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cho Florist Too Strong RAW novel - Chapter 104
103화
“폐하! 제가 그 벌레 같은 놈을 영원히 잠재워 버리고 돌아왔습니다!”
다시 아리프에게 복귀한 테일러가 용맹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음? 암살을 성공했다고? 이렇게나 빨리?”
“어지러운 전장 덕분에 오히려 더 쉬웠습니다.”
“흐음…….”
명백한 의심의 눈초리.
곧이어 정말 우스터가 전장에서 사라졌다는 보고에 아리프는 미소를 띠었다.
“대단하군. 그런데 말이네…….”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이야기하던 아리프의 분위기가 일순간 바뀌었다.
“그대는 분명 함께 이곳으로 침입했던 동료들 중, 가장 떨어지는 실력이라고 했던 것 같은데?”
“가, 가장은 아닐 겁니다.”
“그놈은 왕실 기사단을 단신으로 둘이나 처리할 정도의 강자. 그런 자를 암살하려면 그대의 실력은 결코 약하다 할 수준이 아닐 것인데? 심지어 이 정도로 빠르게?”
“그, 그건…….”
테일러를 향한 의심이 점점 커져 갔다.
‘젠장……. 결국 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거야! 빌어먹을 알시아!!!’
하지만 돌아갈 수 없는 일.
길이라곤 일방통행뿐!
“말해 보라! 테일러! 네 정체는 뭐지?!”
착― 차자작―
순식간에 인벤토리에서 아이템들을 꺼낸 테일러가 착용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이어진 꽃밭!
[민첩성이 대폭 증가…….] [적의 급소를 노릴 확률이…….] [치명타 데미지가…….] [현재 마나당 공격력이…….] [어둠 속에서…….] […….] [너무 많은 효과가 중첩되었습니다!] [마나가 폭주합니다!]레드에게 줬던 것과 마찬가지로, 각 꽃들의 시너지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파괴적인 조합의 결과였다.
“이, 이놈!! 지금 무슨 짓을 꾸미는 거냐?!!”
“멈춰라!!!”
깜짝 놀란 기사들이 급히 아리프 앞을 막아섰으나, 테일러는 최정상 암살자.
“내가 무릎을 굽힌 것은…….”
앞이 막혔다고 뒤에 숨은 목표를 공격 못 할 건 없었다.
“……뒤통수를 치기 위함이다!!!”
사아악―!!
연기처럼 사라져 버린 테일러가 나타난 곳은 아리프의 그림자 속이었다.
!!!
푸욱―!!!!
“커헉?!!!”
아리프의 심장이 있는 곳을 정확히 꿰뚫은 테일러의 단검이 부르르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어어어어?!!”
테일러에게 중첩된 모든 패시브가 폭발하며 과부하가 오기 시작한 것이었다.
[치명타가 터졌…….] [치명타의 치명타가…….] [치명타의 치명타의 치명타가…….]눈앞을 어지럽히는 수많은 알림들을 알아볼 수 없었으나 대충 그런 의미였다.
“크아아아아아악!!!!!”
“으아아아아악!!!!”
시커먼 기운에 휩싸인 아리프와 테일러가 동시에 비명을 질러댔고 잠시 후.
콰아아아앙―!!!!!
그곳에서 일어난 폭발에 저택의 한쪽 벽면이 터져나가 버렸다.
“아, 알시아님?!”
벌떡―
폭발에 사만다가 소리쳤고, 단잠을 자던 티나도 벌떡 일어났다.
“……뭔가 이상한데?”
시커먼 기운이 저택을 뭉실뭉실 휘감는 게 영 불길했다.
―야 인마!!! 이 자식 안 죽잖아!!!
때마침 테일러에게서 온 귓속말!
―안 그래도 궁금하던 참이었어. 어떻게 된 거야?
―몰라! 공격은 제대로 들어갔는데 죽었단 메시지가 안 떠!
―뭐? 공격력이 부족했던 건가?!
―그, 그건 아닌 것 같은데…….
확실히 테일러가 한 번도 본 적 없는 압도적 공격력의 일격이었다.
