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Joseon prince went to America and did not return RAW novel - Chapter (273)
조선왕자가 미국갔다 안 돌아옴-273화(273/392)
< 편 가르기 (2) >
이강이 한창 일본의 소극적인 태도를 은연중에 언급하며, 프랑스 대사를 사정없이 흔들 때.
“어서 오게나. 그래, 어제 영국 대사와의 회담은 어땠는가?”
일본의 총리였던 오쿠마 시게노부는 외무대신이자 자신의 최측근이었던 가토 다카아키를 자신의 관저로 불러들였다.
향후 외교정책을 구상하기 위함이다.
“혹시 우리 황군의 유럽 파병을 또다시 거론하던가?”
“······예.”
“휴- 자네도 참, 힘들었겠군.”
일본의 재정 상황은 시간이 흐를수록 개선되어 가고 있었다.
하루하루 가슴 졸이며 서구 열강들에 눈치나 보던 빚쟁이 시절은 이제 안녕이다.
어엿하게 꿔 준 돈을 추심하러 다니는 채권자로 변모한 지, 벌써 1년.
그랬기에 일본은 서구 열강들에 저자세로 굴종하지 않았다.
더는 꿀릴 것이 없기 때문이다.
“영국 놈들도 참 끈질기단 말이야. 매번 자네를 불러서 그리 말하는 것을 보면 말이지. 이젠 포기할 때도 되었는데. 나 원.”
“······.”
“흠. 자네, 표정이 많이 안 좋군. 가서 무슨 심한 이야기라도 들었는가? 왜? 알렉스 대사가 자네를 겁박하기라도 했나? 군사를 보내라고?”
“그게······.”
가토 외무대신이 막 관저로 들어왔을 때, 그때만 해도 오쿠마 시게노부의 안색은 밝았다.
하지만 총리의 얼굴은 시간이 지날수록 떨떠름하고 당혹한 감정들로 가득 찼다.
외무대신이었던 가토 다카아키의 입에서 이상한 이야기가 나왔기 때문이다.
“영국 대사가······ 그런 말을 했다고?”
“예. 송구하지만 그렇습니다.”
시게노부가 무언가에 홀린 듯한 표정을 지으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창가 쪽으로 향했다.
“이강이, 남만주에 나라를 하나 세우려고 한다······.”
조선의 둘째 왕자 이강.
그는 일본 정계에서 금기시되는, 요괴 같은 존재였다.
“이강······ 이강······.”
그의 이름이 일본 정계에 언급되기만 하면, 주요 요직에 재직하던 고위 관료들이 하나 같이 제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낙마하기 때문이다.
그랬기에.
큰일이 터지지 않는 한, 이강에 관한 이야기는 일본 정계에 보고되지 않았다.
‘빌어먹을······ 그 자식이 왜? 왜 하필 이때, 다시금 움직이기 시작한 거지?’
그간 잠잠했으면서.
왜 하필 자신이 총리로 재직할 때.
또다시 움직인단 말인가?
시게노부는 오만상을 찌푸리며 이강을 속으로 욕했다.
이후 그는 가토 다카아키를 바라보며 그 이유를 물었다.
“어째서지?”
“예?”
“이강 그자는 조선의 독립을 누구보다도 바라는 자가 아닌가?”
시게노부는 전에 읽었던 이강의 보고서를 언급하며 가토에게 따졌다.
“내, 알기로 이강은 왕좌에 관심이 없다고 들었네. 그런 자가 어째서 남만주에 자신만의 왕국을 세우려고 한단 말인가?”
가토 다카아키는 잔뜩 화가 난 총리를 진정시키며, 자신이 들었던 정보들을 총리에게 설명했다.
“이강이 세운 계획들은 모두 조선의 독립을 위한 계획이라 했습니다.”
시게노부가 고개를 갸웃하며 가토에게 되물었다.
“이 모든 것이 조선의 독립을 위해서라고?”
“예.”
“자네 생각인가? 아니면, 영국 대사의 주장인가?”
가토 외무대신은 살짝 뜸을 들이며 망설였다.
