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ittle prince of the Ossuary RAW novel - chapter (331)
00328
=========================================================================
#귀환 (11)
회신은 오전 일과가 시작될 즈음에 몰려서 돌아왔다. 강영순 노인으로부터는 소득이 없었지만, 장연철 쪽에서 다수의 증언을 확보했다. 캠벨 박사가 목격된 날짜를 전후하여 활주로 확장공사가 이루어졌던 것이다. 해당 공사에 투입된 사람들 대부분이 특이한 형상의 수송기를 기억하고 있었다. 두 부장에게 보낸 메시지엔 이미지를 첨부했기에 혼동의 여지는 없었다.
심증을 굳힌 겨울은 곧바로 래플린 준장과 독대하고 싶었으나, 하필이면 오늘은 정기 브리핑이 예정된 날이었다. 방역전쟁의 전반적인 상황 및 주요 정보들을 공유하기 위한 자리. 브리핑의 절반은 봉쇄사령부에서 원격으로 진행할 예정이었다. 미 본토에서 축출되었다고는 해도, 국경 이남의 변종들은 여전히 중대한 안보위협이었다.
그러나 회의실의 공기는 가벼웠다. 마치 전쟁이 완전히 끝난 것 같은 분위기. 사실 겨울도 이곳에서만큼은 지연된 종말을 체감하기 어려웠다. 얼마 전까지와는 다른 세상처럼 느껴진다. 각지의 소탕전도 거의 막바지에 이른 현재, 역병의 위협을 피부로 느낄 이들은 최전선에 배치된 장병들뿐일 것이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육군에 국한된 이야기였다. 해군의 부담은 여전하고, 공군도 중미 지역의 주요 경로마다 맹렬한 폭격을 퍼붓는 중이니.
정각을 10분 앞두고 유라가 입실했다. 뭐가 그리 좋은지 미소를 머금고 들어온 그녀는, 실내를 둘러보다가 겨울을 발견하곤 한결 더 밝아졌다.
“앗. 대장님, 옆자리 비었어요? 제가 앉아도 돼요?”
“네.”
겨울이 끄덕였다. 자리는 정해져있지 않다. 그저 부대별로 느슨하게 모여 있을 뿐.
“아하. 오늘은 아침부터 운이 좋네요.”
좋아라 하며 착석하는 유라를 일부 장교들이 조심스레 힐끗거렸다. 대개는 이성적인 관심들. 기울어진 성비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된 지금도, 육군 전투보직에 임관한 여성장교는 매우 드문 편이었다. 하물며 유라는 전공이 높기까지 하다. 미국인들이 선호하는 스타일은 아닐지언정, 남자라면 누구든 차별화된 매력을 느낄 법 했다.
단, 모든 눈길이 우호적이진 않았다.
“……?”
뚫어져라 응시하는 시선을 느낀 유라가 고개를 돌렸다. 그 방향엔 못마땅한 얼굴의 진석이 있었다. 누구보다 먼저 와 있다가 한참을 망설인 끝에 겨울에게 다가오던 그는, 유라가 끼어든 시점에서 우뚝 멈춰선 상태였다. 거리도 어중간하다.
한편 유라는 유라대로 좌우와 앞뒤를 확인했다. 혹시 달리 볼 사람이 있는가 싶은 생각에. 그러나 그녀 외엔 겨울 뿐이었다. 결국 유라가 아리송한 표정으로 묻는다.
“어……. 왜 그러세요, 박 중위님? 혹시 여기 앉고 싶으셨어요? 대장님 옆이라면 저쪽도 비었는데…….”
진석으로부터는 대답이 없다. 어딘가 미련이 느껴지는 모습으로 서있을 따름. 영문을 모르던 유라는 결국 뚱한 표정을 짓고 만다.
“님. 할 말 없음 저리 가시져.”
여기에 내쫓는 손짓까지 곁들였다. 훠이, 하고. 헌데 진석의 반응이 뜻밖이었다. 가란다고 정말로 간다. 그는 한숨을 푹 쉬고는 고개를 흔들며 돌아섰다. 겨울이 유라에게 물었다.
“사석에선 전보다 더 친해졌나 봐요?”
유라는 뜸을 들이다가 대답했다.
“네에, 뭐. 여기 와서는 소대장들끼리 술을 마신 적도 있고……. 요셉이나 소민이는 애들이 너무 긴장해서 거의 들러리 수준이었지만요. 암튼, 취해서 하는 말을 들어보니까 박진석 중위도 신경을 좀 쓰고 있었던 것 같아요. 저하고 껄끄러웠던 일들이라든가, 또 본인의 이미지라든가……. 하긴, 저 같아도 별명이 빡친석이면 찜찜하긴 하겠더라고요.”
