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ittle prince of the Ossuary RAW novel - chapter (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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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의 섬 (3)
정보국이 채드윅의 죽음을 알려준 목적은 신뢰도 제고일 것이었다. 그의 행방이 불분명하다면 겨울이 정보국에 의혹을 품을지도 모른다는 우려에서 비롯되었을 조치. 또한 비밀을 공유한다는 것 자체에도 의의가 있겠다. 다시 말해,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진석이 휴게실로 들어섰다.
“앗…….”
그를 발견한 유라가 손을 움찔 들어 올렸으나, 여느 때보다 날카로워 보이는 진석은 그녀를 슥 보고 지나칠 따름이었다. 세금신고를 마치고 돌아온 이들이 차례차례 합류하면서 이어지던 반가운 분위기가 갑작스럽게 조용해졌다. 겨울은 저벅저벅 다가오는 그의 어깨 너머로 부루퉁해지는 유라를 볼 수 있었다.
여러 시선을 싹 다 무시한 진석이 정자세로 경례했다.
“여기 계셨군요.”
뭔가 있나보다.
“날 찾았어요?”
고개를 기울이는 겨울에게 진석은 그렇다고 대답했다.
“잠시 시간을 내주시겠습니까?”
굳이 독대를 청하는 걸 보면 보통 일은 아닌가본데……. 겨울이 끄덕였다.
“중대장실로.”
여러 궁금증들을 등지고 들어서는 중대장실은 가설 건물 내에서 적잖은 공간을 차지했다. 여러모로 기대보다 좋은 시설. 독립중대만 잠시 머무르고 말 거라면 텐트를 치고 말았겠으되, 지역사령부 인근 거점으로서 앞으로 임무 전환이 필요한 부대마다 머무를 주둔지이기에 그만한 물자와 인력이 투입된 까닭이었다. 겨울은 블라인드를 내리고 의자에 앉아 진석을 보았다.
“무슨 용건이에요?”
“선물 매각금 전액을 기부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사실입니까?”
“……어디서 들었어요?”
“국세청 담당자가 그러더군요. 존경스러운 상관과 함께 일할 수 있어서 좋겠다고. 다른 부자들처럼 절세 수단으로 자선단체를 만들어 꼼수를 부리는 게 아니라 더 놀랍다고.”
세금신고 창구에서 들은 모양이다. 다른 이들은 아직 선물 계좌의 존재조차 모른다.
“일단 사실인데, 뭔가 문제라도?”
“그럼 선우 소위와 천 소위에게 하셨던 말씀은 거짓이었습니까? 중대장님께서는 분명 사재를 털어 동맹을 지원할 수도 있다고 하셨잖습니까?”
겨울이 눈을 가늘게 만들었다.
“그건 또 어떻게 알아요? 두 사람이 자랑하고 다닐 일은 아닌 것 같은데요.”
설마 하는 마음에 물었으나, 진석은 당당하게 대답했다.
“거동이 수상해서 갈궜습니다.”
“…….”
“그 둘, 저만 보면 도둑질하다가 들킨 사람처럼 굴더군요.”
하기야 은행을 털자는 계획이 본디 진석의 발상이었으면, 성격상 후임 소대장들에게 떠넘기는 게 아니라 본인이 직접 와서 제안했을 것이었다.
그렇다고는 해도 갈굼으로 알아냈다는 게……. 근심이 의심을 밀어냈다.
“설마 이 일로 더 괴롭힌 건 아니죠?”
질문을 받은 진석의 표정이 일그러진다.
“마음 같아선 죽기 직전까지 몰아붙이고 싶었습니다만…….”
“다만?”
“참았습니다. 중대장님께서 이미 조용히 넘어가주시기로 결정하신 일을 갖고 제가 더 뭐라 하는 것도 주제넘은 일이잖습니까. 중대장님 입장에선 두 번 무시당하는 격입니다. 선우 소위와 천 소위에게도 그런 줄 알라고 분명하게 말해놨습니다. 착각하면 곤란하니까요.”
그러니, 하며 이어지는 단호함.
