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cho Florist Too Strong RAW novel - Chapter 30
29화
온몸이 결박당한 채 신나게 난타당하기 시작한 테일러!
“제기랄!!! 자존심이 있다면 정정당당하게 싸우자!!!”
“암살하려고 한 놈이 정정당당을 논하냐?”
재호가 어처구니없단 표정으로 대답했다.
“난 어떤 일에도 최선을 다한다! 하지만 넌 그따위 아이템으로 날 능욕하고 있지 않느냐!!!! 게다가 이런 수치스러운 짓까지!!!”
지켜보는 시청자들도 이제는 그와 같은 생각이었다.
재호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포스나 두들겨 맞는 양에 비해 테일러가 너무 잘 버텼으니까.
백 프로 능욕 중이다!
“아, 이거? 나도 억울해.”
재호는 그가 무슨 의미에서 말하는 것인지 깨달았다.
“넌 무기 제작할 때, 제작자가 혹시 도박꾼인지 꼭 확인해라.”
적이지만 재호는 진심 어린 충고를 해 주었다.
“아니면 이 ‘불곰 헌터’ 같은 개 같은 아이템 나오니까.”
“……뭐……라고?”
“네가 두들겨 맞고 있는 이 클러 말이야.”
“이……이……이 자식이!!!!!”
이걸로 확실해졌다! ……라고 테일러는 생각했다.
“크아아아아악!!!! 죽여 버리겠다!!!”
길드에 대한 소속감과 충성심이 강한 그는 필사적으로 소리쳤으나 아직 덩굴은 건재한 상태.
푹푹푹―!!!
“커헉?!!”
그런 그를 향해 엘프들의 화살이 날아와 피를 뭉텅뭉텅 날려 버렸다.
퍼버벅―
그곳에 재호의 묵직한 엘보 공격과.
콕콕콕―
신기루 병사들의 호미와 갈퀴가 머리를 찍어댔다.
“아, 안 돼!! 컥!”
[악명 높은 암살자를 처치하였습니다!] [명성이 크게 오릅니다.] [구 이데란 왕국의 도망친 왕족들의 호감도가 폭발적으로 증가합니다.] [구 이데란 왕국의 귀족 가문들의 호감도가 대폭 증가합니다.] [구 이데란 왕국의…….]“음? 이데란 왕국이 뭐야?”
이번에도 역시나, 재호는 알지 못했다.
* * *
[페르마 사막 원정에 나선 불곰 길드 152명 전원 사망. 대굴욕!] [무시무시한 엘프들의 전투력. 뉴월드의 밸런스, 이대로 괜찮은가?!] [적색 마탑 소속 마법사들의 등장. 럭시 황족과는 무슨 관계?] [마침내 양지로 드러난 럭시 황족. 엘프들을 부리는 그의 정체는?]아주 다양한 기사들이 나왔지만, 사람들의 반응은 대체적으로 축제 분위기였다.
그간 불곰 길드가 쌓아온 업보였다.
물론 럭시 황족에 대해서도 우려가 나온 것도 사실이었다.
지금까지 어디서 뭘 하던 플레이어인지, 그리고 그 사막에서 엘프들을 모아 무얼 하려는 것인지 온갖 음모론이 나돌았다.
―이건 명백한 밸런스 붕괴입니다!! 엘프 하나가 랭커 셋은 기본으로 상대할 정도인데 이게 말이나 되는 겁니까? 생각해 보십시오! 만약 저 엘프들을 이끌고 전쟁을 벌인다면, 과연 누가 막을 수 있을 것인지!!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게임이라고 자신하던 월드와이드는 입장을 밝혀야 합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거대하고 뛰어난 게임인 데다, 세계 경제마저 좌우하는 뉴월드기에 많은 이들이 민감해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월드와이드는 별것 아니라는 듯, 태연히 대응할 뿐이었다.
―언제나 그렇듯, 월드와이드는 게임 내의 모든 것에는 일체 관여하지 않습니다.
그 발표에 대다수의 플레이어들도 동의했다.
그런 항의에 일일이 대응하고 패치를 진행한다면, 결국 게임이 무너지는 건 시간문제일 테니까.
