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cho Florist Too Strong RAW novel - Chapter 148
147화
이 시기에 고블린 은행에 누군가 침투를 해 왔다?
노리는 것이야 뻔했다.
“어디야?!”
재호는 모종삽을 꺼내 들며 소리쳤다.
“지하의 금고라고 한다!”
역시나.
“거기 들어갈 때까지 몰랐다고?! 땅굴이라도 뚫고 온 거야?!”
“그, 그런 거 같은데?”
재호는 티나와 함께 곧장 승강기로 달렸다.
“알시아님! 승강기가 움직이지 않아요!”
“그래?!”
이미 도착해 있던 티나의 말에 재호는 인벤토리에 있던 수갑을 꺼냈다.
타앗―
승강기와 연결된 쇠사슬로 그대로 점프한 재호는 수갑을 한 바퀴 감은 뒤, 양손으로 잡고 주욱 내려갔다.
카가각―!!!
불꽃을 튀기며 아래로 떨어져 내렸고, 티나 역시 뒤따라 뛰어내렸다.
투웅―
지하 바닥의 승강기 지붕에 착지한 재호.
“……망가트렸네.”
명백히 고의로 부순 흔적이 남아 있었다.
“안쪽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요!”
“가자!”
재호는 이데란의 보물을 넣어 둔 금고를 향해 내달렸다.
“알시아님! 저기!!”
멀리 통로 끝에 보이는 인간의 형체들.
그들은 재호의 금고 앞에서 뭔가 수작을 부리다 벌떡 일어났다.
“드, 들켰어! 사, 사람이야!!”
“헉!? 아냐! 알시아야!!!”
‘……왜 사람하고 따로 분리해서 표현하는데?’
그들의 거슬리는 표현법이 티나의 성질도 건드린 모양.
피잉―
“꺽?!”
섬광처럼 쏘아진 화살이 수작질을 벌이던 두 사람의 가슴을 차례로 꿰뚫렸다.
콰앙―!!!
그리고 재호는 달려오던 속도 그대로 발을 뻗어 둘을 날려 버린 뒤, 바로 수갑을 이용해 서로를 묶어 버렸다.
“너희 뭐야?!”
“헉!!”
멱살을 붙잡은 채 재호가 고개를 들이밀자 둘의 얼굴은 창백하게 질렸다.
“죄, 죄송합니다!!”
“저희는 그냥 시킨 대로 했을 뿐입니다!!”
일단 발뺌.
“그걸 지금 믿으라고?”
“지, 진짜입니다!!!”
“액스페이스가 이곳으로 가면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액스페이스?”
낯설지 않은 명칭.
재호는 곰곰이 기억을 더듬다 겨우 하나를 떠올릴 수 있었다.
“골드투스?”
“예? 저, 저희는 그냥 액스페이스에서만 정보를 얻어서…….”
두 사람은 플레이어인 탓에 재호의 안대로는 사실 확인이 불가능했다.
“그럼 정보를 준 놈들은 어디 있는데?”
“어…… 그건 저희도 잘…….”
대신 둘은 자신들이 어떻게 들어왔는지 알려주었다.
“어허…… 이거 참…….”
지하로 내려온 쉰들러는 지하에 뚫린 작은 땅굴을 보곤 혀를 내둘렀다.
“이곳은 산 아래라서 굴을 파려면 보통 일이 아닐 텐데……. 이건 하루 이틀 해서 될 일이 아냐.”
“야, 그런 식으로 넘어가려 하지 마. 애초에 금고가 땅굴로 뚫리는 게 말이 되냐? 피스오, 어때?”
재호는 금고 안에서 보물들을 살피는 피스오에게 물었다.
“아아……. 무사하구나… ‘내’ 보물들…….”
“뭐, 무사한 것 같군.”
재호는 쉰들러를 향해 굳은 얼굴로 말했다.
