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eader of the Demonic Cult, Zhuge Se, is reincarnated as the youngest scholar RAW novel - chapter (227)
며칠 뒤, 엉망으로 당한 창궁대가 남궁세가로 복귀했다.
크게 당한 남궁민은 일어나지 못하고 마차에 실린 채였다.
남궁천은 크게 대노하며 노성을 질렀다.
“대체 뭐가 어찌 된 상황이냐!”
늙은 호랑이의 살기에 대원들은 바짝 얼어붙었다. 창궁대주 진유민이 고개를 조아리며 보고했다.
“죄송합니다. 제 실책입니다.”
짜악!
남궁천의 손이 진유민의 뺨을 후려쳤다.
진유민은 피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바닥에 쓰러졌다.
“실책? 지금 내게 그걸 변명이랍시고 고하는 것이냐! 본가를 대표하는 부대의 대주라는 작자가! 네놈이 지금 제정신이냐! 그것도 모자라, 내 아들을 이지경까지 만들어?”
“죄송합니다······.”
“이지경으로 돌아왔으니 세상이 본가를 손가락질 할 것이다. 본가의 명성에 해를 끼친 것이야! 꼴도 보기 싫다. 차후 징계를 내릴 것인즉, 물러가 근신하고 있으라!”
창궁대원들이 고개를 숙이며 물러났다.
남궁천은 즉시 의원을 불러 남궁민을 치료하라 지시했다.
그리고 곁에 서서 직접 남궁민을 간호했다.
다행히 단순 타박상일 뿐, 생명에 지장은 없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남궁민이 신음을 흘리며 몸을 일으켰다.
“아버지······.”
“괜찮으냐?”
“아버지. 제갈빈, 그자가 저희를 배신했습니다.”
남궁천의 표정이 굳어졌다.
남천연가를 그가 보호했다는 보고는 이미 진유민에게 들어서 알고 있었다.
“보고는 받았다만 아직 믿을 수 없구나. 빈이 녀석이 왜 우릴 배신한단 말이냐? 향이가 그곳에 있는데 말이다.”
“아버지. 놈은 야망이 있습니다. 절대 저희 뜻대로 움직이지 않을 것입니다.”
“놈이 광동을 삼키겠다고 직접 말했느냐?”
“예. 남궁가에 대적하는 것을 조건으로 광동 세력들이 제갈세가의 지배를 받겠다고 했답니다.”
“뭐라?”
남궁천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이다.
“그것을 그 애송이가 수락했다, 이 말이지?”
방을 나온 남궁천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저 능력 좋은 애송이로만 치부했다. 간단히 손에 넣고 다스릴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감히 기어올라?
‘재미있군.’
그는 곧바로 총관 남태주를 불러 상의했다.
역시, 남태주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원래 본가와 적대할 생각이었을까요?”
“그건 아무래도 상관없다. 건방진 놈, 감히 본가와 대적할 생각을 하다니. 가주 자리에 오르니 나름 야망이 생긴 모양인데, 어림도 없다는 것을 가르쳐줘야지.”
“어찌하시겠습니까?”
남태주는 침을 꿀꺽 삼키며 남궁천에게 물었다. 불같은 성격의 남궁천이 감히 자신에게 기어오르는 자를 가만히 내버려 둘 리는 없었다. 어쩌면 전쟁까지 생각해야 될지도 몰랐다.
남궁천은 한참 생각하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당장 병력을 일으켜 제갈가를 치고 싶으나, 그럼 강호의 명분을 잃게 된다. 자칫 남궁세가가 강남 무림을 힘으로 평정한다는 오명을 쓸 수 있어. 제갈가를 칠 때는 어느 정도 명분이 생긴 다음이어야 한다.”
그리고 또 하나,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었다. 바로 제갈세가의 무력 수준이었다.
비록 예상치 못했다 하나, 남궁세가의 주력 부대인 창궁대가 무참히 패배했다. 비록 거기 제갈빈이 있었다고는 해도, 듣기로 제갈빈은 남궁민을 쓰러뜨린 것 외에는 전투에 관여조차 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렇다면 순전히 부대와 부대의 싸움에서 밀린 것이 된다.
요 근래 제갈세가의 무력 수준이 크게 향상되었다는 보고는 들은 바 있었으나, 이 정도일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한 그였다.
남궁천은 이를 부득 갈며 말했다.
