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cho Florist Too Strong RAW novel - Chapter 151
150화
다시 게임에 접속한 재호는 메이에게 문성과 그 일행의 엘리시아 화원 출입을 허락해 주라고 전했다.
―어…… 괜찮을까요?
비록 게임단 소속은 아니지만 누구보다 재호와 가까운 사이인 메이는 일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다 알고 있었다.
그러니 걱정이 안 될 수가 없었다.
그들이 화원 내에서 해코지를 할까 봐?
그럴 리가.
―엘프들이 분명 가만히 안 둘 텐데요. 그러면 그 사람들이 알시아님을 건드릴 테고.
―아, 그거? 괜찮아. 어차피 날 계속 건드려 주길 바라거든.
―……네?
문성은 딱 재호가 원하는 방향대로 움직여 주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보다 자신을 더 방해해 주길 바라고 있었다.
모든 건 명분을 쌓기 위함!
그리고 약 10분 뒤, 기대했던 일이 일어났다.
―알시아님! 방금 이스미루라는 사람 로그아웃했어요!
메이에게서 도착한 귓속말.
그는 엘리시아 화원에 들어오자마자 기대에 충실하게 꼰대질을 해 주었다.
재호의 말에 절대 복종하는 엘프들이니, 재호보다 상관인 자신을 엘프가 어쩌지 못할 것이라 믿었던 것이다.
당연하게도 그는 2분 만에 즉결 심판원으로 압송되었고, 금방 노역소로 보내졌다.
그로선 절대 참을 수 없는 대우!
그곳에서도 엘프들과 실랑이를 벌였지만 전혀 먹히지 않았고, 결국 다시 재호를 찾으러 로그아웃한 것이다.
[긴급 로그아웃이 실행되었습니다.]어김없이 떠오른 알림.
그리고 캡슐 밖에는 눈이 활활 타오르는 문성이 있었다.
“야! 황재호!! 너 미쳤냐?!!”
“음? 왜 그러시죠?”
태연히 대꾸한 재호.
“당장 그 미친 엘프놈들한테 전해!! 감히 팀 트레이너를 그따위로 대접해?!!”
“아, 그거요? 제가 말씀드렸지 않습니까. 뉴월드에서 엘프들은 인간이라고 하면 이를 간다고.”
“나 트레이너야! 네 상관이라고 이 자식아!!! 너 똑바로 안 해?! 네가 시킨 거 아냐?! 죽고 싶어?!! 팀에서 쫓겨나고 싶냐고!!”
“뭐, 그렇게 말씀하셔도 방법이 없습니다. 그래도 아직 늦지 않았으니 지금이라도 인간 거주 구역에서 기다리시죠.”
쒹쒹거리며 콧김을 내뿜던 문성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럼 당장 우릴 그 감옥에서 꺼내.”
“……어? 설마 즉결 심판원에 잡혔습니까?”
“그게 왜? 네가 꺼내면 되잖아.”
“이런. 그건 안 됩니다. 삼권분립 아시죠? 즉결 심판원에 넘어갔으면 제 손에서 떠난 겁니다.”
“뭐?! 이 개 자식이 장난쳐?!!!”
급기야 재호의 멱살까지 틀어쥔 문성.
“너 이 새끼 싸움 좀 한다고 겁이 없나 보지? 게임 좀 한다고, 덩치 좀 크다고 다 이길 거 같냐?! 나 특전사 교관 출신이야!! 너 같은 건 한 주먹거리도 안 된다고!!”
“아…….”
재호는 진심으로 감탄했다.
살면서 멱살을 잡혀 본 경험은 학창 시절 일진들이 유일했거늘, 서른 넘은 아저씨에게서 그때와 똑같은 일을 당할 거라곤…….
“똑바로 해라? 어? 네가 게임 속에서 왕이라고 멋대로 해도 되는 사람이 아냐. 어? 내 뒤에 있는 분이 누군지 알아?”
“……모르겠습다만.”
“옥희범이야, 옥희범! 그 일성 그룹 회장! 새꺄! 너 하나 묻어 버리는 건 아니니까 조심해.”
퍽―
문성은 신경질적으로 재호를 밀쳐 버리곤 방을 빠져나갔다.
“…….”
홀로 남은 재호는 슬그머니 미소 지었다.
그리곤 한쪽에 세워 뒀던 휴대폰을 들어올렸다.
