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eader of the Demonic Cult, Zhuge Se, is reincarnated as the youngest scholar RAW novel - chapter (85)
06:27 오후 2020. 6. 16.
다음 날, 팽하진은 팽가의 모든 것을 장악하고 북경에 있는 팽인호에게 서신을 보냈다.
-형님이 자객에 의해 암습을 당하셨습니다. 장례를 치르려고 하니 속히 와주십시오.
팽인호는 서신을 와락 구기며 분노했다.
“이 권력에 미친 망아지가 결국 일을 저질렀구나!”
팽인호는 그 즉시 외부에 흩어져 있는 병력을 집결해 팽가로 진격했다. 그리고 그 사실을 알아챈 팽하진 역시 맞대응을 준비했다.
그러나 팽하진은 중요한 사실을 간과했다.
팽인호의 사람을은 대부분이 팽가의 최고수들로 모여진 일종의 ‘핵심전력’이었다. 그에 비해 팽하진의 사람들은 강하긴 하지만 대부분이 젊고 경험이 부족했다.
거기다 가주 팽인호 역시 한때 정마대전에서 활약하고 살아남은 고수였다. 비록 화경에는 들지 못했지만 화경에 근접한 고수인 것이다. 그에 비해 팽하진은 끽해야 절정의 초입에 든 애송이일 뿐이었다.
심지어 팽하진에게는 거사에 큰 도움을 주었던 지강백의 질풍대마저 철수하고 없었다. 팽연화와 무림맹 세력 역시 마찬가지였다. 마지막으로 팽하진에게 어쩔 수 없이 굴복한 몇몇 중인들이 팽하진을 배신하고 팽인호에게 팽가의 문을 열어준 것이 가장 컸다.
아끼던 첫째 아들의 죽음에 분노한 팽인호가 칼을 꺼내들자 팽하진이 이끄는 세력은 채 반나절도 되지 않아 박살났다. 팽인호는 팽가에 입성한 직후 팽하진에게 붙은 자들을 숙청하고 팽하진을 잡아들였다.
팽인호는 개처럼 질질 끌려온 팽하진을 향해 입을 열었다.
“네놈이 지금 무슨 짓을 했는지 아느냐?”
팽하진은 도망치던 도중 팽인호의 호위들에게 두들겨 맞아 온통 피멍이 들고 옷이 찢겨진 처참한 모습이었다.
팽인호는 분노로 부들대는 손을 들어 팽하진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형을 죽였다! 친족이 아니라도 어엿히 팽가의 이름을 받은 같은 혈족이거늘! 어찌하여 그런 만행을 저질렀단 말이냐!”
팽하진은 두려움에 벌벌 떨며 엎드린 채 손을 빌었다.
“제가 잠시 정신이 나갔습니다. 큰형님이 가주 자리에 오르면 저희는 모두 쫒겨날 것이 분명해······제발 목숨만 살려주십시오.”
“이런 미친놈!”
팽인호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수하가 들고 있던 몽둥이를 뺏어들고 팽하진을 후려쳤다. 그러고도 분이 풀리지 않아 쓰러진 팽하진을 마구 두들겨 패기 시작했다.
퍽! 퍽퍽퍽!
결국 보다못한 수하들이 나서서 말리는 그때서야 팽인호는 몽둥이질을 멈추었다. 그러나 이미 팽하진은 숨을 거둔 뒤였다.
팽인호는 피에 젖은 몽둥이를 내던지며 괴성을 질러댔다.
“으아아아!”
공허한 울음이 암울한 팽가의 하늘을 뒤덮었다.
그때, 무사 한 명이 헐레벌떡 팽인호에게 다가왔다.
“가주님, 큰일 났습니다!”
“무슨 일이냐!”
“지금 당가에서 이쪽을 향해 밀려오고 있는 중이라고 합니다. 당가의 오대 당주를 비롯한 총전력이 모조리 투입되었으며 벌써 하북의 세 개 현과 지주 한 군데가 그들의 손에 넘어갔습니다!”
