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cho Florist Too Strong RAW novel - Chapter 358
357화
재호는 순간적으로 게임이 버그를 일으킨 게 아닌가 의심이 들었다.
아무리 두들겨 맞아 봐야 회초리로 맞는 정도가 최대치인 통각 시스템.
하지만 지금 느껴지는 건 무리한 운동 후, 온몸의 근육통처럼 큰 통증이 느껴지고 있었다.
사실 따지고 보면 그것도 큰 통증은 아니었다.
기존에 느끼던 고통의 최대치를 넘어 버려 유난히 아프게 느껴지는 것일 뿐.
[의 각인이 완료되었습니다.] [로 얻은 모든 보상이 초기화된 후, 각기 칭호와 스킬로 전환됩니다.] [획득하였던 모든 능력치가 -100이 됩니다.] [ 칭호를 획득했습니다.] [모든 능력치가 레벨 수치만큼 상승합니다.] [현재 추가 능력치 : 192] [ 스킬을 획득했습니다.] [당신에게 귀속된 모든 능력치 및 스킬, 칭호 등의 효율이 10배 증가합니다.] [드래곤 변신 유지 시, 초당 1만 골드가 소모됩니다.(금고 보관 금액 포함)]시간이 얼마나 걸린 것도 모른 채 결국 끝이 났다.
재호가 품은 오기크의 정수는 더 이상 남아 있지 않고 완전히 흡수되어 버렸다.
그러면서 여러 가지 변화가 생겼는데, 결과적으론 모두 어마어마한 버프들이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오기크의 정수를 사용할 당시에 얻은 올 스텟 +100 버프가 사라진 것.
“대신 추가 능력치가 레벨이랑 동일해졌네.”
사실상 레벨 업을 할 경우에 받던 추가 능력치가 1에서 2가 된 상황이니 사기적인 효과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충격적인 건 스킬.
이름 그대로 드래곤으로 변신이 가능한 스킬이었는데, 그게 얼마나 강력한지는 재호가 직접 경험해 보았었다.
변신은 힘의 정수를 최초 사용할 때 단 한 번만 사용할 수 있었는데 이유야 명백했다.
재호가 경험한 것들 중, 과 더불어 밸런스 파괴 스킬 투탑이었으니까.
“근데 왜 용인에서 드래곤으로 바뀐 거지?”
재호가 기억하기로 기존엔 분명 이라는 명칭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으로 명칭은 물론 효과도 조금은 바뀌었다.
-그대가 말하는 건 반쪽짜리 드래곤이었다고 할 수 있지.
그 의문에 대해 알드리온이 설명해 주었다.
-그대는 이제 완벽한 드래곤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즉, 이전에 재호가 경험한 건 어디까지나 체험판.
“…정품이니 돈을 내라는 거군.”
그제야 [드래곤 변신 유지 시, 초당 1만 골드가 소모됩니다.]라는 구절이 이해가 되었다.
끔찍할 정도로 최악의 가성비.
-각 드래곤들마다 우선하는 가치는 다르며, 그것을 대가로 이 세상에 강력한 힘을 행사할 권리를 얻는다. 보물이 필요하다는 걸 보면 오기크 그 녀석은 어지간히 탐욕에 젖어 있었던 모양이군.
“이건 사실상 쓰지 말라는 건데.”
지난번 용인 변신의 경우 10분간 유지였는데, 돈으로 환산하면 600만 골드가 날아가 버린다는 소리였다.
심지어는 주머니에 있는 골드만 털어 가는 게 아니라 창고에 넣어 둔 것까지도!
“어지간히 위기 상황이 아닌 이상 쓸 일이 없겠군.”
아쉽긴 해도 강력한 패 하나를 가졌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았다.
-그리고 이젠 내 차례다.
“음?”
-오기크의 원념 속에서 말하지 않았나? 내 힘을 회복하기 위한 좀 더 효율적인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 보기로.
“아, 그래. 그런 말을 했었지.”
