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Joseon prince went to America and did not return RAW novel - Chapter (385)
조선왕자가 미국갔다 안 돌아옴-385화(385/392)
< 누가 우물에 독을 풀었나 (1) >
일본의 재무장관인 다카하시 고레키요.
그는 전후 공황을 극복하고 다시금 일본 경제를 정상 궤도로 돌려 놓은, 일본의 몇 안 되는 경제통이었다.
‘젠장.’
하지만 그런 그에게도 이번 위기는 참으로 난감했다.
공황을 극복한 지 얼마나 되었다고, 또 다른 공황이 다시금 스멀스멀 찾아온단 말인가?
다카하시 고레키요는 머리가 두 쪽이 날 것만 같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해결책이 보이질 않았으니까.
“외숙부님! 퇴근하셨습니까?”
대지진이 발생한 후로 다카하시는 대장성에서 몇 날 며칠이고 밤을 새웠다.
하지만 도통 해결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 탓에 일단 집으로 터덜터덜 돌아갔는데.
집으로 돌아온 그를 가장 먼저 반긴 이는 외조카였던 가네다였다.
“너는 가네다가 아니더냐? 그래. 오랜만이구나.”
“······예. 외숙부님.”
“그나저나 안색이 살짝 어두운데, 혹시 내 누이가 어떻게 되기라도 한 것이냐?”
“아, 아닙니다. 어머니께선 무사하십니다.”
“그럼?”
“······.”
평소 말이 많던 가네다.
그런 그가 입을 꾹 다물며 침묵한다.
이에 다카하시는 설마 하는 표정을 지으며 주변에 자주 보이던 한 사례를 언급했다.
“혹여, 주식이 반 토막이라도 난 것은 아니겠지?”
“······!”
“말해 보아라. 적어도 내게는 솔직하게.”
“어, 어찌 아셨습니까?”
어찌 알긴.
주변에 그런 놈이 한가득 존재했으니, 표정만 보고도 척하고 맞춘 거지.
일본의 재무대신이기에, 그동안 얼마나 많은 로비를 받아 왔던가?
외국인 자본을 규제해 달라며 대장성 제일 꼭대기 층에 자리한 그의 집무실에 찾아온 명사만 해도 수십 명에 달했다.
‘멍청한 것.’
다카하시는 한심하단 표정을 지으며 혀를 찼다.
가네다는 외숙의 차가운 반응에 재빨리 무릎을 꿇으며 애원했다.
“염치 불고합니다만, 딱 한 번만 도와주십시오.”
“······.”
“대지진 때문에 제 주식이 반 토막이 났습니다. 부디 지금이라도, 고, 공매도라도 막아 주십시오.”
“······.”
“공매도 때문에 일본 신민들 모두가 죽어 가고 있습니다.”
“······.”
“공매도를 막아야, 우리 일본 신민들이 살아날 것입니다.”
다카하시의 얼굴이 더욱더 찌그러졌다.
일본은 이제 막 공황을 탈출한 상황.
아직 횡보해야 하건만, 투기 세력이 불을 지르며 지난달에만 일본 주식시장이 15%나 올랐다.
불나방 같은 이들을 살리려고 공매도를 금지했다가 외국 자본이 일시에 빠져나가기라도 한다면?
일본 경제는 다시금 진짜 공황에 빠져들며 한동안 바닥을 기어야 할지도 몰랐다.
“쯧쯧.”
지금 그의 앞에 있는 조카는 자신이 살자고 다른 일본 신민들을 버리자는 주장을 하고 있다.
다카하시는 실망 가득한 표정을 지으며 모자란 조카를 나무랐다.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놈 같구나. 그 입 다물고, 조용히 네 어미나 간호하거라.”
“외숙부.”
“그 입 다물래도.”
“······.”
다카하시는 바짓가랑이를 붙잡는 조카를 뒤로하고 제집으로 복귀했다.
“각하! 다녀오셨습니까?”
