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eader of the Demonic Cult, Zhuge Se, is reincarnated as the youngest scholar RAW novel - chapter (54)
내부자를 색출해낸 지강백은 본격적으로 마약 제조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했다.
목표는 마약 제조실을 찾아내는 것. 그리고 남궁천과의 관계를 조정과 강호에 폭로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남궁천은 이 나라에서 발 붙일 곳이 없게 된다. 영원히.
수련을 마치고 돌아온 지강백에게, 유희연이 찾아왔다.
“남궁운 공자가 정보를 보내왔습니다.”
“마약 제조실, 찾아냈습니까?”
“거기까진 아니지만 연결 고리를 알아냈습니다.”
지강백은 지도에 표시된 몇 군데를 확인했다.
“강서 남창. 복건 복주······. 얼씨구? 호남 악양에도 있네. 그럼 이곳이 마약 제조실인 겁니까?”
“아닙니다. 여긴 생산된 마약이 2차로 유통되는 곳입니다. 여기서 전국으로 퍼져나가는 거죠. 남궁운 공자도 제조실까지는 알아내지 못한 것 같습니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죠.”
유희연은 죽통 하나를 꺼내 탁자에 올려놓았다.
지금 남궁세가에서 유통하고 있는 마약이었다.
“알아봤더니 남궁천의 사업 수단이 생각보다 뛰어난 것 같습니다. 기존의 아편 종류와 다른, 새로운 마약을 개발해 꽤 거금을 모으고 있더군요. 기존보다 몇 배는 독하고 목숨도 위험한 것들을 만들고 있는 것 같습니다.”
“미친놈.”
지강백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그럼 책임자는 누굽니까?”
엄청난 거금을 벌어들이는 불법 사업. 남궁천이 직접 맡을 리는 없고, 그렇다고 신뢰하지 못할 자에게 맡겼을 리도 없다.
분명 책임자는 남궁천과 상당히 깊은 관계일 것이다.
“1공녀. 남궁설희입니다.”
“정말입니까?”
“네. 몇 년 전부터 제조와 유통에 관한 일을 모두 지시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긴, 이 일이 혹여라도 알려질 경우에는 가문이 박살날 테니 아무에게나 맡길 수도 없고, 혈육만한 인물도 없겠군요.”
그렇긴 해도 지강백은 경멸을 감출 수 없었다. 이게 알려지면 남궁설희는 더 볼 것도 없이 끔찍한 참형이다.
이걸로 더 확실해졌다. 남궁천 그놈에게는 자식도 하나의 장기말에 불과하다는 것을.
“1공녀 남궁설희는 동생처럼 무공이 뛰어난 편은 아니나, 머리가 상당히 좋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심지어 가문의 비밀 재정들도 책임지고 있다고 하는군요.”
“잠깐, 마약을 팔아 번 돈이니 전장에 보관할 수는 없을테고······그럼 막대한 돈을 그녀가 관리하고 있단 말입니까?”
“네. 비밀리에 보관하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때까지 마약이나 다른 부정한 일들로 번 돈이 모조리 들어갔다면 분명 상상을 넘어서는 액수일 거구요. 물론 장소는 그녀와 남궁천. 둘만이 알고 있겠지요.”
그때, 뭔가를 눈치챈 유희연이 놀란 얼굴로 지강백에게 물었다.
“혹시, 그 돈을 모두 가져오실 건가요? 남궁설희를 통해서?”
“부정하게 번 돈이니 발각되면 황실에서 죄다 압수해 국고로 들어갈 겁니다. 그럴 바에는 저희 곳간에 집어넣죠. 어떻습니까? 남궁설희의 입에서 장소를 불도록 하는 것은 쉬우니까요.”
무공을 모르는, 그것도 명문가에서 귀하게 자란 여인이다. 당연히 고문 같은 것도 당해본 적 없을 터였다.
그리고 지강백은 이쪽에 통달했다고 자부할 정도로 자신있는 사람이었다.
돈이 숨겨진 장소······일 각도 지나지 않아 불게 될 것이다.
유희연이 피식 웃음을 내뱉으며 중얼거렸다.
“이거······. 남궁천이 알면 울혈이 터져 죽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렇게 오랫동안 모아온 거금을 홀라당 빼앗기게 생겼으니.”
“그렇죠? 생각만 해도 속이 뻥 뚫리는 기분입니다. 하하.”
유희연은 궁금하다는 듯 지강백을 바라보며 물었다.
