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cho Florist Too Strong RAW novel - Chapter 108
107화
재호에게 브이로그 허락은 받은 메이.
하지만 양해를 구해야 할 사람은 한 명 더 있었다.
“저기…… 후카님.”
“아, 메이님. 무슨 일이세요?”
“다른 게 아니라…… 저도 영상을 찍어 보려고 하는데요…….”
“영상이요?”
메이는 자신이 하려는 브이로그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엘리시아 화원의 시시콜콜한 이야기들.
그리고 꽃과 정령, 엘프들의 일상을 보여주고 싶다고 그에게 말했다.
“그래서 그런데…… 혹시 후카님에게 피해가 가진 않을까요?”
엘리시아 화원이라는 특수한 장소를 촬영할 수 있다는 이점을 나누어 가지게 되는 것.
후카 입장에선 충분히 불쾌할 수도 있는 일이었다.
“하하, 그럴 리가요. 얼마든지 촬영하세요.”
다행히 그는 시원하게 대답했다.
“어차피 이 화원을 만든 건 알시아님과 메이님이잖아요? 당연히 어떻게 하든 제가 뭐라고 할 입장은 아니죠. 그리고 어차피 제 시청자들 성향이 조금…… 그런 것과는 안 어울려서요…….”
후카의 시청자들은 상당히 과격한 성향이었다.
그들이 좋아하는 것들은 엘프들에게 욕먹고 얻어맞는 플레이어들, 혹은…… 똥통에서 구르는 플레이어 등…….
다소 하드코어한 취향들이었다.
방송 초기에야 워낙 신비주의였던 재호에게 관심이 집중되었으나, 그것도 대회 이후론 많이 사라진 상태였다.
즉, 메이의 브이로그와는 정반대의 성향이라 할 수 있었다.
“그러니까 걱정 마시고 얼마든지…….”
쾅―!!!!
“?!”
그 순간, 인간 거주구역 쪽에서 들려오는 폭음!
“엇?! 폭행인가! 메이님! 전 이만 가 보겠습니다!!”
“앗, 그러세요.”
곧장 카메라를 켜고 떠난 후카.
남은 메이는 결정을 내렸다.
“좋아! 그럼 해 보는 거야!”
* * *
타이밍이 안 맞아도 더럽게 안 맞았다.
워낙 재호가 바쁘게 왔다 갔다 한 탓에 라셀 왕국에서도 방패를 못 받았고, 결국 다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하필이면 도착한 타이밍에 정신줄을 놓은 것이다.
‘미친!!! 근데 왜 하필 저 자식이야!!’
방패를 주기로 합의가 다 된 마당에 당사자에게 주먹을 휘두른다?
이보다 최악이 어디 있을까?
만약 재호가 죽기라도 한다면 방패를 영원히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었다.
‘아니, 영원히 여긴 발을 못 붙이겠지!’
―젠장!!! 사만다!!
[현재 귓속말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몸의 통제권을 완전히 빼앗긴 탓에 그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망할!!! 제발! 제발 10분만 버텨서 살아남아라!!!!’
그는 간절히 기도했다.
“크아아아악!!!”
괴성과 함께 재호에게 달려든 우스터는 강력한 찌르기를 시도했다.
후우웅―!!
재호는 깜작 놀라 그 공격을 피했다.
‘뭐야? 왜 이렇게 빨라?’
우스터와는 두 번이나 싸워 봤기 때문에 재호는 그의 수준을 대략 알고 있었다.
헌데 지금 우스터는 지금까지 재호가 상대해 본 그 누구보다 빠르고 날카로운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었다.
‘무슨 훈련이라도 받은 건가?’
쐐액―
재호의 머리카락을 스치는 우스터의 검.
그렇게 몇 번 피하다 보니 한 가지 특이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스킬은 사용하지 않고 주로 육체 능력만 사용하는군.’
게다가 방패가 주렁주렁 달린 쇠사슬도 무기처럼 휘두르고 있었다.
제법 위력적이긴 했으나, 확실히 빗나갔을 경우에 빈틈은 더 커졌다.
