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cho Florist Too Strong RAW novel - Chapter 138
137화
본선을 코앞에 둔 상황.
월드와이드 측은 예선에서 발생한 사태(?)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문제가 있음은 인지했으나, 현재로썬 규정을 변경하기 어렵다.’였다.
급히 새로 규칙을 만들어 내는 것은 오히려 더 큰 혼란을 초래할 수도 있었고, 단 한 팀에 대한 견제로 비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다행히 월드와이드나 일성 플라워즈를 향한 비난은 거의 없었다.
오히려 1위였던 뉴욕 올스타즈의 비매너 플레이가 더 큰 논란이 되고 있었다.
그 외의 팀들 역시 마찬가지.
이젠 여론이나 재호의 전략 등, 여러 원인으로 인해 일성 플라워즈와의 전투를 피할 수 없게 되어 버렸다.
만약 우승을 노린다면 어떻게든 일성 플라워즈를 초반에 탈락시켜야 했으니…….
하지만 그게 쉬운 일이 아니란 건 누구나 알았다.
예선전에서 일성 플라워즈가 보인 경기력이 이전의 의심 가득했던 평가를 완전히 뒤집어 버렸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근심에 빠져 몇날 며칠을 고민했으나…… 나온 결론은 하나였다.
‘제발 삐끗해서 탈락해라……!’
이젠 정말 기도뿐이었다.
한편 일성 플라워즈가 화려하게 저질러 준 덕분에 덩달아 화제가 된 곳이 있었다.
바로 일성 전자.
장장 두 시간에 걸친 경기에서 ‘일성 플라워즈’가 몇 번이나 언급되었던가?
그 덕분에 자연스럽게 일성 전자의 광고 효과는 극대화되었다.
정기 회의에 모인 일성 전자 임원진들은 그 덕분에 싱글벙글이었고.
회장 옥한돌이 뜬금없이 게임단 스폰서를 추진하라 할 때만 해도 이 양반이 갑자기 미쳐 버렸나 싶었었다.
캡슐 사업도 그런 식으로 무리하게 추진해 조져놨는데, 이젠 게임단 스폰서까지 하라고?
헌데 이번엔 헛스윙이 아니었다.
연령대가 상당히 높은 임원진은 ‘황재호’라는 이름의 가치를 전혀 몰랐던 것이다.
“알아보니까 굉장히 유명한 선수라고 하더군요. 옥 회장님의 안목은 역시 대단하군요.”
“맞습니다. 전 세계인이 다 알 정도라고 하던데, 어떻게 전 전혀 몰랐을까요?”
“하하, 우리야 게임을 하는 세대는 아니지 않습니까? 어차피 좀 지나면 또 잊혀 질 겁니다.”
“뭐, 마케팅 비용도 절감되고 딱 좋군요.”
“헌데 외모가 조금…… 무섭더군요. 언젠가 사고를 칠 것 같으니 적당히 타이밍 봐서 빠지는 것도 나쁘지 않을…….”
약간은 비판적인 재호에 대한 평가.
탕―!!
흐뭇하게 듣다 갑자기 분위기가 틀어지자 결국 한돌이 테이블을 내리치며 말을 끊었다.
“쯧! 어떻게 일성 전자의 임원 자리에 앉아서 그토록 꽉 막힌 생각만 하고 있는 겁니까?!”
“예?”
“갑자기 무슨…….”
“전 세계 전자 시장을 선도하는 일성 전자입니다! 그런 낡은 감성으로는 더 발전하기는커녕, 지금의 명성을 유지하는 것도 힘들 겁니다!”
“…….”
분명 조금 전까지 훈훈한 분위기가 아니었나?
딱히 한돌이 불편해할 만한 이야기도 없었거늘…….
오히려 그의 안목에 대해 다들 칭찬하고 있지 않았던가?
“여러분들의 시야가 이렇게 좁을 거라곤 생각도 못 했습니다. 아주 실망이 큽니다, 커! 쯧!!”
하지만 일방적으로 성질을 부린 한돌은 급기야 회의실을 박차고 나가 버렸다.
“회, 회장님?!”
“……뭐지?”
“우리가 뭘 잘못했죠?”
