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Joseon prince went to America and did not return RAW novel - Chapter (77)
조선왕자가 미국갔다 안 돌아옴-77화(77/392)
< 등대 >
워싱턴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는 거리가 꽤 된다
미 대륙을 동서로 가로질러야 했기에, 나는 해가 바뀌고 1908년이 되어서야 내 집에 발을 디디게 되었다.
“의왕 전하!”
내 얼굴을 보자마자, 집에서 일하는 이들이 바닥에 바짝 엎드려 절을 했다.
미국에 온 지 3년이나 지났지만, 아직도 일부는 조선식으로 인사를 하기 때문이다.
나도 처음에는 극구 만류했지만, 그들은 이것이 나에게 표하는 최소의 경의라고 주장했다.
그랬기에 나도 한발 물러서며, 공개된 장소에서만 이리 행동하고 평시에는 하지 말아 달라 정중히 부탁했다.
“일어나게나.”
나의 명령에 모두가 하나 되어 벌떡 일어난다.
뚜벅뚜벅-
무리 중, 가장 선두에 서 있던 유길준이 내게로 다가왔다.
“전하, 이곳에는 처음 방문하는 것이지요?”
“그렇지. 대지진으로 내 본가가 무너지고 나서는 처음인 것 같네.”
지금 내가 서 있는 이곳은 소살리토에 있는 별채가 아니다.
처음에 샌프란시스코에 왔을 때.
약 반년 정도 살았던, 시내 중심부에 있는 본가였다.
“마음에 드십니까? 이전과 최대한 비슷하게 꾸며 놨는데 말입니다.”
나는 주변을 한번 쓱- 훑어본 후, 새로 지어진 집에 대한 평가를 했다.
“마음에 드는군. 분위기는 비슷하지만, 이전보다 세련된 느낌이 들어.”
“그, 그렇습니까? 비싼 돈을 들여 좋은 기술자들을 고용했는데 흡족해하신다니 다행입니다.”
나는 내 옆에 있는 유길준의 어깨를 토닥이며, 내 집에서 일하는 이들과 시선을 교환했다.
“나 없이 이곳으로 이사하느니라 많이 힘들었을 텐데, 다들 수고했네.”
“아닙니다. 의왕 전하.”
“저희는 괜찮습니다.”
이렇게 공치사로 끝낼 수는 없어, 나는 한 가지를 약속했다.
“상으로 금일봉을 내릴 것이니, 그리 알게나.”
“어, 어?”
“그, 금일봉이요?”
“와!”
“의왕 전하, 만세!”
역시.
말로만 칭찬할 때는 그저 그런 반응이더니, 금일봉을 하사한다고 말하니 다들 얼굴색이 확 달라진다.
이 맛에 돈을 쓰는 거지.
“그나저나 이 일대가 제법 많이 달라진 것 같구먼.”
중앙역에서 이곳 놉 힐까지, 자동차를 타며 주변 광경을 둘러보았다.
원래도 부촌이긴 했지만.
곳곳에 오래된 집들을 싹 밀고, 호텔이나 상가 등 새로운 건물들이 즐비하게 들어서니.
뭔가 예전에 기억하던 샌프란시스코의 번화가 모습이 연상되는 것 같았다.
나는 이를 회상하며 내 앞에 있는 이들에게 물었다.
“내가 없는 사이에 대지진의 상흔을 거의 다 복구한 것 같군.”
“그럼요. 전하께서 동부로 머무실 동안 이곳 주민들 역시 마냥 놀고만 있지는 않았으니까요.”
“그렇겠지.”
1년하고 2개월을 비웠다.
파디 주지사가 샌프란시스코 복구에 심혈을 기울였을 테니, 이렇게 복구한 것도 충분히 납득할 만했다.
한편으로는 뿌듯하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살짝 아쉽기도 했다.
옛 샌프란시스코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졌으니까.