단 그 효율이 빠르다는 뜻은 아니었다.
오히려 원래 계획보다 알드리온의 회복이 늦어진다는 장점(?)이 있었다.
“그래서 뭘 어떻게 한다는 거지?”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첫째, 기존과 마찬가지로 가수면 상태에서 그대의 내면에 머무는 것. 사실 힘을 회복하기 위해선 그것이 최선이다.
“딱히 최선이라는 생각은 안 드는데.”
이번처럼 멋대로 나오거나 재호가 필요할 때마다 불러내면 결국 기껏 모아 놓은 경험치는 뭉텅 깎여 나가 초기화되곤 했으니.
-나도 그래서 고민했던 것이다. 분명 이게 최선이거늘……. 헌데 그대의 행보를 보아하니 그렇게 해선 영원히 회복이 불가능할 것 같단 생각이 든다.
‘쳇, 눈치 빠르군.’
재호는 혀를 차며 아쉬워했지만 한 가지는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 했다.
“착각하고 있을까 봐 이야기해 주지만 경험치 마이너스로 만들어 놓은 건 내가 한 거 아니다?”
알드리온이 멋대로 튀어나와서 설명충이 된 탓에 벌어진 일.
-흠흠, 어쨌든 그런 이유로 다른 방법을 쓰는 게 더 효율적이란 거다.
알드리온이 말하는 다른 방법.
-내 본체는 봉인해 둔 채 아바타를 네 옆에 두는 방법이다. 내 의식을 외부 세계에 두어 그대가 허튼짓을 하진 않는지 지켜보는 것이지.
“아바타? 그런 게 가능해?”
-그래서 오기크 녀석의 힘을 빌리는 것이지. 물론 내 힘을 전혀 쓰지 않을 순 없으며 또한 그 양이 적진 않다. 헌데 그렇다고 해도 가수면 상태에 있는 것보단 낫지 않을까 싶군.
“흠…….”
재호는 진지한 고민을 하는 척 신음했다.
‘알드리온이 이런 제안을 한 걸 보면 분명 효율이 더 높은 거겠지.’
단순히 생각하면 가수면 상태에 있는 것이 재호 입장에선 더 나으리라.
게다가 지금 알드리온의 경험치 상태는 상당히 높아지기도 했고.
[봉인된 에이프 드래곤 알드리온의 정수] [현재 경험치 : 33%]오기크의 마나를 흡수한 덕에 마이너스를 메우고도 33%나 오른 상태였다.
괜히 박혀 있다 불의의 사태로 날려 먹을 바에야 이 경험치를 이용해 재호 옆에서 훈수를 두며 제대로 성장 가이드를 하겠다는 뜻.
하지만 알드리온이 착각하는 게 하나 있었다.
‘나는 효율적인 성장 같은 건 별로 신경 쓰지 않거든.’
레벨 업을 통해 경험치를 얻어야 알드리온의 회복에 도움이 되는데, 정작 재호는 그렇게까지 필사적인 레벨 업 노가다는 하지 않았던 것이다.
‘빅썬더와 디노스 섬을 자주 가겠지만 그것도 적당히 통제 가능해.’
그런 음흉한 생각을 읽은 꼰대는 아련한 눈빛으로 알드리온을 바라봤다.
앞으로 그가 겪을 당혹스러운 미래가 눈에 훤했으니…….
“좋아. 그렇게 하자.”
재호는 후자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좋다. 그럼 시작하지.
“그리고 앞으로 뭘 할 거면 설명을 좀 제대로 해 달라고. 정수 해방도 그렇고 갑자기 오기크와 싸우게 된 것도 그렇고.”
-음? 무슨 소리지? 나는 분명 설명하지 않았나?
“언제 그런 소리를 했어?”
-오기크의 사념과 싸워야 한다고 했을 텐데? 녀석의 원념 속에서 말했다시피 그렇게 대놓고 싸움장을 열 줄은 몰랐다. 드래곤 체면이 있지, 그렇게 작정하고 인간과 일대일로 싸울 줄이야.