하지만 그곳도 평온하지는 않았다.
그가 고용했던 하인들 또한 다 죽어 가는 표정을 짓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에하라. 오늘따라 안색이 별로로군. 혹, 자네도 주식 투자를 한 것인가?”
다카하시는 걱정과 짜증이 반씩 섞인 얼굴로 제 고용인들에게 안색이 어두운 연유를 물었다.
“저, 저는 글자도 겨우 읽는데, 어찌 주식을 한단 말입니까?”
“그래?”
“예. 숫자는 더더욱 질색이라 증권사 근처도 가지 않았습니다. 믿어 주십시오.”
“그럼 어째서 그리 얼굴이 썩어 들어가는 것이냐?”
“그저, 배탈이 좀 났을 뿐입니다.”
“배, 배탈?”
“예.”
“어제 뭘 먹었길래, 그리 탈이 난 것이냐?”
우에하라는 머리를 긁적이며 다카하시의 눈치를 보았다.
“별것 없었습니다. 먹은 것이라곤 고작 물 한 잔뿐이었습니다.”
“겨우 물 한 잔만 먹었다고?”
“예.”
다카하시는 기가 막힌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곤 팔짱을 끼며 우에하라에게 화를 냈다.
“형편이 안 좋으면 내게 도움을 청했어야지!”
“······.”
“내, 일국의 대신으로서 자네 가족 정도는 챙겨 줄 수 있건만. 자네는 내 사람이지 않은가?”
우에하라는 살짝 감동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도움을 바로 받고자 하지는 않았다.
“끼니를 거를 정도로 가세가 많이 기울진 않았습니다. 다만, 이번 지진 때문에 저희 본가가 홀라당 불타 버려서······ 그 때문인지 도저히 밥이 목구멍에서 넘어가지 않아 그런 것뿐입니다.”
“저런.”
다카하시는 고개를 돌렸다.
다른 고용인들 또한 사정이 비슷해 보였다.
“오오시. 자네도 그런가?”
“예. 뭘 잘못 먹은 탓인지, 1시간마다 화장실을 들러야 해서 죽을 맛입니다.”
“조심 좀 하지. 쯧쯧.”
“상한 것을 먹었으면 덜 억울하기라도 하겠지만, 저 또한 어제오늘 먹은 것이라고는 미음뿐입니다.”
다카하시는 잠시 눈을 감고 방금 이야기가 나온 정보들을 정리했다.
“가만······ 우에하라와 오오시, 자네들 둘 다 어제 요코하마 항구에 갔다 오지 않았나?”
“예. 그렇습니다.”
“본가가 그쪽에 있으니까요.”
“자네들. 어릴 적부터 이웃 주민이었지?”
“예.”
“저희 둘 다 같은 우물을 사용할 정도로 매우 가까운 사이였습니다.”
다카하시는 무언가 의문이 풀렸다는 듯 눈을 다시 뜨며 둘을 바라보았다.
“혹, 주변에서도 배앓이를 심하게 하지 않던가?”
“그러고 보니······ 효고 상도 어제오늘 집에서 영 나오지를 못하더군요.”
“히가 상도 그랬던 것 같습니다. 다만, 조선에서 온 이한울인가 뭔가 하는 놈은 아주 멀쩡했습니다.”
“허. 조선놈만 멀쩡했단 말인가?”
“예. 지진이 일어난 후로 그치들이 더는 우물물을 길어 마시지 않더군요.”
“다른 곳에서 식수를 받아서 사용했나 봅니다.”
“하긴, 그랬다면 그들은 왜 배앓이하지 않았는지도 설명할 수 있을 것 같군.”
오오시는 평소 조선인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래서일까?
그는 눈을 가늘게 뜨며 음모론 하나를 제기했다.
“아니면······.”
“아니면?”
“조선 놈들이 작금의 혼란을 틈타서 우리가 사용하던 우물을 오염시킨 것은 아닐까요?”