“어쨌든 이제 보물들을 여기 둘 이유는 없어졌어. 내 눈으로 보물이 털릴 뻔한 걸 본 이상, 난 이걸 옮겨야겠어.”
“그, 그건……!! 다시 기회를 다오! 고블린들의 기술력은 대륙 최고라고!!”
쉰들러가 무릎까지 꿇으며 재호에게 매달렸다.
“어차피 그대는 저걸 보관할 곳도 없지 않나?!”
“왜 없어?”
전이라면 몰라도, 이젠 아니었다.
브레잘의 황금 장원!
그곳엔 재호가 아니면 들어갈 수 없는 비밀 금고가 있었다.
그곳에 넣어 둔다면 여기보다 몇 배는 더 안전할 게 확실했다.
“자, 잠깐……! 어디라고?”
그런데 이야기를 들은 쉰들러가 얼굴을 굳히며 물었다.
“내 개인 장원.”
“아니, 아니. 그 앞에 붙은 거. 분명 브레잘의 황금 장원이라고…….”
“왜? 아는 거야?”
재호가 태연히 묻자 쉰들러의 두 눈이 튀어나올 정도로 커졌다.
“지, 진짜인가?!!! 진짜로 브레잘의 황금…… 아니! 브레잘의 영원의 황금 장원을 말하는 것이냐?!!”
정확하게 풀네임을 말하자 재호도 덩달아 깜짝 놀랐다.
“뭐야? 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
“브영황장은 고블린들에게 있어서 신화나 다름없는 곳이다.”
“……멋대로 줄이지 마. 어감 엄청 구리니까.”
어쨌든 쉰들러는 황금 장원에 대해서 정확히 알고 있었다.
금과 보물에 환장하는 고블린들에게 황금 장원은 에덴동산이나 다름없는 곳.
모든 것이 변하지 않는 황금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지하의 보고에는 브레잘이 모은 모든 보물이 영원히 잠들어 있다는 전설!
‘생각해 보면 브레잘이나 고블린 놈들이나 비슷한 성향인 것 같군.’
굳이 저주를 걸어 보물을 예쁜 쓰레기로 전락시켜 버린 걸 보면…….
“저, 정말로…… 그대가 브레잘의 장원을 가지고 있다고……?”
“아, 몇 번이나 말해?! 그렇다고!”
쉰들러는 고개를 푹 숙였다.
“그래……. 확실히 이 세상 그 어디보다 보물을 두기에 좋은 곳이겠지.”
그는 결국 인정했다.
“좋네! 헌데 부탁 하나만 들어주게!!”
“내 보물을 내가 가져가려는데 왜 그쪽 부탁을 들어줘야 해?”
“……그건 그렇지. 그러면 거래를 하지!”
[*퀘스트*] [브레잘의 영원의 황금 장원은 고블린들에게 있어선 성소와 같은 곳입니다.쉰들러는 그 신화적인 장소를 방문할 기회를 얻고자 당신에게 허락을 구합니다.
당신의 선택은 간단합니다.
쉰들러의 방문을 허락해 주거나, 거절하거나.] [허락 시 : 칭호 획득.] [거절 시 : 칭호 획득.] [ : 고블린족과의 호감도가 최대치를 넘어, 당신에게 절대적 복종을 합니다. 단, 퀘스트가 자동적으로 발생하게 됩니다.] [ : 고블린들조차 혀를 내두르는 좀생이로 소문이 퍼집니다. NPC와의 금전 거래 시, 당신의 협상력이 대폭 증가합니다.]
“…….”
어느 것이 더 좋다고 말하기 애매한 선택지들.
‘호감도가 바로 최대치가 된다는 건 좋긴 한데…….’
그로 인해 발생하게 되는 퀘스트 내용을 지금은 확인할 수 없다는 게 걸렸다.
분명 만만치 않은 퀘스트일 터.
그렇다고 거절을 하자니…… 좀생이로 소문이 난다는 게 마음에 걸렸다.
