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Joseon prince went to America and did not return RAW novel - Chapter (270)
조선왕자가 미국갔다 안 돌아옴-270화(270/392)
< 뉴욕회담 (2) >
영국의 대사였던 제임스는 마스크도 깔끔하고 평소 언행도 부드러웠다.
더욱이 개인적으로 선행도 잘 베풀어서 대외적으로도 이미지가 아주 좋았다.
그 있잖은가?
왕년엔 좀 날렸지만 지금은 은퇴해서 설렁설렁 노후를 즐기고 있는 교장 선생님 같은 분위기.
웃을 때, 살짝 옆집 스미스 할아버지 느낌이 나는 이가 바로 제임스 대사였다.
하지만 오늘은 무언가 좀, 평소와는 다른 분위기를 풍겼다.
제 머리 위에 난 돌기로 먹잇감을 유혹하는, 한 마리의 심해 아귀 같은 기운이 제임스에게서 느껴졌달까?
‘잊지 말자. 제임스는 다우닝가의 하수인이다.’
그가 던진 미끼는 굉장히 달콤했다.
어찌나 매혹적인지, 나는 제임스가 영국 대사가 아니었다면 이를 냉큼 물 뻔했다.
‘영국의 혐성력은 가히 세계 최강을 자랑한다.’
21세기에는 조금 나아졌다지만, 작금의 현실 속에서는 그 ‘혐성력’이 절정에 달했던 시기.
세계사 분쟁에서 어딘가 상식에 어긋나는 이상한 구석을 찾으면 대부분은 영국이 껴 있다.
그만큼 ‘통수’도 잘 치며, ‘선동’과 ‘이간질’, ‘이중계약’ 등.
제 이익을 위해서라면, 할 수 있는 나쁜 일은 모조리 다 하는 자들이 바로 내 앞에 있는 영국 놈들이었다.
‘눈 한번 잘못 깜빡거렸다가 단번에 잡아먹힐 수도 있어.’
그랬기에.
나는 일단 집중해서 제임스의 미세 표정을 관찰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
“······.”
미끼를 덥석 물지 않자, 제임스가 초조한지 말라 버린 입술을 훔치기 시작했다.
그 역시 내 표정을 읽으려고 무던히 애쓰는 듯했다.
‘내가 먼저 이에 관해 질문하길 기대하는 눈치군.’
하지만 나는 침묵했다.
상대가 원하는 대로 행동하는 것은, 협상에서 지고 들어가는 행위이니까.
그렇기에 나는 상대방이 정보를 더 내놓기 전까지,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으며 간을 볼 생각이었다.
“소문에······.”
한 2분 정도 눈치싸움을 했다.
나와 제임스.
둘 다 입을 꾹 닫으며 침묵한 것.
하지만 급한 쪽은 내가 아니고 제임스 대사 쪽이었다.
그의 조국이 위태로우니까.
협상국의 거대 3축 중 한 나라였던 러시아가 이탈하려고 꿈틀대지 않던가?
안 그래도 버거운데 독일이 양면 전쟁을 끝내고 서부전선에 집중한다고 생각해 봐라.
진정한 악몽이 시작될 터.
“왕자님께서 이번 전쟁에 참전하고 싶으시다 하던데 말입니다.”
“내가 말인가?”
“예.”
“글쎄. 금시초문인데······.”
나는 계속해서 모르쇠 전법을 사용했다.
이에.
제임스가 내가 간절히 듣고 싶은 한 단어를 꺼냈다.
“제가 아는 이 왕자님은 누구보다도 조국의 독립을 간절히 소망하시는 분이십니다.”
영국 놈들.
엄청 다급한가 보네.
제임스의 입에서 대한제국의 독립이라는 단어가 튀어나오는 것을 보면.
‘그럴 만하지······.’
각국에 정보 부대를 운영하긴 했지만, 영국 놈들은 작금의 상황이 이렇게 흘러갈 줄 몰랐겠지.
특히나 니콜라이가 물러난 후, 공화국이 들어설 줄은 상상도 못 했을 거다.
‘레닌보다 보수적인 멘셰비키 지도자들이 니키를 퇴위시킨 후, 니키의 동생을 허수아비로 삼아서 입헌군주국으로 정부 체계를 전환할 거라고 예상했겠지.’
영국의 고위층은 바보가 아니다.
똑똑하다.
오히려 지리적으로 가까워서, 러시아의 정세를 나보다도 더 빠르게 보고 받고 있을 테다.
‘하지만 그들은 기본적으로 왕정국가의 기득권층들이지.’
기본적으로 사람들은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싶어 한다.
영국은 왕정국가.
온 유럽에 프랑스 말고 또 다른 공화국이 들어서는 것을 기본적으로 달가워하지 않는 이들이다.