“조선인들이?”
“예. 조선인들은 본디 아국의 신민들을 업신여겼습니다. 우리가 그들보다 일찍 개화하여 서구의 근대문물을 일찍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계속하여 우리를 깔봤을 종자들이란 말입니다.”
“······.”
“최근에 이 황태제가 미국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다시금 본연의 습성이 꿈틀꿈틀 보이지 않았습니까? 이 황태제 이야기만 나오면 어찌나 거들먹거리던지. 으으.”
“그게 우물 오염과 무슨 관련이 있다는 거지?”
오오시는 계속하여 막무가내식 주장을 이어 갔다.
“이 황태제 때문에 어깨를 들썩이고 다닌다지만······ 현재는 영 개판이니 속에서 울분이 치솟고 있겠지요.”
“······.”
“그렇기에 이때다 싶어서 이번 혼란을 틈타서 난동을 부리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말도 안 되는 논리다.
“예이. 설마. 조선인도 같은 인간인데 그런 짓을 하겠나?”
오오시와 동향인 우에하라의 반응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오오시가 근거 없이 조선인을 모함하고 있다는 것을.
“혹시 모르니 총리께 이번 일을······.”
하지만 오오시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의 뇌내망상 속에서 막 피어난 가설을, 제 주군인 다카하시에게 전염시키려 한 것이다.
“되었네. 가뜩이나 대지진 수습 때문에 머리가 아프실 텐데, 괴상한 헛소문까지 보고할 필요가 있겠나?”
“······하지만.”
“거기까지!”
하지만 다카하시는 일거에 일축했다.
일본에 그나마 남은 지성인답게.
말도 안 되는 음모론 따위는 단번에 잘라 버린 것이다.
“자, 받게. 자네들 치료비네.”
“각하!”
“속히 의원에게 찾아가서 진료를 받게나.”
“가, 감사합니다.”
“대장 대신 각하. 이 은혜,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다카하시의 배려에 두 하인이 눈물을 글썽였다.
그런 고용인들의 반응을 보며 다카하시는 한결 마음이 편해지는 것 같았다.
그는 하인들이 들려 준 조선인 관련 풍문은 머릿속에서 싹 비우며, 이번에 닥칠 공황을 어떻게 해결해 갈지를 다시금 고민해 나갔다.
* * *
스기우라 주고는 일본의 황태자인 히로히토의 스승이다.
시라토리 구라키치나 시미즈 도루 같은 다른 이들도 히로히토를 가르쳤지만 현재의 히로히토를 만든 이는 스기우라였기에, 히로히토만 보면 자신이 자랑스러웠다.
“끙.”
스기우라는 황태자의 스승이라는 직위를 이용하여 일본 정계에서 우뚝 서려고 했다.
하지만 히로히토가 유럽 순방 때에 이어 폰지 사건에도 휘말리며 근신을 하게 되자, 스기우라 역시도 본 계획과 달리 몸을 웅크려야 했다.
“무슨 일인가?”
나대고 싶지만, 본의 아니게 자숙을 해야 했던 스기우라.
“무슨 일이기에 네놈들끼리 그리 속닥거리냐고 물었다.”
“그게······ 대지진과 관련된 재미난 정보들을 주워 와서 그렇습니다.”
그런 그에게 절호의 찬스가 서서히 찾아오고 있었다.
“그러니까······ 이 황태제가, 이번 지진을 예측했다고?”
“예.”
스기우라는 기가 막혔지만 일단은 들어 보겠다는 눈빛으로 하인들에게 관련 이야기를 계속 해 보라고 명령했다.
“예전에 샌프란시스코 대지진 때도 이 황태제가 활약하지 않았습니까?”
“······그랬지.”
“과거 이 황태제가 보였던 이력들을 언급하며 일부가 그의 대처를 칭송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누구는 손해를 잔뜩 보았는데.
