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cho Florist Too Strong RAW novel - Chapter 215
214화
-(동영상) 뉴월드에 괴 몬스터 나타남.
└몬스터면 몬스터지 괴 몬스터는 뭐임?
└요상한 어그로도 다 있네.
└영상이나 보고 말해.
└??
└???
그 영상에서 받는 기이한 느낌은 한두 개가 아니었다.
대형 선박이 지상을 다리는 것도 이상한데 온통 꽃으로 치장되어 있었고, 웬 굴뚝같은 것에선 시커먼 연기가 뿜어져 나왔으니.
-저게 대체 뭐임?
└괴 몬스터 맞네.
└저 커다란 게 어떻게 움직이는 거임?
└어… 저거 배 아래에 달린 거 캐터필러 아님?
└캐터필러? 무한궤도? 그게 왜 뉴월드에서 나와?
-저딴 미친 짓 하는 놈 생각해 보면 딱 한 명 떠오르긴 하는데.
└ㅋㅋㅋㅋ나도 떠오름
└야, 그러고 보니 저거 온통 꽃범벅이잖아.
└?
└리얼 황재호 아냐?
└황재호 맞을걸? 나 최근에 슈퍼스타 아레나 땜에 엠베이 숲에 머물렀는데, 고블린하고 드워프들이 숲 밖으로 왔다갔다하는 거 봄.
└아! 저거 다시 보니까 푸른산호 섬에서 타고 왔던 그 배네!
-또시아냐?
└도대체 저걸로 뭘 하려고?
퍼레이드하려고.
커뮤니티 내에서 엄청난 관심을 받고 있단 사실은 모른 채, 대륙을 가로지르는 고잉헬 호.
걷는 것보다 조금 아주 약간 더 빠른 수준이었지만 기한 내에 목적지로 향하는 건 그리 어렵진 않았다.
구르르르-
저 멀리 보이는 트오세 영지.
“잘 꾸며진 곳이네.”
상당히 큰 영지는 도시 설계도로 봤던 것보다 훨씬 시원시원 형태였다.
영지 가운데 영주 저택 주변으로 만들어진 로터리와 거기서 이어진 시원시원한 대로.
포드 백작 가문이 평민들과도 잘 어울리는 열린 성향이란 걸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다만 막상 현장에 도착하고 보니 곤란한 점이 있었다.
“이거… 퍼레이드는 불가능하겠는데…….”
원인은 고잉헬 호의 무한궤도였다.
혹여나 배가 쓰러지는 걸 방지하기 위해 무한궤도는 좌우로 넓게 설계되었고, 그 탓에 도심으로 진입이 불가능했던 것이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지.’
영지 인근에 정박한 뒤에 내려선 재호.
“어서 오십시오.”
멀리서부터 존재감을 뿜어댄 덕에 포드 백작 부부는 이미 마중을 나와 있었다.
“미리 말씀을 들었지만 저건…….”
두 사람은 고잉헬 호를 멍하니 올려다봤다.
처음 목격했을 땐 기괴하기 짝이 없었으나, 가까이서 보니 묘한 아름다움이 있었다.
선체를 덮은 형형색색 아름다운 꽃들, 돛대마저 본 적 없는 우아한 꽃으로 만들어져 있는 비현실적 풍경.
배 곳곳에서 정령들이 뛰어 놀고 있으니, 고잉헬 호는 움직이는 엘리시아 화원 그 자체였다.
“본래는 행사에 맞춰 이 배로 퍼레이드를 하려고 했는데 어렵게 됐네요.”
재호의 말에 그들 역시 진심으로 아쉬워했다.
이 배가 영지를 순회하는 그림은 상상만 해도 전율이 일어날 정도였으니까.
“아쉽긴 해도 이 배가 있는 것만으로도 축제의 격이 올라갈 겁니다.”
키이프의 말에 헤라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그런데 이 배의 이름은 무엇인가요?”
“고잉헬…….”
문득, 두 사람의 부푼 기대감을 부수고 싶지 않아진 재호.