결국 정리하면 알드리온이 대충대충 하다 사달이 날 뻔했다는 뜻.
‘무책임하기 짝이 없군.’
재호는 그렇게 생각했지만, 그 속내를 읽은 꼰대는 다시금 고개를 가로저었다.
평소 재호가 주변 사람들에게 듣던 소리라는 걸 그는 알고 있었으니까.
파앗-
알드리온의 전신에서 뿜어져 나오기 시작한 빛.
그리곤 서서히 작아지며 이질적인 검은 빛이 섞여 소용돌이쳤다.
[알드리온의 아바타가 생성됩니다.] [아바타 생성까지 남은 시간 : 15분] [당신의 모든 활동이 중단되며 아바타 생성을 위한 작업에 집중됩니다.]추욱-
통제권을 상실하고 늘어지는 재호의 몸.
“이 자식이 방금 그렇게 말했는데도 또……!”
재호는 이를 부득부득 갈며 비틀거리는 몸을 일으켰다.
이렇게 시간이 오래 걸린다면 힘이 없다고 가만있을 때가 아니었다.
“꼰대, 맘브. 흩어져서 보물을 찾는다!”
자신이 여길 온 본래의 목적을 달성해야 했다.
-그런데 말이다. 우리는 여기서 어떻게 탈출하는 것이지? 신나게 부셔 놓은 탓에 출구라곤 전혀 보이지 않는데.
“…위로 나가면 되지!”
…라고 하기엔 그들이 들어온 통로가 너무 높았다.
“알드리온이 있으니까 괜찮아.”
…는 아바타 실루엣을 형성하기 시작한 검은 빛의 크기가 너무 작았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
결국 재호는 정신승리성 외침과 함께 보물 탐색에 나섰다.
죽을 때 죽더라도 보물은 가지고 죽어야 덜 억울하지 않겠는가?
* * *
테일러는 외부 상황이 좋아졌다고 말했지만 여전히 몬스터와의 전투를 한참 벌이고 있었다.
주변 마나 폭풍이 많이 약해지긴 했지만 몰려든 몬스터들은 이미 그들을 발견했고, 본능에 따라 공격을 해 왔기 때문이었다.
스킬이라도 마음 놓고 쓸 수 있다면 훨씬 나을 테지만, 지역 특성상 그것이 불가능하니 답답한 상태.
퍽퍽-!
선두에선 가장 레벨이 낮은 우람이 탱커 역할을 했다.
묵묵히 탱킹을 하는 우람의 모습은 역경의 세월에 맞서 처절하게 싸워 온 아버지 그 자체였…….
“이 썩을 놈들아!! 빨리 좀 죽여라! 나 죽는다!!!”
그런 진지함 따윈 없었다.
우람은 재호의 아버지였으니까.
그래도 테일러나 티나는 몬스터를 죽이곤 있었다.
반면 공격 마법이 봉쇄된 빅썬더는 스태프를 방망이처럼 휘두르며 무력한 저항 중이었다.
빠악-! 뻑-!
소리만 그럴듯하지 대미지는 처참했다.
이걸로 몬스터들을 모두 잡으려면 얼마나 걸릴지도 몰랐다.
‘피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스킬을 써야 하나?’
빅썬더가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주변의 마나 농도가 낮아집니다.]알림이 떠올랐고 빅썬더는 놀라운 반응 속도로 스킬을 캐스팅했다.
“!”
번-쩍.
꽈르르릉-!!
하늘에서 내리꽂힌 세 줄기의 번개가 지상을 휩쓸기 시작했다.
“헉?! 스킬이 가능해?!”
한발 늦게 깨달은 테일러도 즉시 스킬들을 퍼부었고 상황은 빠르게 나아지기 시작했다.
“스킬을 쓸 수 있게 된 걸 보면 알시아가 안에서 뭔가 하긴 한 모양인데?”
