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Joseon prince went to America and did not return RAW novel - Chapter (390)
조선왕자가 미국갔다 안 돌아옴-390화(390/392)
< 파리 올림픽 (1) >
일본 증시 공략으로 거액의 자금을 확보했다.
규모는 한 1억 달러 정도?
물론 이를 전부 다 미국으로 회수하지는 못했지만, 나는 크게 개의치 않았다.
나는 다른 이들과는 다르게 유동자금이 많이 부족하지 않으니까.
더욱이 언제든 우회하여 엔화를 현금화할 수 있는 파이프를 여러 개 확보해 둔 상황이다.
‘나는 세계에서 제일가는 예술품 구매자인 동시에 세계에서 제일가는 예술품 판매자다.’
내가 파는 문화재들은 상당수가 열도와 대륙에서 건너온 것들이다.
서구 열강의 부자들 사이에서 불던 와패니즘 열풍이, 나 때문인지 많이 사그라들었다만.
아직도 일부는 이 환상을 버리지 못한 건지 일본의 17세기 도자기나 민화 등에 관심을 보였기에.
나는 이를 유럽에 되파는 형식으로 투자했던 자금을 회수할 생각이다.
‘가지고 있는 엔화들을 내 소유인 유통회사들의 대일본 무역 자금으로 활용할 수도 있었기에, 최대 1년 안에 모든 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 거다.’
하지만 다른 놈들은 다를 터.
아마도 죽을 맛일 테다.
이번에 막대한 외국 자본이 일본으로 쏟아지며, 도쿄증시가 한바탕 투기판이 되었다.
이 때문에 일본 국민은 단단히 뿔나 있고, 일본 내각은 이를 달래기 위해 강력한 외국 자본 규제책을 계속하여 입법하는 중이기에 빠져나올 탈출구가 영 보이지 않고 있었다.
벌써 몇몇은 유동성 위기 때문에 흑자 도산까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
나로서는 호재다.
적의 자산도 싸게 사들이며 동시에 그들을 완벽하게 몰락시킬 기회가 내게 찾아온 셈이니까.
“전하.”
“보고하게나.”
“코카콜라의 창업자인 아서 켄슬러가 자금난 때문에, 자신이 보유했던 코카콜라 지분 중 절반을 시장에 내놓았습니다.”
봐라.
천하의 아서 켄슬러도 저리 쩔쩔대고 있지 않던가?
미국 주식은 연일 상승하며 신고점을 찍고 있지만, 정적들은 눈물을 징징 짜며 제 주식을 내다 팔아야 한다.
그러지 않고서는 거액의 빌린 돈을 갚지 못할 테니까.
“우리 케미컬투자은행에도 제안이 왔다고 합니다. 방금 케네디은행장이, 이 제안서를 제게 주고 다시금 돌아갔습니다.”
“그래?”
나는 고개를 갸웃하며 우현식을 바라보았다.
“아서의 코카콜라라면 별 어려움 없이, 주식을 매각할 수 있을 텐데. 굳이 내게 찾아온 이유가 뭔가?”
“그게······.”
역시 부자답게 잔머리를 팡팡 쓴다.
계속되는 강세장 속에, 코카콜라의 주식이 엄청나게 튈 것을 알고 있는 모양인지.
아서는 매각 조건에 여러 옵션을 설정하며, 미련을 보였다.
‘콜 옵션이라······.’
일본에 투자한 자금을 일부 회수한다면, 다시금 제 주식을 사들일 생각인가 보네.
뭐, 나로서는 콜 옵션이 붙어 있어도 손해는 아니다.
제안서에 따르면, 아서가 제시한 콜 옵션은 현 매각 대금에서 50% 프리미엄을 얹은 가격에 주식을 되살 수 있는 권리라고 설정되어 있으니까.
‘3년 정도면 자금을 어느 정도 회수할 수 있다고 믿나 보군.’
