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eader of the Demonic Cult, Zhuge Se, is reincarnated as the youngest scholar RAW novel - chapter (231)
짹짹.
아침을 알리는 새소리가 들려왔다.
반쯤 열린 창밖 사이로 햇빛이 들어왔다.
남궁미향은 배게에 깊이 얼굴을 파묻은 채 나른한 표정으로 뒤척였다.
엉망인 머리를 쓸어넘기며 몸을 일으키려 했으나, 단단한 팔뚝이 그녀를 가두듯 끌어안은 탓에 그만두었다.
남궁미향은 고개를 돌려 지강백을 응시했다.
눈을 감고 잠든 모습이 그린 듯 아름다웠다.
문득, 그와 보낸 격정적인 어젯밤이 떠올랐다.
표정, 말투, 심지어 숨소리까지 사랑스럽던 그 순간을.
“일어나······.”
지강백은 듣지도 못하고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초월적인 감각을 가진 그였다. 평소라면 깼을 터였다.
혹시 어제 너무 심하게 했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아직도 몸 여기저기가 쿡쿡 쑤실 지경이었으니 말이다.
사실 지강백은 잠을 자며 피로도를 배출하고 있었다.
화경의 경지에 올랐다 하나, 절정 일곱과 쉬지 않고 싸웠다.
물론 전혀 몸에 지장은 없었지만, 아주 약간 피로가 쌓였다.
그걸 잠으로 배출하고 있는 것이다.
“제갈빈. 일어나라고.”
“낭군님이라고 해야지.”
어느새 일어난 지강백이 옅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남궁미향은 헛웃음을 흘리며 가볍게 장난을 쳤다.
“낭군니임! 일어나시라고요. 이제 슬슬 가문에 들어가보셔야 되잖아요. 다들 얼마나 걱정하고 있겠어요? 명색이 가주이면서.”
“괜찮아. 우리 여기 있는 거 다 알고 있을 테니까. 넌 모르겠지만 지금 밖에 본가 무사들 마중나와 있어.”
“정말?”
지강백은 한숨을 내쉬며 몸을 일으켰다.
“연 대주 성격에 금방 데리러왔을 텐데 아침에 온 걸 보면 나름 배려한 모양이네.”
“연 대주 미혼이라며? 다른 사람 생각이겠지.”
“아······.”
“참한 규수라도 소개시켜 줘. 평생 당신만 따라다닐라.”
그 말을 들은 지강백은 심각한 표정이 되었다.
그건 싫다. 진심으로······.
씻고 객잔을 나가자, 제갈세가의 무사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지강백은 남궁미향과 함께 무사들의 호위를 받으며 세가로 돌아갔다. 그리고 돌아오자마자 남궁세가와의 전투로 인한 문제를 처리하느라 정신없는 날을 보냈다.
그리고 다음 날, 지강백은 예상치 못한 사람의 서찰을 받았다.
***
복면으로 얼굴을 가린 지강백이 호남 장사에 위치한 작은 객잔으로 들어갔다.
그를 기다리던 점소이가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3층입니다.”
계단을 올라간 지강백은 방 하나를 열고 들어왔다.
그곳에는 삿갓으로 얼굴을 가린 한 사내가 있었다.
반대편 자리에 앉은 지강백이 복면을 풀며 말했다.
“설마 이렇게 만나자고 밀서를 보내실 줄은 몰랐습니다.”
스륵.
사내가 삿갓의 끈을 풀고 얼굴을 드러냈다.
“남궁운 공자님.”
그는 바로 남궁세가의 1공자, 남궁운이었다.
남궁세가의 후계자로 우력한 그가 적대 가문의 수장을 홀로 만나러 온 것이다.
남궁운은 어색한 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저도 제갈 공자······가주님을 이렇게 뵐 줄은 몰랐습니다.”
이제는 가주가 된 지강백을 함부로 부를 수 없다.
남궁운은 최대한 단어 선택에 신중을 가하며 말했다.
“일단······나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안 나오실 줄 알았습니다.”
