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ittle prince of the Ossuary RAW novel - chapter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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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는 말씀 : 22회 연재분을 등록할 때 약간의 실수가 있었습니다. #Intermission, 인공지능의 마음 (1)을 읽지 못한 분들은, 죄송하지만 지난 회 전반을 다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파소 로블레스 (10)
박살난 집이 폭풍 맞은 것처럼 날아다녔다. 그 가운데 찢어진 사람도 있었다. 근접전투 패턴의 그럼블은 압도적인 전투력을 발휘한다. 주먹질 세 번에 단층 주택의 3할이 날아가 버렸다.
엄폐물을 찾아 빈 집으로 들어갔던 병사들은, 혼비백산하여 반대편 창문으로 기어 나왔다. 그 와중에 나오다 마는 자도 있었다. 집 안에도 변종이 있었던 모양. 끌려들어간다. 비명. 창문에 핏물이 튀었다. 물리면 감염된다. 그렇더라도 목숨은 부지할 것이나, 의미 없다. 그럼블이 벽을 부수고 나오면서 건물 전체가 주저앉았다. 폭삭 무너지는 집, 아직 숨 붙은 생명 위로 우르르 쏟아졌다. 짓눌려 죽는다.
사격은 무용지물이었다. 물리충격에 면역이라, 입 아니면 약점이 없는 놈이다. 그래도 전차 주포나 대전차미사일에 직격당하면 뭉개지긴 할 것이다. 병사들에게 당장은 없는 것들이었다.
건물 부수고 나온 그럼블이 탐색 패턴에 접어든다. 이어질 행동은 둘 중 하나. 손에 잡히는 중량물이 있다면 「투척」 패턴이고, 아니라면 「질주」 패턴이다. 어느 쪽이건 직전에 입 쩍 벌리고 소리를 지른다.
마침 가까이에 승합차가 있었다. 괴물이 움켜쥐는 악력에, 차체 프레임이 우득우득 우그러졌다. 훙-
승합차의 탄도비행을 본 코헨 병장은 와들와들 공포에 떨었다.
“정말 저걸 상대할 방법이 있는 거지?”
차 떨어진 자리에 퍽 터진 핏물과 흩어진 내장이 요란하다. 사람 하나 쉽게 죽인 괴물은, 트레일러 급정거하는 소리에 관심이 끌린 모양이다. 거대한 포식자가 느릿느릿 방향을 바꾸었다. 형형한 눈 두 짝 이쪽으로 고정된다.
“있다고 말해줘. 제발…….”
“후진하세요.”
이 말 남기고 겨울 자신은 차에서 내렸다. 거리가 좀 멀어 권총으론 명중탄이 안 나오겠다. 탐색 패턴을 거친 놈이 질주 패턴으로 접어드는 게 보인다. 겨울이 메고 있던 소총을 앞으로 돌려 조준했다.
이 방식의 공략은, 사격 기술이 수준 이하일 때 무용지물이다. 조준속도가 느리고 명중률이 낮아서 그렇다. 그래서 기술 부족하게 마련인 초반에 잡으면 경험치 가산이 붙는 것. 관련하여 업적도 존재한다.
[크아아아아-]
[툭! 투두둑! 투두둑!]
[-앩! 켁!]
탱강탱강 경쾌하게 탄피 떨어지는 소리. 두 번 끊어 쏜 일곱 발 중 명중탄이 다섯. 총알 박힌 입 다물고 주춤 물러나는 괴물. 겨울은 견착과 조준을 유지한 상태로 침착하게 걸어가며, 놈이 입을 벌릴 때마다 방아쇠를 당겼다. 이동간 사격 치고 놀라운 명중률이다.
살아남은 병사들 중 제정신인 자들의 화력이 쏟아졌다. 괴물은 눈을 돌리지 않는다. 물리내성이라, 어차피 피해도 없었다. 위협적인 상대부터 배제해야 한다. 가장 많은 피해를 입힌 건 겨울이었다.
