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Joseon prince went to America and did not return RAW novel - Chapter (81)
조선왕자가 미국갔다 안 돌아옴-81화(81/392)
< IN AND OUT >
“이번 달 내로 캘리포니아를 떠난다던데, 사실인가?”
“예. 그렇습니다.”
나는 간도 관리사였던 이범윤을 다시금 우리 집으로 초대한 후,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그에게 차를 권했다.
이범윤은 찻잔을 다 비운 후, 이를 조심스레 탁자 위에 내려놓았다.
“벌써 넉 달이나 자리를 비우고 있습니다. 이젠 슬슬, 돌아가야 할 때입니다.”
하긴.
한 조직의 장이 자신의 자리를 오래 비워 두면 안 되긴 하지.
나 역시도 서부를 너무 오래 비워 두어 지금 고생하고 있지 않은가?
‘앞으로 자주 못 보겠군.’
이범윤은 현장에서 뛰는 것을 선호하는 현장형 지휘관이다.
그 말인즉, 큰일이 생기기 전까지는 앞으로 계속 연해주나 간도에 머물며 그의 부대를 지휘한다는 뜻이겠지.
나는 아쉬운 마음에 그의 얼굴을 쓱 쳐다보다가 이내 그가 이끄는 군대를 떠올렸다.
‘이름이 사포대라 했던가······.’
사포대는 연해주와 간도 인근을 방위하는 민병대로, 다른 지역에서 활동하는 의병들보다 훨씬 더 잘 훈련되어 있고, 무장 수준 역시 더 좋았다.
‘옛 조선군과 호랑이를 때려잡던 갑사들이 대거 합류했기에 그럴 수도 있겠네.’
나는 사포대의 정보를 상기하며 이범윤에게 물었다.
“나와 대일 무장항쟁을 주제로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누고 싶어 하던데. 지난번에도 한 번 언급했었지, 아마.”
“그렇습니다. 전하께서는 앞으로······.”
나는 급히 오른손을 올려서 이범윤의 말을 잠시 끊었다.
“돌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다 보니, 성격이 좀 많이 급해진 모양이군. 자네와 함께 이 주제를 두고 대화하고 싶은 사람이 몇 명 더 있네.”
이범윤은 눈을 깜빡깜빡했다.
자신 말고 누구와 대일본 항쟁 전략에 관해 고민할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밖에 기다리고 있는 이들, 전부 안으로 들어오라 전하게.”
“예, 전하.”
두 명의 조선인이 이범윤과 내가 앉아 있는 집무실로 들어왔다.
그들은 고개를 숙이며 나와 이범윤에게 인사를 했다.
“반갑습니다. 이 장군님.”
“자네는······.”
“박용만이라 합니다. 편하게 우성이라 불러 주십시오.”
이범윤은 눈을 가늘게 떴다.
교민들과 교류하며 수집했던 정보 중 박용만이란 사내의 정보를 떠올리기 위함이겠지.
나는 재빨리 박용만의 어깨를 두들기며 이범윤에게 그를 소개했다.
“최근 한인 군사학교 설립을 진행 중인데, 자네 역시 교민들과 교류하면서 한 번쯤은 들어 봤을 걸세.”
“멕시코 티후아나에 장교들을 육성하는 사관학교를 짓고 있단 소문 말씀이십니까?”
“그래.”
“얼핏 듣긴 했습니다.”
“여기 있는 우성이 바로 그 사업의 책임자일세.”
“아······.”
이범윤의 표정이 묘하게 변해 갔다.
박용만을 그저 의기 넘치는 젊은 교민으로 보았는데.
책임자라는 말에 좀 더 진지하게 시선을 교환하는 것 같았다.
“작년에 세워진 북캘리포니아 비행학교의 교장 역시도 겸임하고 있네. 유능한 인재일세. 인사하게나.”
나는 내 오른편에 서 있는 이를 가리키며 고개를 돌렸다.