―전설급 NPC라서 그런 건가? 어? 뭔가 보인다!
―뭐가?!
―…….
테일러의 말이 잠시 끊겼다.
―야! 뭔데?!! 말을 해!
―어……. 이거 사람 아닌데?
―응?
사람이 아니라고?
―감히 버러지 같은 놈이 내게 칼을 들이밀어?!!!
쿠구구구―
아예 저택의 지붕을 뚫고 몸을 일으키는 거구의 생명체!
머리에 달린 여러 개의 뿔이나 전신에서 뿜어내는 새까만 불꽃은 아무리 봐도…….
“?”
“……저거 악마 아닙니까?”
사만다의 물음에 재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프란케어의 수호를 뚫고 왕가를 휩쓸 수 있었던 이유!
바로 그만한 힘이 있기 때문이었다.
―테일러! 테일러!
―왜?
―갑자기 저놈이 왜 튀어나온 거냐?
―‘회복 불가능한 충격을 주었습니다.’라고 하더니 갑자기 변하더라.
콰르르르릉―
주변으로 퍼져나간 화염 폭풍에 재호 일행이 숨어 있던 수풀이 홀라당 타버렸다.
―?!!
그리고 알시아를 발견한 아리프……였던 대악마 파이라가 흠칫했다.
―네 이놈……!!!!
빠르게 상황을 파악한 파이라!
―모두 네놈 짓이었구나!!!!
“아니, 널 찌른 건 테일러인데?”
재호는 얼른 정정해 주었다.
동시에 테일러에게도 빠르게 귓속말을 보냈다.
―아무래도 이젠 같이 싸워야 할 것 같다!
―아니, 그건 안 돼.
―왜?!
―나 죽었어.
―…….
―노오옴!!!!
콰아아앙―!!
파이라가 만들어낸 화염창이 재호가 서 있던 곳에 내리꽂히며 커다란 폭발을 일으켰다.
“으헉?!”
직격타는 피했지만 폭발의 충격에 튕겨져 나간 재호는 정신없이 바닥을 굴렀다.
“미, 미친놈아!!! 불로장생초 다 탄다고!!!”
이런 상황에서조차 제일 걱정되는 건 불로장생초!
저 커다란 놈이 날뛰다간 모조리 재가 되어 버릴 판이었다.
―크하하하하!! 불로장생초?! 이미 내 정체가 모두 들통 난 이상, 그딴 건 필요 없다! 라셀 왕국을 통해 대륙을 잠식하려던 내 계획은 거품이 되었지만, 상관없다!! 이대로 모두 불태워 버리겠다!!!
[*대륙 퀘스트*] [대악마 파이라가 나타났다!조용히 정체를 숨긴 채 라셀 왕국을 잠식하려던 그의 계획은 저지되었으나, 본체가 드러난 이상 남은 건 막무가내 파괴뿐.
누구든 이 대악마를 막는다면 전 대륙에 이름을 떨치게 될 것이다.]
재호뿐만 아니라 영지 외곽에서 전투를 벌이던 플레이어들에게도 떠오른 글로벌 알림.
이미 그 전부터 모든 이들이 전투를 멈춘 채, 영지 가운데서 솟아오른 거대한 악마를 바라보고 있었다.
플레이어들과 싸우던 NPC들 역시 당황한 건 마찬가지.
그들이 모시던 귀족이 사실은 악마라니!
악마인 걸 알고도 따를 정도로 타락하지 않은 그들이었기에 칼끝이 돌아서는 것도 금방이었다.
“악마를 토벌하라!!!”
“와아아아!!”
말에 올라탄 왕실 기사단이 영지 내로 돌진했고, 플레이어들도 눈치를 살피다 냅다 달리기 시작했다.
“와아아아아!!!! 대악마다!!!”
“한 방……! 유효타 한 방만 먹이면 대박이다!!!!”
난데없는 초대박 퀘스트에 신난 플레이어들이 불나방처럼 달려들었다.
―이놈들!!!!
