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ittle prince of the Ossuary RAW novel - chapter (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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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스 캘리포니아, 캠프 로버츠 (4)
소탕전은 대수롭지 않았다. 그보다는 확산되는 화재가 문제였다. 탈출구가 사라지기 전에, 지휘관이 이동 명령을 내렸다. 증강된 대대 병력이 불과 연기의 미로를 빠져나갔다. 우우 따라오던 변종들은 차량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했고, 불길이 번지는 속도를 능가하지 못했다.
버려진 것들의 운명은 뜨겁게 끝났다.
이제 가장 가까운 주둔지는 캠프 로버츠였다. 그러나 불길을 피하다보니 방향을 달리 잡아야 했다. 전투현장에서 서북쪽으로 약 20km를 이동했다. 이동하는 내내, 구조임무에 투입된 다른 전투부대와 구조된 부대들, 민간인들이 지속적으로 합류했다.
‘아는 얼굴이 있을지도 모르겠는데.’
봉쇄사령부가 가용자원을 모조리 투입했다면, 산타 마가리타의 레인저들도 예외는 아니었을 것이다. 겨울은 자신에게 지포라이터를 선물한 레인저 소대장 존 프레이 중위를 떠올렸다.
그러나 당장은 어려웠다. 임무부대는 전투 병력만 따져도 연대 규모 이상이었고, 민간인들까지 합치면 1만 명에 달했다. 기나긴 행렬을 돌아다니며 아는 얼굴 하나 찾는 건 비생산적인 짓이다. 그렇게까지 간절한 것도 아니었고.
임무부대는 호수와 도시가 내려다보이는 산등성이에 임시 주둔지를 세웠다. 헬기가 줄지어 날아와 숙영 자재를 내려놓고 떠나갔다.
숙영 준비를 마쳤을 땐 이미 해가 떨어지는 중이었다. 병사들에게 휴식시간이 주어졌다. 장교들은 편히 쉬기 힘들었다. 뒤숭숭한 분위기를 감안하여, 대대장은 장교들이 쉬는 시간에 병사들을 독려하고 위로하길 원했다. 장교 월급이 병사보다 많은 이유 중 하나다.
겨울도 예외는 아니었다. 소년 장교와 마주치는 브라보 중대 장병들은, 겨울을 더 이상 소년으로 보지도 않았다. 저마다 불만과 불안을 토로한다.
“왜 여기서 미적거리는지 모르겠습니다. 언제 또 공격이 있을지 모르는데, 그냥 강행군으로 캠프까지 가서 쉬는 게 낫지 않겠습니까?”
이런 말이 나올 법도 하다. 캠프까지 남은 거리는 낮 시간에 이동한 거리보다 짧았다. 그러나 불가능하다. 겨울이 난처한 미소를 만들었다.
“캠프 오비스포 사람들 생각도 해야죠. 얼마나 힘들겠어요? 민간인들은 또 어떻고요? 우리도 각성제로 겨우 버티고 있잖아요.”
극한상황을 헤치고 나온 사람들은, 군인과 민간인을 가리지 않고, 긴장이 풀리자 여기저기서 픽픽 쓰러졌다. 육체와 정신 양면에서 완전히 탈진해버린 것. 여기엔 각성제도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쉬는 것 외엔 답이 없었다.
“그건 그렇다 치고, 저쪽은 어떡합니까?”
병사가 남동쪽 하늘을 가리켰다. 아랫자락이 불그스름하게 달아올라, 마치 노을이 지는 서편 하늘과 같다. 거리가 한참 떨어져있음에도 불구하고, 여기까지 타는 냄새가 밀려올 정도였다.
정보가 없었다면 겨울도 걱정했을 것이다. 불이 번지는 속도를 감안하면, 저건 어지간한 나라 면적을 태울 대화재로 성장할 수도 있었다.
“괜찮아요. 저도 전달받은 내용인데, 자정이 지나기 전에 비가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하네요. 내일은 하루 종일 쏟아질 테고요.”
“정말입니까?”
“왜 속이겠어요? 오히려 아직 모른다는 게 이상하네요. 아, 상황이 상황이라 전달 체계가 혼란스러워서 그렇겠군요.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파하세요.”
“뭐, 알겠습니다.”
