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cho Florist Too Strong RAW novel - Chapter 147
146화
콰과과광―!!!!!
투기장을 뒤흔드는 어마어마한 폭발.
파이라가 재림한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재호의 공격은 폭력적이고 살벌했다.
한쪽에서 싸우고 있던 골든 리트리버 팀들마저 잠시 전투를 멈추고 고개를 돌릴 정도로.
자욱한 먼지와 시뻘건 화염 속에서 일렁이는 사람들의 다급한 움직임은 마치 광기의 춤사위와 같았고, 이따금 들려오는 비명 소리는 악마의 웃음소리처럼 들렸다.
그러는 동안 추가되는 일성 플라워즈의 점수.
꿀꺽―
지켜보던 골든 리트리버 선수들은 마른침을 삼켰다.
이게 가능한 일인가?
아무리 소환수가 돕는다곤 하지만…… 어떻게 정상급 선수들이 모인 팀을 상대로 혼자 싸워 이긴단 말인가?
재호가 탈탈 털려야 당연한 것 아닌가?
한쪽에서 벌어지는 지옥도에 넋이 나가 버린 건 골든 리트리버 입장에서 치명적인 실수였다.
사만다와 다키스트는 절대 그런 허점을 놓치지 않도록 엘프들에게 훈련을 받아 왔으니까.
푸욱―!
“크흡?!!”
사만다에게 공격을 당한 상대의 눈이 부릅떠졌다.
‘이, 이 녀석도 갑자기 세졌어?!’
조금 전까지와는 비교 불가할 정도로 높아진 공격력.
[주변의 화기가 당신의 검에 스며듭니다.]원인은 바로 재호가 일으킨 거대한 폭발 때문!
사실 레드와 사만다의 전투 궁합은 굉장히 좋았다.
적탑 출신의 마법사답게 화염 마법이 주 스킬인 레드와 불의 정령에게서 힘을 빌리는 사만다였으니까.
하지만 그 시너지를 받기도 전에 레드는 화르륵 타버렸고, 엉겁결에 재호가 일으킨 폭발로 시너지를 받아 버렸다.
화르륵― 화악―!
빠르게 휘두르는 사만다의 검을 어렵사리 방어해 내는 상대.
‘젠장! 장검이 왜 이렇게 공속이 빠른 거야?!!’
그야 베이스는 단검이었고, 스킬을 이용해 인위적으로 키운 검이었기 때문.
정령계에 속한 순수한 화염인 그것은 조금의 무게감도 느껴지지 않았으니 사만다의 공속은 일반적인 검보다 빠를 수밖에 없었다.
“큭! 됐다! !!!”
꾸웅―
수세에 몰렸던 그는 쿨이 돌아온 제압 스킬을 사만다를 향해 사용했다.
“윽!”
주변으로 퍼져나가는 충격파에 사만다는 잠시 휘청거렸고, 골든 리트리버의 선수들이 일제히 달려들었다.
“!”
파츠즛―
그런 사만다에게 다키스트는 재빠르게 주변을 감싸는 어두운 보호막을 시전했다.
“젠장! 또 저거다!! 피해!!”
이미 몇 번 당했던 스킬이기에 공격을 급히 멈추고 다시 물러선 그들.
“!!”
촤아아악―!!!
사만다를 감쌌던 보호막이 원반처럼 납작해지더니 사방으로 폭발하듯 퍼져나갔다.
“젠장!!”
미처 대피가 늦은 한 명은 고리에 닿고 말았다.
순식간에 고리는 거꾸로 말리며 상대를 묶어 버렸고, 다키스트는 그를 향해 재차 마법을 시전하려 했다.
쐐애애액―
콰아아앙―!!!!
하지만 그녀를 스쳐지나간 불덩이가 먼저 상대를 때리며 폭발을 일으켰다.
“커허억?!!”
지금까지 맞은 것과는 비교도 안 되는 충격!!
상대는 본능적으로 알아챘다.
저승사자가 도착했음을…….
쐐액―!
