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Joseon prince went to America and did not return RAW novel - Chapter (331)
조선왕자가 미국갔다 안 돌아옴-331화(331/392)
< 승천 (2) >
한양 중심부에 자리한 어느 도박장.
“좋았으!”
도박장이 본디 그렇듯, 이곳 역시도 종종 환호성과 괴성이 오가곤 한다.
“아이고. 이거 미안하게 되었소이다.”
지금 도박장 한구석에서 열심히 화투를 치고 있던 김곤처럼, 게임 내내 쾌재를 부르며 만세 삼창을 하는 이도 적지 않았는데.
“이번 판도 제가 또 이겼네요.”
김곤은 온갖 눈치와 견제를 받으며 현재 돈을 쓸어 담는 중이었다.
“······.”
“······.”
판돈을 걸고 함께 화투를 친 이들은 기분이 잔뜩 상했는지, 온갖 우거지상을 다 지어 댔다.
하지만 옆에서 이를 힐긋힐긋 지켜보고 있던 구경꾼들은 이 광경이 많이 재미나는지, 연신 옆에서 바람을 넣으며 이번 게임에서도 이긴 김곤을 방방 띄워 주었다.
“이야! 김 선생. 참으로 대단하구먼.”
“그러게. 여기 있는 박 서방도, 그리고 바로 옆 개똥이도 한 따까리 하는 노름꾼들인데······ 이들 가운데서 이리 연전연승하다니.”
“비결이 뭔가?”
“맞아. 혼자만 알지 말고 내게도 좀 알려 주게. 오늘까지 잃은 돈만 해도 집 한 채 값은 될 걸세. 자네 밑으로 들어가면 잃었던 것들을 금세 만회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야.”
김곤은 시끄러운 주변을 쓱 둘러보며 주위 반응을 살폈다.
‘으으.’
다들 탐욕이 가득한 눈으로 그를 쳐다본다.
살짝 부담스러울 정도로.
“글쎄······.”
김곤은 어깨를 으쓱으쓱하며 눈알을 굴리기 시작했다.
“맨입으로 가르쳐 주기에는 좀 그런데······ 얼마 주고 배우실 생각입니까?”
“얼마면 되나? 그나저나 비법이 진짜로 있긴 한가?”
있다.
남들에게 공개할 수는 없지만, 그가 연전연승할 수 있었던 이유는 엄연히 존재했다.
‘다 한편인데······ 어찌 돈을 잃을 수가 있겠어?’
지금 그의 테이블에 앉아 있는 이들은 전부 이곳 도박장 안주인이 고용한 직원들이었다.
김곤은 가끔 그가 들고 온 정보를 이곳에 넘기는 대가로, 그에 맞는 돈을 도박장에서 딸 수 있었고.
‘많이 따냈다 싶으면, 일부 돈을 반환하거나 다음에 제하는 형식으로 정보 값을 다시금 재산정하기도 하지.’
그가 파는 정보는 주로 대궐 내의 소식이었다.
그의 양부인 김 씨는 대한제국에서 고위 내관을 역임하고 있는 인물로, 왕실의 술 제조를 전담하는 상온 내관이었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김곤은 대궐 정보를 누구보다 빠르게 입수할 수 있었고, 이를 외부로 몰래몰래 팔아 넘겼다.
“얼마면 되나? 내 이 자리에서 자네에게 수표라도 써 주겠네.”
“에잇! 오늘은 뭐 이리 안 풀려!”
비법에 집착하는 구경꾼 때문인지.
아니면, 사내가 이를 공개할까 두려운지 몰라도.
옆에 앉아 있던, 도박꾼을 연기하고 있던 직원 하나가 게임할 맛이 떨어졌다는 표정을 잔뜩 지으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재수가 옴 붙었나! 퉤-”
“······.”
분위기가 급격히 험악해지고, 오늘은 날이 아니니 그만 옆에서 구경하라는 손짓이 이어지자.
김곤 옆에서 기웃대던 구경꾼들도 하나둘 제자리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흠흠. 오랜만이로군.”
