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cho Florist Too Strong RAW novel - Chapter 193
192화
몸에 꽃을 지니고 활동을 한다는 것 자체에 대한 거부감은 여전히 가지고 있긴 했지만, 그래도 성능만큼은 인정한 말칸트.
아이템에 딱히 구애받지 않는 초월자 수준인 말칸트라 해도 굳이 좋은 걸 마다할 이유는 없었다.
다만…….
“좀 더 어울리는 형태라면 좋을 텐데 말이오…….”
그는 진심으로 안타까워하며 말했다.
그나마 말칸트의 우람한 승모 덕분에 화분의 존재감이 가리다 보니 생각보다 이상하진 않았다.
“흠… 그런가?”
말칸트가 자신의 기사들을 바라보며 묻자 그들은 흠칫하다간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입니다!”
“대왕님의 풍채와 딱 어울립니다!”
“쯧……. 역시.”
그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 혀를 찼다.
여기서 기사들이 초를 치나 싶은 순간.
“허나 너희들도 직접 느껴보면 알 것이야.”
그는 가장 가까이 있는 기사의 목에 화분 목걸이를 걸어 주었다.
“음?! 오오? 이, 이 힘은……?”
“이제야 알겠는가? 알시아 왕이 한 말은 결코 허언이 아니었던 것이야.”
말칸트는 재호를 돌아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쨌든 좋은 선물 고맙소. 내 약속한 대로 소중이 간직하도록 하겠소.”
말칸트의 감사에 재호는 고개를 저었다.
“말칸트 대왕께서 써 주신다면 오히려 제가 고맙지요.”
재호는 너무 좋아하는 티를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이건 무조건 재호의 이득이었다.
말칸트가 꽃을 인정한 것도 컸으나, 방금 기사 한 명에게 꽃이 지닌 힘을 체감시켜 준 게 컸다.
이제 기사들 사이에선 입소문이 퍼질 테고, 더 강해지고자 하는 기사들에겐 무엇보다 매력적일 터.
그런 식으로 크루마 본토에 소문이 퍼지는 것도 시간문제였다.
‘물론 당장은 꽃이 무력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만 쓰이겠지만…….’
점점 또 다른 효과도 기대하게 되리라.
* * *
막장 결투 쇼 이후에도 말칸트 대왕은 슈퍼스타 아레나를 더 구경하겠다고 자리를 잡았다.
그사이에 재호를 찾아온 크루마의 기사들.
그리곤 화분의 구매 의사를 밝혔고, 그들을 위해 재호는 몇 번이나 화원을 왔다 갔다 해야 했다.
모두가 자신의 전투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것들을 요구했으나, 단 한 명은 좀 달랐다.
“저… 혹시 꽃으로 다른 효과들도 볼 수 있습니까……?”
그렇게 물은 기사의 표정은 상당히 어둡고 초조해 보였다.
“다른 효과라고 함은…….”
재호는 ‘올 것이 왔다’고 생각하며 내심 미소 지었다.
“그… 예를 들면… 고백에 성공한다거나…….”
“고백?”
“그, 그렇습니다. 실은… 제가 사랑하는 여인이 있는데… 이번에 돌아가면 고백을…….”
“자, 잠깐. 그런 불안한 이야기는 굳이 하지 말고.”
마치 플래그를 세우는 듯한 그의 말을 재호가 급히 끊었다.
“그러니까 상대방의 호감을 얻고 싶다 이거잖아?”
“아, 예. 그렇습니다.”
그런 순수한 바람 정도는 전혀 문제될 게 없었다.
다만 고백에 성공을 보장해 주지는 못하겠지만.
“상대의 호감을 얻고 싶다라……. 완벽하게 제대로 찾아왔어.”
재호는 그에게 맞은편에 앉으라고 손짓했다.
“일단 미리 말하자면 고백이 백퍼센트 성공한다고 답은 해 줄 수 없어. 어디까지나 상대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는 데 도움을 주는 정도지.”
“아, 알고 있습니다!”
“자, 그럼 몇 가지 선택지가 있는데, 각 선택지 별로 가격이 달라. 일단 고백할 때 쓸 선물용 꽃다발하고 꽃바구니가 있거든. 가격은 꽃바구니가 더 비싸고…….”