커다란 그림자가 순식간에 덮쳤고.
!
[치명타가 터졌습니다!]적은 재가 되어 버렸다.
“알시아님!”
“뭐야? 저쪽은 벌써 다 정리한 거야?!”
사만다와 다키스트가 놀란 목소리로 물었다.
“응, 5분 안에 끝나서 다행이야.”
“…….”
“…….”
재호에게 걸린 온갖 버프들의 유지 시간이 5분.
사실 다급한 건 CUSA 팀이 아니라 재호였던 것이다.
시간 내에 끝장을 못 내면 도리어 당할 게 분명했으니까.
‘아마 다음 경기부터는 이런 식으로 하는 건 불가능할 거야.’
경기 종료 후, 모든 팀들이 재호에 대해서 분석을 시작할 테니 이번처럼 혼자 한 팀을 상대하는 건 어려울 가능성이 높았다.
“그럼 여기도 빨리 정리하고 남은 한 팀 기다리자.”
재호가 합류한 이상, 골든 리트리버가 더 이상 버티는 건 불가능했다.
* * *
첫 경기 최종 스코어.
일성 플라워즈는 골든 리트리버와의 전투가 마지막이었다.
지하의 둥지에서 헤매던 뉴욕 올스타저는 결국 몬스터에게 탈락을 당해버린 것이다.
생각보다 싱거운 결말에 사람들은 맥이 탁 풀려 버렸다.
그 전에 재호를 비롯한 일성 플라워즈가 보여 준 화려한 퍼포먼스와 더 비교가 된 탓에 뉴욕 올스타즈는 괜히 욕을 더 먹었다.
그 뒤에 이어진 2경기, 3경기도 굉장히 싱거웠다.
세 경기 모두 압도적인 일성 플라워즈의 우승.
기세가 완전히 넘어가 버린 게 컸다.
첫 경기에서 재호 혼자서 CUSA를 조져 버렸으니, 대체 어느 팀이 일성 플라워즈와 싸우고 싶어 할까?
심지어 레벨까지 더 높은 상대였거늘!
“황재호 선수! 시범 리그부터 예선, 본선 첫 경기까지 전 우승을 달성했는데 기분이 어떻습니까?”
스타디움에 모습을 드러낸 우승 팀 일성 플라워즈.
주장인 재호를 향해 진행자가 질문했다.
“뭐, 좋습니다. 아무래도 지는 것보다는 이기는 게 좋죠.”
“하하, 그런 것치고는 굉장히 덤덤하시군요. 역시 우승도 밥 먹듯이 하면 약간은 물리는 게 있는 모양입니다.”
“하하…….”
재호는 어색한 웃음으로 넘겼다.
“역시 이번 대회의 최고 하이라이트는 황재호 선수가 단신으로 CUSA 팀을 상대한 부분이 아닐까 싶은데요. 혹시 CUSA가 레벨업을 한 상태라는 걸 알고 있었습니까?”
“아뇨, 몰랐습니다. 만약 알았으면 그런 무모한 싸움은 걸지 않았겠죠.”
푸하하하―!
재호의 대답에 관중석에서 일제히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렇지만 이겼지 않습니까?”
“그렇긴 한데…… 몰랐으니 겁 없이 덤빌 수 있었던 거죠. 아마 알았으면 절대 안 그랬을 겁니다. 여러모로 운이 좋았던 건 사실이니까요.”
“그 말씀은 평소 상태라면 혼자서 4 대 1 정도는 자신 있다는 뜻인가요?”
재호는 대답 대신 슬쩍 웃어 보였다.
오만함의 표현일지도 몰랐으나, 재호는 자격이 있었다.
지금까지 보여 준 파격 행보가 그 증거였으니까.
그 뒤로 이어진 팀원들의 인터뷰까지 끝난 뒤, 첫 공식 리그 경기가 마무리되었다.
* * *
“경기 잘 봤어요!”
화원으로 돌아온 재호에게 메이가 축하 인사를 건넸다.
