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cho Florist Too Strong RAW novel - Chapter 1002
1001화
재호는 를 꺼냈다.
‘확실히 짭조름한 맛이 공기를 통해 느껴지는 것 같기는 한데……. 정말로 되려나?’
[] [등급 : 전설] [인어족이 완벽히 신뢰하며 아트리우스와 영원히 함께 가기로 결심한 존재에게만 준다는 전설의 구슬로, 바다 어디서든 아트리우스로 향하는 통로를 열 수 있습니다.]오직 재호에게만 허락된 아트리우스 자유이용권.
[를 사용하시겠습니까?]혹시 예상 못한 현상이 발생할까 긴장한 채 아이템을 사용했다.
…….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다시 사용해 보지만 여전히 아무 반응도 없는 수면.
‘안 되나?’
긴장한 것과는 별개로 사용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했던 재호.
그만큼 실망감이 들었다.
퍼즐처럼 딱딱 맞춰 벌어지는 상황에 포세이돈이 의도한 것 아닐까 했었으니까.
“어이! 알시아! 어떻게 할까? 배 돌려?”
버팔로가 가슴을 쫙 펴고 당당하게 소리쳤다.
평소라면 갑판 저 아래에서 열심히 삽질하고 있을 버팔로.
그런 그가 가슴을 과하게 부풀리며 꼴불견을 보였다.
부선장 골드투스가 수민의 배로 가면서 갑판장 버팔로가 다음 직급이 되었기 때문.
물론 허울뿐인 직급이라곤 하지만, 구리 족쇄를 찬 고잉헬호의 선원들 사이에서 버팔로의 황금 족쇄는 나름 부러움을 받을 만하긴 하니까.
하지만 구리든 황금이든, 그딴 건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이에겐 의미가 없었다.
“어쭈? 힘 안 빼?”
“컥!!”
고잉헬호의 깡패 티나에게 냅다 배를 얻어맞은 버팔로가 벌러덩 나자빠졌다.
“이게 어디서 어깨 힘주고 있어? 뭐? 어이? 어이가 없네.”
“아… 아니… 나름대로 친근함의 표현이라고…….”
“어? 말대답도 해?”
“…….”
“대답.”
“아, 뭐…….”
“어쭈? 또 말대답하네?”
“아, 그럼 어쩌라는 건데!”
억울함 가득한 버팔로를 다시 뻥 차 버리는 티나.
“…….”
이 모든 걸 지켜보던 손님 알로에올리오는 식은땀이 흘렀다.
‘이, 이런 분위기구나.’
브이튜브에서 몇 번 보긴 했다.
고잉헬호의 일상이라면서 개같이 일하고 엘프들에게 얻어맞는… 반인륜적인 그런…….
다만 상대가 전 불곰 길드라서 사람들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을 뿐.
게다가 웃기게도 당사자들도 그걸 문제 삼기보다는 고잉헬호의 선원이란 것에 자부심을 품기도 했다.
아니, 티나에게 얻어맞는 걸 마치 훈장처럼 생각하는 거 같기도…….
지금 버팔로도 마찬가지였다.
저렇게 얻어맞으면서도 지지 않고 툴툴대지 않는가?
“음? 너 뭐야? 눈빛이 왜 그래?”
그때, 시선이 마주친 버팔로가 얼굴을 와락 구기며 알로에올리오를 노려봤다.
“조심해? 나 갑판장이야. 알았어… 억?!”
“알시아 님 손님이야. 어디서 협박을!”
다시 티나에게 뒤통수를 맞은 버팔로.
꿀꺽-
알로에올리오는 자신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켰다.
문득 엘리시아 화원에 처음 왔을 때가 떠오른 것이다.
그 이후 개과천선을 했으니 망정이지 아니면 무척 고된 일정이 될 뻔했단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갑판장이고 나발이고 이 배에서 제일 조심해야 하는 상대가 누구인지도 확실히 알게 되었다.
‘저 엘프…….’
쿠르르르-
그 순간, 갑자기 크게 진동하는 선체.
“헉? 뭐, 뭐야?”
균형을 잃은 알로에올리오가 비틀거리다 자빠졌다.
하지만 그런 추태를 보인 건 알로에올리오 한 명뿐.
심지어 헐레벌떡 도망 다니던 버팔로도 흔들림이 없었다.
“뭐, 뭐지?”
자기만 모르는 배의 기능이 작동한 건가 싶은 순간.
“됐다!!”
뱃머리에 서 있던 재호의 외침이 들렸다.
“헉?!”
재호를 따라 조심스럽게 아래를 내려다본 알로에올리오는 대운하에 발생한 이상 현상에 기겁했다.
쏴아아-
고요하던 수면 위에 생겨난 커다란 소용돌이.
“저, 저건…….”
“다들 자리 잡아! 바로 건너갈 거니까!”
재호는 곧장 고잉헬 호 조타실로 이동하며 소리쳤다.
