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Joseon prince went to America and did not return RAW novel - Chapter (43)
조선왕자가 미국갔다 안 돌아옴-43화(43/392)
< 견제 >
나는 피식- 입꼬리를 올리며 오른쪽 손으로 벽을 잡고 비스듬히 섰다.
“내 몸에 털이 있는지 없는지, 직접 확인해 보고 싶다고?”
“안 되나요?”
안 되긴.
나는 넥타이를 조금 느슨하게 풀었다.
“나야 좋지. 남자로서 이리 어여쁜 여성이 먼저 다가와 주는데, 어찌 거절할 수 있겠는가?”
천천히 셀레나에게로 다가갔다.
거리가 좁혀지니, 그녀의 매혹적인 몸매가 좀 더 선명하게 드러났다.
입에 침이 고인다.
“아름답군. 눈이 부실 정도야.”
“어서 와요.”
좋다 좋아.
그런데.
조선 속담에 돌다리도 두들겨 보라는 말이 있지 않던가?
그녀가 목욕하고 있던 욕조로 다가가며, 찰나의 시간 동안 셀레나의 모습을 빠르게 관찰하였는데.
무언가 이상했다.
‘묘하게 어긋나 있어.’
셀레나는 밝게 웃고 있었다.
하지만 몸은 그렇지 않았다.
의도한 것인지, 무의식적인지 잘 모르겠지만 살짝 떨고 있는 게 티가 나고 있으니까.
‘많이 긴장한 모양이군.’ 하고 그냥 넘어갈 수도 있지만, 다른 여타 증거들 때문에 그럴 수가 없었다.
‘그러고 보니 눈빛도 많이 흔들리고 있군. 나를 반기는 것이 아니라 두려워하는 것 같아.’
자세도 이상하다.
날 정말 원한다면 몸을 최대한 내 쪽으로 빼며, 반겨야 한다.
하지만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몸을 최대한 뒤로 하며, 내게서 멀리 떨어지려고 했다.
‘생각해 보면, 이번 만남 자체가 살짝 부자연스럽긴 하지.’
의심이 든다.
그녀가 정말로 자의적으로 날 원하는지 말이다.
이럴 때는 혼자 끙끙 앓기보단 한번 슬쩍 떠보는 게 제일이지.
“혹시, 누가 나와 하룻밤 보내라고 떠밀던가?”
나는 셀레나에게 다가간 후, 욕조 바로 옆에 살짝 쭈그리며 그녀의 귓가에 이렇게 속삭였다.
만약 그녀가 정상적으로 반응한다면, 나는 빠르게 뒤를 수습해야 했기에 집중력을 끌어올렸다.
“네? 와, 왕자님. 뭐, 뭐라고 하셨어요?”
“누가 따로 돈을 줬냐고 묻고 있는 것이네.”
셀레나의 얼굴이 내 물음에 창백히 변해 갔다.
“무, 무슨 소, 소리예요. 왕자님. 저, 저를 어, 어떻게 보고.”
셀레나는 허스트의 장난 섞인 구애를 당당하게 거절했던 여인이다.
본래 성격대로라면 나의 무례한 물음에 뺨을 때리며 화를 버럭 내야 한다.
하지만 무언가 찔리는 게 있는지, 말까지 더듬으며 허우적대고 있었다.
그녀의 반응을 보고 있자니 두리뭉실했던 의구심이 확신으로 바뀌었다.
“얼마를 받았지? 내 다 알고 이 자리에 왔네.”
“진짜 아니에요.”
“사실대로 실토하면 자네를 매수했던 자가 제시했던 금액에 두 배를 주겠네.”
“······.”
로비스트로 살 때도 이런 경험을 몇 번 한 적이 있다.
이럴 때 최고의 방법은 하나.
더 많은 돈으로 해결하면 된다.
역으로 의뢰자를 알아내는 데는 이 방법만 한 게 없지.
