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Joseon prince went to America and did not return RAW novel - Chapter (51)
조선왕자가 미국갔다 안 돌아옴-51화(51/392)
< 뉴욕의 지배자 (2) >
모건 주니어는 내 손을 살포시 쥔 후, 위아래로 흔들며 나의 인사에 답했다.
“이강 왕자님. 이 도시에 계시는 동안 필요한 것이 있으면 언제든 절 찾아오십시오. 제 능력이 되는 한에서 도울 수 있다면, 최대한 편의를 봐 드리겠습니다.”
예의상 그냥 막 던지는 인사치레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선입견 없이 모건 주니어의 얼굴을 보고 있자면, 지금 한 말은 진심인 것 같았다.
초롱초롱한 파란 눈에서 꿀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으니까.
‘이상하다. 내가 알고 있던 이전 정보와는 사뭇 다른데?’
분명 세간의 평에는 모건 주니어가 인종차별주의자라고 하던데······.
설마, 이자의 아비인 존 피어폰트 모건을 두고 하는 말이었나?
내가 착각했나 싶어, 열심히 눈알을 굴려대며 기억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그러다가, 잠시 모건 주니어 옆에서 나를 주시하고 있던 허스트와 눈이 마주쳤는데.
“모건 주니어 부행장님. 여기 계신 이 왕자님께서는 무려 왕위계승순위가 두 번째나 된다고 하십니다. 모건 부행장님을 속이려고 했던 사기꾼들과는 달리, 진짜배기 왕자님이시죠.”
허스트는 내 무언의 신호를 잘못 해석했는지, 제자리에서 내 자랑을 추가로 하기 시작했다.
“흠흠.”
나는 헛기침하며 고개를 다른 쪽으로 슬쩍 돌렸다.
지아니니를 바라본 거다.
이는 그가 멀뚱멀뚱 병풍처럼 서 있기 때문이다.
“아, 이쪽은 아마데오 지아니니 은행장입니다.”
허스트는 내 신호를 이번에는 제대로 읽었다.
그는 지아니니 곁으로 다가가 모건에게 그를 소개했다.
“이 왕자님의 일행이기도 합니다. 서로 인사들 나누시지요.”
“뱅크 오브 이탈리아를 운영하는 지아니니입니다. 뉴욕에서 겁나 멀리 떨어진 샌프란시스코에서 왔습니다. 막 은행 일을 시작해 모자란 점이 많은데, 따끔한 조언 부탁드립니다.”
지아니니는 대단히 차분한 모습으로 인사를 했다.
그는 굉장히 천천히 말했는데, 이는 허스트와 모건 앞에서 말조심하려고 의도적으로 그런 것 같았다.
하지만 비속어가 도중에 하나 삐쭉 튀어나왔다.
어쩔 수 없다.
지아니니의 거친 언행은 이미 바꿀 수 없는 그의 정체성이기도 했으니까.
‘얼굴이 빨갛군.’
지아니니가 이렇게 흥분한 모습은 처음 본다.
선진금융기법을 배우러 뉴욕으로 가고 싶다고 했는데, JP모건을 만나고 싶었나 보네.
‘맞네. 확실해.’
금융인으로서 모건 일가와 대화를 나눈다는, 그 자체 하나만으로 의미 있는 일이다.
왜 현대에도 다들 워런 버핏과 대화를 나누려고 하지 않던가?
거액의 돈을 지급하고서라도.
‘그에 반해······.’
모건 주니어는 굉장히 차가운 눈빛으로 지아니니를 바라보고 있었다.
바로 전에 나와 이야기했던 사람과 동일 인물인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반갑네.”
지아니니와 짧게 인사한 후, 모건 주니어는 다시금 내게로 시선을 돌렸다.
그는 굳었던 표정을 확 풀며 싱긋싱긋 날 향해 웃어댔다.
얘 뭐야.
아수라 백작도 아니고.