“일단 제갈빈, 그놈의 생각을 들어봐야겠다. 제갈가에 서찰을 보내 단 둘이 만나자고 전해라.”
“알겠습니다.”
***
그 시각, 지강백은 광동의 주요 세력들을 한 자리에 불러모으고 있었다.
“귀하신 걸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저희가 더 영광입니다. 가주님.”
커다란 원탁에 둘러앉은 광동 주요 세력의 수장들.
그들의 시선이 오로지 지강백을 향해 집중되었다.
“바쁘신 분들이신만큼, 거두절미하고 말하겠습니다.”
그의 옆에 앉은 남천연가 가주 연백주가 말했다.
“남궁세가가 광동 전체를 노리고 있다는 것은 익히 아실 겁니다. 여기 계신 제갈 가주님께서 본가를 노리고 온 창궁대를 격파하셨고, 이제 곧 남궁세가에서는 큰 병력을 움직일 것입니다.”
연백주의 표정에 긴장이 감돌았다.
“저는 그들의 압박을 벗어나기 위해 제갈 가주님을 따르기로 결심했습니다. 여기 대협들께서도 결정하셔야 될 것입니다. 이대로 남궁세가에 맞서든지, 아니면 제갈세가의 힘을 빌리던지 말입니다.”
“······.”
“모든 건 대협들의 선택에 맡기겠습니다. 허나 하나만 명심하십시오. 남궁세가가 이곳을 차지하는 날, 우린 더 이상 세력도, 이전의 영광도 누리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수장들의 표정에 짙은 고민이 서렸다.
이미 답은 정해져 있다. 남궁세가를 막을 힘은 자신들에게 없으며, 다른 세력들도 어차피 남궁세가와 같은 족속들일 것이니 빌리지 않느니만 못하다.
“그럼 제갈세가가 광동을 지배한다면 뭐가 달라지는 겁니까?”
한 사내가 묻자, 시선이 지강백에게 돌아갔다.
지강백은 마시던 차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이전처럼 그대로 광동 세력의 자치권을 유지시켜드리겠습니다. 지배는 표면적인 것일 뿐, 지금과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저, 정말입니까?”
“원한다면 자금과 사람, 둘 다 충분히 지원해드릴 수도 있습니다. 저는 제 사람은 절대 내버려두지 않으니까요. 대신, 조건은 절대적인 충성심입니다. 역심은 용납할 수 없습니다.”
수장들의 표정을 살피니 이미 결정은 내려진 듯하다.
“본가의 힘을 이용해 남궁세가의 압력을 해소해드리겠습니다. 여러분들은 강호무림에 제갈세가가 광동을 지배함을 널리 알려주시기만 하면 됩니다.”
수장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제갈세가가 실질적으로 광동의 주인이 되는 순간, 남궁세가는 제갈세가의 영역을 침범하는 도적떼에 불과해진다.
거기다, 이 선택은 장기적으로 광동 세력들에게 유리했다.
외부의 적들을 막아줄 수 있는 훌륭한 지붕.
그리고 황금성과 제갈세가라는, 막대한 연줄과 자금력.
어쩌면 남궁세가라는 적이 그들에게 기회를 준 것인지도 몰랐다.
“광동에 제갈세가의 지부를 설치하고, 앞으로의 연락은 그쪽을 통해 지시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강백은 말끝으로 부드럽게 웃으며 덧붙였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직후, 수장들이 우르르 일어나 깊숙이 허리를 숙이며 예를 갖추었다.
“성심으로 따르겠습니다.”
제갈세가가 광동성의 지배자가 되는 순간이었다.
***
제갈세가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던 중, 남궁천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남궁 가주가 가주님을 만나고 싶다고 합니다.”
“그가 대화를 할 성격은 아닌데······어디서 만나자는가?”
“호북성 무한입니다.”
“풋. 딱 중간 지점이로군.”
자신을 적이라 인식했으니 적의 소굴로 갈 수도, 적장을 집에 들여보낼 수도 없을 것이다.
“가시겠습니까?”
연시환의 말에 지강백은 고개를 끄덕였다.
“마침 옥룡대도 도착했으니 자넨 부대를 이끌고 본가로 돌아가게.”
“알겠습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상시 출동 대기해놓고 있겠습니다.”
***
지강백은 곧장 호북성 무한으로 향했다. 약속 장소는 무한에서 유명한 옥화정(玉花亭)이라는 곳이었다. 아름다운 후원에 지어진 정자 위로 올라가자, 남궁천이 기다리고 있었다.