이강이라는 놈은 자연재해가 발생했다 하면 거대한 이득을 본다.
일부는 그런 이강의 행태를 두고 꼴불견이라며 못마땅해할 수도 있지만.
이강의 선견지명에 감탄하며 그의 미래시에 감복하는 이도 많았다.
“아주 소수지만, 일부는 이런 이 황태제의 능력에 감동하여 이 황태제를 ‘카미’라고 생각한답니다.”
“카미?”
카미는 일본어로 신이다.
일본의 국교는 현재 신토.
신토에서 카미는 일본의 군주인 덴노를 의미한다.
그런 덴노 대신 망측하게도 일부가 외국의 차기 군주인 이강을 신으로 생각한다니!
“어느 놈이? 도대체 어느 놈이 그딴 막말을 지껄인단 말인가?”
이강에게 한번 혼쭐이 난 히로히토.
그런 히로히토의 스승이었던 스기우라였기에, 하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참으로 기가 차는 기분이 들었다.
“덴노께서 이리 멀쩡히 살아 계시는데, 어느 놈이 감히 거짓된 신을 언급하며 신성모독을 했냐고 물었다!”
스기우라가 극대노를 하자, 하인들은 어쩔 줄 모르는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그들은 일단 무릎부터 꿇으며 살려 달라고 손이 발이 되도록 싹싹 빌었다.
“······저, 저희도 소문으로만 들은 이야기라서.”
“마, 맞습니다. 저희는 무고합니다.”
“네놈이, 지금 그 말을 변명이라고 하는 것이냐!”
“시, 시간을 주신다면 소문의 근원지를 반드시 알아내겠습니다.”
“마, 맞습니다. 한 번만 아량을 베풀어 주십시오.”
스기우라는 못마땅한지 하인들을 연신 째려보았다.
하지만 조금 전보다는 살짝 누그러진 표정을 지었다.
하인들이 고발한 내용이 제법 흥미로웠기 때문이다.
“스승님.”
“그래.”
스기우라의 제자였던 아라시.
“너무 노여워 마십시오.”
“······.”
“······.”
“자네들 뭐 하는가? 얼른 소문의 진원지부터 찾아보게나.”
“예.”
아라시는 제 스승을 달래며 하인들이 보고했던 내용은 별일 아닌 헛소문이라고 치부했다.
“우매한 아랫것들이 이 황태제에 관한 거짓 소문을 곧이곧대로 믿으며 잠시 멍청한 짓을 하고 있다만······ 곧 자신들의 잘못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그러니 너무 개의치 마십시오.”
“만약 깨닫지 못한다면?”
“······.”
“그때는 어찌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
스기우라는 근심 가득한 표정을 지으며 제 제자를 바라보았다.
현재 히로히토는 유럽에서 한 번.
그리고 도쿄에서 폰지 사기로 한 번.
통합 두 번이나 크나큰 실수를 하여서 민심을 잃은 상태였다.
앞으로 계속하여 황태자가 실수를 하고, 이강이 계속 승승장구한다면.
내부에서 불순한 세력들이 꿈틀거릴 수도 있을 거다.
그랬기에 그는 진심으로 이를 걱정하며 상황을 반전시키고 싶어 했다.
“누가 진짜 살아 있는 신인지, 진실을 대중들에게 알려야지요.”
“어떻게?”
스승의 물음에 아라시는 눈을 아주 가늘게 뜨며 고개를 살짝 갸웃했다.
“스승님.”
“오냐.”
“최근 재미난 풍문이 요코하마 항구 인근에서 돌고 있습니다. 이번 대지진의 혼란이 지속되도록 조선인들이 우물에 독을 탔다는 풍문이 있던데 말입니다.”
“우물에 독을?”
“예.”
아라시의 입에서 나온 건 조금 전에 들었던 풍문과 비슷한, 조선인과 관련된 이야기였다.
하지만 살짝 결이 달랐다.