‘그랬기에 정보 부대를 운영했어도 오판했겠지.’
그런 상황 속에서 러시아가 궤도에서 이탈했다.
더욱이 단독강화를 주야장천 외치고 있는 레닌이 임시정부 내에서 제 세력을 확대하고 있기에 아주 안달이 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내게 먼저 찾아와서, 소문을 거론하며 ‘나라를 세우고 싶다고? 그래. 허락해 줄게. 그 대신 가입비로 뭘 좀 받을까 하는데, 어때 관심 있어?’ 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겠지.
“······.”
제임스가 ‘조국의 독립’이라는 단어까지 꺼내며 도발했지만.
나는 입을 무겁게 다물었다.
이에 제임스는 살짝 답답한지 자세를 고치며 상반신을 내 쪽으로 당겨 앉았다.
“목숨까지 버리는 한이 있더라도, 조국의 독립을 쟁취하고 싶은 분이 바로 왕자님이십니다. 지난 샌프란시스코 사건에서 이를 증명하시지 않으셨습니까?”
일선에서 활약하는 이들은 다들 그런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부끄럽게도 나는 그렇지 못했다.
자식을 핑계 삼아, 내 몸을 최대한 보신하고 싶어 하니까.
목숨을 내놓을 정도로 용감하지는 않았기에, 살짝 양심에 찔렸다.
‘독립투사들이 얼마나 고생하는지, 뼈저리게 느끼고 있지.’
제임스가 언급했기에.
갑자기 피격 사건이 내 뇌리를 스쳐 지나간다.
나는 이를 단 한 번 경험하지만, 전장을 누비는 독립군 일원들에게는 이 긴박함이 일상이다.
그랬기에 나는 지금도 독립투사들에게 감사함을 느낀다.
속으로 이 감정을 삼키며 나는 제임스를 다시 한번 빤히 쳐다보았다.
“현실적으로 대한제국의 독립은 가시밭길입니다.”
나와 눈이 마주치자, 제임스는 대한제국의 가까운 미래를 말하며 나를 설득했다.
“우리 영국 정도 되어야, 그나마 폭주하는 일본을 흔들 수 있을 것입니다.”
“······.”
“국제 사회는 냉정합니다. 이유 없는 악의는 있어도, 호의에는 무릇 대가가 필요한 법이지요.”
마지막 말에는 동의한다.
머저리처럼 내 마음을 헤아려 주겠지 하며 먼저 양보한다면, 상대는 이를 호의로 받아들이기보단 ‘아이고! 호구 왔는가?’ 하며 더 뜯어먹을 것이 있나 뒷조사를 하기 마련이니까.
이유 없는 악의는 있어도, 이유 없는 호의는 없는 법.
외교란 본디 양측이 무언가를 주고받아야 한다.
“다우닝가도 급한 모양이군.”
“······.”
“대서양 건너에서 자식 낳고 잘살고 있는 나를 지원해 줄 생각을 하는 걸 보면 말이지.”
지금 영국은 대한제국의 독립을 대가로 지금 내게 파병을 요구하는 중이다.
나는 제임스의 제안을 바로 받아들이지 않고.
만일이라는 가정 아래.
이 결정이 국제 사회에 어떠한 영향력을 미칠지, 그 파급력을 거론했다.
“내가 이 판에 끼어든다면, 전후에 전리품을 나누는 과정이 조금 많이 복잡해질 텐데 괜찮은가? 감당할 자신은 있고?”
제임스가 잠시 침묵한다.
사실 저리 고민할 필요도 없는 질문인데 말이다.
평소의 영국이라면 전쟁이 끝난 후, 기존 약속을 지키지 않으며 모르쇠로 일관했을 테니까.
저리도 뜸 들이는 것은, 아마 의도한 바가 있기 때문이겠지.
신중한 모습을 연출하기 위함일 테다.
백 프로.
“······감당, 가능합니다.”
여기서 냉큼 받아들이는 것은 바보나 하는 짓이다.
외교란, 특히 상대국과 밀약을 맺을 때는 의심, 또 의심해야 한다.
“글쎄. 그리 단언할 주제는 아니라고 생각하네. 나의 군대가 유럽에 파병되어 전공을 올렸다고 치자고. 나는 전후에 대한제국 독립을 강하게 요구할 것일세.”
“그렇겠지요.”
나는 믿지 못하는 티를 팍팍 내며, 영국의 역린을 건드렸다.
“듣자 하니 호주와 뉴질랜드는 물론이고, 인도에서도 군대를 파병했다며? 그치들은 어쩌려고?”
“······.”
세계대전 개전 초반 당시.
나는 왜 영국이나 프랑스가 속해 있는 협상국이 아닌, 독일을 암암리에 지원했던가?