“고마워. 별일 없었지?”
“네! 어차피 여기서 사건 사고가 터질 일은 없으니까요.”
즉결심판원이 세워진 이후로 인간 거주 구역에서도 사건사고는 거의 없었다.
그들에게 끌려간 뒤, 돌아오는 사람은 극소수였기에…….
“폐하.”
그때, 줄칸이 재호를 찾아왔다.
“응? 무슨 일이야?”
“피스오 재무관에게서 전갈이 왔습니다. 최근 슈아르 산림에 불안한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고 합니다.”
한때는 왕국의 왕자였으나, 현재는 슈아르 고블린 은행의 파견 재무관이 된 피스오.
줄칸은 이제 그를 더 이상 왕자로 대우하지 않았으니…… 피스오가 안다면 피눈물을 흘릴 소리였다.
“불안한 움직임? 혹시 또 불곰 녀석들인가?”
그곳에 묵혀 둔 이데란 왕실의 보물들을 노릴 만한 건 불곰 길드말곤 없었다.
“가능성이 없지는 않습니다만… 전럭협의 정보통에 의하면 불곰국 쪽에선 눈에 띄는 움직임이 없다고 합니다.”
“응? 걔네가 불곰국 소식을 어떻게 알아?”
“대륙의 어지간한 큰 도시에는 모두 파견이 되어 있습니다.”
“…….”
전럭협의 정확한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가 없었다.
―여보세요? 테일러.
재호는 정확한 사실 확인을 위해 테일러에게 귓속말을 보냈다.
―음? 아, 알시아. 대회 잘 봤다. 너 진짜 괴물이 따로 없더라. CUSA 걔네들은 지하에서 다른 팀들이랑 싸우는데…….
―됐고. 혹시 불곰 길드 최근에 슈아르 쪽에 얼씬거리고 있어?
―……꼭 그렇게 말을 끊어야 하냐? 사람이 칭찬을 하는데…….
―어? 아, 칭찬이었어? 난 대회 이야기할 상대 없어서 나한테 하려는 줄 알았어.
―…….
실제로 테일러는 친구 없이 혼자서 맥주를 홀짝이며 경기를 봤었다.
러시아인인 그가 다른 친구들과 대회를 보면 일성 플라워즈의 경기를 제대로 볼 수 없을 테니까…….
그랬다!
사실 테일러는 일성 플라워즈의 팬이었다!
재호가 팀 제안을 했을 때, 솔직히 하고 싶었지만…….
―후…….
다 지난 일.
―근데 길드 애들? 걔들 요즘 잠잠한데?
지난번 슈아르 산림을 공격했다 탈탈 털린 뒤로 길드는 상당히 위축되어 있었다.
랭커들은 재호와 충돌만 했다 하면 레벨이 떨어지니 수뇌부를 향한 불만도 컸고.
그래서 크로커다일도 요즘은 눈치를 보는 중이었다.
―근데 왜? 누가 또 보물 털려고 한대?
―뭐, 분위기가 이상하다네. 알았어. 혹시 듣는 거 있음 좀 알려줘.
―어어.
테일러와 귓속말을 마친 재호는 곧장 티나를 데리고 슈아르 산림으로 떠났다.
현장에 가서 직접 살펴보면 뭔가 나올지도 몰랐으니.
* * *
슈아르 산림에 나타나기 시작한 수상쩍은 움직임.
[*퀘스트*] [슈아르 산림 어딘가, 이데란 왕실의 무한한 보물이 숨겨져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대륙의 모든 보물 사냥꾼들이여!
도전하라!]
원인은 바로 소문에서 비롯된 이 퀘스트 때문이었다.
불곰 길드에서 보물을 회수하기 위해 대대적으로 움직였던 탓에 소문은 생겨났고, 이젠 아예 퀘스트까지 만들어져 버렸다.
플레이어는 물론, NPC 보물 사냥꾼들까지 슈아르 숲에 어슬렁거리기 시작했으니, 고블린 은행 입장에선 상당히 예민해질 수밖에 없었다.