겨울은 뚜벅뚜벅 걸어갔다. 가는 동안 두 번 더 사격을 가했다. 일반 변종들을 동시에 견제하려니, 탄창 잔량이 얼마 없다. 눈으로 거리를 재어 약 5미터 밖에서 정지. 수류탄의 클립을 따고, 이빨로 핀을 뜯는다.
목표, 거대한 얼굴이 추악하게 일그러졌다.
[크아아아아아!]
직구로 던진 수류탄은 까만 목구멍으로 꿀꺼덕 넘어갔다. 저가 뭘 삼켰는지 모르는 놈이, 두 팔 벌려 포효하며 돌진을 개시하는 순간.
[퍼엉!]
괴물의 몸이 번쩍 했다. 살을 뚫고 나오는 빛. 거체는 순간적으로 팽창했다. 경련하는 야수. 왈칵 토해내는 피와 내장조각들. 파열된 안구에서 붉은 눈물이 흐른다. 그래도 후각이 멀쩡하니 접근은 금물이다. 그로기 상태로 고통스럽게 포효하는 놈에게, 다시 하나 수류탄을 먹인다.
폭음. 그 단단하던 몸이 바깥으로 깨졌다. 식도 앞쪽으로 뻥 뚫린 몸에서, 핏물이 작은 폭포처럼 쏟아진다. 무릎 꿇는 묵직한 진동. 거인은 전원 나간 기계처럼 생명을 잃었다.
겨울은 들어온 경험치에 만족했다. 슬슬 주요 기술 중 하나쯤 천재의 영역까지 끌어올려도 괜찮을 것 같은데. 당장 결정할 필요는 없을 것이었다.
첫 등장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쉽다.
정신 빠진 병사 다섯이 시체에 대고 총탄을 쏟아 부었다. 정작 배후에서 엄습하는 감염변종은 눈치 채지 못한다. 그럼블의 포효에 이끌린 변종들이, 굶주린 개처럼 뛰어왔다. 위험한 자가 둘이다. 겨울이 두 손 번쩍 들어 엑스자로 교차시켰다.
“이건 죽었습니다! 뒤! 뒤를 조심하세요!”
가로수 사이마다, 건물 모퉁이마다 속속 나타나는, 냄새나는 것들. 수가 워낙 많았다.
이때 들리는 거친 엔진소리. 겨울이 시키는 대로 멀어졌던 코헨의 트레일러다. 장애물을 피하며 달려오더니 거칠게 방향을 꺾었다. 콰아아아, 넘어질 듯 휘청거리면서도 용케 중심을 잡는 차량. 운전석에서 코헨이 상체를 내밀었다.
“뭐 하냐! 이 염병할 짬찌 새끼들아! 빨리 타!”
병사들이 허겁지겁 몰려들었다. 슬슬 굴러가는 차를 보고 꽁지가 탔나보다. 총을 버리고 머리를 감싸 쥔 볼품없는 모습들. 몸을 던지다시피 뛰어든다. 트레일러 짐칸은 충분히 넓었다. 헉헉거리며 널브러진 병사가 다섯이어도, 여전히 공간이 남았다.
조수석으로 들어온 겨울을 보고 코헨이 소리를 질렀다.
“예아아아아! 졸라게 끝내주네! 크하하하하!”
차량은 도로를 벗어나 주택 사이를 달렸다. 땅이 남아도는 미국답다. 건물 사이로 차가 달릴 공간이 충분했다. 정원에 울타리가 있어도 장식물 수준이다. 차를 막긴 어렵다. 주택가를 대각선으로 가로지른 차량은, 보건소 앞에서 급정거했다. 짐칸에 있던 이들이 굴러다니며 내뱉는 욕설이 들린다. 그걸 듣고 코헨은 또 좋다고 웃었다. 하기야 몇 시간 전까지 고립된 채 죽기를 각오하고 있었다. 일부나마 동료들을 다시 만났으니, 기분 좋을 법도 했다.
다른 사람의 도움은 필요 없었다. 애쉬포드 하사는 혼자 걸을 수 있는 몸이었고, 지금쯤 약기운도 달아났을 것이었다. 겨울 혼자 들어가 끌고 나온다. 나올 때만 해도 팔 붙잡고 끙끙대던 하사는, 동료들과 재회하고서 고통 싹 사라진 표정이 되었다.
