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Joseon prince went to America and did not return RAW novel - Chapter (380)
조선왕자가 미국갔다 안 돌아옴-380화(380/392)
< 상수와 변수 (3) >
단발의 총소리는 마치 육상 경기의 시작을 알리는 스타트건 발사 소리 같았다.
“암살범이다!”
“전하를 지켜라!”
주위가 소란스러워지자, 나를 호위했던 경호원들이 빠르게 내 쪽으로 다가왔다.
그리곤.
들고 있던 방탄케이스와 방탄 우산을 쫙 펼치며, 혹시 모르는 다른 암살범의 추가 공격을 막기 위해 온몸으로 내가 공격받을 수 있는 경로를 가리기 시작했다.
“전하! 일단 안전한 장소로 몸을 옮기시지요.”
“······알겠네.”
십여 년 전.
샌프란시스코에서 있었던 암살미수 사건 때문에, 나의 경호원들은 거의 매달 모의 훈련을 받으며 만약의 상황에 계속해서 대비했다.
피와 땀으로 이루어진 고된 훈련의 성과 때문인지, 당황하며 어리벙벙한 표정을 짓는 다른 경호원들과는 다르게.
우리 일행은 비교적 큰 혼란 없이 아수라장이 된 유세장을 빠르게 탈출했다.
“전하!”
“······.”
“전하! 괜찮으십니까?”
괜찮긴.
지난날의 트라우마가 떠오르는 것 같아서 지금도 손과 발이 계속하여 덜덜 떨리고 있지 않던가?
‘그때. 진짜로 저승 문턱에까지 갔다가 다시금 살아 돌아왔었는데 말이다.’
잊고 살았는데.
같은 도시에서 똑같은 이벤트가 다시금 행해질 줄이야.
나는 잠시 명상을 하며 떨리는 마음을 좀 진정시킨 다음, 머릿속에서 계속 떠돌고 있는 의문 하나를 입 밖으로 꺼내었다.
“하딩은? 하딩은, 어찌 되었다던가?”
일단 내 신변은 안전해졌다.
그렇다면 그다음으로 신경 써야 하는 것은 뭘까?
당연하게도 하딩의 상태 파악이었다.
그랬기에 나는 하딩이 상태를 파악하고자 했다.
“죽었는가? 살았는가?”
무능하고, 더불어 언론에서도 매일 같이 까이고 있다만.
하딩은 누가 뭐라고 해도 미 행정부의 최고 통수권자인 대통령이다.
그가 살아 있냐 죽어 있냐에 따라, 그의 남은 임기 정책이 확확 바뀔 수도 있기에.
나는 빠르게 하딩의 상태를 확인하라고 최현우에게 명령했다.
“전하!”
나의 명령에 부하들과 함께 밖으로 나갔다 돌아온 최현우.
밖에서 많이 뛰어다녀서 그런 것일까?
그는 살짝 숨이 찬 표정을 하며 도착한 후에도 한참을 헐떡거렸다.
보고를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최현우 같은 고급 인재가 이로 인해 사망하기라도 하면 난감했기에.
나는 최현우가 정상인 상태로 돌아오기를 기다렸다가 그의 보고를 받기 시작했다.
“전하! 하딩은 다행히도 무사하다고 합니다.”
저런!
또 한 번 머리가 복잡해진다.
쉽게 나갈 수 있는 길을 코앞에 두고, 다시금 빙빙 돌아가야 했기에 머리가 다시금 ‘띵’ 해 온 것이다.
“그보다······.”
“그보다?”
“하딩이 사람을 풀어 전하를 급히 찾고 있나이다.”
하딩이 날?
이 소란스러운 소동 중에 왜?
갑자기 등골이 서늘해지기 시작했다.
‘설마······.’
저격수가 한인이었던 것은 아니겠지?
에이.
진짜로 그런 것은 아니지?
‘나는 분명······.’
한반도에 있는 김구를 이곳으로 불러들이지 않았는데 말이다.
‘진짜로, 한인이 범인이라면.’
최악이다.
