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eader of the Demonic Cult, Zhuge Se, is reincarnated as the youngest scholar RAW novel - chapter (166)
167화.개전(開戰). 무림 대 황실.1
대내관은 황궁을 벗어나자마자 말을 타고 밤새 달려 북경을 벗어났다. 그러고는 즉시 무림맹 지부를 찾아가 이 사실을 전달했다.
무림맹 지부는 곧바로 각 지부에 전서를 띄웠고, 전서를 받은 맹의 무사들은 곧장 전시 태세로 들어갔다.
그와 비슷한 시각, 지강백은 무림맹 본산으로 돌아왔다. 다행히 지강백이 있던 곳은 무림맹에서 멀지 않은 곳이었다.
맹의 7부대 대주를 비롯한 중인들은 맹주가 피투성이가 된 채 돌아오자 경악하며 그를 맞이했다.
“맹주님!”
“맙소사. 대체 무슨 일이······.”
“설명할 시간 없소. 곧 황실에서 토벌군을 보낼 것이오.”
지강백은 의원들을 부르는 총관을 만류했다. 이 정도 상처는 조금만 있으면 알아서 재생된다.
지강백은 숨을 고르며 총관에게 물었다.
“총관. 강 무사와 향이, 호야와 련이에게서 연락은?”
“부인께서는 아직 연락이 없으십니다. 나머지는 출발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곧 돌아오실 겁니다.”
“남만과 동영에서의 지원은 받은 건가?”
“예. 동영에서는 화경 두 명과 절정 수십 명이, 남만에서도 비슷한 숫자로 지원을 보내온다고 합니다.”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언제나 희망은 있기 마련이다.
“지금 당장 맹의 부대원들을 북쪽으로 집합시키도록. 그들이 남하하기 전, 위에서 물리친다. 오대세가와 구파일방에도 혹시 연락을 취하라.”
“존명!”
대전 내 중인들의 표정이 굳어졌다. 이젠 돌이킬 수 없다.
이 순간부터 자신들은 나라에 반기를 든 역적이었다.
“그리고 하나 더, 건양왕부에 사람을 보내 경엄 군주를 데려오시오. 거기 있다간 목숨이 위태로울 테니 보호해야 하오.”
“알겠습니다.”
맹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지강백은 악신과의 전투로 입은 상처를 회복하는데 주력했다. 그 가운데에도 정보원들은 발빠르게 토벌군의 움직음을 보고해왔다.
“토벌군이 황궁을 나와 하북으로 내려오고 있다고 합니다.”
지강백은 지도를 확인했다. 성도인 석가장으로 내려오기 전, 그 앞에 위치한 보정(保定)에서 마주칠 듯했다.
“보정으로 무사들을 집합시킨다. 격전지는 이곳이다.”
지강백은 대전 밖으로 나섰다. 이미 7부대 대주를 비롯한 맹의 전력은 언제든지 출동할 준비를 마친 뒤였다.
“지금부터 우리는 반란군이자 역적이다. 허나 그건 전혀 중요하지 않다. 오직 백성들을 구하고 황군을 물리쳐 너 자신을, 옆의 동료를 지키는 것만 생각하라. 알겠는가!”
“존명!”
사기충천한 무사들이 일제히 함성을 터뜨렸다.
지강백은 말에 올라타며 창을 높이 들어보였다.
“출동한다!”
***
“파악된 황군의 숫자는 몇이나 되는가?”
“대략 15만에서 20만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무림맹에 구파일방, 오대세가의 전력을 합치면?”
“대충 잡아서······3만 정도 되지 않겠습니까?”
화산파 매화검수 연홍의 대답에 천운자가 한숨을 내쉬었다.
연홍은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말했다.
“해볼만 하군요. 한 명당 병사 열 명 정도만 맡으면 되는 것 아닙니까. 내공을 익힌 무사들이 그깟 일반 병사들 쯤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군. 황실 군대의 무서운 점은 바로 전쟁에 특화되어 있다는 점이야. 당연히 개개인의 전투는 무림인이 압도적이지만, 전쟁으로 간다면 이야기는 다르지. 그들의 전략과 체계, 조직력은 수십 년 나라를 지켜온 힘이다. 절대 얕보아서는 안 된다.”
천운자는 고개를 돌렸다. 화산파의 핵심 전력인 매화검수와 일대제자들이 무장한 채로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는 우리도 지켜보고 있을 수만은 없다.’
황실은 전쟁을 선택했다. 천운자는 피를 흘리는 것을 원하지 않았으나, 가만히 앉아서 죽기를 기다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납검을 선택한지도 수십 년······이렇게 다시 검을 쥘 줄이야.’
천운자는 매화가 그려진 도포를 펄럭이며 검수들의 앞에 섰다. 매화검수들이야 덤덤했지만, 아직 나이가 어린 제자들은 덜덜 떨리는 얼굴로 천운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천운자는 짧게 숨을 내쉬며 마음을 다잡았다.
