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Joseon prince went to America and did not return RAW novel - Chapter (290)
조선왕자가 미국갔다 안 돌아옴-290화(290/392)
< 참전으로 가는 길 (1) – 지도 첨부 – >
『앞으로 4년 동안 백악관의 안주인은 누가 될 것인가? 더하여, 연방하원 의석 전체와 상원의 1/3을 누가 차지할 것인가?』
『11월 7일, 서부 3개 주의 유권자 투표를 마지막으로 선거 종료.』
『생각보다 저조한 열기.』
『지난여름에 판세가 진즉 결정돼서일 듯.』
『공화당 대약진 속에 민주당 후보들, 막판 반격.』
『거대 여당을 향한 견제 호소 전략이 막판에 그나마 먹힌 듯.』
육 개월 동안 이어진 국가적 이벤트가 막 끝냈다.
결과는 깔끔했다.
공화당의 압승으로 끝났으니까.
『각주의 선거인단 결과 윤곽 나와. 467대 64로 공화당 후보이자 27대 대통령인 휴즈. 압도적인 지지율로 재선 확정!』
휴즈는 단순히 재선된 것으로 그치지 않았다.
이번 선거로 그동안 취약했던 당내 지지기반 역시 어느 정도 확보했기 때문이다.
‘루스벨트 계파는 완전히 몰락했네.’
시어도어는 지난 4년 동안 휴즈를 알게 모르게 괴롭혀 왔다.
흡사 20세기 말.
주석 자리에서 물러난 후, 상왕 정치를 해 왔던 중국의 옛 지도자들.
예를 들면 덩샤오핑이나 장쩌민처럼 상왕 정치를 해 왔던 것.
‘시어도어가 입법한, 지난 정책을 고치려고만 하면 아주 죽일 듯이 달려들었지.’
보통 다른 대통령들은 퇴임한 후 손주들을 돌보거나 학계로 돌아가지만, 시어도어는 굉장히 권력욕이 많은 정치인이었다.
원 역사에서 태프트에게 후임 자리를 물려줬다가 태프트의 정책에 반발하여 다시금 대통령 선거에 나오지 않았나?
공화당 후보로 떨어진 후에도 제3당을 차리고, 너 죽고 나 죽자 식으로 싸움을 걸어 공화당 표를 둘로 쪼갰던 그의 행적을 생각한다면 뭐 충분히 예측했던 미래였긴 했다.
하지만 시어도어의 뒷방 상왕 정치는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거셌기에, 지난 4년 동안 휴즈는 마음고생을 해야만 했다.
“축하드립니다. 대통령님.”
“이렇게 압도적인 승리는 남북전쟁 이후에 처음 있는 일인 것 같습니다.”
“적어도 중간선거가 치러지기까지 앞으로 2년간은, 대통령님 뜻대로 정치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야당도 야당이지만, 당내 다른 계파 눈치 또한 살펴야 했는데. 이젠 그런 걱정은 안녕이군요.”
“그간 참으로 답답했었는데 잘 되었습니다.”
“동의합니다. 무엇보다 테디의 계파가 완전히 몰락해서 묵은 체증이 확 풀리는 것 같습니다.”
봐라.
당선을 축하 자리에서조차 같은 당 출신 의원들의 낙선에 관해 기쁘다고 말하지 않던가?
“감사합니다.”
다 있는 자리였기에 대놓고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휴즈는 은연중에 고소하다는 표정을 지어 대며 시어도어의 몰락을 기뻐했다.
“제가 재집권을 하게 된 것은 모두 이곳에 계신 여러분들 덕분입니다.”
더불어 이 자리에 참석한 이들의 공 또한 높게 치하했다.
특히나 내 쪽을 한참 동안 바라보며, 무언의 제스처로 나의 공을 가장 높게 산다는 표시를 단단히 해 주었다.
“모두 잔을 들어 올려 주십시오.”
“치얼스!”
“치얼스!”
이거.
또 나만 바라보며 눈웃음을 쳐 대네.
이번 선거에서 내가 아무리 공이 많긴 하지만.