자그맣게 키득거린 그녀의 어조가 부드럽게 풀어진다.
“혹시 본인에게 서운한 게 있으면 잊어달라고 하던데요? 자기도 공평하게 잊어주겠다고. 왠지 손해 보는 기분이었지만 그러자고 했어요. 저는 마음이 아-주 넓은 사람이거든요.”
말이 들렸는지, 저쪽에서 진석이 살짝 인상을 쓰는 게 보인다. 그는 아마도 차기 중대장 문제를 다시 묻고 싶었을 것이다. 사실상의 휴가를 얻은 중대원들과 달리, 겨울은 워낙 바빠진 사람이었으므로. 이럴 때 이외에 만나려면 따로 면담 요청을 넣어야 한다.
어쨌든 서로가 서로의 윗사람이 될 가능성이 있는 지금이었다. 예전에도 서로 능력만은 확실히 인정하는 사이였으나, 새삼 묵은 감정을 풀어놓는다고 나쁠 것은 없을 터였다.
브리핑이 시작되었다.
방역전쟁의 특징 중 하나는, 적을 상대로 보안을 유지할 필요가 거의 없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일반적인 전쟁이었다면 개시 전까지 철저하게 비밀을 엄수했을 대형 작전도 아무렇지 않게 공개되곤 했다. 명백한 해방과 멧돼지 사냥 당시에 그랬듯이,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대형 스크린 속의 사령부 작전참모가 위성지도를 띄워놓고 설명했다.
「이번 컨티넨탈 디바이드(Continental Divide : 대륙 분리) 작전의 1단계는 해병대가 단독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먼저 제3해병원정군이 카르타헤나에 위장 상륙을 실시하여 적의 주의와 전력을 분산시킨다. 다음, 충분한 규모의 변종집단이 유인에 걸려든 시점에서 주목표인 파나마 운하 점령을 실시한다. 제1해병원정군이 파나마 시티 시가지에 면한 남쪽 입구를, 제2해병원정군이 북쪽 입구의 포트 데이비스를 확보할 것이다.」
회의실이 잠시 술렁거렸다. 파나마 진공의 필요성은 누구나 인정하고 있었으나, 착수하는 시점이 너무 이른 탓이다. 겨울의 소감 역시 그러했다.
‘빨라도 정권교체가 이루어진 다음이라고 예상했는데.’
때마침 작전참모가 예정 일자를 언급한다.
「해병대 주공의 전개는 아마도 내년 초가 되겠지만, 유인을 담당할 제3해병원정군만큼은 10월 1일을 기하여 공세에 돌입한다. 적을 끌어들이는데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를 곱씹은 겨울은 대통령, 또는 봉쇄사령관의 의도를 알 것 같았다. 어느 쪽이든 미국이 현 상황에 안주해선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고로 정권이 바뀌기 전에 파나마 진공을 기정사실화해두려는 모양이었다.
세간에선 고립주의가 확산되고 있었다. 현 전선을 고수하며 힘을 기르자는 주장. 그 자체는 타당하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언제까지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었다.
화면이 바뀌었다.
「작전의 2단계에선 내륙 방어선 구축의 사전 준비로서 준설선과 해군의 전투함들이 가툰 호수 및 내륙수로로 진입한다. 이후 마지막 단계엔 대규모 폭격으로 주요 시가지를 파괴하고 육군의 증원을 투입, 간선도로를 요새화하여 운하의 동서를 완벽하게 단절시키는 것이다.」
투입 예정인 함선들 중엔 지난 시대의 전함도 존재했다. USS 미주리. 본디 92년에 퇴역하여 박물관으로 전용된 함선이었으되, 개장을 거쳐 현역으로 복귀시켰다고. 겨울이 보기엔 그 거대함과 견고함에 의의가 있었다. 본토에서 외따로 떨어져 고립될 병사들에겐 실제 성능 이상의 안정감을 주지 않겠는가.
‘유사시에 지상 병력을 수용하기에도 넉넉하겠고.’
이렇듯 작전은 벌써 잠정적인 참가 부대와 함선 목록이 작성되어있을 정도로 구체적이었다. 하루 이틀 만에 나온 구상이 아니라는 뜻이었다. 적어도 멧돼지 사냥이 성공을 바라보고 있을 무렵부터 기획에 들어갔을 것이다.
“와…….”
그 점을 깨달았는지, 유라가 복잡한 탄성을 흘렸다. 언뜻 긴장감이 엿보이기도 했다. 브리핑 전까지 이완되어있던 다른 장교들의 반응 또한 동일했다. 육군이 동원되려면 최소 수 개월 이상의 여유가 남아있는데도 그렇다.