“여기, 이자는 내 따로 소개하지 않아도 되리라 믿네.”
내가 무언의 눈빛으로 신호를 보내자, 이위종이 꾸벅 고개를 숙였다.
“안녕하십니까? 숙부님.”
이범진과 이범윤은 같은 아버지를 둔 이복형제지간이었다.
이위종은 이범진의 둘째아들이니, 둘은 친척 관계라 볼 수 있겠네.
“그래. 잘 지냈느냐? 네 아버지는 요즘 좀 어떠시냐?”
“저 또한 편지를 통해 아버님의 안부를 묻고 있습니다만, 아직 건강하신 것 같으십니다.”
“다행이구나. 형님 때문에 우리 사포대가 무사히 연해주에서 잘 지내고 있다. 안부 꼭 전하거라.”
“예.”
이범윤은 대한제국의 러시아공사였던 이범진의 숨은 활약을 치하하며 이위종과도 인사를 나누었다.
나는 이범윤을 바라보며 그에게 물었다.
“슬슬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지. 요즘 간도와 연해주 사정은 좀 어떤가?”
“최악은 지난 것 같습니다.”
“최악은 지났다?”
“예. 전하께서도 잘 아시겠지만, 작년 여름에 일본군이 저희 사포대의 씨를 말리려고 간도에 군대를 대거 파병했습니다.”
“그 소식은 나 또한 들었네. 다행히 사전에 정보를 입수하여 연해주로 피신하지 않았나?”
“예. 그렇습니다.”
“최근에 일본군이 간도에서 군대를 완전히 물렸다고 하던데.”
“맞습니다. 덕분에 연해주에 피신해 있던 저희 사포대 일부가 다시금 간도로 돌아와 활동을 재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시대 육상에는 마적이, 바다에는 해적이 존재하던 시대다.
일본의 군대가 빠져나간 시점에서 간도는 일시적으로 치안 공백이 생겨났다.
사포대에는 아직 철수하지 않은 일본군이 존재할지도 몰랐지만, 교민들을 지키겠다는 일념 하나만으로 위험을 무릅쓰고 간도로 재진입했다고 한다.
“일본군의 움직임 또한 변했습니다. 간도에 발을 들일 엄두도 내지 않더군요. 예전에는 저희만 보았다 하면 막무가내로 두만강을 건너더니 말입니다.”
그야, 여기 샌프란시스코에서 일본과 미국이 신사협정을 맺었기 때문이겠지.
익명의 미국 연방 공무원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일본이 간도에서 군사를 물리는 조건으로 미국이 차관을 제공하기로 약조했다고 한다.
“다 전하 때문이라는 말이 있던데 말입니다.”
뭐, 부분적으로는 맞는 말이네.
워싱턴에 있을 때, 일본의 만주 침탈 야욕을 미국 정계 인물들을 만나며 주야장천 주장했거든.
물론 일본을 사랑하는 친일파 의원들과 내각 인사들이 수두룩해서 씨알도 안 먹히는 것 같긴 했지만.
미국은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시한다.
내가 계속 일본의 약점이 될 만한 사항을 알려줬다.
신사협정이 코앞인 상황에서 이를 써먹지 않을 리가 없지.
“사실입니까?”
이범윤이 재차 내게 물었다.
나는 어깨를 으쓱하며 아무렇지 않다는 표정을 지어 댔다.
“일정 부분 내 영향을 받긴 했겠지. 하지만 그 공이 전부 내 것이라고 할 수는 없네.”
“와······.”
이에, 세 인물은 감탄사를 내뱉으며 입을 벌렸다.
파리 들어가겠다.
다들 입 좀 다물어.
“운이 좋게 우리의 이익과 미국의 이익이 부합하게 된 탓이네. 자네들도 명심하게나. 어느 나라나 그렇지만 미국은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시하네.”
이런 행운은 앞으로 쉬이 찾아오지 않을 것이라 나는 강조했다.