원 역사도 그렇고 지금도 내가 개입하지 않았다면 협상국이 훨씬 유리했을 텐데 말이다.
‘빌어먹을 인도가 영국 놈의 손에 있지 않던가?’
인도 역시 자치권 확대와 궁극적인 독립을 파병의 대가로 영국에게 요구했다.
영국은 이를 들어주는 척하다가 세계대전 이후에 뒤통수를 쳐 댔고.
‘이번 역사에도 그럴 것이겠지.’
그런 상황 속에서.
협상국의 한 축인 일본에서 대한제국만 쏙 독립시킨다?
말도 안 된다.
인도인들이 가만히 있겠나?
그들은 눈 먼 소경이 아니고, 귀먹은 농인도 아니었다.
“그들 역시도 나와 같은 요구를 한다면? 이에 관한 방도는 있는가?”
그렇기에 이를 거론하며 대한제국 독립이 진짜로 현실성 있는지를 물었다.
이에 제임스가 테이블 위에 있던 냉수를 벌컥벌컥 마신 후, 번뜩이는 매의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래서, 왕자님께서는 나라를 하나 새로이 세워서 참전하시려는 것이 아닙니까? 개인 자격으로 말입니다. 대한제국의 간판을 달고 이 판에 뛰어들었다가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으니까요.”
그래.
정확하게 파악했네.
토사구팽 당하지 않기 위해, 우회경로를 타고자 하는 것을 제대로 이해했군.
‘일단 시작은 좋군.’
내 군대의 파병과 인도의 파병은 결이 다르다는 것을 인지시켰으니까.
살짝 목이 탔지만, 여기서 물을 마시는 건 하수나 하는 행동이다.
나는 무표정한 얼굴로 별 관심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계속해서 이야기를 이어 갔다.
“관심은 없지만 그대가 이곳까지 온 수고가 있으니······ 가정이라는 것을 한번 해 보겠네.”
“예예.”
“다우닝가는 나를 돕고자 한다고 하였는데······ 정확히는 뭘 내게 지원해 준다는 것인가? 알다시피 상황이 좀 복잡하지 않은가?”
제임스의 시선이 내 오른편으로 향했다.
의도적으로 책상 위에 꺼내 둔, 세계지도가 그의 시야에 잡힌 거다.
쓱-
이를 집어서 테이블 한가운데 두었다.
그러자, 제임스가 제 손을 뻗어서 한 곳을 가리켰다.
“피지섬을 전하께 임대해 드리겠습니다. 기한은 오십 년.”
“······.”
“이곳에 새 나라를 건국하시고, 한인들을 모아서 유럽으로 파병해 주십시오. 가능하면 빠르게 말입니다.”
“언제까지?”
“이번 여름은 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아아, 압니다. 살짝 촉박하긴 하지요.”
내가 무슨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를 장황하게 늘어놓냐는 표정을 짓자.
제임스가 급히 다음 조건을 강조하며 나를 안심시켰다.
“대신, 그 대가로 영국은 세계대전 이후에 대한제국을 독립시키겠습니다. 이것만큼은 확실하게 약조 드리겠습니다.”
영국에게 인도만큼이나 소중한 것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중국일 테다.
내가 나라를 세우고 싶어 한다는 계획이 백악관에서 다우닝가까지 흘러 들어갔다면.
괴뢰국을 만주에 세우고자 하는 계략도 필시 그들의 귀에 들어갔을 터.
하지만 영국 놈들은 이를 무시하고 태평양 한가운데 있는 섬을 내게 임대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여간.’
아직도 그 욕심을 못 버렸네.
유럽에 파병되는 내 군대의 파병 비용 또한 당연하게 내가 지급해야 한다고 제임스가 덧붙이는 것을 보며.
나는 속으로 코웃음을 쳐 댔다.
“입으로만 약속드리는 것이 아닌, 문서로 그 증거까지 남겨 드리겠습니다. 동의하신다면, 그 자리에 미국 관리까지 초대할 수 있습니다.”
“흠.”
“어떠하십니까? 저희의 제안이.”
제임스가 활짝 웃으며 오늘 처음으로 빙그레 미소 지었다.
“흠. 내용만 보았을 땐, 참으로 흥미로운 제안인 것 같군.”
“그, 그렇습니까?”
“그래. 그나저나 내 자네에게 한 가지 묻고 싶은 것이 있네.”
“예예. 말씀만 하십시오. 대답할 수 있는 선에서, 뭐든 알려드리겠습니다.”
이에 나는 팔짱을 끼며 제임스를 바라보았다.
이후에 제법 진지한 표정으로 그에게 한마디 했다.
“자넨, 내가 호구로 보이나?”
* * *
“······.”
“······.”
조금 전까지만 해도 화기애애했지만.
나의 말 한마디에, 일순간 집무실 공기가 차갑게 얼어붙었다.