조금 무서운데?
“자자, 다들 식사 안 하셨지요. 저녁부터 하시지요. 건너편에 있는 본보야지 레스토랑으로 가십시다.”
모건 주니어와 계속 이야기를 나누며 레스토랑으로 이동했다.
그는 나와 허스트하고만 시선을 교환하며 대화를 이어갔다.
옆에 있는 지아니니가 조금 걱정될 만큼 너무나도 티가 확 났다.
‘허스트는 새끼는 뭐가 그리 즐거운 거지? 나와 지아니니의 표정 변화를 은근슬쩍 관찰하고 있네.’
보헤미안 클럽에서 처음 볼 때부터 느꼈는데, 허스트는 살짝 관음증이 있는 환자 같다.
히죽히죽-
재미있는 일이 뭐가 있나 머리에 안테나를 달고 다니며, 사고 현장을 기웃기웃하는 전형적인 언론인 사주.
그게 딱 허스트의 본 모습이었다.
“어린 송아지 안심을 사용한 스테이크로 주게. 굽기는 미디움-레어로. 음료는 좀 있다가 시키겠네. 아, 이 왕자님. 이 왕자님께서는 어떤 음식을 드시고 싶습니까?”
“그대와 같은 코스에 본식만 양 갈비로 선택하고자 하네. 지아니니 은행장, 자네도 시키게.”
“저도 왕자님과 같은 거로 먹겠습니다.”
정통 프랑스 음식점답게 코스 요리가 나올 거다.
음식이 전부 나올 동안 대화를 할 수 있다는 말.
“부행장님.”
허스트가 먼저 포문을 열었다.
“말하게. 허스트 대표.”
“요새 백악관에서 아주 작정하고 칼을 갈고 있답니다.”
허스트가 모건 주니어의 아버지인 JP 모건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다.
“독점기업을 규제한다고 여러 법안을 구상 중이라던데······ 회장님께도 주의 말씀을 전해주시지요.”
허스트의 조언을 받은 모건 주니어가 냉소적인 표정을 지어대며 막 나온 샐러드를 입에 가져갔다.
“곰돌이(Teddy- 루스벨트의 별명)가 재주를 부려봤자지. 더욱이 자네가 이렇게 시시각각 고급 정보를 알려주고 있는데, 뭐가 걱정이라고 그자를 두려워한단 말인가?”
내 맞은편에 앉아 있는 허스트는 워싱턴과 뉴욕 사이에서 줄타기하고 있었다.
시어도어 루스벨트의 부탁으로 그가 필요한 정책을 허스트 그룹 신문에서 전폭적으로 보도하며, 동시에 워싱턴 소식을 뉴욕의 자본가들에게 실시간으로 전하고 있었던 것.
“권력은 유한하네. 2년 뒤면 물러날 사람일세. 조만간 레임덕도 올 텐데, 제까짓 것이 무슨 수로 우리를 규제해.”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조심하시지요. 지난번에 했던 약속을 깨고 루스벨트가 3선에 도전할 수도 있습니다.”
“대중들 앞에서 한 약속인데 그리 쉬이 깬다고? 다른 놈도 아니고 제 입으로 항상 정의를 외쳐대는 그 고고한 시어도어가?”
“하긴, 그렇긴 하네요.”
대통령을 까는 풍경은 뉴욕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일이다.
현재 뉴욕의 자본가들은 독점 경영을 하나의 신조로 삼고 있으니까.
그 과정이 꽤 고난의 길이지만, 한 번 시장을 장악하게 되면 막대한 부를 거머쥘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시어도어는 이런 독점기업 규제론자다.
두 세력은 양립할 수 없는 사이.
한동안 뉴욕의 자본가들이 숨을 죽이며 루스벨트의 눈치를 보았지만, 루스벨트의 임기가 점점 끝나가며 뉴욕의 자본가들은 슬슬 고개를 들기 시작하고 있었다.
