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egendary youngest son of the marquis RAW - Chapter (380)
제 381화
“……!!”
여전히 성대 재생이 되지 않은 로렌초는 소리도 내지 못하고 소리 없는 비명을 내질렀다.
작센이, 로렌초의 귓가에 메시지 전송 마법을 보냈다.
‘걸어.’
힘겹게 걸음을 떼는 드래곤의 등을.
뻐어어어억-!!
한 대 더 후려쳤다.
“……!!”
작센의 의념이, 로렌초에게 전해진다.
‘더 빠르게 걸어, 새끼야. 산 채로 포 떠 버리기 전에.’
로렌초는 진심으로 겁에 질렸다.
이제 오황이니 뭐니, 그딴 건 의미 없다.
지금은 그저 한 마리의 겁 많은 짐승이 겁을 먹었을 뿐.
작센이 주먹을 들어올리기 무섭게 로렌초는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다행히도 작센은 주먹을 내렸지만, 로렌초는 안심할 수 없었다.
그저, 고통 없이 죽여 주기만을 바랄 뿐.
* * *
퍼억-!!
강한 타격음에 거대한 덩치의 남자가 뒤로 날아갔다.
무려 3m.
아니, 그 이상을 날아간 남자는 볼품없이 땅바닥을 뒹굴었다.
터억.
손으로 바닥을 짚었다.
고개를 들었다.
타노스의 얼굴은 엉망이었고 옷도 엉망이었으며 몸도, 엉망이었다.
“일어서라.”
시중에 파는 흔하디흔한 면티와 면바지를 입고 있는 남자.
그는 스스로를 라이언 아인츠라고 소개했다.
도관의 대전사이며, 타노스가 요람에 있는 동안 타노스를 가르칠 개인 교관.
등급은 초급 마스터.
타노스가 천천히 일어섰다.
입을 우물거리더니, 퉤.
피 섞인 가래침을 뱉어낸다.
그런 타노스에게 도관의 대전사가 말했다.
“대륙에는 수많은 권법이 있고, 검법이 있으며 도법도 있고 창법도 있다. 너도 나름의 검법을 배웠을 것이다.”
타노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잊어라.”
도관의 대전사, 라이언 아인츠의 말은 모순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의 표정에는 장난기라고는 없었으며 순도 100%의 진심만이 가득했다.
“싸움의 본질은 어떻게 상대를 먼저 죽이느냐다. 너는 대검을 든다. 또한, 멸종된 오우거들의 기술로 힘을 증폭시키지. 그런 너에게 검법은 의미가 없다.”
팔짱을 낀 라이언이 타노스와 눈을 맞췄다.
“강기를 만들고 신체를 더 폭발시켜 상대를 일격에 죽이는 것, 그것이 네가 가야 할 길이다. 현란한 눈속임과 마나를 이용한 잡기술 같은 건 너에게 어울리지 않아. 무엇보다 너는 ‘체술’이 약하더구나. 검이 없을 때의 체술. 몸 전체가 너무나도 둔해. 빨라질 수 있고 예리하고, 민첩해질 수 있는데 둔해.”
순간이었다.
라이언이 바닥을 가볍게 툭 찼고 사라졌다.
타노스는 그의 움직임을 완전히 놓쳤다.
하지만 느꼈다.
왼쪽 옆구리.
그렇게 생각한 순간.
뻐어억-!!
옆구리에서 통증이 느껴지고 그 사이로 라이언의 왼쪽 발이 얼핏 보인다.
순식간에 뒤를 잡혔고 그 뒤에서 걷어찬 연습이었다지만 실전이었다 해도 달라지지는 않았을 것 같다.
바닥을 뒹굴며 타노스는 생각했다.
이게 실전이었으면 방금 나는 죽었구나.
“느꼈겠지. 뒤에서 올 거라는 걸 느꼈지만 거기까지였다.”
피를 토해 낸 타노스가 고개를 들었다.
“너에게 부족한 것은 균형이다. 상당히 많은 실전으로 덩치와 나이에 맞지 않는 실력을 얻었지만 부족해. 날렵하지만 느리고 파괴적이지만 위협적이지는 않아. 분명 너에게 부족한 것은 균형이다.”
또다시 툭, 라이언의 모습이 사라진다.
그리고 퍼억.
“강체술을 쓰며 신체의 힘을 증폭시켰을 때처럼 자세를 잡고 대비해라. 너의 몸은 예민해져야 하고 지금보다 더 다듬어져야 한다. 대륙 최강의 검사가 목표라지?”
라이언이 천천히 타노스의 앞으로 걸어가 그의 입가에 포션을 먹여 주었다.
“무신류의 근본은 회피 후 반격이다. 또한 그 어떤 무술과도 섞일 수가 있지.”
라이언은 그 상태로 천천히 뒤로 물러섰다.
“그건 최강의 장점이다. 무슨 말인지 이해했느냐?”
말을 멈춘 라이언은 자리에서 일어서며 고개를 끄덕이는 타노스를 바라보았다.
대충 알아들었구나.
