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eader of the Demonic Cult, Zhuge Se, is reincarnated as the youngest scholar RAW novel - chapter (91)
지강백은 공손세가를 굴복시킨 뒤, 강북의 제갈세가 지부로 돌아왔다.
그는 돌아온 즉시 남궁세가의 남궁운 가주와 사천당가의 당휘란 여가주를 불렀다.
독기를 품은 당가는 언가를 말 그대로 싸그리 몰살시켰다. 흔적 또한 말끔히 지우고 뒤탈이 없도록 하오문을 시켜 소문이 퍼질 것까지 미리 차단했다.
그렇게 지강백은 산동, 하남, 섬서 등, 대부분의 강북 지역까지 순조롭게 흡수해 나갔다.
이제 남은 건 모용세가가 지배하는 요녕 정도였다. 허나 그쪽은 워낙 변방에다 척박한 환경이라 딱히 눈을 둘 곳은 아니었다.
“그나마 황금성이 있어서 재정이 받쳐주는 거지, 인력도 부족하고 여러모로 성급해.”
강북 제갈세가 지부의 총괄을 맡은 제갈경이 골머리를 썩혔다.
“세력을 넓게 확보하는 건 좋지만 뒤처리가 너무 복잡하다고. 꼭 이렇게까지 서둘러야겠어?”
“물 들어왔을 때 노를 저어야지요. 힘들겠지만 수고해주세요.”
“에휴, 알았어. 우리 가주님 부탁이신데 분골쇄신해야지.”
가주가 된 지강백이었지만 사석에서는 그녀와 평소처럼 대화를 나누었다.
그때, 보초를 서던 수하가 남궁운 가주와 당휘란 여가주가 왔음을 알렸다.
지강백은 두 사람을 앉힌 뒤, 곧장 본론을 꺼내들었다.
“모용세가 쪽에서 우리에게 적대적인 세력들을 이용하려는 목적인 것 같다. 전국 각지의 여론을 통해 부정적인 소문을 퍼뜨린다는군. 한 세력의 지나친 성장으로 인해 얻을 피해······무림의 균형 등을 늘어놓으며 우리에게 맞서라고 부추기고 있어.”
대충 예상은 하고 있었다. 공손세가와 언가가 몰락했으니 모용세가도 다른 방도가 필요했을 것이다.
“가주 모용명의 아내인 정소영이 모용세가의 정보당주로 있습니다. 아마 그녀의 계책일 것입니다.”
남궁운이 말했다.
“이전부터 모용세가의 동향은 계속해서 주시하고 있었습니다. 이놈들, 이제 남은 건 자신들밖에 없다고 생각하자 조급해진 모양입니다. 슬슬 싸움을 걸어올 것 같습니다.”
지강백은 모용세가가 어떻게 나올지, 그리고 이자들을 어떻게 나락으로 몰아넣을 수 있을지 곰곰이 생각했다.
“당 가주.”
“하명하십시오.”
당휘란은 이제 지강백의 충실한 수하가 되어 있었다.
“하오문을 시켜 모용세가와 연관된 사업체와 상단 등을 조사하도록. 지금 그들이 진행하는 사업들에 관한 정보도 전부 가져오고.”
“알겠습니다.”
“남궁 가주는 정소영이 혹시라도 눈치를 채지 못하도록 그들의 시선을 다른 데로 돌린다.”
“맡겨주십시오.”
두 사람이 나가고 나자 황금성주 장택산이 들어왔다.
“부르셨습니까?”
“곧 하오문에서 모용세가와 관련된 정보를 가져올 것이다. 그럼 나는 수하들을 시켜 모용세가와 연관된 사업을 방해할 생각이다. 그럼 놈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극심한 재정 악화에 시달리게 되겠지.”
“단순히 놈들을 굶겨 죽이실 생각은 아닐 것이고······.”
“그래. 뒷세계를 통해 정보를 좀 흘려라. 막대한 자금을 지닌 신뢰할 수 있는 대금업자가 있다고. 돈에 목마른 정소영이 물고는 못 버틸 정도로.”
“고리대로 정소영을 엮어 무너뜨릴 생각이시군요.”
모용세가 전체를 거대한 빚에 지게 만든다. 그럼 모용세가는 전쟁을 할 여력도 없이 크게 흔들릴 것이다.
지강백은 하오문이 가져온 정보로 수하들을 움직여 모용세가와 관련된 사업체를 교묘히 훼방놓거나 방해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모용세가는 원인도 모른 채 재정적으로 큰 문제에 부딪혔고, 정소영은 이를 타개할 방도를 마련해야만 했다.