“설령 남궁 공자가 함정을 팠다고 해도 상관없습니다. 며칠 전에 직접 확인하셨을 텐데요?”
“아······그렇군요. 창궁칠검을 홀로 격퇴하신 분 앞에서 무슨 말을······하하.”
지강백은 점소이를 불러 차를 준비시켰다.
“일단 차라도 한 잔 하시지요.”
“아, 감사합니다.”
김이 모락모락 피는 찻잔을 쥔 남궁운이 넌지시 물었다.
“향이는 괜찮습니까?”
“네.”
“다행입니다. 걱정이 되어서······.”
“아내가 공자님 말을 많이 하더군요. 유일하게 징벌방에 가는 걸 막으셨다고 들었습니다. 공자님의 안위가 걱정된다는 말도 했고요.”
“녀석. 누가 누굴 걱정하는 건지. 하하.”
지강백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남궁운을 응시했다.
성품이 선한 자다. 억지로 꾸며낸 모습이 없었다.
귀하게 자랐지만 오만하지 않았다. 차분하며 남궁미향을 걱정하는 모습을 보면 혈육에 대한 인정도 있었다.
적어도 얕은 수를 쓸 사람이 아니라는 게 지강백의 결론이었다. 그래서 이 자리에 나온 것이다.
“그럼, 이제 얘기를 듣고 싶군요. 저를 따로, 이렇게 몰래 불러낸 이유에 대해서 말입니다.”
“네.”
남궁운이 자세를 고쳐앉으며 말했다.
“이리저리 오래 끌지 않고 본론만 말씀드리겠습니다.”
“네.”
“가주님과 거래를 하고 싶습니다.”
지강백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거래요?”
“네. 가주님께서는 본가를 누르고 강남을 지배하는 것이 목적이실거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제가 그 길을 쉽게 올라설 수 있도록 닦아드리겠습니다. 저만큼 가주님께 도움이 되는 인물도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정확하게 말씀하세요.”
“그러지요. 저와 손을 잡으면 남궁세가를 흡수하실 수 있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진심입니까?”
“미치지 않고서야 이런 말을 꺼낼리 없지요. 진심입니다.”
지강백이 눈살을 찌푸리며 턱을 괴었다.
“남궁세가의 1공자가 적대 세력에게 남궁세가를 넘기도록 도와주겠다······. 지금 그 말을 믿으라는 겁니까?”
“쉬이 믿기 어려우시다는 거, 잘 압니다. 저도 수많은 고민을 하고 내린 결정입니다.”
“그럼 그 결정을 내린 이유를 먼저 듣고 싶군요. 판단은 그 후에 하겠습니다.”
남궁운은 한 차례 심호흡을 하며 입을 열었다.
“먼저, 제 아버지에게 실망한 이유가 가장 큽니다. 정치싸움과 암투에 능숙하신 분이시지만, 이번만큼은 도를 넘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긴, 딸에게 남편을 죽이라고 지시한 건 천륜을 저버리는 행위이니까요.”
“네. 심지어 제가 아끼는 동생이 징벌방에 들어갈 뻔 했습니다. 그때만 생각하면 심장이 덜컥 내려앉더군요. 더 이상은 두고 볼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아버지를 멈춰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군요. 또 다른 이유는요?”
“가문 전체에 대한 염증입니다.”
남궁운의 표정이 작게 일그러졌다. 지강백은 그 표정변화를 놓치지 않았다.
“오대세가의 명성을 쌓아오면서 저지르고 덮은 수많은 악행들······아마 공감하실 겁니다.”
“압니다. 허나 그것만으로 염증을 느꼈다기에는 이상하군요. 큰 권력을 쌓고 남들 위로 올라서려면 그만큼 손을 더럽혀야 할 일도 많다는 것을 아실텐데요? 남궁 공자씩이나 되시는 분이 그걸 모르실 리는 없고······.”
“이걸 보십시오. 이틀 전에 입수한 물건입니다.”
지강백은 남궁운이 내미는 작은 통 하나를 넘겨받았다.