“잘 들어라. 화산파는 이제부터 황군을 상대로 무림을 지켜낼 것이다. 스스로를 역적이라 자책하지 마라. 황실은 무림을 적대했고, 우리는 살기 위해 싸우는 것이다.”
천운자는 전투를 앞둔 제자들에게 용기를 북돋아주었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마라. 이 천운자가 함께 할 것이니.”
천운자는 검을 뽑아 높이 치켜들며 소리쳤다.
“싸워라! 무림의 평화와 협의를 위해!”
“우와아아아-!”
화산파에 거대한 함성이 울려 퍼졌다.
소림의 방장 마월 대사는 착잡한 표정으로 눈앞의 승려들을 응시했다.
그들은 마월 대사와 같은 항렬로, 소림에서는 가장 높은 항렬에 위치한 승려들이었다. 지금 그들의 손에는 창과 칼이 들려 있었다.
“방장. 더는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겠습니다.”
소림의 마공 대사가 말했다. 그 뒤로 마진 대사, 마방 대사 등이 연이어 전쟁에 참전할 것임을 밝혔다.
“소림은 세상의 일에 나서지 않는 것이 규율일세!”
“나라가 위험해졌을 때는 소림의 승려들도 참전했습니다. 지금이 그때입니다. 무림 전체가 몰살당할 위기이며, 백성들도 얼마나 죽어나갈지 모릅니다. 이 마공, 불도를 어기고 파계(破契)하는 한이 있더라도 싸워야겠습니다.”
“저희 또한 같은 뜻입니다. 방장.”
나머지 승려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눈을 빛냈다. 마월 대사는 한숨을 내쉬며 뭔가 더 말하려 입을 열었다.
그때, 한 무리의 승려들이 모습을 나타냈다. 그들을 본 마월 대사가 깜짝 놀라며 소리쳤다.
“자네들······!”
그들은 바로 소림의 전력을 책임지는 나한당의 승려들이었다.
소림이 위기에 처했을 시 소림을 수호하는 집단으로 불리는 만큼, 그들의 전력은 곧 소림의 전력과도 같았다.
나한당주이자 마월 대사보다 한 배분이 낮은 공월 대사는 온화한 미소를 띄며 말했다.
“생명을 가장 귀히 여기는 것이 바로 불자의 가르침입니다. 이 또한 덧없이 사라져갈 생명들을 지키는 일이니 저희가 나서는 것이 당연합니다.”
나한당주까지 나서니 방장인 마월 대사도 말릴 수 없었다.
“자, 출발합시다. 이미 화산과 아미, 무당도 움직였다고 합니다. 나머지 구파도 전부 참전하는데 서둘러야지요.”
마월 대사는 복잡한 심정으로 문을 나서는 그들을 지켜보았다. 그때, 마월 대사의 옆에 있던 젊은 승려가 중얼거렸다.
“참으로 가슴이 웅장해지는 광경인 것 같습니다······.”
마월 대사는 문득 생각했다. 정마대전도, 다른 전쟁도 아닌 바로 지금이 무림 전체가 힘을 모으는 때가 아닐까, 하고.
남궁미향은 황산을 나와 남궁세가로 향했다. 가주 남궁무가 그녀를 맞이했고, 남궁미향은 그에게서 무림의 소식을 전해들었다.
“하북성 보정으로 집결한다고?”
“네, 누님. 그곳이 격전지가 될 것 같습니다.”
남궁미향은 곧장 그곳으로 출발할 준비를 했다. 그리고 미리 남궁세가에 도착해 그녀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바로 황금성주 장택산이었다.
“장 성주님.”
“부인. 무사히 돌아오셔서 다행입니다.”
장택산은 남궁미향을 데리고 어디론가 향했다. 방 안으로 들어서자 얇은 갑주와 장검 한 자루가 벽에 걸려 있었다.
“맹주님께서 준비하신 무구입니다. 교룡갑과 재질이 비슷한 용린갑(龍鱗鉀)과 전전대 검성이 사용했다고 전해진 보검, 온영(溫影)입니다.”
전부 지강백이 천마림에서 가져온 전설의 신병이기들이었다.
남궁미향은 갑주와 검을 쓰다듬으며 미소를 지었다.
“고마워요. 장 성주님.”
“별말씀을.”
남궁미향은 곧장 갑주를 착용하고 검을 허리춤에 찼다.
북쪽으로 말을 몰아 달려가는 그녀를 바라보던 장택산이 하늘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부디 무사하시기를······.”
***
“전쟁은 이제 지겹군요. 그래도 하나 좋은 점은 있습니다.”
“그게 뭡니까? 궁금하군요.”
“우리가 다시 함께 싸울 수 있다는 겁니다. 하하.”