“…바라기 호요.”
“고잉헬바라기?”
직역하면 지옥바라기.
급조한 걸 뱉고 보니 더 이상해진 뉘앙스.
하지만 다행히 재호의 이미지가 두 사람에겐 워낙 좋게 자리 잡고 있어 괜한 트집은 일어나지 않았다.
“허허, 아무튼 일단 들어오시겠습니까?”
저택으로 들어선 재호.
다른 귀족이나 왕족들과 마찬가지로 재호의 꽃집보다 몇 배는 화려한 곳이었으나, 오히려 당사자들은 창피해했다.
“나름 꾸민다고 꾸며 놓은 곳인데 엘리시아 화원에 비하면 한참 모자라지요?”
그러면서 헤라는 여기저기 놓인 화분들을 수줍어하며 소개해 주었다.
“제가 직접 꽃꽂이한 것들인데 어떤가요?”
“하하, 당신이 만든 게 알시아 폐하 눈에 들 리가 있겠어?”
찌릿-
“크흠…….”
헤라의 뾰족한 시선에 헛기침을 하며 외면한 키이프.
그사이 재호는 화분에 꽂인 꽃을 가만히 살폈다.
[정성 어린 청장미 화분] [등급 : 고급]“오? 괜찮은데요?”
재호는 진심으로 감탄했다.
“저, 정말인가요?”
휘둥그레진 헤라의 반문에 재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단순 취미라기엔 실력이 좋네요.”
비록 재호를 비롯한 화원의 다른 전문가들처럼 특별한 옵션을 부여하기엔 헤라의 깨달음이 너무 미진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아이템 등급이 고급으로 나왔다는 건 그만큼 진심으로 꽃을 대한다는 뜻.
꽃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란 걸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돌발 퀘스트*] [헤라 포드의 꽃꽂이 강사가 되어 주십시오!헤라의 꽃에 대한 열정은 생각보다 깊습니다.
엘리시아 화원에서 당신을 만난 이후, 그녀는 더욱 꽃에 빠져들었으나 더 이상 실력에 진전이 없어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그 슬럼프를 깨 줄 수 있는 건 오직 당신뿐입니다!] [성공 조건 : 헤라의 전설 등급 꽃꽂이 성공.] [보상 : ???]
‘물음표 보상?’
영지에서 준비하는 축제 보상도 직접 표시가 되었는데, 헤라의 꽃꽂이를 가르쳐 주는 게 물음표다?
대체 얼마나 대단한 걸 주려고 이러는 걸까?
“흠흠, 그럼 제가 조금 도움을 줄까요?”
“예?”
“기본 실력은 탄탄하니 약간의 도움만 있으면 큰 성장이 가능할 것 같은데요?”
“헉?! 저, 정말인가요? 그렇다면 저야 너무 좋죠!”
크게 기뻐하는 헤라.
“그럼 축제 준비하는 동안 바깥에서 활동을 좀 해도 되겠어요? 직접 작업하는 걸 보면서 배우는 게 제일 좋을 테니.”
“물론이죠!”
“크, 크흠…….”
키이프는 헛기침을 하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영주 부인이 축제 현장을 졸졸 쫓아다니며 일을 한다니…….
키이프도 재호에게 큰 호감을 가지곤 있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건 백작가 체면상 허락할 수… 밖에 없었다.
저토록 좋아하는 기뻐하는 아내에게 찬물을 끼얹을 순 없었으니까.
* * *
평소의 고급스러운 드레스를 벗어 던지고 정원사처럼 작업복을 갖춰 입은 헤라.
앞치마를 다시 한 번 단단히 죄곤 재호 뒤를 열심히 따라다녔다.
사실 재호가 특별히 새로운 걸 가르쳐 주는 건 없었다.
애초에 현실에서 통용될 만한 전문적인 꽃꽂이 기술을 가진 것도 아니었고, 대부분 스킬에 의지한 것이었으니.
하지만 애초에 헤라는 자신의 능력만으로 고급 등급을 뽑아낼 수 있는 실력자.