“그런데 가주님은 남궁천을 매우 싫어하시는 것 같습니다.”
“싫습니다. 내 아내를 시켜 날 해하도록 지시했지 않습니까.”
“아, 그건 그렇죠.”
사실 진짜 이유는 전생에 당한 배신이었지만, 그걸 가르쳐 줄 수는 없다.
“그림 좋군요. 마약 제조를 알리면 남궁천과 남궁설희는 황실에 쫒기게 될 것이고, 우린 그 틈을 타 거대한 재물과 남궁세가를 흡수하도록 합니다.”
“네.”
“그럼 일단 여기 적힌 유통 경로부터 추적해야겠군요.”
“내가 직접 갑니다. 유통 경로가 세 군데이니, 한쪽은 제가 옥룡대를. 나머지는 각 대주들에게 맡기면 됩니다. 한 곳만 습격당하면 바로 눈치챌 수 있으니, 동시에 급습해야 합니다.”
“가주님께서 직접 가신다고요?”
“네.”
“이런, 연 대주나 중인들의 반발이 있을 것 같은데요.”
“빠르게 끝내고 올 겁니다. 반발할 틈도 없을 거구요.”
자리에서 일어난 지강백이 말했다.
“유 당주는 조정의 관리와 접촉해 이 사실을 알릴 준비를 하세요.”
“네.”
“그리고 각 대주들을 모아 사태가 터지면 일제히 강서, 복건, 절강성을 공격할 준비를 하라고 전하세요. 바람처럼 단번에 끝냅니다.”
“알겠습니다.”
그때 문득 유희연이 걱정스런 표정을 지으며 조심스레 물었다.
“그런데 남궁 부인께는······알리실 겁니까?”
“그녀도 이미 허락한 일입니다. 괜찮아요.”
지강백은 냉정한 눈빛으로 말했다.
-가문을 나왔다고 해도 엄연히 내 가족이야. 남궁세가를 삼켜도 우리 가족들 중 죽는 사람은 없었으면 좋겠어. 부탁이야.
그녀의 뜻대로 해줄 것이다. 계획대로 되면 남궁운이 가주 자리에 오를 것이고, 남궁설희는 무슨 수를 써서든 목숨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다.
그러나 한 사람, 남궁천만큼은 죽인다.
그것만큼은 결코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기다려라, 남궁천. 네놈이 다섯 배신자들 가운데 처음이다.’
***
시종에게 남궁미향이 어디 있냐고 묻자, 후원에 있다고 대답했다.
그녀는 후원에서 초향을 비롯한 시녀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뭐해?”
“화장법 배우는 중.”
“뭐야, 그런 것도 배워?”
“당신한테 예뻐보이려고.”
“지금도 충분히 예쁜데······.”
남궁미향의 눈꼬리가 가늘어졌다.
“그러고 보니 궁금하네. 혹시 그 첫 연인이 나보다 예뻤어?”
“······.”
지강백은 말문이 막혔다.
이곳에 온 이후, 종종 이런 일이 있었다.
아니, 무슨 얘기를 해도 화를 낼 거면서 대체 왜 팽연화 얘기를 계속 꺼내는 거야? 지강백은 진심으로 이해할 수가 없었다.
‘화제를 돌려야겠다.’
“그것보다, 할 말이 있어서 왔는데.”
“빨리 말해. 말하기 전까지 안움직인다.”
“당연히! 네가 더 예쁘지. 훨씬.”
“어? 방금 말 조금 더듬은 것 같은데!”
젠장. 어쩌라는 거야.
그렇게 대충 일 각 정도 시간이 흐른 뒤, 간신히 화제를 돌릴 수 있었다.
“······그래서. 밤에 은밀히 마약 유통로를 기습할거야.”
“누구 데려가는데?”
“옥룡대와 나. 각 대주들. 그리고 호야.”
“나는 왜 빼는데?”
“당신도 알 거 아냐.”
“난 괜찮아. 내가 말했잖아. 이제 당신을 위해서 싸울거라고.”
“말처럼 쉽지 않을 거야. 제조실을 찾고, 조정에 알리면 당신 언니는 중죄자가 된다고.”
“당신이 어떻게든 보호해줄 거라며?”
“그건 그렇지만······.”
“그럼 됐어. 그리고 나도 언니가 잘못된 길로 가는 건 원치 않으니까. 여기서 멈춰주고 싶어.”
그녀의 눈빛에는 조금도 흔들림이 없었다.