겨울이 탑승하자 차가 다시 달리기 시작한다.
“저 많은 수를 방치하긴 좀 그렇네요.”
차 달리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해 한참 뒤떨어지긴 했으나, 그래도 떼 지어 쫓아오는 놈들이 불길하다. 뒤쪽 먼 거리에 엄청나게 우글거렸다. 인간을 벗어났기에, 쉽게 지치지도 않는다. 코헨 병장이 묻는다.
“어떻게 하려고?”
“저쪽에 주유소가 하나 있던데요. 기름 뿌리고 굽죠.”
“하여간 똥양인들이 머리 하나는 기똥차게 좋아! 오케이, 쿨하게 가자고!”
불이 번질 범위를 감안하여 훨씬 나아간 곳에 정차했다. 주의 깊게 뿌려두더라도, 주유소가 폭발할 위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겨울은 디코이를 설치하겠다고 나섰다. 앞서 챙겨두었던 라디오를 말함이다. 봉쇄선 너머에서 보내는 재난방송 주파수가 잡혔으므로, 잡음만 나오는 일은 없었다. 볼륨을 최대로 올렸다. 험비의 잔해 안에 던져둔다. 사지 멀쩡한 병사 둘이 엄호하겠다고 붙었다. 나머지는 좀 떨어진 엄폐물을 찾아 엎드린 채 총구만 내놓았다.
기름을 뿌린다. 맑은 휘발유가 도로를 적시며 내려갔다. 월넛 드라이브는 크레스턴 로드로부터 북쪽으로 이어지는 오르막이었다. 도로의 교차점에 있는 주유소는, 불 지르려는 곳보다 미세하게 높았다. 낮았다면 여러모로 곤란했을 것이다. 담뿍 뿌려졌다고 판단한 겨울이 주유기를 본래 자리에 꽂아두고서, 병사들을 향해 물었다.
“불 좀 빌려주실 분?”
“담배는 필요 없고?”
겨울의 요청에 시답잖은 농담으로 대꾸한 병사 하나가, 품에서 지포 라이터를 던져주었다. 겨울은 변종들이 젖은 도로 위로 뛰어들기를 기다렸다. 때가 되어, 부싯돌 당긴 라이터를 집어던진다. 가솔린에 불이 붙었다.
화르륵! 새빨간 불길과 연기가 피어올랐다. 불판이 깔렸다. 성냥을 던지면 불이 꺼지는 중유나 디젤과는 다르다. 가솔린은 증기에 스파크만 튀어도 폭발한다. 확 끼쳐오는 열풍에 사람이 밀릴 정도였다. 너무 밝아서 눈이 아프다. 한 팔로 빛을 가려야 했다.
타오르는 도로 위에 검은 그림자들이 춤을 추었다. 불타는 소리에 괴성이 뒤섞인 불협화음. 병사들이 인상을 찌푸렸다. 그 와중에 빛과 연기를 뚫고 튀어나오는 감염변종들. 타오르는 몸에 개의치 않고, 숙주를 늘리려는 발악이었다.
“쏘지 마세요. 총알 낭비니까.”
계급만 보면 겨울의 말을 들을 필요는 없다. 그러나 그들은 한참 어린 소년의 말에 따랐다.
과연, 굳이 쏠 필요가 없었다. 타들어가는 근육은 제멋대로 수축한다. 그래서 분신자살하는 사람은 항상 앞쪽으로 넘어지며, 화재로 타죽는 인간은 태아처럼 웅크린다.
변종들도 마찬가지였다. 고기 익는 냄새를 풍기며 자글자글 끓어오르는 검은 몸뚱이들. 달려오던 기세 그대로 넘어져 바닥을 구른다. 살이 벗겨졌다.
감염변종들은 고통에 얽매이지 않는다. 불 속을 달려서 통과한다면 위협적이긴 할 것이다. 그러나 안구가 구워진 다음에는 방향을 구분할 수 없다. 헤매게 된다. 새롭게 뛰어드는 것들도, 먼저 온 것들과 같은 신세다.