“뭐, 뭐라고!”
팽인호의 눈이 부릅떠졌다. 그러고 보니 팽하진이 장악한 팽가를 다시 탈환하느라 외부의 전력을 대부분 끌어왔다. 그렇다는 건, 지금 외부를 방어할 마땅한 고수나 병력이 없다는 뜻이기도 했다.
당가는 이 틈을 놓치지 않고 단기전을 걸어온 것이다. 두 세가의 운명을 건 전쟁을.
“당문호 이놈!”
팽인호는 이를 부득 갈며 분개했지만 이전과 다르게 공포심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지금 이쪽의 전력으로 쌩쌩하고 피해 하나 없는 당가의 고수들을 이길 수 있을까?
‘허나 이대로 무릎꿇을 수는 없다.’
팽인호는 거대한 도를 들고 소리쳤다.
“하북에 사천의 버러지들이 몰려드는 것은 결코 두고 볼 수 없다. 어떻게 해서든 팽가를 지켜내야 한다! 연락이 닿는 중소문파와 가문들에게 서찰을 보내 당가에 대항하게 하고 전투를 준비하라!”
“존명!”
팽인호는 갑주를 착용하고 정비를 마친 뒤, 수하에게 일렀다.
“너는 맹주와 연화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구원을 청하거라.”
“네.”
상황이 암담하지만 무림맹과 자타공인 팽가 최고수인 팽연화가 가세해준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굳게 믿는 팽인호였다.
***
“아이고~맹주님. 그동안 안녕하셨습니까. 진즉에 찾아뵈었어야했는데······흐흐.”
무림맹주 천유성은 사천당가의 가주 당문호를 가만히 응시했다.
당가에서 총전력을 꺼내 팽가를 공격하기 시작했다는 보고와 함께 팽인호의 구원 요청을 받은 직후, 기다렸다는 듯 당문호가 금이나 재물, 그 외 값비싼 선물들을 가득 안고 맹주전의 문을 두드렸다.
심지어 그의 옆에는 제갈세가의 가주 제갈빈이 웃는 얼굴로 서 있었다.
“무림회의 이후 우연히 당가주와 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맹주님께 소개 좀 시켜달라고 간청하시기에······.”
“사실 제가 제갈 가주를 졸랐습니다. 하하.”
“피차 서로의 입장도 분명한데 잡설은 치우고 본론만 말하지. 목적이 뭔가?”
냉랭한 천유성의 물음에 당문호도 가식적인 웃음을 지우고 비릿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허허······역시 맹주님을 당해낼 수가 없습니다. 그럼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지요. 팽가와의 전쟁에서 손을 떼달라고 부탁드리려고 왔습니다.”
“역시 그렇군.”
파팟!
직후, 천유성이 바람처럼 당문호에게 다가와 그의 목에 손을 얹었다. 당문호는 얼음처럼 굳으며 침을 꿀꺽 삼켰다. 당장이라도 목이 마른 가지처럼 부서질 것만 같았다.
표정을 굳힌 천유성이 냉엄한 어조로 말했다.
“건방진 놈이······감히 날 이용할 생각이냐?”
무려 현경의 고수가 날리는 살기다. 절정의 고수라고 해도 오줌을 싸며 혼절할 정도의 압력이 당문호에게 쏟아졌다. 그러나 당문호는 새파랗게 질렸을 뿐, 오히려 웃음을 머금었다. 그 역시 사천의 지배자로 오랜 세월 뒷세계에서 굴러온 인물이었다.
“물론 맹주님의 능력이라면 저를 죽이시고 팽가주를 구원하실 수도 있으시겠지요. 허나 맹주님, 이미 팽가는 내분으로 인해 무너져가는 형국입니다. 굳이 맹주님께서 녹이 슨 검을 쓸 필요가 있겠습니까? 이참에 날이 잘 드는 새 검으로 바꾸시지요.”
