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cho Florist Too Strong RAW novel - Chapter 382
381화
크로킹과 수민이 목격한 코끼리 머리는 역시나 수인.
구몰 공작령을 향해 막 출발한 재호 일행 소식에 우람이 급히 합류해 함께 온 것이었다.
“우리도 같이 가자꾸나. 재호야.”
그간 대운하 건설 현장에서 열심히 일한 그들.
조우조에게서 배 건조가 완료되었다는 소식을 며칠 전에 들었지만, 아직 잔금을 모으지 못해 돌아가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구몰 공작령을 점거한 악당(?)들과 싸우러 간다는 이야기를 듣곤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한 것이었다.
크게 한몫 챙길 수 있을…….
그 꿍꿍이가 훤히 보였지만 재호는 모른 체하며 함께 가기로 했다.
수인들이 함께 싸워 준다면 이번 전투의 난이도가 내려갈 것은 분명했으니까.
한데 예기치 못한 또 다른 인물도 이 싸움에 합류했다.
“이참에 엘리시아 화원, 라셀 왕국과 확실히 인연을 만들어 놓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바로 요세프!
우람의 배에 올라 함께 여행하기로 한 상황이니 어쩔 수 없이 따라온 것이었는데, 현재 구몰 공작령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듣곤 손을 보태기로 했다.
어쩌다 보니 이렇게 완성된 밸붕 전력.
재호는 아무리 이 전투에서 절대 패배할 리 없다고 확신했다.
“저기인가?”
지평선 너머 보이는 거대한 성.
공작령답게 위용 넘치는 풍경이었다.
성문을 꼭 닫아 놓고 잠잠한 걸 보니 확실히 공격을 대비하고 있었던 모양.
“알시아 님! 시작하죠!”
랍의 말에 재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테일러. 슬슬 시작한다.
재호는 공작령 반대편에서 대기 중인 라셀 왕국군 지휘관을 맡은 테일러에게 귓속말을 보냈다.
-이쪽도 준비가 다 됐어.
척-
재호가 신호를 보내자 랍은 응원봉을 높게 들어 신호탄을 쏘아 보냈다.
파앙-!
밝게 빛나는 악어가족 심볼.
드르르-
동시에 이미 구몰 영지를 한번 박살 냈던 괴물 마차가 앞으로 돌진하기 시작했다.
본래 가성비를 고려해 나무로만 만들어졌던 민트파파괴 전차들이었으나, 이번엔 전방과 위를 두꺼운 철판으로 보강해 놓았다.
적들의 전력에 대해 미리 들은 게 있기 때문이었다.
쿵- 쿵- 쿵-
악어단 길드의 돌진에 맞춰 구몰 공작령에서도 폭음이 울려 퍼졌다.
하늘로 솟구치는 불덩이들.
콰아앙-!!
날아오던 화염구는 허공에서 폭발을 일으키더니 수백 개의 파편이 되어 지상에 쏟아졌다.
“저게 꽃매미단이 가지고 있다던 신무기인가?”
테일러를 통해 들은 정보.
콰과과광!!!
지상에 떨어진 파편들이 작지만 위협적인 폭발을 쉴 새 없이 일으켰다.
마차들을 보강해 놓은 덕분에 그럭저럭 보호되었으나, 지상에 남은 잔여 파편의 폭발엔 피해가 고스란히 노출되었다.
쾅- 덜컥!
바퀴가 부서지고 마차들이 기울었지만, 전진은 멈추지 않았다.
사막의 척박한 대지를 달리도록 만들어진 민트파파괴 전차.
이곳처럼 단단하고 너른 벌판에선 좀 부서진다고 해서 기동력이 상실되지 않았다.
쾅! 쾅! 쾅!
사거리 안으로 도달하자 마차의 지붕이 빠르게 회전을 시작하며 포를 쏘기 시작했다.
콰드득! 쿵!!
대포알이 성벽을 때릴 때마다 미세하게 흔들렸지만, 굳건히 버틴 채 무너지지 않았다.
“흥. 저렇게 백날 때려 봐야 이 성벽을 부술 순 없지. 이미 성벽 보강을 다 해 놓았으니까.”
지상에서 바쁘게 돌아다니며 대포를 쏘아 대는 적들을 향해 크로킹이 콧방귀를 꼈다.
