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eader of the Demonic Cult, Zhuge Se, is reincarnated as the youngest scholar RAW novel - chapter (170)
171화.악신의 삼신귀(三神鬼).2
강무영은 언덕을 내려오며 전장을 유심히 살폈다. 정마대전과 그 전부터 전쟁에 잔뼈가 굵은 그는 단번에 전황을 알아차렸다.
‘분명 무림 연합 쪽이 유리하나, 저 폭발을 일으키는 여자가 전세를 뒤집고 있구나.’
즉, 저 여자를 죽이면 무리없이 승리할 수 있다는 결론이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저 여자에게서 악신의 그것과 비슷한 기운이 흐르고 있다는 점이었다.
거기다 손대는 것마다 폭발을 일으키는 괴상한 이능까지. 척 봐도 인간으로 보이지는 않는 존재다.
‘망할 악신 놈. 똑같은 놈들을 얼마나 더 끌고 온 건지.’
보아하니 아무래도 저 여자를 죽일 수 있는 건 자신밖에 없을 듯했다. 이에 말머리를 그쪽으로 돌렸다.
“악신과 비슷한 기운이 느껴지는데······뭐냐, 너?”
한편, 화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강무영을 빤히 응시했다.
분명 인간인데, 뭔가 범상치 않은 기도를 뿜고 있었다.
‘폐하께서 조심하라고 했던 건 검은 창을 든 남자 하나인데······뭐, 어차피 나약한 인간의 육체. 신경 쓸 필요는 없겠지.’
화는 강무영을 향해 단숨에 짓쳐들어 주먹을 날렸다.
콰아앙!
주먹 끝에서 터진 폭발이 순식간에 강무영을 덮쳤다.
쇄애애액!
그러나 다음 순간, 폭발과 함께 일어난 화마(火魔)가 반으로 쪼개졌다. 그와 동시에 화의 왼쪽 팔이 팔꿈치부터 잘려나갔다.
“어라?”
화가 눈을 깜빡이며 떨어진 팔을 응시했다. 마침 화기를 뚫고 모습을 드러낸 강무영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누구 부하 아니랄까봐, 이상한 재주만 갖췄구나.”
“······방금 뭐였어? 날 벤 거야? 폭발과 함께?”
화는 헛웃음을 흘리며 순식간에 잘린 팔을 원래대로 붙였다.
그 광경을 본 강무영이 눈살을 찌푸리며 나직이 중얼거렸다.
“진짜 악신의 부하가 맞군. 빌어먹을 재생력까지.”
그는 한숨을 내쉬며 검을 든 채 화에게 다가갔다.
화가 의문의 검사에 의해 발목이 잡히자 무림인들은 다시 기세를 잡을 수 있었다.
천용 진인은 화와 대치한 강무영을 응시하며 중얼거렸다.
“대체 저 사내는 누구지? 타 문파의 제자도 아닌 듯한데······.”
“복면과 두건 때문에 잘은 모르겠습니다만, 폭발을 베어낸 걸 보면 틀림없이 범상치 않은 실력입니다. 일단 요녀는 저 검사에게 맡기지요. 전쟁을 끝내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화운 진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천용 진인이 걸음을 옮겼다.
***
마지막 삼신귀가 향한 하남성 개봉.
이곳은 호북과 마찬가지로 제국의 제후인 성왕(成王)이 다스리고 있는 곳이었다.
이곳은 지금, 한 마디로 아수라장이었다.
“우워어어어어-!”
전장의 한복판에 서서 우렁찬 함성을 터뜨리는 자는, 악신의 마지막 삼신귀인 망(亡)이었다.
망은 키가 족히 10척(3m)는 가뿐히 넘을 듯했고, 근육 또한 바위를 박아놓은 듯 우락부락했다.
앞선 두 삼신귀가 제어할 수 없었듯, 망 역시 성왕을 비롯한 병사들까지도 도저히 통제가 불가능한 수준이었다.
그나마 나머지 두 삼신귀가 말귀라도 알아먹었다면, 망은 아예 짐승처럼 부수는 것에만 집중했다.
그의 주먹과 발이 허공을 가를 때마다 무림인이나 병사 할 것 없이 육편 조각이 되어 허공에 흩날렸다.
“저, 저자를 멈출 방도가 없겠느냐?”
성왕은 두려움에 찬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처음에는 든든한 아군이 도착해 안도했으나, 곧 놈의 흉포함에 질려버렸다.
이대로 가면 공멸(共滅). 거기다 개봉 전체에 살아있는 생명 자체가 남아있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전하. 저런 괴물을 저희들이 대체 무슨수로······.”
성왕의 뒤에 선 장수들은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대꾸했다. 성왕은 이를 악물고 사방을 둘러보았다. 이제는 누구라도 좋으니 저 괴물을 막아주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일단의 무리가 성문을 넘어 모습을 드러낸 건 그때였다.
두두두두-!
빠르게 말을 몰아 전장에 뛰어든 무리는 말에서 구르듯 내려와 병사들을 보이는 족족 검을 휘둘러 베기 시작했다.