“이 건에 대해선 걱정하지 마십시오. 다음에 다른 일로 티 안 나게 갈구겠습니다.”
그게 티가 안 날 수가 있나. 당사자들이야 당연히 알겠고, 그저 남이 보기에 평소보다 혹독하지 않은가 의아한 정도겠지. 겨울의 이러한 시선에 아랑곳 않고, 진석이 답변을 요구했다.
“아무튼 말씀해주십시오. 왜 생각을 바꾸셨습니까?”
“바꾼 적 없어요.”
겨울이 책상 위에 두 손을 올려두며 편하게 이야기했다.
“기부하겠다는 결심 자체는 한참 전에, 내게 그런 돈이 들어올 거라는 걸 알게 되었을 때 이미 내렸던 거예요. 단지 당시에 받았던 계약서가 정해진 양식이었고, 수정사항을 주고받을 겨를이 아니어서 그냥 구두로만 통보했을 뿐이죠. 그쪽은 당장 창고가 미어터져서 담당자가 과로사할 위기였던 데다, 난 핵잠수함 찾느라 바빴거든요. 뭐, 내가 기부하는 상황에 맞게 시나리오가 작성되어 있었던 건 뜻밖이었지만요.”
“그럼 사용처가 벌써 확정된 돈이었던 겁니까?”
“확정까지는 아니었으니까 내가 선우 소위하고 천 소위에게 그런 말을 했겠죠?”
“……잘 모르겠군요.”
“알잖아요. 미국에서 정부와 거래할 때 확실한 계약서 없이는 어떤 일도 진행되진 않는다는 거. 안 그래도 나한테 강압을 한 것처럼 보일까봐 불안해서 내 의사를 녹음까지 해달라던데, 우선 그 돈을 어디에 기부할지부터 명확하게 정해야겠죠. 원래는 국방성금이 낫겠다 싶었지만……선우 소위랑 천 소위가 찾아온 다음에는 난민구호기금 쪽으로 한 번 더 검토해봤던 거예요.”
“난민구호기금이라면…….”
사용처가 분산되어 의미가 없지 않을까 하는 의문. 그 당연한 의문을 과연 겨울이 염두에 두지 않았을까 하는 의혹. 따라서 흐려지는 말끝에 대고 겨울이 고개를 끄덕여보였다.
“이건 박 중위만 알고 있어요. 난 기금을 집행하는 과정에 개입할 연줄이 있거든요. 그러니 사재를 직접 쓰나 기금을 거치나 같은 결과로 만들 수 있었어요.”
선우요셉과 천소민 두 사람에게도 피자 프랜차이즈의 실체를 알려주진 않았다. 암시만으로도 상당한 비밀이고, 비밀을 공유하는 건 그만한 신뢰의 표현이었다.
진석이 진지하게 묻는다.
“이유라 중위도 모릅니까?”
“…….”
겨울은 조금 힘이 빠진 채로 긍정했다.
“네. 두 부장님들하고 통화할 때도 말 안했어요. 나중에 기회를 봐서 알려드릴까 싶은데, 어쨌든 동맹 관계자들 중에선 박 중위가 처음이에요. 달리 아는 사람도 없지만요.”
“그렇군요.”
진석의 낯빛에 스치는 것은 만족감보다는 안도감이었다. 겨울이 물었다.
“이상하네요. 이유라 중위를 못 믿어요?”
“물론 믿습니다. 전에도 한 번 말씀드렸을 겁니다. 중대장님을 제외한 다른 누구보다도 낫다고. 하지만 이런 비밀을 공유할 상대는 못 됩니다.”
“왜요?”
“사람이 좋아도 너무 좋기 때문입니다. 소대장으로서의 능력이나 책임감은 훌륭하지만……개인적인 의견으로는, 비밀 같은 걸 감추는 데엔 소질이 전혀 없을 것 같습니다. 감춰야 할 무언가를 알고 있다는 것 자체에 부담을 느낄 사람입니다. 장교 노릇도 본인이 하고 싶어서라기보다 중대장님을 위해 애쓰는 것처럼 보이니까요.”
“음…….”