뚜껑을 열자 하얀 가루가 들어 있었다. 지강백은 손가락으로 가루를 찍어 냄새를 맡았다.
직후, 그의 표정이 굳어졌다.
“마약이군요. 설마, 남궁세가에서 마약 밀매를······?”
참담하게 일그러진 남궁운의 표정이 대답을 대신했다.
그런데 뭔가 위화감이 들었다. 마약 밀매 정도로 남궁운이 염증을 느꼈을까? 하는 생각.
뭔가 더 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다음 순간, 지강백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설마, 마약을 직접 제조하는 겁니까?”
“······.”
맙소사. 이건 엄청난 비밀이다. 이걸 조정에 흘린다면 당장 남궁세가는 황군에 의해 풍비박산이 날 터였다. 마약 밀매만으로 이미 중죄인데, 제조라니. 이건 참형을 당해도 할 말이 없었다. 자칫 나라를 파멸로 이끌 수도 있는 일이었다. 지강백은 기가 차서 웃음도 나오지 않았다.
남궁천은 분명 철저히 준비하고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도록 입단속을 철저히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도 몰랐을 것이다. 그 사실이 자기 아들의 입에서 나올 것이라고는.
“정파, 그것도 오대세가의 상징인 본가에서 마약 제조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입니다. 제가 가주 자리에 올라서도 아버지가 계신 한, 악행은 계속되겠지요. 그러니 제갈 가주께 부탁드리는 것입니다. 지금 아버님을 막을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은 가주님 뿐입니다.”
남궁운이 절절한 목소리로 부탁해왔다.
만약 그의 말대로 남궁운을 내부자로 삼는다면 이보다 더 좋은 기회는 없다. 지강백은 남궁세가를 무너뜨릴 계획이 벌써부터 그려지기 시작했다.
“대신, 남궁세가를 삼킨 이후, 제가 가주 자리에 앉도록 도와주십시오. 그럼 가주님께서 강남 지배를 원활하게 하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습니다.”
“······어차피 다음 가주는 그대로 정해진 것이 아닙니까?”
“지금은 그러나 아버지께서는 저를 인정하지 않고 계십니다. 저보다 당신의 잔혹하고 냉혈한 본성을 많이 이어받은 동생들에게 눈길을 더 주고 계시지요.”
뭐, 남궁운의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필요없다. 중요한 건 그의 도움이다. 지강백은 잠깐 고민하는 척 하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남궁 공자. 지금부터 내 말 잘 들으십시오.”
살벌한 어조로 얘기하자 남궁운이 저절로 긴장했다.
“공자가 내게 가문의 신뢰를 얻기 위해 가문의 치부를 보인 것은 알겠습니다. 하지만 난 여전히 의심을 지울 수 없어요. 내가 당신을 완벽히 신뢰할 때는 내가 남궁세가를 완전히 집어삼킬 때일 겁니다. 공자는 그때까지 계속 날 도우며 신뢰를 쌓아야 합니다.”
“물론입니다.”
“그리고 명심하세요. 지금 이 순간부터 마음이 바뀌는 순간 내가 공자를 죽여버릴 겁니다. 아시겠습니까? 애들 장난이 아니라는 것쯤은 공자도 잘 알고 있을 겁니다.”
“그것 역시 잘 알고 있습니다. 어찌 강남을 평정하는 대업을 가볍게 여기겠습니까?”
“좋습니다. 그럼 밀서를 주고받을 연락책을 전달해드리겠습니다. 그쪽을 통해 정보를 내게 넘기세요.”
“네.”
생각지도 못한 아군을 얻었다. 남궁운이 남궁세가의 내부 정보를 넘겨주기만 한다면 남궁세가를 무너뜨리는 순간은 몇 배는 더 앞당겨질 것이다.
지강백이 자신의 제안을 수락하자, 남궁운은 심장을 쓸어내리며 안도했다. 그리고 결연에 찬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가주님. 감사합니다.”
“합당한 거래라 생각하여 받아들인 것뿐입니다.”