그때였다.
방금 떠난 사내의 빈자리를 한 인상 좋은 남정네가 불쑥 차지했다.
“어?”
“개성에서 홍삼 장사를 하시던 양 서방이 아닙니까.”
“다들 오랜만일세.”
“그러게요. 잘 지내셨습니까?”
양 서방의 정체는 사실 김구였다.
김구는 십여 년 전, 익문사 활동비로 한양에 도박장을 차렸다.
도박장은 술집이나 주막만큼 여러 정보가 오가는 명소니까.
더욱이 짬짜미만 잘한다면, 친일파 놈들의 부를 독립운동 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었기에.
진즉에 이곳에 진출했고, 주요 대도시에서 꽤 큰 도박장 여러 곳을 운영하는 중이었다.
“나야 잘 지내지. 그보다 자네 부친께서는 건강하신가?”
김구가 김곤을 바라보며 부친의 건강에 관해 물었다.
“······물론이지요. 부친께서는 아직 정정하십니다. 아직도 궐 생활을 이어 가는 것을 보십시오.”
연전연승으로 행복해하던 김곤의 표정이 살짝 일그러졌다.
그의 부친은 그가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존재이자, 한편으로는 가장 부끄러워하던 존재이기도 했으니까.
비록 부자이긴 했으나, 20세기는 마초의 시대.
불알이 거세된 이가 자신의 양부인 것은 크나큰 흠이었기 때문이다.
“슬슬 패를 돌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러게.”
이젠 구경꾼도 없다.
김구가 자신을 호위할 이들로 덩치 좋은 요원 몇몇을 데리고 오자, 잔챙이들도 더는 그들 곁에 접근하지 않았던 거다.
“아이고. 이번 판도 내가 또 이겨 버렸네. 아, 양 사장님.”
“응?”
“혹시 동대문 근처에 살던 이 씨 아십니까?”
“이 씨?”
전통 조선식 도박장이라서 그런지, 사방이 많이 개방된 형태다.
“근처 주막집에서 간간이 일손을 거들던······ 거 있잖습니까? 사별한 남편이 한때 [옹주]처럼 떠받들고 산 여편네.”
그랬기에, 김곤은 대놓고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를 있는 그대로 김구에게 풀어서 전하지 않았다.
정보요원끼리 암구호로 소통하듯.
몇몇 키워드를 거론하며 자신이 팔려고 한 정보의 정체를 김구에게 언급하기 시작했다.
“아, 기억나네. 그 [공주]병에 걸린 그 여편네?”
“예.”
“알지. 그녀가 왜?”
“그 여편네도 일가 재산을 정리하고 북으로 떠났답니다.”
“그래?”
대한제국에서 대한합중국으로 이민을 떠나는 이는 많다.
이런 이야기는 다른 청중들이 들어도 이상하지 않은 이야기.
그랬기에, 김곤은 거침없이 관련 대화를 이어 갔다.
“지난밤, 북으로 가는 열차를 탔다는 이야기가 있소이다. 거, [군밤] 좋아하는 아들놈과 함께 말이죠.”
꼭 집어서 말하지는 않았지만, 김구는 바로 깨달았다.
김곤은 고종을 언급할 때 주로 군밤 키워드를 먼저 거론하곤 했으니까.
“고 계집. 참으로 맛깔나게 생겼었는데······ 고새 북으로 갔단 말인가?”
불충하지만, 어느 누가 감히 지금 거론되는 인물을 옹주라고 생각하지 못하게끔.
옆에서 같이 게임을 하던 요원 하나가 거들어 주며, 관련 이야기를 매끄럽게 이어 나갈 수 있도록 도왔다.
“그렇다는구려. 아, 아무튼 지난밤에 북으로 떠났는데 말입니다. 글쎄, 국경에서 죽은 남편의 시댁들 식구들에게······ 딱 붙잡혔다지 뭡니까?”
여기까지는 아는 일.