“그리고 본인이 아는 누군가가 부당한 일을 겪으면, 그리고 그게 정상적인 절차로 해결되지 않으면 중대장님께 부탁하고 싶어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유라 중위의 ‘작은 대장님’에 대한 믿음은, 뭐라고 해야 할지, 선이 없는 느낌입니다.”
“선이 없다?”
“예.”
고민하던 진석이 힘겹게 말을 기웠다.
“저는 가끔 그 여자……죄송합니다. 이유라 중위가 믿는 ‘작은 대장님’이 과연 사람이긴 한 건가 의심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더 자세히 설명하기는 어려운 느낌인데……중대장님 스스로도 어느 정도 느끼지 않으십니까?”
“느낀다 치고, 그래서요?”
“다른 중대원들이나 동맹 사람들 대부분이 마찬가지지만, 최소한 간부가 그러면 안 되는 겁니다. 적어도 그런 면에서는 이 ㅆ……선우 소위와 천 소위가 낫습니다.”
이제 앞날이 암담한 두 소대장은 겨울을 자신들의 기준으로 판단했었다. 보기에 따라서는 겨울을 평범한 사람처럼 생각했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중대장님께서 뭐든 해결할 능력이 있는 것과, 실제로 해결하는 것은 경우가 다르잖습니까. 그런 연줄이 있다면 당연히 신중하게 써야 합니다.”
확실히 피자를 주문한 내역이 밝혀지는 날엔 스캔들로 비화할 것이다.
‘그래도 치명적이진 않겠지만…….’
국세청에서 파견된 사람도 그랬다지 않은가. 세금을 아끼려고 기부하는 다른 부자들보다 낫다고. 사리사욕을 채우려는 부정이 아니었던 만큼 비난을 받는다 한들 위험수위에 도달하긴 어렵지 싶었다. 적어도 겨울이 곱씹어보기에는.
혹은 의외로 긍정적인 반응이 나올 수도 있었다. 중국계 난민에게도 돈이 쓰인다는 사실이 싫은 이들은 겨울의 행동을 외려 좋게 받아들일 테니까. 그러므로 물고 늘어지는 이들은 한 결 같이 불만이 많았던 이들로 국한될 터였다. 겨울에게 호의적이었던 사람들은 호의적인 까닭에 스스로 반박할 근거를 찾을 것이고.
이는 믿고 싶은 것을 믿는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행동양상이었다. 마음이 먼저 있으면 이유는 그 다음에 찾는다. 경험에 의거한 예측.
겨울이 말했다.
“이유라 중위도 그 정도는 알 걸요.”
“머리로는 알겠지요.”
그러고 보면 진석은 유라가 부탁을 할 것이다, 가 아니라 부탁을 하고 싶어 할 것이다 라고 했었다. 겨울이 이 차이를 확인했다.
“실제론 부탁하지 않더라도 혼자 힘들어할 거다?”
“비슷합니다.”
곤경에 처한 사람을 돕고 싶은 마음, 하지만 겨울에게 폐를 끼치기는 싫은 마음. 혼자서 할 갈등. 그러므로 차라리 처음부터 모르는 편이 낫다. 진석의 입장이었다.
“의외네요.”
겨울의 말에 진석이 꿈틀 했다.
“뭐가 말입니까?”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좋게 평가한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그런 식으로 배려하는 감정은 뜻밖이라서요.”
“배려……해석이 이상한 겁니다.”
진석은 선명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겨울은 표리의 온도차에서 작은 즐거움을 느꼈으나, 누구를 괴롭히는 취미는 없었으므로 그냥 덮어두기로 했다.
헌데 정작 진석에게는 아직 끝난 이야기가 아니었다.
“이런 화제가 나올 줄은 몰랐지만, 기왕 이렇게 되었으니 조금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뭔데요?”
“차기 중대장은 제가 되고 싶습니다.”
겨울은 다시금 고개를 기울였다.
“중대장?”