‘뭐, 조선에서도 임금 없는 곳에서 임금 욕하는 것은 무죄란 말이 있긴 하지.’
하지만.
모건 주니어는 처음 보는 내 앞에서 이런 말을 서슴없이 하고 있다.
이 정도면, 정말로 시어도어 루스벨트를 싫어하나 보네.
‘사실 숨길 것도 없긴 하지.’
세간이 이미 파다하게 알려졌으니까.
모건 가와 루스벨트 대통령 사이는 최악이라고.
“아, 왕자님께서는 루스벨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응?
이제야 내 존재가 조금 신경 쓰이나 보네.
이미 할 말, 안 할 말 다 해놓고.
“별생각 없네. 다만, 나 또한 좋게 보고 있지는 않네.”
내 앞에서 그리 시어도어를 갔는데, 여기서 대통령 편을 든다?
어떻게 되겠는가.
분위기가 단번에 싸해질 거다.
그렇기에 유보하는 태도로 말하되, 부정적인 느낌을 조금 얹을 생각이다.
“어째서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것입니까?”
허스트가 매의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
어휴.
생각해보니 저놈이 있었네.
나는 입조심을 하자 마음속으로 다짐하며, 있는 사실을 조심스레 그들에게 말했다.
“아국과 미국은 약 삼십 년 전에 협약을 하나 맺었네. 아국이 힘들 때, 미국이 우리를 도와주는 대가로 많은 이권을 넘겼지. 한데······.”
내가 피식 웃으며 내 앞에 따라져 있는 와인을 한 번에 단번에 마셨다.
“아무리 국제 논리가 힘의 논리라지만, 미국은 현재 노골적으로 일본을 밀어주고 있더군. 지난 약조를 깔끔이 잊어버린 것처럼 행동하며 말이야.”
나는 주변 분위기를 파악하는 척하며 재빨리 다음 말을 덧붙였다.
“아, 여기서 재미없는 국제외교 이야기를 길게 했군. 미안하네.”
“아닙니다. 저는 꽤 이 이야기를 즐겁게 경청했습니다.”
“아닐세. 분위기 무겁게 이런 이야기는 할 수 없지. 다른 주제로 넘어가세나.”
여기서 하소연한다고 상황이 바뀔 것도 아니고.
단호하게 다음 주제로 넘어가자고 제안하자 허스트는 뉴욕의 가십거리들을 꺼내기 시작했다.
“아, 모건 부행장.”
“말씀하십시오. 이 왕자님.”
본식이 나왔을 때쯤, 나는 다시금 모건 주니어에게 말을 걸었다.
내 옆에서 가만히 밥만 먹고 있는 지아니니를 위해서 한 가지 제안을 할 생각이었으니까.
“여기 있는 지아니니 은행장이 동부의 선진금융에 관심이 아주 많네.”
“······.”
“여유가 있으면 자네 사람 중 몇 사람을 BOI에 파견해줄 수 있겠나?”
모건이 식사하다 말고 포크를 놓은 뒤에 내게 물었다.
“이리 따로 챙겨주시기까지 하는 것을 보면, BOI에 거액의 돈을 투자하셨나 봅니다.”
눈치는 빨라 가지고.
“그렇네. 미래가 유망하다고 생각했으니까. 실제 BOI는 샌프란시스코에서 꽤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은행이네.”
뱅크 오브 이탈리아의 사업구조를 간략하게 설명했다.
같은 금융업 경쟁자지만, 돈을 버는 대상이 달랐기에 이 정도 정보는 풀어도 괜찮겠다 여겼기 때문이다.
“소규모 자영업자들에게 돈을 빌려주고 있다고요? 담보도 없이요?”
“예. 그렇습니다.”
나 대신 지아니니가 대화에 참여했다.
BOI의 실제 경영자는 내가 아닌 지아니니였으니까.