전자라고 말해야 하나 후자라고 말해야 하나.
찰나의 시간 동안 유불리를 계산했기 때문이다.
“영국 대사가 그리 주장하였습니다.”
“그래?”
“예. 알렉스가 말하길, 이강은 유럽으로 자신의 사병들을 파병할 계획을 세웠다고 했습니다.”
시게노부는 굉장히 똑똑한 인물이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이강의 행보 보고에, 그의 총기가 살짝 흐려진 것인지.
그는 계속하여 질문만을 해 댔다.
“······그런데 왜? 그가 만주에 괴뢰국을 세우려고 한단 말이지?”
“민간 신분이면, 전후에 그 공을 분배받기가 어려우니까요.”
하긴.
민간 용병들은 돈을 받고 고용 당하는 존재다.
“돈보다는 모국의 독립이 더 간절하지 않겠습니까?”
시게노부도 잘 알고 있다.
이강이 부자라는 것을.
돈이야 죽을 때까지 펑펑 써도 남아도는 상황이기에, 그리도 소중하게 아끼는 교민들을 사지로 몰아가며 희생시키지는 않으리라 생각했다.
“그래서? 괴뢰국 소속으로 자신의 사병을 파견한 후에, 우리가 차지하고 있는 조선 땅이라도 요구하겠다는 뜻이렷다?”
“예.”
시게노부가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이강의 계획은 허튼 수라고 이를 내려쳤다.
“우리 역시도 협상국의 일원이네. 영국과 프랑스를 비롯한 협상국이 이번 전쟁에서 승리한다면, 우리 역시 승전국이 된다는 소리이네.”
“······.”
“그런데 같은 승전국을 상대로 땅을 뜯겠다? 이강답지 않은, 머저리 같은 계획을 세웠군.”
시게노부는 황망한 표정을 지어 대며 외무대신을 바라보았다.
“그렇지 않은가? 이게 말이 되는 소리라고 생각하나? 자네가 한번 이야기해 보게나. 자넨, 이 괴상망측한 궤변에 동의하나?”
“가, 각하.”
가토는 땀을 삐질삐질 흘리면서, 시게노부의 질문에 답했다.
“영국 대사가 말하길, 아국의 참전은 사실 하나도 의미 없는 행위라 이를 내리깎았습니다.”
“뭐, 그딴 말을 일국의 대사가 지껄였다고?”
가토가 살짝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시게노부가 예전에 자신에게 조언해 줬던 일화를 늘어놓았다.
“전에 각하께서도 제게 한번 말씀해 주시지 않았습니까? 국제사회는 정글과도 같은 곳이라고요.”
“······.”
“우리가 요동을 어찌 빼앗겼습니까?”
가토는 주먹을 꽉 쥐어 보이며 분하다는 감정을 스스럼없이 드러냈다.
“러시아, 프랑스, 독일이 단합하여 우리를 겁박하지 않았습니까? 덕분에 아국은 우리 몫의 정당한 대가를 서양 양놈들에게 내줬습니다.”
가토는 그때를 회상하며 울분을 토했다.
“이번에도 역시 그리되지 말라는 법은 없습니다. 그때와는 다르게 우리 역시 많이 성장하였지만, 상대는 미국과 영국입니다.”
“······.”
시게노부는 머리를 한 대 크게 맞은 표정을 지어 댔다.
이에 가토가 영국 대사에게 들었던 주장을 이어 갔다.
“알렉스 대사가 주장하길, 아국은 현재 산동을 포함한 북중국을 불법적으로 점거한 상태라······ 서구 열강들의 공적이 되었다고 평했습니다.”
“······.”
“그런 상황에서 이강이 자신들의 사병을 유럽으로 파병하여 전공을 세운다면, 아무래도 그자들 편을 들어주지 않겠냐며 저를 설득하는데······.”
“자넨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는 건가?”
시게노부는 가토의 보고를 들은 후.
한참이나 침묵하며 무언가를 혼자 머릿속으로 계산하는 듯했다.