“팽가주 대신 자네가 내 오른팔로 서겠다?”
“그렇습니다. 저를 믿어주신다면 제가 쓸모있음을 반드시 맹주님께 증명해드리겠습니다. 당가는 뒷세계에도 몸담고 있는 가문입니다. 필요하실 때 더러운 일이나 꺼름칙한 일을 처리하실 때 얼마든지 저희를 사용하십시오.”
“재미있군.”
천유성은 실소를 흘리며 당문호에게서 손을 거두었다. 그제야 당문호의 혈색이 돌아오며 그가 기침을 했다.
천유성의 시선이 이번에는 지강백을 향했다.
“거기 제갈 가주도 같은 생각인가?”
“당가주가 하북을 접수하면 하북을 양분해 반은 제갈세가의 강북 진출을 위한 발판으로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굳건한 협력 관계는 물론이고요.”
지강백이 표정 하나 바뀌지 않은 채 대답했다.
천유성은 제갈빈이 당문호와 짜고 팽가를 무너뜨리려 지금까지의 계획을 세우고 실행했다는 것을 알게 되자 놀랍고도 소름이 끼쳤다.
고작 약관을 넘어선 젊은 청년이 필요에 따라 사람을 대하고 이용하는게 장난이 아니다. 저자의 목표가 어디까지인지는 모르겠지만 필요하다면 자신의 목도 서슴없이 물 수 있는 맹수였다.
위험했다. 생각보다 더.
‘그냥 지금 둘 다 죽여버리고 팽가주를 도우러 갈까?’
그러나 천유성은 곧 이 생각을 접었다.
이들을 죽인다고 해도 그로 인해 상대해야 될 것들이 너무 많았다. 당문호만 해도 원한을 반드시 백 배로 갚아준다는 당가의 가주이며, 제갈빈은 무려 강남 전체를 다스리는 명실공히 현 강호의 최강자 중 한 명이었다.
이성적인 판단과 냉철한 결론.
천유성이 가장 중요시하는 두 가지였다.
그리고 천유성은 결국 결단을 내렸다.
“당 가주, 무례를 용서하시게. 자, 이러지 말고 들어가서 얘기하지. 마침 잘 익은 과일주를 꺼낸 참인데.”
당문호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나이에 맞지 않게 잽싼 걸음으로 천유성의 옆에 달라붙었다. 그리고 지강백은 피식 웃으며 그 둘의 뒤를 따라 걸음을 옮겼다.
***
당가는 그야말로 파죽지세였다. 이미 내분으로 인한 전투로 소모가 큰 팽가는 기세등등한 당가를 막지 못했다.
결국 당가의 부대는 팽가의 본진인 안평까지 들이닥쳤고, 팽인호는 죽자살자 방어진을 치고 적들을 맞이해 싸우기 시작했다.
이와중에 무림맹과 팽연화 측에서 아무런 반응도 없자 팽인호는 분노에 찬 고함을 질러댔다.
“이것들이 날 버렸구나! 빌어먹을 말종들! 그렇게 충성하고 갖다바친 게 얼마인데 이렇게 나를 팽한단 말인가!”
그때, 팽가의 정문이 뚫리며 당가의 초고수들이 우르르 밀려들었다. 당지평(唐智匉), 당소용(唐素容), 당총(唐總), 당룡(唐龍) 등등, 독에 관해서는 강호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의 고수들이 암기와 각종 독술을 펼쳐대며 팽가 무사들을 학살하기 시작했다.
푹! 푸슉!
심지어 당문호의 딸인 당휘란도 전투에 동참했다. 그녀는 손에 든 단도를 화려한 솜씨로 휘두르며 팽가 무사들의 목을 그었다.
그녀는 전투에 참여하기 이전, 팽인호에 의해 산동으로 유배를 가다시피 한 삼공자 팽서훈을 처리하고 오는 길이었다.
산동 약방에서 치료에 전념하며 잠을 자던 팽서훈은 단도를 들고 방에 들어온 당휘란을 보고 기겁해 외쳤다.