“미국이나 서양 열강들을 움직이게 하려면 반드시 이 선결 조건이 채워져야 할 것이네. 알겠는가?”
“예.”
나는 우현식을 불러 지도를 내어오라고 명령했다.
“자······.”
대한제국 전도를 펼치며 빠르게 한반도 남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각지에서 의병이 활약하고 있다던데······ 자네들, 아는 것이 있으면 전부 내게 말해 주게나.”
무장투쟁에 관심이 많던 박용만이 가장 먼저 입을 뗐다.
“전하. 최근 각지에 흩어져 있던 조선의 의병들이 하나의 조직으로 통합되고 있다 합니다.”
이범윤 역시 박용만이 알고 있는 정보를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표정을 지으며, 추가 정보를 뒤에 덧붙였다.
“그 명칭은 창의군으로 이번 달이나 다음 달쯤에, 서울로 진공할 것 같다 합니다.”
두 사람은 이 이야기를 꺼내며 열의를 보였다.
이 계획이 성공하리라 생각하나 보다.
하지만 이위종은 달랐다.
익문사 요원으로서, 그는 최근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일부 동료들과 연이 닿기 시작했다.
이위종은 제법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앞선 두 사람과 다른 예측을 내어놓았다.
“전하. 창의군의 서울 진공 작전은 아마 실패할 것입니다.”
“아니. 뚜껑을 열어 보지도 않았는데 시작부터 초를 치면 어찌하는가?”
박용만이 이위종을 바라보며 계속 따졌다.
“혹시, 우리가 알지 못하는 정보라도 가지고 있는가?”
이에 이위종이 답했다.
“창의장으로 뽑힌 이인영 부친의 건강이 매우 좋지 않습니다. 아마도 이번 달을 못 넘길 것 같답니다.”
“허허······.”
이범윤은 조카의 보고에 대단히 걱정하는 표정을 지었다.
박용만도다.
하지만 나는 고개를 갸웃했다.
“그거랑 작전 성공 여부랑 무슨 상관이지?”
“전하. 이인영은 조만간 부친상을 치르게 될 것입니다. 문제는 그가 소문난 효자라는 것이지요.”
“아······.”
“부친상 때문에 대장 자리를 내려놓게 된다면 어찌 되겠습니까?”
뭐 어찌 되긴.
사기가 뚝 떨어지고 작전은 실패하겠지.
안 그래도 성공 확률이 낮은데, 이로 인해 0으로 수렴할 거다.
“저는 십중팔구 이인영이 상을 치르러 낙향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애초에 대장 자리를 권유받았을 때부터 많이 망설였답니다.”
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해당 변수까지 고려하여, 나 또한 미래를 예측해 보았다.
“그렇다면 쉽지 않은 싸움이 되겠군. 아니지, 승산이 없는 싸움이 되겠어.”
나는 지극히 현실적이고 계산적인 인물이다.
“구심점이 사라지게 되면, 의병들은 뿔뿔이 흩어질 걸세.”
그렇지 않다고 해도.
동학농민운동 시즌 2를 찍는 셈이겠지.
‘개입하고 싶지만 주변 상황이 최악이군.’
무엇보다 외교 환경이 너무나도 안 좋다.
이곳 미국에 나에게 호감을 많이 느끼는 정·재계 인사들이 늘었다지만, 아직 한 줌도 안 되는 게 현실.
더욱이 영일동맹은 아직 강력했다.
‘꾸역꾸역 지원한다고 해도 밑 빠진 독 같을 거야.’
막대한 외채 때문에 일본 경계가 휘청거리고 있다지만, 일본은 엄연히 열강 중 하나다.
끝자리에 앉긴 했어도 패권을 쥐고 있는 국가.
그에 반해 나는 겨우 미국의 5대 부호 중 한 명일뿐이었다.
‘개인이 국가를 상대로 전면전을 치른다? 가능한 일인가?’
초반에는 비등비등하게 싸울 수도 있겠지만.