저격을 당한 당사자가 살아 있는 상황에서 무슨 보복을 당할지도 모르니까.
임기가 1년 반밖에 남지 않았지만, 하딩은 엄연히 미국의 대통령.
나를 진흙탕 속으로 끌어들이고자 마음먹는다면 충분히 하고도 남을 역량이 있는 자다.
나는 살짝 긴장하며 일단은 최 비서실장과 함께 하딩이 머물고 있다는 장소로 향했다.
지레 겁먹고 회피할 수도 있었지만, 늘 그랬던 대로 일단은 부딪쳐 보기로 마음먹은 것이었다.
* * *
유세장 인근에 내가 탄 자동차가 도착했다.
저격이 한 차례 행해져서 그런지, 이 일대는 미국 대통령실에서 나온 경호원들로 가득했다.
“이쪽입니다.”
“······.”
나는 검은 양복을 입은 그들 사이를 잠시 걷기 시작했다.
일 분 정도 지났을 때.
내 시야에 콘크리트 건물 하나가 들어왔는데, 그 안으로 들어가니 하딩이 앉아 있었다.
“아이고. 이 황태제님.”
하딩이 내 시야에 들어왔다.
처음에는 긴가민가했는데, 가까이서 보니까 확신이 든다.
그는 진짜로 멀쩡했다.
피도 흘리지도 않고, 걸음걸이도 많이 불편해 보이지 않는 것이 그 증거겠지.
“오셨소이까? 이쪽에 앉으십시오.”
“······대통령님. 건강은 좀 어떠십니까?”
하딩은 씩 웃으며 나를 한번 쳐다보았다.
그 후 제 오른손으로 자신의 가슴팍을 살살 문지르며 다음 말을 이어 가기 시작했다.
“다행히도 신께서 저를 버리지 않으셨는지, 하나도 다치지 않았습니다.”
“그래요?”
“예. 의사들 말로는 가슴 주위에 약간의 타박상만 입은 것이 전부라고 합니다.”
“······.”
“혹, 믿기지 않으시면 제가 직접 옷이라도 한번 벗어 볼까요?”
하딩은 그리 말하며 진짜로 상의를 탈의하려고 했다.
내가 바로 만류하여서 그런지, 진짜로 의복을 벗지는 않았지만.
하딩은 연신 미소를 지으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의료진이 권하기로는, 병원으로 바로 이동하여 추가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하더이다.”
“그럼 속히 가셔야 하지 않습니까?”
나의 물음에 하딩은 고개를 끄덕였다.
“예. 본인의 건강만을 생각한다면 그리해야겠죠.”
나는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그리고는 하딩의 손을 꼭 잡으며 진심으로 걱정하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한시가 급한 상황인데, 이제라도 얼른 주치의의 제안을 들으십시오.”
“이 황태제님.”
“예.”
“전하 또한 일국의 황태제로서 대한의 번영을 최우선으로 생각하시죠? 본인도 마찬가지입니다. 본인 또한, 개인의 영달보다는 나라부터 생각해야 하는 일국의 대통령이란 말입니다.”
하딩은 마치 배우가 연기하듯, 마치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일장 연설을 하기 시작했다.
‘총 한번 맞더니. 정신을 차렸나?’
그리 진심으로 나라를 생각했으면, 진즉 일 좀 하지.
매일같이 백악관에서 친구들을 불러서 술과 도박을 일삼지는 않았다면, 이리 말년에 고생하지 않았을 텐데 말이다.
‘웃자, 웃어.’
이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오는 것을 간신히 참았다.
그리고는 억지 미소를 살짝 머금으며, 계속하여 하딩의 신변을 걱정하는 척했다.
“그래도 지금은 병원부터 가셔야 합니다.”
“이리 본인의 건강을 걱정해 주시다니. 참으로 기쁩니다.”
하딩은 다음 말을 하며, 손사래를 쳤다.
“기자들과의 인터뷰만 마치면 바로 병원에 들를 것이니, 이 이야기는 그만합시다.”
하딩은 그리 말하고는 무언가를 주섬주섬 찾기 시작했다.