근심을 덜었을 텐데, 병사는 시무룩한 기색이었다. 비슷한 몇 명을 추가로 접하면서, 겨울은 알 만 하다고 생각했다. 어떻게든 캠프로 돌아가고 싶었던 것이다.
캠프 샌 루이스 오비스포 사람들 정도는 아닐지라도, 캠프 로버츠의 브라보 중대 역시 혹독한 하루……아니, 이틀째를 보내고 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반동이 생긴다. 익숙한 잠자리에서 마음 편히 쉬고픈 욕망이 생기는 것도 당연하다.
민간인 숙영지에서는 흐느끼는 소리들이 들려왔다. 캠프 로버츠보다 규모가 컸던 만큼, 무너질 때의 희생도 장난이 아니었다고 들었다.
“일병. 잠시 시간 괜찮을까요?”
낯선 병사는 겨울의 손짓에 과장된 반응을 보인다. 이 사람에게서도 경증의 쉘 쇼크가 엿보인다. 자꾸만 손가락을 비벼대는 모습이 몹시 불안정했다. 그런데도 무장하고 있다. 캠프 오비스포의 지휘관들도 어지간히 여유가 없는 모양이었다.
혹은 너무 많아서 손을 쓸 수 없을 지경이거나.
병사가 말을 더듬는다.
“무, 무, 무슨 일이십니까?”
“아니, 별 일 아니에요. 그냥 누군가와 대화하고 싶어서요.”
상대에게 공감하는 한 마디. 사실 대화를, 곁에 있어줄 누군가를 바라는 건 병사 쪽일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런 사람에게는, 배려한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 쪽이 더 효과적이다.
물론 상태가 정상이라면 눈치 챌 맥락이다. 그러나 병사는 정상이 아니었다. 그가 어설픈 걸음으로 다가오자, 겨울이 등을 두드리며 이끌었다.
“여기 자리 괜찮은가요?”
동일 대대 병사들이 둘러앉은 모닥불이었다. 그들은 겨울을 알아보고 다양한 말과 행동으로 환영했다. 그 중엔 억양이 낯선 이도 섞여있다. 다민족 국가의 군대답다고나 할까.
바로 만들어진 두 사람 분의 자리. 겨울은 데려온 병사를 먼저 앉혀놓고, 자연스럽게 그의 총을 거뒀다. 그렇잖아도 먼저 자리 잡은 이들이 자기들 무기를 서로 기대도록 세워 놓은 참. 거기에 겨울과 쉘 쇼크 환자의 총이 더 얹어진다. 인디언 천막 뼈대 같은 모양새였다.
하루 종일 불과 연기에 시달렸는데도 불구하고, 차가운 밤에 마주하는 열기는 반가웠다. 겨울의 발치에 장작이 흩어져있었다. 하나 집어서 던져 넣으며, 병사들에게 묻는다.
“땔감이 어디서 났어요?”
“근처에 오두막이 하나 있습니다. 사냥꾼 숙소였나 본데, 벽난로를 쓰더군요. 어차피 지금은 주인도 없으니 좋게 좋게 빌려왔습죠.”
넉살 좋게 말하지만 사실은 불법이다. 미국 정부가 낙관적인 분위기를 만들고자 열심이었으므로, 방치된 재산도 언젠가는 되찾을 수 있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있는 상태였다.
‘오늘을 계기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하루 사이에 얼마나 많은 희생이 있었는지 잘 모르겠다. 초상집 분위기인 사람들에게 물어볼 계제도 아니고. 그러나 한동안 안정되어있던 미국 입장에선 오랜만에 겪은 참화일 것이다. 분위기도 많이 달라지겠지.
겨울이 데려온 병사는, 쪼그려 앉아서 여전히 손가락을 비비고 있었다.
“어이, 펜우드. 이것 좀 마셔.”
보다 못한 동료가 잔을 건넸다. 뜨거운 물이 찰랑거린다.
잔을 받아들고도 여전히 불안한 병사, 펜우드가, 눈치를 보며 물었다.
“이, 이제 어떤 이야기를 하, 할까요?”
겨울이 별빛처럼 잔잔한 미소를 만들었다.
“혹시 내가 부담스러워요?”
“아뇨. 그, 그런 건 아닙니다.”
“계급을 떠나서, 친구 하나 사귄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미국에서는 친구끼리 무슨 이야기를 하죠? 난 한국 출신이라 잘 모르겠는데.”