“그게 돈이 됩니까?”
“예?”
이에 모건 주니어가 눈을 가늘게 뜨며 지아니니에게 물었다.
“비렁뱅이들에게서 수익을 낼 수 있냐고 물었습니다.”
“······예. 그렇습니다.”
다른 금융가들도 뭐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기에 새삼스럽지는 않지만.
뉘앙스가 좀 거치네.
지아니니는 살짝 화가 나는지 주먹을 꽉 쥐며 살짝 부들부들 떨었다.
하지만 예상외로 그는 쌍욕을 하지는 않았다.
모건은 그런 지아니니에게서 시선을 거둔 후, 내게 말했다.
“뭐 아무튼 이 왕자님께서 이렇게 제게 부탁하셨으니, 그 청을 받아들이겠습니다. 예, 제 사람들을 몇몇 파견하겠습니다.”
모건은 그 자리에서 호탕하게 한번 웃은 후. 다음 주에 시간이 있냐고 내게 물었다.
“뉴욕 시장 관저에서 자선 행사가 열릴 예정입니다. 귀한 물건들을 걸고 경매가 행해지는데, 왕자님께서도 참석하시지요. 제가 시장님께 사람을 보내겠습니다.”
모건 주니어가 다시금 반짝이는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
“꼭 오셔야 합니다. 저희 아버지께서도 그 자리에 오시니까요. 그 자리에서 왕자님을 소개할 예정입니다.”
나는 이에 응했다.
사람도 사귈 수 있고, 방금 모건이 내 제안을 수락해준 것도 있었으니까.
“알겠네. 내 꼭 가도록 하겠네.”
나는 옆에서 조용히 입 다물고 있는 지아니니를 바라보며 그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아, 여기 있는 지아니니 은행장과 함께 가도 되겠는가? 지아니니 은행장 또한 뉴욕 금융가 모임에 관심이 많네.”
“아!”
모건 주니어가 짧게 지아니니를 한번 본 후, 다시금 내게로 시선을 돌렸다.
“왕자님께서 원하시면 그렇게 하시지요. 흠, 시간이 꽤 많이 지체되었군요. 저 먼저 일어나도 되겠습니까?”
“그러게.”
허스트가 모건 주니어를 배웅하며 건물 밖으로 나갔다.
나는 모건의 뒷모습을 보며 오늘의 대화를 복기했다.
‘왜 인종차별주의자라고 소문이 났는지 대충 이해가 가는군.’
내가 생각했을 때 모건 주니어는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다.
조금 결이 다른데, 그는 정확히는 계급론자 같았다.
‘자신보다 아래인 사람들은 사람 취급을 안 한다. 반면, 자신보다 위거나 쓸모 있다 여기는 이들에겐 깍듯이 대우하고.’
생각해보면 못사는 사람들 대다수가 유색인종이니 인종차별주의자로 보일 수도 있겠네.
‘지아니니를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것도 그래.’
이 시대 미국의 최상위층은 모두가 청교도들이다.
그들은 가톨릭을 이단으로 생각해 대단히 혐오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모건 가는 교황청의 재산관리인이기도 했다.
웃기는 일이다.
‘아직 지아니니는 자신과 급이 안 맞는다고 생각하나?’
지아니니는 서부에서는 떠오르는 별이지만, 동부에서는 듣보잡인 신세였다.
그래서 모건 주니어는 지아니니를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것 같다.
다시 말하지만, 그는 철저한 계급주의자였으니까.
나는 홀로 남은 지아니니와 함께 오늘 못 나누었던 이야기를 해댔다.
“자네. 기분이 상당히 나빴을 텐데. 잘 참았군.”
“FXXX, 기분이 개 X 같습니다. 아주 많이요.”
지아니니는 분한 듯 제 주먹을 꽉 쥐며 바들바들 떨었다.
“하지만 모건 주니어지 않습니까? 그자에게 어떻게 화를 냅니까?”