그리고 어차피 엘프들의 전투력에 불만을 가지는 건 최정상급 유저들이 대다수였으니, 사람들의 공감대를 얻는 것도 어려웠다.
‘내가 피해를 입는 것도 아닌데 어때서?’가 대부분의 플레이어들이 가진 생각이었다.
* * *
한바탕 폭풍이 지나간 헬저트.
그리고 그 폭풍의 여파로 세상이 떠들썩했지만 재호는 흔들림이 없었다.
“여기 보시면 아시겠지만, 세로로 거의 100미터는 되거든요. 10미터씩 구획을 나눠서 하우스를 설치할 계획이거든요…….”
화원을 조성하느라 위해 바빴으니까.
“여러분들이 도와주셔야 하는 부분이 각 하우스별 온도 조절 마법이에요.”
마탑에서 데리고 온 마법사들을 끌고 다니며 자신의 계획을 설명했고, 마법사들은 열심히 받아 적었다.
하지만 그 틈에 섞여 있는 레드는 도저히 재호의 말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이, 이게 뭐야……? 진짜 꽃밭이라고?’
아무리 두 눈을 씻고 봐도, 귀를 후벼 파고 들어도, 재호가 말하는 건 화원이었다.
‘고작 이따위 일 때문에 마탑이 나섰다고?! 아, 아니…… 이 정도의 실력자가 저 괴물 엘프들을 데리고 한다는 게 고작 화원이라고?!!!’
레드는 고개를 저었다.
절대 믿을 수 없…… 아니, 믿지 않았다.
‘그, 그래! 이건 마약이다!!! 마약 장사를 하려는 거야!!!’
게임 내에도 마약이 존재하긴 했다.
다만 플레이어에게는 상태 이상 디버프 따위나 걸려 쓰레기나 다름없었고, 주로 NPC들에게나 수요가 있었다.
당연히 뉴월드 세계관에서도 불법이었고.
‘그렇군. 이 인간은 마약왕이 되어 암흑가를 장악하려는 거다……!!!!’
레드는 그렇게 확신했다.
* * *
“다들 별일 없었어?”
마법사들과의 회의를 마친 재호가 오랜만에 메이, 사만다와 마주했다.
“어…… 아까 전에 일어났던 사건이 별일이긴 한데…….”
“아, 맞다. 걔들 뭐야? 플레이어들인 것 같긴 한데. 산적단 같은 건가?”
“…….”
“…….”
진짜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단 사실에 두 사람은 말문이 막혔다.
“불곰 길드예요. 불곰 길드는 아시죠?”
“아, 걔들이야?”
재호는 그제야 이해가 되었다.
이전에 완식과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최초의 왕 타이틀을 빼앗으려고 눈 시뻘게져 찾아다닐 거란 이야기도 했었고.
‘근데 어떻게 알았…… 아. 그러고 보니…….’
그들이 죽을 때마다 ‘복수하겠다!! 럭시 황족!!!’이라고 외쳤던 게 기억난 재호.
“거참 이상한 별명이 붙어서 사람 귀찮게 하네.”
움찔―
그런 별명의 원인이 된 전럭협 출신 메이는 괜히 먼 하늘을 바라봤다.
“알시아님. 하나 의견을 제시해도 되겠습니까?”
그때 사만다가 재호를 향해 물었다.
“뭔데?”
“불곰 길드가 알시아님을 목표로 점찍은 이상, 어떤 식으로든 방해를 하려고 들 텐데, 이참에 정체를 드러내는 건 어떻습니까?”
이전엔 사만다 역시 재호에게 다른 무언가 꿍꿍이가 있다고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도 아니었다.
그간 봐 온 게 있기 때문에 이 정신 나간(?) 사람이 정말로 꽃집을 하고 싶어 한다는 걸 믿었다.
“코페이의 왕위를 계승했다는 걸 아예 공개해 버리는 게 어떻습니까?”
“헉?! 정말로 왕이였어요?!!”
자신의 승급 퀘스트나 여러 정황을 통해 알고 있던 사만다와 달리, 눈치 없는 메이는 펄쩍 뛰었다.
“가만히 앉아 매번 두들겨 맞는 것보다 불곰 길드가 지금처럼 멋대로 할 수 없는 자격을 공표하는 게 좋지 않을까란 게 제 생각입니다.”
