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eader of the Demonic Cult, Zhuge Se, is reincarnated as the youngest scholar RAW novel - chapter (144)
145화.틀렸어. 넌 지금…! 나한테 사과를 했어야 해!.1
개방 거지들이 가져온 서신은 천유성이 보낸 것이었다.
『강백이. 오래만이군. 아직은 자네 얼굴을 마주할 때가 아니라 자네가 팽연화를 추적하게 한 거지들을 통하네. 자네 아이는 내가 데리고 있네. 아주 예쁜 딸이더군. 자네 눈을 똑 닮았어. 우린 이 아이를 데리고 황산으로 가네. 황산의 꼭대기에서 자네를 기다리고 있을 테니, 아이를 찾고 싶다면 보름 뒤까지 그곳으로 오게나. 이제 우리 지긋지긋한 악연도 끝내야하지 않겠는가. 아, 당연히 자네 혼자서 와야 하네. 그렇지 않았다간 어린 생명의 목숨을 보장할 수 없네. 허나 혼자 온다면 반드시 무사하리라 보장하지.』
서신을 넘겨받아 읽은 강무영이 서신을 바닥에 던졌다.
“함정입니다.”
“그래. 마태룡과 천유성이 함정을 파고 날 기다리고 있겠지.”
“가시면 안 됩니다.”
“그래. 빈. 가지마.”
남궁미향의 목소리였다. 그녀는 무덤덤한 표정으로 지강백을 응시했다. 홍련과 호야, 강무영의 표정이 하얗게 질렸다.
“아이는 얼마든지 낳을 수 있어. 그러니까 가지마. 제발.”
“아가씨!”
홍련이 소리쳤다. 그러나 남궁미향의 표정은 변하지 않았다.
“정말이냐? 정말······그게 네 결정인가?”
지강백은 남궁미향을 응시하며 물었다. 남궁미향은 차마 대답하지 못한 채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갓 태어난 아이와 지아비의 목숨.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건 그녀에게 고문이나 다름없었다.
“알고 있잖아. 아이를 잃으면, 서로가 얼마나 슬퍼할지. 지금 너도 그 말을 하면서 피눈물을 흘리고, 듣는 나도 가슴이 아파.”
지강백은 남궁미향의 어깨를 끌어안고 등을 토닥이며 나직이 중얼거렸다.
“거짓말도 못하는 녀석이······.”
“으흑. 으흐흑······.”
남궁미향은 참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렸다. 방 안의 모두가 그녀의 울음소리에 고개를 푹 숙였다.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다. 둘 다 살아남으면 돼.”
“빈. 우리 서소를······. 꼭 구해주고 싶어. 제발······.”
“걱정 마라. 반드시 그렇게 할 테니까. 약속하마.”
그때, 누군가 전음으로 지강백을 불렀다. 맹의 정보대원이었다.
-맹주님. 큰일 났습니다!
-무슨 일이냐.
-흑무림맹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급습을 해왔습니다. 당가, 제갈세가, 남궁세가. 이 세곳입니다!
지강백은 이를 부득 갈았다.
“맹의 중인들을 전부 소집하라.”
***
“당가에는 흑무림맹의 2인자인 광혈사신과 흑사대(黑蛇隊)가, 제갈세가에는 5인자 음영사신(陰影邪神)과 암령대(暗令隊). 그리고 남궁세가에는 음영사신의 형제인 적월사신(赤月邪神)과 혈우대(血雨隊)가 쳐들어왔습니다.”
“흑무림맹의 총전력이 모두 움직였군요.”
“선거가 끝나고 아직 맹의 체계가 완전히 잡히지 않은 때를 노린 것이겠지요.”
“이놈들도 사활(死活)을 건 것이 틀림없습니다. 이것은 전쟁. 가히 정사대전이라 불릴 만합니다.”
회의장에 모인 맹의 중인들이 심각한 분위기에서 대응책에 관해 논의를 하고 있었다.
상석에 앉아 가만히 지도를 응시하던 지강백이 입을 열었다.
“풍운(風雲). 수라(修羅). 두 부대는 광혈사신이 있는 사천으로 향한다. 정보대는 사천의 아미와 청성에 전서를 넣어 도움을 청하라.”
“존명.”
지강백은 사천으로 강무영을 보냈다. 광혈사신을 이길 수 있는 무인은 지금으로선 강무영 뿐이었다.
“백령(白靈), 흑암(黑暗). 추풍(秋風). 세 부대는 총대주를 필두로 호남 제갈세가를 맡는다. 종남과 화산에 전서를 넣어 도움을 청하라.”
“존명.”
“마지막으로 남은 세 부대는 안휘성으로 향한다.”