자꾸 사람들 많은 곳에서 이리 티를 팍팍 냈다가는, 질투에 눈이 먼 미친 정치병자들이 갑자기 나를 공격할 수도 있다.
그 때문에 살짝 걱정하며 휴즈의 눈웃음을 외면하고 있었는데 말이다.
“아, 이 왕자님.”
“무슨 일인가?”
내 예상대로 이 자리에 참석한 이들이 내 이야기를 슬슬 하기 시작했다.
“곧 즉위식을 올리신다면서요.”
“어? 그 소문 저 또한 들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한 놈이 시작하자 다른 이들도 우후죽순 나의 즉위 관련 소식을 입에 담으며 은연중에 나에게 몇 가지 질문을 던졌다.
“혹시 귀국은 언제쯤 하실 생각이십니까?”
“그보다······ 이번에 돌아가시게 되면 언제쯤 미국에 다시 오십니까?”
“소문에는 영구히 귀국하신다는 말이 있던데 말입니다.”
“에이, 서, 설마요.”
“설마라니요? 이 왕자님은 이제 한 나라의 왕이 되십니다.”
“맞소이다. 대한합중국이 이제 이 왕자님의 새 모국입니다. 당연하게도 그곳에 새 터전을 잡는 것이 순리지 않겠습니까?”
“그렇지요. 왕국에 왕이 없어서야 쓰겠나요.”
이 자리에 참석한 이들 중 일부는 진심으로 내게 축하 인사를 보내는 것 같았다.
하지만 상당수는 경쟁자가 저 멀리 태평양 건너로 떠나가 버리기에, 꽉꽉 막혔던 마음 한편이 뻥 뚫린다는 듯한 표정을 지어 대기도 했다.
“혹시 귀국하시게 되면, 이 왕자님의 자산은 누가 관리하게 되는 것입니까?”
“기존대로라면 케미컬투자은행의 케네디가 이 왕자님의 그 많은 자금을 관리하게 되지 않을까요?”
“아! 그 양반이 있군요. 하하하.”
일부는 내 근황보다 내 재산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모건, 록펠러와 함께 미국에서 제일가는 부자로 알려져 있었기 때문이리라.
“흠흠.”
참석자들의 관심이 과도하게 내게 쏠리고 있었다.
나는 휴즈를 슬쩍 바라본 후, 재선 축하 연회에 참석한 이들에게 다음 말을 건넸다.
“오늘 이 자리는 여기 계신 대통령님의 재선을 축하하기 위한 자리이네.”
“······.”
“······.”
“이런 뜻깊은 행사에서, 주제에 벗어나는 이야기는 지양했으면 하네만.”
고개를 돌려서 왼쪽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평소 나와 친하게 지내는 허스트 언론재단 총수가 자리했기에.
애달픈 눈빛으로 곁눈질을 좀 하며 무언의 제스처로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그치만 이 왕자님. 저 또한 궁금한 것은 사실입니다.”
“······.”
“여기 계신 분들은 왕자님의 향후 행보를 누구보다도 간절하게 알고 싶어 하니까요. 우리는 동지가 아닙니까?”
허스트는 내 친우이기 전에 언론인이었다.
그와 사교클럽까지 함께 하며 친분을 쌓았지만, 그의 취재 본능을 억누를 정도로 친하지는 못했나 보다.
“어찌 된 일인지, 아직 아무런 정보도 시장에 흘러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그저 대한합중국 임시 총리가 왕자님을 그곳의 입헌군주로 추대했다는 사실만을 전해 들었을 뿐입니다.”
나는 살짝 난감한 표정을 지어 대며 축하연 자리에 모여 있는 이들을 한 명씩 바라보았다.
“내 결정이 되면 언제 자리를 마련하고, 이를 자네들에게 가장 먼저 알려 주겠네. 그러니 오늘은 온전히 여기 있는 대통령 각하의 재선 당선 축하에만 관심을 쏟는 것이 어떤가?”
그때였다.
“그게 좋겠네요.”