“뭐, 말이야 쉽지.”
재호가 국가 선포를 못하는 이유.
바로 악명 때문이었다.
주변 국가들의 미움을 받을지도 모를 그런 선택지를 고를 순…….
“아니지. 생각해 보니…….”
[‘코페이’ 혹은 당신만의 국가를 선포할 수 있습니다.]분명 ‘당신만의 국가’라고 명시가 되어 있었다.
‘굳이 코페이를 이을 필요는 없잖아?’
재호는 왕위만 계승받은 뒤, 단 한 번도 쓰지 않았던 왕관을 다시 꺼냈다.
그곳에 나와 있는 주의 사항.
[*주의 : 코페이는 악마와 결탁한 것이 알려져 주변국과 적대시했던 나라입니다.만약 역사 속의 저주받은 왕국을 다시 부활시킬 경우, 많은 국가들이 당신을 적대할 수도 있습니다.]
‘적대할 수도’라며 가정을 나타내고 있었다.
어차피 지금 재호는 브레잘을 이어 코페이 왕의 자격을 얻은 상태였다.
언젠가는 드러나게 될 비밀이었고, 되돌리는 건 불가능했다.
‘당장 악명은 엄청 불어나겠지만…… 결국 내가 하기 나름 아닐까?’
또다시 시작된 안일한 생각!
‘뭐…… 어차피 엘프들도 꽤 강한 것 같고. 어지간해선 침략해 올 생각을 못 할 것 같으니까.’
그나마 납득될 만한 이유였다.
“좋아! 그럼 나라를 선포해 볼까?”
“헉? 정말요?!”
“!!!”
메이와 사만다의 얼굴에 기대감이 깃들었다.
“국호는…… ‘알시아 화원’어때?
“……네?”
“……??”
순간 두 사람의 얼굴이 와락 일그러졌다.
나라 이름을 대체 왜 ‘화원’으로 붙인단 말인가?!
[이 ‘그건 너무 심하다고.’고 말합니다.]생기의 정령까지 만류하자 재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내 이름을 내거는 건 너무 구시대적인 감각인가?’
[이 ‘그 소리가 아니…….’]“좋아, 그럼 ‘엘리시아 화원’으로 하자.”
[이 ‘…….’]“아, 알시아님. 그런데 영토 문제는 괜찮습니까?”
문득 떠오른 문제점에 사만다가 재호에게 물었다.
“이곳 페르마 사막은 사람이 거주하지 않는 위치라곤 하지만 엄연히 라셀 가운데에 껴 있지 않습니까?”
즉, 이곳이 라셀 왕국에 속한 땅일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었다.
만약 그렇다면 재호의 국가 선포가 자칫 전쟁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었다.
“아, 그건 상관없을걸?”
하지만 재호는 이미 그와 관련한 문제점은 인지하고 있었다.
이전에 엘다에게서 럭시 숲, 그리고 페르마 사막에 대해 얽힌 이야기를 들었던 것이다.
―럭시 숲 역시 불모지에 불과했으나, 틴라이트님 덕분에 숲이 생겨났다고 했었지요. 하지만 이런 장소는 한두 곳이 아니었답니다. 대륙 각지에 저희 엘프족들이 머물 장소를 마련해 주셨고, 그에 관한 인간 세계와의 합의를 대신 해 주셨지요.
틴라이트가 국가들과의 합의를 통해 얻은 새 보금자리들은 전부 불모지라고 했었다.
그런 곳들을 틴라이트는 모두 엘프들이 머물 수 있도록 바꾸어 주었고, 그러한 여행의 종착지가 바로 럭시 숲이었다.
즉, 페르마 숲은 이미 라셀 왕국이 불필요하다 판단을 내리곤 엘프들에게 완전히 넘긴 땅이었던 것이다.
―물론 틴라이트님께선 그만한 대가를 지불하신 것으로 알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그에 대해선 말씀하시진 않으셨습니다.
“페르마 사막은 라셀 왕국이 관여할 권한이 없어.”
받아먹을 건 다 받아먹었으면서 이제 와서 입을 싹 닦는다?
재호는 그 투정을 받아 줄 생각이 없었다.
