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eader of the Demonic Cult, Zhuge Se, is reincarnated as the youngest scholar RAW novel - chapter (186)
회의가 끝났다.
가주가 일어나자 중인들도 대전을 나가기 시작했다.
그들은 대전을 나가기 전 지강백을 힐끗 쳐다보았다.
이제 그들은 모두 확신했다.
제갈가의 막내공자는 달라졌다.
후계자에 관심이 생긴 것인지는 모른다. 확실한 것은, 그가 달라졌다는 점이었다.
달라진 그가 어떤 방식을 취할 것인지는, 두고 볼 일이었다.
“어이, 제갈빈!”
4공자 제갈소였다.
2공자 제갈탄과 같은 핏줄인 그는 전형적인 무골을 타고난 사내였는데, 머리가 둔하고 오만하여 평가가 좋지 않았다.
그는 지금 매우 화가 난 상태였다.
“야, 너 솔직히 말해. 이제는 명문가 규수들이랑 계집질이나 하려고 용봉지회에 간다는 거지? 똑바로 불어!”
지강백은 풋,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이 자식이 이러는 이유는 순전히 질투심 때문이었다.
불행하게도 외모가 추한 제갈소는 사적으로 가장 제갈빈을 질투하고 있었다.
키도 크고 아름다운 외모의 제갈빈과 키도 작고 머리도 큰 추남 제갈소.
누가 봐도 둘을 비교할 수밖에 없을 터였다.
그런데 그가 용봉지회에 참석한다고 하니, 비교당할까 짜증이 난 것이었다.
그렇잖아도 천하제일미녀로 소문난 남궁미향과 혼약을 맺는다고 해서 배알이 꼴릴 지경인데!
제갈소는 천출의 배에서 난 자식 따위에게 뒤진다는 것이 너무도 치욕스러웠다.
‘푸훗.’
그리고 지강백은 그 상황이 신선하게 재미있었다.
장난으로 이 병신같은 놈을 살짝 골려주기로 했다.
“그쪽에서 다가온다면 거절할 이유는 없지요.”
“뭐, 뭐야?”
“연정을 나누는 것도 교분 아닙니까 형님. 물론 ‘능력’이 된다면 말입니다.”
지강백은 철저히 냉소적인 태도로 제갈소를 응시했다.
자신을 무시한다는 걸 알아챈 제갈소의 눈이 커졌다.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 그가 참지 못하고 손을 들었다.
“이 자식!”
“소, 무슨 짓이냐!”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목소리의 주인은 바로 제갈소의 어머니이자 두 번째 부인인 현소향이었다.
감정적이고 허영심 강한 진휘란보다는 더 똑똑하고 눈치가 빠른 여인이었다.
그녀의 호통에 움찔한 제갈소가 들었던 손을 다시 내렸다.
한심한 놈이지만 제 어머니 말은 끔찍이 들어먹는 놈이다.
지강백에게 다가온 현소향이 웃으며 말했다.
“네 형이 못나서 그런 것이니 용서하거라.”
“아닙니다, 어머니.”
가식적인 어조로 사과하는 현소향에, 지강백 역시 뻔한 말로 답했다.
지강백을 지그시 응시하던 현소향이 웃음을 잃지 않으며 물었다.
“그런데 궁금하구나. 갑자기 회의에 참석하지를 않나, 용봉지회에 나가겠다니. 무슨 심경의 변화라도 있었던 것이냐?”
지강백은 현소향이 말을 끝맺음과 동시에 냉소를 짓는 모습을 확인했다.
하긴, 제법 덤덤한 척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궁금하긴 매한가지일 것이다.
그래. 지금은 너희들이 원하는 대답을 해주지.
지강백은 순진한 표정을 지으며 대꾸했다.
“부끄럽습니다만 명문가 규수들과 교분을 쌓고 싶은 마음이 없지는 않습니다. 어머니.”
직후, 현소향의 입가에 걸린 냉소가 더욱 짙어졌다.
그녀는 아마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을 터였다.
그녀의 눈에, 제갈빈이라는 녀석은 아직도 여색이나 밝히는 한심한 한량으로 보였을 테니까.
현소향은 금세 표정을 바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지강백에게 말했다.
“네가 여인을 좋아한다는 것은 안단다. 허나 그곳은 본가의 이름이 걸린 자리란다. 부디 함부로 행동하지 않았으면 좋겠구나. 거기다 너는 남궁가의 아이와 혼약을 약속한 사이잖니.”
“명심하겠습니다. 어머니.”
“그래.”
현소향은 제갈소를 데리고 대전을 나갔다.
그 뒤를 3공자 제갈민과 2공녀 제갈지가 뒤따랐다.