남궁세가로 갈 화경의 고수로는 홍련이 자원하고 나섰다. 그 이유는 다름아닌, 그녀의 전(前) 스승인 천화 진인을 죽인 흉수가 바로 적월사신이기 때문이었다.
“허면, 맹주님께서는 어디로 가시겠습니까?”
“난 황산으로 가서 마태룡을 상대할 것이네.”
회의장의 사람들은 침을 꿀꺽 삼켰다. 오랜 숙원이었던 정과 사의 결착을, 마침내 짓는 순간이 왔다.
“그럼 준비가 끝나는대로 출발하겠습니다.”
“부디 무운을 빕니다.”
지강백은 준비를 끝마친 호야에게 말했다.
“흑무림맹의 음영사신은 은신과 기습에 능한 자다. 허(虛)를 보지 말고 실(實)을 보아라. 너의 야성과 감각이라면 충분히 그를 누를 수 있을 것이다.”
호야는 늘 그렇듯, 당당한 눈빛으로 말했다.
“보란 듯 승전보를 울리고 올 테니 기대하라고. 그러니 두목님도 꼭······서소와 함께 돌아와.”
“그래.”
지강백은 호야의 어깨를 가볍게 토닥이며 그를 배웅했다.
회의장을 나선 지강백은 저택으로 향했다. 강무영과 홍련도 마찬가지로 준비를 끝낸 채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무영아. 너는 사천으로 가서 광혈사신을 맡아줘야겠다.”
“흑무림맹의 2인자 말씀이시지요? 알겠습니다.”
“정마대전 당시에는 너보다 한 수 아래였지만 지금은 얼마나 강해졌을지 모른다. 조심하거라.”
강무영은 오랜만에 아는 얼굴을 보러 간다며 좋아했다.
강무영은 걱정하지 않았다. 그나마 걱정되는 건 홍련이었다.
“련아. 너는 적월사신을 맡거라.”
홍련이 덤덤한 어투로 물었다.
“그놈이 스승님의 원수입니까?”
“그래.”
“감사합니다. 드디어 제 숙원을 이룰 날이 왔군요.”
홍련은 자신의 손에 들린 홍매검을 응시하며 말했다.
지강백은 이글거리는 홍련의 눈빛을 마주하며 당부했다.
“네 기량은 결코 놈에게 뒤지지 않는다. 허나 분노로 인해 감정을 제어하지 못하게 되면 필패할 것이다. 어떠한 순간이 오더라도 귀를 막고, 오로지 전투에만 집중하거라.”
“명심하겠습니다. 스승님.”
지강백은 강무영과 홍련의 어깨를 붙잡으며 미소를 지었다.
“꼭 살아서 다시 만나자.”
홍련과 강무영은 지강백의 손에 자신의 손을 얹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마지막으로······지강백은 남궁미향의 처소를 찾았다.
별다른 말은 없었다. 어쩌면 마지막이 될 수도 있으니 서로를 가만히 응시하는 것이 전부였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서로에게 할 말은 전부 전할 수 있었다.
“조심히 다녀와. 돌아오면 셋이서 나들이라도 가자.”
지강백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볼에 입을 맞췄다.
절대 죽지 않는다. 이제는 자신을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
***
사천 당가.
광혈사신이 이끄는 흑무림맹 최강의 부대, 흑사대는 짧은 시간에 사천 당가의 지부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곧장 본진으로 진격했다.
“막아라! 흑도 놈들을 막아!”
“물러서지 마라. 독을 놈들의 아가리에 퍼부어!”
미리 식솔들을 대피시킨 당휘란은 당가의 고수들을 이끌고 흑사대에 저항했다. 그러나 흑사대의 수장 광혈사신과 그 수하들은 가소롭다는 듯 당가 고수들을 짓밟으며 다가왔다.
“빌어먹을. 개떼처럼 몰려드는군!”
당휘란은 담장을 넘어오는 적들을 노려보며 욕설을 내뱉었다.
푹푹!
그녀에게 달려들던 흑사대 두 명이 단도에 찔려 쓰러졌다.
그녀가 왼편의 독수(毒手)를 휘두르자 손에 닿은 적들의 살이 썩기 시작했다. 그녀는 어느새 수십 명에 달하는 흑사대원들을 죽인 이후였다.
“허억. 허억······.”
당휘란은 내력이 고갈되는 것을 느끼며 거친 숨을 내쉬었다. 다리에 힘이 풀려 한쪽 무릎을 꿇었다.
그때, 흑사대 열 명이 그녀의 주변을 포위하고 다가왔다.
하나같이 검은 피풍의를 두르고 있어, 마치 어둠이 다가오는 듯했다.