* * *
[코페이를 계승한 신생 국가 를 대륙에 선포하였습니다.] [‘플레이어 최초의 왕’의 위업이 널리 알려집니다.] [당신의 아이디 가 공개됩니다.] [의 도시 건설 계획을 세분화할 수 있습니다.] [현재 의 거주 중인 인구의 99%가 엘프입니다.] [가 엘프의 도시로 정의됩니다.] [ 전역에 신목의 축복이 내립니다.] [모든 초목의 생장에 약간의 버프가 받습니다.] [소속 플레이어 및 NPC에 생명력 회복 및 저주 저항 버프가 약간 추가됩니다.] [신목의 성장에 따라 버프 수치는 증가됩니다.] [주변국에서 갑자기 등장한 을 의심합니다.] [코페이 왕국을 계승했다는 것이 알려진다면 큰 논란이 생길 것입니다.] [지하에 묻힌 브레잘의 금고가 귀속되었습니다.] [오랜 세월 속, 모래 아래에 묻힌 금고의 위치는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중략)
“와…… 이거 장난 아니네.”
다 읽는 것만으로도 구역질이 날 정도로 어마어마한 알림들이 떴다.
그중, 가장 중요하다 싶은 것을 추렸는데도 이 정도!
“와아!!! 저도 개국공신으로 인정받았어요!!!
메이는 잔뜩 신나 소리쳤다.
“잉? 그렇게 되나?”
“……저도 개국공신인데요?”
사만다 역시 마찬가지.
“뭐, 둘 다 고생하긴 했지.”
두 사람은 재호가 브레잘 레이드를 하고 나온 직후부터 지금까지 계속 함께해 온 이들이었다.
‘사만다는 꿍꿍이가 있는 것 같긴 했지만…….’
이젠 그게 얼마나 중요할까 싶었다.
“근데 그거 된다고 해서 뭐 좋은 거 있어?”
“어…… 영지 내에서의 모든 경험치 10% 추가 획득이래요. 그리고…… 작위를 얻을 수 있다는데요?”
“작위?”
“저도 같습니다. 아마 플레이어가 왕이기 때문에 알시아님에게 뭔가 뜨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래? 잠시만, 한번 확인해 볼게. 알림창이 너무 많이 떠서 미처 못 봤어.”
두근두근―
두 사람의 심장이 콩닥거렸다.
메이야 말할 필요도 없었고, 사만다도 설레는 건 마찬가지였다.
‘작위라니……!’
귀족 신분은 쉽게 얻을 수 있는 게 아니었다.
단순히 레벨이 높거나 잘 싸우는 걸론 불가능.
애초에 귀족 작위는 왕들이 내려주는 것이었고, 최근 왕이 된 크로킹을 제외하면 뉴월드의 모든 왕은 NPC였다.
왕과 대면하는 것부터가 헬난이도로 유명했고, 왕의 눈에 든다 하더라도 다른 귀족들의 정치 싸움에 휘말려 머리털이 다 빠지기로 악명이 높았다.
그런 과정을 모두 건너뛰고 작위를 얻을 수 있다?
‘물론 아직은 제대로 된 국가라 할 수도 없지만…….’
사만다는 헬저트…… 아니, 엘리시아의 잠재력이 생각보다 더 대단하다고 보았다.
‘역시 알시아님과는 두고두고 우호적인 관계로 가야 해!’
어느새 속마음 속에서도 ‘님’자를 붙일 정도.
“어…… 이거 안 되겠는데?”
하지만 곧 돌아온 재호의 실망스러운 대답.
“국가 규모가 아직 작위를 수여할 수 있을 만한 수준이 아니래.”
“아…….”
하긴 이런 상황에서 작위를 뿌리는 것도 말이 안 되긴 했다.
이 허허벌판에 있는 거라곤 수백을 넘어 수천에 달하는 엘프들과 화원뿐이었으니까.
“……둘 다 너무 노골적으로 실망한 표정 아냐?”
“앗?! 아, 아닌데요? 헤헤, 어차피 전 화원을 돌봐야 하는 걸요.”
“저, 저도 괜찮습니다!”
“…….”
‘꼭 작위를 줘야겠군.’
국가 수준이 충분히 오른다면 이 두 사람을 꼭 챙겨 줘야겠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