두 부녀의 파천 시도는 모두 김구가 계획했기에, 김구는 계속 말해 보라는 표정을 지으며 김곤을 바라보았다.
“그래서?”
“거, 시댁 식구들이 이리 말했다 합니다. 너는 떠나도 되지만, 아들놈은 놓고 돌아가라던가? 한사코 저항해 댔다지만, 시댁 식구들의 완력에 못 이겨서 그만 꼬맹이를 대한제국에 두고 갔다던데······.”
김곤이 손가락을 튕기며 김구를 바라보았다.
“재미난 이야기는 지금부터이외다.”
“지금부터다?”
“예. 그 꼬맹이가 시댁 식구들에 의해 붙잡혀 강제로 돌아올 때, 그만 머리를 심하게 다쳤다지 뭡니까?”
“머, 머리를 말인가?”
“예.”
김구 외에 다른 요원들도 김곤의 말을 경청 중이었다.
군밤을 좋아하는 아이가 누구를 지칭하는지도 대충 유추할 수 있는 상황.
상황이 크게 다쳤다는 말에, 다들 눈을 동그랗게 뜨며 당황하는 표정을 지어 댔다.
“아둔한 시댁 식구들은 그것도 모르고, 꼬맹이가 아프다고 할 때마다 제 어미를 보고 싶어서 그런 줄 알고 꾀병을 부리는 거라 생각했다 합니다. 그래서 계속 타박만 했고요.”
흥미롭다.
꼬맹이에 고종을 대입하고 시댁 식구들을 일제 관리로 치환하면, 아주 재미난 이야깃거리가 하나 떡 하니 나오는 셈이니까.
“그렇게 닷새 동안 아이가 칭얼대는데도 신경 한 번 안 썼다고 합니다. 제 어미와 생이별을 시켜 놓더니.”
“······.”
“여기서 끝났으면 뭐 그럴 수도 있지 하는 이야기나, 그제 밤에 그만 꼬맹이가 유명을 달리했다고 합니다.”
꿀꺽-
세간에 북촌 개똥이로 알려진 노름꾼.
아니지, 노름꾼으로 위장한 요원 하나가 침을 삼키며 김곤의 이야기에 토를 달았다.
“군밤을 좋아하는 꼬맹이가······ 그제 밤에 죽었다는 말입니까?”
“예. 그렇다니까요.”
김곤은 제 아비에게서 들었던 이야기를 회상하며 김구를 바라보았다.
“거, 꼬맹이가 국경에서 제 어미와 헤어질 때, 아주 심하게 내동댕이쳐졌다고 합니다. 그 차디찬 동토에 말이죠.”
김곤은 불쌍하다는 표정을 한껏 지어 대며 일행들과 시선을 교환했다.
“한동안 기절했다가 다시금 정신을 차렸다던데. 그때 그 꼬맹이가 제 어미를 찾기는커녕, 이 세상은 자기 것이다. 이제부턴 내가 왕이다······ 이런 헛소리를 해 댔다는 이야기가 들리는 것을 보면. 그때 머리를 정말로 크게 다치긴 했나 봅니다. 그렇지 않으면 어찌 그런 소리를 해 댔겠습니까?”
이것은 김구도 아는 이야기다.
상황이 쓰러졌다가 일어났을 때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단 이야기는, 의주에서 잠복하며 이를 지켜보던 요원들에 의해 진즉 보고된 정보니까.
‘흠.’
때문에 김곤의 뒷이야기는 곧, 김곤의 정보가 높은 확률로 사실이라는 증거이기도 했다.
그렇기에 평양의 양 사장.
아니지, 김구는 눈살을 찌푸리며 무언가를 머릿속으로 정리하기 시작했다.
“아무튼······ 그렇답니다. 그래서 요새 이 씨네 시댁 식구들이 초비상이랍니다.”
“왜? 상을 치르기 위해서 바쁘다는 것인가?”
“상은 무슨······ 이 일을 어떻게 감출까 고민하고 있답니다. 본래부터 그자들, 음흉하지 않았습니까?”