전자는 이강에 관한 풍문이지만, 후자는 열도에 있는 조선인들에 관한 소문이니까.
“진짜 사실인가?”
“사실인지 아닌지는 중요치 않습니다. 스승님.”
아라시는 비릿한 표정을 지으며 제 스승에게 반걸음 다가갔다.
“이 소문은 결국 스승님을 총리 자리로 인도할 것입니다.”
“나를?”
“예. 스승님께서는 이를 그저 이용하시기만 하면 됩니다.”
“······.”
“우리에게 유리하도록 여론을 조성하십시오. 현 내각은 군부를 견제하기 위하여, 대한합중국과의 수교를 추진하는 중입니다.”
아라시의 권유에 스기우라는 무언가 알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는 손뼉을 한번 짝 하고 친 후, 제 제자를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만약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탔다는 풍문이 요코하마항 인근에서 그치지 않고, 간토 지방 전역으로 퍼져 나간다면······.”
“조선과 우리의 외교 관계가 다시금 나빠져, 하라 총리의 대한합중국 수교 추진 계획은 표류할 것입니다. 더 나아가 국민은 현 내각의 재신임을 요구하겠죠.”
“그렇지. 민심을 저버린 행동을 하려고 했으니까.”
“예.”
아라시는 한쪽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다음 말을 이어 갔다.
“만약 하라 총리가 스승님께 도움을 청한다면······.”
“그때 황태자비 간택 문제를 거론하며 그를 흔들라는 뜻이로구나.”
“예. 더불어 이 풍문이 간토 전역으로 퍼진다면······ 셋쇼노미야님의 명성 회복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조선인은 천성이 간악하고, 믿을 수 없는 종자라는 소문이 우리 국민 사이에 자리 잡게 된다면.
조선인 중 하나인 이강의 평판 역시도 하락할 테니까.
“일부 덜 떨어진 이 황태제 추종 세력은 급속하게 몰락할 것입니다. 반면 셋쇼노미야님의 지지도는 다시금 상승하겠지요.”
“만약 몰락하지 않는다면 간첩 혐의를 적용하여 그들을 체포할 수도 있겠군.”
“예.”
스기우라는 무언가 꽉 막혔던 속이 뻥 뚫린 것만 같았다.
진짜로.
제자의 말을 들어 보니, 이번 사건은 하늘이 폰지 사건으로 몰락한 자신에게 기회를 준 것만 같았으니까.
“그러니까, 해당 소문을 간토에 적극적으로 퍼트리라는 말이로구나.”
“예.”
“흐흐. 그래그래. 좋은 제안이로다.”
이강에 대해.
나아가 조선인들을 안 좋게 생각하는 이들이 더러 존재한다.
뜬소문이긴 하지만, 폰지 사건의 배후자로 이강이 언급되어 있기도 하고.
한참 전후 공황으로 몸살을 앓을 때 대한합중국은 호황을 겪고 있기에, 견제 심리가 일본인들 사이에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스기우라는 흐뭇한 표정을 지은 후, 그의 수제자인 아라시에게 당부했다.
“네 선배와 후배들을 동원하여 신민들을 선동하여라. 이재민들이 많은 마을 위주로, 해당 풍문을 빠르게 퍼트린다면 우리 계획도 쉬이 성공할 거다.”
사흘 정도가 지나면 간토 인근이 아주 들썩일 거다.
안 그래도 원망할 상대가 필요할 텐데.
뺨 때릴 놈이 발견된 셈이니까.
스기우라는 비릿한 표정을 지으며 제 제자를 아주 자랑스럽다는 듯이 쳐다보았다.
“예. 그럼 가 보겠습니다.”
“오냐.”
스기우라는 몰랐다.
그의 계획이 어떤 파급력을 보일지를.
미래를 몰랐던 스기우라는 세상을 다 가진 표정을 보이며 지금 순간을 즐겼다.
< 누가 우물에 독을 풀었나 (1)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