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cho Florist Too Strong RAW novel - Chapter 1035
1034화
신화의 등장을 알리는 새로운 알림.
얼마 전 테일러의 전설 클래스 승급 당시에도 이런 알림이 뜬 적 있었기에 사람들은 이번에도 비슷한 경우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전설, 신화 둘 중에 뭐가 더 높은 거임?
└당연히 신화 아닐까? 뭔가 신이랑 관련이 있어 보이잖아.
└궁금하다. 어쨌든 글로벌 알림이 뜬 걸 보면 어디선가 엄청난 일이 벌어졌다는 뜻인데.
-요즘 게임 내 분위기가 조용한 거 같으면서 은근히 다이나믹한 듯. 아무래도 조만간에 큰 거 하나 올 거 같다.
└조용하긴 개뿔ㅋㅋ 호그나이트 저 또라이가 하고 다니는 짓 안 보이냐?
└호그나이트가 또라이는 맞는데, 뉴월드 세계관 전체를 기준으로 보면 꽤 오랜 시간 조용했던 게 사실임.
└나도 비슷하게 생각. 물론 호그나이트가 날뛰는 게 크다면 큰 사건이긴 함. 그런데 감당 못할 힘을 얻은 찐따의 망상 같은 짓만 하고 다니잖아? 억울하게 죽는 NPC들이 많긴 하지만, 뉴월드 세계관에서 그들의 죽음 자체가 당장 난리가 날 정도로 큰 사건은 또 아니거든.
└동의. 가디언 길드 때 생각해 보면 바로 알 수 있음. 제국이 그냥 가디언 길드 멸종시키려고 이 악물었었잖아. 호그나이트가 요란한 거에 비해 대륙에 치명적인 피해는 주고 있다고 볼 순 없음. 강자들에게 직접 피해는 안 주고 피하며 약자들만 찾아다니는 중이니……
-또 하나 추측해 보자면 호그나이트가 거대 사건의 시발점이 되지 않을까 싶음. 이유 없이 저만한 힘을 날로 얻은 건 말도 안 되고 무한할 리도 없음.
└황재호 : ???
└전에 누가 말했었지만, 황재호가 만약 호그나이트가 얻은 힘을 먹었으면 전설 NPC 한 트럭 데려와도 황재호가 이길 거임. 저만한 힘을 가지고도 고작 저따위 짓밖에 못하는 호그나이트가 이상한 거야.
└그럼 지금 뜬 알림도 호그나이트와 관련이 있을 수 있겠네. 큰 사건의 시발점이라면.
└그건 알시아 쪽이 가능성 커 보임. 그리고 악마는 몰라도 천사랑 친한 건 알시아가 유일하기도 하고.
└여기 있는 놈들 죄다 아는 거 없이 추측만 하는데 왜들 이렇게 심각한 척하냐ㅋㅋㅋ
-나 호그나이트랑 개인적으로 아는 지인인데, 방금 확인해 보니 알림 주인 호그나이트 맞대.
└흐미… 걔는 뭘 했기에 신화 알림이 뜬 거래?
└자기가 다크나이트라던데?
└? 뭔 미친 소리야?
같은 시각, 커뮤니티 분위기와 동떨어진 채 혼자 흥분한 호그나이트.
가뜩이나 반쯤 이성을 잃은 상태이던 호그나이트는 자신의 눈앞에 뜬 것이 글로벌 알림이란 것조차 알아보지 못했다.
그런 와중에 지인으로부터 귓속말이 오자 그제야 글로벌 알림인 걸 알았다.
아마 보통의 사람이라면 그쯤 되면 알 것이다.
이 알림은 자신의 것이 아니라는 걸.
하지만 자신에게 200% 취한 호그나이트는 그마저도 눈치채지 못했다.
그래서 당당히 말했다.
대의를 위한 희생의 결심을 내렸다고.
그렇게 잘못된 정보가 퍼져 나갔다.
동시에 사람들의 걱정 역시 커졌다.
지금까지 극한의 졸렬함을 보여 주던 호그나이트가 또 무슨 짓을 할지…….
하지만 거기서 멈추지 않고 의미를 오해석한 호그나이트는 개인 방송까지 켜는 선택을 했다.
그는 스스로 다크나이트가 되어 세상의 어둠 속 히어로가 되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숭고한 뜻을 모르면 그게 어찌 다크나이트겠는가?
아무도 모르면 그냥 미치광이 살인마일 뿐, 알아야 다크나이트로서 의미가 있다는 게 호그나이트의 생각이었다.
그래서 방송을 통해 다크나이트가 되었음을 선언할 계획이었다.
-얘 뭔 깡으로 방송 켰음?
-방제 뭐임? 중대 발표?
-알시아한테 제발 좀 죽여 달라고 부탁하려는 듯?
-그건 도발 아님?
역시나 금방 모여드는 사람들.
그리고 어느 정도 모인 후 호그나이트는 마침내 선언했다.
“지금 지금부터 전 다크나이트로 활동할 것입니다.”
-?
-??
-???
쏟아지는 갈고리.
-얘 뭐하냐?