나를 이 자리에 부른, 진짜 이유를 막 설명하기 시작한 것이다.
“아! 기자들과의 인터뷰 전에 이 황태제님을 이리 부른 것은, 내 감사의 인사를 꼭 이 자리에서 하고 싶어서였습니다.”
“감사요?”
“예. 혹시 이것 기억하십니까?”
나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내 앞에서 하딩이 흔들고 있는 물건은 가운데가 뻥 뚫린 성경책이었으니까.
“이 황태제님께서 연단에 오르기 전에 제게 이를 권하지 않았습니까?”
“······.”
그랬지.
암.
“아까도 말했지만 이 덕분에 목숨을 부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는 진짜로 하딩이 걱정되어서 했던 행동이 아니었다.
나의 루틴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연단에 서는 이와 만날 때면, 습관처럼 품 안에 가지고 있던 성경을 건네주었으니까.
“3cm 정도만 우측으로 빗맞았어도, 지금쯤 저기에 누워서 싸늘한 주검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랬구나.
내 도움 때문에, 하딩이 살아났구나.
‘이걸······.’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머릿속이 다시금 새하얘졌다.
“이건 돌려드리겠습니다.”
성경책 사이에 오얏나무 무늬가 찍혀 있는, 금으로 된 책갈피가 하나 끼워져 있었다.
표지 바로 뒤에 자리 잡고 있어서 그런지, 가운데 면이 뻥 뚫려 있었는데.
하딩은 이를 내게 건넸다.
이걸 받아도 되나 하는 표정을 지으며 나는 하딩이 건넨 황금 책갈피를 수령했다.
“아! 이 황태제님. 한 가지 부탁이 있습니다.”
“부탁이라면······.”
“개인적으로 본인을 지켜 준 성경책은 계속 소지하고 싶습니다. 뭔가 이를 볼 때마다 오늘 느꼈던 초심을 되찾을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입니다.”
연방수사국에서 조사가 행해지겠지만, 결국에는 돌려받을 수 있다 예상했는지 하딩은 조금 전에 건넨 성경책을 자신에게 선물해 달라고 부탁했다.
뭐, 이건.
별거 아닌 부탁이었기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하고 싶은 대로 하라는 무언의 제스처를 날렸다.
“아! 생각해 보니 이 황태제님께서도 비슷한 경험을 하셨었군요. 신의 가호로, 두 번째 인생을 살게 되셨을 때······ 이 황태제님께서는 그때 어떤 기분이셨습니까?”
“흠. 본인은······.”
포커페이스를 유지해야 했지만, 자꾸 심적으로 흔들린다.
그래서 머리가 아파져 왔는데.
그때였다.
“각하! 기자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딩의 비서들이 힘들어 하는 나를 도와주었다.
“더욱이 주치의 또한 각하께서 빠르게 병원에 들르시길 원하십니다.”
“이 황태제와의 대담은 나중에 하시는 것이 어떠십니까?”
하딩은 비서들의 닦달에 못이기는 척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가 떠난 자리에서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던 나는, 하딩의 암살미수범이 폰지에게 돈을 떼인 백인이었다는 말을 듣고서야 비로소 자리를 훌훌 털고 일어날 수 있었다.
* * *
하딩은 샌프란시스코에서 기자회견을 한 후, 워싱턴으로 빠르게 복귀했다.
“대통령 각하.”
혹시 모르는 추가적인 위협 또한 방지해야 했고, 몸에 무리가 갔을 수도 있었기에 다시금 백악관으로 돌아온 것이다.
막 워싱턴에 복귀한 하딩은 한 남자부터 만났는데.
“부르셨습니까?”
“그래.”
그의 정체는 바로 연방수사국의 새 수장이었던 후버였다.
“이전에 살짝 주고받았던 이야기 말일세.”
“예. 이 황태제의 전반적인 비리를 수사하는 프로젝트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그래.”
하딩은 고개를 끄덕인 후, 담배를 태우기 시작했다.
그는 한결 진득해진 눈빛으로 후버를 바라보며 물었다.
“수사의 진척은 있나?”