그러다가 이내 굳게 다물었던 입을 다시금 떼며, 한숨을 쉬어 댔다.
“그래서, 결국 우리 역시도 유럽에 군대를 보내야 한다는 말인가?”
원 역사와 다르게 이 시기.
서구 열강들을 향한 일본 내의 여론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툭 하면 빌려 간 돈을 갚으라고 종용해 댔기 때문이다.
돈을 빌린 자는 본디 ‘을’의 위치에 놓이게 되지만.
채권자가 이를 무리하게 채근하면, 채무자로서는 아무래도 채권자에게 반감을 품을 수밖에 없게 된다.
더욱이.
중요한 순간마다.
예를 들면 선거철마다 돈을 조기에 상환하라는 압박이 들어왔기에.
일본 정치권과 군부 내에서, 영국과 미국을 향한 증오는 정말이지 상상 이상이었다.
“······영국 대사의 가설대로라면, 우리 역시도 그래야겠지요.”
이런 상황에서.
유럽에 군대를 파병해야 한다?
그들을 돕기 위해?
당연하게도 현 내각을 향한 지지율은 박살 날 테다.
하지만 이를 외면하면 차후에 대한제국을 놓아준 공적으로 몰릴 수도 있기에.
정말이지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꽉 막힌 상황에, 시게노부는 놓이게 되었다.
“자넨, 알렉스 대사의 말이 전부 사실이라고 믿는가?”
그렇기에 시게노부는 일단 이를 부정하고 싶었다.
“······그, 글쎄요.”
“이강이 남만주에 괴뢰국을 세우고, 유럽에 파병을 보낼 것 같냐고 묻는 것이네. 자네 생각은 어떠한가?”
시게노부의 채근에, 가토가 눈을 깜빡거리다가 절묘한 답변을 제 머릿속에서 생각해 냈다.
“솔직히 반반입니다.”
“반반?”
“예. 총리께서도 아시다시피 그간 영국은 우리 황군을 유럽으로 꾀기 위해, 큰 노력을 들였습니다.”
이젠 필요 없지만, 거액의 외채도 꿔 주겠다고 하고.
선박 건조 기술자도 넘겨주며, 일본과의 관계 개선에서 영국은 진심을 보였다.
가토는 이를 언급하며 시게노부에게 제 생각을 밝혔다.
“그래서, 이 모든 것이 영국의 계략일 수도 있다?”
“예. 하지만 봉천에서 이강이 위안커원을 적극적으로 밀어주고 있는 것을 보면······ 남만주에 괴뢰국을 세울 수 있다고도 생각합니다.”
명확한 답을 피하는 가토.
일본인 특유의 전형적인 교토식 답변을 하며 그는 시게노부의 분노를 피하려고 했다.
“흠.”
시게노부 또한 가토가 무슨 생각으로 그런 말을 한 줄 알았기에.
더는 묻지 않고 그다음을 가정했다.
“우리 군이 압록강과 두만강을 넘어서 신생 괴뢰국으로 진격한다면?”
“······.”
“어찌 되리라 생각하나?”
가토에 이에 머리를 긁적이며 답했다.
“우리가 압도적으로 적들을 무찌르리라고 생각하지만······.”
“하지만?”
“만약에 신생 괴뢰국이 영국이나 미국과 군사동맹이라도 맺은 상태라면······ 일이 커지지 않을까요?”
신생국을 향해 공격이 들어올 것이라는 것은 어린아이도 다 생각할 수 있는 사실이다.
가토는 이강이 무언가 비장의 한 수를 준비했으리라 생각했다.
“영국은 몰라도 미국이 자국 군대를 파병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여러 각종 제재를 통해 우리를 압박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가토가 한참 눈동자를 굴리다가, 한 가지를 떠올렸다.
“석유 수출 금수 조치 같은 것을 실행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석유 수출 금수 조치?”
“예. 아국은 석유 수입을 전적으로 미국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가토는 제 머릿속의 기억을 빠르게 회상하며 시게노부에게 답했다.