콜 옵션이 발동되면 투자 원금에 50% 이윤이 남아서 이득일 테고.
기간이 지나서 콜 옵션이 무효가 되어도 나로서는 손해가 없을 터.
연일 계속되는 상승장이 멈추지 않는다면, 코카콜라는 아서가 설정한 금액보다 더 오를 테니까.
“누구나 탐을 낼 조건인데······ 어찌하여 내게까지 넘어온 것이지? 아아! 알겠네. 다른 투자자들은 아서가 콜 옵션마저 떼길 원하나 보군.”
“예. 지금은 유동자금이 부족해서 지분을 팔고 있다지만, 이 문제가 금방 해결된다면 다시금 이를 사들일 테니까요.”
탐욕의 시대.
1924년 미국은 초호황기를 맞이하고 있기에, 50% 수익이 확정되는 이런 제안도 사람들이 거절하는 것이 아닐까?
‘아니면 아서가 정말로 급하기에, 다른 투자자들이 이를 이용하는 것일 수도 있고.’
조금만 뜸을 들이면 파산할지도 모르니까.
그렇기에 간을 보는 척하면서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길 유도하는 것이겠지.
나는 피식 웃으며 우현식에게 명령했다.
“아서의 지분, 우리 케미컬투자은행이 사들이도록 하게.”
“······정말이십니까?”
“그럼.”
눈치 싸움을 하다가 엄한 놈에게 빼앗길 수도 있다.
이런 우량주는 시장에 나오면 바로 사야 하는 것이 진리다.
‘더욱이······.’
아서는 반드시 콜 옵션을 발동할 것이다.
제 지분을 팔아넘긴 대상이 바로 나니까.
자존심 때문이라도 유동 자금을 확보한다면 사들일 터.
‘어차피 조만간 대공황이 찾아온다. 슬슬 보유한 지분들을 현금화해야 하는데, 자발적으로 콜 옵션을 발동해 주면 나야 고맙지.’
만약 발동하지 못한다고 해도.
코카콜라 주식을 사 줄 이들은 사방 천지에 널렸을 터.
나는 우현식에게 서둘러 계약을 진행하라고 명령했다.
“탐욕스러운 엘로우 몽키는 자국으로 돌아가라!”
“자국으로 돌아가라!”
“자국으로 돌아가라!”
“탐욕스러운 엘로우 몽키는 자국으로 돌아가라!”
“자국으로 돌아가라!”
“자국으로 돌아가라!”
하지만 이렇게 잘나가는 나로서도 걱정거리가 몇 가지 존재했다.
“빼앗은 우리들의 재산을 돌려 달라!”
“돌려 달라!”
“돌려 달라!”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몰라도, 나와 관련한 엉뚱한 소문이 계속하여 시장에 퍼지고 있었다.
『이강, 워싱턴의 숨은 조정자이자 백악관의 인형술사.』
『휴즈부터 하딩 그리고 후버까지, 모두가 이강에게 충성 맹세를 했다고 전해져.』
『차기 대선에서도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대규모 정치 자금을 풀 것으로 예상. 그 규모는 얼마인가? 뉴욕 생텀지, 단독 보도.』
타블로이드지에서는 음모론이 난무하고 있고.
“데이비드, 혹시 그 소식 들었습니까?”
“폰지의 죽음에 이 황태제가 깊숙이 연관되어 있다는 루머 말입니까?”
“예!”
막 태동한 일부 지역 라디오 방송 채널들에서는 이를 여과 없이 보도했다.
“자국으로 돌아가라!”
“자국으로 돌아가라!”
그런데 이 가짜 뉴스를 진짜라고 믿는 일부 머저리들이 대거 존재한다는 것이 문제다.
그들은 기존의 우리 집 주변을 에워싸며 온종일 시끄럽게 시위를 하는 중이었다.
후-
머리가 지끈지끈하다.