타노스와 약 5m 거리를 둔 라이언이 마저 말을 잇는다.
“기존의 또래들은 너의 경쟁상대가 아니다. 너는 셀이라는 드래곤과 샬롯이라는 뱀파이어와 겨뤄야 한다. 강체술 하나만으로 그 둘에게 닿는다는 것은 어불성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이것도 팩트였다.
“대륙 최강의 검사가 되기 위해서 네가 넘어야 할 벽이 너무나도 많구나. 무신류라는 무술 장담하는데 무신류는 세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체술보다 우월하다. 무신류는 너에게 있어서 그 답이 될 것이다.”
타노스는 말없이 자세를 잡았다.
하지만 라이언은 그저 어색하게 웃을 뿐이었다.
방금 전까지의 굳은 표정은 온데간데없는, 그런 웃음.
그가 말했다.
“……라고, 수석 대전사님께서 알려 주라고 하시더구나. 알지? 안토니오 세나.”
살아남은 도관의 전사들 중 유일한 적색 마스터이며 잭이 말하기를 그의 힘은 이 대륙에서 손에 꼽을 정도라고 했다.
정확히는 검을 들어도 베커만은 이기고 맨손으로도 사미트를 이기는, 그런 수준.
“내가 확실하게 말해 줄 수 있는데, 수석 대전사님께서 짚으셨던 이들은 대부분이 중급 마스터까지는 갔었어. 그러니 너도 언젠가는 중급 마스터가 되겠지. 그거면 충분하잖아?”
그제야 침묵하던 타노스가 입을 열었다.
“저는 거기서 만족할 생각이 없습니다.”
오오, 하며 라이언이 작게 웃었다. 웃으며 타노스를 바라보았다. 이어지는 말이 매우 기대되었기에.
타노스가 말했다.
“저는 적색 그리고 그 너머 초월자의 자리까지 갈 겁니다.”
“대륙 최강의 검사가 되기 위해서?”
“예.”
라이언은 웃음을 터트렸다. 저 확고한 믿음.
자기 자신에 대한 저 믿음은 정말 마음에 든다.
“그럼 다시 시작할까? 이번에는 먼저 들어와 봐. 은밀하고 민첩하게. 근육 돼지가 꼭 굼떠야 한다는 법은 없잖아. 날렵한 근육 돼지가 한번 되어 보자고.”
장난기 어린 라이언의 말에 타노스는 망설임 없이 자리를 박찼다. 검을 잡았고, 휘둘렀다.
느리다며 웃는 라이언.
저 얼굴에 한 대라도 먹여주고 싶었다.
휘두르고 휘둘렀다.
땀이 흐르고 근육이 꿈틀거린다.
힘의 배분, 발의 움직임. 그리고 자세.
미묘하게 달라지고 있었다. 신기한 기분이라고 해야 할까.
라이언이라는 이 마스터와 대결할 때마다 정말 미묘하게 변해가는 신체의 움직임.
무신류라는 그 체술을 자세하게는 모르겠지만 이상하게 몸에 새겨지는 기분이다.
그런 타노스의 생각을 짐작이라도 하듯, 여유롭게 고개를 숙이며 공격을 피하던 라이언이 웃으며 말했다.
“심심하니까 하는 소린데 무신류는 수백 년간 4각 4권이라는 기술을 만들었어. 쉽게 말하면 접목시킨 거지.”
후웅-!
후웅-!
상황이 되게 묘해 보였는데, 지금 타노스는 전력이었다.
정말 전력을 다해 검을 휘두르고 있었는데 단 한 번도 제대로 공격이 적중한 적이 없다.
지금도 보면 라이언은 여유롭기가 그지없었다.
도관의 대전사.
확실히 대륙의 일반적인 마스터들과는 움직임부터가 달랐다.
“후욱, 후욱. 4각, 4권 말입니까?”
“휴식 시간 갖는 것도 자연스럽네. 그래 4각 4권, 그래도 나름 수백 년의 전통이 있는 무술인데 마나를 이용한 기술이 없으면 그게 무술이겠냐, 춤이지.”
뒤로 물러서 있던 타노스가 궁금한 듯 라이언을 바라보았다.
“4각 4권, 간단하게 말하면 네 가지의 발기술과 네 가지의 팔기술을 뜻해.”
잠시 말을 멈춘 라이언이 타노스의 몸을 스윽 훑어본다.
“지금의 너 정도면 대충 1각 1권 정도까지는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뭔지 궁금하지?”
솔직히 말하면 정말 궁금하긴 했다.
“표정 보니까 궁금하긴 한가 보네. 그럼 뭐, 길게 말할 거 있나.”
그 이후 벌어진 일은 매우 단순했다.
라이언이 천천히 걸었다. 그런 그의 몸에서 살기가 피어올랐다.
타노스의 본능이 꿈틀거린다.
위험, 하다고.
이게 어떤 느낌인지 타노스는 안다.
사선에 선 느낌.
내 목숨이 상대의 손에 달렸다는 것을, 그 모든 상황을 확실하게 인지한 그 순간의 각성.