“어서 오시게. 기다리고 있었네.”
지강백이 자리에 앉자, 시녀들이 차를 내왔다.
정자 밑에는 각각 지강백의 옥룡대와 남궁천의 호위부대인 제령대(帝靈隊)가 대치한 채로 서 있었다.
쪼르륵.
손수 지강백의 찻잔을 채워준 남궁천이 말했다.
“내가 무한에서 가장 좋아하는 곳이네. 마음에 들지 모르겠군.”
“아주 아름답군요. 마음에 듭니다.”
대화는 차분했으나, 정자 주변에는 냉기만이 감돌고 있었다. 옥룡대는 이 아름다운 후원이 언제든지 전장으로 돌변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오는 길은 어땠나?”
남궁천이 묻자, 지강백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급히 올라오느라 구경할 틈이 없더군요.”
“그런가? 미안하게 됐군.”
“아닙니다.”
지강백은 남궁천의 표정을 살피며 입고리를 올렸다.
겉으로는 여유로운 척 하지만, 화를 최대한 눌러참는 중이다.
하긴, 갑자기 뒤통수를 치고 심지어 자신이 가장 아끼는 막내까지 두들겨 패버렸으니 화가 날 만도 했다.
지강백은 놈이 어디까지 화를 참을 수 있을지, 지켜보기로 했다.
“장인어른께서 급히 하실 말씀이 있으니 서둘러야지요. 자, 이제 말씀해주시겠습니까?”
남궁천의 눈썹이 치켜올라갔다. 전부 알면서도 시치미를 떼다니! 절로 찻잔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
“돌려 말하지는 않겠네. 무슨 생각인가?”
“장인어른과 같은 생각이지요. 광동성을 지배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잡았을 뿐입니다.”
“우리가 광동성을 노리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리고, 남천연가를 보호하고 본가의 부대를 격퇴시켜? 심지어 내 아들까지 다치게 했더군.”
“먼저 덤벼들기에 가볍게 손을 좀 봐줬습니다.”
남궁천의 얼굴이 살짝 일그러졌다. 그의 목소리가 조금씩 높아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결국 광동성을 손에 넣으시겠다?”
“광동성은 본가가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겁니다. 풍부한 물자와 인구. 그리고 흑무림맹이나 정파 세력의 입김이 크게 닿지 않는 곳 아닙니까.”
“하! 설마설마했는데······뒤통수 한 번 거하게 맞는군.”
헛웃음을 내뱉은 남궁천이 지강백을 향해 싸늘한 눈빛을 내보였다.
“광동성을 차지하면 본가와 적대해야 하는데, 괜찮겠나?”
“저희와 적대하기 싫으시다면 광동성을 포기하시면 됩니다. 저도 장인어른과 얼굴 붉히는 일은 없고 싶군요.”
남궁천은 그제야 이놈의 진면목이 보이는 것 같았다.
능구렁이같고 속을 알 수가 없다. 이놈이 지금까지 보여주던 모습이 전부 꾸며낸 것이라는 것을 이제야 눈치채게 되다니.
감탄과 동시에 분노가 올라왔다. 고작 약관을 갓 넘은 애송이에게 회둘렸다고 생각하자 울컥했다.
자신 또한 제갈빈을 이용할 목적이었다는 건 어느새 완전히 잊은 그였다.
“가주가 되니 눈에 보이는 게 없는가본데······잘 선택하는 게 좋을 걸세. 제갈세가? 물론 밑의 떨거지들과는 비교할 수 없지만 솔직히, 오대세가 급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지. 고명한 학식과 청렴한 명성으로 쌓아온 업적 아닌가? 그것쯤이야 남궁가의 힘으로 얼마든지 눌러버릴 수 있다네.”
“무섭군요. 협박입니까?”
“역시 말귀를 잘 알아듣는군.”
역시, 참지 못하고 본모습을 꺼낸다. 뭐든 힘으로 찍어누르려는 오만한 강자의 모습.
그러나 지강백에게는 같잖은 자존심을 세우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이미 창궁대와 질풍대를 통해 양쪽의 실력차를 여실히 실감했을 것이다.
물론 그게 곧 두 세가의 전력이라 할 수는 없겠지만, 제갈세가의 무력이 절대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했다. 지강백은 웃으며 받아쳤다.