보는 이에게도 끔찍한 광경이었다. 너울거리는 빛 속에서 몸부림치는 검은 그림자들. 불로 그려낸 지옥 같았다. 변질되었어도 본래는 인간의 육체. 내지르는 비명도 인간을 닮았다. 펑펑 터지는 소리가 섞인다. 험비 잔해에 남은 탄약의 유폭이었다.
다만 가끔은, 열팽창한 몸뚱이가 풍선처럼 터지는 소리이기도 했다.
엄폐해있던 자들도 어느덧 가까이 왔다. 거대한 화형식을 참관한다. 멍하니 지켜보던 병사 하나가, 성호를 긋고 십자가 목걸이에 입 맞췄다.
겨울이 말했다.
“돌아가죠. 기다리는 사람들에게로.”
다들 말없이 수긍한다. 살아남은 기쁨, 그저 손 놓고 쉬고만 싶은 피로, 안도, 옅은 슬픔 등이 뒤섞인 표정들. 불을 등진 그림자들이 겹겹이 늘어졌다. 식량이나 좀 챙겨갔으면 좋겠는데, 이래서는 무리가 많겠다.
사람 수가 늘어난 만큼, 가는 길의 장애물들을 치우고 끝까지 차를 몰았다. 채 하루가 지나지 않았건만, 며칠은 떠나 있었던 것처럼 느껴지는 체육관의 모습. 뒷문 쪽으로 다가가 문을 두드렸다.
문을 열어준 것은, 이제나저제나 기다리고 있었던 이유라였다. 방독면을 벗는 겨울을 보고 두 눈 크게 뜬 그녀. 굳어 있다가, 와락 끌어안았다.
“걱정했어. 돌아오지 않을까봐…….”
코헨 병장이 경박한 휘파람을 불었다. 그러나 그녀가 울기 시작하자 이게 아닌데 싶은 표정이다. 멋쩍게 머리를 긁는다.
열린 문으로 일곱 명의 미군이 우르르 쏟아져 들어갔다. 대피해있던 사람들이 움찔 놀랐다. 심지어 총을 겨누는 이도 있었지만, 지친 미군들은 그런 걸 신경 쓰기도 귀찮은 모양이었다. 몇몇은 바리케이드를 지나기도 전에 주저앉아 한숨만 쉬었다. 코헨과 애쉬포드 하사는 주먹을 부딪히며 시시덕거렸고, 나머지는 담배를 빼물고 가슴 불룩해질 때까지 쭈욱 빨아들였다.
플레이어에게 해로울 것은 없는데, 겨울은 굳이 거리를 벌렸다. 생전…이라고 해야 할까, 제 몸 있던 시절부터 집안에서 피는 아버지의 담배냄새가 그렇게 싫었기 때문이다.
그걸 두고 병사들이 웃는다. 저 놈 그렇게 살벌하더니, 그래도 아직 어린 게 맞다면서.
어디선가 박수 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외로운 갈채를 보내는 사람은 아직 어린 학생이었다. 불규칙한 식사와 실내 생활이 길어 하얀 피부가 더욱 하얗고 창백해진 그 아이는, 눈물을 머금고 열심히 박수를 쳤다. 시선은 정확하게 겨울이 있는 방향이었다.
박수가 더욱 번졌다. 찬사를 던지는 말들이 뒤섞인다. 미군들도 분분히 일어나 합세했다. 소음을 의식해 소리 줄인 찬사들이, 오히려 더욱 크게 느껴질 수 있었다.
그 와중에 진석 홀로 씁쓸하다. 결과가 아무리 좋아도 과정을 수긍할 수 없는 것이다. 애당초 나가선 안 되었다는 생각은 그대로일 테니까. 겨울을 상대로 패배감을 느끼기도 할 것이고. 그것도 미성년자를 상대로 느끼는 패배감이다.
경쟁자의 성공은 야망 있는 사람에게 언제나 쓰라린 법.