일본 놈들이라고 말할 뻔했다가 김곤은 이곳이 개방된 도박장이라는 것을 인지하곤 다시금 급히 돌려 말했다.
이에.
“나는 잠시 빠지겠네.”
김구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개똥이! 뭐 하나? 패 안 돌리고.”
이에 김곤은 옆에서 멍하니 김구의 눈치를 보는 개똥이의 옆구리를 쿡쿡 찔렀다.
이야기가 끝났다고 바로 자리를 파하면, 서로 정보를 교환했다는 것이 탄로 날 수도 있으니까.
더욱이 이번 것은 값이 꽤 나가는 정보였다.
그랬기에 김곤은 판을 몇 번 더 돌려서 정보료를 더 많이 받고자 했다.
“거참, 성격 한번 급해서는. 옜다. 받으쇼. 고래 성깔 부리면 오는 복도 달아나는데.”
“뭐래? 시끄럽고. 얼른 패나 돌려!”
김구가 떠났지만, 도박판은 계속해서 돌아갔다.
몇 판 더 김곤이 이긴 후, 아주 크게 돈을 쓸어 가자 그곳에 있던 노름꾼들은 그런 김곤을 가리켜 한양의 고니라는 노름꾼들만의 별명을 지어 주었다.
* * *
“양 서방! 벌써 가려고?”
“······.”
“왜? 오늘 판돈을 많이 안 들고 왔나? 부족하면 내가 양껏 빌려 줄 수 있는데? 담보만 걸면 되네.”
상황의 죽음이 제보되었다.
김곤은 꽤 유용한 정보원이었지만, 교차검증은 본래 필수.
그랬기에, 이를 확인하기 위해 김구가 심어 놓은 다른 정보원을 찾아가려고 했는데.
그의 도박장 앞에서 처음 보는 사채꾼이 김구의 바짓가랑이를 붙잡았다.
“흐익-”
“······.”
“도, 돈 빌리기 시, 싫으면 말고.”
김구의 눈빛 한 방에 사채꾼이 ‘걸음아, 나 살려라’ 하고 도망간다.
“······.”
언제부터일까?
김구는 푸근한 인상과는 다르게, 매서운 분위기를 풍기는 사내가 되어 버렸다.
‘인간 백정이 되어 버렸군.’
킁킁-
자신에게서 사람의 피 냄새가 나나 싶어, 김구는 제 옷에 한번 코를 가져다 대 보기도 했다.
이후 그는 계속하여 이동했다.
“김 부국장님.”
“오셨습니까?”
그렇게.
또 다른 정보원을 만나서 교차검증까지 완료한 김구.
그는 북촌에 자리한 비밀 장소로 이동하여 한양에서 활동하는 정보국 요원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응? 손님이 왔나 보군.”
“예.”
김구의 응접실에는 한 사내가 앉아 있었다.
뒤태만 보아도 누구인지 알 정도로 익숙한 사내였기에, 김구는 조용히 그에게로 다가가 고개를 숙였다.
“안 부국장님. 오셨습니까?”
“김 부국장. 오랜만일세.”
“무슨 일로 한양에까지 오신 것입니까?”
“그야, 파천 문제 때문이지.”
나이는 안중근이 3살 아래고, 김구는 그의 사촌인 안명근과 지인 사이였지만.
첫 만남 당시 안중근은 의용군 장교였고, 김구는 평민이었다.
이후 애국단에서 안중근은 단장을 역임했고, 김구는 부단장직을 수행했기에.
같은 부국장임에도 불구하고 김구는 아직 안중근에게 말을 놓지 못했는데.
안중근도 이제는 그런 김구의 모습이 자연스러운지 하던 말을 계속 이어 갔다.
“옹주께서 우수리에 무사히 도착하셨네. 이 임시의장은 물론이고, 러시아 황태자까지 접견하며 자신의 존재를 합중국 만방에 알리시는 중이지.”
끼익-
응접실 문이 열리고 요원 하나가 안중근과 김구를 위해 차를 타 왔다.