딱히 그럴 듯한 농담은 아니었건만, 다들 소리 내어 웃는다. 무엇이든, 그냥 웃을 기회가 필요했던 사람들. 펜우드 역시 경직된 얼굴로 웃었다.
디안젤로라는 이름의 여성 병장이 씨익 웃는다.
“저희들은 원래 장교랑 친구하기 싫어하는 편입니다만, 소위님은 예외로 하죠. 아까는 덕분에 목숨을 건졌습니다.”
“음?”
그 말 듣고서 가만히 보니, 보았던 얼굴들이다. 낮에 공황발작을 일으켰던 병사, 길리어드를 억누른 두 명을 포함해 해당 현장에 있었던 이들이었다. 겨울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아. 우리 구면이었네요. 다친 곳 없는 것 같아 다행이에요.”
“그 때 소위님의 상황판단에 놀랐습니다. 사격실력도 그렇고요. 더군다나, 세상에, 그토록 신속한 무기교체는 한 번도 본 적 없습니다. 그렇게 빠른 손은 라스베이거스 도박판에서나 봤거든요. 타고난 꾼이시네요.”
“걱정 말아요. 전 카드 게임에 흥미 없으니까.”
“전 카드 만질 줄 모르는 사람은 친구로 안 사귀는데요?”
“저런.”
병사들이 다시 자잘한 웃음을 터트린다. 가라앉기를 기다려 겨울이 여군에게 물었다.
“길리어드 상병은 무사한가요?”
“후송됐습니다. 손 때문에라도 의병제대할 가능성이 100%라고 하더군요. 하기야 손등 뼈가 작살나고 손가락도 두 개 떨어져 나갔으니, 나중에 다시 군인 노릇 하기는 힘들겠죠.”
근래 미군에게 보급되는 총탄은 대인저지력을 최대로 늘린 것들이었다. 저지력은 관통력과 반대의 개념이며, 맞았을 때 꿰뚫는 대신 최대한의 충격을 준다. 인간보다 강인한 변종을 상대하기 위해 당연한 조치였다.
겨울이 쏜 권총탄도 다르지 않았다. 그걸로 다섯 발을 맞았으니, 손을 아예 못쓰게 될지도 모른다. 치료가 잘 된다 쳐도 후유증이 평생 남을 것이다. 겨울은 조금 가라앉은 목소리를 만들었다.
“유감이네요. 만나면 미안하다는 말을 전해주세요.”
“네? 에이, 무슨 말씀을.”
디안젤로는 터무니없는 소리를 들었다는 듯 인상을 찌푸렸다.
“그 친구는 오히려 고마워할 겁니다. 사고치는 거 막아줬지, 후방으로 빼줬지. 이젠 아예 전역하게 생겼는데요. 젠장. 마지막은 저도 부럽군요. 연금생활 할 기회인데.”
본래 미국 군인 연금은 근속기간 15년 이상이어야 받을 수 있으나, 상이군인 연금은 종류가 다르다. 다만 겨울은 아직 구체적인 내용을 몰랐다. 아무리 회차를 거듭했어도 모든 정보를 다 숙지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 그래서 던지는 질문.
“그 분, 확실히 연금이 나오나요?”
“복무기간이 30개월을 넘었고, 최전선에서 뛰었고, 퍼플하트는 당연히 받을 테고, 한 손을 아예 못쓰면 50% 장해 판정일 텐데요. 조금 쓸 수 있더라도 3~40% 판정은 나오지 않을까요? 당분간은 그……문제도 있을 거고. 그럼 볼 것도 없죠. 야, 40%면 얼마 나오냐?”
디안젤로가 얼버무린 부분은 여전히 불안정한 펜우드를 배려한 것이었다. 질문 받은 쪽은 자신 없는 태도로 답했다.
“어, 글쎄요. 오백? 육백? 그 정도 아닙니까? 퍼플하트 받으면 추가 보상도 붙을 건데? 가족이 있다면 거기서 또 늘어나고요. 정확히는 잘 모르겠습니다.”
“걔가 부양가족이 있던가?”
“글쎄요.”
겨울이 고개를 기울인다.
“그래봐야 600 달러 안팎인데, 사람 살기엔 부족한 금액 아닌가요?”