지강백을 보는 그들의 눈빛에서 한심함이 묻어나왔다.
그들 역시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을 터였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로군. 한심한 새끼.’
‘에휴. 저 새끼 옆에 가지는 말아야지.’
다음으로 마주친 사람은 2공자 제갈탄이었다.
제 어미처럼 후계자의 욕심을 숨기고 세력을 키우는 인물.
확실히 1공자 제갈권에 비해 크게 뒤처지지도 않는, 그와 팽팽한 대립구도를 이루는 인물이었다.
“형님. 잘 부탁드립니다.”
그는 지강백의 인사에 짧게 대답하고 지나쳤다.
“그래.”
그의 눈에 제갈빈 따위는 들어오지도 않았다.
지강백은 멀어지는 그의 뒷모습을 응시했다.
바로 그때였다.
“왜 길을 막아서고 있느냐? 비켜라.”
진휘란과 1공자 제갈권. 그리고 1공녀 제갈경이었다.
지강백은 피식 웃으며 몸을 빼며 길을 열어주었다.
진휘란은 콧방귀를 뀌며 대전을 나가버렸다.
1공자 제갈권은 살짝 찝찝한 표정으로 지강백을 응시했다.
지강백은 부드럽게 웃으며 그에게 말했다.
“잘 부탁드립니다. 형님.”
“······그래. 나도 잘 부탁하마.”
제갈권은 끝까지 찝찝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대전을 나갔다.
쯧쯧, 저리도 표정 관리를 못 해서야.
지강백이 보기에 그릇은 차라리 2공자 제갈탄 쪽이 나은 듯했다.
지강백이 제갈권을 바라보고 있을 때였다.
“야.”
짧고 청량한 목소리.
고개를 돌리자, 지적인 미모의 아름다운 여인이 서 있었다.
제갈가 최고의 미녀, 1공녀 제갈경이었다.
제갈빈의 기억으로 보았을 때, 가장 접점이 없는 인물이 바로 이 여인이었다.
그래서 지강백은 이 여자의 정보를 잘 알지 못했다.
대충 학식이 뛰어나고 책을 좋아한다는 것 말고는.
“내 말 안 들려?”
“아, 누님. 무슨 일이십니까?”
제갈경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서고에서 빼간 서책들, 대체 언제 갖다놓을 거야? 내가 얼마나 찾고 있었는 줄 알아?”
제갈경의 말에 지강백은 아차 싶었다.
제갈세가에 도착한 이후, 지강백은 몇 차례 더 서고를 찾았다.
풍신환원공과 천기미리보를 접한 이후, 제갈세가의 무공에 재미를 느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지강백은 탄지신통(彈指神通)이나 화접공(火蝶功)따위를 찾아 익혔다.
그 외에도 제갈세가의 자랑인 기문진식과 진법에 관한 서책들을 많이 가져왔다.
그 책들은 전부 별채에 그대로 쌓여 있었다.
“죄송합니다. 그런데 저도 아직 다 안 읽었습니다.”
“네가 진법이나 기문진식에 관심이 많은 줄 몰랐네.”
제갈경이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
“이해는 하고 보는 거니?”
“네. 지금은 한창 오행진(五行鎭)을 공부중에 있습니다.”
“잠깐, 그 어려운 걸 이해하고 있다고?”
“물론이지요. 매우 흥미롭더군요.”
제갈경은 이번에야말로 깜짝 놀랐다.
“본가의 최고 진법가인 나조차 완벽히 이해하지는 못한 진법인데, 네가 어떻게 그걸 이해한다는 거지?”
이번에는 지강백이 놀랄 차례였다.
제갈세가 최고 진법가.
지강백은 놀랍게도 전생에 그녀의 정체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제갈세가의 진법천재에 대한 소문은 마교에도 들려올 정도였으니까.
전생에, 한창 진법 안에서 수련을 하던 지강백이 마교의 진법가와 대화를 나눈 적이 있었다.
“역시 본교의 진법은 아무도 따라올 자가 없구나.”
“과찬이십니다. 사실 강호에는 훌륭한 인재들이 많더군요. 그 중에는 신기에 가까운 재주를 가진 아이도 있다 합니다.”
“허어. 그대가 그리 말할 정도인가?”
“그렇습니다. 진법으로 유명한 제갈세가의 사람인데, 천재라고 강호에 소문이 자자하답니다.”
“놀랍군.”
‘그런데 그 진법가가 설마 제갈세가의 장녀였을 줄이야!’
만약 그렇다면, 제갈경이 가지는 의미는 컸다.
외부에서 그녀의 명성은 제갈세가를 대표할 정도였으니까.
지강백은 그녀를 바라보았다.
한 편으로······만들어볼까?