-자기 입으로 자기가 다크나이트라고 말하는 거?
-ㅋㅋㅋ다크나이트라고 선언하면 그게 무슨 다크나이트임?
-와… 보고 있는 내 얼굴이 다 붉어진다.
-얜 뭔 뽕이 차서 갑자기 다크나이트 타령하는 거임?
-그보다 알림이 뭔지 설명부터 좀 해 줘.
“아, 그건 말이죠…….”
알림에 대해 말을 하려던 그 순간, 호그나이트는 번쩍 정신이 들었다.
‘그런데… 그 알림이 그래서 뭐지?’
불현듯 생각해 보니 알림만 떴을 뿐, 자신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진 전혀 알 수 없었다.
그런 어마어마한 알림이 떴는데, 자신에겐 아무런 변화가 없을 가능성이 얼마나 될까?
당연히 자신과 관련된 알림이라고 생각했는데, 곱씹어 보면 ‘당연히’라는 게 성립할 수 없었다.
그리고 문제는 왜 그 ‘당연한’ 사실을 자신이 생각하지 못했냐는 것.
멍청이도 아니고 말이다.
그리고 대부분 사람이 그렇듯, 그도 자신이 멍청하다는 건 인정하지 못했다.
‘…시스템이 조작한 거다.’
호그나이트는 생각했다.
내가 그렇게 멍청한 놈일 리가 없다!
‘오늘 접속한 이후로 계속 이상했어. 내가 내가 아닌 듯한 느낌. 그래. 게임이 나를 조종하는 거였어!’
그래서 호그나이트는 충동적으로 소리쳤다.
“내 머리에 조종 장치가 들어 있습니다! 뉴월드가 나를 조종하고 있다고!!”
-???
-미친 건가? 갑자기 왜 이럼?
“내가 하는 건 모두 월드와이드가 조종한 거다! 난 이런 일들을 하고 싶지 않았다고! 이건 전부 알시아를 주인공으로 만들려는 음모라고!!”
이리 보고 저리 봐도 미친 사람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호그나이트.
현실이라면 슬금슬금 외면하고 피할 것 같은 모습이지만, 인터넷 세상은 아니었다.
아주 재밌는 일이 벌어졌다는 듯, 신나게 해당 영상을 퍼 날랐다.
하지만 재밌는 일-구경꾼 관점에서-는 그게 끝이 아니었다.
번-쩍.
갑작스러운 섬광과 함께 번개 줄기가 호그나이트를 때렸다.
“크악!!”
온몸을 자극하는 짜릿함에 실제 피해가 그리 크지 않음에도 비명을 터트린 호그나이트.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꽈르릉- 쿠구궁-
연이어 쉴 새 없이 쏘아지는 강력한 번개.
말 그대로 마른하늘에서 쏟아지는 날벼락에 호그나이트는 아무런 대응도 못하고 정신없이 두들겨 맞았다.
하지만 방송을 보던 사람들은 아니었다.
시청자 상당수는 그 번개 줄기를 낯익어 했다.
-빅썬더 스킬 아냐?
-몰아치는 공격 스타일이 그렇게 보이긴 하는데…….
그러나 빅썬더가 사람을 대상으로 공격을 하는 예는 없었다.
그래서 다들 긴가민가했다.
번개의 형태나 현재 기상 상황을 생각하면 마법은 확실했지만, 사람을 패고 있으니 빅썬더일 리가…….
-맞잖아!!
-미친!!! 뭐냐?
차분한 얼굴로 호그나이트에게 벼락을 뿌려 대며 다가오는 빅썬더.
-비, 빅썬더가 사람 잡는다!!
그 초유의 사태에 모두가 경악했으나 한편으로는 그런 생각도 들었다.
얼마나 호그나이트가 싫었으면 빅썬더가 자신의 신념마저 꺾고 직접 나섰을까?
-하긴… 솔직히 게임이라서 그렇지, 호그나이트가 하는 짓들 보면 인간 아니긴 해.
-근데 너무 아깝지 않음? 지금까지 지켜 온 칭호 버리게 됐는데.
-혹시 알시아가 협박한 거 아닐까?
-ㅋㅋㅋ알시아가 빅썬더를 협박? 잘도 먹히겠다 그게.
-그보다 이 싸움 누가 이기겠냐? 사람이랑 싸워 본 적 없으니 빅썬더가 밀리려나.
-빅썬더가 몬스터만 잡아서 그렇지, 사실 리얼 싸움귀임.
-ㄴㄴ그때 알시아한테 두들겨 맞는 거 못 봤냐? 호그나이트도 보통 맷집 아님. 그리고 마법사 상대로는 맷집 강한 게 가장 좋은 카운터지.
승패를 두고 의견이 갈렸지만, 실제로 현재 호그나이트의 상태는 마법사를 상대하기엔 최고라 할 수 있었다.
마법이란 게 본래 힘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것.
특히 번개는 화염과 더불어 공격성이 강하기로 유명한 마법이지 않은가?
어마어마한 체력에다 역시 엄청난 회복력을 지닌 호그나이트는 마법사에겐 특히나 강하다고 할 수 있었다.