―……옥희범이야, 옥희범! 그 일성 그룹 회장! 새꺄! 너 하나…….
“깨끗하게 찍혔네.”
재호는 흐뭇한 표정으로 영상을 저장했다.
한돌을 통해 이 사태를 일으킨 장본인이 옥희범 회장이라는 걸 알게 된 재호.
그리고 단장으로 온 동준이 한돌의 외조카라는 것 역시.
단, 문성은 한돌도 모르는 이라고 했다.
그 말은 즉, 동진이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라는 것.
그 사람의 입에서 옥희범의 이름이 거론된 것도 모자라 협박까지 했으니, 당사자인 희범이 알게 된다면 썩 좋은 기분은 아닐 게 분명했다.
‘하지만 아직은 모자라.’
재호는 휴대폰을 다시 세팅해 두었다.
‘좀 더 확실하게 해야 해.’
꼬리 자르기는 막아야 했다.
대가리인 동준까지 확실히 엮을 수 있도록…….
* * *
당연하게도 문성은 자유의 몸이 될 수 없었다.
애초에 재호가 풀어주라고 해서 들어줄 엘프들도 아니었고, 즉결 심판원을 만들 때부터 자신은 관여하지 않겠다고 못을 박아 두었으니까.
열이 한껏 뻗친 문성은 수시로 재호를 찾아와 게임을 강제로 꺼 버리곤 욕설을 퍼부었다.
차마 주먹질을 할 엄두까진 나지 않는지, 멱살에서 멈추긴 했지만.
그 모든 정황은 재호의 휴대폰에 착실히 녹화되었고, 마침내 대가리까지 나서기 시작했다.
“야! 황재호!!! 너는 캡이 되어서 일을 그따위로밖에 못 해?!! 잘리고 싶어?! 어!!”
엘리시아 화원에 도착해 역시나 행패를 부리다 잡힌 동준까지 재호를 찾아온 것이었다.
그렇게 매일매일, 강제 접속 종료와 욕설 비난이 반복되었고, 동준은 초강수를 두었다.
“너 이 새끼!!! 너 내일 경기에 나가지 마!!! 그따위로 비협조할 거면 팀에서 나가!!!!”
“……죄송합니다.”
재호는 고개를 숙였고, 결국 재호가 빠진 채 일성 플라워즈는 경기를 치렀다.
그 결과, 최종 순위 12위.
승점 13점으로 리그 종합 순위는 4위로 떨어졌다.
재호가 없는 일성 플라워즈는 충분히 강했지만 재호 한 명의 존재감은 최소 3인분이었기 때문에, 그 빈자리가 클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완식은 아직 대회에서 활약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성장을 하지 못한 상태였고.
전 세계가 갑자기 대회에 출전하지 않은 재호에게 의문을 드러냈다.
그리고 의심은 한 가지로 귀결되었다.
첫째 날과 둘째 날 경기 사이에 있었던 변화라고 해 봐야 갑자기 선임된 김동준 단장밖에 없었으니.
일성 플라워즈는 재호의 건강상 이유라고 발표를 했고, 동시에 신이 난 건 MK의 감독 재진이었다.
[MK 감독 백재진이 말한다. “황재호 선수는 불화의 씨앗.”]이런 인터뷰들을 하고 다녔으니.
이래저래 일성 플라워즈는 논란의 중심에 섰고, 동준과 문성은 벽창호 같은 재호 대신 다른 팀원들에게 분노를 토해냈다.
특히 경기에서 이렇다 할 존재감을 보이지 못한 완식은 아주 커다란 표적지였다.
“넌 대체 그따위 실력으로 프로 선수할 생각이 드냐?! 미쳤어?!”
“넌 대체 선수만 구하면 당장 퇴출이다! 어후! 어디서 저딴 고문관이 들어와서.”
하지만 그들이 간과한 점은 완식의 성격.
재호와 달리 그는 묵묵히 참는 성격이 아니었다.
“아니, 이 XX!! 뭐라고? 이 인간들이 갑자기 들어와서 하는 짓이라곤 하나도 없는 놈들이 뭐? 고문관? XXXXX XXX!! 누가 고문관인데! 어?!!”
재호 옆에 서 있어서 그렇지, 뚝 떼어 놓고 보면 완식도 보통 살벌한 외모가 아니었다.