하지만 역시 가장 큰 문제는 마나 폭풍.
약해졌다곤 하지만 가까워지니 전혀 그런 느낌이 들지 않았다.
모든 걸 휩쓸어 버릴 기세였고 이제는 피부로 압력이 느껴지고 있었다.
“젠장! 조금만 더 버텨 보자!”
테일러는 이를 악물며 외쳤다.
재호라면 분명 어떤 식으로든 해결책을 낼 것이라고 믿으며…….
그렇게 15분 뒤.
앞머리가 시원하게 벗겨질 정도로 거칠게 몰아치는 강풍.
이제 마나 폭풍은 정말로 코앞까지 와 있다고 할 수 있었다.
“알시아 이 자식은 뭘 하고 있기에 귓속말도 안 받고 잠수냐?! 설마 뒤진 거 아니지?!”
하지만 마나 폭풍이 계속 다가오고 있는 걸 보면 재호는 여전히 지하에 살아 있다는 뜻이었다.
“폭풍의 가운데로 모여!”
빅썬더는 앞에 있던 몬스터의 머리통을 번개로 구워 버리며 소리쳤다.
재호를 향해 서서히 다가오는 마나 폭풍이니 어떻게든 재호 머리 위에 서 있어야 했다.
그래야 시간을 최대한 끌 수 있을 테니.
크아아악-!
마나 폭풍에 닿은 몬스터들은 괴성을 지르며 몸이 갈려 나갔다.
“으으……. 제기랄!”
이대로라면 머지않아 자시들도 저 꼴이 될 거란 생각에 테일러가 이를 갈았다.
본능적으로 생겨나는 공포.
“알시아 이 개자식… 아, 죄송합니다. 아버님. 개자식이란 게 아버님이 개라는 뜻은 아니…….”
쿠구구구-
그때 마구 요동치기 시작한 대지.
“헉?!”
이젠 정말로 마지막이 다가왔구나 싶은 생각에 테일러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아! 잠깐! 그, 그러고 보니 우리 이제 텔레포트 되는 거 아냐?! 빅썬더! 탈출하자!”
“입 다물어! 알시아 님이 아직 없다고!”
티나가 발끈하며 소리쳤다.
“걔는 지하에 있잖아! 이 폭풍 속에서 괜찮을 거라고!”
나름 논리적인 주장을 펼친 테일러.
텔레포트로 탈출하는 건 빅썬더 역시 염두에 두고 있던 선택지긴 했다.
다만 이 마나 폭풍 너머가 어떤 상태일지 몰라 조심스러웠던 것이다.
“쯧, 이동한다!”
결국 스태프를 높이 들어 올린 그가 좌표를 설정했다.
목적지는 불곰국 폐허에 진입하기 한참 전에 있던 숲.
꽈르릉-!!
벼락과 함께 그들의 모습이 사라지며 단숨에 공간을 뛰어넘었다.
“사, 살았나?!”
테일러가 불안한 플래그를 세우는 순간.
꿍-
묵직한 타격음과 함께 그는 종이처럼 훌훌 날았다.
“어후, 깜짝이야. 나도 모르게 때려 버렸네.”
그리 말하는 이는 바로 다름 아닌 요세프.
“어?”
“음?”
그리고 서로를 확인하곤 당황한 우람과 은혜가 주춤하며 물렀다.
“여, 여보?”
“은혜?! 왜 여기에…….”
하지만 준비되지 않은 재회를 정리하기도 전에 불곰성 폐허에서 대폭발이 일어나며 모두의 시선을 빼앗았다.
콰아아앙-!!!
마나 폭풍으로 인한 게 아닌가 싶었으나, 자세히 보니 아직 폭풍은 살아 있었다.
대신…….
-으아아악! 내 돈 살살 녹는다!!
세상을 쩌렁쩌렁 울리는 외침과 함께 거대한 생명체가 땅을 부수고 튀어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