시간이 갈수록 ‘불곰의 포효’에 피해를 본 마차들은 결국 멈출 것이다.
그때가 되면 이쪽의 마차 부대를 내보내 정리할 계획.
“문제는 저 뒤에 있는 놈들인데…….”
크로킹의 시선이 저 멀리, 전장을 지켜만 보고 있는 재호와 수인들을 향했다.
“수인들 전투력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파악된 건 없지?”
그의 물음에 수민은 고개를 끄덕였다.
“저기 있는 수인들 정보라고 해 봐야 어설픈 해적 놈들을 털리던 영상이 전부야. 위스트넌 쪽 공개 영상들도 있긴 하지만…….”
수민은 뒷말을 아꼈다.
만약 그 영상에 나온 수인들 정도의 전투력이라면 이 전투는 가망이 없다고 봐야 할 테니까.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작을 거다.’
예리한 관찰력으로 알아낸 것이 있었다.
바로 재호가 데려온 수인들은 대부분 초식 동물 계열이라는 것.
반면 위스트넌에 있던 수인들은 전부 맹수들로 그 차이가 분명 있으리라고 믿었다.
하지만 곧 발생한 이변에 수인만 걱정할 때가 아님을 깨달았다.
콰과광!!
불곰의 포효와 다른 이질적인 폭음과 동시에 성벽이 거세게 요동쳤다.
이윽고 치솟는 거센 화염!
“뭐, 뭐냐?!!”
“길마… 아, 아니. 폐하!!”
순간 표정이 싹 굳는 크로킹의 모습에 불곰 길드원이 얼른 호칭을 바꿨다.
‘빌어먹을! 이젠 나라도, 성도 없으면서…….’
입 밖으로 낼 수 없는 불만을 삼키며 그가 상황을 알렸다.
“저놈들이 쏘는 대포가 바뀐 것 같습니다!”
“대포가 바뀌어?”
다시 고개를 내린 크로킹과 수민은 똑똑히 보았다.
콰아앙!!!
성벽에 부딪힌 대포알이 깊게 파고들더니 화염을 토해 내며 폭발하는 것을…….
* * *
믿음직스러운 간첩에게서 대부분 정보를 들은 마당에 아무런 대책도 없이 재호가 왔을 리 없었다.
그 대책 중 하나가 바로 민트파파괴 전차의 화력 강화.
일반 대포알이 아닌 고블린제 고성능 폭발탄을 준비했고, 막 그것을 사용한 공격을 시작한 것이다.
처음부터 사용했다면 자신들의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재호와 랍은 약간의 희생을 치르더라도 확실히 하는 쪽을 택했다.
‘일반 포 공격으로 적들의 방심을 유도하는 동시에 성벽을 약화해 놓은 뒤, 폭탄을 먹이는 거지.’
빠른 연사력의 대포 공격에 성벽은 굳건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충격은 계속 누적이 되었다.
그렇게 대미지가 쌓인 곳에 강력한 폭탄을 터뜨려 버리니 그 충격이 일순 터져 버린 것이다.
쾅- 콰광!!
쿠르르릉-
계속 폭발을 일으키며 성벽을 두드려 대는 공격에 적진이 부산스러워진 게 보였다.
“제대로 피해를 주고 있는 모양이군.”
이대로 가다간 철옹성이라고 믿는 성벽이 무너질지도 모를 테니, 곧 다른 반응을 보일…….
“어?! 열린다!”
그때, 굳게 닫혀 있던 성벽이 천천히 열리며 해자 위로 다리가 놓였다.
구구구-
그리고 모습을 드러낸 건 어둠의 악어새들의 민트파파괴 전차.
그것들도 개조가 된 상태였는데, 대체 누가 만든 것인지 미적 감각이 끔찍했다.
온통 커다란 가시들을 잔뜩 달아 놓아 고슴도치처럼 보였으니…….
‘나 세다!’라고 어필하고 싶은 욕망이 노골적으로 보였다.
“무섭게 생기긴 했는데…….”
콰광-!!
하지만 부딪히니 오히려 부서지는 건 상대들이었다.
“제기랄! 저거 왜 저래?!”
그 광경에 크로킹이 분노를 터뜨렸다.
“빌어먹을! 놈들이 마차에다 뭔 짓을 해 놓더라도 들이받으면 다 끝장이라며!!”