안중근은 붉은 홍차를 설탕 없이 마시며 김구와 시선을 교환했다.
“같이 파천을 시도한 상황 폐하 말이야. 요새 통 소식이 없던데······ 자네는 혹시 상황이 어찌 지내는지 알고 있는가?”
그 물음에, 김구는 오늘 알게 된 따끈따끈한 뉴스를 안중근에게 알렸다.
“뭐? 사, 상황이 소천했다고?”
“예.”
이에 안중근은 매우 놀란 표정을 지어 댔다.
고종은 대한제국의 적법한 군주.
가톨릭을 믿지만, 안중근은 유교가 만연한 시대에서 어린 시절 교육을 받았던 인물이다.
임금은 곧 부모와도 같았던 시대에, 아무리 암군이지만 고종의 소천은 그에게 크나큰 충격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설마 자네······.”
“······.”
“자네가 그런 것은 아니겠지?”
고종이 외교권을 회복한 후 이강을 얼마나 괴롭힐지 대충 예상이 가는 상황.
평소 김구가 얼마나 이강을 따르고.
국익을 얼마나 살피는지, 안중근은 그 누구보다도 김구를 잘 파악하고 있었다.
그래서일까?
안중근은 이번 상황의 소천이 일본군의 흉계가 아닐 수도 있다 생각했다.
“······.”
“······.”
침묵이 오간다.
이에 안중근의 눈이 더욱더 커졌다.
“······말하게. 설마 독단적으로 이 일을 행한 것은 아니겠지?”
김구는 침을 한번 삼킨 후에 안중근을 바라보았다.
“부국장님과 저는 예부터 가까웠던 사이니까, 솔직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
“이번 사건에, 저는 전혀 연관되어 있지 않습니다.”
“진짜로, 진짜로 손톱만큼도 관여하지 않았다는 말인가?”
“예.”
김구는 아랫입술을 꾹 깨물며 자신의 비밀 계획 하나를 안중근에게 실토했다.
“사실 독단적으로 계획을 세우긴 했으나······ 이를 시행하기 전에 이런 일이 벌어져서······.”
“허!”
다행이라면 다행일까?
자신의 앞에 있는 김구는 아직 괴물이 되진 않은 듯했다.
안중근은 하늘에 계신 조물주께 감사의 인사를 한 후, 그의 앞에 있는 김구의 손을 꼭 잡았다.
“어째서 그런 몹쓸 생각을 한 것인가?”
김구는 자신의 암살 계획과 더불어, 자신의 향후 미래 계획 또한 안중근에게 밝혔다.
이번 일이 성공했다면, 이에 대해 책임지고 정보국에서 나올 것이라고 밝힌 거다.
“이에 관해서는 더는 이야기하지 말도록 하지.”
갑작스러운 김구의 고백에, 안중근은 혼란스러웠다.
그랬기에 일단은 이 상황을 덮고자 했다.
“시급한 일부터 먼저 처리하자고. 일단······ 이 사건을 이대로 가만히 둘 수는 없는데 말이야. 혹, 이에 대한 대비책은 세워 두었는가?”
파천 계획은 김구의 주도 아래 진행되었다.
당연하게도 이에 대한 대비책 역시도 존재할 것이라고 안중근은 믿었다.
“상황은 용이 되어 하늘로 소천했습니다.”
“그렇지.”
“그는 평생토록 대한제국의 진정한 황제가 되고 싶어 했지요. 그 꿈을 우리가 이루어 주어야 할 것입니다.”
“돌아가신 후라도 말이지?”
“예.”
진정한 황제는 나라를 위해 한 몸을 바친다.
고종이 살아서 그리 행동하지는 못했지만, 죽음으로써 이를 처음으로 이바지하리라 안중근은 생각했다.
“그래. 시작하도록 하게. 자넨, 상황의 죽음을 대한제국 전역에 알리도록 하게나. 나는 나대로 이 소식을 서방에 알리겠네.”
< 승천 (2)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