집중력의 향상.
타노스는 느꼈다.
내가 죽이지 않으면 죽는다고.
왜 갑자기 저러는 건지 모르겠지만 그딴 걸 생각할 시간은 없었다.
강체술을 5단계까지 끌어올렸다.
마나가 타노스의 몸을 감쌌고, 타노스의 대검에 강기가 맺혔다.
불완전하지만 벼랑 끝에 선 쥐가 고양이를 물 정도의 힘은 분명했다.
타노스가 그걸 휘두른다.
후웅-
지금껏 휘둘렀던 그 어떤 공격들보다 가장 완벽했고, 가장 이상적이었다.
딱 거기까지만 이상적이었다.
그걸 물끄러미 바라만 보던 라이언이 한쪽 주먹을 허리춤에 올리고, 그대로 내뻗었다.
그 주먹이 타노스의 검면과 맞닿았고, 그 순간.
콰장창-!!
흑철로 만들어진 대검이 왕궁 보고에 고이 모셔져 있던 나름 명검이라 불리는 그 대검이 완전히 박살 난 채 후두둑, 떨어졌다.
그 와중에 이런 게 궁금해졌다.
엑스텔리아를 가지고 왔다면 그것도 설마 부서졌을까.
“방금 그 공격 진짜 괜찮았어.”
어느새 살기는 눈 녹듯 사라져있었다.
뒤로 한걸음 물러선 타노스가 방금 전까지 대검이었던 것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혹시나 해서 말해두는 건데 지금 나는 마나를 9서클 정도의 마나 밖에 안 썼거든. 오해는 하지 말아줬으면 해.”
“…….”
“이게 무신류武神流 제2장 제1권 파권破拳 그리고 이건.”
라이언이 양 주먹을 쥐더니 다시 마나를 끌어 올렸다.
이후 양손에 주먹을 쥔 채 부드럽게, 땅을 짚었다.
콰아아아앙-!!
엄청난 굉음과 먼지가 타노스의 얼굴을 스쳤다.
이후 드러난 광경은 놀라웠다.
땅에 거대한 크레이터가 파여져 있었으니까.
팔을 휘두르거나 그러지 않고 그저 주먹에 마나를 담고 바닥을 짚었을 뿐이다.
짚었을 뿐인데 이런 파괴력은 도대체.
“무신류武神流 제2장 제2권 쌍골雙骨.”
라이언이 자리에서 일어서며 몸에 붙은 먼지를 털어냈다.
“1장이랑 2장이 있는데 1장은 각脚, 2장은 권拳. 각은 상대의 신체 내부의 혈맥과 흐름을 강제로 뒤틀리게 하는 기술이라 보여주기는 힘든데, 대충 이해는 했지?”
타노스는 알 수 있었다. 지금 내가 웃고 있다는 걸.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기분이 되게, 좋았다.
나름 요람에서 정치도 잘하고 있고 안정화도 잘 시키고 있지만, 타노스는 항상 느꼈다.
여기는 내 자리가 아니라고.
잭의 옆에 있고 싶다고.
이미 후임도 정해 놓았다.
타노스와 동갑이자 본래 왕족 서열 5위였던 토레이라 요람.
위에 있던 4명이 죽었기에 현재 왕족 중 토레이라의 서열이 가장 높다.
타노스가 요람을 안정시키고 난 뒤 다음 왕의 자리에 앉을 이는 토레이라다.
그래야 잭이 하는 일에 반발하지 않고 따를 테니까.
그거면 충분했다.
타노스는 그런 것에 욕심이 없었다.
지금 이 상황.
이런 걸 원했다.
내가 있을 자리는 고리타분한 자리가 아니라 치열하게 사는 곳이다.
치열하게 살며 치열하게 강해질 수 있고, 치열하게 배울 수 있는 곳.
몰랐던 세상과 몰랐던 기술을 배우는 것.
그리고 그 너머 무武의 극의까지 다다르고 싶다.
잭이 서 있는 그곳까지 올라가고 싶다.
타노스는 웃으며 자리를 박찼다.
“이야기 안 끝났어, 인마.”
무시했다.
마나를 끌어 올렸고 전력을 다한 채로 몸을 움직였다.
작게, 미친놈 하는 소리가 들린 것 같았지만 그것도 신경 쓰지 않았다.
주먹을 휘둘렀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빗나갔고 사각에서 뻗어져 오는 라이언의 발에 뻐억.
그대로 균형을 잃고 뒤로 넘어지고 말았다.
거기서 멈췄다면 미쳤다는 소리를 들었을 리 없지.
한 손으로 몸을 바닥에서 튕기며 옆으로 구른 타노스가 그대로 오른발로 바닥을 쓸었다.
놀랍게도 라이언의 다리를 정확하게 노리고 있었고 라이언은 헛웃음을 지으며 다리를 슬쩍 뒤로 뱄다.
허공을 가르긴 했지만 확실히 타노스는 날렵해지고 있었다.
그렇게 타노스는 성장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