“부족한가? 그렇다면, 세 배는 어떤가? 못 믿겠으면 내 이 자리에서 수표를 끊어 주지. 얼마면 되겠는가?”
부자인 내게 돈보다 중요한 것은 나를 방해하려는 이의 신상을 알아내는 거다.
그렇기에 나는 셀레나의 어깨를 지긋이 잡으며, 주머니에서 수표를 꺼냈다.
눈은 웃고 있지만, 언제든 돌변한 수 있는 얼굴을 보여 줬는데.
셀레나가 제법 위축되었는지 입을 꾹 다문 채 덜덜 떨기 시작했다.
“그게······ 진, 진짜로 다, 다른 말은 없었어요. 돈을 주면서 그저 왕자님과 친분을 쌓으라고 부탁했을 뿐이에요.”
“좀 더 자세히 말하게.”
“이강 왕자님께선 노래 잘 부르는 여자를 좋아한다고 말해 줬어요. 그, 그리고 엄마처럼 편안한 여인에게 깊은 정을 준다고까지 조언해 줬고요.”
뭐야.
왜 이리 구체적이야.
“왕자님은 사랑하는 여인에게 모든 걸 다 바친다며, 제 인생도 필 거라고 말했어요. 이 생활을 끝내고 싶지 않냐며 절 유혹해서······ 그만, 돈을 받게 되었어요. 죄송해요.”
원 몸 주인인 이강은 여자에게 좀 약하긴 했다.
어릴 적에 가족을 잃어서 그런지.
아니면, 제 아비의 성정을 닮아서 그런지 몰라도 한 번 빠진 여인에게 의지를 많이 했다.
‘조선에 있던 원 부인을 내버려 두고, 미국인과 결혼하겠다고 난리를 부렸던 게 엊그제 같군. 이강 이 녀석의 기억을 회상하고 있자면 말이야.’
그나저나.
그녀에게 이런 조언까지 해 줬으면, 셀레나에게 돈을 준 의뢰인은 내 몸의 원주인인 이강을 꽤 잘 알고 있는 놈인 것 같은데.
누구일까?
“혹시 얼굴이나 이름, 기억나는가?”
“그게······.”
셀레나가 울먹거리는 표정으로 자신의 기억을 되새기기 시작했다.
“두 사람이 있었어요. 한 남자는 어둠 속에 얼굴을 가리고 있어서 정확히는 못 봤고요. 제게 돈을 건넨 이는 평범한 30대 미국인이었어요.”
제 얼굴을 숨기고 있던 자가 주동자였겠지.
그녀에게 돈을 건네준 자는 하수인일 거고.
“뒤에 있던 자. 그자에 관해 좀 더 자세히 말해 보게.”
“어, 그게. 너무 어두워서 얼굴은 못 봤어요. 다만······.”
“다만?”
“제게 돈을 건넨 미국인은 내일 다시 만나기로 했어요. 잔금을 받기로 했으니까요. 더불어, 왕자님 관련된 몇몇 정보를 건네주기도 한댔어요.”
“그래?”
나는 눈을 가늘게 뜨며 셀레나에게 답했다.
“오늘은 이쯤에서 하지. 아, 셀레나! 그대는 내일 그자를 만나도록 하게.”
“예? 제가요?”
“그래. 그자의 정체가 누구인지는 알아야 하니까. 만약 긴장하여 실수할 것 같다면, 최대한 그자 앞에서 입을 다물고 있게나. 짜증 난다는 표정으로 돈과 서류만 받고 오고. 여기, 내 손수건을 가져가면 그자도 자네의 말을 믿을 것이네.”
셀레나가 망설인다.
나는 수표책을 흔들며 그녀를 역으로 유혹했다.
“돈이 필요하지 않은가? 자존심 센 그대가 이 자리에 나온 것도 돈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 * *
나는 내 일행이었던 아론과 맥스가 묵고 있는 방에서 잠을 잤다.
셀레나와 도저히 한 방에서 밤을 보낼 수는 없었으니까.