어쩌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듣기로, 1공녀 제갈경은 진휘란의 핏줄이면서도 후계 구도에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고 했다.
제갈세가 최고의 명성을 가진 그녀가 같은 편이 되어 밀어준다면, 분명 든든할 터였다.
지강백의 입가에 자그마한 미소가 걸렸다.
“누님.”
지강백이 말했다.
“혹시 시간 되십니까?”
“뭐?”
“사실 저도 진법에 많은 관심이 있습니다. 토룡진(土龍鎭)으로 절정고수를 쓰러뜨린 제갈유하 대협부터 해서 전설의 황천수라진(黃泉修羅鎭)을 재현해 낸 제갈총 대협까지······진법의 위대함이 능히 무공을 이길 수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지강백은 뛰어난 연기 실력으로 정말 감동을 받은 듯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다행히, 제갈경은 완전히 빠져든 듯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맞받아졌다.
“맞아. 제갈총 대협은 나도 존경하는 분이셔.”
“역시 누님과는 마음이 통하는군요. 정말 기쁩니다.”
포석을 깔았으니, 이제 하나씩 돌을 쌓을 차례다.
지강백은 부드러운 미소로 포권을 취했다.
“괜찮으시다면 이 동생에게 시간을 내어주실 수 있으실까요? 누님과 진법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해보고 싶습니다.”
제갈경은 겉으로는 덤덤한 척 했지만, 속으로는 흥미를 느끼고 있었다.
그녀 역시 진법에 관한 얘기는 환영하고도 남았다.
‘솔직히 다른 애들은 너무 후계자 자리나 무공에만 관심이 있어.’
태어나길 천재로 태어난 제갈경은 제갈세가의 진법에 큰 자부심을 가지고 공부했지만, 현재의 진법은 강호에서 먹어주지를 않았다.
다들 진법보다는 무공을 공부했고, 기문진식보다는 명검이나 명도를 기대했다.
그리고 제갈경은 매우 실망했다.
그 마음이, 그녀가 제갈세가의 진법을 공부하는 계기가 되었다.
‘두고 봐. 내가 언젠가는 본가의 진법으로 강호를 놀래켜보겠어!’
그런데 아무도 함께 하지 않아 외로워하던 찰나, 생각지도 못한 지우(知友:서로 마음이 맞는 벗)를 찾은 듯했다.
“큼큼.”
제갈경은 애써 표정을 갈무리하며 기침을 했다.
매우 기뻤으나 표정을 드러내기는 부끄러웠다.
그녀는 차가운 표저을 유지한 채 툭 내뱉었다.
“그러든지.”
“감사합니다. 제가 따로 기별을 드리겠습니다.”
지강백은 그녀를 마주보며 웃어보였다.
***
그날 밤, 지강백은 1공자 제갈권의 처소로 향했다.
침소에 들려던 제갈권은 손님의 정체에 의아해했다.
‘그 애가 이 시간에 날 왜 찾는단 말인가?’
그는 일단 들어오라고 시종에게 지시했다.
문을 열고 들어온 지강백이 정중히 예를 갖췄다.
“밤중에 찾아온 무례를 용서하십시오. 형님.”
“아니다. 일단 앉거라.”
지강백은 탁자를 앞에 두고 앉아 제갈권과 마주보았다.
제갈권은 손수 차를 따라주며 지강백에게 말했다.
“혹시 날 찾아온 용건이 용봉지회와 관련된 것이더냐?”
지강백은 살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제갈권은 예상이 들어맞자 한숨을 내쉬었다.
제갈권은 제갈빈이 찾아온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다.
그동안 교류를 하는 자리에 나가지 않았으니 아는 사람이 없을 것이고, 그러니 자신을 챙겨달라고 부탁이라도 하려 온 것으로 짐작했다.
이전에 다른 동생들도 비슷한 부탁을 한 적이 있었다.
참 생각 없는 애들 다운 부탁이었다.
‘나에게는 고작 애새끼들이랑 담소나 나누러 가는 줄 아는 자리가 아니다. 가문을 위해 인맥을 쌓고 강호에서의 입지를 다지려 하는 것이지.’
제갈권은 오직 자신만이 제갈세가의 부흥을 일으킬 수 있는 재목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제갈탄이 함께 갈 때마다 짜증났었고, 제갈빈이 간다고 했을 때도 그저 귀찮기만 했다.
이번에도 대충 알았다고 달래주고 말 생각이었다.
그러데 제갈빈이 내놓은 부탁은 전혀 뜻밖이었다.
“전 따로 가겠습니다.”
너무도 담담한 목소리에 오히려 당황한 것은 제갈권이었다.
“왜지?”
“부끄럽지만 강호에 알려진 제 소문은 매우 부정적입니다. 제가 못난 탓이지요.”