‘아 그거 좀 구경한다고 닳냐?!’라는 이야기 나올 게 분명.
사실 황금 장원은 완전 개방해 놓고 누구나 구경할 수 있었으나, 이 산골짜기에 처박힌 고블린들은 그걸 모르고 있었다.
소문이 퍼졌으면 진작 찾아오고도 남았겠지.
‘괜한 오명이 대륙에 퍼지는 것보단, 생색내고 호감도 얻는 게 낫겠군.’
고민 끝에 재호는 결론을 내렸다.
굳이 NPC와의 가격 실랑이를 할 일도 거의 없다는 점도 한몫했다.
“좋아. 허락해 주지. 단, 너희도 보물을 옮기는 데 도움을 줘야 해.”
“오오! 물론이다!!! 이 보물들을 옮기기 위해 완벽한 수레마차를 만들어 주겠다!!”
잔뜩 들뜬 쉰들러는 곧바로 기계공학 작업장으로 달렸다.
* * *
보물 이송까지는 시간이 조금 필요했다.
단순히 인벤토리에만 넣고 움직이기엔 양도 너무 많았고, 몇 명이나 필요한지 알 수 없었다.
그렇다고 또 골렘 재료로 사용하는 건 재호 입장에서도 아까운 마음이 드는 게 사실.
그래서 쉰들러는 이 보물들을 옮기기 위한 특수 마차를 만들기로 했다.
작업엔 며칠이 걸린다고 했고, 재호가 언제까지고 금고에 죽치고 앉아 지킬 순 없었기에, 오크들이 대신 땅굴 쪽을 감시했다.
“슈아르 산림 고블린 은행에 이데란 왕실 보물이 확실히 있대.”
“거기 땅굴 뚫려 있어서 바로 갈 수 있다던데?”
“오크들이 지키고 있어서 어려울걸.”
“오크? 에이, 그러면 쉽게 갈 수 있겠네.”
“아냐. 거기 오크 평범한 오크들이 아니래!”
“야! 오크가 거기서 거기지!”
나름 실력 있는 플레이어들은 파티를 꾸려 땅굴을 찾아갔고, 그곳에서 오크들과 마주했다.
“……?”
근데 정말로 평범한 오크들이 아니었다.
기이이잉―
피쉬이익―
덜덜덜덜―
고블린st로 꾸며진 세기말 감성 오크.
게다가 적절히 오크들의 취향도 반영해, 커다란 전기톱이나 증기를 뿜어내는 가시 방망이.
등에는 그런 기계 공학 연장들에 동력을 전하기 위한 증기 모터들이 연신 김을 뿜어내고 있었으니…….
“더, 덤벼도 괜찮은 거야?”
“고작 오크라고 하기엔 너무 살벌하잖아……!”
“아니, 애초에 저것들 뭐야? 세계관 설정 붕괴 아냐?”
최근 보물 사냥꾼들은 오크들과 충돌할 일이 자주 있었고, 그때 봤던 녀석들은 평범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여기 있는 오크들은 대체 뭐란 말인가?
“……아! 혹시 변종 몬스터 아닐까?”
“변종?”
“고블린 놈들이야 괴팍한 실험들을 많이 하잖아. 어쩌면 그런 실험으로 만든 걸지도 모르지.”
“고, 고블린들이 그 정도로 한다고?”
너무 앞서 나간 소리가 아닌가 싶었으나…… 눈앞의 오크들이 괴기스러운 건 분명했다.
하지만 그곳을 지키는 오크들은 그들이 봤던 슈아르 산림의 오크 부족이 맞았다.
단, 진일보한 신세대 오크!
이 세상 오크가 아니다!
지금까지 세상에 있던 오크는 모두 잊어 버려라!
재호가 중계한 슈아르 연합을 통해 탄생한 테크노 오크!
하지만 안정성 문제로 아직 보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현 사태가 사태인 만큼 급히 착용한 것이었다.