“그나저나 말이야. 이 근처에 동양인들이 꽤 많이 보이던데.”
놉 힐은 1900년대나 2000년대나 부촌이었다.
이곳에는 돈 좀 있는 백인들이 주로 살았었다.
동양인들은 바로 옆에 위치한 차이나타운이나 북동쪽 재팬 타운에 모여 살곤 했다.
나는 이를 회상하며 달라진 놉 힐 풍경에 관해 물었다.
그러자, 내 곳간을 관리하던 우현식이 반 발짝 앞으로 나오며 입을 뗐다.
“교민들 다수가 이곳으로 이사를 왔습니다.”
“교민들이?”
머릿속에 물음표가 가득하다.
내 본가가 있는 이곳은 놉 힐 지역 중에서도 제일가는 부촌 지역이었다.
동쪽으로 조금만 가면 은행들이 모여 있고, 북쪽으로 살짝 꺾으면 부두가 보이며.
교통도 편리하다.
무엇보다, 지대가 제일 높아서 샌프란시스코 전경이 한눈에 보이는 곳이었다.
‘이곳에······ 교민들이 터를 잡았다고? 무슨 돈으로?’
나 말고도 화재보험을 여러 개 들어서 이익을 본 이가 더 있던 건가?
나는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집값이 만만치 않을 텐데 말이야. 어찌 그들이 이곳에 정착한단 말인가?”
“근래에 조선에 살던 부호들이 본토에서 속속 건너오고 있습니다. 한두 명도 아니고 집안 전체가 이주하는 경우가 제법 많다 합니다.”
“아······.”
“그들이 과감히 이곳에 투자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조선의 십대 부호 중 세 명이 작년에 미국으로 이민을 왔다.
왔다는 건 익히 들어 잘 알고 있었는데, 그들이 이곳에 터를 잡았구나.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우현식에게 하던 말을 계속하라고 했다.
“그들 중 일부는 의왕 전하가 소유한 이 근방 일대의 집을 임대하고 사는 중인데, 이곳에서 새 삶을 준비한다고 합니다.”
역시······.
부자들은 태평양을 건너와도 돈 냄새를 맡는 본능은 잊지 않고 있구나.
‘돈이 많다면 나쁘지 않은, 아니지. 현명한 선택이지.’
이곳은 입지도 최상이지만, 일단 내가 사는 곳과 가깝다.
즉, 놉 힐 지역에 살면 어떻게든 나와 만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동네 주민이니까.
‘미주에 자리 잡으려면 어쩔 수 없이 나랑 친분을 쌓아야 한다.’
운이 좋아 거금을 상속받은 이들도 있지만, 부자들 다수는 어렸을 때부터 철저하게 교육을 받았다.
특히나 한 손에 꼽히는 거부들은 더더욱 그랬다.
졸부와는 다르게 말이다.
‘언제 한번 만나 봐야겠어.’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 근방에 위치한 내 재산 목록을 떠올려보았다.
“그래서? 이번에 지은 빌라 중 상당수를 한인들이 임대했는가?”
“예. 그렇습니다.”
“그래도 내가 사들인 땅의 크기를 생각하면 그것들을 다 채우기가 만만치 않을 텐데······.”
우현식이 헛기침한 후, 말하지 않았던 다른 사연을 내게 상세히 풀어 설명했다.
“위치가 좋지 않은 방들은······ 조금 방세를 깎아 한인들에게 임대했습니다. 일부는 기숙사로 전환하기도 했고요.”
“기숙사?”
“예. 이 근방에 한인 보통 학교와 기술학교를 세웠습니다. 학생들의 통학하는 시간을 줄여 주기 위해서라도 이 방법이 최선인 것 같았던 터라······ 더불어 교통도 좋고요.”
옆에 있던 유길준이 무언가 떠올랐는지 감탄사를 내뱉으며 우현식과 나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아! 전하께서 지시하셨던 대학교 설립 말입니다.”