절대 틈을 보이지 않고 냉철하게 임하는 게 거래의 옳은 자세다. 틈을 보이고 경계를 풀 때는 원하는 것을 전부 손에 넣었을 때였다.
지강백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남궁운에게 말했다.
“힘든 결정인 것, 알고 있습니다. 어찌 되었든 아버지를 배신하는 것이니까요. 만약 제가 강남을 평정한다면 남궁세가 또한 지원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어찌 되었든 제 처가 아닙니까.”
미래에 대한 희망을 심어주는 것 역시 거래에서는 중요했다.
남궁운은 고개를 더욱 깊이 숙였다.
***
세가로 돌아온 남궁운에게 무사들이 헐레벌떡 달려왔다.
표정이 심상찮은 것을 본 남궁운은 벌써 한숨이 나왔다.
“고, 공자님······.”
“가주님께서 부르시나?”
“예.”
“가지.”
드륵.
짜악-!
문을 열자마자 뺨을 후려치는 소리가 들렸다.
창궁대주 진유민이 남궁천에게 뺨을 맞고 비틀거리는 모습이 보였다.
남궁천은 대노한 얼굴로 소리쳤다.
“이번에도 광동을 뚫는 데 실패했다고? 창궁대의 대주라는 작자가 왜이리 무능력해! 썩 꺼져!”
진유민은 반항조차 못하고 물러났다.
남궁운은 뒤돌아선 그의 표정을 힐끗 쳐다보았다.
극심한 모멸감과 피로감에 절은 얼굴.
저절로 측은지심이 들어 그의 어깨를 가볍게 토닥였다.
“······수고했네.”
“죄송합니다.”
드르륵. 탁.
진유민이 물러나자 남궁천의 시선이 남궁운을 향했다.
남궁미향이 떠난 뒤, 한층 예민해진 그였다.
남궁천이 짜증 섞인 어조로 말했다.
“어딜 싸돌아다니는 것이냐?”
“죄송합니다. 그런데 진 대주는 왜 저럽니까?”
“무능력한 놈. 그 많은 병력을 주고 광동을 뚫으라고 한 지가 며칠인데 아직도 빌빌대고 있으니······.”
“제갈세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으니까요. 애초에 그들이 없었다면 광동은 진즉 우리 손에 들어왔을 겁니다.”
“그걸 지금 변명이라고 해! 제갈세가? 우리가 언제부터 제갈세가를 두려워했단 말이냐! 원래대로라면 그들이 개입하든 말든 결과는 똑같아야 정상이야! 지금이 문제란 말이다!”
이미 제갈세가의 저력과 제갈빈의 능력을 눈으로 보았음에도 제갈세가가 남궁가와 비등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남궁운은 절로 한숨이 나오려는 것을 참았다.
남궁천은 이를 부득 갈며 의자에 털썩 앉았다.
“더 이상은 놈을 두고 볼 수많은 없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놈을 제거해야겠어. 삼검성을 속히 불러들여라.”
“네.”
남궁운은 짐작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창궁칠검이 패배한 이상, 이제 남궁세가에 믿을 고수라고는 그들 뿐이었다.
그런데 남궁천이 예상치 못한 발언을 했다.
“그리고 흑무림맹에 서신을 보내라. 차후 호남과 광동 이권의 절반을 줄 테니 제갈빈을 암살할 계책을 짜라고.”
“네? 아버지! 그건 안 됩니다! 흑무림맹을, 그 악독한 흑도들을 다시 중원에 불러들이시다니요! 무림인들이 이 사실을 알면 본가는 분명 정파인들의 멸시를 받을 것입니다!”
“그러니 최대한 비밀스럽게 처리하라 이 말이야!”
“그래도······!”
그때였다.
남궁천이 탁자 위에 든 찻잔을 남궁운에게 냅다 던졌다.
“!”
남궁운은 눈을 부릅뜨며 간신히 찻잔을 피했다.
피했기에망정이지, 자칫했다간 머리가 깨졌을 것이다.
쨍그랑!