재호는 인벤토리에서 카탈로그를 꺼내 마주 앉은 기사에게 설명했다.
그는 심각한 표정으로 집중했고, 한참을 심각하게 고민했다.
“가격이… 생각보다 되는군요.”
하지만 그도 비싼 가격을 납득하고 있었다.
보통 꽃이 아니라 마법 같은 효과를 지니고 있는 꽃들이니까.
“마음 같아선 다 해 주고 싶지만…….”
현재 그가 지닌 돈으로는 어려웠다.
“흠……. 그렇다면…….”
재호는 고심하는 척, 테이블을 손가락으로 탁탁 두드렸다.
하지만 이미 속으로는 결정을 내린 상태였다.
“특별히 B1 세트 가격으로 특A 세트를 팔게.”
월화수 바구니에 생기 충만한 화원의 흙을 담아 만든 꽃바구니, 그리고 호감도를 올리기 위한 펜던트와 커플링까지.
“헉?! 그, 그래도 됩니까?”
“말칸트 대왕을 봐서 그런 거니까. 단, 조건이 있어.”
“어떤 조건입니까? 할 수 없는 것 빼곤 다 하겠습니다!”
그의 말에 재호는 빙그레 웃었다.
“별로 어려운 건 아냐. 그곳에서 주변에 꽃집 홍보를 해 줘.”
“어… 겨우 그거입니까?”
“맞아. 단, 내가 홍보를 하는지 안 하는지 알 방법이 없잖아? 그걸 증명할 방법이 있어야겠지.”
재호는 두 손을 쫙 펼쳐 보였다.
“열 명.”
“?”
“엘리시아 화원을 찾는 크루마의 손님 열 명을 이리로 보내 줘. 그러면 열심히 홍보를 했다는 걸 인정할게.”
“?!!”
단순히 홍보하는 것과 실제 손님 열 명을 보내는 건 차원이 달랐다.
엘리시아 화원과 크루마의 거리는 제국을 중심으로 정반대.
평범한 사람들이 가로질러 오기에는 너무 멀고 위험한 길이었다.
아무리 열심히 홍보를 하더라도 엘리시아 화원을 찾아갈 가능성은 극히 낮았던 것이다.
하지만 그의 머리는 무한 긍정 사고 회고를 돌렸다.
“알겠습니다!”
알게 뭐야!
어차피 일단은 고백부터 성공하고 보자!
실제로 효과를 보고 고백에 성공만 한다면 뭐라도 할 수 있을 테니까!
…라고 그는 스스로를 과신했다.
“좋아. 그럼 바로 제작해 오도록 하지.”
재호는 그가 작성한 주문표를 받은 뒤, 화원으로 향했다.
* * *
말칸트는 거의 3일은 더 지나서 떠났다.
함께 왔던 기사들은 각자 하나씩 화분들은 챙기고 있었으니, 그 꼴을 본 말칸트는 혀를 찼다.
“아무리 알시아 왕의 꽃들이 대단히 뛰어나다고 하지만…… 휘센! 넌 좀 너무한 것 아니냐!!”
말칸트는 커다란 꽃바구니를 둘러맨 기사에게 소리쳤다.
“아! 죄, 죄송합니다!”
“낄낄, 한번 봐주시죠! 대왕님. 저 녀석 저걸로 고백할 거라고 아주 작정을 하고 있거든요.”
다른 기사들의 놀림에 말칸트는 헛웃음을 터뜨렸다.
“쯧쯧, 사막의 사나이가 고작 꽃에 의지해 여심을 잡겠단 거냐!”
“저 녀석 얼굴을 보십시오! 꽃마저도 없으면 가능성이 전혀 없지 않겠습니까?! 으하하!”
“끌끌, 그래. 돌아가면 네놈은 꼭 내게 결과를 보고하도록 해라! 그렇게 요란 떤 결과를 알아야겠으니.”
“푸하하하!!”
좋은 분위기에서 출발한 그들을 배웅한 재호.
“후……. 이렇게 또 한 건 끝냈군.”
서쪽 대륙의 가장 큰 나라인 크루마.
그곳에 미래를 위한 꽃은 충분히 뿌렸다고 할 수 있었다.