만약 재호의 보물에 무슨 문제라도 생겼다간 고블린도, 오크도 무슨 일을 당할지 몰랐으니까.
“……역시 안 되겠어. 왠지 상대하고 싶지 않아.”
“그냥 돌아갈까……?”
세계관 무너트리는 비주얼 덕분에 어중이떠중이들은 알아서 물러나긴 했으니 잘된 일이었다.
* * *
재호는 액스페이스에 대한 정보를 알아보기 위해 여기저기 알아보았다.
그리고 이번에도 가장 먼저 답을 준 건 테일러.
―거기 골드투스 걔가 있는 곳이잖아.
―맞아. 혹시 알아?
―뭐, 나도 암흑가에 몸담고 있는 입장이라 조금 아는 정도? 일종의 심부름 센터 같은 곳이야.
―심부름 센터?
―돈만 주면 다 합니다~ 이런 애들이지. 물건 운송부터 시작해서 호위는 물론 암살까지, 가격만 맞으면 다 해.
―그럼 골드투스는?
―거기서 활동하는 플레이어 자체가 몇 명 없는데, 골드투스가 그중 대표격이지. 걔는 게임 실력도 좋은데 굳이 왜 그런 일을 하나 몰라.
―하긴, 지금 돌이켜 보니 내가 상대했던 사람들 중에 손꼽히는 실력자였어.
―뭐? 너 골드투스랑 싸웠었냐?
―예전에 봤었지.
―…….
테일러는 한참 침묵했다.
―어…… 어쩌다 그 독종들이랑 얽혔냐?
―내가 뭘 한 건 아니고, 아는 사람이 빚을 좀 졌나 보던데…… 조오금 참견을 했었지.
―너 안 그런 것 같으면서 은근히 허술하네. 야! 빚쟁이는 상종도 안 해야 해! 난 빚쟁이하곤 눈도 안 마주친다!!
―됐고. 아무튼 액스페이스 녀석들을 만나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걔들이 오늘 내 금고 털려고 하다 잡혔는데.
―만나서 뭐하게?
―대화로 풀어야지.
―그런 게 될 것 같냐? 빚쟁이 녀석을 가져다 바치지 않는 이상…… 아니다. 이미 싸웠었다고? 당연히 죽였겠지?
―당연히라니. 너무 단정적으로 말하진 마.
―그래? 하긴 골드투스라면…….
―죽이긴 죽였어.
―……그러면 글렀네. 걔네 소속감 장난 아니라서 절대 대화로 안 풀릴 거다.
결국 계속 치고 박고 싸울 수밖에 없다는 뜻.
‘피곤하게 됐네.’
본거지라도 알아낼 수 있다면 작정하고 터뜨려 버릴 시도라도 한다지만, 그게 아니니…….
―뭐, 만나는 방법 정도는 알려줄게.
테일러에게 액스페이스와 접촉하는 방법을 들은 재호.
‘금고부터 정리한 뒤에 접촉해 봐야겠군.’
영 성가신 상대와 얽힌 것 같아, 재호는 썩 좋은 기분은 아니었다.
‘뭐, 이번 건이 골드투스랑 관련이 있다란 보장은 없지만.’
두고 봐야 할 일이었다.
* * *
환상적이었던 일성 플라워즈의 리그 첫 경기.
그로 인해 발생한 일성 전자 광고 이익은 어마어마했기에 더 이상 일성 그룹 내의 누구도 게임단에 불만을 가지지 않았다.
하지만 게임단이 흥하자 부작용이 발생했으니…….
바로 게임단 운영권이라는 먹음직스러운 열매!
현재 일성 플라워즈의 운영은 전적으로 재호, 그리고 최근 감독으로 선임된 두표에 의해서 돌아가고 있었다.
한돌의 엄명에 따라 일성 전자는 오직 투자만 할 뿐, 어떠한 간섭도 하지 않았다.
그런 상황을 알게 된 눈치 빠른 이들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