벽에 부딪힌 찻잔이 박살났다. 남궁천이 소리쳤다
“그게 다 네놈들이 무능력한 탓이 아니냐! 애초에 본가의 힘만으로 놈들을 무너뜨렸으면 손을 더럽힐 일도 없었겠지! 그래놓고 혼자 고고한 척을 해? 위선적인 놈.”
“······.”
남궁천은 한심스럽다는 듯 혀를 쯧쯧 찼다.
“네녀석이 이 자리에 앉을 거라고 확신하지 마라. 둘째도 유능하고 셋째와 넷째도 결코 부족하지 않다. 네놈은 심성도 유약하고 항상 부족해. 계속 그따위 모습만 보였다가는 제갈가의 둘째 공자처럼 네 동생 수발이나 들으며 평생을 보내야 될 것이다.”
“······.”
“꼴도 보기 싫다. 썩 물러가!”
드르륵.
문을 열고 나온 남궁운이 이를 부득 갈며 주먹을 쥐었다.
“권력에 미치시더니 결국 저리 되셨군.”
남궁운은 차라리 아버지에게 고마웠다. 아버지를 배신한다는 티끌만한 죄책감을 마저 벗어던질 수 있었으니까.
남궁운은 싸늘한 표정으로 걸음을 옮겼다.
***
다음 날, 지강백은 남궁운으로부터 밀서 하나를 전달받았다.
밀서에 적힌 명단을 읽은 그에게, 유희연이 나직이 물었다.
“이게 정말일까요?”
“정말인지 아닌지는 확인해보면 알겠지요. 이자들이 모르게 거처를 모조리 뒤져서 내통한 증거를 찾아내세요.”
“알겠습니다.”
고개를 숙인 유희연이 물러났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가 다시 돌아왔다.
“찾았습니다. 내통한 증거.”
지강백은 얼음처럼 냉엄한 표정으로 유희연에게 말했다.
“싹 다 대전으로 집합시키세요. 당장.”
“넵.”
지강백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
대전에 모인 이들은 오대 당에 속한 이들도 있었고, 각종 부대에 소속된 이들도 있었다.
지강백은 문을 벌컥 열고 들어와 그들에게 다가갔다.
그들은 지강백을 보자마자 정중히 예를 갖추었다.
그러나 지강백은 다가가는 즉시 가장 앞에 있던 중년 사내의 얼굴에 주먹을 틀어박았다.
쩌억!
둔탁한 파육음이 들려왔다. 사내가 피를 흘리며 나가 떨어졌다.
“끄악!”
“본가에서 발뻗고 자란 세월이 수십 년인데, 감히 뒷구멍을 틀어?”
사내는 사실 남궁세가와 내통하던 내부자였다.
돈을 받고, 제갈세가의 정보를 남궁세가 쪽에 팔아넘겨왔다.
그리고 이곳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마찬가지였다.
지강백은 특히나 배신자들에 있어서 가혹했다. 전생에도 이런 놈들에 의해 죽음을 맞이했기 때문이었다.
땅에 엎어진 사내가 손을 싹싹 빌며 애원했다.
“가, 가주님······잘못했습······커억!”
퍼억!
지강백은 놈의 얼굴을 걷어차 실신시켰다.
그리고 시선을 돌려 남은 내통자들을 응시했다.
그들은 두려움에 벌벌 떨며 중얼거렸다.
“대체 어떻게······어떻게 알았지?”
“내부자가 너희들만 있을 것 같더냐?”
이건 남궁운이 유희연을 통해 보내준 정보였다.
지강백은 이번 기회에 가문에 핀 곰팡이들을 모조리 박멸시키기로 작정했다.
뚜둑. 뚝.
주먹을 풀며 다가온 지강백이 말했다.
“당연히 사지근맥을 절단하고 감옥에 평생 박아버려야 마땅하나, 그 전에 감히 첩자 노릇을 한 대가는 치러야겠다.”
퍽!퍼퍼퍼퍽!
지강백은 다른 한 명의 사내의 가슴팍을 연달아 가격했다.
그걸 시작으로, 한동안 대전 내에는 끔찍한 곡성이 퍼졌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