이것이 브리핑의 또 다른 목적이었을 터였다. 아직 전쟁 중임을 상기시키는 것.
브리핑이 끝났을 때 유라와 진석 모두 겨울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눈치였으나, 겨울에겐 해결해야 할 일이 남아있었다.
‘준장은 어디 있지?’
처음엔 분명 회의실에 있었건만, 지금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는다. 그가 지휘하는 여단전투단의 주요 참모들도 마찬가지로 자리를 비운 상태. 컨티넨탈 디바이드 작전의 무게감 때문에 도중에 퇴실하는 모습을 놓친 것 같다. 겨울은 래플린 준장과 가까이 앉아있던 여단전투단 소속 중대장에게 물었다.
“장군님께서 어디로 가셨는지 알아요?”
“글쎄요. 아까 전화를 받으러 나가시더군요. 그 후로 돌아오지 않으셨습니다.”
“알았어요. 고마워요.”
인사를 남기고 나선 겨울은, 지휘통제실에 이르러 마침내 참모들과 대화중인 준장의 모습을 발견했다. 여러 예상을 했지만 의외로 심각한 분위기는 아니었다. 래플린 준장이 겨울과 같은 계급의 작전참모에게 묻는다.
“그래서, 수송대의 최종적인 피해는?”
“인명피해는 없고, 다만 추돌로 인한 차량손상이 좀 있다고 합니다. 변종들은 기동타격대가 도착하기도 전에 수송인력과 자체 호위 병력이 모두 섬멸했습니다. 도주한 개체는 없습니다.”
“그나마 다행이군. 사전에 각서를 받았다곤 해도, 민간인 사상자가 나왔다간 골치 아파지거든. 다른 사람들이 못하겠다고 때려 칠 수도 있고. 항공정찰기록과 위성사진은 확인했나?”
“네.”
“대체 어디서 나타난 놈들인가? 이 근방엔 더 이상 변종집단이 없는 줄로 알았는데.”
“이것을 보십시오. 샌 미구엘 동쪽 산간에 매복해있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작전참모가 지도 위에 사진을 올려놨다. 피부 검은 준장이 턱을 쓰다듬는다.
“이상한 걸……. 트로이의 목마라고 보기엔 너무 어설펐어.”
“혹시 대사억제 상태로 방치된 녀석들이 아니겠습니까?”
“방치?”
“예. 기습을 위해 준비된 집단이었지만, 신호를 보낼 개체……높은 확률로 트릭스터가 되겠군요. 아무튼 지휘관급 개체가 사망하거나, 혹은 공격을 걸 틈도 없이 달아나면서 남겨졌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흐음. 나타난 놈들이 거의 아사 직전으로 보였다고 했었지?”
“그렇습니다.”
“설득력이 있군. 그럴 듯 해. 경계를 강화해야겠어.”
“예. 봉쇄사령부에 보고했습니다.”
“잘 했네. 곧 조치사항이 내려오겠군……. 비슷한 처지인 놈들이 더 있을지도 모르겠어. 그런 놈들 사이에서 새로운 특수변종이 출현할 수도 있고 말이야. 조심해서 나쁠 것 없겠지.”
아무래도 군수국이 고용한 민간인 수송업자들이 변종의 공격에 노출되었던 모양이다. 대화가 끝나기를 기다린 겨울이 준장에게 경례했다.
“Sir.”
“오, 한 중령. 브리핑이 벌써 끝났나?”
몰두하고 있던 래플린 준장은 이제야 겨울을 눈치 채고 마주 경례했다. 손을 내린 그는 시계를 보고 갸우뚱 했다.
“인계업무를 시작하기까지는 아직 20분쯤 남았는데? 잠깐이라도 쉬다 오지 그러나. 업무 외적으로도 굉장히 바쁘다고 들었네만. 게다가 나도 숨 돌릴 틈이 필요해.”
“긴히 여쭤볼 것이 있습니다. 시간을 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여기서는 곤란한 내용인가?”
“네.”
“흠.”
주위를 둘러보는 준장. 작전참모는 용건이 끝났다는 의미로 한 발짝 물러나 보인다. 입술을 구부리던 준장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내 사무실로 가세.”
이동은 금방이었다. 장군의 집무실은 지휘통제실과 거의 붙어있다시피 했다. 나중에 들어선 겨울이 문을 닫는 틈에, 래플린 준장이 검지를 세워보였다.
“아. 잠시만 기다려보게나.”