“그래.”
“건물을 세울 부지를 알아봤는데······ 시내에 짓기에는 땅값이 너무나도 비싸, 산호세 인근에 이를 지을 예정입니다.”
현재 이 일은 안창호가 맡고 있다고 부연 설명을 하기도 했다.
“잘했네. 다들 내가 없는 동안 일들을 꽤 잘 처리했군.”
나는 손으로 신호하며 유럽에서 합류한 새 사람들을 이쪽으로 오라고 했다.
“여기는······ 헤이그에서 합류한 내 사람들이네. 자네들도 아는 얼굴일 것이야.”
유길준이 세 명의 특사들을 유심히 쳐다보다가, 이내 기억이 났는지 그들에게 아는 척을 했다.
“자넨······ 전 학부협판이 아닌가?”
“반갑소, 구당 선생. 오랜만입니다.”
유길준은 이위종의 손을 잡으며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자네는 전 법부대신의 둘째 아들이로군.”
“저를 알아보시겠습니까?”
“그럼. 내 자네 어릴 때부터 쭉 지켜보았네. 싹수가 좋아 보여서 자네 부친에게 잘 키우라고 조언도 했었는데 말이야.”
유길준은 헤이그 세 특사의 얼굴을 알아보았다.
분위기가 갑자기 밝아졌다.
오랜만에 서로 뜻이 맞는 동지를 보는 듯한 풍경이었다.
“서로 회포를 풀 시간이 필요하겠군. 내 자리를 비켜 줄 테니 못 나누었던 이야기를 나누게나.”
내가 이 자리에 있어도 상관이 없지만, 나는 엄연히 이들의 상사다.
내 앞에서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있고, 할 수 없는 이야기가 있을 터.
나는 재빨리 마당으로 가, 바람을 쐬었다.
그때였다.
“형님.”
미국에서 나랑 호형호제하는 사이는 한 명뿐이다.
이 원 몸뚱이와 함께 공부했던 자.
김규식이 내가 돌아왔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온 것이었다.
* * *
“우사(김규식 호). 그동안 어찌 지냈는가?”
“이 아우는 이곳에서 교민들을 관리하고 있었습니다.”
김규식이 나를 바라보며 무언가 자랑스럽다는 표정을 지어 댔다.
“형님 소식은 신문과 전보를 통해 익히 알고 있습니다. 헤이그에 가셔서 일본놈들의 코를 납작하게 만드시지 않으셨습니까? 정말이지 대단하십니다.”
“뭐 그런 것을 가지고. 나야 그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네.”
그러자 김규식은 짓궂은 표정을 지으며 내 곁으로 조금 더 다가왔다.
“형님께서는 너무 겸손하셔서 탈입니다. 헤이그에서 했던 연설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연설이 아니었습니다. 더욱이 헤이그에서 그치지 않고, 워싱턴에 가셔서도 성과를 내시지 않았습니까?”
김규식은 내가 통과시킨 이민법을 칭송하며 나를 열심히 띄웠다.
더불어 그는 엘리스 루스벨트의 기사 역시도 언급했다.
“형님, 교민사회에서 이 일을 두고 말이 많았는데 말입니다.”
김규식은 짓궂은 표정을 지으며 내 곁으로 조금 더 다가왔다.
나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김규식에게 물었다.
“헤이그와 워싱턴, 둘 중 어느 것을 말하는가?”
“둘 다입니다.”
김규식은 나를 바라보며 그간 듣지 못했던 이야기를 알려 줬다.
“교민들 사이에서 한참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형님을 두고 계속 의왕 전하로 불러야 할지······ 아니면, 다른 호칭으로 바꿔 불러야 할지를 두고요.”
헤이그 때 만국평화회의에서 연설 좀 했다고, 조선 정부는 내 의왕 작위를 박탈했다.
일본은 교활하게 내 형님의 이름으로 이를 발표했는데, 이 때문에 말이 많은 것 같았다.