“아마도 최근 남동생이 병에 걸려서 그런 게 아닐까요? 병원비로 막대한 금액이 나가고 있다 합니다.”
아론이 셀레나의 숨은 사정에 관해 이야기했다.
그러자 맥스가 펄쩍 뛰었다.
“형님, 그래도 그렇지요. 셀레나는 나쁜 년입니다. 감히 뽀스를 이용하려고 했으니까요.”
“나도 그렇게 생각해. 다만, 그녀도 그녀 나름대로 사정이 있다는 거지.”
“사정 없는 사람이 어디에 있습니까? 형님도 진짜. 착해 빠져서. 여자 조심하십시오.”
1층에 자리한 커피숍에서 한창 아일랜드 형제들과 간밤의 일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그때 셀레나가 호텔 로비에 나타났다.
그녀는 체크아웃한 후, 천천히 밖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잘 부탁하네.”
“맡겨만 주시지요. 후딱 다녀오겠습니다.”
샌프란시스코 내에서는 함부로 다닐 수가 없다.
내 얼굴을 알아보는 이들이 의외로 많으니까.
그렇기에 셀레나를 따라가는 것은 나 대신 아론이 할 것이다.
“뽀스. 형님의 미행 실력은 제가 보증하니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맥스와 함께.
센트럴 호텔에서 커피를 마셨다.
그러기를 세 시간.
“보스.”
“왔는가? 그래. 그녀에게 의뢰했던 놈. 그놈의 정체를 알아 왔는가?”
아론이 재빨리 내 물음에 답했다.
“보스께서 말씀하신 대로 셀레나는 30대 백인 남자와 이야기를 주고받았습니다.”
“그래?”
내가 실망한 표정을 드러내자, 오른손 검지를 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저는 그 남자의 뒤를 계속 미행했으니까요.”
“그래서? 그자의 다음 행선지가 어딘가?”
아론이 뒷말을 끌자, 내가 재촉했다.
그러자 아론이 눈살을 찌푸리며 뜨거운 콧김을 내뿜었다.
“샌프란시스코 주재 일본 영사관이었습니다.”
“확실한가?”
“예. 제 눈으로 똑똑히 보았습니다.”
이런.
드디어 그자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나 보네.
나는 아랫입술을 꽉 깨물며, 아론이 캐 온 정보들을 계속 경청했다.
“30분 정도 후, 다시 영사관을 나왔는데. 그다음에 들른 곳이 바로······.”
* * *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사람들이 저녁을 먹을 때, 일본 도쿄에서는 점심을 먹는다.
자신의 집무실에서 막 오후 일을 보기 시작한 이토 히로부미가 탁자 위에 있는 한 보고서를 읽던 중 얼굴을 찌푸렸다.
“후지와라와 그의 부하를 부르게.”
“예, 각하.”
이토 히로부미의 불호령이 떨어진 지 15분.
후지와라가 땀을 뻘뻘 흘리며 이토의 집무실로 들어왔다.
달려온 모양인지 숨이 가파르다.
이토 히로부미는 그런 후지와라를 위아래로 훑으며, 심기가 불편한 티를 팍팍 냈다.
“이 보고서. 자네도 읽어 보았겠지?”
이토 히로부미가 두꺼운 서류 뭉치를 탁자 위에 쾅 하고 내려놓으며 물었다.
보고서 앞면 하단에는 작성자란에는 ‘나가토 토모리’라는 이름이 적혀 있었다.
후지와라와는 경쟁 관계에 있는 자.
그렇기에 그는 주먹을 꽉 쥐며 이토에게 고개를 숙였다.
“그, 그렇습니다.”
“요즘 드는 생각인데······.”
이토 히로부미는 뒷짐을 진 채 창가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는 저 멀리 후지산을 바라보며 읊조리기 시작했다.
“내가 잘못된 선택을 한 것이 아닌가 싶네. 이강 그 녀석을 동경에 어떻게든 묶어 놨어야 했는데 말이야.”