지강백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알았어. 대신 완전무장하고. 제조실은 그들에게 중요한 곳이니 어떤 자들이 지키고 있을지 몰라.”
“응.”
“그럼 이번 기회에 수련의 성과를 한 번 보자.”
지강백은 아무리 시간이 없어도 남궁미향과 호야의 수련만큼은 반드시 직접 지도했다.
호야는 원체 근골이 발달하여 빠르게 철괴만파공과 패왕금력도를 습득했으며, 남궁미향 역시 뛰어난 이해력과 습득력으로 염제신공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게 되었다.
남궁미향은 자신만만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그녀는 그 말을 증명하듯 검을 들고 왔다.
“잘 봐.”
그녀는 자세를 잡고 호쾌하게 발검(拔劍)했다.
직후, 검날을 타고 붉은 불꽃이 피어올랐다.
검기를 불꽃의 형상으로 피어올리는 기술.
염제신공의 가장 기초적인 기술인, 발화(發火)였다.
지강백은 흐뭇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이 정도면 실전에서도 기대해 볼 만 하겠어.”
지강백은 남궁미향을 끌어안고 칭찬했다.
“열심히 수련했구나. 향아.”
“일부러 그런거야. 칭찬받으려고.”
“하하!”
남궁미향은 본래 무공을 좋아하는 천성 무인이었다. 거기에 재능과 최상승의 무공이 더해져, 어마어마한 성장 속도를 보이고 있었다.
지강백은 흐뭇한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여자로서도, 제자로서도 그녀는 너무나도 훌륭했다.
그때, 지강백의 품에서 싱글싱글 웃던 남궁미향이 돌연 옆구리를 쿡 찔러왔다.
“그런데 그 여자도 나처럼 무공 가르쳐줬어? 직접?”
“······.”
***
“급습은 동시에 행한다. 정해진 시간은 술시(戌時). 해가 지면 바로 들이친다.”
“네.”
“유통로를 급습 후 장악하고, 곧바로 경로를 추적해 제조실을 찾아내는 것이 이번 임무의 목표다.”
청룡대주 섭유에게는 남궁미향을 붙여주며 호남 악양을.
질풍대주 연시환에게는 호야를 붙여주며 복건 복주를.
지강백 자신은 옥룡대를 이끌고 강서 남창을 맡기로 했다.
제갈세가의 세 고수는 혹여 있을 사태를 대비해 가문에 남겨두기로 했다.
“연 대주는 세 부대의 연락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부탁드립니다.”
“네.”
“자, 그럼 출발하지.”
그때였다. 정보당원 하나가 밀서를 가져왔다.
밀서를 받아 읽은 유희연에게, 지강백이 물었다.
“남궁운 공자인가요?”
“네.”
“뭐라고 합니까?”
“오늘 1공녀 남궁설희가 제조실로 향하는 것을 봤다고 합니다.”
“잘 되었군요. 반드시 사로잡아야 합니다.”
그래야 그녀를 협박해 쌓아둔 돈을 모조리 토해내게 할 수 있으니 말이다.
***
밤이 깊었다. 남궁운이 알려준 장소로 도착한 지강백은 산 위에서 작은 마을로 위장한 유통로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서서히 해가 저물고, 시간이 되자 지강백은 복면을 올렸다.
그의 뒤로, 옥룡대원들의 서슬 퍼런 눈빛이 이글거렸다.
“들어간다.”
스스스슥-.
진입은 빠르게, 그리고 은밀하게 행해졌다.
스걱-!
마을 밖에서 보초를 서던 자들은 소리없이 목이 그였다.
깔끔한 솜씨에 보초들은 외마디 비명과 함께 쓰러졌다.
“커, 컥······.”
보초를 전부 처리한 대원들이 신호를 보내왔다.
지강백은 마을 중앙에 가장 큰 건물로 달려갔다.
덜컹!
문을 열자 건물 안에는 험상궂은 얼굴의 사내들이 우글거렸다.
그들은 복면을 쓴 괴한을 발견하고 우르르 일어났다.
그리고 각자의 무기를 챙겨들고 지강백에게 다가왔다.
“네놈은 뭐냐!”
“침입이다!”
지강백은 말없이 정문의 빗장을 걸어 잠궜다.
직후, 양쪽 창문을 깨고 그곳으로 옥룡대원들이 진입했다.
검은 복면인들이 사방에서 포위하자 사내들의 표정에 당혹감이 서렸다.