‘21세기 미국 셀럽의 삶을 백 년 전부터 하게 된다니.’
흠.
일단 들어나 볼까?
시위대가 무슨 황당한 주장을 하고 있는지.
이를 정확히 파악해야 나 또한 대응할 수 있을 테니까.
나는 가만히 시위대의 구호를 조용히 경청해 보았다.
‘세계대전을 내가 일으켰다니!’
미국 정계를 어둠 속에서 움직인다는 구호는 살짝 사실이 섞여 있는 주장이니 그렇다고 치더라도.
이, 이건 아니지 않은가?
‘뭐, 협상국과 동맹국 사이를 오가며······ 전쟁 상인 놀이를 좀 하긴 했지만, 솔직히 내가 일으킨 것은 아니지! 나는 막으려고 했다고!’
억울하다.
정말이지 억울해.
하지만 그다음 구호는 다시금 내 속을 답답하게 만들었다.
내가 사람들을 매수하여서 폰지를 암살했다니.
정말이지 말도 안 되는 가짜 뉴스를 믿는 시위대가 참으로 한심스러워 보였다.
“전하.”
“괜찮네. 하루 이틀 당하는 봉변도 아니고.”
다행인 것은.
주류 언론들은 이를 믿지 않았다는 것.
하지만 나의 안티들이 이를 증거로 제시하며 나를 계속 괴롭히고 있다.
반박 자료를 제시하며 동시에 다른 대책도 마련해야 하는 상황.
“그래도······.”
“조금만 참으면 되지 않던가?”
현재 내가 사는 샌프란시스코 본가 건물은 다른 도시들에 사 두었던 저택들과 비교해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았다.
백여 년부터 이미 구축된 시내 중심가에 새 터전을 마련했기에, 부지 자체가 협소했던 것.
그랬기에 시위대의 시위 소리가 직방으로 들리는 것일 테다.
외곽에 별채가 존재하긴 하나, 그곳은 현재 미술 창고로 사용하고 있었다.
샌프란시스코 대지진 이후로, 해당 건물은 필요성이 없어졌기에, 각종 유물을 보관하는 장소로 애용했던 것.
‘뭐, 슬슬 이사할 때도 되었지.’
지진의 위험성도 적으면서 기후도 좋은 L.A.가 이제 막 개발되고 있지 않던가?
이민 온 후, LA에 대규모 토지를 사들여 놓아서.
내가 원한다면 시내 한복판에 거대한 담장을 쌓고 그곳에 우리 집을 건립할 수도 있었다.
‘무엇보다······.’
나는 LA 올림픽 유치를 위해 물심양면 정계와 재계를 오가고 있다.
그런 이때.
내가 거주지를 LA로 옮긴다면 진정성이 한층 더 더해질 것이기에.
지금만큼 본거지를 옮기기에 적당할 때가 있을까 싶다.
“조만간 그놈을 아주 단단히 족쳐야 할 것입니다.”
“그래. 자네들은 정보국 요원들에게 관련 자료를 수집하라고 전하게.”
“예. 전하.”
시위대 배후에 대충 누가 있는지 알고 있다.
딱 봐도 뻔하지 않은가?
‘백 프로, 후버 짓일 거야.’
대통령 후버가 아닌 연방수사국 국장인 에드거 후버가 아주 유력한 배후 세력이다.
자신의 영달을 위해서는 뭐든 하는 인간이니까.
사람들을 풀어서 여론을 슬슬 조성하고 있을 터.
‘조만간 한 번, 아주 제대로 날을 잡아서 족쳐야 할 텐데.’
확실한 증거만 나온다면 바로 ‘뷰로’로 찾아갈 거다.
내 쪽에선 이미 후버를 겁박할 증거들을 대충 수집해 둔 상태니까.
‘후버 단독으로 일을 벌이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같이 엮인 놈도 있을 테니······ 그놈들도 찾아서 한꺼번에 담그자.’