‘형님 뜻은 아니겠지.’
이 모든 것의 배후는 일본이 있겠다.
형님은 양위를 공식적으로 알리는 행사에도 불참하지 않았던가?
그런 인물이 나의 의왕 직위를 박탈하고, 잡아들이라고 명하지는 않았겠지.
교민들도 이를 잘 알고 있었기에, 이를 두고 토론이 오간 것 같다.
“그래서 어찌 결론이 났는가?”
“그대로 부르기로 했습니다.”
김규식은 빠르게 그 이유를 덧붙였다.
“새로 즉위하신 황제 폐하께서 명령하셨다고는 하나, 그 뒤에는 일본이 있지 않습니까? 우리 교민들은 일본의 교활한 이간질을 무시하고 의왕 전하를 계속 지지하기로 결의했습니다.”
당연한 일이다.
화재보험을 들라 권하기도 했고, 지금은 또 일자리까지 제공해 주고 있는데.
나를 지지하지 않는다면, 사람이 아니고 짐승 새끼겠지.
‘그나저나······.’
고종보다는 확실히 형님의 입김이 약하긴 한가 보다.
허수아비 황제지만, 엄연히 형님 역시 조선의 우두머리다.
그런 형님의 명을 엎는다?
‘일본이 세웠다고 황제로 인정하지 않나 보군.’
안 그래도 민주정에 관한 이야기가 조선 전역에서 퍼지고 있던데.
이런 양위 소동으로 인해 조선 왕실의 권위 자체가 박살이 나 버린 건 아닐까 싶었다.
“그나저나 엘리스를 어떻게 혼쭐내었는지 그부터 알려 주십시오.”
“그게 그리도 궁금한가?”
“그럼요.”
김규식이 제 가슴을 팡팡 치며 뭔가 자랑스러운 표정을 지어 댔다.
“여기 교민들은 죄다 그 이야기만 하고 다닙니다. 아직 왕조시대에서 다들 벗어나지 못했으니까요. 형님께서 이 나라의 공주 격인 엘리스를 계도해, 지난날 했던 잘못에 대한 반성을 끌어내시지 않았습니까? 이것은 크나큰 의미가 있습니다.”
엘리스의 만행이 막 한인 신문에 퍼지고 있었다 한다.
석묘에서 벌였던 악행이 사진으로 남아 있었는데, 이것이 한인 사회에 유출된 것이다.
“우사.”
“예, 형님.”
나는 조금 걱정하는 표정을 지으며 김규식에게 당부했다.
“이 일에 너무 큰 의미를 두지 말게나.”
“예? 그게 무슨 뜻입니까?”
나는 목소리를 낮게 깔며 다음을 설명했다.
“흥분해서 괜히 책잡힐 짓은 하지 말라는 뜻일세.”
“아······.”
엘리스에게 이 기사를 쓰게 한 목적은 조선 이미지 자체를 개선하기 위함이었다.
그녀에게 개인적으로 복수하거나 교민들에게 쾌감을 주기 위함은 아니었다는 말이다.
“사람들을 풀어 주의하라고 이르겠습니다.”
“그래.”
기분 좋아하는 것에서 딱 끝난다면 참으로 좋은데.
거기서 꼭 더 나가는 인간들이 있다.
특히 술을 마시면 그렇지.
‘이상한 소리를 하고 다닐지도 모르니까. 미리미리 입조심부터 시켜야지.’
나는 놉 힐 인근을 바라보며 김규식에게 물었다.
“그나저나······ 모르는 사람이 참으로 많아진 것 같군.”
주변에 못 보던 동양인들이 힐긋힐긋 나를 보며 고개를 숙이는데.
전부 신규 이민자들처럼 보였다.
“형님이 동쪽으로 떠났을 때, 많은 신규 교민이 이곳에 정착했습니다. 형님 집에서 일할 일손도 더 필요해져서 사람들을 좀 더 뽑았고요.”