재호의 손짓, 스킬 하나하나에서 자신의 모자란 부분들을 스스로 깨닫고 있었다.
그렇게 트오세 영지의 축제 준비로 한참 바쁜 그때, 다른 목적으로 그 광경을 지켜보는 이도 있었다.
-아무래도 계획이 좀 더 쉬워질 수 있을 것 같네.
숨어 지켜보던 이는 어디론가 귓속말을 보냈고, 곧 답신이 돌아왔다.
-황재호는?
재호에 대해서 묻는 이의 아이디는 쉐이크.
바로 이수민이었다.
-조금 문제가 될 여지는 있지만, 놈이 로그아웃되는 시점을 노리면 될 것 같아.
-돈값 확실히 해야 할 거야. 이전처럼 엉망으로 했다간…….
-흥. 누가 들으면 항상 실패한 줄 알겠네. 명심해. 알시아의 보물 상자를 탈취한 건 우리라는 거. 우리의 실패는 알시아에 대해서 제대로 알지 못할 때뿐이었어.
-……똑바로 하기나 해.
그리고 수민과 귓속말을 나눈 이는 바로 골드투스.
-명심해. 내가 원하는 건 황재호를 차근차근 파괴하는 거니까. 괜히 욕심 부려서 망치지 말라고.
분노에 눈이 멀어 버린 수민이 내린 선택.
그건 바로 액스페이스였다.
박람회에서 당한 처참한 굴욕.
솔직히 그때 감정으론 청부 살인이라도 하고 싶었으나… 대한민국에서 말이나 되는 소리인가?
그는 냉정이 분석했고, 결론을 내렸다.
재호가 지금의 위치까지 오기까지, 그 기반은 모두 게임에 있었다.
게임 내의 재호가 쌓아 올린 걸 무너트리면 아무것도 아니게 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물론 그 비슷한 생각으로 덤볐다 망한 이들이 한둘이 아니지만, 그들 모두 자신은 다르다고 생각했으니…….
어쨌든 그래서 골드투스와 접선했고, 그녀가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이었다.
“쯧. 재수 없는 열등감 덩어리 같으니라구.”
귓속말을 마친 골드투스는 짜증스레 중얼거렸다.
솔직히 골드투스는 재호와 자꾸 얽히고 싶지 않았다.
어째 좋은 꼴을 본 적이 없었으니…….
그나마 보물 상자를 탈취하면서 한 방 먹이긴 했지만, 문제는 아직 그걸 열지 못하고 있단 점이었다.
그런 와중에 고블린들도 엠베이 숲으로 넘어가 버린 상황.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이라 조직의 눈치도 많이 보이는데, 또 재호와 얽혔다 다른 문제도 터져 버리면?
그러나 액스페이스는 이 일을 다시 골드투스에게 맡겼다.
재호를 상대로 견주어 볼 만한 게 골드투스라고 판단한 것이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보물 상자를 챙기지 말 걸 그랬어.’
후회되지만 이미 일어난 일이고 해야 하는 일이었다.
그나마 재호와 직접 싸우는 게 아닌, 재호가 하려는 일들을 방해하는 게 목적이니 부담이 좀 덜하긴 했다.
이대로 재호가 접속만 종료하면…….
“골드투스 님.”
“음?”
계획을 다시 점검해 보고 있던 골드투스에게 부하가 말을 걸었다.
“배로 돌아온 알시아가 사라졌습니다.”
“?!”
마침내 로그아웃 했구나!
“좋아. 움직인다.”
골드투스는 자신의 무기를 단단히 움켜쥐었다.
“제1목표는 백작 부인. 2목표는 저 정체불명의 배를 파괴하는 거다. 전투는 최대한 피하도록.”
“옛!”
“알겠습니다!”
파바밧-
대답과 함께 수십 명의 조직원들이 흩어졌다.
* * *
캡슐을 빠져나온 재호.
접속 제한 시간이 다 되어서 나온 건 아니었다.
간단히 씻고 잠시 기다리자 곧 울리는 초인종.