퍼억―
그리고 찰나를 놓치지 않은 재호의 공격이 우스터에게 적중했다.
하지만 창을 든 손이 아닌, 맨손 공격.
‘일단 중독 1 중첩.’
기본 공격력 1652의 화염창이 마기 중첩 대상인 우스터에겐 1%가 증가하여 1669로 적용이 되었다.
‘제대로 작동되는군.’
슈욱― 콰앙!!!!
연이어 재호는 창을 찔러 넣었으나, 워낙에 어설픈 창술인 탓에 아주 쉽게 막혔다.
‘상당히 예민해서 유효타 넣기가 어렵군. 중첩을 쌓는 것도 어렵고.’
도 유효타에만 적용이 되다 보니, 두 배 강해진 우스터를 맞추는 게 상당히 어려웠다.
샌드백처럼 잔뜩 얻어맞았던 과거와는 전혀 다른 몸놀림.
‘그래도…… 꽤 재밌는데?’
이 게임을 시작하고 처음으로, 재호는 비슷한 피지컬의 상대를 만났다.
날고 기는 플레이어들은 전부 스킬에 의존한 순발력 싸움이었던 반면, 우스터는 본능에 따른 전투를 보여주고 있었다.
재호가 즐거움을 느낄 정도로 뛰어난 수준의!
한편, 몸의 통제권을 빼앗긴 우스터 역시 속으로 경악하고 있었다.
‘아니, 이 자식은 진짜 괴물인가?’
수십 번이나 망령에게 지배를 당해 본 그는 지금의 자신이 얼마나 강력한지 잘 알고 있었다.
심지어 랭커들조차 몸을 사렸던 라셀 왕실 기사단을 상대로도 미친 활약을 보이지 않았던가?
그런 자신을 상대로 재호는 표정 하나 변하지 않은 채 상대하고 있었다.
‘방송에서 보긴 했지만 진짜 말도 안 되는 피지컬이야.’
맞추기만 하면 치명상을 입힐 수 있지만, 맞지 않으니 의미가 없는 일.
우스터의 공격은 연신 허공을 갈랐고 재호의 공격은 방패에 막혔다.
간간히 마기 중첩이 쌓이곤 있었으나, 우스터 입장에서 위험할 정도는 아니었다.
‘19중첩. 이 정도면 한 방에 죽을 정도는 아냐. 그리고 5분만 더 버티면 나도 정신을 차릴…….’
투쾅―!!!
‘?!!!’
계속 반복되는 어설픈 재호의 창술.
헌데 이번에 방패를 때린 창의 공격력은 뭔가 이상했다.
방패를 든 팔이 위로 휙 들릴 정도로 묵직한 충격이 가해진 것이었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들어온 재호의 연속타에 5중첩이 더 쌓였다.
꾸웅―!!
조금 전보다 더 무거워진 공격!
‘뭐, 뭐야? 잠깐……! 그러고 보니 공격력이 점점 더 올라가는 것 같은 느낌인데……. 설마?!’
뒤늦게 우스터는 깨달았다.
‘마기 중독 중첩이 공격력을 올려 주는 거야?!’
현재 27중첩.
그에 따라 재호의 화염창은 2098이라는 미친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 묵직함은 방패 너머로 선명히 느껴지고 있었다.
재호도 화염창의 성능에 상당히 만족하고 있었다.
‘모종삽보다는 확실히 약해. 하지만 이런 공격력이라면 충분히 쓸 만하지.’
쿨타임을 고려해 일격에 쑤셔 넣는 모종삽.
완벽한 타이밍만 잡으면 한 방에 보낼 수 있지만, 상대의 방패나 갑옷 위로는 무기 상성 탓에 효과가 그리 크지 않았다.
맨살이 노출된 곳을 노려야만 하는 게 단점.
하지만 화염창은 그냥 휘두르면 장땡이었다.
창술이 어설프면 어떤가?
그걸 무시한 파괴력인데.
쾅쾅쾅―
이젠 창이 아닌 불방망이였고, 창술이 아닌 단순한 매질이었다.
