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eader of the Demonic Cult, Zhuge Se, is reincarnated as the youngest scholar RAW novel - chapter (167)
168화.개전(開戰). 무림 대 황실.2
“우와아아아-!”
지강백과 무림 연합체는 내공을 있는 힘껏 끌어올리며 지면을 내달렸다. 그 모습이 마치 양떼로 뛰어드는 이리 무리를 보는 듯했다.
“크아아!”
지강백은 바닥을 박차고 뛰어올라 황군들을 향해 창을 내질렀다. 무림인들이 보고 있는지라 마기는 쓸 수 없는 대신, 풍신환원공의 바람이 그의 창을 휘감았다.
콰앙! 콰아아앙!
한 차례 폭풍이 휘몰아치며 황군들이 나뭇가지처럼 사방으로 나가 떨어졌다. 지강백은 귀신 들린 것마냥 전장을 휘저으며 창을 휘둘렀다.
“저자가 수장이다! 저자를 잡아라!”
황군들이 일제히 지강백을 향해 몰려들었다. 그러나 지강백은 냉소를 지으며 오히려 포위진을 부수고 나아가기 시작했다.
쩌엉! 쩌저정!
지강백은 허공에 대고 창을 길게 휘둘렀다. 그러자 창끝에서 푸른 용이 생성되었다. 지강백은 달려드는 황군들을 향해 창을 휘둘렀다.
쿠오오오-!
푸른 용이 지면을 휩쓸며 주변의 황군들을 쓸어버렸다. 마치 거대한 해일이 지나간 듯했다.
청룡신공의 비룡재천 초식이었다.
그러나 황군들은 여전히 개미떼처럼 몰려들고 있었다. 지강백은 주변을 빠르게 훑어보고는, 창 끝에 뇌기를 응집시켰다.
파직! 파지지지직!
푸른 벼락이 섬광과 함께 터져 나왔다. 벼락에 맞은 황군들이 비명을 지르며 튕겨 날아가거나 바닥에 엎어졌다. 그 와중에도 지강백은 아군의 피해가 없도록 벼락의 궤도를 조절했다.
“이, 이럴 수가······. 정녕 저자가 인간이란 말인가?”
지켜보던 황군의 부장 중 하나가 경악하며 중얼거렸다.
바로 그때, 지강백의 시선이 그를 향했다. 부장은 당황하며 병사들로 하여금 자신의 앞을 막도록 지시했다.
‘그래. 아무리 강해도 천 명의 적을 넘어오지는 못할 것이다.’
그때였다.
지강백이 수도(手刀)를 세워 허공에 대고 그었다. 그저 단순한 손동작에 불과했다. 그러나 다음 순간, 황군들의 표정이 일제히 굳어졌다.
주륵-.
부장의 목이 깨끗하게 잘려 바닥에 떨어졌다. 주인을 잃은 몸뚱이 역시 말에서 힘없이 떨어졌다. 지강백은 단순히 손을 그은 것만으로 천 명의 적을 사이에 둔 장수를 베어버린 것이다.
월인대신검의 무검류(無劍流), 참월(斬月) 초식이었다.
지강백은 가볍게 손을 휘저으며 굳어버린 황군들에게 다가갔다. 황군들이 저도 모르게 뒤로 물러섰다.
“제아무리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병사라지만······아무런 죄도 없는 백성들을 학살하라는 명령을 따랐지. 네놈들은.”
지강백은 이를 부득 갈며 내력을 끌어올렸다. 푸른 번개가 그를 감싸듯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지강백은 바닥을 박차며 그들을 향해 쇄도했다.
***
화산파의 천운자는 도포를 펄럭이며 전장을 누볐다. 그의 검이 번뜩일 때마다 황군들의 팔다리가 갑주 째로 잘려나갔다.
휘릭. 쇄애애액!
그의 검은 마치 화려한 춤사위와도 같았다. 검의 잔상이 허공을 가르며 꽃잎이 휘날리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그리고 어김없이 적들의 피가 허공을 수놓았다.
어느새 천운자의 주변에는 시체가 산을 이루고 있었다. 황군들은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고개를 돌리는 그를 응시했다.
“사, 사신······.”
누군가 말했다. 그 말대로, 천운자는 정마대전 당시 마인들에게 무자비한 철혈의 검사로 악명(惡名)이 높았다.
은퇴와 함께 검을 내려놓았지만 무림을 지켜야 한다는 사명이 죽은 사신을 다시 부활시킨 것이다.
천운자는 분노한 얼굴로 차갑게 중얼거렸다.
“외적으로부터 백성을 지켜야 할 병사들이 백성들을 학살하다니, 부끄러운 줄 알거라!”