“······.”
“······.”
내가 정말 순진했다면.
예를 들면 조미수호통상 조약 중 ‘거중 조정’ 하나만을 믿고 국정을 운영했던, 이 몸의 생부인 고종 같았다면.
방금 제임스의 답변을 듣고 이를 냉큼 수용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런 저능아가 아니다.
오히려 빙의 전, 산전수전 다 겪으며 협상이라면 이골이 날 만큼 많이 경험했던 로비스트다.
“어, 어째서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나는 그윽한 눈으로 ‘네가 지금 무엇을 생각하는지 안다’라는 표정을 한번 지어 보인 후.
제임스에게 물었다.
“내게 확신을 줄 만한 조항이 없어서 그러네.”
나는 방금 제임스가 제안한 것들을 하나씩 나열하며, 그것이 얼마나 허망한 약조인지를 그에게 설명했다.
“가정을 한 번 더 해 보세. 이번에 내가 피지에 나라를 세운다고 치자고. 더하여 운 좋게 협상국이 이기게 된다고 하고.”
“······예.”
“그리되면, 일본도 승전국이고, 우리도 승전국이 되는 셈이네. 어찌 되었든 일본도 협상국 일원으로 참여하는 것이니까.”
“그렇긴 하지만······.”
제임스가 침을 꼴깍 삼킨다.
그동안 한마디도 나오지 않았던, 일본이 언급되자 긴장한 거다.
“그래. 여태까지는 일본이 소극적인 태도를 일관하며 유럽에 파병을 보내지 않고 있지. 그래서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할 수도 있네.”
“그, 그렇죠.”
“한데, 다우닝가의 뜻대로······ 일본 역시도 유럽에 형식적이나마 군대를 파병하게 된다면, 그땐 어찌 되겠는가?”
제임스가 화들짝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저, 저희의 뜻대로라니요?”
“내가 만약 다우닝가의 안주인이라면, 동경에 있는 대사에게 이리 명령할 것일세. 이강이 괴뢰국을 세우고, 자신의 병력을 유럽에 파병하려고 한다고.”
“어, 어찌.”
나는 제임스의 말을 무시하고 하던 말을 이어 갔다.
“이대로 그들이 유럽에서 활약하게 되면, 이강은 전쟁이 끝난 후에 대한제국의 독립을 요구하게 될 것이다. 이리 엄포하겠지.”
제임스는 눈을 끔뻑거리며 내 말을 경청했다.
다우닝가가 따로 언급하지는 않았겠지만, 내 가정이 사실 굉장히 그럴싸했기 때문이다.
“일본과 오랜 동맹 관계기에, 처음에는 이를 강력하게 거절하기 힘들겠지만, 결국에는 이강의 뜻대로 대한제국의 독립을 그대들에게 요구할 수밖에 없다며 일본을 달달 들볶을 것일세.”
“······.”
“그러니 군대를 파병해 달라. 꾸물대지 말고 어엿한 동맹처럼 행동해 달라 요구하겠지.”
향후 일본이 어떻게 나올지는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상식적인 선에서, 일본의 지도자라면.
아주 적게라도.
예를 들면 군함 한 척 정도는 유럽으로 파견하지 않을까 생각되었다.
“왜 내 말이 틀리는가?”
“······.”
“틀렸다면, 한번 자네 입으로 말해 보게. 자네가 다우닝가의 주인이라면 그리 행동하지 않겠는가?”
제임스가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내 말에 반박할 핑계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왕자님께서는 무슨 말씀을 하시고 싶으십니까? 왕자님의 도움을 받는 대가로 일본과의 동맹을 즉시 파기하라는, 말도 안 되는 제안을 제게 하시려는 것은 아니겠지요?”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하는 표정을 지어 댔다.
“개인적으로는 그랬으면 좋겠네.”
“······.”
“하지만 귀국은 지금 고양이 손이라도 빌리고 싶은 심정일 테니 그리할 수 없겠지.”
나는 영국의 현 상황을 이해하는 태도를 보여 줬다.
그 후.
내 앞에 놓인 물 한잔을 마신 후, 하던 말을 이어 갔다.
“그래서 내 제안을 하나 하려고 하네.”
“무엇입니까?”
“본디 큰 계약을 하나 체결할 때는, 인수자가 물건을 넘기는 자에게 계약금이라는 것을 지급하네.”
나는 방긋 웃으며 한 단어를 외쳤다.
“선금.”
“······!”
“선금을 내놓게.”
제임스가 고개를 갸웃하며 지금 무슨 말을 하냐는 표정을 지어 댔다.
“선금이라면······.”
나는 말끝을 흐리는 영국 대사를 바라보며, 속에 있던 원하는 조건을 그에게 말했다.
< 뉴욕회담 (2)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