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cho Florist Too Strong RAW novel - Chapter 1017
1016화
시베리아 바다호랑이 길드원들의 호들갑 덕분에 옵티마 교단의 멸망은 순식간에 알려졌다.
그렇지 않아도 고잉헬호가 움직였단 소식에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된 상황이었기에 빠르게 퍼질 수밖에 없었다.
갑자기 훌쩍 떠나 버린 고잉헬호는 대체 어디서 뭘 하고 있을까?
그런데 고작 하루 만에 숨었던 옵티마 교단이 싹 털려 버렸다고 하니 다들 충격을 받은 것이다.
그리고 커뮤니티가 늘 그렇듯, 각자의 생각이나 감정을 덧붙여 온갖 글이 쏟아졌다.
재호가 잘했네, 어쩔 수 없었네, 반인륜적이네 등등.
즉, 그냥 항상 보던 커뮤니티의 분위기와 다를 바 없다고 할 수 있었다.
오랜만에 던져진 먹음직스러운 떡밥에 서로 추천을 더 받겠다고 똥글들을 쏟아 낼 뿐.
하지만 다음 날, 갑자기 나타난 옵티마의 사도로 이슈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와! 드디어 알시아 참교육 들어가는 건가!!
└ㅋㅋ넌 뭘 기대하고 그런 소리를 하는 거냐? 대체 알시아가 참교육을 왜 당함? 오히려 털리겠지.
└영지 하나 지워 버릴 정도면 알시아 정도는 씹어 먹을 듯.
└응~ 코딱지만 한 자작령 지워 놓고 떠드는 수준 알 만하고요.
-자작령을 코딱지라고 하는 게 쟤들 수준임. 이 판타지랜드에서 귀족 작위 가진 곳들은 전부 개인이 어떻게 할 수 있는 곳이 아님. 게다가 전투 상황이 되면 귀족령 병사들은 시스템 보정도 받기 때문에 더 세짐. 겜알못들은 그저 자작령이란 거에만 집중하는데, 설령 그렇다고 해도 순식간에 지워 버린 건 분명 말도 안 될 정도로 강하다는 뜻임.
└어차피 그 광신도들은 ‘알시아’만 검색해서 찾아 들어옴ㅋㅋ 암만 논리 챙겨 봐야 이런 건 흐린 눈 하지.
-야, 근데 옵티마 사도라고 하는데 상황 보면 그냥 미친 살인마잖아. 그 자작령은 무슨 잘못이 있다고? 날벼락 맞은 거잖아.
└신의 분노인데 하찮은 벌레들 생명 따위 알 바임? 그리고 사람 죽인 걸로 따지면 오히려 알시아가 더 심하지.
└오우… 옵티마 신 이름이 똥칠 제대로 해 주네.
└근데 루바트르 자작령이면 오히려 잘된 일 아닌가? 거기 영주 개 같기로 유명했잖아.
└그건 그렇지. 솔직히 나도 좀 통쾌하긴 함.
└하지만 옵티마 교단은 악마랑 거래한 것까지 드러났잖아. 그리고 저 짓까지 한 거면 이제 악신이라고 봐도 되는 거 아님? [옵티마=악마] 인정?
-아니 그래서 옵티마 사도라는 놈이 누군데? 플레이어임?
└바보냐? 당연히 NPC겠지. 들리는 이야기에 따르면 한 명이 그 난장판을 벌였다는데, 플레이어 중에 그게 가능한 사람은 없음.
└ㄴㄴ플레이어라더라. 그쪽에 있던 사람들이 확인했다 함.
└미친? 진짜 플레이어라고? 가능한가?
사람들의 관심을 끈 정체불명의 플레이어.
하지만 당사자는 자신의 동선이나 위치가 특정되는 것을 피하려고 숨기지 않을까 싶었다.
플레이어라면 특히나 더더욱…….
하지만 사람들의 예상은 빗나갔다.
[속보! 옵티마 사도의 정체는 전 옵티마 교단 소속 성기사 플레이어인 호그나이트!]그 주인공은 당당하게 자신을 드러냈다.
* * *
칼리토를 흡수한 직후 사망한 호그나이트.
당혹감은 잠시, 그는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곰곰이 생각했다.
그리고 곧 장밋빛 미래를 꿈꾸기 시작했다.
뉴월드의 주인공은 알시아가 아니라고… 그 누구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걸!
자신이 겪은 인고의 시간이 마침내 결실을 보려 했다.
자신에게 새로운 주인공이 되라고 손짓하는 것이 느껴졌다.
아니, 적어도 호그나이트는 그렇게 느꼈다.
단, 걱정되는 점은 자신이 얻은 이 힘이 전 대악마라는 것.
악마의 힘을 얻은 성기사?