말칸트가 직접 기사들을 이끌고 와 준 덕분에 재호가 저곳까지 갈 고생은 덜었으니.
“그리고 이거…….”
재호는 인벤토리에서 과거 말칸트에게 받은 을 꺼냈다.
결투를 통해 아이템 강화가 가능한 꿀템이라고 생각했던 것이었으나…….
말칸트가 머무는 동안, 재호는 이 특수한 옵션에 대해 물어봤었다.
결투에서 승리하면 아이템 공격력이 증가하는 효과가 왜 발생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
그리고 말칸트는 당연하지 않냐는 표정으로 대답했다.
“그건 무투가를 위한 것. 검이나 마법을 쓰는 이들과의 결투는 진정한 결투가 아니오.”
“……?”
전혀 예상하지 못한 답이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나서 기억을 더듬어 보니, 확실히 엘프와의 결투에서는 서로 격투를 벌이긴 했었다.
“또한 그건 끝없는 고행을 통해 자신을 증명하기 위한 것이지. 약자를 괴롭히는 것엔 아무런 의미도 없소.”
또한 강자와의 결투를 통해서만 이 효과를 보이는 건가 싶었던 추측 또한 사실이었다.
‘그럼 다키스트는…….’
레벨은 월등히 높은 다키스트지만… 시스템은 그녀를 재호보다 확실한 약자라고 판단했단 것인가!
‘아, 아니지. 당연히 격투 계열이 아닌 탓이겠지.’
재호는 그렇게 포장을…….
-야! 바빠?!
-헉?!
그 순간에 걸려온 다키스트의 귓속말.
-뭐야? 왜 놀라는데? 너 설마 내 욕하고 있었어?
-예리하네.
-……그냥 아니라고 뻔한 거짓말이라도 좀 해주면 안 돼?
-그보다 왜? 무슨 일인데.
-너 나랑 같이 깨야 하는 퀘스트 알고 있지?
-그런 게 있었어?
-있잖아! 키노 여왕 퀘!
-아. 맞다.
[*퀘스트*] [독사과 흑마법사단의 여왕 키노.그녀는 먼 과거, 일생의 원수이자 적대자인 ‘스노우’를 틴라이트에게 빼앗겼습니다.
이렇게 당신은 틴라이트가 저질러 놓은 과거에 또 얽히고 말았습니다!
그녀는 이 세상 어디론가 숨어 버린 스노우를 찾아 죽이길 원합니다.
하지만 꽁꽁 숨어 버린 스노우는 좀처럼 찾아낼 수가 없었으며, 정령화장의 후계자인 당신이 유일한 단서입니다.] [보상 : ???]
워낙 바쁜 일의 연속인데다, 다키스트까지 한 팀이 되어 대회에 참가하다 보니 완전히 까먹고 있었던 퀘스트.
퀘스트 설명을 봐선 스노우란 인물을 키노가 죽이려 했고, 그 스노우를 틴라이트가 구해준 것으로 추정이 되었다.
문제는 퀘스트에선 정령화장의 후예인 재호가 단서라고 말하는데, 재호는 전혀 아는 바가 없었다.
-네가 눈곱만큼도 관심이 없으니까 정보가 전혀 없는 거잖아!
-뭐, 나랑 직접 관련이 있는 퀘스트가 아니었으니까.
애초에 타프카 숲 인근의 영주인 라디부의 퀘스트 때문에 키노를 만났었다.
그게 아니라면 전혀 마주칠 일이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틴라이트가 연루된 건 엄연한 사실이지.
꼰대의 참견은 한 귀로 흘려 버렸다.
-그래서 뭐 정보 좀 얻었어?
-그러니까 귓속말을 했지.
대회가 끝난 뒤, 다키스트는 본격적으로 퀘스트 정보를 찾아 대륙을 뒤졌다.
그 과정에서 꽤 쓸 만한 것을 얻은 참이었다.
-스노우와 관련된 일곱 난쟁이에 대한 정보를 얻었어.
-…….
아주 노골적인 연관성에 재호는 말문이 막혔다.
-좀… 뻔하지?
다키스트도 그리 생각했는지 괜히 민망해했다.