문을 여니 일성 전자 로고가 그려진 유니폼을 입은 두 사람이 재호를 향해 긴장한 표정으로 인사했다.
“황재호 고객님?”
굳이 물어보지 않아도 다 알 법한 외모였지만 절차상 확인한 그.
“네, 접니다.”
“하하, 반갑습니다. 이미 연락 받으셨겠지만 캡슐 설치를 위해 이렇게 방문했습니다.”
“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게임을 끄고 나온 이유는 신형 캡슐로 교체를 하기 위해서!
이사와 겹치는 바람에 조금 지체된 일로, 재호는 이제 공식적으로 엘리시아 캡슐의 1호 이용자가 될 예정이었다.
“그럼 일단 기존 캡슐부터 해체하도록 하겠습니다.”
“얼마 정도 걸릴까요?”
“음……. 아마 30분 정도는 걸릴 겁니다. 그리고 안정화를 위해 10분 정도의 추가 소프트웨어 작업도 필요하죠.”
“꽤 걸리네요?”
“하하… 네, 아무래도 가벼운 물건이 아니다 보니 말입니다. 옮기는 게 제일 일입니다.”
“그럼 저도 좀 도울게요.”
“엇? 그러시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랬다간 저희가 곤란합니다.”
서비스업을 하다 보니 괜히 문제될 일은 일으키고 싶지 않은 게 그들의 속마음이었다.
하지만 재호도 나름 바쁜 상황이었으니.
“저도 사실 게임 내에서 좀 바쁜 일을 하다 와서요. 가능하면 빨리 끝냈으면 하거든요.”
“아! 그렇습니까? 그런 거라면…….”
재호의 말에 그는 함께 온 동료와 서로 눈치를 보다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조금만 부탁드리겠습니다.”
한 명은 기존 캡슐의 해체를 위해 남았고, 재호는 다른 기사와 함께 아래로 향했다.
우우웅-
고요한 엘리베이터 안.
주춤- 주춤-
재호와 나란히 선 기사는 뭐라도 말을 걸고 싶은 마음에 괜히 움찔움찔 해댔다.
하지만 실제로 본 재호는 도저히 그럴 엄두가 쉽게 나지 않았으니.
“……사진 찍어 드릴까요?”
“네, 네?”
불쑥 묻는 재호 탓에 깜짝 놀란 그.
“아, 아니에요?”
재호는 머쓱한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였다.
‘보통 저런 반응일 땐 사진 찍어 준다고 하면 되던…….’
“네! 찍어주세요! 제발 찍어주세요!!”
“?!”
이번에도 정답이었다.
찰칵- 찰칵-
엘리베이터가 내려가는 사이, 순식간에 수 장의 사진을 찍은 둘.
“헤헤, 감사합니다! 저 진짜 팬입니다!”
“저야말로 감사하죠.”
“저, 혹시 바쁘다는 게 오늘 인터넷에 나왔던 것 때문이에요?”
“예?”
“그 저주받은 이앙기요.”
“……예?”
저주받은 이앙기는 또 뭔데?
띵-
1층에 도착하고 트럭으로 향한 두 사람이 캡슐 부품들을 하나씩 옮기기 시작했다.
“저, 황재호 님?”
그리고 두 번째 왕복을 했을 때, 캡슐 해체 작업을 하던 기사가 내려가려던 재호를 불렀다.
“아까부터 계속 전화가 오는 것 같던데요?”
“아, 그래요?”
확인해 보니 완식과 메이에게서 온 부재전화가 여러 통 있었다.
재호는 가장 상단에 있던 완식에게 전화를 걸었고.
뚜루루-
-야! 너 뭐하냐!
신호가 울리자마자 받은 완식은 냅다 소리쳤다.
“깜짝이야. 뭔데?”
짜증 섞여 있던 재호는 표정은 이어진 완식의 말에 살짝 굳어 버렸다.
“액스페이스가… 영주 부인을 노렸다고?”
목소리에서 흐르는 한기에 두 설치 기사는 순간적으로 몸을 부르르 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