그건 아무리 포장해도 타락한 성기사밖에 안 될 터였다.
뉴월드 세계에서 그 정도 특성이야 크게 문제가 안 될 수도 있지만, 성기사 낭만-탈착식-에 집착하는 호그나이트는 이 악마의 힘을 내세우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또 하나 우려스러운 건 악마가 자신의 플레이에 간섭하지는 않을까 싶은 것.
게임인 만큼 몸의 통제권을 빼앗긴다거나 하는 일은 없으리라 생각했다.
분명 칼리토 또한 목적이 있기에 자신의 몸으로 들어오긴 했을 터.
만약 간섭하더라도 직접 통제보다는 평범한 플레이를 방해하는 정도가 아닐까 싶었다.
‘그럼 힘의 출처를 숨기고 활동을 하면 되겠군. 그리고 난…….’
고민하던 호그나이트는 결심했다.
‘신의 사도가 되는 거다!’
그런 위명이 가지고 싶었다면 차라리 칼리토의 힘을 거부하는 게 더 좋았을 것이다.
그러나 강력한 힘을 향한 탐욕에 굴복해 버렸으니…….
부활 시간이 되어 접속한 호그나이트.
그런데 접속하자마자 아주 거슬리는 소리를 들었다.
-넌 나의 종이다.
다짜고짜 머릿속에서 울리는 목소리에 호그나이트가 얼굴을 찌푸렸다.
기분 좋게 자신의 능력치와 스킬들을 확인하려던 건 어느새 까먹었다.
‘칼리토인가? 무슨 자격으로 날 종 취급하는 거지? 이미 죽은 망령 주제에.’
-종놈 주제에 콧대가 너무 높군. 주인인 나에게 예를 갖춰라.
‘지랄하지 마. 나한테 기생하는 주제에 예는 무슨 예야. 따지면 오히려 내가 네놈 주인이라고 해야겠지.’
-주제 파악을 못 하는군.
[당신의 레벨이 50 감소합니다.]“?!!”
난데없는 초강력 디버프에 호그나이트가 경악했다.
-네놈에 깃든 강대한 힘의 주인은 나다. 그리고 그 힘을 원하는 건 네놈이지. 행동거지를 조심해라.
[당신의 레벨이 복구되었습니다.]호그나이트는 안도하면서 내심 ‘그럼 그렇지.’라고 생각했다.
이만큼 강대한 힘을 아무런 제약 없이 휘두를 수 있을 리 없었다.
‘……뭘 원하는 거냐?’
-당장 원하는 것은 없다. 그저 기회를 지켜볼 뿐.
‘기회를 지켜본다?’
-때가 될 때까지 네놈에게 자유를 허락하겠다.
‘어?’
방금까지 생각했던 ‘그럼 그렇지.’는 싹 지워졌다.
‘저, 정말로 이 힘을 내 마음대로 휘둘러도 되나? 아, 아니. 됩니까?’
혹시 다시 가져갈까 싶어 얼른 태도를 바꾸었다.
-마음대로 해라.
그리 대답한 칼리토는 침묵했다.
덜덜덜-
호그나이트는 몸을 떨었다.
그리고 다시 확인한 자신의 엄청난 능력치와 새로 얻은 온갖 스킬들.
“마, 말도 안 돼. 이게 정말 내 캐릭터라고……?”
잠깐 무너졌던 자존심은 금방 회복되었다.
그리고 이 힘으로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어디까지 할 수 있을지 궁금했다.
‘일단 테스트해 보자.’
칼리토를 통해 얻은 텔레포트를 이용해 과거 자신이 갔었던 루바트르 자작령으로 향했다.
악마의 힘을 얻어 찾은 이 장소.
당연히 좋은 목적으로 찾아온 건 아니었다.
루바트르 자작은 호그나이트가 게임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그를 호구 잡아 지독하게 부려 먹었던 자였다.
보상은 쥐꼬리만 했고 혹여 실패하면 도리어 돈을 뜯어 가기도 했었다.
커뮤니티에서도 꽤 유명한 악질 NPC가 바로 그.
과거 루바트르 자작에게 언젠가는 복수를 하겠다고 다짐했었다.
옵티마 성기사가 되면서 사적인 복수는 불가능해졌지만, 지금은 또 달랐다.
‘교단은 붕괴했고 날 통제할 힘은 없어.’
루바트르 자작의 저택으로 당당히 걸음을 옮기는 호그나이트.
스스스-
그의 머리에서 두 개의 뿔이 자라나고 황금빛 성기사의 갑옷은 불길하게 타오르는 붉은 기운에 가려졌다.
본격적으로 칼리토에게 받은 힘을 꺼낸 것.
“이젠 내가 옵티마의 의지이자 정의다!”