-스노우의 마지막 행적이 발견되었던 곳이 키노가 있던 타프카 숲인데, 그곳에서 일곱 난쟁이가 함께 살았었대.
-그 사람은 왜 그런 중요한 정보를 미리 이야기 안 해 준 거야?
-네가 이해해. NPC들이 그렇지 뭐.
대수롭지 않게 대꾸한 다키스트는 계속 설명을 이었다.
-아무튼 그 근처를 따라서 조사를 하다가 근처에 있던 귀족 영지 한 곳에서 수상쩍은 걸 발견했거든.
-귀족 영지?
설마?
-응. 티스트 영지라고. 그 전에 네가 구해야 한다고 난리쳤던 그 멍청이 가문 영지야.
-…….
싸늘하다…….
재호는 이렇게 엮이는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니란 걸 직감했다.
뭔가… 뭔가 개 같은 일이 또 일어나려 하고 있다!
-네가 그쪽 귀족이랑 호감도 작업이 좀 되어 있을 테니까 좀 도와줘.
-일단 알았어. 여기 일 끝나면 가볼게.
-빨리 와!
다키스트와의 귓속말은 거기서 끝이 났고, 재호는 긴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 가긴 가야지.”
지금까지 그녀가 재호를 도와준 걸 생각하면 재호도 그녀를 기꺼이 도와야 했다.
“물론 그 전에…….”
재호는 지하의 대장간으로 향했다.
* * *
재호는 드렐리어에게 을 내밀었다.
“이걸 좀 쓸 만하게 만들어 줄 순 없어?”
“쓸 만하게라…….”
그는 눈을 가늘게 뜨더니 너클을 이리저리 살폈다.
“흐음……. 상당히 오래된 물건이로군. 말 그대로 세월에 담금질이 되었어. 귀물이 따로 없군……”
역시 드렐리어는 단번에 물건의 본질을 간파했다.
“보통 이런 건 함부로 건드려선 안 되는 법인데… 그대는 뭐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것이지?”
“아, 거기에 귀속되어 있는 특성 하나가 좀 별로야.”
[ : 결투에서 승리할 때마다 공격력이 0.1씩 증가합니다.]사실상 큰 효율을 보기 어려운 옵션.
0.1씩 올려서 대체 어느 세월에 써먹으란 말인가?
“좀 쉬운 방식으로 바꿀 순 없어?”
재호의 말에 드렐리어는 수염을 가만히 쓰다듬으며 생각에 빠졌다.
“몇 번이나 말했지만 우리 드워프들은 뛰어난 대장장이인 동시에 마법 종족이기도 하지. 이걸 바꾸는 것 정도는 얼마든지 할 수 있네. 하지만 앞서 말했듯, 이건 귀물이야. 아무리 우리의 기술이 뛰어나도 이미 오랜 세월 속에서 굳어진 이걸 함부로 건드렸다간 있던 것마저 잃어버릴 수 있다네.”
시도는 해 볼 수 있겠지만 실패의 위험이 높다는 뜻.
“음…….”
그 이야기를 들은 재호도 덩달아 고민에 빠졌다.
현재 재호가 사용하는 무기는 충 두 가지.
모종삽과 화염창이었다.
그것도 상성상, 동시에는 사용이 불가능했고, 무기로 인식이 되는 탓에 너클과도 사용이 불가능했다.
괜히 낭비되는 전력은 여러모로 아쉬웠으니.
-골렘 재료로 써 버리면 되잖아.
징징이의 말에 재호는 고개를 저었다.
“네가 그 미친 골렘을 제대로 통제할 수 있다면 고려해 볼게.”
-…….
징징이 입을 다시 막아 버린 재호는 다시 한 번 이러한 고민을 드렐리어에게 털어놓았다.
“음, 그러한 문제라면 생각보다 쉽게 해결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
“어? 방법이 있어?”
“물론이네. 본디 변경보다는 추가가 손쉬운 작업이야. 예를 들면…….”
문득, 그의 눈길이 대장간 한쪽에서 연구가 진행 중인 헬트리버의 목줄로 향했다.
“오호! 재밌는 생각이 떠올랐군!”
그는 성큼성큼 걸음을 옮겨 목줄을 챙겼다.
“답은 이걸세!!”
“?”
재호는 전혀 알아들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