“협박이라면 상대를 잘못 찾으셨습니다. 저희가 이전과 같을 거라고 생각하신다면 오산입니다. 당장 질풍대가 창궁대를 격퇴시킨 건 알고 있으실거고······.”
“전쟁을 단순히 무력으로만 하나? 제갈세가는 권력, 세력, 무력, 그 외에도 무엇하나 본가에 비할 게 없을 텐데?”
“광동성을 차지하면 적어도 지배하는 세력의 크기만큼은 남궁가를 압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지강백은 목소리를 낮추며 싸늘히 덧붙였다.
“그리고, 존칭하시지요. 말투가 듣기 거슬립니다. 지금 자리가 장인과 사위의 자리라면 몰라도, 가주 대 가주로 만나는 것 아닙니까?”
“······허어.”
남궁천은 허탈한 한숨을 내쉬며 손가락으로 미간을 지그시 눌렀다.
“자네 뜻은 잘 알겠네. 우리가 다시 웃으며 보는 날은 오늘이 마지막일 듯하군.”
“저 역시 유감입니다.”
“하나만 묻지. 향이는 어디에 섰나?”
“아내에게는 말하지 않았습니다. 이제 곧 알게 되겠지요.”
“그 아이를 빌미로 되도않는 협박할 생각이면 집어치우게.”
“협박하면 효과가 있긴 합니까?”
제갈세가를 이용하기 위해 딸을 시집보낸 남궁천에게 날리는 날카로운 지적이었다.
그러자 남궁천은 아주 잠깐이지만 말문이 막혀버렸다.
“마지막으로 말씀드리는 것은, 남궁가 쪽에서 먼저 공격을 걸어오지 않는 한, 결코 선제공격을 할 일은 없을 거라는 사실입니다. 즉, 저희와 대적할 것인지 말지는 가주님께 달려 있습니다. 주판 잘 굴려보고 결정하세요.”
남궁천은 찻잔을 거칠게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의 눈빛이 싸늘하게 번쩍였다.
“대답은 이미 나왔네. 자네도 알고 있지 않은가. 자네도 나도, 강남의 패자를 노리고 있는 것은 분명하니 이 싸움은 피할 수 없을 걸세. 어디 한 번 해보지.”
남궁천은 그대로 정자를 나와 푸른 장포를 휘적이며 후원을 벗어났다.
***
남궁천은 세가로 돌아오자마자 총관 남태주를 불렀다.
“놈이 강남 무림을 노리고 있네.”
남태주는 나직이 한숨을 내쉬며 중얼거렸다.
“싸움은 피할 수 없겠군요.”
“피할 수 없다면 정면으로 부서뜨려줘야지. 이참에 무력으로 강남 무림을 일통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어.”
“그럼 둘째 아가씨는 어찌합니까? 지금이라도 본가로 돌아오라 서찰을 써야 하지 않겠습니까?”
남궁천은 쯧, 하고 혀를 찼다.
“애초에 기대도 하지 않았지만, 남편이라는 작자의 속내도 모르고 있을 줄이야. 멍청한 것. 사랑놀이라도 하고 있는 건가.”
“제갈빈이 생각 이상으로 음흉한 놈이었나 봅니다.”
“보통내기가 아니다. 단순히 혈기만으로 덤비는 것 같지는 않았어.”
방을 서성거리던 남궁천이 의자에 털썩 앉으며 말했다.
“남천연가를 압박하는 건 어떻게 되었나?”
“외부에서 방해가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아무래도 제갈세가가 작정하고 막아서기 시작한 모양입니다.”
“빠르군. 일단 병력을 모아 광동을 칠 준비를 하도록.”
“알겠습니다.”
남궁천은 허공을 응시하며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어떻게 해야 이 건방진 애송이 자식을 한 방 먹여줄 수 있을까······무슨 묘안이 없을까?’
그 순간, 퍼뜩 하고 남궁천의 뇌리를 스치는 묘안이 있었다.
그는 이내 비릿한 웃음을 지었다.
“원래 칼은 앞에서 찌르는 것보다 뒤에서 찌르는 것이 더 아프다더군.”
“네?”
“향이에게 비밀리에 서찰을 보내게.”
남궁천은 턱을 쓸며 중얼거렸다.
“어쩌면 이 싸움, 보기보다 쉽게 끝날수도 있겠어.”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