가장 먼저 보정에 도착한 당가 가주 당휘란과, 죽은 모용명의 뒤를 이어 모용세가의 가주가 된 모용신이 서로를 향해 웃어보였다.
한때는 서로 칼을 겨누며 싸웠지만, 한 편이 되니 이리도 든든할 수 없었다.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던 종남파 장문인 도영후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래. 서로 싸우고 다투지만 결국은 무림이라는 한 둘레에 있는 것이지. 보기 좋구만.”
그때, 지강백과 맹의 부대원들이 보정에 도착했다. 그는 자신을 향해 인사하는 가주들을 토닥이며 도영후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함께 싸워주셔서 감사합니다. 대협.”
“당연한 소리. 무림의 전쟁이니 빠질 수 있겠는가?”
지강백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먼저 도착한 당가와 모용가, 그리고 종남파가 드넓은 평야에 진을 치고 있었다. 그리고 머지않아 화산파가 당도했다.
천운자는 매화가 그려진 장포를 펄럭이며 지강백에게 다가왔다. 정마대전 때와 다를 바 없는 모습이다. 무림을 지켜야 한다는 사명이 그의 손에 다시 검을 쥐어준 모양이었다.
‘적이 되면 까다롭지만 아군이 되니 든든하기 짝이 없군.’
지강백의 곁에 있던 도영후가 짐짓 투덜거렸다.
“화산은 종남보다 더 가까운데 어찌 이리 늦으십니까?”
“미안하네. 자네도 나이가 들어보면 알 걸세. 허허.”
천운자는 평야에 모인 무인들을 보며 말했다.
“일단 이렇게 적들을 막아야 한다는 건가.”
“나머지도 곧 당도할 것입니다.”
그때였다. 맹의 무사들을 따라오며 부지런히 정보를 수집하던 개방도들이 헐레벌떡 달려왔다. 그들의 표정으로 보건대 좋지 않은 일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무슨 일이냐. 황군이 바로 앞까지 들이닥친 것인가?”
“그, 그게 아니라······큰일입니다! 황군들이······!”
이어지는 개방도의 말을 들은 일행이 경악하며 입을 쩍 벌렸다. 천운자가 주먹을 쥐고 도영후가 욕설을 내뱉었다.
“이 미친 새끼들이!”
개방도에 말에 따르면, 보정으로 오기 전 다른 도시에 들른 황군들이 그곳에 있는 백성들을 무자비하게 학살했다는 소식이었다. 이유 불문, 살아있는 생명이라면 전부 죽였다고 한다.
“말도 안 된다. 무림을 토벌하겠다는 명분은 이해하나, 왜 죄없는 백성들을······?”
천운자가 허탈한 표정으로 부정하듯 중얼거렸다.
오직 지강백만이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악신. 그는 무림 토벌이니 뭐니. 그런 것 따위는 관심이 없었다. 그의 목적은 오로지 혼돈. 세상을 피로 쓸어버리는 것이다. 백성들의 목숨이야 그에게는 벌레만도 못했다.
가만히 듣고 있던 당휘란과 모용신이 말했다.
“이제는 더더욱 물러설 수 없겠군요.”
“이 제국은 이미 멸망했습니다! 우리가 바로잡아야 합니다!”
어느새 무림과 백성을 구하기 위한 사투는 나라를 구하는 일이 되어버렸다. 확실히 백성들을 무참히 학살하는 황실을 가만히 놔둘 수는 없는 일이다.
바로 그때, 저 멀리서 거대한 말발굽 소리와 함께 땅이 진동하는 것이 느껴졌다. 황군이 마침내 이곳에 당도한 것이다.
지강백은 창을 들고 앞으로 나서며 큰 소리로 외쳤다.
“다들, 전투를 준비하라-!”
맹주의 명령에 무사들은 일사분란하게 대오를 갖췄다. 머지않아 산등성이를 넘어 무시무시한 숫자의 군세가 모습을 드러냈다.
두두두두-!
황실의 깃발을 나부끼며 나타난 황군은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멈추었다. 평야를 가득 채운 숫자는 보기만 해도 압도당하는 듯했다.
“오랜만에 칼춤 한 번 신나게 추겠구만. 클클.”
도영후가 긴장을 풀려는 듯 웃으며 중얼거렸다. 천운자는 차갑게 굳은 표정으로 천천히 검을 뽑아들었다.
황군들은 무림인들을 보고 나서도 멈추지 않고 오히려 더욱 속도를 높였다. 수천, 수만 개의 창끝이 그들을 향했다.
“강호의 동도들이여. 영웅들이여!”
지강백은 전선의 맨 앞으로 나와 창을 치켜들며 외쳤다.
“돌격하라-!”
“우와아아아아-!”
무림인들은 지강백을 따라 미친 듯이 달려나갔다.
마침내 천하의 운명을 좌우할 마지막 전쟁이 시작되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