“그동안의 모든 싸움이 다 입지를 굳히기 위해서였고, 이젠 이루어졌잖습니까. 중대장님의 대대장 진급은 거의 확정된 거나 마찬가지라고 들었습니다. 부중대장인 싱 대위는 다음 중대장이 아니라 대대 참모로 올라가겠지요. 애초에 중대장님의 짧은 지휘경력을 보완하기 위해서 붙은 참모진이니까요.”
굳이 따지자면 불가능한 요구는 아니었다. 중위가 중대장을 맡는 경우는 흔하다. 장교가 부족해진 지금은 더더욱 그렇고. 선임 소위에게 직책진급으로 맡겨보고, 무리 없으면 그대로 굳히는 마당이니. 다만 독립중대의 격이 일반적인 중대보다 높다보니, 진석에게 맡긴다면 역시 직책진급이 필요할 것이었다.
가능성을 검토하는 겨울에게 진석이 말했다.
“저보다는 이유라 중위를 더 믿으신다는 걸 압니다. 하지만 이미 말씀드렸다시피 사람이 너무 좋습니다. 선우 소위나 천 소위 같은 놈들이 주제를 모르고 건방진 짓을 해도 그냥 좋게좋게 넘어갈 타입입니다.”
“나도 그랬는데요?”
“중대장님은 그렇게 하셔도, 아무리 심하게 망쳐놔도 나중에 말 한 마디 강하게 하시면 끝납니다. 정말로 하느냐 마느냐를 떠나서, 그 정도의 영향력이 있다는 게 중요합니다. 여차하면 싹 쓸어버릴 수 있는 능력 말입니다. 누구든 제대로 대장님의 눈 밖에 나면 동맹 내에선……아니, 난민구역에선 숨도 못 쉴 겁니다. 다른 곳이라고 나을 것 같진 않군요. 하지만 이유라 중위는 다릅니다. 차라리 제가 낫습니다.”
“굉장히 직설적인 요구네요.”
“이대로 가면 어차피 이유라 중위가 차기 중대장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즉 모 아니면 도였다는 뜻. 그리고 그게 사실이기도 했다.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고 해서 진석이 손해를 볼 것도 없었다. 은행을 털자고 제안한 소대장들의 처벌조차, 그들의 이유와 불안을 참작하여 푸쉬 업으로 끝내지 않았던가.
“저와 이유라 중위의 차이는……말하자면 그겁니다.”
“그거?”
“예를 들어 모르몬 교도나……여호와의 증인이 와서 문을 두드리면……이유라 중위는 어느 정도 상대해주다가 돌려보내거나, 최소한 웃는 얼굴로 안 믿는다고 여러 번 사양하겠지만……저라면 총을 들고 쫓아낼 겁니다.”
이 말이 어딘가 붕 뜨고 어눌한 것은, 진석 나름대로 무거운 분위기를 환기하려는 노력이었기 때문이다. 겨울은 내용보다 그 어색함에 웃었다. 진석의 얼굴이 붉게 찌그러졌다.
“ㅈ……웃지 마십시오.”
“미안해요. 웃음이 나오네요.”
오랜만에 재밌는 것을 봤다. 큭큭거리는 겨울을 향해 진석이 정색했다.
“웃으실 일이 아닙니다. 동맹에 있을 때, 특히 중대장님이 본격적으로 유명해지기 전까지 저한테 동맹을 어떻게 해보자고 달라붙는 멍청이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아십니까?”
“음, 그 사람들이 뭘 어떻게 해보자고 했는데요?”
“……여러 가지 있었습니다.”
진석이 말을 얼버무렸다.
“관심이 동하진 않았어요?”
겨울이 묻자 진석은 의외로 긍정했다. 내키지 않는 듯이, 느릿느릿하게.
“괜한 의심은 싫으니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그때는 갈등이 좀 있었습니다.”
“지금은요?”
“괴롭히시는 겁니까? 이제 와서 제가 어떻게 작은 대장님을 대신합니까?”
흥분했는지 여간해선 안 쓰는 호칭까지 나왔다. 진석은 작은 대장이라는 칭호를 삼가려고 의식하는 사람이었다. 그의 말이 빨라졌다.