“아무래도 외부에서 작업이 들어온 것 같은데,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지금은 그것보다 부족한 재정을 메꿀 방법부터 찾아야 합니다. 일단 급한대로······.”
“사채는 좀 그렇지 않습니까?”
“다른 방법이 없어요. 이대로라면 위험합니다. 발등에 떨어진 불은 끄고 봐야 되니까. 지금 강북 진출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크게 벌리고 있는 사업들도 있는데, 자칫하다간 전부 말아먹을 수도 있어요.”
모두의 시선이 정소영에게 향했다. 그는 총관 모용성과 함께 가문의 내정도 함께 관리하고 있는 사람이었다.
정소영은 하는 수 없이 대부업자에게 접촉했다. 뒷세계에서 제법 유명한 조창(曺彰)이라는 대부업자는 차용증을 쓰고 흔쾌히 거금을 빌려주었는데, 사실 이자는 장택산이 준비한 사람이었다.
지강백은 하오문을 계속 시켜 자금의 흐름을 계속 조사했고, 심지어 조정의 관리들까지 동원해 모용세가가 벌이는 사업을 계속해서 흔들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는 동안, 모용세가는 빚은 빚대로 지고 계속해서 자금난에 허덕이는 신세가 되었다. 악순환의 연속이었다.
사태가 점점 커지자 강북 진출을 준비하던 모용명의 귀에까지 들어갔다.
그는 깜짝 놀라며 한걸음에 달려와 소리쳤다.
“대체 어떻게 일을 처리했길래 사태가 이지경까지 온 게야!”
모용명의 호통에 정소영은 고개를 들 줄 몰랐다.
“죄송합니다. 제 불찰입니다.”
“하필 이런 중요한 순간에······.”
모용명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제갈세가에 대항하기 위해 한창 그들에게 적대적인 세력들을 찾아 포섭하고 있었다.
강북 진출을 진행함과 동시에 그들을 규합해 제대로 싸울 생각이었는데, 시작하기도 전에 다른 곳에서 문제가 생겨버린 것이다.
자금이 없으면 전쟁은커녕 세력을 규합시키기조차 어렵다. 이러다가 자칫 강북 진출의 계획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었다.
“어떻게든 빚을 갚을 방법을 찾아봐라. 어떻게 돈을 마련할 수단을 찾아보란 말이다!”
“알겠습니다.”
그러나 갑자기 거금을 마련할 방법이 있을 리 없었다.
결국 머리를 싸메고 고민하던 정소영은 특단의 조치를 취하기로 마음먹었다.
“그 대부업자 조창이라는 자를 죽여버립시다. 어차피 검은 돈인 데다가 빚을 받을 자가 사라지면 갚지 않아도 되지 않습니까?”
가만히 듣고 있던 모용명과 모용성 형제는 나쁘지 않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한 사람만 죽이면 거금을 갚지 않아도 되니 이보다 더 간단한 방법이 없었다.
“성이 넌 조창이라는 자가 사는 거처를 알아내라. 그리고 곧장 믿을만한 자들로 하여금 놈을 암살하도록.”
“바로 지시하겠습니다.”
모용성이 후다닥 방을 나가자 아내 정소영이 모용명에게 서찰 한 장을 내밀었다.
“비밀리에 조사해봤는데, 이제까지 우리 사업을 방해하던 놈들, 전부 제갈세가와 연관이 되어 있어요. 심지어 사사건건 감찰한답시고 조정에서 보내온 관리들도 전부 제갈빈, 그 새끼에게 뒷돈을 받는 놈들이었다고요!”
정소영은 생각만 해도 치가 떨렸는지 손까지 부들부들 떨었다.
“이 개새끼가······!”
모용명은 차오르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서찰을 갈가리 찢어버렸다.
설마 자신들이 자금난에 빠지도록 하는 게 이놈의 계획이었을까? 그럼 대체 어디까지 그 계획이 이어져있는 것인지, 모용명은 분노를 넘어서 두렵기까지 했다.
그때, 정소영이 그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차라리 놈도 같이 처리해버리는 것은 어떨까요?”
처리라 함은 암살을 의미한다. 모용명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
“불가능하네. 놈의 경지가 화경에 이르렀다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고, 지금 놈의 곁에는 수많은 호위가 붙어있을 게야. 일단 조창, 그놈부터 확실히 처리하게.”
“······네.”