쿠르르르―
거대한 팔을 힘껏 휘둘러 던진 화염창이 수백 명 한가운데에 떨어졌다.
콰아아아아앙―!!!!
“으아아아악!!!”
“살려줘!!!!”
어중이떠중이들은 일격에 증발!
“미친! 악마가 이 정도로 강해?!”
랭커들도 경악하게 만드는 공격력이었다.
왜 악마들의 땅인 리젤란 숲에 얼씬도 하지 않는지 단번에 깨달을 수 있었다.
반면, 재호의 경우엔 악마와 제법 친한 편이었다.
, 칭호를 가진 재호!
그 칭호는 역시 악마인 파이라에게도 어느 정도 영향이 있었다.
잘못 걸리면 어떤 짓을 당할지 모른다는 경각심!
그 탓에 그의 움직임은 제한적이었고, 1순위가 재호를 죽이는 것이라 주변을 제대로 신경 쓰지 못하고 있었다.
―이 쥐새끼 같은 놈!!!
화력은 살벌하나 거대한 덩치만큼 둔한 움직임은 재호에게 전혀 위협이 되지 않았다.
그렇다고 악마들의 가장 강력한 무기인 저주가 통하느냐?
[자연으로부터 사랑받는 당신! 자연계에 허락되지 않는 불순한 힘으로부터 보호를 받습니다.] [효과1 : 악마와 관련된 모든 종류의 저주 효과가 80% 감소합니다.] [효과2 : 저주로 인한 상태 이상에 면역이 됩니다.]바로 최고의 클래스 패시브 덕분에 어지간해선 소용이 없었다.
남은 건 자신의 창을 이용한 광역 공격인데…….
그건 주변에서 눈이 뒤집혀 달려드는 수많은 플레이어들에게 써야 했기에 재호 한 명을 노리고 쓰는 건 낭비였다.
직격타를 먹인다는 보장도 없었고.
투캉―!
―크억!!
게다가 묵직하게 박히는 티나의 화살과 왕실 기사단의 공격은 정말로 조심해야 했다.
신경 쓸 게 한두 개가 아닌 상황!
―이대로 당할 줄 아느냐!!!! 커헉?
!
어느새 접근해 온 재호의 모종삽이 파이라의 발목을 찔러 버렸다.
역시나 만만치 않은 공격력과 충만한 생령에 그는 다리가 저릿했다.
―놈!!!!
쿠우웅―!!!!
힘껏 발을 굴러 재호를 떨쳐낸 파이가 창을 내리꽂았다.
“흡!”
콰르르릉―!!!!
“알시아님!!!!”
폭발에 휘말린 재호가 튕겨나간 사이, 사만다는 을 뽑아들었다.
주변이 온통 불바다인 탓에 그녀의 정령검은 평소보다 더 강력하게 타오르고 있었다.
“하압!!”
콰앙―!!!
하지만 애초에 불을 두르고 있는 파이라이기에 상성이 나빴다.
퍼억―!
“윽!”
파이라의 발길질에 튕겨나간 사만다!
그녀가 다시 중심을 잡는 순간, 머리 위로 커다란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
꼼짝없이 밟힐 상황!
―죽어라!!!!
쿠웅―!!!!!
―?!
발을 내리찍은 파이라는 얼굴을 찌푸렸다.
무언가가 자신의 발을 막은 채, 들어 올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파이라보다 작긴 해도 상당히 거대한 크기의 골렘!
그그그그―
―크헛?!
골렘은 파이라의 다리를 잡은 채로 달려들어 파운딩을 시도했다.
하지만 체급에서 확실히 밀리니 뒤로 물러서게 하는 게 전부였다.
―네, 네놈……!!!! 어째서 칼리토의 힘을 품고 있는 것이냐?!!
움찔―
골렘을 향한 아리프의 외침에 재호는 움찔했다.
“징징아!! 입부터 조져!!!!”
―이, 이건 애초에 내 말은 하나도 안 듣는다!!!!
골렘 위에 올라탄 징징이가 소리쳤다.