의문의 무리들을 발견한 성왕이 눈을 부릅뜨며 외쳤다.
“자, 잠깐. 저기 저놈들은 또 누구냐? 이상한 의복을······.”
“저 복장은 분명 동영 왜인들의 복장입니다. 전하.”
잠깐 멍해진 성왕은 헛바람을 내뱉으며 버럭 소리쳤다.
“뭐? 동영 왜인들이 왜 여기 있는 것이냐!”
촤악!
달려드는 병사 한 명을 벤 홍련은 주변을 둘러보았다.절강성 포구에 도착하자마자 말을 타고 미친 듯이 달려온 참이었다.
그녀의 눈에도 집채만한 망의 모습이 보였다. 그녀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망의 거구에 혀를 내둘렀다.
“대체 뭘 먹으면 저렇게 커지는 거야······?”
그때, 동영의 검사 한 명이 어눌한 한어로 말을 걸었다.
“소저······. 저기 적의 수장으로 보이는 자가······. 있습네다.”
홍련이 고개를 돌리자 남들과 확연히 다른 복장을 갖춘 사내가 있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일행에게 지시를 내렸다.
“호야는 저 거구를 맡고, 오십 명 정도만 저를 따라오세요.”
홍련은 즉시 병사들을 뚫고 성왕에게 달려갔다. 그녀의 존재를 알아차린 성왕이 다급히 소리쳤으나, 한 발 늦은 뒤였다.
홍련은 바닥을 박차고 단숨에 성왕에게 접근, 그의 목에 칼을 겨누는 데 성공했다.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당신이 적의 수장, 맞나?”
“저, 전하! 뭣들 하느냐! 다들 무기를 내려놓아라! 어서!”
장군들의 외침에 홍련은 속으로 작게 놀랐다.
‘그럼 이자가 왕이란 말인가? 생각보다 더 거물이었네.’
검을 바닥에 내려놓고 손을 든 성왕이 입을 열었다.
“내가 졌다. 순순히 항복할 테니 검을 치워다오.”
생각보다 간단했다. 홍련은 고개를 끄덕이며 검을 내렸다.
“항복! 항복이다-! 다들 무기를 내려놓아라!”
병사들은 성왕이 잡히자 전투를 멈추고 창검을 내던졌다. 무림인들은 아군의 승리에 환호하며 함성을 질렀다.
그런데······.
“이봐요, 왕! 저기 저 거대한 놈도 멈추게 하세요!”
모두가 멈춘 가운데 오직 망, 혼자서만 계속 날뛰고 있었다.
홍련이 외쳤으나, 성왕은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소용없다. 저 괴물은 내 명령도 듣지 않으니.”
성왕은 입술을 질끈 깨물며 홍련을 향해 말했다.
“염치없지만 부탁 하나만 하마. 저 괴물을 막아다오. 너희들의 능력이라면 가능할거라 생각한다. 내 비록 폐하의 명에 따라 전쟁을 일으켰지만 개봉의 사람들이 전멸당하는 광경만큼은 보고 싶지 않다······.”
성왕의 목소리에 담긴 진심을 읽은 홍련이 한숨을 내쉬었다.
“저희도 원하지 않는 건 마찬가집니다.”
이미 호야가 망을 상대로 전투를 준비하고 있었다.
홍련은 걸음을 돌려 망이 있는 곳을 향해 다가갔다.
***
귀가 잘 들리지 않았다. 청각이 손상된 것일까?
삐-. 하는 이명이 울리고, 시야가 흐릿했다.
남궁미향은 천천히 눈을 깜빡이며 호흡을 가다듬었다.
멀쩡히 서 있고 검을 쥐고 있는데도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눈앞에는 미형의 사내, 요가 전신이 토막난 채 쓰러져 있었다.
남궁미향은 요의 음파 공격을 피하거나 막아내며 접근, 창궁비천검의 초식을 유감없이 발휘해 요를 죽이고, 또 죽였다. 그의 머리를 벤 숫자만 스물 두 번째였다.
그러나 요는 급소가 베이고 목이 잘려나가도 보란 듯 재생했다. 놈은 지치지도 않는지 재생 후에는 똑같이 남궁미향을 압박했고, 몸 안에 축적된 충격 때문에 더는 버티기 힘들었다.
“뭐야, 이제 끝난 건가? 잘도 내 몸을 자르고 찢더니만.”
“······.”
말할 기운도 없었다. 남궁미향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녀의 앞으로 다가온 요가 조롱하듯 얼굴을 들이밀었다.
직후, 남궁미향은 있는 힘을 다해 검을 추켜올렸고, 검은 요의 얼굴을 세로로 쪼개버렸다.
그러나 요는 보란 듯 얼굴을 잡고 다시 붙여 버렸다. 잘려나간 흔적은 눈 깜빡할 새 사라지고 없었다.
“칼솜씨는 제법 봐줄 만 했다. 이만 죽어라.”