천운자는 검을 휘둘러 피를 털어내고는, 재차 달려들었다.
천운자는 달려오는 기병을 노려보며 검을 휘둘러 말의 다리를 베어낸 다음, 떨어지는 병사의 목을 쳤다. 그리고 연이어 검을 휘둘러 뒤쪽의 병사 한 명을 베고, 또 검을 휘둘러 좌측의 병사 두 명을 연달아 베었다.
지켜보던 황군들이 치를 떠는 것은 물론, 같은 화산파 제자들마저도 온화한 장문인의 무시무시한 모습에 경악했다.
연홍은 아직 전장의 피맛에 익숙하지 않은 제자들을 향해 소리쳤다.
“다들 정신 차려라! 한데 모여 검진을 이루고 적들을 막아라. 절대 함부로 들어가서는 안 된다! 장문인의 곁에도 마찬가지다!”
그때, 적군 한 명을 벤 천운자가 휘청거리더니 한쪽 무릎을 꿇고 주저앉았다. 그는 가슴팍을 부여잡으며 거친 숨을 내뱉었다.
“크으······. 역시 나이는 속이지 못하는가. 애석하게도······.”
기회를 잡은 황군들이 일제히 창을 내질렀다. 그 모습을 본 연홍과 매화검수들이 눈에 핏발을 세웠다. 그들이 동시에 바닥을 박차고 몸을 날렸다.
“감히······감히 누구에게 창을 들이미는 것이냐!”
촤악! 촤아악!
매화검수들의 검이 황군들을 무자비하게 쪼개버렸다. 그 사이 연홍은 재빠르게 천운자를 부축했다.
“장문인! 괜찮으십니까!”
“난 괜찮다. 걱정하지 말거라.”
“일단 전장에서 벗어나도록 하겠습니다. 다들 엄호해!”
연홍이 천운자를 안고 몸을 돌리려는데, 천운자가 버텼다.
“괜찮다지 않으냐! 내 목숨은 알아서 챙길 것이니, 어서 다른 이들을 돕거라!”
천운자의 눈빛을 마주한 연홍이 당황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천운자는 길게 호흡을 내쉰 다음, 내공을 더욱 끌어올렸다.
천운자가 다시 일어서는 모습을 본 황군들이 치를 떨었다.
“다 죽어가는 주제에······독한 영감탱이.”
“몰랐느냐? 본래 지키기 위한 싸움은 상상 이상의 힘을 발휘한다는 것을. 우린 목숨이 다할 때까지 검을 휘두를 것이다.”
천운자는 길게 숨을 들이쉬며 사자후를 터뜨렸다.
“화산파를 얕보지 마라-!”
“우와아아아-!”
장문인의 분전에 용기를 얻은 제자들이 두려움을 떨쳐내고 싸우기 시작했다. 동료의 피가 뿌려져도, 멈추지 않고 싸웠다.
화산파 제자들의 검기가 쉴 새 없이 허공을 수놓았다.
***
한편, 후방에서 전장을 살펴보던 병부상서 조영서는 좀처럼 굳은 표정을 피지 못하고 있었다. 황군들이 허공으로 치솟을 때마다 움찔했다.
‘예상은 했지만······무림고수를 너무 얕본 모양이군.’
아군의 숫자는 저들보다 열 배는 족히 더 많다. 비록 저들의 무공이 고강하다 하나, 숫자로 밀어붙이면 못 이길 것도 없다 여겼다.
허나 조영서는 자신의 생각이 틀렸음을 인정해야 했다.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노도인도, 가녀린 여자도 검과 단도를 쥐고 미친 듯 전장을 누비고 있었다. 마치 짐승처럼, 피에 젖은 채 닥치는 대로 적들을 찢어발겼다.
무엇보다, 가장 앞선 곳에서 한 자루의 창을 들고 야차처럼 적들을 분쇄하는 저 사내. 검은 장포를 펄럭이며 번개와 바람을 동원해 병사들을 쓸어버리는 모습은 가히 하늘에서 내린 신장(神將)을 연상케 했다.
이대로라면 정말 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그건 휘하 제장들도 마찬가지였는지, 하나같이 입을 모아 말했다.
“나리! 일단 후퇴하시지요! 전세가 불리합니다.”
불길한 표정을 짓는 그들에게, 조영서가 호통을 쳤다.
“자그마치 십만이다! 십만의 병력으로 일만의 적들을 이기지 못하고 후퇴한다면 폐하께서 우릴 가만히 두지 않으실 것이다!”
“허나 이대로라면 전멸을 면치 못할수도 있습니다!”