지속력 자체가 다를 거다.
‘현대 한국 사회 재벌 중 독립운동가가 별로 없는 것을 보면······ 그런 재벌은 진즉 망했겠지.’
재미교포 2세였기에 자세한 독립운동 역사는 잘 모른다.
하지만 분명 한국에도 있었을 것이다.
대부호가 조선의 독립군을 지원하며 조선의 완전한 독립을 지원했던 역사가.
현대에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것은 그들이 전부 망했기 때문이겠지.
‘가장 좋은 방법은 게릴라인데.’
이것도 한계가 있다.
간도에는 언제 어떻게 일본군이 들이닥칠지 모르며.
연해주 역시 마냥 안전하지는 않으니까.
대한제국 전도가 펴진 탁자 위에 문서 하나를 올려놓았다.
“전하, 이것이 무엇입니까?”
“1907년에 체결된 제1차 러일협약이네.”
협약의 내용은 간단하다.
외몽골 지역은 러시아가, 한반도는 일본이 점유하겠다는 것.
“이 조약 내용을 가만히 읽고 있다 보면, 우리는 그저 바둑판 위에 있는 꽃놀이 패와 같다는 것을 알 수 있네.”
이위종이 동의했다.
“전하. 부친과 전보를 나누었는데······ 일본과 제2차 러일협약이 추진되고 있다는 소문이 러시아 내에서 돌고 있답니다.”
“한반도와 외몽골은 각자 떼어먹었으니, 만주마저도 나누려는 것이겠지. 남만주철도를 경계로 남과 북을 분할하여 각각 나눠먹자고 제안할 것이네.”
나는 이범윤을 바라보며 경고했다.
“그 협상을 통해······ 자네의 사포대가 자칫하면 위험해질 수도 있네.”
“여차하면 러시아놈들이 저희를 팔아먹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까?”
“그래.”
이범윤은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내게 의견을 구했다.
“그럼 저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나는 옆으로 고개를 돌렸다.
나 말고 다른 이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우선 경청하기 위해서다.
이위종이 먼저 나섰다.
“숙부님. 연해주에 뼈를 묻을 생각을 하지 말고 활동 무대를 만주로 넓혀야 할 것입니다. 더하여 만주 일대를 장악하고 있는 청나라 지방 관리 세력들과 슬슬 접촉해야 할 것입니다.”
“전면전은 피하며 소규모 국지전으로 일본의 피해를 누적시켜야 한다는 말인가?”
박용만이 두 사람의 대화 사이로 끼어들었다.
“하지만 이걸로는 일본에 타격을 입힐 수가 없습니다. 주요 일본 요인을 암살하지 않는 이상······.”
주요 요인 암살은 독립운동가 사이에서도 말이 많은 방법이다.
자칫, 국제사회에서 지탄을 받을 수도 있으니까.
특히 외교를 중시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주화파들은 이 단어를 금기시했다.
그렇기에 박용만은 조심스럽게 나를 바라보았다.
이위종은 나와 박용만을 번갈아 보았다가 절충안을 내어놓았다.
“만주와 연해주 일대 국경에서 국지전을 벌이는 동시에 국제외교 무대에서 일본의 동맹을 하나씩 제거해야 할 것입니다. 안 그렇습니까? 전하.”
맞다.
외교에 집중하든,
무장투쟁 운동을 하든.
둘을 같이 하든.
다 상관없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재 세계에서 제일 잘 잘나가는 영국과 일본과의 동맹을 끊어 내는 것이었다.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일세.”
영국에게 있어서 일본은 아주 쓸 만한 패거든.
조선, 그리고 나란 존재는 영국에 아직 그렇지 않고.
“다들 시무룩해졌군.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은 다들 예상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말입니다.”
이범윤은 한참 있다가 갑자기 나를 걱정하기 시작했다.
“전하께서는 괜찮으십니까?”
“무슨 뜻으로 그런 말을 하는가?”