“이제 곧 포트 로버츠로 돌아간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가서 보면 그런 인간들이 또 있을 거란 말입니다. 전처럼 대장님을 얕보진 못하더라도, 할 만한 수작들은 열심히 부리겠죠. 이유라 중위더러 상대하라고 시키면 사람 망가지기 십상입니다.”
이쯤 되면 진짜 동기가 개인적인 욕심일지라도, 인간적인 염려 역시 없지는 않은 것 같다. 보통의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행동에서 항상, 어떤 상황에서든 후자가 주된 이유이기를 바라지만, 겨울은 사람에게 그 정도의 고상함을 바라지 않았다.
‘장미는 가을에만 피면 되지.’
아름다운 것은 그 자체로 가치가 있다. 겨울은 생각한다. 누군가 형편이 나쁠 때도 착하기를 바라는 건 세상이 어는 계절에 꽃이 피기를 바라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물론 그 꽃이 유달리 아름답기야 할 것이나, 그렇다고 추울 때 피지 않는 꽃을 잘못되었다 할 순 없지 않겠는가.
찰나의 사색을 보낸 겨울이 말했다.
“일단 알겠어요. 검토해볼게요.”
“감사합니다.”
한숨을 쉰 진석이 어깨에서 힘을 뺀 채로 묻는다.
“그럼 기부 건은 결국 어떻게 하시려는 겁니까?”
“역시 국방성금으로 넣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벌써 들어서 알겠지만, 달리 돈을 마련할 구석이 없는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쓰는 돈 이상으로 이미지를 벌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이미지…….”
“대선이 신경 쓰이잖아요. 혹시 불만 있어요?”
“없습니다. 저는 그냥 확인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확인?”
“네. 전 그런 돈이 있다면 한 번에 풀기보다 차라리 중대장님께서 가지고 계시는 편이 낫다고 믿었기 때문에……. 사용처가 그렇고, 이유가 있다는 걸 알았으니 더는 신경 쓸 것도 없습니다. 지금까지 결과가 다 괜찮았는데, 이제 와서 중대장님 방식에 참견하는 것도 웃기잖습니까.”
진석이 자세를 고친다.
“그럼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잠깐, 한 가지 물어볼게요.”
경례 직전에 멈춘 진석에게 겨울이 질문했다.
“요즘 잠은 잘 자요?”
전에 악몽을 견디느라 더 치열하다고 털어놓았던 걸 기억해서 묻는 말이었다. 진석은 풀어진 표정으로 수긍했다.
“포기하니 편하더군요.”
무엇을 포기했다는 것인지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았다. 겨울이 덧붙였다.
“가서 이유라 중위하고 인사 나눠요. 잘 돌아왔다고. 모르는 척 하면 섭섭해 할걸요?”
“명령입니까?”
“부탁인데요.”
“……노력해 보겠습니다.”
겨울은 진석의 경례를 받아주었다.
========== 작품 후기 ==========
#17년 11월 30일 오후 12시 53분 수정사항 알림
본편 내용 중 이유라 및 박진석의 계급을 소위라고 적은 실수들이 수정되었습니다.
#자수하여 광명찾자
지난 회 댓글에 카레라이스님께서 이렇게 지적하셨습니다.
@어? 왜 맥과이어가 겨울이한테 존댓말하죠? 계급도 같은 소령인데다가 진급일도 겨울보다 빠를텐데요.. 소령진급되었을당시에도(로저스 대령과의 첫만남) 맥과이어가 반말쓰지않았나요??
네, 그렇습니다. 제가 실수를 하고 말았습니다.
용서해주세요. 사죄의 의미로 완결 후에 죽겠습니다.
연재분은 다시 보시면 고쳐진 상태일 겁니다.