***
모용성이 보낸 살수는 그의 아들이자 모용세가의 대표적인 무력 부대 중 하나인 황무대(黃武隊의 대주인 모용조(慕容朝)였다.
모용조는 가주인 모용성도 매우 아끼는 모용세가의 귀중한 고수였다. 모용성은 조창의 확실한 처리를 위해 아끼는 그를 내보낸 것이다.
모용조는 정소영이 알아낸 조창의 저택에 도착한 다음, 그 옆 건물의 지붕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미리 챙겨온 사슬낫을 꺼내들었다.
휘릭. 휙!
모용조는 사슬낫을 던져 저택 지붕에 박아 단단히 고정시킨 다음, 줄을 잡고 미끄러지듯 지붕으로 날아들었다.
지붕에 안착한 모용조는 지붕을 가볍게 뚫고 안으로 내려갔다. 이미 조청의 저택 내부도와 호위사병의 배치 간격을 전부 전해들었기에 전혀 망설임이 없었다.
그러나 그는 곧 의아함을 느끼고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주변에 조창의 호위사병이 느껴지지 않았다. 단 한 명도.
커다란 저택 안으로 들어온 모용조가 칼을 빼들고 조심스레 조창의 침실로 걸음을 옮기려는데, 허공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늦었군.”
“!”
눈을 부릅뜬 모용조가 고개를 돌림과 동시에, 어두컴컴한 복도에 불이 켜졌다.
그리고 복도 저편에서 뒷짐을 진 채 걸어오는 한 사내를 마주했다.
사내의 얼굴을 확인한 모용조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제갈세가의 가주······. 왜 여기 있는 거지?”
지강백은 피식 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한낱 살수 따위가 알 필요는 없다.”
모용조는 조창이 제갈빈이 파놓은 함정임을 깨닫고 이를 부득 갈았다. 계획이 틀어졌으니 돌아가서 가주에게 보고하는 것이 옳았다.
그러나 모용조는 거액의 빚 때문에 골머리를 썩히던 가주와 아버지의 모습이 떠올랐다. 여기서 제갈빈을 죽여 놈의 목을 들고 간다면 상황을 단번에 역전시킬 수 있을 터였다.
‘그렇다면······.’
마음을 정한 모용조는 검을 늘어뜨리며 지강백에게 달려들었다.
휘릭, 파파팟!
첫 검격이 날아드는 순간, 지강백은 천기미리보를 펼쳐 검격을 피해냈다.
‘알려진 대로라면 이 자는 화경에 접어든 고수다. 내공이나 무공승부로 가면 내가 이길 가능성은 없어. 그러니 첫 합에 전력을 꺼내 승부를 결정짓는다.’
한 차례 호흡을 고른 모용조의 전신에서 터질 듯한 기운이 흘러나왔다.
곧 그의 검이 수십 갈래로 나뉘며 수많은 검기의 잔상이 허공을 가르며 지강백을 향해 떨어져 내렸다.
슈욱! 슉슉슉슉슉!
마치 파도처럼 덮쳐오는 찌르기.
모용세가의 대표 검법인 건곤파섬검(乾坤破閃劍)의 섬광퇴격(蟾光頹擊)초식이었다.
콰르릉!
그때, 지강백의 전신에서 푸른 뇌전의 기운이 터져 나와 검기를 모조리 집어삼키기 시작했다.
“이건 무슨······!”
지강백이 새로 얻은 힘에 대한 정보가 없던 모용조는 인간의 몸에서 벼락이 터져 나오자 경악했다.
그때, 단숨에 그의 품으로 파고든 지강백이 싸늘히 중얼거렸다.
“차라리 여기서 죽는 게 네게는 행운일지도 모르지. 무너지는 가문을 지켜보는 것보다는.”
“닥쳐라!”
모용조가 온 힘을 다해 검을 내리치는 것을, 지강백은 가볍게 손바닥을 펼쳐 막아냈다.
그리고 손을 쥐어 검을 그대로 부숴버렸다. 콰직!
“잘 가라.”
지강백은 그대로 주먹을 추켜올려 모용조의 턱을 후려쳤다.
콰르릉!
동시에 그의 주먹에서 벼락의 줄기가 터져 나와 모용조의 전신에 작렬했다.
모용조는 이 일격에 비명조차 질러보지 못하고 죽어버렸다.
지강백은 뇌기를 갈무리하며 축 늘어진 모용조의 시신을 응시했다.
“그럼 이제 빚을 돌려받으러 가 보실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