그리고 어쩔 줄 몰라 눈치를 보던 알로에올리오는…….
“흠흠.”
버팔로를 따라 움직였다.
왠지 모르겠지만, 어쩐지 이쪽이 마음이 더 편했기 때문이었다.
* * *
소용돌이를 통과하자 눈 앞에 펼쳐진 익숙한 아트리우스 전경.
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낯선 분위기.
평소와 달리 상당히 많은 인어가 무기를 든 채 고잉헬호를 둘러쌌다.
“응? 다들 왜 그렇게 심각해?”
재호는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밖으로 나오며 물었다.
“아! 고잉헬호였군.”
“다들 긴장 풀어! 알시아야!”
그제야 인어들이 평소의 밝은 표정으로 돌아왔다.
“하하하, 이게 누구야? 우린 그대가 배를 빼앗기기라도 한 줄 알았지 뭔가!”
인어들 사이에 있던 아이쉬가 너털웃음을 터트리며 다가왔다.
“왜 그래? 혹시 아트리우스에 무슨 일이라도 있었던 거야?”
“우리야 늘 잘 지내고 있지. 그런데 낯선 장소에서 갑자기 신호가 확인되어서 급히 소집되었던 거야. 새로운 바다가 나타났다고 하는데, 아무리 봐도 그 위치가 이상하다나 뭐라나.”
그제야 인어들을 긴장시킨 원인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하하… 놀라게 해서 미안해. 나도 이게 되나 싶었거든.”
재호는 포세이돈에게 받은 요상한 선물을 아이쉬에게 설명해 줬다.
“신기하군. 그렇게 요란한 신도 다 있다니.”
너무 짠돌이라고 생각하는 재호와 달리 아이쉬는 포세이돈의 행보를 꽤 신선하게 보았다.
‘뭐, 되짚어 보면 스트로앤 교황도 비슷한 말을 하긴 했지.’
포세이돈이 눈칫밥을 많이 먹고 있을 거라고.
“아무튼 다른 문제는 없는 거지? 앞으로 이쪽 통로를 많이 이용할 것 같은데.”
“물론이지. 그러면 혹시 새로 생긴 바다는 그대의 왕국인 엘리시아 화원에 있는 것인가?”
“응, 맞아. 거리가 조금 있긴 하지만.”
“오오! 드디어 우리도 그곳을 가 볼 수 있는 것인가?”
잔뜩 들뜬 그들의 반응에 초를 치고 싶진 않았지만, 재호는 정확하게 설명해 주어야만 했다.
“혹시나 해서 말하는데 주변이 온통 사막이라서 인어에겐 좋은 환경은 아니야.”
가자마자 바싹 익어 버릴지 누가 알겠는가?
그런 끔찍한 사고가 이들에게 일어나는 건 원치 않았기에 재호는 신신당부했다.
가고 싶으면 다음에 자신과 같이 가자고.
혹여 못 참고 가 버린다면 꼭 바로 돌아올 대비를 해 놓고 가라고…….
“그럼 우린 다시 갈게-”
“수고하라고-”
그렇게 해프닝은 종료된 뒤, 재호는 다시 목적지를 설정했다.
[] [5초 동안, 당신은 바다의 눈으로 수면 위의 대상을 올려다볼 수 있게 됩니다.] [를 통해 원하는 좌표를 즉시 살펴볼 수 있습니다.]도착 지점의 상황을 빠르게 살핀 후.
‘괜찮네.’
안전하다는 걸 확인한 후 고잉헬호는 바로 출발했다.
* * *
쏴아아-
수면 위로 솟아오른 고잉헬호.
그리고 멀지 않은 곳에 거대한 배 한 척이 정박한 섬이 눈에 들어왔다.
기괴한 형태의 그 배는 바로 우람의 슈퍼돌탱크호.
그쪽에서도 재호의 배를 확인한 모양인지 갑판 위의 몇몇 이들이 손을 흔들고 있었다.
수인들이야 워낙 거대한 탓에 잘 보였고 요세프 역시 만만치 않은 덩치라 눈에 띄었다.
그들 사이에서 간신히 보이는 작은 사람 한 명.
“재호 왔니?”
고잉헬호가 정박하자 다가온 은혜가 환히 웃으며 마중을 나왔다.
“별 일 없었어요?”
“그렇지? 다행히 아직 죽은 사람은 없다고 들었어.”
하지만 살려 두는 것엔 이유가 있을 것이다.
흡성 큐브와 연관이 있다면 아마 힘을 흡수하려는 목적일 테고.
“오랜만이군. 대왕!”
뒤이어 요세프도 다가와 악수를 건넸다.
오랜만에 본 그녀의 팔뚝은 더 굵어진 것 같았다.
어째 기억 속 말칸트보다 더 단단한 느낌도 드는 게…….
하지만 그녀조차 수인들이 다가오자 아담하게 바뀌었다.