남은 이들이 상황을 이해 못 하고 고개를 갸웃했다.
때마침 근처를 지나가던 한돌의 비서실장을 유리벽 너머로 발견한 그들.
“이보게, 박 실장!”
그들은 그를 급히 불러들였다.
“무슨 일이십니까?”
“혹시 회장님께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건가?”
“예? 갑자기 무슨 말씀이죠?”
“아니, 글쎄 말이네…….”
그들은 방금 전 있었던 일들을 박 실장에게 이야기해 주었다.
“하하…….”
모든 이야기를 들은 박 실장은 헛웃음을 흘렸다.
동시에 이 사람들이 눈치가 없어도 정말 더럽게 없다는 것도 새삼 깨달았고.
“회장님 따님이 지난번에 소매치기 피해를 입었다는 건 아시지요?”
“음…… 대충은 알고 있네만.”
“그때 아가씨를 도와준 사람이 바로 그 황재호 선수입니다.”
“뭐? 그, 그렇다고?”
“예. 그래서 회장님이 개인적으로 큰 호감을 가지고 있는 선수이기도 합니다.”
물론 애초에 그가 재호의 열성 팬이고, 뉴월드도 즐기고 있다는 것도 최측근인 박 실장은 다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걸 이들에게 이야기할 순 없었으니, 적당한 이야기를 둘러대었다.
“그, 그런 일이 있었군…….”
“허허…… 그렇다면 언짢아하시는 것도 이해가 되긴 하는구먼.”
다행히 그들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납득하곤 고개를 끄덕였다.
‘쯧쯧……. 이 사람들아. 조금만 찾아봐도 충분히 알 수 있는 사실이거늘.’
박 실장은 혀를 차며 멀어지는 그들을 바라봤다.
재호에 대해서 직접 정보를 찾아본 게 아닌, 주변에서 주워들은 정보로만 이야기를 하니 일어난 사달이었다.
* * *
드워프 장인들의 성지 락타디움.
락타디움의 밤이 해소된 이후, 그곳은 더욱 뜨겁게 달아올랐다.
그 탓에 몇 가지 소문들이 돌았으니.
―드워프들이 쉬지 않고 작업해서 물량이 넘친다더라.
―지금 창고가 터지려고 해서 물량 푼대.
―초특가로 드워프 장비들 구매할 수 있다고 함.
피스앤러브 길드의 테러로 인해 모든 플레이어들은 드워프와의 호감도가 추락한 상황.
그런 어려움 속에서 드워프제 물건들을 구할 수 있다 하니 락타디움으로 어마어마한 인파가 모여들었다.
“오세요! 오세요! 드워프가 만든 실패작들 싸게 팝니다!”
“지금 아니면 언제 살 수 있을지 모를 특별한 기회!! 드워프제 실패작 방패와 검 1+1으로 팝니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호객 행위에 장비를 마련할까 싶어 왔던 사람들은 김이 푹 새 버렸다.
“아니, 실패작이라뇨? 실패작을 파는 거예요?”
“어허! 이 손님이 뭘 모르시네! 락타디움 첨 오셨죠?”
그는 씩 웃으며 검 하나를 들어올렸다.
“드워프가 만든 물건은 실패작이라고 해도 대단한 성능을 가지고 있죠. 원래 이런 실패작도 구하기가 힘들어요. 그 고집불통 드워프들은 실패한 것들을 죄다 용광로에 던져 넣어 버리거든요.”
“그럼 이건 어떻게 가져 온 건데요?”
“요즘 물량이 많이 늘었다는 소문이 사실이거든요. 용광로에 너무 많이 던져 넣다 보니 채 녹지 않은 채로 외곽까지 흘러내려오는 경우가 있어요. 거기서 건져 올린 거죠!”
“…….”
그런 물건을 판다고?
“이봐! 당신 살 생각 없으면 비켜! 아저씨! 내가 살게요!”
“이야, 이 손님은 뭘 아시네!”
“뭐야?! 내가 살 거니까 꺼져!!”
갑자기 어디선가 나타나 서로 사겠다고 싸우기 시작하는 사람들!