“저희에게 무기를 지원해 주시다간, 자칫 과격단체의 수장으로 몰릴 수도 있는데 말입니다.”
그러게.
혹시 자금을 지원했다가 일본에 걸리기라도 하면, 조선에서 활동 중인 모든 의병의 배후로 날 물고 늘어질 수도 있겠지.
하지만.
“그건 걱정하지 말게나.”
신탁회사라는 존재가 있으니까.
자금 세탁을 통해 이범윤을 지원하면, 일본 역시도 쉬이 내가 그들에 있다는 것을 알아내지 못할 것이다.
무엇보다.
“자네를 도울 사람은 따로 있네.”
나는 활짝 웃으며 이범윤을 안심시켰다.
진짜로.
대리인을 하나 만들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 * *
미국으로 넘어온 한국의 부호들은 내 예상보다 훨씬 많았다.
경주에서 이름을 날렸던 최부자 삼 형제가 현재 여기 샌프란시스코에 머물고 있으며.
순천 땅 전부가 다 그의 땅이었다던 김해 김씨 일가 역시 남캘리포니아 인근에 자리를 잡았다고 한다.
충주, 개성, 평양, 의주.
웬만한 대도시 부호들 역시 미국으로 건너왔고 한다.
“전하. 인사받으시옵소서.”
“그래. 반갑네.”
졸부부터 암거래상 그리고 전통적인 땅 부자까지, 그들의 성분 역시도 다양했는데.
나는 그중 이회영 일가를 가장 먼저 내 집으로 불렀다.
“요즘 세간에서는 자네들을 지칭해 제2의 이강이라고 평하던데 말이야.”
이회영과 그들의 형제들은 한양 동쪽 동대문 인근의 땅을 전부 소유했던 조선 제일의 거부였다.
“전하. 어찌 소인들이 존귀하신 의왕 전하와 비교될 수 있겠습니까?”
나의 인사에 이회영이 화들짝 놀라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떨궜다.
“맞습니다. 방금 하셨던 말을 부디 거두어 주시옵소서.”
이시영 역시도 제 형을 따라서 나에게 말을 거둬 달라고 청했다.
“글쎄.”
나는 턱수염을 만지작거리며 그들에게 답했다.
“풍문에 조선에서 미주로 건너오며 거액을 들고 왔다던데. 여기 캘리포니아 현지 은행에 약 백만 달러를 예치했다지? 그 정도면 제2의 이강이라고 불릴 만하지 않은가?”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은행장들은 전부 나와 안면을 튼 사람이었고.
이 시대 자본가들은 개인정보 보호법을 철저하게 지키는 편이 아니었다.
한인들의 재산 변동 정도는 모임 한 번 나갔다 하면 쉬이 파악할 수 있었는데.
나는 그들에게서 재미난 소식을 들었고, 이를 이회영 일가에게 말하고 있었다.
“우리 한인 중에서 제2, 제3의 이강이 나와야 미국 내에서의 우리 지위도 한껏 높아지지 않겠나? 나는 처음 그 이야기를 다른 미국인에게서 들었을 때 참으로 기뻤네.”
로스차일드가 혼자 잘나서 유대인들이 부자라고 소문이 났겠는가?
그 말고 다른 인물들 역시 성공해서 너 나 할 것 없이 유대인이면 다들 부자로 알고 있는 거지.
나는 한인들이 부유해지길 원했고.
나 같은 한인 부자들이 늘어나면 나에게 가해지는 견제가 분산될 것이라고 믿고 있었기에, 진심으로 기뻐했다.
“듣자 하니 미국 내 기업 인수에 관심이 많다고 하던데······ 정확히는 어떤 회사를 사들이려고 하는 것인가?”
나는 이회영의 안색을 살피며 그를 떠보았다.
“내 미국에 먼저 온 선배로서 도울 수 있다면 그대들을 돕겠네. 한번 말해 보게나.”
< IN AND OUT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