“다, 당 소저! 내가 잘못했소! 그땐 내가 술에 취해서······!”
“그건 미안하게 됐어요. 당신을 이용해야만 해서. 그리고 또
한 번 미안해요. 당신을 살려뒀다간 후환이 남을지도 모르거
든요.”
푸슉!
당휘란은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팽서훈의 목을 그었다.
이걸로 사실상 팽가는 멸망했다. 더는 대를 이을 자손이 없기
때문이었다.
우와아아-!
당가 무사들의 함성이 우레와 같이 터져 나왔다. 팽가는 이제 가주전을 중심으로 일종의 배수진을 치고 필사의 방어전을 펼치게 되었다.
“이런 개자식들!”
팽인호는 직접 전선에 나서서 미친 듯이 도를 휘두르며 당가의 무사들을 쳐죽였다. 그러나 좀처럼 전세는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이제 정말 끝이로구나.”
팽인호가 절망어린 기색으로 중얼거렸다.
그러자 그를 따르던 수하들 중 한 명이 그에게 외쳤다.
“가주님, 차라리 팽연화 아가씨께 기대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지금 당가놈들에게 포위당해 나갈 수도 없을뿐더러 연화 그 망할 년은 내 요청을 이미 한 번 거절한 적이 있는데 어찌 도움을 바라겠는가?”
“무림맹의 압박 때문에 힘을 보태지 못한 것일수도 있습니다. 가주님이 직접 그쪽으로 가셔서 도움을 청하시면 가주님을 내치지는 못할 것입니다. 강호인들의 시선도 있고 하니까요.”
“······그 말도 옳구나. 지금으로서는 그 방법밖에 없겠다.”
팽인호가 고개를 끄덕이자 그를 호위하던 팽가의 최고수들, 팽가오호(彭家五虎)가 뒤따르던 수하들에게 외쳤다.
“어떻게든 가주님을 빼내야 한다! 죽기를 각오하고 활로를 뚫어라!”
“옙!”
팽가오호가 죽기를 각오하고 분전하고 수하들이 몸으로 적들을 막아준 덕분에, 팽인호는 간신히 활로를 뚫는 데 성공했다.
팽인호는 수십 명 정도의 수하들을 이끈 채 힘겹게 팽가를 벗어나 산길을 따라 이동했다. 그 뒤를 추적자들이 뒤쫒기 시작했다.
“허억.허억.”
팽인호는 죽을 힘을 다해 도망쳤다.
하늘이 그를 도운 것인지, 아니면 놈들도 하북의 지리에 대해 팽인호보다 잘 알지 못한 것인지, 추격은 곧 끊겼다.
팽인호는 잠시 휴식을 취하며 숨을 돌린 뒤, 다시 하남 정주로 향했다.
그는 달리던 도중에도 쉴 새 없이 한탄했다.
“한때는 내가 강북의 중심에 서서 강호를 호령했는데 참으로 부질없구나.”
그의 옆에 있던 수하가 비통한 표정으로 그를 다독였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살아만 있으면 복수는 얼마든지 가능하지 않겠습니까?”
“그래. 네 말이 실로 옳다. 내 반드시 맹주 그놈과 당문호에게 합당한 복수를 가할 것이다.”
한창 팽인호가 복수에 이를 갈고 있을 때였다.
별안간 숲이 진동하더니, 검은 무복의 정체를 모를 무사들이 모습을 드러내며 팽인호 무리를 포위했다.
‘여기까지 따라온 것인가! 빌어먹을 당가 놈들.’
그때, 무사들을 제치고 나온 한 사내가 피식 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꼴이 형편없어졌군. 팽인호.”
“네, 네놈은!”
상대방의 얼굴을 확인한 팽인호의 눈이 커졌다.
사내, 지강백은 싸늘한 눈빛으로 그를 응시했다.
“사실 네놈에게도 갚아야 할 빚이 있어서 말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