“아직 각하께서 승인하지 않으셔서 준비만 해 두고 있었습니다. 다만······.”
후버는 신이 났다.
잠잠했던 하딩이,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그를 먼저 찾아서 이강의 수사 진척을 묻고 있었기 때문이다.
“언제든 승인만 해 주신다면 해당 TF를 바로 발동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그래?”
“예.”
후버는 비릿한 표정을 지었다.
풍문에는, 이강이 건넨 성경책 때문에 하딩이 목숨을 구했다고 하던데.
‘하딩도 정치인이기에······ 별수 없지.’
목숨을 구해 준 것과는 별개로.
후버는 하딩이 이강에게 목줄을 채우려고 자신을 불렀다고 생각했다.
미국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인물을 제 뜻대로 조종하기 위해서는, 겁박할 거리가 필요하긴 하다.
후버는 하딩이 이참에 이를 지시하리라 생각했는데.
“T.F.팀을 해체하게.”
“예?”
예상과는 다른 명령이 하딩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승인이 아니고······ T.F.팀을 해체라고요?”
“그래.”
“혹시, 샌프란시스코에서 있었던 일 때문입니까?”
후버는 흥분했다.
다 된 밥에 재가 뿌려진 셈이었으니까.
그랬기에, 후버는 평소였다면 하지 말아야 할 말까지 하게 되었다.
“일각에는 이 황태제가 건넨 성경 덕분에 각하께서 가까스로 목숨을 구제하셨다는 소문이 돌고 있는데 말입니다. 혹시, 그 때문에 방금 명령을 지시하신 것입니까?”
후버의 말에 하딩은 화가 났는지 얼굴이 뻘게졌다.
그는 천천히 후버에게로 다가오며 평소보다도 더욱 낮은 목소리로, 후버에게 천천히 경고했다.
“자넨, 내가 우스운가?”
“······.”
“일개 사적인 감정 때문에, 내가 공과 사를 구별하지 못하는 멍청한 대통령으로 보이냐고 묻는 것일세.”
“제 말은······.”
후버는 말을 삼키며 자신의 실수를 후회했다.
하딩은 그런 후버를 뚫어지게 노려보며 그가 고개를 계속 조아리게끔 유도했고.
“정 그자를 수사하고 싶다면, 다음 대통령에게 허가를 구하게나.”
“······.”
“1년 정도는 참을 수 있지 않은가? 아직, 자네 임기가 꽤 많이 남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말이야.”
“······!”
후버는 하딩을 압박할 수도 있었다.
언론에서 아직 알아내지 못한, 하딩의 수많은 비리를 언급하며 그를 겁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후버는 그리 행동하지 않았다.
방금 하딩의 입에서 심상치 않은 표현이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1년만 참으라고?’
후버의 눈알이 빠르게 굴러가기 시작했다.
“이 일을 진심으로 하고 싶다면, 내 후임에게 허락을 구해 보게. 나를 좀 그만 괴롭히고.”
“······.”
후버는 하딩이 방금 자신에게 말한 발언의 파급력을 계산하며 빠르게 백악관을 떠났다.
그런 후버를 바라보며, 하딩은 머리가 아픈지 제 관자놀이를 손가락으로 꾹꾹 지압했다.
“각하. 다음 주 정기 기자회견에서, 진짜로 불출마 선언을 발표하실 생각이십니까?”
“그래.”
하딩은 전전긍긍 앓는 비서실장을 향해 단호하게 선언했다.
그 후, 하딩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있었던 그때를 회상했다.
“하나님께서 내 기도에 응답하시지 않으셨던가? 내 몸에 맞지 않은 옷은 그만 벗고, 새 삶을 살라고 명령하셨네.”
“하지만······.”
“주의 충실한 종으로서, 나는 그저 하나님의 말씀만을 따를 것일세. 더욱이 반등하던 지지율도 다시금 꼬라박고 있지 않은가? 누구 덕분에 말이야.”
“······.”
방탄 성경의 유명세로 하딩의 지지율은 반등했다.