지력보정에 의해, 21세기 초엽의 환율로 환산된 금액을 알 수 있었다. 한화로 약 70만원. 「통찰」은 여기서도 작동했다. 관제 AI의 조언을 통해, 겨울은 이 금액이 당시의 최저생계비에 한참 못 미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러나 병사는 겨울의 의혹을 싱겁게 부인한다.
“에이. 일해서 버는 돈도 있잖아요.”
“취직이 쉽겠어요?”
“그거야 뭐……정부에서 도와주겠죠.”
겨울은 그 낙관적인 말에 약간 놀랐다. 그가 말하는 ‘정부’는, 겨울이 생전에 경험한 개념과 많이 다른 것 같았다. 무척 낯설게 느껴진다.
실제로 연방 제대군인부(VA)가 제공하는 혜택은 단순한 연금 지급에 그치지 않는다. 이어지는 병사들의 진술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문자 그대로의 지속적인 관리와 예우. 심지어는 대출 보증마저 서준단다.
그러고도 노숙자가 되는 미국의 제대군인들이 많았다. 지력보정 정보를 전달받은 겨울은 내심 한숨을 쉬었다.
‘반대로 말하면, 이 정도까지 해도 완전히 못 막을 문제란 거겠지.’
어떻게든 병사에게 믿음을 주는 게 중요하다. 내가 잘못 되더라도, 나라가 내게 보훈할 것이라고. 이것이야말로, 겨울이 경험한 모든 회차에서, 미국이 마지막까지 문명의 보루로 남는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미군의 전투력을 뒷받침하는 무형의 시스템.
‘그나마 멀쩡한 나라가 지금 몇 개나 있더라……?’
러시아 말고는 당장 떠오르는 곳이 없다. 거긴 넓고 거친 국토가 자연방벽이 되어, 방역과 격리에 도움이 되는 경우였다.
겨울의 생각은 길게 이어지지 않았다.
한 번 전역 이야기가 나오자 대화에 열기가 오른다. 어느 나라를 가더라도, 전장의 병사들에게 전역은 뜨거운 화제일 수밖에 없다. 직업군인에게는 은퇴생활 같은 느낌일까?
아직도 제멋대로 움직이는 손을 주체할 수 없는 펜우드 역시 마찬가지였다.
대화에 몇 번 어울리던 그는, 갑자기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흐우우우, 흐으, 으우우.”
떨리는 손으로 연신 눈물을 훔쳐낸다. 다른 병사들의 웃음기가 잦아들었다. 같이 눈시울이 붉어지는 사람도 있고, 어깨를 툭툭 치며 이겨내라고 응원하는 사람도 있다. 겨울은 후자였다. 상냥한 목소리 지어내기는 생전부터 익숙하다.
“울어요. 눈물도 참으면 병 된다고 하더라고요.”
펜우드는 겨울의 가슴에 머리를 박고 한참을 울었다.
“정말,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디안젤로가 겨울에게 건네는 한 마디는 상당히 깊었다.
펜우드 일병이 진정된 후 겨울은 그 모닥불을 떠났다. 상급부대에서 무전기로 겨울을 찾았기 때문이다. 「세븐스 캘리포니아」 1대대장을 만나기는 처음이었다.
라틴계 대대장은 다른 참모도 없이 혼자 겨울을 기다리는 중이었다. 단단한 인상이지만 어딘가 모르게 위태로워 보인다. 새벽부터 이어진 혹독했던 시간의 흔적이다. 책임자로서 느끼는 바는 병사와 또 다를 것이었다.
겨울이 경례했다.
“소위 한겨울입니다. 저를 호출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대대장 파렐 라모스 중령이다. 만나서 반갑군. 거기 앉도록.”
소년 장교를 맞은편에 앉힌 대대장이, 의례적으로 칭찬부터 꺼낸다.
“자네, 낮에는 잘 싸우더군.”
“직접 보신 건가요?”
“어쩌다보니.”
그리고 잠시 침묵. 겨울을 응시하던 중령이, 구부정하게 턱을 괴었다.
“바깥 분위기가 어떻던가?”
“좋진 않습니다만, 안정되는 것처럼 보입니다.”
“자네는 다른 장교들과 다르군…….”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걸까? 그간의 활약 때문에, 다른 장교들보다 병사들을 쉽게 안심시킨다는 의미인가? 아니, 조금 다른 어감이다. 잡아내지 못한 의미가 있다.