그는 오디오의 트레이를 열어 CD 하나를 집어넣었다. 재생 버튼을 누르고 볼륨을 조절하니, 잠깐 지직 거린 후 첫 번째 트랙이 재생된다. 도입부의 기타 연주에 이어지는 노래는 겨울에게도 익숙한 목소리였다.
준장은 씩 웃으며 겨울에게 CD 케이스를 보여주었다.
“귀관과 함께하는 사람들을 응원하는 의미에서 주문했네. 배송에 한 달이나 걸리더군……. 노래도 노래인데, 앨범 재킷이 참 잘 뽑혔단 말이야.”
사진 속의 송예경은 포대기로 아기를 등에 업고, 의자에 앉아 기타를 치는 모습이었다. 정적이고 조용한 분위기. 내리깐 눈길에서 슬픔과 고단함이 묻어난다.
‘종군기자의 소개로 데뷔했다더니…….’
래플린의 말처럼, 그녀가 가수로서 얼마간 이름을 얻은 데엔 노래 이상으로 사진의 위력이 컸을 듯 했다. 물론 시민들의 겨울동맹에 대한 관심도 한 몫 했겠고.
의자에 앉은 준장이 겨울에게도 손짓으로 자리를 권했다.
“자, 이제 누가 엿듣기는 어려울 거야. 애초에 그럴 사람도 없겠지만, 밖으로 새면 안 될 이야기라고 했으니……. 여하간 말해보게. 나한테 묻고 싶은 게 뭔가?”
“한국계 난민 거류구 중 종교적인 이유로 자치가 허용된 곳이 있다는 걸 아실 겁니다.”
“그런데?”
“저는 그곳에서 생체실험이 진행되고 있지 않은가 의심하고 있습니다. 혹시 이에 대해 뭔가를 알고 계십니까?”
“허.”
겨울의 말에 곤혹스러워하는 준장. 잠시 말이 없던 그가 느리게 반문했다.
“이거 놀랍군. 왜 그런 의심을 하게 됐지?”
“그럴 만 한 정황증거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한 번 들어볼 수 있겠나?”
이렇게 질문하는 래플린은 결코 능란한 배우가 못 되었다. 적어도 겨울의 눈엔 숨기려는 감정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그것은 선명한 낭패감이었으되, 적대감은 묻어나지 않았다. 일단은 다행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겨울은 자신의 추측을 이야기했다. 박태선 목사의 기적을 말하던 소녀 황보 에스터로부터 시작해서, 에이프릴 퍼시픽, 순복음 성도회의 종교적 자치구역, 엘리야 캠벨 소령에 이르는 간접적인 정황들을.
다 듣고 난 래플린 준장은, 겨울을 한참 응시한 끝에 떫은 표정으로 입맛을 다셨다. 스스로가 표정관리에 실패했음을 깨달은 눈치였다.
“이거야 원……. 아예 확신을 하고 왔군 그래.”
“부정은 안 하시는군요. 솔직히 말씀해주셨으면 합니다.”
“내가 끝까지 아니라고 한다면?”
“그냥은 넘어갈 순 없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다른 방법을 찾아봐야겠죠.”
빈말은 아니었다. 예컨대, 겨울에겐 지금도 언론의 관심이 쏠려있었다. 대선을 앞둔 지금 보도관제가 제대로 이루어지리라 보기도 힘들었다. 고로 의혹을 제기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한편 겨울을 아예 제거해버릴 작정을 하기도 곤란하다. 단순한 실종이나 의문사로 취급하진 못할 것이다.
“……쯧. 진실을 밝히는 게 항상 유익한 건 아닌데 말이야.”
포기한 준장이 등받이에 몸을 기대며 혀를 찬다.
“내 딴에는 안 들키게 잘 해내는 중이라고 여겼건만. 유감이군. 귀관이 D.C로 떠날 때까지만 모르고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즉 겨울이 워싱턴 D.C에 다녀오는 사이, 순복음 성도회 사람들은 어디론가 사라질 예정이었다는 암시였다. 말하는 준장의 표정에도 불쾌감이 떠올랐다.
“사실 이렇게 말하는 나도 딱히 아는 게 없는 처지야. 거긴 한참 전부터 장막이 쳐져 있었으니까. 처음엔 「진정한 애국자들」 관련해서 FBI 수사관들이 방문했는데, 나중엔 보건서비스부대와 국토안보부, 질병통제본부 관계자들이 밀려오지 않겠나?”
“그렇습니까?”
“그래. 기왕 이렇게 된 거 아예 책임자를 불러주지. 자네가 말했던 캠벨 박사 말이야. 귀관의 입을 막거나 설득을 하는 건 내 역할이 아닌 것 같군.”
위에서 알아서 할 테지. 래플린 준장이 전화기를 꺼내며 중얼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