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cho Florist Too Strong RAW novel - Chapter 27
26화
“이 불쾌한 냄새! 역시 악마였습니다!!!”
“알시아님! 저희들에게 맡기십시오!!!”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냐?!!”
‘……도박장에서 할 만한 소리는 아닌데.’
하지만 아랑곳하지 않은 채, 엘프들은 자신들의 무기를 꺼내 들었다.
―이 귀쟁이 놈들…… 커헉!! 쿠엑!!!
정신없이 얻어맞기 시작한 앵글러.
―자, 잠깐……!! 거래…… 꿱!!
“잠깐!!”
그때, 재호가 소리쳤다.
사람들은 거래를 받아들이려는 것인가 했으나…….
“나도 같이 패자!!”
좋은 레벨업 기회를 놓칠 순 없었다.
퍽― 퍽― 퍽!!
엘프들이 때리는 것에 비해 확실히 덜 아픈 데미지.
하지만 함께 들어오는 신성한 기운은 그의 기분을 한없이 불쾌하게 만들었다.
―이놈!!!! 날 고문하려는 것이냐!!!!
“아니, 죽일 거야!!”
―컥―!!
앵글러가 아무리 발버둥 친들, 재호는 모두 피했고 저주는 닿지 않았다.
브레잘의 저주도 피했던 재호가 하급 악마의 저주에 당할 리 없었다.
―크아아아악!!!!
결국은 바닥에 쓰러진 앵글러는 서서히 재가 되어갔다.
―네놈…… 뭐하는 놈이냐……?
앵글러는 혼란스러웠다.
이 정도로 농밀한 생령을 가진 존재가 왜 도박장에서 어슬렁거리고 있는 것인지.
그리고 인간과 상극이라는 엘프들은 왜 이자를 따르는 것인지…….
“나? 꽃집 사장.”
―……? 그게 무슨 미친…… 꺽!
하지만 그는 말을 잇지 못했다.
굳이 끝까지 들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재호가 열심히 주둥이에다 막타를 때려 넣은 탓이었다.
[하급 악마 를 처치하였습니다.]심지어 애꾸눈이라던 것 역시 사기였다.
[파티원과의 레벨 차이로 인해 획득 경험치가 최저로 조정됩니다.] [레벨업하였습니다.] [레벨업…….] [파티원과의 레벨 차이로 인해 획득 보상이 최저로 조정됩니다.] [를 획득하였습니다.] [을 획득하였습니다.] [ 칭호를 획득하였습니다.] [랜덤 승부의 승률이 증가합니다.] [ 칭호를 획득하였습니다.] [NPC 한정, 사기 성공률이 증가합니다.] [암흑가에서의 명성이 대폭 증가합니다.] [만약 사기 도박이 발각될 경우, 악명이 대폭 증가합니다.] [라셀 왕국 뒷골목의 왕 레드벌룬이 당신에게 관심을 보입니다.]“후…….”
재호는 승리에 심취할 수 없었다.
‘뭐하는 놈이냐’던 앵글러의 마지막 말이 재호의 가슴을 울린 탓이었다.
실제로 자신의 정체성은 엉망진창으로 되어 가고 있었으니까.
“일단 보상부터…….”
[] [등급 : 고급] [사용 조건 : 없음] [도신 앵글러가 사용하던 도박 안대입니다.] [그는 도박 중에 눈이 뽑혔다고 말했지만, 실은 이 안대는 상대를 간파하는 비밀 스킬이 숨겨져 있습니다.] [ : NPC 한정, 거짓말의 유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상당히 좋은 아이템!
플레이어 대상으로는 딱히 아무런 기능도 없었으나, NPC를 상대로는 엄청난 효율을 볼 수 있었다.
‘만족스러워. 생긴 건 좀 험하지만.’
그다음 보상은 !
이건 훨씬 더 직관적이고 와닿는 보상이었다.
바로 금괴!
[금괴 15개를 획득하였습니다.]그리고 금괴 하나는 10만 골드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이 되어 있었다.
‘……잠깐. 그럼 150만 골드인데?’
* * *
“음…….”
“크흠…….”