유라가 여전히 한쪽 팔 잡고 훌쩍훌쩍 울었다. 달래주고 있는데, 미군 생존자 중 최선임자인 애쉬포드 하사가 다가왔다. 무슨 일인가 보고 있으려니 절도 있는 경례를 붙인다.
“네 용기에 경의를 표한다. 정말 신세가 많았다.”
“인사는 복귀한 뒤에도 늦지 않아요.”
목숨을 구해줘서 얻는 호감은 질이 좋다. 감소하지 않는 불변보정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오직 같은 불변보정에 의해서만 상쇄된다. 눈앞에서 가족을 살해한다던가 하지 않는 이상, 지금 얻은 이득은 언제까지라도 살아있을 것이었다.
하사가 동료들에게 돌아간 뒤, 겨울은 옷자락으로 유라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더러운 얼굴이 눈물 자국을 따라 하얗게 변한다.
미모는 여성의 무기인 동시에 약점이기도 하다. 그래서 캠프 내의 많은 여성들이, 자기보호를 위해 자신을 가꾸지 않았다. 그러므로 충분한 위생시설이 존재하더라도, 공동체가 안정적이어야 각자의 매력이 살아난다. 당장 유라만 하더라도 엉망으로 뻗친 머리에 때 묻은 피부다. 원래 어떤 모습이었을지 짐작도 가지 않았다. 그나마 이렇게 닦아주다 보니, 꾸며놓으면 꽤 괜찮지 않을까 싶은 정도였다.
동시에 신호음이 울렸다.
「SALHAE님에 의하여 시청자 퀘스트가 부여되었습니다.」
공개방송을 지켜보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상화폐인 「별」을 걸고 진행자에게 퀘스트를 부여할 수 있다. 이를 시청자 퀘스트라 부른다. 유라를 다독여주며 곁눈으로 메시지를 읽었다. 내용이 가관이었다.
「SALHAE님의 말 : 쎅쓰하고 시퍼! 쎅쓰하고 시퍼! 쎄에에에에엑쓰으으으으!」
달성조건은 아주 단순했다. 이유라와의 섹스. 제한시간도 없고 세부목표도 없다. 그냥 그녀와 자는 것만으로 1000개의 별을 얻을 수 있었다.
소년은 잠시 별을 기다리는 꽃을 떠올렸다.
애초에 이것을 원하였기에 방송을 시작했지만, 아직 거부감을 떨쳐낼 수 없다.
‘조금 더, 여유를 두자…….’
소년은 퀘스트를 거부했다.
들어올 때가 이미 늦은 오후 무렵이라, 일몰은 금세 찾아왔다. 군중공포는 상당히 낮다. 병사들을 통해 퍼져나간 과장된 무용담이 학생들로 하여금 소년을 우러러보게 만들었고, 성인들에게도 적잖은 영향을 주었다. 이쯤 되면 미성년자 페널티는 의미가 없다.
「AI 도움말 (통찰 10등급/간파 10등급) : 이제 사람들은 당신만 있으면 어떻게든 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당신은 이곳의 사람들이 형성한 일시적 공동체의 정신적 지주이며, 함께 머무르는 것만으로도 군중공포가 감소합니다. 당신의 통찰력에 의해 알 수 있는 현 시점의 군중공포는 19%, 오차범위 가감 2.8%입니다.」
겨울은 새로 얻은 경험치 분배에 고심했다.
리더십 계열의 핵심 기술인 「통찰」이나 「간파」는, 사용빈도가 높기에 경험치를 투자할 가치가 있었다. 그 외에 장애물이 많은 환경에서 이동을 수월하게 하는 「무브먼트」 기술도 5등급까지 올려두었다. 다른 기술과의 연동 효율도 높다.
전투기술 쪽에서 「투척」과 「사격숙련」을 새로 습득한다. 각각 5등급씩. 「투척」은 앞으로 수류탄 쓸 일이 많아질 것에 대한 대비다. 칼 따위를 던질 때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사격숙련」 같은 경우 「개인화기숙련」, 「중화기숙련」, 「궁술숙련」 등 거의 대부분의 원거리 전투기술을 광범위하게 강화한다. 대신, 경험치 소비가 많고 효과는 비교적 적다.
