 김구의 질문에 답을 했다.
“많죠. 그것도 많이.”
“그렇습니까?”
의외라는 표정을 짓자, 김란사가 살짝 화가 난 표정을 지으며 두 손을 자신의 허리에 얹었다.
“우리 여인들도 마음속 한편에는 늘 대한독립을 꿈꾸고 있답니다. 독립에 대한 열망은 사내들만의 것이 아니랍니다.”
“그, 그렇지요.”
살짝 씩씩거리는 김란사.
이화학당의 총 교사였던 그녀는 잠시 기억을 더듬으며, 앞으로 기대해 볼 만한 그녀의 제자들이 누가 있나 자신의 기억을 회상했다.
“수도 없이 많지만, 굳이 한 명만 뽑아 보자면······ 아! 2년 전 충청도에서 올라온 유관순이란 여학생이 있네요.”
원 역사에서는 3학년 때 편입되지만.
이강이 교육 쪽에 많은 투자를 하며, 장학금을 본토에도 대거 투입했다.
유관순은, 이 혜택을 받아서 현재 이화학당에서 3년째 무상으로 공부하는 중이었다.
“이문회에서도 쭉 지켜보았는데, 꽤 똑똑한 아이였어요. 좀 더 성장할 여지가 있어서, 미국이나 유럽으로 유학을 보내고 싶은데······ 아직 말을 꺼내지는 못했네요.”
“하긴, 머나먼 타지에서 유학하기가 쉽진 않죠.”
김구가 김란사의 눈치를 보며 다음 말을 꺼내자.
김란사는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잠시 끄덕이다가 밑반찬을 쌌던 도시락통 사이에서 서찰 하나를 꺼내 들었다.
“사담은 이쯤하고, 본론으로 넘어갈까요? 한성에 우리 딸아이가 있어서······ 얼른 돌아가야 해서요. 나쁜 엄마가 되지 않으려면, 하루라도 빠르게 귀국해야 하지 않겠어요?”
김구는 눈을 게슴츠레 뜨며 김란사에게 물었다.
“이 서신, 전하의 서신입니까?”
“예. 이번에 이화학당 증축 건으로 핑계로 미국에 들르며, 잠시나마 전하를 뵈었어요. 전하께서 김 선생에게 이걸 전하라고 부탁하시더라고요.”
봉투를 여니 백지다.
김구는 익숙한 듯, 근처에 있는 등불에 건네받은 서신을 가져갔다.
이후 서신이 살짝 뜨겁게 달아오르도록 잠시 기다렸다.
“흠.”
안에 내용과 함께, 이강의 직인이 하얀 편지지에 드러낸다.
“역시······.”
김구의 반응에 김란사가 고개를 갸웃했다.
“왜요? 안 좋은 이야기라도 적혀 있나요?”
“예상은 했지만······.”
일반인이라면 편지 내용을 공유하면 안 된다.
하지만 김란사 역시 익문사의 요원 중 하나다.
최초의 여성 요원.
그녀는 현재 한성에 머물며, 원 역사와는 다르게 생존해 있는 황귀비 엄 씨를 감시하고 있었다.
여성이기도 했고.
미국으로 유학 간 인재이기도 했기에.
엄귀비가 그녀를 경계하면서도 가끔 조언을 구하기 위해 종종 대궐로 불러들였는데.
그때마다 김란사는 대한제국 황실의 기밀 사항들을 이강에게 보고하며 나름 정보요원 활동을 충실하게 이행하는 중이었다.
“그동안 독일 쪽에 암암리에 행했던 밑 작업이, 크게 틀어진 것 같습니다.”
“저런······.”
김란사는 이강과 유학 동기다.
그녀는 비록 대한제국으로 돌아가긴 했지만.
미국에 있을 때 빙의 전 이강과 함께 공부했던 기억이 생생했기에.
이강의 실망한 얼굴을 회상하며 안쓰러워했다.
“전하께서 상심이 크시겠군요.”
“그렇겠지요?”
“그보다······ 이거 어쩌면, 김 선생님의 타지 생활이 더 길어질 수도 있겠는데요.”
“그것도 맞는 말인 것 같습니다.”
김란사는 편지에 적힌 깊은 이야기까지는 물어보지 않았다.
그건 월권행위니까.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김구에게 작별 인사를 고했다.
“이번 비둘기 역할은 여기까지네요.”
“김란사 동지.”
김구가 근심 어린 표정을 지으며 경고했다.
“일본의 감시가 날이 갈수록 삼엄해지고 있습니다.”
“알아요.”
일본 정부가 구상했던 야마토 계획이 작년 말에 시행되었다.
이에,
삼남 지방이 일본으로 병합되었고.
이를 반대하는 시위대가 각지에서 일어나는 중이다.
이 때문에 기존 통감부와 새로 세워진 삼남 총독부가 아주 예민하게 구는 중이었다.
“요새 본국 분위기가 얼마나 흉흉한데요. 대궐 한번 들리려면 얼마나 많은 통과증을 발부받아야 하는지 아시나요?”
김란사가 방긋 웃으며 김구의 양복 위에 묻은 먼지를 털어 주었다.
“몸조심하세요. 김 선생도요. 나보다 더 위험한 곳에 일하고 있잖아요.”
“명심하겠습니다.”
독립운동을 하는 이들은.
나아가 정보 계통에서 일하는 이들은 작별 인사를 할 때가 항상 힘이 든다.
오늘은 이리 웃으며 만났지만.
언제 어떻게 부고 소식이 들려올지 모르기에.
헤어질 때, 다들 영영 못 볼 수도 있다는 듯이 인사를 해 댄 것.
“그럼 진짜로 가 볼게요. 딸아이가 기다려서······.”
김란사가 빠르게 김구의 호텔 방을 나갔다.