“어어? 뭐, 뭣들 하는 거예요? 제가 보고 있잖아요! 내, 내가 살게요!!”
그렇게 사람들은 드워프제 실패작들을 구매하기 시작했다.
―크큭……. 잘했어. 호구들이 신나서 구매하기 시작하는군.
―내 연기가 일품이긴 하지.
판매자와 바람잡이의 합작품.
드워프제 아이템들은 실패작이라 해도 기본 성능이 뛰어나다는 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용광로에 한번 몸을 담갔던 물건인 만큼, 내구도는 엉망이었다.
몇 번 휘두르다 보면 뚝 부러질 만한 상태.
사실 이런 물건들이 정말로 필요한 건 대장장이 클래스들이었다.
실패작이라고 해도 거기에 담긴 뛰어난 수준의 기술력을 보고 배울 수 있었으니까.
평소라면 이런 실패작 하나를 구했을 때, 대장장이들 입장에선 산삼을 발견했다고 될 정도로 엄청난 일이었다.
하지만 최근 락타디움 내의 작업량이 증가함에 따라 실패작들도 늘어나니 외부에서 장사꾼들이 모여들어 그것들을 상품으로 판매를 해 버렸다.
그 탓에 이곳에서 이곳의 대장장이 플레이어들 평가도 나빠지고, 성장도 제한되고 있었으니…….
“그거 사지 마세요!! 사기꾼들이라구요!”
그렇게 몇 번이나 항의를 해 보았지만, 장사꾼의 말빨을 이기는 건 불가능했다.
“크윽……. 이러다 망하겠어요.”
“커뮤니티 반응 봤어요? 락타디움 대장장이들은 스스로 노력은 안 하고 드워프들이 버린 실패작으로 사기나 친다고…….”
“제기랄!!! 어쩌다가 이렇게 되어 버린 거야……!”
울상이 된 대장장이들.
“……어?”
그때 문득, 락타디움에서 우르르 나오는 한 무리의 드워프들을 발견한 대장장이들이 반색했다.
“호, 혹시 지금 사태를 해결하려고 나온 걸까요?!”
“그, 그렇다면……!”
하지만 기대와 달리, 드워프들은 장사꾼들을 그냥 지나쳐 도시를 빠져나갔다.
“아…… 광산에 가는 건가?”
“……광산에 가는 건 아닌 것 같아요. 복장이 달라요!”
“엇! 저 친밀도 작업 해 놓은 드워프도 있어요. 가서 한번 물어볼게요!”
얼른 달려가 그들의 행선지를 확인한 대장장이는 다시 허겁지겁 돌아왔다.
“뭐래요?”
“새, 새로운 대장간을 준비하러 간다는데요?”
“새로운 대장간?!”
“어, 어디로요?!!! 저희도 따라가죠!”
“어…… 엠베이 숲이라는 곳이래요.”
* * *
[에 락타디움 파견 대장장이들이 도착하였습니다.]“어?”
잊고 있던 엠베이 숲 대장간 소식에 재호가 고개를 들었다.
자신이 모르는 사이, 엠베이 숲에서도 일이 진행되고 있었던 것이다.
“뭐…… 당장 가 볼 필요는 없겠지.”
어차피 그곳에서 본격적인 작업을 시작하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했다.
그때에 맞춰 홍보라도 할 겸, 방문하는 게 좋을 듯싶었다.
그렇게 결정을 내리고 다시 제작 중이던 삼위일체 세트에 집중하려 했으나.
“폐하. 손님이 찾아 왔습니다.”
연이어 줄칸이 찾아왔다.
“손님?”
“예.”
줄칸을 통해 전달이 되었다는 건, 단순한 꽃집 손님이 아니라는 뜻.
‘아니지. 그렇다면 줄칸이 순순히 이야기를 전해줄 리도 없는데.’
꽃집 사장이 아닌, 엘리시아 화원의 왕을 찾아온 것이라면 줄칸이 분명 경을 쳤을 테니까.
“알시아 폐하가 동네 잡배인 줄 아느냐!!! 썩 꺼져서 사절부터 다시 보내거라!!!!”
……란 호통이 먼저 들렸을 게 분명했다.