―뭣?! 넌 악마초 정령이 아니더냐?!!! 넌 또 왜 정령화장과 있는 것이냐!!!
―앗?!
단박에 자신을 알아보자 징징이는 골렘 뒤로 숨어 버렸다.
콰앙―!!!
―크윽!!
다시 달려든 골렘 탓에 파이라는 더 이상 멍청히 있을 수 없었다.
―꼭두각시 주제에!!!!
쾅― 콰과광!!!
골렘의 오른쪽 어깨를 깊게 찌르고 들어온 창이 폭발하며 팔이 터져나갔다.
기이이잉―
남은 한쪽 팔의 톱이 파이라의 옆구리를 날카롭게 긁었고, 소름 돋는 충격에 그는 휘청거렸다.
“발사!!”
파바박―
왕실 기사단의 손에 들린 장궁에서 쏘아진 섬광들이 별빛처럼 쏟아지며 파이라를 뒤덮었고, 티나의 공격이 특히나 강하게 그를 뒤흔들었다.
“한 입!!!!”
“한 입만!!!!!”
거기다 눈 뒤집힌 플레이어들의 스킬 난사까지.
―크아아아아!!!! 이 버러지 같은 놈들!!!!
쿠구구구구―
슬슬 위험하다는 걸 느낀 것인지, 파이라는 포효와 함께 온몸을 불길로 뒤덮었다.
그러더니 서서히 몸이 서서히 줄어들기 시작했다.
“2페이즈인가?!”
프스스스스―
평범한 인간과 비슷한 크기로 변한 파이라.
―하찮은 것들. 기어이 내가 진심으로 싸우도록 만드는구나.
스으―
손을 들어 올리자 허공에서 만들어진 수십 개의 창들이 맹렬이 타올랐다.
휙―
가벼운 손짓 한번 이후에 벌어진 충격적인 광경!
콰과과과광―!!!!!!
“으악?!!”
“피, 피해!!!!”
한 입만 먹자고 달려들었던 선두의 플레이어들이 대응도 못 한 채, 검은 폭발에 휩쓸리더니 재가 되었다.
“?!”
더 빠르고 위력이 압축된 공격!
쿵―쿵―쿵―
앞으로 나선 왕실 기사단이 방패를 세우며 일사불란하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콰과광!!!
그곳에 파이라의 폭격이 쏟아졌으나 진형을 갖춘 왕실 기사단은 움직이는 요새와 같았다.
서로가 서로의 충격을 흡수해 주며 내딛는 한 걸음 한 걸음.
“잘한다!!!”
“크! 역시 왕실 기사단이야!!!”
그들의 강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플레이어들이 뒤에 몸을 숨기고 응원했다.
하지만 이어진 파이라의 공격에 그들은 다시 시무룩해졌다.
―위대한 존재에게 조아려라!!
“크읍?!”
“으윽? 몸이……!!”
갑자기 비틀거리며 하나둘씩 무릎을 꿇는 기사들!
그 영향은 곧이어 플레이어들에게도 미치기 시작했다.
[악마 귀족 파이라의 존재감에 압도당합니다.] [민첩성과 공격력이 하락합니다.] [낮은 저주 저항력으로 인해 대상에게 복종합니다.]사실상 랭커들을 제외하면 어지간한 플레이어들이 파이라에게 무장해제 당한 상황!
“빌어먹을……. 괜히 2페이즈가 아니란 건가?!”
이를 갈며 난처해하는 그 순간.
[의 범위에 진입하였습니다.] [충만한 생령이 일대에 퍼져나갑니다.] [구속력이 약화되어 컨트롤이 가능해집니다.]“응? 뭐지?”
주변이 희미한 반짝거림으로 가득 차더니 갑자기 파이라의 저주가 일부 해제되어 버렸다.
―????
당황한 건 파이라 역시 마찬가지.
“헉?! 저, 저길 봐!!!”
원인 불명의 반짝거림을 쫓던 사람들이 발견한 것!
스으― 스르르―
그곳엔 이해할 수 없는 춤을 추고 있는 재호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