“잘 왔군. 형제여.”
위스트넌의 영웅이자 삼대장들의 의형제가 된 재호.
‘아, 맞다. 그런 게 있었지.’
잊고 있던 위스트넌에서의 입지를 재호가 오랜만에 떠올렸다.
기존 삼대장에 플러스알파로 붙어 사대장이 된 재호.
뭐, 애초에 수인들은 저들끼리 다 형제라고 부르기에 큰 상관은 없지만 어쨌든…….
“어이! 이봐! 우리 막내 큰형님이라고!”
막내 큰형님이라는 이상한 표현으로 웬 수인 무리에게 소개하는 그들.
“아… 당신이 그분이시군요. 동족들의 영웅이자 인간 형제.”
우람한 덩치에서 느껴지는 수줍음에 재호는 소름이 살짝 돋았다.
“이곳의 수인들인가?”
“맞아. 여기 시페리아 섬에서 살던 녀석들이지.”
“감사합니다. 저희를 도와주시기 위해 여기까지 와 주시다니…….”
“뭐, 우리가 남 일이 아니니까.”
“아아……!”
수인들이 감격한 듯, 입을 틀어막았다.
재호는 우람 때문에 한 말이지만, 아무래도 약간의 오해가 있는 모양이었다.
‘그건 그렇고 여기 수인은… 위스트넌 쪽이랑 좀 다르네.’
감수성이 아주 풍부해 보이는 게… 솔직히 무서웠다.
험악한 짐승의 얼굴을 하고 눈물을 글썽이는 건…….
“크흠. 여기가 문제의 섬이에요?”
재호는 은혜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여긴 이웃 섬이지. 본섬은 저쪽의 아코아 섬.”
은혜는 오른쪽 바다를 가리키며 말했다.
저 멀리 수평선 너머, 척 보기에도 아주 커 보이는 섬이 보였다.
먹구름이라거나 짙은 안개 등, 위험한 장소라 느끼게 할 만한 그 어떤 것도 보이지 않는 평범한 섬.
“하지만 어느 정도 진입하는 순간, 갑자기 힘이 쭉 빠지면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살면서 그런 느낌을 단 한 번도 느껴 보지 못했다. 마치 이 단단하게 단련한 근육들이 물주머니가 된 기분이었지.”
요세프는 그때의 악몽을 떠올린 듯, 자신의 이두근을 주무르며 말했다.
그 행동이 의도치 않게 제법 위협적이었다.
“그리고 그때 경고창을 적어 뒀거든? 한번 볼래?”
은혜는 재호에게 아코아 섬의 안쪽으로 진입하자 발생했던 경고를 보여 주었다.
[오염된 마나가 당신을 집어삼킵니다.] [당신의 모든 능력치가 레벨 10 기준으로 하향 조정됩니다.]“이건…….”
이걸로 100% 확실해졌다.
흡성 큐브가 저기 아코아 섬에 있다!
그리고 추측대로 추가 개선도 이루어진 모양이었다.
[매초마다 현재 스태미나 기준 10%씩 감소합니다.] [스태미나가 1 이하로 감소 시, 무한한 무기력에 빠져 모든 전투 능력을 상실합니다.]마찬가지로 살벌하기 그지없는 효과.
그런데 사실 플레이어한테는 크게 상관이 없는 옵션이긴 했다.
이미 앞선 10레벨 고정 디버프만으로도 완전히 무력화되어 버리니까.
즉, 두 번째 디버프는…….
‘수인들 때문이 아닐까?’
통하지 않는 존재가 있음을 확인한 상대가 준비한 새로운 효과.
이 디버프로 죽지는 않는다.
그저 무한히 약하게 만들 뿐.
그렇게 해서 인간 여과기와 같은 장치로 힘을 흡수하려는 게 목적일 것이다.
그럼 수인들의 땅인 아코아 섬을 노린 것도 어쩌면…….
“처음부터 의도적으로 접근한 걸지도 모르겠네요.”
재호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의도적으로 접근? 수인들을 찾아서 왔다는 말이니?”
“그렇죠. 배후에 누가 있는지는 모르지만, 힘을 모으는 것에 환장한 상태란 건 확실하거든요.”
수인의 존재를 확인하고 그들의 강력한 힘을 탐냈을지 모른다.
그걸 위해 흡성 큐브를 강화한 뒤, 아코아 섬을 작정하고 노린 것이라면?
아마 위스트넌은 차마 그러지 못했을 테고.
‘그리고 옵티마 교단…….’
커뮤니티에 올라왔던 옵티마 교단 유출 글.
거기서 글쓴이는 말했었다.
드래곤에 대해서.
그리고 수인 중엔 드래곤이라고 착각할만한 비주얼을 가진 녀석도 있다.
‘이 정도면 의심할 만하잖아?’
둥둥 떠다니던 정보들이 바다 너머 아코아 섬에서 모여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