그토록 기다리던 구원투수가 내 앞에 나타났다.
“왕자님께서 이리 말씀하시는데, 더 캐묻는 것 또한 실례라고 생각됩니다만.”
재선에 성공한.
더불어 거대 여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고 반대파벌 또한 제거된 휴즈가 이 이야기는 더는 거론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처음으로 자기 뜻을 그들에게 내비쳤다.
“······.”
“······.”
“대, 대통령님 말씀대로 그, 그러는 것이 좋겠군요.”
“하하하. 우리 군이 요즘 멕시코 반군 놈들을 아주 깔끔하게 소탕하고 있다던데. 다들 그 소식, 들어 보셨습니까?”
적어도 중간선거까지 2년 동안.
나는 새도 떨어트릴 만큼 강한 권력을 가진 통수권자가 되었기에, 이곳에 모인 이들은 아무도 휴즈의 권유를 거역하지 못했다.
휴즈는 이 자리에 모인 명사들이 자신의 말 한마디에 꺼벅 넘어가는 표정을 지어 대자, 굉장히 흡족한 표정을 지어 댔다.
허수아비 대통령이 아닌 진짜 대통령이 되었음을 자각했기 때문이겠다.
그는 어느 때보다도 자신감 넘치는 표정을 지어 대며, 나를 한번 쓱 보고는 나만 믿으라는 표정을 지어 댔다.
이에 나도 한숨을 돌리고 다시금 축하 연회를 즐기기 시작했다.
* * *
시끌벅적한 재선 만찬회 자리에서 잠시 빠져나왔다.
화장실이 급했기 때문이다.
“이 왕자님.”
볼일을 본 후 손을 씻고 있는데 익숙한 목소리가 문밖에서 들렸다.
휴즈였다.
“잠시 단둘이, 이야기 좀 나눌까요?”
“그러도록 하죠.”
다른 이들과 마주칠 수도 있기에 우리 둘은 재빠르게 백악관 건물을 빠져나왔다.
11월 초.
늦은 밤이라서 그런지 밖은 꽤 쌀쌀했다.
“감사합니다. 이 왕자님.”
휴즈와 나는 후원을 거닐며 밀담을 나누기 시작했다.
그는 대뜸 차렷 자세를 한 후 고개를 숙였다.
한국식으로 감사 인사를 한 거다.
“예?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아까는 사람들 보는 눈이 있어서, 대놓고 이야기하진 못했는데. 이 왕자님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이리 크게 대승을 거두지 못했을 것입니다.”
나는 고개를 저으며 의례적인 대답부터 했다.
“아닙니다. 이거 오히려 제가 감사 인사를 먼저 해야 하는데 말입니다.”
“겸양이 과하십니다. 손톱 밑에 낀 가시처럼 저를 괴롭혔던 시어도어 일행을, 이 왕자님께서 핀셋으로 제거하듯 하나씩 뽑아내셨다고 들었습니다.”
휴즈는 주변에 사람이 없는지 한 번 더 점검한 후, 내게 감사 인사를 표했다.
“제게 보여 주신 이 은혜는 절대로 잊지 않겠습니다.”
나는 손사래를 치며 다시금 겸연쩍은 반응을 보였다.
“이리 먼저 인사를 받으니 난감하군요. 대통령님의 인기 덕분에, 제 사람들 또한 대거 연방의회에 입성하게 되었습니다. 더욱이 제2기 내각에서 제가 추천한 인물들을 대거 임명해주시기로 약조하시지 않았습니까?”
은연중에.
지난날의 약속을 들먹거리며, 차후에도 잘 부탁한다고 휴즈에게 말했다.
“그러니 너무 부담을 느끼지는 마십시오. 저 또한 많이 도움받았고, 앞으로도 도움받을 예정이니까요.”
휴즈는 조금 마음이 편해졌는지, 살짝 찡그렸던 얼굴을 폈다.
나는 그런 휴즈를 앞에 두고 그에게 물었다.
“아, 그보다 제게 하실 말이라도 있으십니까?”
“아······.”