후지와라는 이강의 미국행을 강력하게 찬성했다.
그는 흐르는 땀을 닦아 가며 일단 이토 히로부미부터 안심시키고자 했다.
“초, 총리대신 각하. 조선의 둘째 왕자는 크게 신경 쓰지 마십시오.”
“저 보고서를 읽고도 그런 말이 나오는가?”
“······.”
“이강이 미국에서 어떻게 날뛰고 있는지 상세히 적혀 있네. 듣자 하니 미국 언론에서도 이강의 움직임을 꽤 많이 보도하던데 말이야.”
“운이 좋아 큰돈을 벌었을 뿐입니다. 돈을 좋아하는 미국 언론의 특성상 이를 크게 보도한 것이겠지요.”
후지와라가 옆에 서 있던 사카모토의 옆구리를 꾹 쳤다.
그러자 사카모토가 후지와라의 주장을 이었다.
“맞습니다. 더욱이 이강을 언급한 신문사들은 죄다 캘리포니아에 적을 두고 있습니다. 좋게 보아도 일개 지방에서 조금 유명해진 것뿐입니다. 그러니 총리 각하께서 크게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사카모토는 지난달까지 미국에 있다가 막 돌아왔다.
현지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안다고 자부했기에, 그는 자신감을 가지고 이토에게 관련 사항을 보고했다.
“더욱이 미국의 수도는 워싱턴입니다. 캘리포니아에선 제법 유명할지 몰라도 워싱턴에서는 이강이 누구인지도 모릅니다. 이는 제가 목숨을 걸고 장담할 수 있습니다.”
이토의 불호령이 무서웠던 후지와라는 사카모토의 말이 끝나자마자 바로 제 주장을 이어 말했다.
이토가 말할 틈을 주지 않기 위해서였다.
“각하의 계획대로 조선의 식민화는 척척 진행되고 있지 않습니까? 이강이 아무리 발버둥 쳐도 이는 절대 막지 못할 것입니다.”
밖을 바라보며 그들을 등진 채 말을 하던 이토가 이내 시선을 다시 그들에게 돌렸다.
그러곤 아까보다 조금 누그러진 말투로 두 사내에게 말을 했다.
“자네들 말이 맞군. 신이 아닌 이상에야 나의 계획을 막을 순 없겠지.”
“맞습니다.”
이토가 손가락을 튕기며 말끝을 조금 올렸다.
“하지만 말이야. 묘하게 신경이 쓰인단 말이지. 여지를 남겨 두면 언젠간 큰 화를 당할 것 같아서, 좀 불안하군.”
책상 위에 있던 보고서 중 하나를 이토가 손에 들었다.
그러곤 그들에게 던져 주며 관련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미국인조차 이강을 경계하고 있네. 듣자 하니 우리 영사관에 먼저 연락을 취했다 하지 않던가? 유명 사교모임인가 뭔가 하는 곳에 최초로 동양인을 들인다는 시도가 있다던데······ 영향력이 꽤 있는 단체라고 들었네만.”
이토의 물음에 후지와라와 사카모토가 당황하며 제 추측을 쏟아 냈다.
“떨어트리겠지요. 그자들이 누굽니까?”
“맞습니다. 더욱이 이강은 조선인입니다. 일본인도 아닌데 그들이 이강을 자신들의 일원으로 받아들이겠습니까?”
“그렇긴 하겠지만, 여기 보고서는 다르게 나오는군. 통과될 가능성이 크기에 영사관에 이강의 본국 송환 요청했다더군. 나가토 토모리의 보고서에는 그리 적혀 있네만.”
“······.”
“······.”
“이자의 도움을 꽤 많이 받고 있네. 우리 정보와 이자가 건넨 정보를 취합해 이강의 약점을 공략하고 있지.”
이강이 여자에게 약하다는 정보는 이미 일본인들이 사전에 다 조사한 정보다.