#Q&A
Q. 언리미티드원님 : @겨울쯤 되면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전부 정치적 수사급이 아닌가… / 결국 갔군요, 채드윅 팀장. 독수리 일한다..
A. 말 한 마디 한 마디를 주의해야 할 입장이긴 하네요. / 네, CIA도 일 합니다.
Q. 함락교황님 : @채팅쓰는 섹무새들은 더이상 출연안합니까 그립습니다…마츠밍..
A. 전회에 답변드렸듯이, 채팅은 앞으로 3번 정도 쓰게 될 거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작은 범위의 오차가 있을 순 있겠습니다. 🙂
Q. Third_Wing님 : @채드윅은 너무 허무하게 갔네요. 양용빈은 핵빌런으로써 위엄이 느껴졌었는데….
A. 겨울 혼자 모든 걸 다 해결하는 세계관은 아니니까요…
Q. Guaaaaak님 : @CIA는 사형집행도 카누잉으로 하는건가요?
A. 아뇨…그냥 품위 있게 구멍만 살짝…
Q. 벌레님 : @캐나다 멀쩡하면 군인 지원 안해줘요? 알래스카랑 미본토 사이가 캐나다 아닌가요?
A. 앞서 명백한 해방 작전 당시 캐나다가 2개 사단을 파견했다는 내용이 나온 바 있습니다. 캐나다 입장에서 이 이상의 전력을 보내주기도 어렵습니다. 알래스카와 미 본토 사이의 안전만 확보해줘도 할 일 하는 거지요. 관련해서 짧은 언급이 하나 있을 겁니다. 영국도 같이 언급되겠네요.
Q. 14C2A58H2님 : @중세영화에서도 원래는 그냥 경이라는 호칭으로 통일되어야 하지만 자막등에 일부러 직위를 추가하는거랑 같은건가보네요 / 미드나 영화보다보면 대사는 sir인데 어디에 직위가 붙어있나 했더니 이런이유가… / 하긴 자막보다보면 이름같은경우에도 김아무개 (애칭 개똥이)인데 사람들이 개똥이라고 쉽게인식하면 자막에 개똥이라고나오거나 부른건 패밀리네임인데 자막엔 퍼스널네임으로 나오기도 하던데 일종의 해석상의 편의로군요 / (후략)
A. 그렇습니다. 대화를 전부 영어로 쓰면 좋겠지만 제가 그럴 능력도 없을 뿐더러 독자 여러분도 역시…어, 아닌가. 나만 없나…
Q. SGStormrage님 : @저.. 그런데 예전에 샌프란시스코에서 페어스트라이크 인가 작전 준비할때 겨울이가 장성이 손수 보낸 메세지를 받고 선물 전액 기부 한다고 해주지 않았나요?? 그 이후에 온 물품들은 해당하지 않는 사항인가요??? 그렇다고 해도 기부금액이 보통이 아닌데 세금공제가 많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A. 본편으로 답변이 되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당시 국방성금이 좋겠다는 정도의 이야기는 했지만 확실하게 정한 건 아니었으니까요.
Q. 카르피스님 : @동심가득한 시에스타의 모험은 전혀 잔인하지 않아요! 크로첸 왕자님이 나타나니까요! 스칼로첸 만세!
A. 퉁구로첸 만세!
Q. qgegegqe님 : @세번 남은 채팅중 가장 기대되는건 마츠밍과 러시아 아저씨 그리고 살해님…이유라 복귀해서 행복하겠지요
A. 과연 살해는 행복해질까요? 흐흫 흐흫 흐흐흫
Q. LunarKarma님 : @광고는 감염부위를 절단하는 도구인가요.
A. 네. 전에도 한 번 나왔습니다.
Q. 냐르님 : @잘 보고 갑니다. 작가님 사망예정이라는 좋은 소식을 알려주셔서 기분이 좋네요. 언데드는 쉴 필요가 없으니까요. 요새 흑마법도 많이 발전해서 지능보전이랑 집필능력유지정도는 껌이라더군요. :^)
A. 저는 죽어서도 쉬지 못하는 건가요…
Q. kj2060님 : @비슷한 영화로 굿킬이 있죠.. 주인공이 멋대로 쏴놓고 홀가분해하는 모습보고 느끼는게 많았던…
A. 못 본 영화네요. 여유로울 때 한 번 찾아보겠습니다. 🙂
Q. app2225님 : @사형 영상 뒤에 피작항고 같은거 붙어있으면 좋았을거 같아요.ㅋㅋ
A. 오…댓글에서 동심의 향기가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