하지만 그의 불륜추문과 그의 측근들의 또 다른 비리들이 언론에 보도되기 시작하며 다시금 지지율은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이번에 엮인 측근은 방금 의문을 제기한 비서실장과도 인연이 있던 자였기에, 그는 입을 꾹 다물 수밖에 없었다.
“이쯤 하면 그만두어야지. 신께서도 만류하시는데 말이야.”
하딩은 이제 모든 것을 놓고 싶어 했다.
더욱이 한번 죽음의 문턱을 밟았다가 다시금 돌아왔기에, 그는 그가 진정으로 원하는 말년의 노후를 보내고 싶었다.
“오, 마이 달링!”
그때였다.
하딩의 아내인 플로렌스 여사가 하딩의 집무실에 발을 들였다.
“몸은 좀 어떻소?”
플로렌스는 지병이었던 신장병 때문에, 도중에 먼저 워싱턴으로 돌아갔다.
그랬기에 샌프란시스코에서 있었던 일련의 과정에서 살짝 떨어져 있었는데.
하딩은 다시금 재회한 아내를 바라보며 활짝 웃기 시작했다.
“비서들을 시켜서 대통령 불출마 선언문을 작성 중이라던데······ 이 어처구니없는 풍문이 혹시, 사실인가요?”
“······.”
“저런. 표정을 보아하니 사실이군요.”
“······.”
“하! 샌프란시스코를 다녀오더니 머리가 어떻게 된 것인가요? 대통령직을 불출마한다니! 어떻게 차지한 백악관인데 싸움 한번 해 보지 않고 다시금 내려오겠다는 것이에요?”
하지만 정치적 욕심이 컸던 플로렌스는 전혀 기쁘지 않다는 표정을 지어 보이며, 하딩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그는 하딩의 심장 쪽을 오른손 검지로 꾹꾹 찌르며 하딩에게 잔소리를 하기 시작했다.
“당장 취소하세요. 그리고 우리 둘이 머리를 맞대며 새롭게 계획을 짜 봐요. 분명 해결책이 보일 것이에요.”
“······.”
“아! 맞다. 이번에 샌프란시스코를 들르며 이 황태제와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면서요. 그자도 다시금 백악관으로 불러서 이야기를 나눠요. 분위기를 반전시키려면 많은 선거 자금이 필요할 텐데. 이 황태제와 록펠러만큼 이 나라에서 부자인 이는 없으니, 일단은 그에게 구원 요청을 해 봐요. 이후에는 연방수사국의 후버를 시켜서······.”
플로렌스는 하딩이 자신을 바라보지 않고 뒤돌아 서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성을 내기 시작했다.
“또, 또. 내가 진지하게 말하면 집중 좀 해요, 워런! 뒤돌아 서 있지만 말고요. 워런! 내 말 듣고 있나요?”
“으으······.”
“워런? 워, 워런?”
뒤돌아 서 있던 하딩.
사실 그는 플로렌스를 무시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다.
플로렌스가 꾹꾹 질렀던 심장이 조여 오는 것 같아서, 고통스러워서 제 나름대로 온 힘을 다하여 심장을 쥐고 있었던 것이었다.
“누구 없어요? 밖에 누구 없나요?”
“무슨 일이십니까?”
“헉! 각하. 괜찮으십니까?”
플로렌스의 외침에 밖에 있던 비서들이 대통령 집무실로 달려들어 왔다.
그들은 이젠 쓰러진 워런의 몸을 살피며 주치의를 찾기 시작했다.
“각하, 각하! 제임스! 담당의를 불러오게. 각하께서 가슴을 붙잡고 쓰러지셨네.”
“각하! 정신을 다잡으셔야 합니다. 이대로 쓰러지시면 안 됩니다.”
“아아······ 여보! 여보!”
여름 독감에서 한 번.
암살의 위협에서 또 한 번은 살아 돌아왔던 하딩.
하지만 세 번의 기회는 없었다.
안 그래도 약해진 몸.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자, 그만 퍼져버린 것이었다.
“여보! 여보!”
그렇게 하딩은.
백악관에서, 심근경색으로 유명을 달리하게 되었다.
< 상수와 변수 (3)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