요는 남궁미향이 달아나지 못하게 손으로 그녀의 어깨를 잡은 뒤, 입에 바람을 가득 넣었다.
이 거리에서 음공을 맞으면 머리가 터져 즉사할 것이다.
그러나 남궁미향은 가만히 맞아 줄 마음이 조금도 없었다.
그녀는 바닥을 박차고 몸을 띄움과 동시에 요의 가슴팍과 얼굴을 발로 걷어찼다. 요가 당황하며 손을 놓치자, 남궁미향은 뒤로 공중제비를 돌며 동시에 검을 휘둘러 요의 허리를 베었다.
“아직도 움직이는 것이냐?”
요는 짐짓 비웃듯 말했지만 사실 당황하고 있었다. 그는 인간이 아니었고 불사에 가까운 재생 능력을 지니고 있었지만, 순수한 무예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무예가 얼마나 큰 위력을 발휘하는지도.
거기다, 남궁미향의 검술인 창궁비천검은 살인에 특화된 검술이었다. 즉, 그녀의 움직임은 보다 효율적이고 적을 죽이는 데 무엇보다 적합했다.
스걱-. 파파팟!
남궁미향은 먼저 요의 다리를 베어 잠시동안 움직이지 못하게 만든 다음, 엄청난 속도로 양팔을 베고, 마지막으로 목을 베었다. 그리고 떨어진 목을 발로 차 멀리 떨어뜨렸다. 최대한 재생을 늦추려 한 것이다.
“이익······그래봤자 달라질 건 없다. 나는 또다시 부활한다!”
바닥을 구른 요의 머리가 소리쳤다. 남궁미향은 그의 말을 무시한 채 요의 몸뚱이를 응시했다.
보인다. 놈의 몸뚱이를 가로지르는 절단면(切斷面)이.
직후, 그녀의 검이 푸른 섬광을 번쩍이며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요의 몸을 자르기 시작했다.
창궁비천검의 백수잔도(百獸殘徒) 초식이었다.
스걱-! 촤악! 촤아악! 촤아아악! 촤아아아악!
그야말로 도륙(屠戮)이었다. 곧 요의 몸뚱이는 한 줌의 핏물이 되어 바닥에 흩뿌려졌다. 그러나 독하게도 요의 핏물이 뭉치며 재생하기 시작했다.
“허억. 허억······.”
온 기력을 전부 쏟아부은 남궁미향이 거친 숨을 내뱉었다. 저 멀리서 요가 한껏 비웃음을 토해내며 소리쳤다.
“잘 보아라. 그 몸이 재생되는 순간이 바로 네 마지막이다.”
요의 말은 지켜보던 무림인들에게 섬뜩하게 다가왔다.
바로 그때, 남궁미향이 뭉치던 핏물에 검을 찔러넣었다. 검을 타고 흐른 푸른 불꽃이 이내 핏물 전체로 번지기 시작했다.
염제신공의 염화섬멸(炎火殲滅) 초식. 남궁미향의 남은 내력을 모조리 끌어모은 초식이었다.
“어, 어어어? 이런 시발! 이게 뭐야! 그만두지 못해!”
재생이 되지 않자 당황한 요가 욕설을 내뱉었으나, 남궁미향은 불꽃을 멈추지 않았다.
불꽃은 핏물을 완전히 탈 때까지 활활 타올랐고, 요는 고통에 찬 비명을 지르며 천천히 죽어갔다.
“이런 빌어먹을. 폐하, 아니······주인님. 용서하십······.”
무슨 뜻인지 모를 말들을 중얼거리던 그가 한 줌의 재가 되어 흩어졌다. 그제야 불꽃을 거둔 남궁미향이 검을 뽑아들었다.
“이, 이겼다······.”
지켜보던 무림인 한 명이 중얼거렸다. 바로 그때, 남궁미향이 천천히 검을 들어올렸다. 그녀는 하늘을 향해 목청껏 소리쳤다.
“적의 수괴(首魁)를 베었다!”
“우와아아아-!”
무림인들의 힘찬 함성 소리가 성을 뒤덮었다. 요가 죽었으니 더는 거칠 것이 없었다. 무림인들은 곧장 남은 병사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한편, 그 모습을 지켜보던 연왕은 허탈한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저자마저 죽었으니 전세를 뒤집기 어렵구나. 더는 희생자를 나오게 하지 말라.”
이는 곧 항복의 의사나 다름없었다. 휘하 제장들이 항복을 외치자 병사들은 무기를 내려놓았다.
그렇게 호북의 안전은 지켜냈다. 이는 남궁미향의 활약이 가장 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정작 본인은 전투가 끝난 직후 바로 쓰러졌고, 제갈탄은 그녀를 안전하게 후방으로 옮겨 치료받게 했다.
제갈탄은 업혀가는 와중에도 자신을 향해 웃어주는 남궁미향을 바라보며 안도 반 허탈함 반의 웃음을 내뱉었다.
“누구 부인 아니랄까봐 둘이 똑같구만······허허.”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