휴즈가 잠시 뒷말을 삼키며 시간을 끌었다.
그는 살짝 멋쩍은 표정을 지으며 나를 바라보았다.
“개인적으로 궁금해서 따로 묻고 싶었습니다.”
“궁금하신 것이라면?”
“대한합중국으로 언제쯤 가십니까? 그보다, 진짜로 영구적으로 여기 미국을 떠나시는 것입니까?”
아까 나누었던 대화 내용이 신경에 거슬렸나 보다.
오늘 이 자리에서 바로 물어보는 것을 보면 말이다.
‘돌아가긴 해야지.’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치안도 불안정하고, 무엇보다 나라는 존재가 이곳을 이탈하면 대한합중국 발언권의 무게 자체가 자칫 가벼워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대공황이라는 변수도 아직 남아 있다.
대공황이 미국을 넘어 아시아까지 퍼진다면, 신생국인 대한합중국 역시 크게 타격을 받을 것이 뻔했다.
가난은 나라님도 구제할 수 없다는 말이 있지 않던가?
‘소비에트의 사회주의 세력이 대한합중국까지 확산할 수도 있어.’
그들은 가난을 동력으로 세력을 키우는 세력이니까.
너무 빨리 귀국하면 이들을 견제하지도 못한 채 왕위에서 내려올 수도 있다.
그랬기에 나는 마치 구원자가 땅에 강림하듯, 대한합중국이 위기에 처했을 때 본국으로 귀국을 시도해 볼까 했다.
‘대공황은 위기지만 내겐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전 세계 부를 한껏 끌어 모아 대한합중국에 쏟아 붓는다면 그 위기를 쉽게 해결할 수 있을 거야.’
찰나의 시간 동안 많은 생각이 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휴즈에게 전부 알려 줄 수는 없었다.
아무리 친구라도 내 속마음을 있는 그대로 털어놓기란 쉬운 일이 아니니까.
“적어도 전쟁이 끝날 때까지는 이곳에 머무를 것입니다.”
그래서 나는 휴즈에게 일정 부분만 알려 줄 생각이었다.
“세계대전이 끝날 때까지는 이곳에 머무르시겠다고요?”
“예. 정확히는 대한제국이 진정한 독립을 맞이할 때, 그때 귀국할 생각입니다.”
“아, 그러시군요.”
휴즈가 굉장히 오묘한 표정을 지어 댄다.
이에 내가 그에 관한 감상평을 내뱉었다.
“기쁘면서 한편으로는 슬픈 표정을 짓고 계시는군요.”
“아, 그건.”
휴즈는 살짝 고민하다가 있는 그대로 내게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왕자님의 아픔이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아픔이요?”
“예. 더불어 이기적이지만, 한편으로는 왕자님의 귀한 조언을 계속하여 들을 수 있다는 사실에······ 그만 안도해 버렸네요.”
휴즈가 자신의 속마음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며 나를 바라보았다.
“이 왕자님.”
“예. 말씀하십시오.”
휴즈가 이번 선거 결과를 내게 언급하며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예측했다.
“이번 선거로 우리 당내 권력 구조가 많이 달라졌습니다. 이건, 이 왕자님께서도 이미 아시고 계실 것으로 생각합니다만.”
그렇지.
역학 구도가 많이 변하긴 했다.
모건의 영향력은 그대로이지만, 루스벨트를 중심으로 한 진보 세력은 몰락했고.
그 자리를 나와 휴즈의 세력이 채우게 되었으니까.
“기업가들의 목소리가 한결 커질 것입니다.”
이번 투표로 공화당 내 주류 파벌은 세 세력으로 압축되었다.
모건파와 내가 속한 록펠러-서부 연합파 그리고 휴즈파.
그중 앞서 언급한 두 세력은 성공한 기업가들이 주축을 이룬다고 볼 수 있다.
내 세력 중 일부는 서부 내 진보주의 세력도 가끔 존재하지만, 다수는 아니었기에 루스벨트보다는 모건 쪽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휴즈 쪽은 법률가 집단이고.’