괜히 섣불리 칼만 뽑으면, 바퀴벌레들이 제 아지트로 쫄쫄대며 숨듯 싹 사라질 수도 있다.
그랬기에 나는 내 반대 세력을 일망타진하기 위해 계속하여 함정을 설치하는 중이었다.
“그래. 왔는가? 이쪽으로 앉게.”
그 전에.
한 가지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이 있다.
“김 부국장. 내 오늘 자네를 부른 것은 한 가지를 물어보기 위함이네.”
시위대의 주장을 경청하며, 김구에게 한가지 궁금한 것이 생겼다.
나는 김구를 샌프란시스코로 소환한 다음에 그에게 정중히 한 가지 질문을 했다.
“지난달에 일본의 총리가 암살당했다네. 자네도 그 소식을 들었을 터.”
“······예. 소인도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김구는 비교적 덤덤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이에 나는 내 코 인근에 난 수염을 지긋이 만지며 그에게 말했다.
“단도직입적으로 묻지. 하라의 죽음에······ 우리 정보국이 관여되어 있던가?”
* * *
“······.”
“······.”
조용하다.
싸늘하다.
“전하!”
내 가슴에 비수가 꽂히기 전에, 김구가 먼저 입을 열었다.
“듣고 있네. 천천히 설명해 보게나.”
김구는 냅다 엎드렸다.
그리고는 한 가지를 내게 보고했다.
“하늘에 대고 맹세할 수 있습니다. 소인과 정보국은 이번 하라 암살 사건에 무관합니다.”
그래.
연기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진짜 억울한 것 같긴 하네.
나는 김구를 바라보며 계속하여 설명해 보라고 무언의 제스처를 보냈다.
“하라의 동향을 정보국 차원에서 살피긴 했습니다. 하지만 그를 죽이려는 시도는 절대로 하지 않았습니다.”
하라는 지난달에 암살당했다.
일본의 한 낭인에게 칼을 맞은 것인데, 이를 저질렀던 낭인의 사유가 참으로 요상했다.
『왕족도 화족도 아닌 일반인 출신 총리가 감히 황태자비 선정에 관여하다니! 하라 네놈은 하늘의 심판을 받은 것이다. 지옥에 떨어져서 평생을 반성해라.』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는 믿지 못했다.
군부 출신이나 다른 정적이 암살을 시도했다면 무언가 고개를 끄덕끄덕 할 수 있겠으나.
암살자가 내뱉은 변명은 참으로 이해가 안 되었으니까.
그래서 나는 김구를 살짝 의심했다.
그가 벌인 일이 아닌가 하고 고개를 갸웃했던 것.
‘이승만과 나눈 대화만 해도 그래.’
더욱이 최근에 간토대지진이 터졌을 때, 이승만과 김구가 나누었던 대화록이 내게까지 전해지자 그 의심은 배가 되었다.
그래서 김구를 불러서, 그를 닦달했으나 별 증거를 찾지 못했다.
“그렇단 말인가?”
“······예.”
제일 위험해 보였던 정적이 죽은 것은 다행이지만.
어째 불안한 것도 사실이다.
일본의 제어기가 슬슬 고장 나기 시작한 것 같으니까.
“알겠네. 자네는 다시금 아시아로 돌아가서 일본과 중국의 움직임을 살피게.”
“예.”
나는 김구를 다시금 재신임했다.
그 후, 내 측근들을 한 곳에 불러모으고 다음 일정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또다시 유럽행이군.’
요즘 들어 1년에 한 번씩은 유럽을 들르는 것 같다.
‘이번에는 프랑스로군.’
이번 유럽 방문은 과거와는 다르게 다른 목적이 있다.
올해 여름에 열리는 파리 올림픽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는데, 나는 머무를 곳과 만날 사람들이 누구인지를 조사하며 다시금 유럽으로 향할 준비를 했다.
< 파리 올림픽 (1)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