“여기까지인가.”
“가주님!”
당휘란의 곁을 지키던 당가의 오대 당주들이 다급히 그녀를 보호하기 위해 달려왔으나, 흑사대에 의해 저지당했다.
당휘란은 혀를 차며 덜덜 떨리는 다리를 펴고 일어났다. 단도를 역수로 쥐며 자세를 취했다.
바로 그때, 사방에서 푸른 검기가 당휘란을 포위한 흑사대원들에게 날아들었다.
쾅! 콰앙!
눈을 질끈 감은 당휘란이 눈을 떴을 땐, 푸른 도복을 입은 무인들이 서 있었다.
“한 발 늦었습니다. 저희들은 청성의 제자들입니다.”
달그락거리는 석장 소리와 함께 아미의 여승들도 모습을 드러냈다.
“맹주님께서 당가를 지원하라 전서를 보내셨습니다.”
“맹주님께서······.”
그때, 반대쪽 담장을 넘어 거대한 함성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고개를 돌리자 맹의 깃발을 건 부대가 이쪽을 향해 몰려오는 것이 보였다.
“맹의 풍운검대와 수라검대로군요. 저들도 늦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아아······.”
당휘란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주먹을 쥐었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언제 싸움이 막을 내릴지 모르나, 몸을 움직일 힘이 남아있는 이상, 끝까지 싸운다.
당휘란은 긴 숨을 내쉬며 걸음을 옮겼다. 전장으로.
한편, 당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는 강무영이 광혈사신과 대치하고 있었다.
“강무영. 설마 아직 살아있었을 줄이야······.”
“한때는 적이었지만 이리 만나니 반갑구나. 광혈.”
“어떻게 된 거지? 분명 죽었다고 들었는데.”
“그리 쉽게 죽어지지가 않더군. 슬픈 일이지.”
광혈사신은 나서려는 수하들을 제지하며 말했다.
“아서라. 네깟것들이 덤빌 상대가 아니다.”
그는 수하들을 물린 뒤, 검을 뽑아들며 중얼거렸다.
“네가 왜 그쪽에 있는지는 모르겠다만, 달라진 것이 없구나. 허나 난 다르다. 전쟁 이후, 내 경지는 이미 널 앞섰느니라.”
“언제부터 우리가 입으로 대화했지? 마주치면 서로를 죽일 생각으로 검을 휘두르지 않았나. 오랜만에 예전처럼 해보자.”
여유롭게 대꾸했지만 승패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대다. 강무영은 내공을 끌어올리며 호흡을 가다듬었다.
파팟! 두 사내가 서로를 향해 쇄도했다.
***
호북 제갈세가.
제갈세가 무사들의 피를 흠뻑 뒤집어 쓴 흑무림맹의 5인자, 음영사신은 광소를 터뜨리며 소리쳤다.
“크하하! 축제로구나. 이것들아, 어서 피를 뿌려라!”
원래도 성정이 잔인하기로 유명한 자다. 그는 달려드는 무사들을 도륙한 뒤, 팔다리를 뽑고 내장을 짓밟았다.
시체가 마당을 뒤덮자, 그는 그 위에서 즐겁다는 듯 덩실덩실 춤을 췄다.
제갈세가의 세 고수와 제갈탄은 치가 떨리는 듯 핏발이 선 눈으로 그를 노려보았다.
수장의 성정을 똑같이 닮은 암령대 역시 살인에 취해 미친 듯 달려들었다.
그러나 그때, 달려들던 암령대 무사들의 목이 허공으로 치솟았다. 사자 갈기를 휘날리며 모습을 드러낸 호야가 천둥 같은 목소리로 소리쳤다.
“이 버러지같은 살인광 새끼가. 네놈 웃음소리 때문에 귀가 썩을 것 같다. 아가리 닥쳐!”
“그 우스꽝스러운 사자탈. 네가 바로 호야로구나. 소문은 많이 들었다. 전화사신한테 죽은 줄 알았는데. 흐흐.”
파팟!
단숨에 호야의 뒤로 이동한 음영사신이 낫을 치켜들며 비릿한 웃음을 흘렸다.
커다란 대도를 휘두르며 몸집이 크니 힘은 좋을지 몰라도 속력은 떨어질 것이라 짐작했다.
그러나 다음 순간, 호야의 주먹이 음영사신의 얼굴을 찌그러뜨리며 정확히 명중했다.
“커억!”
이빨을 우수수 내뱉으며 나가떨어진 음영사신을 바라보며, 호야가 나직이 중얼거렸다.
“그때가 언젠데, 지금 만나면 그 새끼도 나한테 죽어.”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