하지만 셀레나라는 여인이 보헤미안 클럽에서 자주 일하고.
전에 만났던 이강의 여자와 외모가 비슷하다는 것은 익명의 미국인에게서 얻은 정보였다.
이토가 이를 언급하며, 두 사람에게 경고했다.
“나가토가 이리 열심히 일하는 동안 자네들은 무엇을 했지?”
“······.”
“······.”
“입이 뚫려 있으니 말해 보게.”
후지와라가 눈을 한 번 감았다 뜬 후, 자신의 대책을 이토 히로부미에게 말하기 시작했다.
“실은, 부하들을 풀어 조선왕을 감시하고 있었습니다.”
“조선왕을?”
“예. 우리들의 눈을 피해 무언가를 꾸미려는 것 같습니다.”
이토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계속하던 말을 하라 채근했다.
이에 후지와라가 아직 보고서를 작성하지 못한 정보를 뱉어 내기 시작했다.
“조선 왕은 최근 두 달 전에 사람 하나를 미주로 보냈습니다. 저희는 그의 정체와 목적을 알아내는 데 집중했지요.”
“그래서 결과는?”
“누굴 보냈는지는 아직 알아내지 못했지만, 목적 하나는 알아낼 수 있었습니다.”
“무엇인가?”
“전에 조선인 천여 명이 멕시코에 이민을 가지 않았습니까?”
“아······ 그 사기 이민 건?”
“예. 이를 해결하고자 사람을 보낸 것 같습니다.”
외교권이 박탈당했는데도, 조선왕은 이를 무시하고 있었다.
이토가 비릿하게 미소 지으며 고종의 얼굴을 떠올려 보았다.
“기회를 잡아 그자를 끌어내려야겠어. 너무 성가시군.”
“황태자를 다음 왕위에 올리실 생각이십니까?”
“그래. 그 후, 조선의 셋째 왕자를 다음 후계자로 공식 발표할 것일세.”
이토 히로부미는 여전히 못마땅한 듯 이강을 생각하며 눈살을 찌푸렸다.
“이후에, 어떻게든 이강 그놈을 조선으로 소환토록 해야겠군. 여인을 이용하든, 제 아비의 병환을 핑계 대든.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놈이 조선으로 돌아오게 하게.”
“예.”
후지와라와 사카모토는 막 집무실에서 나가려고 돌아서려 했다.
그때.
이토 히로부미가 좋은 생각이 떠올랐는지 후지와라를 불러세웠다.
“그리고 조선인들 말이야.”
“예. 총리대신 각하.”
“최근 저들의 미주 이민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던데······ 이 또한 이강 때문인가?”
“예. 저 또한 그리 생각합니다. 그놈 덕분에 이주 환경이 엄청나게 개선되었으니까요.”
“슬슬 이주를 금지토록 해야겠군. 반발이 생길 지도 모르니까, 언론사부터 사전 작업을 진행하게.”
“사전 작업이라면?”
“아까 이야기했던 그 사건을 대대적으로 보도하게나. 이를 핑계로 조선인들의 이민을 전격 금지할 것일세.”
“아, 네.”
“황성신문과 제국신문부터 시작하게.”
후지와라가 좀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어댔다.
“황성신문과 제국신문이라면, 조선인들이 운영하지 않습니까? 그들이 저희 말을 듣겠습니까? 다른 신문을 알아보시는 게······.”
이토가 자신의 관자놀이를 두들기며 혀를 찼다.
“쯧쯧. 기자 몇 놈을 지난번에 회유하지 않았던가? 이때 써먹어야지, 언제 써먹어. 더욱이 그 사건은 실제 일어난 사건이네. 조작하지 않고 사실만 보도되어도 조선인들은 이민에 경각심을 가지게 될 것일세.”
“아! 머나먼 타향에서 노예살이를 하고 있으니, 그렇긴 하겠습니다.”
“그래. 미주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사람들을 풀어 조선 민중들을 속이게.”
“예. 각하.”
< 견제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