어마어마한 공격력에 결국 우스터는 거북이처럼 방패만 세운 채 방어에 급급했고, 재호는 장작 패듯이 마구 내리쳤다.
“크으으으…….”
우스터의 입에서 절로 흘러나오는 신음.
연신 찍히다 보니 몸은 점점 모래 속으로 박혀 들어가고 있었다.
‘조금만 더…….’
우스터는 이를 악 물었다.
조금만 더 버티면 정신이 돌아올 수 있었다.
‘10초……!’
9…8…7……3…2…1…….
[몸의 통제권을 되찾았습니다!]“아, 알시아!!! 나다! 공격을 멈엄컥!!!”
콰광―!!!
두 배로 뻥튀기 되었던 능력치가 내려갔으니 재호의 평타 공격은 우스터에게 그 자체로 치명타였다.
그나마 방패를 세우고 있었기에 죽진 않았지, 거의 빈사 상태에…….
쑤욱―
“?!”
갑자기 사라져 버린 우스터.
남아 있는 건 방패가 주렁주렁 달려 있던 쇠사슬이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조금씩 우스터가 사라진 모래 속으로 조금씩 빨려 들어가는 중이었고.
“알시아님!!!”
그때, 크루와상이 다급하게 재호를 부르며 달려왔다.
“어? 우스터가 여기 왔다고 들었는데…….”
“아, 있었죠.”
재호가 모래 속으로 사라진 곳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 아래에요?”
“갑자기 이 아래로 사라졌네요.”
“……뭐, 어쨌든 아무도 안 죽어서 다행이네요. 먼저 싸움을 걸었다고 들었는데 아마 저주 상태였나 보네요. 근데…….”
그녀의 시선이 모래 구덩이를 향했다.
“갑자기 왜 여기로 빨려 들어간 거죠? 평소엔 지나다녀도 아무 이상 없던 곳인데.”
“…….”
열심히 장작을 팬 탓에 지반이 약해졌을지도 모를 일이지만…….
“혹시 이 아래 비밀 던전이라도 있던 걸까요?”
무심코 뱉은 크루와상의 한마디에 재호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러곤 후다닥 달려들어 쇠사슬을 붙잡았다.
“알시아님?”
“나 갔다 올게요!!!”
“네? 어딜요?”
쿠르르―
대답은 듣지 못한 채, 재호는 쇠사슬과 함께 모래 아래로 사라졌다.
* * *
[에 진입하였습니다.]쿠당탕―
“컥! 켁! 큭!”
모래 아래로 추락한 우스터는 경사면을 따라 정신없이 굴렀다.
다행히 사슬 덕분에 최대한 낮게 떨어져 죽진 않았다.
쿠덩텅―
“응?”
뒤이어 들리는 둔탁한 소리에 고개를 든 우스터.
“헉?! 컥!!!”
퍼억―
역시나 절벽을 따라 굴러 떨어진 재호가 우스터를 덮쳤다.
“뭐, 뭐야?! 기어이 죽이겠다고 따라 온 거냐?!”
우스터가 기겁하며 소리치자 재호는 고개를 갸웃했다.
“뭐, 원한다면 얼마든지.”
재호는 옷의 먼지를 탁탁 털곤 주변을 살폈다.
“역시 코페이의 잔해였군.”
“……진짜 안 죽이는 거냐?”
“안 죽인다니까.”
“나는 널 죽이려고 달려들었는데도?”
“어차피 제정신 아니었잖아?”
“그, 그랬지. 알고 있었던 건가?”
“뻔하지 않아? 이전에 비해서 말도 안 될 정도로 강하던데.”
“…….”
우스터는 억울했다.
‘그러는 넌 왜 그렇게 말도 안 되게 강한 건데?’
그렇게 항의하고 싶었지만, 꺼내 봐야 자신만 추해지는 일.
“근데 넌 왜 내려온 건데?”
“아, 일단 이거 받아.”
재호는 인벤토리에서 을 꺼내 내밀었다.
“?!!!”
지진을 일으키는 우스터의 눈동자.
이미 눈가엔 해일이 몰려오고 있었다.
“아아……. 크흡!”