겨울은 대대장이 자신을 부른 이유를 아직 짐작할 수 없었다. 대대장도 그것을 눈치 챘다.
“내가 왜 불렀는지 궁금한가?”
“솔직히 그렇습니다.”
“별 거 아냐. 한 번 만나보고 싶었네. 자네 덕분에 고비를 넘겼으니, 고맙다는 말도 해야 할 것 같고.”
이렇게 말하는 대대장의 눈에, 감추지 못한 피로감과 자책감이 드러났다. 순간적이었으나, 겨울은 그것을 놓치지 않았다. 아주 무겁다.
대대장이 다른 말을 꺼냈다.
“앞으로는 같은 캠프에 주둔하게 될 거야.”
“제 소속이 변경된다는 말씀이신가요?”
“아니. 주둔지가 바뀌는 건 우리 쪽이지.”
“그렇습니까?”
“음. 샌 루이스 오비스포의 캠프가 도시와 가까운 편인데도 불구하고 연대전투단을 배치했던 건, 그곳이 남쪽으로 가는 길목이었기 때문이지. 한편으로는 바다로 가는 길목이기도 하고. 모로 만을 확보한다면 태평양 방면의 간이 거점이 하나 생기는 거니까. 하지만 일이 이렇게 되었으니, 위에선 캠프 로버츠를 강화하려고 할 거야.”
논리정연한 말이었으나 역시 겨울에게 할 이유는 없었다. 초면이고, 소속이 다른데.
아. 겨울은 이제야 알 것 같았다. 다른 장교들과 다르다는 말. 그건 다른 장교들에겐 여유가 없었다는 뜻 아니었을까?
결국 대대장도 목적 없는 대화가 필요한 사람 가운데 하나였다.
때로는 사람의 존재 그 자체로 위로를 받을 수 있다. 그냥 함께 있어주는 것으로 충분하다. 다만 대대장은 그 직위 탓에 약한 모습을 보이면 안 되는 입장이다. 그러니 딱딱하고 형식적인 이야기를 꺼내는 수밖에.
겨울은 가만히 앉아서, 말없이 대대장을 위로했다.
============================ 작품 후기 ============================
1. 연재를 시작하기 전, 작가는 도저히 일일연재를 할 자신이 없었습니다. 전 부족한 재능을 시간으로 보충하는 타입이거든요. 그래서 처음엔 공모전에 지원했었죠.
입선은 못 하더라도, 괜찮다 싶은 작품은 연재해보겠냐는 제안이 들어오잖아요?
그러나 납골당은 입선도 못 하고 연락도 오지 않았던 것이었습니다…
그 사이트가 이번 달에 문을 닫는다고 하더라고요.
이소설이라고.
…
아무튼 다음에는 레진 코믹스 소설 쪽에 연재문의를 넣었는데, 맞지 않는다고 거절하시더군요.
그리고 지금 레진코믹스는 불이 났다는 소식입니다.
…
이거, 차라리 잘 된 거라고 봐야 하나요?…
2.
Q. 감자껍질님 : @제르미스님 스팀 천개요…? 제가 57개 있는데 돈아까워 미치겠는데…. 천개면 스팀 게임에만 돈을 몇천을 쓰신거얔ㅋㅋㅋㅌㅋ 러스트하시는분 계신가요 팀원모집중입니다 🙂
A. 그렇다고 합니다. 러스트 하시는 분들은 감자껍질님을 해치우신 뒤 작가에게 보고하시기 바랍니다.
Q. 무플러님 : @사실 사놓고 못하는게 아니라 사놓고 바로 안하면 별로 손이 안가게 되더라구요 레인보우식스 시즈 추천드립니다 유비소프트의 명작 디비전보다 나아요
A. 시간이 생기면 오버워치를 하고 싶네요. 하하. 이 시간까지 이러고 있는 작가에게는 꿈 같은 일이지만요.
Q. 도화원님 : @보통 10회차쯥 되면 인간계 소드마스터 느낌이 되마요?
A. 사람에 따라 다르고, 각 회차를 어떻게 보냈느냐에 따라 다르죠. 가능성은 있습니다.
Q. 폭탄z기님 : 작가가 QA 쓸시간에 그 반을 소설을 썼으면…
A. Q&A는 5분 정도면 됩니다. 그 시간에 글을 쓰면 한두줄 정도 나오겠네요. 너무 안타깝게 생각하지 마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