“뭐야······어디서 보낸 놈들이냐!”
“알 것 없다.”
지강백은 지풍을 날려 불을 껐다.
불이 꺼지고 건물 안에 어둠이 짙게 깔렸다.
스릉.
지강백은 홍매검을 뽑아들며 싸늘히 중얼거렸다.
“시작하라.”
말이 끝남과 동시에, 무자비한 공격이 시작되었다.
옥룡대원들이 미친개처럼 건물 안을 휘저었다.
“끄악!”
“끄아악!”
사내들의 처절한 비명이 건물 안을 가득 채웠다.
지강백은 달려드는 사내 하나를 벤 다음, 걸음을 옮겼다.
이곳에 절정을 넘어서는 고수는 없었다. 상황은 빠르게 끝났다.
훅.
불을 다시 켜자 처참한 광경이 드러났다.
사내들은 곳곳에서 신음을 흘린 채로 나뒹굴었다.
지강백은 그 중 한 명의 멱살을 잡고 끌어당겼다.
“죽이지는 않았다. 무자비한 살육은 원치 않으니까.”
“으윽······.”
“대신, 마약을 보관해둔 장소를 알려줘야겠다.”
“시, 시발······그걸 내가 알려줄 것 같······크아악!”
우득!
지강백은 놈의 손가락 하나를 붙잡고 꺾어버렸다.
그가 차갑게 가라앉은 눈으로 사내를 향해 말했다.
“다시 묻겠다. 마약을 보관해둔 장소는 어디 있나.”
“퉷!”
사내가 지강백을 향해 침을 뱉었다.
침은 지강백의 볼에 그대로 적중했다.
눈을 부릅뜬 옥룡대원들이 일제히 달려들려고 하는 것을, 지강백이 손을 들어 막았다.
스윽.
손등으로 침을 닦은 지강백에게, 실실 웃던 사내가 비아냥거렸다.
“X까. 등신같은 놈. 내게서 알아낼 수 있는 건 없을 거다.”
우득! 우드득!
직후, 지강백은 놈의 손가락을 연달아 꺾어버렸다.
사내는 미친 듯이 발버둥치며 고통스런 비명을 질렀다.
“끄악! 끄아악!”
“차라리 죽여달라고 빌게 될 거야.”
지강백의 서슬 퍼런 눈이, 사내를 향했다.
건물 내에 끔찍한 비명 소리가 울려 퍼졌다.
***
건물 지하에 산더미처럼 많은 마약들이 쌓여 있었다.
이것들을 다시 전국 곳곳으로 유통. 비밀리에 판매하는 것이다.
“이게 전부인가?”
“네네. 확실합니다.”
지강백에게 끌려온 다른 사내는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앞선 사내가 고문받는 모습을 끝까지 지켜보았다. 자신은 절대 그걸 버틸 수 없었다.
지강백은 나무 상자 하나의 뚜껑을 열어보았다.
그런데 그곳에 든 마약의 색깔은 조금 달랐다.
유희연이 보여준 것은 하얀색이었는데, 이건 붉은기를 머금고 있었다. 그리고 냄새를 맡는 것만으로도 아찔할 정도로 독했다.
지강백은 손으로 코를 막으며 사내에게 물었다.
“이건 뭐지?”
“그, 그건 이번에 새로 개발했다는 아편입니다. 이전 것보다 훨씬 강력해서 조심히 다뤄야 한다고······.”
“이런 미친놈들. 아예 국가 전체를 아편중독으로 만들 작정인가.”
지강백은 눈살을 찌푸리며 나무 상자를 닫았다.
나라 전체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없어져야 할 물건이었다.
증거로 삼을 몇 상자만 남기고 전부 처리하기로 했다.
그는 몇 걸음 물러서 화접공으로 불을 만들어냈다.
화륵!
불이 나무 상자에 옮겨붙자, 삽시간에 불타기 시작했다.
지강백은 멍하니 그 광경을 지켜보던 사내에게 물었다.
“제조실 위치. 알고 있지?”
“네, 네?”
“말해.”
지강백의 시선이 사내의 손가락으로 향했다.
사내는 저도 모르게 손가락을 보호하며 넙죽 엎드렸다.
“마, 말하겠습니다! 당장!”
“좋은 선택이다.”
지강백은 놈의 손가락으로 뻗던 손을 거둬들였다.
역시 협박과 고문만큼 잘 먹히는 방법도 없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