김구는 살짝 쓴웃음을 지으며, 미국에 남겨둔 자신의 자녀 사진을 안주머니에서 꺼내 보았다.
* * *
만주의 중심지는 봉천이다.
요동평야의 중심에 자리하고, 옛 청나라의 수도이기도 했기에.
지리적, 역사적으로 그 가치가 다른 도시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월등하니까.
“오셨습니까?”
현재 봉천에는 만주에서 난다긴다한 이들이 총집결해 있는데.
김구는 이중 위안커원을 만나는 중이었다.
“······.”
“······.”
아침부터 술을 들입다 마셨는지, 위안커원의 숙소에는 술병들이 가득했다.
“아아.”
김구가 못마땅한 표정을 짓자, 위안커원은 빠르게 해명하기 시작했다.
“김 선생님. 너무 그런 눈빛으로 날 바라보지 마십시오. 술은 단 모금도 마시지 않았습니다. 여기, 이것들은 모두 적을 속이기 위한 함정들입니다.”
“그렇습니까?”
“예. 혹시 압니까? 우리 집에 쥐새끼가 살지요.”
“그래서 매일 같이 술을 진탕 마시는 척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는 뜻입니까?”
“예. 그렇습니다.”
위안커원은 위안스카이의 차남이다.
생모가 조선인이고.
아버지인 위안스카이와 다르게 쑨원의 신해혁명 사상을 지지한다는 점에서.
김구가 차기 봉천 군벌 수장으로 밀고 있는 인물이었다.
“아이고. 나 죽겠습니다. 이 짓을 언제까지 해야 할지 나 원······.”
현 중화제국에서 북양 군벌이 직접적으로 다스리는 지역은 세 곳이다.
안휘성, 직례성, 동북 3성.
이중 이강이 주요하게 보는 지역은 바로 봉천 군벌이 생겨날 동북 3성이다.
“장쭤린은 곧 움직일 것입니다.”
“그렇겠지요. 각지에서 아버지를 옥좌에서 끌어내겠다고 아우성을 치고 있으니까요.”
원 역사대로라면.
장쭤린은 올해 1월에 봉천 군벌 수장 자리를 꿰차야 했다.
하지만 작금의 현실에서는 그렇지 못했다.
이강이 5년 전.
만철을 추가 건설할 때부터 동북 3성에 밑 작업을 해 놓았으니까.
위안커원에게 접근하여 북경으로 가지 말고 이 지역에 뿌리내리라고 설득한 것이 주요했다.
“그 눈치 빠른 놈이 이걸 모를 리가 없습니다.”
위안커원은 위안스카이의 차남.
더욱이 장남이었던 위안커딩과는 다르게 사지 또한 멀쩡하고 얼굴도 상당히 미남이었기에.
제 형을 제치고 위안스카이의 후계자로 거론되던 인물이다.
이런 그가 봉천에 있으니, 장쭤린도 제 세력을 원 역사처럼 쉬이 확장할 수는 없었다.
위안커원이 김구를 향해 바라보며 외쳤다.
“지난달 아버지가 27사단에 반군을 토벌 명령을 내렸는데도 저리 엉덩이를 뭉개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것은 다 그 때문이지 않겠습니까?”
“그렇지요.”
“김 선생이 없었더라면, 진즉 봉천 사람은 봉천이 다스려야 한다는 명분 아래 나와 돤즈구이를 내쫓았을 겁니다.”
지난 5년간.
이강은 만철 보호비 명목으로 상당량의 군자금을 북양 군벌에 건넸다.
대다수는 위안스카이의 금고로 흘러갔지만, 일부는 위안커원에게 나누어졌다.
위안커원은 이를 바탕으로 동북 3성에서 자신만의 군대를 만들었다.
최신식 무기로 무장해.
장쭤린의 마적단에게 경험적으로는 밀릴지 모르겠지만.
비슷하게 싸울 수 있을 정도까지는 육성시킨 거다.
“북경에 연락해, 장쭤린의 27사단을 하루빨리 강남으로 파병가도록 조처했습니다. 이달 말까지 파병을 보내지 않으면, 항명으로 간주한다고 최후통첩까지 날렸답니다.”
“곧······ 무슨 움직임이 있을 수도 있다는 뜻이로군요.”
“예. 그렇습니다.”
봉천에는 위안커원과 장쭤린의 군대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게릴라전을 비롯하여, 한반도 각지에서 요원 암살을 해 왔던 한인 독립군이 주둔 중이다.
중화민국에서 중화제국으로 국명이 변경되며 각지에서 반군이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혼란 속에.
만철의 자산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사병을 파견한 것.
그리고 이것을 위안커원이 암묵적으로 승인하며.
봉천에 대한독립군 부대 일부가 합법적으로 주둔하는 중이었다.
“너무 걱정하지는 마십시오. 저희가 있지 않습니까?”
“그렇지요.”
위안커원은 방긋 웃으며 김구에게 한 가지를 물었다.
“그나저나 저는 언제쯤 의왕 전하를 볼 수 있을까요?”
“······.”
“언제 한번 꼭 만나고 싶습니다.”
이강은 중국에서도 유명하다.
땡전 한 푼 없는 왕자가 미국에서 거부가 되었다는 설화가 중국 전역에 퍼졌기 때문이다.
“봉천이 안정화 된다면 곧 기회가 찾아오지 않겠습니까?”
“그렇겠죠?”
위안커원은 서자이자 차남인 이강을 두고.
자신과 비슷하다고 동질감을 느끼는 중이었다.
더욱이 그의 몸에 반은 조선인의 피가 흐르기에.
그는 호감 가득한 표정으로 김구를 바라보며 이강을 만날 그날을 손꼽아 기대했다.
< 혼혈 왕자와 마적 두목 (1)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