방패를 받아든 그는 풀썩 주저앉아선 처연하게 흐느꼈다.
“보, 보고 싶었어…….”
[원귀의 저주가 풀립니다.]철컹―
우스터의 몸과 연결되어 있던 쇠사슬이 마침내 풀렸다.
“…….”
그 꼴을 보고 있기 힘들었던 재호는 우스터를 내버려둔 채 걸음을 옮겼다.
커다란 동굴엔 고대 도시의 흔적이 여기저기 남아 있었다.
“!”
모래시계로부터 코페이 시절의 사람들을 소환한 재호.
“혹시 여기가 어딘지 알아?”
“헉?! 여긴……!”
뭔가 아는 게 있는 듯한 반응.
“아무래도 브레잘의 장원으로 보입니다.”
“……장원인데 왜 이렇게 건물 터가 많아?”
“아, 이거 다 황금으로 지어진 조경용 건물들입니다.”
“?!!”
그 말에 재호는 흙먼지를 걷어내 보았다.
번―쩍!
빛을 뿜어내는 화려한 황금!
“……미친놈이네 이거.”
대체 황금이 얼마나 썩어 났기에 이런 미친 짓을 했던 것일까?
“역시 이 근처에 금고도 있을지도 모르겠군.”
재호가 우스터를 따라 내려온 이유가 바로 그것이었다.
지금까지 흔적도 찾지 못했던 브레잘의 금고가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가능성은 점점 더 높아지고 있었다.
안쪽으로 계속 이동한 재호.
그리고 그 끝에 자리한 거대한 건축물 안으로 들어섰다.
[코페이의 왕에게만 허락된 궁전입니다.] [허락받지 못한 자는 저주를 받습니다.]하지만 재호는 엄연히 코페이를 계승한 엘리시아 화원의 왕!
[당신은 코페이 왕국의 후계자입니다!] [브레잘의 이 당신에게 귀속됩니다.]영원의 황금 장원!
듣기만 해도 가슴이 설레는 그 이름!
하지만 이어진 알림에 재호의 얼굴은 사색이 되었다.
[의 봉인이 해제됩니다.] [을 가리고 있던 마법의 신기루가 걷히기 시작합니다.] [이 지상으로 떠오릅니다.]* * *
엘리시아 화원의 인간 거주구역.
재산의 대부분을 털어 끄트머리에 간신히 자리를 잡은 ‘서코인’.
‘투자해 놓으면 무조건 뜬다!’란 생각으로 저질러 놓긴 했는데…….
문제는 땅만 있지 제대로 건물을 지을 여력이 없단 게 문제였다.
인간 거주 구역 안쪽의 부자들이 짓고 남은 판자들을 얻어 겨우겨우 지어 놓은 허름한 통나무집이 전부.
다른 이들은 카페를 할 거니, 펜션을 할 거니 하며 떠들었지만, 서코인은 사실상 알박기의 의미 말곤 없었다.
‘하아……. 이런 변두리 땅은 알박기로도 의미가 없고…… 뷰도 안쪽의 건물들 탓에 다 가려 버렸고…….’
암울한 미래만 그리는 그때.
구르르르르―
갑자기 화원 전체를 뒤흔드는 지진에 사람들이 뛰쳐나왔다.
“뭐, 뭐야?!”
“갑자기 무슨 일이야?!!”
콰직―
“헉?!”
동시에 외곽에 지어져 있던 건물들이 와르르 무너지기 시작했다.
서코인의 쓰레기…… 아니, 통나무집 역시.
“아, 안 돼!!!!”
모두가 절망에 빠졌으나…….
콰르르르―
지면에서 무언가 솟아나기 시작했고.
번―쩍!
“흐억?!”
태양빛을 받아 눈부시게 빗나는 건축물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기 시작했다.
“저, 저길 봐!!!”
그리고 도시 외곽의 넓은 영역에 걸쳐 솟아난 웬 황금 장원까지!
그걸 지켜보던 서코인이 주먹을 불끈 쥐었다.
무슨 일인지는 전혀 모르겠지만…….
“떠, 떡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