게다가 근육 크기는 재호보다 더 컸으니, 아예 죽일 듯이 받아치자 동준과 문성은 도리어 기가 죽어 버렸다.
“크, 크흠……! 나 감독이야! 말버릇이 왜…….”
“말버릇은 지랄! 아저씨들 말버릇이나 한번 녹음해서 처들어 봐! 그게 나이 처먹고 주댕이에서 나올 만한 소리들인지! 어?!”
“…….”
“…….”
그 사건이 벌어진 뒤, 둘은 슬그머니 완식을 피해 도망쳐 버렸다.
“푸하하핫! 불안하다 싶더니 결국 터뜨렸어?”
그 이야기를 들은 재호는 폭소했다.
“운 좋은 거지.”
심드렁한 완식의 대답.
“만약 네가 그랬다고 생각해 봐. 그 인간들 그 자리에서 똥오줌 지리고 기절했을걸?”
“설마 그럴까 봐. 대단하신 특전사 교관님인데.”
“그거도 뭔가 수상해. 진짜 특전사 교관 맞아? 그 인간 엘프한테 덤벼드는 꼬라지 봤는데, 암만 봐도 특전사 출신 아닌 거 같아.”
“그래? 요즘 영지로 돌아가질 않았더니.”
수시로 동준과 문성이 게임을 강제 종료하다 보니 재호는 아직도 보물 운송 작업을 시작도 못 하고 있었다.
“그 자식들 언제까지 보고 있어야 하냐? 네가 그냥 무시하고 있으니 이젠 슬슬 우리한테 지랄하던데. 오늘 경기로 아예 미쳐버린 것 같더라.”
“이제 금방이야.”
재호는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그렇지 않아도 모아온 정보를 정리 중이거든. 내일이면 끝날 거야.”
* * *
[트리플체인]뉴월드의 소수 정예 길드.
그리고 그곳의 길드 마스터는 하우스.
바로 김동준의 닉네임이었다.
그리고 부길마는 이스미루, 이문성.
즉, 현재 엘리시아 화원에 밀고 들어온 일당 전원은 트리플 체인의 길드원이었다.
이러한 사실을 밝혀낸 것은 놀랍게도 뤼니오르가 아닌, 바로 전럭협!
아니, 애초에 전럭협이기 때문에 알아낼 수밖에 없었다.
브리즈는 전럭협의 모든 인원을 움직여 게임 내는 물론, 현실에서도 조사를 병행했다.
하지만 좀처럼 정보를 찾을 수가 없었고, 브리즈는 접근 방식을 변경했다.
다름 아닌 첩자를 붙이는 것!
전럭협의 믿을 만한 간부급 플레이어를 의도적으로 동준과 문성에게 접근시켰다.
마침 그들이 강제 노역서에서 신나게 구르고 있었으니, 은근슬쩍 챙겨주며 친분을 쌓는 건 전혀 어렵지 않았다.
“알시아요? 어휴…… 그 쫌생이! 말도 마세요! 아니, 글쎄 있잖아요…….”
그런 식으로 알시아를 비방하기 시작하니 두 사람도 조금씩 입을 열기 시작했다.
게다가 전럭협의 실상과는 별개로, 외부에선 굉장한 권력 집단처럼 비춰지고 있었다.
그곳 소속의 플레이어가 자신들을 찾아와 알랑거리니 그렇지 않아도 격해진 상태의 동준과 문성이 그를 믿기 시작한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헌데 여러분들은 왜 여기 온 겁니까? 아이템 상태나 레벨 같은 거 보면 고작 게임단에 묶여 있을 사람들이 아닌데.”
마침내 던진 떡밥.
그리고…….
파닥파닥―
월척이었다.
* * *
동준과 문성은 모든 걸 알게 되었다.
대체 무엇을?
재호가 자신들을 의도적으로 엘프들에게 던져 넣었다는 사실을!
전럭협의 간부는 말했다.
“어휴― 말도 마세요! 여기 강제 노역소에 있는 사람들 죄다 알시아가 마음에 안 든다고 잡아넣은 거예요. 저기 보세요! 저 선량한 얼굴들을!”
재호가 자신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착각한) 둘은 당장 재호를 찾았다.
쾅쾅쾅―!!
잠긴 문.
“이 XX!!! 황재호!!”
“당장 문 연다, 실시!!! 문 열라고! 이 새끼야!!!”