뉴욕은 조금 과장을 덧붙여 JP모건의 제국령이다.
앞으로 닥칠 금융공황도 전부 JP모건 개인의 역량에 의해 해결이 된다.
정부도 못 하는 일을 그가 나서 구제한 셈.
그 정도로 JP모건의 영향력은 현재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그자에게 아직 배울 것이 많습니다. 더불어 왕자님도 계시고요.”
마음속에서 깽판을 수십 번 치고 싶었지만, 자리가 자리인지라 참은 거구나.
무엇보다.
“나를 생각해주었다니 고맙군.”
나는 지아니니를 위로하며 말을 이어갔다.
“오늘의 경험을 반면 삼아 더욱 성장하게. 모건이 자네를 무시하지 않도록 자네 은행을 키우란 말일세.”
부들부들 떨기만 하면 진짜 루저가 된다.
강약약강인 사람에게 진정으로 복수하려면, 진짜로 내가 강한 사람이 되는 수밖에 없지.
나는 진심을 담아 지아니니에게 조언했다.
“예. 방금 하신 말 가슴에 깊이 새기겠습니다.”
지아니니의 눈빛이 불타올랐다.
내가 있는 레스토랑을 다 태우고 남을 정도로 아주 뜨겁게.
* * *
시간이 흐르고 나는 뉴욕 시장 관저로 향했다.
자선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어서 오십시오. 이 왕자님. 이번 행사를 주최한 조지 B.매클렐런 주니어 뉴욕 시장입니다.”
여기고 주니어.
저기도 주니어.
주니어 풍년이네.
‘유럽에서 온 사람들의 특징이지.’
동양 이민자들은 그렇지 않지만, 뼈대 있는 유럽 귀족 가문들은 장남에게 성은 물론 이름까지 함께 물려준다.
그래서 아버지를 시니어로, 아들을 주니어로 구분해 부른다.
헷갈리니까.
“이 왕자님.”
뉴욕 시장과 막 악수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반가운 얼굴이 다가왔다.
“와주셨군요. 아, 매클렐런 시장님, 이강 왕자님을 이만 모셔가도 되겠지요? 저희 아버지께서 기다리고 계셔서요.”
“아, 그러하게.”
“아버지. 지난번에 말씀드렸던······.”
“아! 저 멀리에서 온 이강 왕자시군. 만나서 반갑소. 나는 J.P. 모건이라 하오.”
뉴욕관저에서 열리는 자선 행사답게 난다긴다하는 인물들이 대거 행사에 참여했다.
나는 JP모건 말고도 다양한 정·재계 인사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 왕자님 반갑습니다. 혹시 제 얼굴 기억하십니까?”
“킹 박사가 아닙니까?”
“하하. 기억하시는군요.”
“그럼요. 제가 어찌 박사님을 잊겠습니까?”
연방정부의 농무부에서 토지관리국 국장으로 있는 프랭클린 킹도 만났다.
지난날 나의 사교 첫 데뷔 무대에서 보았던 사람.
나는 한번 본 얼굴과 이름은 절대 까먹지 않기에 그의 이름을 단번에 말할 수 있었다.
“조만간 대한제국과 일본에 업무차 들리는데 말입니다.”
“무슨 일로 그 먼 곳까지 가십니까?”
“말하자면 복잡한데······ 아무튼, 뉴욕은 좀 어떻습니까? 아, 혹시 다른 동양인분과도 인사를 나누셨습니까?”
다른 동양인?
누굴 말하는 거지?
“이 왕자님. 저쪽에······.”
지아니니가 가리키는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정말로 동양인이 두 명 있네.
모르는 얼굴들이었기에 반갑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경계심이 들기도 한다.
나는 서버에게서 샴페인을 한잔 건네받은 후 두 동양인이 있는 곳으로 천천히 향했다.
< 뉴욕의 지배자 (2)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