나는 이를 상기하며 휴즈의 말을 계속하여 경청했다.
“루스벨트 파벌이 사사건건 제 정책에 태클을 걸어서 마음에 들진 않았지만, 기업가들의 독주를 막아 주는 역할을 하긴 했습니다.”
“예. 그렇죠.”
“하지만 그런 루스벨트 파벌이 완전히 몰락해 버렸지요.”
휴즈가 손가락을 튕기며, 공화당 내 파벌 세력들을 분석했다.
“이로써 우리 당내에서 참전의 목소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더욱 커질 것입니다.”
그렇지.
우리 당내 다수는 다들 유럽으로 가서 한탕하고 싶어 한다.
지금도 매일 같이 돈을 쓸어 담고 있지만, 미국이 파병을 결정한다면 그야말로 전쟁 특수를 잔뜩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왕자님께서도 아시다시피 우리 미국이 세계대전에 참전하기 위해선 명분이 필요합니다.”
“그렇지요.”
자국민들이 죽어 나가는 진흙탕 속으로 발을 내딛게 될 거다.
최고 결정자는 아무리 잘 대응한다고 해도 온몸에 진흙 덩어리를 잔뜩 묻힐 수밖에 없기에, 그럴싸한 명분이 필요했다.
“독일 측이 우리 미국 국민을 대서양에서 학살하고 있으나······ 알다시피 저는 그동안 이를 계속하여 묵인해 주고 있었습니다.”
“그랬지요.”
“하지만 요즘에는 이마저도 잠잠하더군요.”
“예. 들었습니다. 요새 독일 해군 측이 이상하리만큼 조용하다면서요?”
휴즈는 한숨을 쉬며 저 멀리에 걸려 있는 세계 전도를 바라보았다.
그의 시선은 대서양 한복판에서 러시아 쪽으로 이동했는데, 나 역시도 그를 따라 고개를 조금 오른쪽으로 돌렸다.
“동부전선도 거의 다 정리되었겠다, 자신감이 생긴 모양입니다.”
그렇지.
소문에는 이번 달 말쯤에 레닌과 단독강화 협상을 마무리한다는 이야기도 나오던데 말이다.
“뭐, 그래도 언젠가는 또 사고를 저지르겠지요.”
원 역사를 잘 알고 있었기에.
나는 독일이 무언가 사고를 한 번 더 치리라 예상했다.
뭐, 안 친다고 해도.
조작과 선동을 통해 여론을 세계대전 참전 쪽으로 기울게 유도할 자신이 있었기에, 나는 그리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표정을 지어 댔다.
“그럴까요?”
“예. 겨울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첫 번째도 두 번째도 아닌 세 번째 겨울입니다.”
유럽의 겨울은 춥다.
더욱이 한창 물자가 모자란 때기에, 전쟁에 참전한 병사들은 주린 배를 쥐어짜며 자신의 상관들에게 불만을 표출할 거다.
지금이야 전황이 유리해졌기에, 독일 측이 조금 여유를 부린다만.
본격적인 겨울 추위가 유럽 대륙에 강림한다면, 다시금 무제한 잠수함 작전이라는 카드를 만지작거리기 시작할 터.
“이번 겨울은 작년보다 더 혹독할 것입니다. 제가 더는 지원을 안 할 것이니까요.”
“아, 그렇겠네요.”
“대통령님께서는 지금부터라도 슬슬 준비하십시오.”
휴즈는 고개를 끄덕이며 동유럽에 가 있던 시선을 다시금 신대륙 쪽으로 옮겼다.
“우선은, 멕시코 쪽 일부터 마무리를 지어야겠군요.”
“예. 그렇지요.”
전선을 늘리는 짓은 히틀러 같은 미치광이나 하는 짓이니까.
휴즈는 법률가 출신이긴 했지만 정상인이었기에, 기존에 행하고 있던 전쟁부터 마무리 짓고자 했다.
“이 왕자님.”
“예.”
“이번에도 저를 좀 도와주시겠습니까?”
< 참전으로 가는 길 (1) – 지도 첨부 –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