제갈권은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지금 제갈빈이 갖고 있는 소문은 온통 ‘호색한’ ‘한량’ ‘병약공자’따위였다.
지강백은 침울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때문에, 혹시나 함께 갔을 때 자칫 형님들마저 안 좋은 시선을 받을까봐 그것이 염려스럽습니다. 폐가 될 테니까요. 전 그런 상황을 원하지 않습니다.”
제갈권은 눈을 깜빡이다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딴에는 형제들이 있는 자리에서 수치를 받을 까 머리를 쓴 듯했다.
‘쯧쯧. 한심한 놈 같으니.’
제갈권은 표정을 숨기며 지강백의 손을 잡아주었다.
“네가 그리 형을 생각하고 있을 줄은 몰랐다. 그런데 이놈아, 어찌 형님이 너를 홀로 오게 놔두겠느냐. 마음은 고마우나 너도 어엿한 제갈가의 자제다. 그럴 수는 없어.”
“아닙니다. 그 편이 저도 마음이 편할 것 같아서 그렇습니다.”
제갈권은 대충 한 번 더 만류한 다음, 수긍했다.
“네 뜻이 정 그렇다면야······알았다.”
“감사합니다.”
“그래. 아버지께는 내가 잘 말씀드리마.”
“네. 전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드륵.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온 지강백이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숨을 내뱉었다.
차가운 공기가 옷깃을 스치고 지나갔다.
지금은 본모습을 꺼낼 때가 아니다.
본모습을 꺼낼 때는, 모든 준비가 끝난 뒤여야만 한다.
그 전까지는 철저하게 기존의 제갈빈을 유지할 생각이었다.
살짝 짜증나긴 하지만.
‘이제는 슬슬 천마림에서 필요한 것들을 준비해야겠지.’
천마림에는 제갈세가의 가주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일단은 당장에 필요한 것들만 꺼내올 생각이었다.
제갈권에게 따로 움직이겠다고 한 것도 전부 이 때문이었다.
자연스럽게 천마림에 들를 수 있는 좋은 기회였으니까.
다행히도 제갈권의 반대는 없었다.
지강백은 홀가분한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용봉지회까지는 앞으로 한 달.
그 동안의 목표는 일단 절정에 드는 것. 그리고 제갈세가의 무공들을 빠르게 습득하는 것이었다.
하나 더, 제갈경과의 친분을 쌓는 것도 중요했다.
그녀의 환심을 얻기 위해 적당히 꾸민 것도 있지만, 실제로 지강백은 진법에 관심이 생겼다. 이는 제갈세가의 진법이 정말 훌륭한 까닭도 있었다.
제갈경과 친분을 쌓음과 동시에, 진법도 진지하게 공부해볼 생각이었다.
훗날, 제갈경이라는 인물과 진법에 관한 지식. 두 가지 전부가 큰 도움이 될 것을 기약하며 말이다.
***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어느덧 용봉지회는 코앞으로 다가왔다.
미명이 짙은 이른 새벽.
채비를 마친 지강백이 초향과 함께 제갈세가의 정문을 나섰다.
“혼자 괜찮으시겠어요?”
근심 가득한 초향을 향해 부드럽게 웃어보인 지강백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괜찮다. 걱정하지 말거라.”
초향은 걱정을 감추지 못했다.
지강백은 호위도 시종도, 누구 하나 대동하지 않았다.
강호는 위험했고, 제갈빈 같은 명문가 자제는 특히나 신변의 위협이 많았다.
오대세가의 자제는 태생부터 그 가치가 높아, 자주 암살 위협이나 납치 등에 휘말리고는 했다.
“공자님. 말을 가져왔습니다.”
마굿간을 관리하는 시종이 말 한 필을 끌고 왔다.
제갈빈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 위에 올라타고 고삐를 건네받았다.
다른 형제들보다 며칠 먼저 출발하면, 천마림에 들렀다 다고 충분히 시간을 맞출 수 있을 터였다.
지강백은 삿갓의 끈을 꽉 조여메고 말에 박차를 가했다.
“이랴!”
빠르게 멀어지는 지강백을, 초향은 말없이 응시했다.
‘공자님. 부디 조심하세요.’
그의 공자는 짧은 시간, 딴 사람처러 변해 있었다.
그걸 느끼기 시작한 것은 오래되지 않았다.
허나 초향은 좋았다. 제갈빈은 그동안 초향에게 다정했고, 따뜻했으며, 장난기도 많았다.
명문가 자제답지 않은 배려와 위엄이, 그에게서 느껴졌다.
초향은 그 사이, 제갈빈을 무척이나 아끼게 되었다.
그녀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자신의 공자가 부디 무사히 돌아오기를 간절히 빌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