서로 어색하게 마주 선 재호와 드시.
“뭐…… 저희 입장에선 감사하다고 해야 하는 거겠죠?”
“그으―렇지.”
재호는 뻔뻔해지기로 했다.
악마가 나타나 도박장이 쑥대밭이 될 뻔했던 것을 막아 준 건 자신이었으니까.
“슬슬 계산을 마칠까?”
“무, 물론입니다. 여기…….”
드시는 마침내 불카의 모루를 가지고 왔다.
비록 낡기는 했으나 신비로운 푸른빛이 은은하게 감도는 것이 척 보기도 범상치 않았다.
“흠흠, 근데 일단 먼저 할 말이 있는데…….”
재호는 조심스럽게 드시의 눈치를 살폈다.
앵글러 처치로 얻은 보상인 은 하나에 10만 골드나 되는 금괴 15개.
문제는 이걸로도 불카의 빚인 200만 골드는 감당이 안 된다는 것.
본래라면 앵글러를 통한 보상은 이보다 더 대단해야 했다.
만약 적정 레벨 상태에서 사냥을 했다면 지금보다 10배는 더 얻었어야 할 대형 퀘스트였으니…….
“좀 깎아줘.”
재호는 정직하게(?) 말했다.
“……예?”
잘못 들었단 표정의 드시.
“아니, 솔직히 앵글러만 잡으면 돈은 충분하고도 남는다고 했잖아. 그런데 거기서 얻은 보상은 100만(?) 골드밖에 안 된다고.”
50만 골드는 수고비였다.
“내가 너무 빚지는 거래잖아. 대뜸 칼질해대는데도 살려줬지, 도박장 흥행도 시켜줬고 앵글러도 도박으로 이기고 악마까지 잡아 줬어. 그런데 고작 100만 골드를 못 깎아 주는 거야? 아니, 애초에 불쌍한 드워프 영감을 속여서 뺏어간 돈이잖아.”
“그, 그건…….”
[ 칭호로 인해 상대가 당신의 거짓말에 속습니다.] [암흑가에서의 명성으로 인해 상대가 위축됩니다.] [사기 도박의 진실을 알고 있는 존재입니다.] [당신의 악명에 영향을 받습니다.] [상대가 위축됩니다.]재호의 인상만으로도 위압적이거늘, 연달아 들어오는 시스템 공격에 드시의 얼굴은 새하얗게 질렸다.
“제, 제 선에서 처리할 수 있을만한 일은…….”
“보, 보스!!”
그때, 바깥에서 다급하게 달려온 드시의 부하.
곁에 다가온 그가 드시의 귀에 무어라 소곤거렸고, 곧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입을 열었다.
“50만 골드……만 주시면 됩니다.”
“음?”
갑자기 대폭 줄어든 금액.
“총보스께서 원금만 받고 돌려주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라셀 왕국 뒷골목의 왕 레드벌룬이 당신과의 만남을 기대합니다.]‘……빨리 볼일을 보고 떠나야겠군.’
절대 만나고 싶지 않았다.
* * *
“오오오오!!!! 드디어……!!”
불카는 눈앞에 놓인 아다만티움 모루를 끌어안고 감격에 빠졌다.
[퀘스트 완료 보상으로 불카와의 호감도가 최대치로 증가하였습니다.]“됐지? 그럼 난 이만.”
더 이상 엮이고 싶지 않았던 재호는 깔끔하게 돌아섰다.
“기, 기다리게!!! 어찌 가문의 은인을 이렇게 돌려보낼 수 있단 말인가?”
“그래? 그 말이 진심인지 한번 볼까?”
현재 재호는 분위기는 평소보다 세 배는 더 살벌함을 뿜어내고 있었다.
이유는 바로 한쪽 눈을 가리고 있는 안대 때문.
‘도박중독자와 이야기를 하는데 이보다 좋은 아이템은 없겠지.’
평소엔 미관상 벗고 다니겠지만, 불카와의 마지막을 위해 특별히(?) 착용하고 온 참이었다.
그리고 그 아이템을 통해 확인한 바론…….
[상대는 거짓말을 하고 있습니다.]“잘 있어. 내가 고생했고 다시는 보지 맙시다!”