“아무래도 저 고블린 은행이 수상한데…….”
“고블린 놈들 욕심 많기로 유명하잖아. 저 안에 뭔가 있지 않을까?”
보물 사냥꾼들 사이에선 그런 의심이 생겨나고 있었다.
한편, 그 소문을 알게 된 불곰 길드 역시 난리가 났다.
가능성은 낮다고 보지만…… 혹시라도 제삼자가 이데란의 보물들을 차지하기라도 한다면?
차라리 재호가 지금처럼 처박아 두는 게 낫지, 돈에 눈이 먼 녀석들의 손에 들어가는 것만큼은 반드시 막아야 했다.
“그래서 하위 길드원들을 슈아르 산림 근처에 배치해서 순찰을 돌고 있다?”
재호는 맞은편에 무릎을 꿇고 앉은 남자에게 물었다.
“예……. 맞습니다.”
대답한 이는 재호를 발견하곤 도망가려다 붙잡힌 불곰 길드원이었다.
―알시아!
때마침 온 테일러의 귓속말.
―내가 알아봤는데 지금 슈아르 산림 근처에 소문이…….
테일러는 그렇게 재호가 방금 얻은 정보를 그대로 반복했다.
―……고, 고맙다.
그래도 최대한 빨리 알아봐 주려고 노력한 것 같았기에 재호는 감사를 표했다.
―하하! 나 그래도 간부야. 그 정도 정보는 손쉽게 알아낼 수 있지.
‘간부면서 말단 길드원도 아는 정보를 모르고 있던 거야?’
재호는 테일러가 말로만 듣던 은따가 아닐까 싶었다.
어쨌든 실적을 쌓았기에 대접은 받고 있지만…… 왠지 모르게 잘 어울리지 못하는…….
‘근데 왜 불곰 길드에 계속 있는…… 아니다. 이 녀석 원래 눈치가 좀 없었지.’
재호는 테일러의 게임 라이프를 응원하며 산림 깊숙이 걸음을 옮겼다.
“음, 그대 왔나?”
슈아르 고블림 은행의 우두머리 쉰들러가 재호를 마중 나왔다.
그 뒤로는 수척해진 피스오가 서 있었고.
“오랜만이네. 보물은 잘 있어?”
“보통은 나의 안부를 물어야 하는 것 아니냐?”
“넌 당장 눈앞에 있고 보물들은 없잖아?”
“……틀린 말은 아니군.”
역시 재물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피스오다웠다.
“보물들은 무사하다. 하지만 이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
“딱히 해코지는 없지만 썩 좋다고 할 분위기가 아닌 건 분명하지.”
쉰들러도 설명을 보태었다.
“오크 녀석들이 순찰을 돌곤 있지만 보물에 눈 먼 자들이 겨우 그걸로 포기하진 않겠지. 특히 임모탈리언들은 죽음도 불사하니 여차하면 제대로 미칠 수도 있고.”
죽어도 다시 살아나니 그럴 수밖에.
게다가 이곳에서 벌어들이는 돈은 곧 현실에서의 부와도 직결되기에 눈이 뒤집히는 게 당연했다.
“흠……. 좀 무리를 해서라도 영지로 옮기는 게 좋으려나.”
“뭣?! 그, 그건 안 돼!!”
쉰들러가 기겁하며 소리쳤다.
자신이 사용할 일은 없지만, 곁에 두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편안하게 만드는 이데란의 보물들!
그걸 가져가 버린다니 그는 어떻게든 뜯어말리고 싶었다.
“그럼 불안하게 여기 계속 둘 순 없잖아.”
“내, 내가 어떻게든 대책을……!”
삐이이이익―!!!
삐이이익―!!!
그 순간, 갑자기 울리기 시작한 요란한 경고음!
“쉬, 쉰들러!”
급하기 달려온 고블린 하나가 쉰들러의 귀에다 뭐라고 속닥였고, 그의 표정은 창백해졌다.
“치, 침입자가 발생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