스스로 완벽하게 과몰입한 호그나이트는 그리 외치며 자신만의 판결을 내렸다.
콰과광-!!
그리고 대폭발이 저택을 휘감았다.
* * *
“현장의 임모탈리언은 자신을 옵티마 신의 사도라고 말했지만, 생존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마치 악마의 모습 같았다고 하더군요. 입고 있던 갑옷은 분명 옵티마 성기사의 것이긴 했지만…….”
돌아온 스트로앤 교황이 재호에게 조사 내용을 알려 주었다.
“또한 무슨 의도인지는 모르겠으나 그자는 현장에서 자신의 정체를 스스로 밝혔답니다.”
[호그나이트]스트로앤 교황을 만나러 오기 직전, 줄칸을 통해서도 상대의 이름은 미리 들었었다.
하지만 이름만 듣고 알 수 있는 건 없었다.
“옵티마 교단의 상급 성기사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걸 보시겠습니까? 목격자들의 진술을 통해 만든 몽타주입니다.”
아마 지금이라도 게임을 끄고 커뮤니티를 보면 호그나이트의 정체를 자세히 알 수 있을 터였다.
하지만 스트로앤 교황의 몽타주 받아 확인하는 순간, 굳이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보자마자 떠오르는 사람이 있었다.
아니, 얼굴도 얼굴이지만 성기사라기엔 어울리지 않는 두툼한 몸집이 굉장히 낯익었다.
불과 어제 있었던 일이었으니까.
“이 사람은…….”
“역시 아시는군요.”
“짐작하셨던 모양이군요.”
스트로앤 교황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대왕님께서 출항한 시기나 옵티마 사도라 주장하는 인물의 등장 시기가 공교로워 연관성이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더군다나 그는 공개적으로 대왕님을 향해 적개심을 드러내기도 했으니 말입니다.”
“이자는 옵티마 교단을 뒤에서 이용하던 칼리토의 힘을 받아들였습니다.”
재호는 아코아 섬에서 있었던 일과 호그나이트에 대해 대략적인 설명을 해 주었다.
그러자 스트로앤 교황의 얼굴은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얼굴이 되었다.
“칼리토라니…….”
특히 칼리토가 죽은 뒤, 공석이었던 탐욕의 대공을 물려받은 사람이 스트로앤 교황이었기에 더 복잡한 표정이었다.
“칼리토가 사라지지 않았다니……. 생각한 것보다 더욱 심각한 상황이었군요.”
“이 호그나이트라는 사람을 추적해야 합니다. 칼리토를 잡기 위해서라도.”
“동의합니다. 어쩌면 이런 일을 아나볼릭 님께서 예상하셨던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대륙에 찾아온 위기를 저희가 이겨 낼 수 있도록.”
“혹시 피게르 대주교님이 이야기했던…….”
“아! 언질을 받으셨군요.”
“좋은 소식이 있다고만 들었습니다.”
“허허허- 그렇습니다. 이번 옵티마 교단의 멸망… 아니, 표현이 좀 그렇군요. 아무튼 대륙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던 5대 교단의 수장, 옵티마 교단은 이제 유명무실해졌습니다. 그리고 다른 교단들 역시 이스터디로 흡수되었죠. 기존 교단 질서는 모두 무너진 것입니다.”
“그 말은…….”
[*퀘스트*] [아나볼릭 신은 영겁의 세월 속에서 무시와 박해를 받아 왔습니다. 또한 대륙에서도 늘 찬밥 신세였던 자신의 아이들에게도 안타까움과 미안함을 가지고 있습니다.그런 상황 속에서 다가오는 대륙의 혼란은 곧 기회!
아나볼릭 신은 이것을 기회로 삼아 아나볼릭 교단이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길 희망합니다.] [퀘스트 목표 : 아나볼릭 교단의 대륙 5대 교단 편입] [퀘스트 수락 보상 : 1. 힘 능력치 50 증가
2. 추가 힘 능력치 상승률 30% 증가] [퀘스트 완료 보상 : 1. 힘 능력치 250 증가
2. 스킬 획득]
아나볼릭 신에게 받은 퀘스트 완료 조건은 달성할 수 없게 되었다.
‘설마 이것도 날로 먹진 않겠지?’
다행히 새로운 알림이 떴다.
[퀘스트 목표가 변경되었습니다.] [퀘스트 목표 : 아나볼릭 교단을 최고의 교단으로 만들기.]퀘스트는 바뀌었고 조건은 현 아나볼릭 교단의 상태와 부합했다.
아나볼릭 교단이 대륙에서 가장 위대한 교단이 되었음을 부정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으니까.
[퀘스트가 완료되었습니다.]그리고 신이 그것을 인정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