“동남아에서도 일부 들여오고 있긴 하나······ 이 역시도 이강의 손아귀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지. 로열 더치 사에 그놈이 상당량의 돈을 투자했으니까.”
“예. 거기에 로열 더치는 셸사와 합작까지도 한 상태입니다.”
“셸은 영국 회사이기도 하니까, 다우닝가의 입김이 그곳에도 닿겠군.”
“그렇지요.”
브리티시 페트롤은 아예 국영화되어 영국 정부가 통제하고 있다.
정말로 말을 안 들었다가는 두 나라와 관계가 회복될 때까지 영원히 석유를 수입할 수 없게 되리라.
“빌어먹을······.”
시게노부는 인상을 잔뜩 찡그리며 고개를 좌우로 흔들어 댔다.
“다른 건 모르겠지만 석유 수출 금수 조치는 상당히 타격을 주겠군.”
“예. 그렇습니다.”
시게노부는 어디서 들었던 이야기 하나를 거론하며, 일본인 과학자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독일 놈들이 공기에서 질소를 뽑아낸 것처럼, 우리도 공기에서 석유를 뽑아낼 수는 없나?”
“그, 글쎄요.”
가토가 눈알을 굴리면서 그에 관한 답변을 했다.
“석탄에서 이를 뽑아 쓸 수 있다는 소문을 들어 봤습니다만······ 제 전공이 아니기에, 확언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
아직은 석유의 중요성이 1940년대처럼 높지는 않았다.
하지만 신형 전함들 대부분이 석유로 돌아갈 예정이었기에.
정말로 석유 수입이 막힌다면, 일본의 해군은 정말이지 군항에 처박혀 있는 고철 덩어리가 될 것이다.
“일단은 지켜보자고. 진짜로 남만주에 괴뢰국을 세우는지······ 그 뒤에 유럽에 파병하는지.”
본디 골치 아픈 일은 닥치면, 이를 정면 돌파하는 이도 있고.
미루는 이도 있다.
젊었을 때 시게노부는 그야말로 열정이 넘쳤기에, 전자의 유형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늙어 버렸다.
더욱이 일본의 총리직을 3년째 수행 중이었기에, 몸을 보신하는 데 익숙해진 상황.
그랬기에 시게노부는 일단 이강이 어떻게 나오나 지켜보며 그것에 맞게 대응할 생각이었다.
‘이강.’
시게노부는.
사진 속에 활짝 웃고 있는 이강을 바라보며, 자신의 임기 동안에는 그저 조용히 아무 일도 하지 않기를 빌었다.
* * *
『이탈리아군, 오스트리아 산악 부대와 티롤 민병대의 거센 반격에 연전연패.』
『서부전선과 동부전선에 이어, 제3의 정체전선이 유럽에 생기다.』
『대전장의 구렁텅이 속으로 빠져가는 이탈리아. 전쟁 합류에 반대했던 야당 인사들, 대거 반발하며 현 총리의 퇴진 요구.』
예상대로 이탈리아군은 병신같은 모습을 보여 줬다.
국경을 접한 오스트리아와 프랑스가 엄청난 전비를 쏟아 가며 서로 싸울 동안.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았는지 개전 초반부터 졸전에 졸전을 거듭한 것.
‘한참이나 지난 다음에야 일어나는 일이지만, 원 역사에서 이탈리아군이 괜히 에티오피아군에게 졌겠어?’
이탈리아군의 실망스러운 행보는 예상했던 일이었다.
‘애스퀴스의 마지막 유산은 결국 꽝으로 판명 났다.’
나는 영국의 반응에 주목했다.
그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오직 그것만이 궁금했을 뿐이니까.
‘조바심 나겠군.’
이탈리아군의 합류는 전 총리였던 애스퀴스가 야심 차게 준비했던 마지막 한 수였다.
하지만 그 카드는 이제 무용지물이 되어 버렸다.
꽉 막힌 전황을 하루빨리 반전시켜야 하는 로이드 조지 신임 총리로서는 마음이 조금 급해질 거다.