“날 나쁜 놈으로 만들지 말게!!! 이야기는 들었어. 페르마 사막에 도시를 만들고 있다고 했지? 내가 거기서 도와주겠네!”
“그 모루 가지고 고향이나 가시죠?”
재호는 불카를 뿌리치고 뛰쳐나왔다.
그리곤 엘프들과 서둘러 적색 마탑이 있는 방향으로 걸음을 옮겼다.
“자네가 아무리 그래도 나는 이 은혜를 잊지 않을 거네! 꼭 다시 만나세!!!!”
불길하기 짝이 없는 소리는 잘못 들은 것이라 애써 외면했다.
* * *
또 하나의 성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거대한 마탑의 입구에 선 재호.
그곳엔 많은 이들이 줄지어 선 채, 통과 절차를 밟고 있었다.
긴 시간 기다린 끝에 도착한 재호의 차례.
“……내일 오라고?”
“오늘은 방문자가 많아서 어쩔 수 없습니다.”
재호는 쳐다보지도 않고 말하는 출입 경비병.
‘어쩔 수 없지.’
절차가 그렇다니 따를 수밖에…….
“?”
하지만 재호는 뒤에 서있던 다른 사람들이 곧장 안으로 들어가는 걸 보건 멈칫했다.
‘이전에 방문 예약을 해 놓은 사람들이겠지.’
하지만 다음도, 그다음도…….
“손볼까요?”
“뜨거운 맛을 보여주죠!”
“……큰일 날 소리를.”
의욕 충만한 엘프의 말에 재호는 고개를 저었다.
대화라는 아주 좋은 수단이 있지 않은가?
[당신의 악명으로 인해 상대가 긴장합니다.] [당신의 잠재 악명은 쉽게 숨길 수 있는 수준이 아닙니다.] [상대가 겁에 질립니다.] [이 이상 상대를 협박한다면 경비대에 체포당할 수 있습니다.]“…….”
철창에 갇힐 생각은 전혀 없었기에 우선은 물러난 재호.
‘어쩔 수 없이 또 시간을 죽쳐야 하나?’
“잠시만요!”
돌아서는 재호를 엘프들이 잡아 세웠다.
“저길 보세요!”
“?!!!!”
엘프들이 가리키는 건 바로 방문자들의 손에서 경비병에게 전달되는 은화들!
‘저거였군.’
썩 마음에 드는 방식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대도시 한가운데서 드잡이를 할 순 없는…….
“저희들이 당장……!!!!”
“야야야야!”
재호가 황급히 엘프들을 뜯어말렸다.
“너무 그렇게 야박하게 굴지 말자고.”
지금 재호의 주머니에는 100만 골드라는 어마어마한 거금이 있었다.
이걸 뒀다 어디 쓰겠나?
‘뒷돈 줄 때 쓰지.’
[이…….]“흠흠, 내가 좀 급해서 말인데, 이걸로 어떻게 안 되려나?”
재호는 출입 관리인에게 슬쩍 금화를 찔러 넣었다.
“크흠……. 뭐, 이런 걸 다…… 헉?!! 그, 금화?!”
보통 통행료로 은화 두세 개를 받곤 했던 그들.
금화를 보더니 벌어진 입이 다물어질 줄 몰랐다.
“최대한 빨리 알아보겠습니다!!”
그러더니 뒤도 보지 않고 마탑 안으로 달려가 버렸다.
다시 돌아오기까지 걸린 시간은 고작 5분 정도.
“저를 따라오시면 됩니다!”
거친 숨을 토해내는 출입관리인이 재호를 안으로 안내했다.
탑 내부라고 생각되었던 안쪽은 작은 마을이 형성되어 있었다.
멀리서도 보이던 우뚝 솟은 마탑은 마을 중앙에 위치해 있었고, 그곳까지는 외부인이 출입할 수 없게 되어 있었다.
“곧 마탑 쪽 관계자가 나올 테니 잠시만 기다리시면 됩니다.”
마탑 주변의 정원에 마련된 테이블로 안내를 해 준 그가 말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마탑 쪽 사람이 마침내 나타났다.