게다가 빅썬더에게 불리한 조건은 그것만이 아니었다.
마나는 무한하지 않다.
거기다 쿨타임까지 생각하면 결국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 마법사.
그래서 마법사가 진짜 위력을 발휘하기 위해선 파티 플레이가 필수인 것이다.
적당한 상대야 얼마든지 혼자 감당할 수 있겠지만, 호그나이트 같은 적을 상대로 마법사가 혼자 싸우는 건 최악의 상성이라 할 수 있었다.
그나마 빅썬더의 피지컬이 마법사라기엔 꽤 훌륭한 덕에 호그나이트가 달려드는 것도 그럭저럭 피할 수 있긴 했다.
정작 호그나이트는 그런 사실을 의식하지 못하는 것 같았지만…….
콰앙-!! 콰과광-!!
계속 빅썬더를 향해 마구 달려드는 호그나이트.
그는 지금 가슴속 기대감이 점점 부풀어 오르는 중이었다.
랭킹 1위가 자신을 상대로 도망 다닌다?
‘내가 빅썬더를 잡는다?’
그 달콤한 유혹에 그는 점점 더 적극적인 공세를 펼쳤다.
빅썬더 입장에선 사람이 아니라 몬스터와 싸우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성가시군.’
빅썬더는 새삼 재호가 얼마나 잘 싸웠는지 알 수 있었다.
그러나 빅썬더 또한 뛰어난 플레이어.
사냥귀이자 레벨 랭킹 1위는 그냥 만들어진 게 아니었다.
그는 화려하고 강력한 마법으로 호그나이트를 점점 더 자극하며 수렁으로 끌어들였다.
그 모습이 언뜻 빅썬더의 위기로 보였고 호그나이트 또한 자신의 승리가 다가왔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그의 머릿속에서 텔레포트를 이용한 도주라는 선택지는 완전히 사라졌고 빅썬더가 지친 듯 주춤하는 순간을 포착하자마자 큰 스킬을 준비했…….
푹-
“?!”
호그나이트의 두 눈이 부릅떠졌다.
뒤에서 누군가 자신을 찔렀다.
그런데 그 위력이 지금까지 빅썬더의 스킬에 얻어맞은 것보다 몇 배는 더 강했다.
“이, 이게 무슨…….”
일시에 들어온 치명적인 일격에 그가 주춤하자 또 한 번 의문의 공격이 그를 찔렀다.
급히 몸을 돌리며 뒤를 공격해 보지만 이미 연기처럼 흩어져 사라지는 상대.
그 흔적을 본 시청자들 몇 명은 눈치챘다.
-테일러다!!
* * *
빅썬더가 테일러까지 데리고 호그나이트로 잡으러 가겠다고 했다.
확실히 꽤 괜찮고 강력한 구성이기에 재호는 걱정이 많이 덜 수 있었다.
‘질 리는 없겠지.’
호그나이트가 도망가면 도망가지, 빅썬더나 테일러가 죽을 일은 없을 터였다.
한편 재호는 위스트넌에서 천과를 정리한 뒤, 다시 대륙으로 복귀해 대륙 쪽 천과 물량으로 모자란 부분을 충당했다.
하지만 프티머스가 요구한 물량엔 한참 미달.
‘쯧……. 이 이상은 안 되겠는데.’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었다.
그렇다고 그 물량을 채울 때까지 기다리기엔 여유도 없으며 천과를 대륙에서 오래 보관하는 것도 힘들었다.
‘이거라도 받아들이도록 설득해야지. 절대 적은 양은 아니니까.’
재호는 그걸 가지고 다시 천계로 향했다.
프티머스를 만나러 가는 길마다 재호에게서 흘러나오는 진한 천과향에 천사들이 꼬여 난감했다.
다행히 트집은 잡히지 않고 도착한 프티머스의 집무실.
“이게 한계입니다.”
재호는 단호히 말했다.
“이걸로도 만족 못한다면 그냥 없는 일로 하시죠.”
이 정도 물량이면 다른 대천사가 프티머스의 반대를 무릅쓰고 재호를 도와줄지도 몰랐다.
기억이 돌아온 프티머스만큼 사태를 잘 이해하고 있지는 않겠지만…….
“흠… 어쩔 수 없군.”
다행히 그는 재호의 협박을 받아들였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이 많은 천과를 자신이 가지지 못할 수도 있다고 하니 초조해진 모양.
정말 정의의 대천사다웠다.
“좋다. 거래를 받아들이겠다.”
정말 듣기 힘들었던 한마디가 마침내 프티머스의 입에서 나오며 포세이돈 교단이 한층 더 도약했다.
그리고 그보다 몇 배는 더 듣기 힘든 또 다른 대답이 재호의 시스템 알림으로 등장했다.
[포세이돈 신이 당신의 노력에 크게 만족합니다.] [포세이돈 신이 당신의 오랜 부탁을 들어줄 것을 약속합니다.]오랜 부탁!
재호가 포세이돈에게 바라는 건 하나뿐이었다.
바로 루로아 황녀의 저주를 거두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