마구 발길질까지 하며 잔뜩 독이 오른 둘.
달칵―
잠금장치가 풀리자마자 동준은 냅다 문을 발칵 열어젖혔다.
“어이쿠?!”
그 탓에 문을 열었던 상대가 중심을 잃고 자빠져 버렸다.
“얼씨구? 뭐하냐? 당장 처 일어나!!!”
“어디서 자해 공갈이야?!!”
목소리를 높이던 두 사람.
헌데…….
“뭐냐? 웬 양복?”
엎어진 상대의 복장이 이상했다.
그러고 보니 등빨 역시 재호라기엔 굉장히 왜소했고…….
“어구구……. 이 자식들아! 이게 뭐하는 짓이냐?!!”
“헉?! 사, 삼촌?!!!”
허리를 부여잡고 몸을 일으킨 상대의 얼굴을 본 동준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
문성 역시 입을 쩍 벌린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고.
“사, 삼촌이 왜 여기 있어요?!!”
“뭐? 왜긴. 나 일성 플라워즈 투자자야. 황 선수가 어제 경기 못 나온 것 때문에 찾아와 봤지.”
“그, 그럼 날 찾아야지…… 왜 선수를 직접…….”
“굳이 그럴 필요가 있어? 그리고 마침 잘 왔다. 안 그래도 너랑 갈 곳이 있었는데. 아, 그쪽은 트레이너라고 했나? 그쪽도 같이 가지.”
“어딜……?”
“…….”
하지만 한돌은 더 이상 이야기해 주지 않았다.
‘미리 알아 봐야 재미없잖아?’
그는 속으로 킬킬거리며 웃음을 흘렸다.
한돌이 갑자기 일성 플라워즈의 숙소로 찾아온 이유?
일성 플라워즈를 원래대로 돌리기 위해 재호가 준비한 ‘명분’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그 내용은 한돌이 보기에도 아주 만족스러웠고.
* * *
“후우…….”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를 선도하는 글로벌 그룹 일성.
그곳의 총수 옥희범의 입에서 흘러나온 7초간의 한숨.
이유는 한돌이 보여준 영상들로, 그곳엔 동준과 문성의 다채로운 패악질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그중에서 한숨의 지분을 5초나 차지하고 있는 건, 두 사람이 전럭협 간부에게 털어놓은 속내였다.
몰래 녹화된 영상에 담겨 있던 내용은…….
―뭐? 게임단? 그딴 거 알 게 뭐야. 어차피 그 노인네는 뉴월드가 뭔지도 모를걸? 아, 이건 알면 안 되는데…… 흠흠.
―에이, 비밀이 어디 있습니까? 어차피 앞으로 전럭협과 트리플체인은 영혼의 동맹이 될 텐데요.
―그렇지? 사실 나 일성 그룹 가문 일원이야.
―헉?! 대박! 전럭협도 드디어 썩은 동아줄 버리고 금줄 잡는 겁니까?
―하하! 당연하지. 일단은 엘리시아 화원을 먹는 게 먼저야. 우리 집안 DNA가 돈 냄새는 기가 막히게 맡거든. 내가 볼 때 엘리시아 화원만 차지하면 인생 피는 거야. 그 노인네는 돈밖에 모르거든. 이걸로 한탕 크게 치면 나한테도 사업장 하나 내 줄지도 모르지. 하하! 그러면 내가 한 자리씩 줄게!
―근데 엘리시아 화원은 어떻게 먹으려는 겁니까? 엘프들은 어떻게 할 수가 없을 텐데요.
―야야, 세상이 게임 속에만 있냐? 현실의 황재호 그 새끼가 뭘 할 수 있겠냐? 나 재벌가야! 그 새끼가 암만 잘나가도 나 못 건드려. 난 그냥 천천히 압박해 나가면 그런 놈들은 알아서 기게 되어 있어.
“하, 할아버지…….”
새하얗게 얼굴이 질린 동준이 힘겹게 입을 열었다.
“……나가.”
“저, 전부 오해…… 아니, 조작된…….”
“나가 이 자식아!!!”
“!!!”
희범의 호통에 동준과 문성이 헐레벌떡 도망쳐 버렸다.
“후우……. 한돌아.”
이마를 부여잡은 희범이 한돌을 불렀다.
“꼭 이렇게 하길 원하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