“허허, 반갑소이다.”
흰 수염이 땅에 끌릴 정도로 긴 노인이 나무 스태프를 지팡이 삼아 다가왔다.
‘간X프?’
전형적인 마법사 비주얼의 노인이 재호에게 악수를 청했다.
“적색 마탑의 탑주 ‘뤼니오르’라고 하오.”
“……탑주?”
손을 맞잡았던 재호는 순간 멈칫했다.
탑주라는 것이 과연 자신이 이해한 그게 맞는 것인지 의문이 든 탓이었다.
[시대를 대표하는 대마법사 뤼니오르를 만났습니다.] [명성이 크게 증가합니다.]“그렇소이다. 내 페르마 사막의 귀인이 왔다는 소식에 직접 오지 않을 수가 없었소.”
“?!”
아무래도 마탑의 정보력은 사막까지도 닿아 있는 모양이었다.
애초에 본인 스스로가 행적을 지우려는 노력은 조금도 하지 않았지만.
“숲의 종족들께서도 어서들 오시게. 그대들을 보니 젊은 시절, 겁 없이 엘프에게 마법으로 도전했던 것이 떠오르는구려.”
“어? 너희들 마법도 할 줄 알아?”
재호가 깜짝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지금까지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는데?
“사용할 줄은 알지만 그런 파괴적인 방법은 별로 선호하지 않습니다.”
“???”
아무래도 엘프들이 말하는 ‘파괴적’이란 건 인간의 기준과 많이 다른 모양이었다.
“허허허, 아무튼 잘들 오셨소. 지난 며칠간 이곳에서도 꽤 대단한 일들을 벌였던데, 업무도 뒤로 제쳐두고 어린아이처럼 흥분했었다오.”
“어디까지 알고 있는 겁니까?”
“허허, 어지간한 것은 전부. 우리 아이들과 관련된 일이기도 하고.”
“우리 아이들?”
뤼니오르는 찡긋 윙크를 하며 미소 지었다.
“……설마?”
억측이라는 생각은 들었지만…… 어쩐지 쉽게 무시하고 넘어가기 어려운 연관성.
‘레드벌룬…… 그리고 적색 마탑……?’
“껄껄껄!”
즐겁다는 듯, 웃어대는 뤼니오르의 모습을 보니 그 말도 안 되는 추측에 힘이 더 실렸고.
[플레이어 최초로 라셀 왕국 뒷골목의 왕 레드벌룬과 만났습니다.] [명성이 증가합니다.] [악명이 크게 증가합니다.]시스템이 쐐기를 박았다.
* * *
재호가 없는 사이, 헬저트에는 더 많은 숫자의 엘프들이 모여들어 한층 거대해진 난민촌을 형성하고 있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변화가 이제 막 시작되려 하고 있단 점.
바로 지안트가 멘탈 회복에 성공한 것이었다.
“답은 여기에 있다……!”
그가 선 곳은 바로 재호의 꽃집 앞!
우연히 엘프들이 이 건축물을 향해 감탄하던 것을 들은 적이 있었다.
게다가 엘프들이 저들끼리 짓는 건물들 역시 죄다 이 꽃집과 같은 스타일이었다.
“대체 이게 얼마나 대단한 것이기에…… 음?!”
건물 분석을 시도하려던 지안트는 멈칫했다.
[현재 수준으로 완벽히 분석 불가능한 건축물입니다.] [수준 높은 엘프 건축 기술을 발견하였습니다.] [엘프와 친분을 쌓는다면 그들의 건축기술에 대해 배울 수 있습니다.]‘내, 내 수준으로도 확인이 안 될 정도의 고차원 건축물이라고?!!’
왕실 건물이나 고대 유적이 아닌 이상, 이런 알림이 뜬 적은 없었다.
“진짜로…… 이게 답이었어.”
정확히는 엘프들이 답이었지만, 아직 그것을 순순히 받아들이기엔 상처가 완전히 아문 상태가 아니…….
“럭시 황족 여기 있나!!!!”
그때, 헬저트 전체에 울려퍼지는 누군가의 외침.
“불곰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