나는 그의 사진을 쓱 쳐다보며 미소 지었다.
‘그들에게는 불행이겠지만, 내게는 희소식이군.’
다우닝가가 가용할 수 있는 카드가 사라지면 사라질수록.
내 사병들의 파병은 더욱더 그 가치가 높아질 테니까.
‘그나저나······ 영국은 벌써 뒤통수칠 생각부터 하는군.’
이탈리아의 졸전을 두고 벌써 말이 많다.
사탕 바구니를 살살 흔들어 대며 이탈리아를 대전장의 구렁텅이 속으로 들어오도록 유혹하긴 했지만.
밥값을 제대로 못 하니.
자칭 런던의 신사들이 또다시 계산기를 두들기기 시작한 거다.
‘전후에 발칸반도 소국들을 이탈리아에 전부 넘겨주겠다고 꼬드겼다던데.’
들리는 말로는 이 약속을 뒤집을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영국은 진짜······.
눈 떠 있는 상태에서도 코를 베어 가는 악랄한 혐성국 같다.
나는 속으로 혀를 차며 그들의 신의 없는 행태를 손가락질했다.
‘역시 영국 놈들이야.’
불구경하듯이 팝콘 들고 마냥 낄낄대며 지켜볼 수는 없었다.
하는 꼴을 보면.
전후에 나에게도 역시 나 몰라라 할 가능성이 대단히 컸으니까.
‘뒤통수 맞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오직 한 가지뿐이다.’
이번에 세울 괴뢰국이.
더하여 대한제국의 독립이 향후 영국에 계속하여 쓸모 있다는 것을 어필해야 한다.
『봉천에서 도망친 쿠데타 주동자, 일본 관동군이 보호하다.』
『일본의 숨은 야욕은 어디까지인가? 독일에 빼앗은 남양군도. 일본군 요새화를 시도하다. 단독 보도.』
그러기 위해서는 나도 그렇지만, 일본의 활약이 필요하다.
일본이 북중국에서, 더 나아가 태평양에서 설쳐 댈수록.
그래서 미국이 일본을 불신할수록.
새로 생길 괴뢰국과 대한제국의 가치는 높아져만 갈 테니까.
‘우리를 일본의 견제 상대로 이용하게끔 유도해야지.’
이 방법만이 1차 세계대전 이후, 대한제국을 독립할 수 있게 하리라.
나는 이를 되새기며 여태까지 세웠던 나의 계획을 점검했다.
“전하.”
그때였다.
최현우가 내 집무실로 들어왔다.
“무슨 일인가?”
“영국 대사관에서 사람을 보내왔습니다.”
드디어 그동안 칩거했던 제임스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허버트 애스퀴스에서 데이비드 로이드 조지로 총리가 바뀐 후, 이 주 만에 다우닝가에서 반응이 온 거다.
‘결국에······.’
영국은 일단 내 요구를 전부 수용했다.
적어도 현재로서는 그런 모습을 보이는 것 같았다.
‘군사동맹까지 체결해 줄 셈이로군.’
영국이 어째서 이러한 호의를 베푸는 걸까?
이유는 하나다.
신생국이 일본에 공격받게 된다면, 그 이유를 핑계로 내 군사들이 유럽에서 물러날 수도 있으니까.
유럽 전장에 집중하라는 다우닝가의 배려 아닌 배려가 돋보였다.
‘신생국과의 군사동맹 종료일이 영일동맹의 법적 종료일과 같군.’
굳이 이렇게 설정하지 않아도 되지만, 이리 티를 내는 것은.
영국이 끝까지 일본과 신생국, 두 나라를 놓고 저울질하겠다는 뜻이겠다.
‘뭐 자신 있다.’
솔직히 일본이 보여 준 행태를 생각하면, 질 수 없는 싸움이니까.
영국으로서도 우리 신생국과 대한제국을 미룬 것이 그들의 국익에 백 배 더 이익이 될 것이기에.
나는 자신감이 넘쳤다.
‘이제 남은 것은 하나군.’
진짜로.
남만주에 나라를 세울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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