“그렇군.”
“형님.”
“말하게.”
“올해 말에는 북가주(캘리포니아)에만 무려 십만 명이 거주할지도 모른다고 합니다.”
나는 눈을 가늘게 뜨며 김규식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뭐라? 십만?”
내가 동부로 떠나기 전, 그러니까 작년 이쯤에 한인 수는 총 3만 명 정도였다.
현재는 그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8만이고.
내년에는 최소치가 십만 명에 이를 것이라고 하니, 엄청난 성장세임이 틀림없었다.
“그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구먼.”
“예. 그렇지요.”
김규식은 살짝 걱정하는 표정으로 나를 보며, 내가 없을 때 교민회가 고민했던 주제들을 하나씩 내게 풀어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올해부터는 사람들을 분산시킬 생각인데 말입니다.”
“하긴······ 이곳 샌프란시스코에 전부 거주할 수는 없을 테니까.”
“맞습니다.”
김규식은 고개를 끄덕이며 내 말에 동의했다.
이내 그는 교민들이 토의했던 후보지 목록을 내게 건넸다.
1. 하와이 본섬 (하와이/미국)
2. 샌프란시스코 (북캘리포니아/미국)
3. 코리안 밸리 (북캘리포니아/미국)
4. 티후아나 (바하칼리포르니아/멕시코)
5. 샌디에이고 (남캘리포니아/미국)
6. 로스앤젤레스 (남캘리포니아/미국)
7. 산호세 (북캘리포니아/미국)
8. 시애틀 (워싱턴주/미국)
9. 포틀랜드 (오리건주/미국)
10. 밴쿠버 (캐나다)
서부의 거점 중 열 군데를 후보지로 삼고자 하는군.
나는 머릿속에 이를 그려 보다가 이내 김규식에게 되물었다.
“여기서······ 코리안 밸리는 뭐지?”
“지난번에 방문하셨던 더럼 시티입니다.”
아······.
사방에 내 농장이 있던 그 새크라멘토 평원 지대를 말하는 건가?
“사람들이 요새 그리 부른답니다. 그쪽에 한인들이 워낙 많아졌으니까요.”
그럴 수밖에.
그 지역은 이전까지 농사를 지을 수 없다고 평가된 황무지였지만.
내가 그 인근 땅을 죄다 사고 논농사를 지으면서 사람이 살 곳으로 변했다.
사람이 한 명도 거주하지 않던 곳에, 한인들이 이주하니.
한인들밖에 없겠지.
그러니 코리안 밸리라고 사람들이 칭하는 것이겠고.
“일부 도시는 아직 한인이 한 명도 없군.”
“예. 아직은 후보지니까요.”
김규식은 조급한 표정을 지으며 내게 말했다.
“서둘러야 할 것입니다. 현재는 샌프란시스코와 멕시코 티후아나에 사람을 받고 있는데, 조만간 그들을 수용할 땅과 토지가 부족해질 것입니다.”
지금이야.
내가 시내에 땅도 가지고 있고.
외곽에 농지도 가지고 있어서 이들의 정착을 도와줄 수 있다만.
교민 수가 늘어나면, 이것이 조금 힘들어질 수도 있다.
‘추가로 땅을 사들여야 하나?’
이에 관한 대책이 필요했다.
“아······ 제가 건넨 이 계획은 모두 형님의 윤허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뭐. 취지는 좋군. 생각해 보겠네.”
나는 김규식의 건넨 목록을 계속 읽어 가며 고민했다.
‘새로운 교민들을 좀 만나야겠군.’
5만이나 되는 신규 이주민들이 있다.
이들 중.
내게 필요한 이들부터 우선적으로 만나야 할 터.
나는 초대 목록을 만들기 시작했다.
가장 최상단에 위치한 방문객부터 우리 집에 초대하기 위해서다.
< 등대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