“스키프 왕국의 포드 백작가의 포드 백작 부인이 찾아왔습니다. 이곳에서 만든 꽃바구니의 후속 관리를 위해 왔다고 합니다.”
“포드 백작 부인? 꽃바구니?”
재호는 처음 듣는 이름.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었다.
베어고릴즈가 재호의 꽃바구니를 선물해 주었던 이로, 직접 만난 적은 없었으니까.
“일단 만나 보죠. 꽃집 손님이라고 하니.”
정황이 제대로 파악은 되지 않으나…… 재호는 내심 들뜬 상황이었다.
‘꽃집을 찾아온 첫 NPC라…….’
재호는 은근슬쩍 뤼니오르를 제외시켜 버렸다.
그 너구리같은 영감은 꽃집 손님이라고 하기엔 영 만족감이 부족했다.
* * *
다그닥― 다그닥―
인간 거주 구역의 대로를 가로지르는 기사 무리와 화려한 마차.
모든 사람들이 고개를 갸웃하며 마차를 살폈다.
“어디서 온 거지?”
“귀족 같은데? 아무래도 싸우러 온 것 같진 않아 보이는데.”
“혹시 저 안쪽에 땅을 산 건가?”
“아! 그럴 수도 있겠네.”
하지만 마차는 엘리시아 화원 경계까지 가서야 멈추어 섰다.
그리고 그 앞엔 줄칸과 콜센터 직원들이 서 있었다.
“이 안으로는 말과 마차가 들어갈 수 없소.”
줄칸이 선두의 기사에게 말했다.
“마차 안에는 포드 백작 부인께서 타고 있습니다. 부인께서 이런 흙길을 걷도록 할 순 없으니 마차를 허용해 주십시오.”
기사는 줄칸에게 정중히 말했으나 씨알도 먹히지 않을 소리였다.
“불가하오. 이곳은 알시아 폐하께서 직접 돌보시는 화원이자 왕성 구역이나 다름없는 곳. 포드 백작가가 그런 몰상식한 가문은 아니겠지?”
거침없는 줄칸의 반박에 기사는 얼굴을 붉혔다.
“말이 심하시군요. 다시 말하지만 이 마차는 포드…….”
“어허!!! 듣지 못하였는가?!!! 감히 폐하께서 기거하시는 곳에서 한낱 귀족이 군사와 마차를 끌겠다는 것이냐!!!!”
줄칸의 급발진에 당황한 기사들.
하지만 틀린 말은 아니었다.
엘리시아 화원의 중심부는 재호가 직접 관리하는 직속 영지.
성만 없다 뿐이지 사실상 왕궁이나 다름없는 장소였던 것이다.
“그만. 그분의 말씀이 맞아요.”
기사가 당황해 말문이 막힌 그때, 마차에서 부드러운 여성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부인!”
품에 꽃바구니 하나를 들고 마차에서 내려선 포드 부인.
“다들 이곳에 있도록 하세요. 혼자 다녀오도록 하지요.”
“하, 하지만……!”
그는 포드 백작에게 신신당부를 받은 입장이었다.
대륙에 퍼진 재호에 대한 소문.
분명 긍정적인 이야기도 많았으나, 그 반대의 경우도 만만치 않았다.
포드 백작의 경우에는 후자의 인식에 가까웠고.
백작 부인이 엘리시아 화원을 꼭 가보고 싶다고 했을 때도 그의 반대가 심했다.
불안한 소문이 그렇게 많은 곳을 찾아가겠다니…….
하지만 그는 결국 승낙해 주었고, 사정 탓에 갈 수 없는 자신을 대신하여 가문의 최정예 호위 기사들을 함께 보냈다.
그런 막중한 책임감을 가진 기사였으니, 그녀 혼자 들어가겠다는 건 결코 허용할 수 없었다.
“괜찮아요. 난 알 수 있어요.”
포드 부인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내가 받은 이 꽃바구니……. 이건 윈스턴이 걱정하는 것처럼 그렇게 무서운 존재가 만들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진심으로 꽃을 사랑하는…… 아름다운 심성을 가진 존재가 만든 것이 분명해요!”
포드 부인은 꽃바구니를 꽉 끌어안으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