제장들의 외침에 조영서가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그의 시선이 자신을 호위하는 금의위들에게 향했다. 무림인을 상대하기 위해 만들어진 금의위. 그 중에서도 최고수로 뽑히는 위사들이라면, 저자들을 상대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조영서의 눈빛을 본 그들은 고개를 저었다.
“우리가 전부 덤벼도 저자를 상대할 수는 없습니다.”
“빌어먹을! 그럼 어쩌란 말이냐!”
“차라리 이곳에서 총력전을 걸어 놈의 힘을 최대한 소진시킨 뒤, 동귀어진을 각오하고 전부 달려든다면 어찌 해볼수도······.”
이렇게까지 말하는 것은 그냥 후퇴하자는 소리였다.
허나 이대로라면 자신의 무능함을 증명하는 꼴이다. 조영서는 갈등했으나, 제장들의 성화에 이기지 못하고 철수 명령을 내렸다. 그렇게 첫 번째 전투인 보정 전투는 끝이 났다.
***
“후퇴하라-!”
퇴각 명령이 떨어지자 황군들은 이때다 싶어 등을 돌리고 달아났다. 한창 적들을 찔러 죽이던 당휘란이 달아다는 적들을 보며 눈을 깜빡였다.
추격하고 싶었으나 거친 전투로 인해 많이 지친 상태였다. 그녀는 손을 내리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비록 적들의 피해가 더 크다 하나, 이쪽의 피해도 무시할 수준은 아니었다. 곳곳에 죽은 무사들의 시신이 가득했다.
“부상자를 챙기고 사상자를 수습하라.”
지강백은 피비린내로 가득한 전장을 돌아보며 고개를 들었다. 어느새 해가 지고 있었다.
살아남은 무사들은 부상자를 진채로 옮기고 시신을 수습했다. 전쟁에 익숙하지 않은 자들은 죽은 동료의 시체를 품에 안고 절규했으며, 일부는 넋이 나간 채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래서 전쟁은 무서운 것이다. 승패를 정하는 과정에 희생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오늘 이들은 평생 이때를 잊지 못하고 괴로워할 것이다.
그때, 7부대 대주 중 한 명이 말을 몰고 그에게 다가왔다.
“맹주님. 괜찮으십니까?”
“우리 쪽 피해는 어떻더냐.”
“대충 천여 명 정도가 당했습니다. 부상자는 대략 오백 정도입니다. 거기다 종남파와 화산파, 당가와 모용가의 피해도 오십에서 백 정도로 나온 것 같습니다.”
“발빠르게 황금성에 지원을 요청하거라. 금창약과 의원들을 보내 부상자를 돌보게 하고, 나머지도 지친 몸을 쉬게 하도록.”
“알겠습니다.”
지강백은 대주와 함께 임시 진채로 돌아갔다.
밤이 깊었다. 지강백은 당휘란과 모용신, 도영후와 천운자를 비롯한 맹의 7부대 대주들과 한창 작전을 논의하고 있었다.
“야습(夜襲)을 합시다.”
지강백의 입에서 나온 말이었다. 이에 모용신이 대답했다.
“적들도 한바탕 깨진 직후인데, 경계가 삼엄할 것입니다.”
“물이 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 하오. 놈들도 설마 전투를 치른 밤에 쳐들어올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할 터.”
“허나 다들 지쳐있지 않습니까.”
모용신이 연이어 걱정을 드러내자, 도영후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그러니 소수의 고수들로 꾸려서 덮쳐야지. 빠져나오는 것도 편하고 걱정없이 휘젓기도 편할 것 아닌가? 뭐, 적장의 목을 따오면 그게 가장 좋겠군. 난 가겠네. 화산파에서 매화검수 몇 명만 붙여주고, 맹의 7부대에서도 발이 뛰어난 자들로 수십 명만 추리게.”
바로 그때, 밖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 호위가 막사 안으로 들어와 보고해왔다.
“지금 소림과 무당에서 지원군을 보내왔습니다!”
“클클. 가장 가까운 순서대로 납시는구만. 좋아.”
도영후는 마침 잘 되었다는 듯 지강백에게 말했다.
“저들은 쌩쌩할 테니 걱정없겠군. 어떤가?”
지강백은 미소를 지으며 무당과 소림을 맞이했다. 놀랍게도 소림과 무당 모두 최고의 고수들을 보내왔다. 소림에서는 나한당이, 무당에서는 높은 항렬의 도사들이 있었다.
그들은 지강백의 작전을 듣자마자 이렇게 대답했다.
“좋습니다. 금방 들이치지요.”
“적들을 전멸시키지는 못하더라도, 큰 타격을 입힐 수는 있을 것입니다.”
지강백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반 시진 뒤, 일제히 출격합니다.”
전투의 양상은 급박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