여기에 「개인화기숙련」을 한 등급 올려 11등급, 천재의 영역 초입에 이르게 한다. 종말 후반에 접어들어도 타의추종을 불허할 수준이었다.
잔여 경험치에 여유가 남도록 기술 조정을 끝낸 겨울은 시간을 가속시켰다. 어차피 캠프로 돌아가면, 주민구조 임무 완수에 의한 추가 보상이 있을 것이다. 그 때 다시 조정해도 된다.
새벽에 지축이 웅장히 울었다. 시간가속은 자동으로 해제된다.
땅을 흔드는 것은 헬기 로터 돌아가는 소리였다. 동시에 생존자를 찾는 무전이 있었다. 겨울과 시선을 교환한 애쉬포드 하사가 무전기를 붙잡고 응대했다.
들어본즉, 특수변종이 출현했다는 보고 때문에 공격헬기가 출동한 것이라 했다. 미국의 항공전력은 대부분 봉쇄선 차단작전이나 다른 캠프들에 대한 화력지원, 물자공수 작전으로 바쁘다. 네 대나 되는 공격헬기가 몰려온 건 분명 이례적인 일이었다. 파일럿은 특수변종의 샘플을 획득하는 것이 임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질병관리본부(CDC) 및 연방 공공보건서비스 부대 병력과 대형 수송헬기가 따라왔다고 한다.
이쪽에서 자력으로 두 개체를 격파했으나, 더 있는지는 모르겠다고 전했을 땐 적잖이 놀란 눈치였다. 당장 목소리부터 달라졌다. 위치를 알려달라는 요청에 따라 「독도법」을 활용했다. 체육관을 기준으로 대략적인 방위와 거리를 통보했다.
공격헬기, 아파치 편대는 도시를 샅샅이 뒤져가며 감염변종을 소탕한 끝에, 더 이상의 특수변종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후 캠프로부터 브라보 중대가 새롭게 도착함으로써, 구조임무는 완전히 종료되었다.
차량 행렬이 국도를 따라 북으로 올라갔다. 그동안 공격헬기 편대가 엄호해주었다. 멀리서, 차량행렬을 본 변종무리가 미친 듯이 달려왔다. 이에 아파치 두 대가 호버링(제자리 비행)으로 방향을 바꾸어 기관포를 쏟아 부었다.
[투타타타타!]
시간당 항공유 70갤런 이상을 빨아먹는 이 게걸스러운 공격헬기는, 그만큼 강력한 파괴력을 과시했다. 고폭탄을 초당 10발씩 쏟아낸다. 한 발 한 발이 수류탄 이상으로 위력적이다.
퍼퍼퍼펑-! 퍼엉!
폭음과 연기가 직선으로 질주하는 광경. 실로 장관이었다.
차량행렬이 캠프의 가시거리 안으로 접어들자, 헬기 편대는 사방으로 흩어졌다. 보이는 족족 변종 집단을 박살내며 먼 곳까지 돌아 사라진다. 안전을 위한 분산 이동. 캠프 근처에서 바로 회항해버리면, 그 엄청난 소음으로 인해 변종들이 캠프로 몰려올 것이기 때문이었다.
============================ 작품 후기 ============================
1. TOM 기관의 존재는 아직 가설 단계입니다. 인간의 인지구조 상 그런 기관이 있을 거라고 추측은 되는데, 어디에 어떤 형태로 존재하는지는 확인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냥 그런 가설이 있구나 생각하시면 됩니다.
2. 이 소설 연재를 시작할 무렵엔, 이렇게까지 호평 일색일 거라곤 예상치 못했습니다. 흐음.
이 소설이 정말 재밌으셨다면 주위 사람들에게 추천해주세요.
예를 들어, 귀여운 아이에게 다가가서 “안녕? 하악하악. 이 아저씨가 재밌는 소설 보여줄 테니 잠깐 같이 가지 않을래?” 하는 식으로…
안 되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