저 괴상한 디자인을 구상한 건 불곰 길드 소속 대장장이들.
솔직히 너무 요란한 게 좀 못 미덥긴 했지만, 그들은 확신에 차 소리쳤었다.
-걱정하지 마시죠! 놈들이 철판을 두르고 오더라도 그냥 떡! 하고 받아 버리면 싹 다 박살입니다!!
…라고…….
“이 새끼들…….”
그렇게 자신만만해하더니 저토록 힘없이 부서져 버리는 게 말이나 되는 소린가?!
하지만 대장장이들은 잘못이 없었다.
분명 그들이 개조한 마차들은 돌격전에 최적화되어 있었다.
다만, 재호 쪽에서 작업한 강철 보강판이 평범한 게 아니란 게 문제였을 뿐.
드워프가 만든 고강도 압축 강철판!
세계관 최고 장인들이 만든 철판을 플레이어가 만든 세기말 고슴도치들이 뚫는 건 불가능했다.
콰아앙-!!
콰르르르-
“헉?!!”
그 순간, 연신 폭탄에 두들겨 맞던 성벽 일부가 결국 굉음과 함께 무너져 내려 버렸다.
구구구-
이어 평야에 울려 퍼지는 수많은 발소리.
“크로킹!!”
이수민이 자신의 무기인 검과 방패를 꺼내 들며 소리쳤다.
“놈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마침내 진군을 시작한 재호와 수인들.
한데 그 기세가 보통이 아니었다.
숫자만 보면 50명도 안 되는 것 같은데, 존재감만큼은 평야를 꽉 채우고 있었으니…….
“빌어먹을! 저 자식들 왜 저렇게 덩치가 커?!”
단순히 그렇게 느끼는 게 아니라 실제로도 등빨만으로 전장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다, 다리를 올려! 어차피 성벽을 무너트렸다고 해도 해자를 넘는 걸 불가능하다!!!”
“잠깐만! 그러면 지금 밖에 나간 우리 동료들은?!”
어둠의 악어새가 반발했지만, 크로킹의 귀에 들리지 않았다.
* * *
여기저기 무너진 성벽을 향해 돌진하는 재호 일행.
그런데 정작 이 전투에 가장 신이 난 건 당사자들이 아닌 수인들이었다.
“히히힝- 드디어 신나게 달리는구나!”
“으르르- 이 일을 꼭 성공시켜서 그 사막에 다신 돌아가지 않을 거야!”
땡볕 아래에서의 막노동에 신물이 난 그들.
아무리 우람의 가르침 아래에서 육체 단련을 계속해 왔다지만, 막노동은 엄연히 달랐다.
헬스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고됨에 그들은 점점 지치고 스트레스가 쌓여 가고 있었다.
이 거친 질주는 누적된 스트레스의 폭발.
무엇이든 지금 그들을 가로막는다면 모조리 박살이 날 터…….
하지만 그런 수인들보다도 더 빠르게 치고 나가는 이가 있었다.
두두두-
다리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달리는 거대한 말.
탄성 넘치는 말 근육의 파도는 수인들조차 감탄하게 만들 정도!
쾅! 쾅! 쾅!
말발굽이 지면에 닿을 때마다 넘치는 힘이 폭음과 크레이터를 만들어 냈다.
“으하하! 힘차게 가 보자고!!”
쩌- 렁-!
전장의 소음을 일순간 침묵시킬 정도로 커다란 외침에 꽃매미단 쪽은 사색이 되었다.
“저게 뭐야?!”
“케, 켄타우로스 아냐?!”
“아냐! 저건……!!”
쾅!
해자에 도달하는 순간, 크로킹의 기대와 달리 크게 도약한 요세프의 벨튀마.
부-웅 떠오른 그것은 성벽보다 높게 날았다.
말도 안 되는 점프력에 모두가 멍하니 입을 벌린 순간.
파앗-
요세프의 덩치에 가려져 있던 뒷자리의 아기자기한 체구의 남자가 성벽 위로 뛰어내렸다.
“…가 아니라 알시아잖아!!!”
콰앙!!
“으아악!!!”
중력 드롭킥에 가슴을 얻어맞은 불곰 길드원 하나가 성벽 바깥으로 날아가 버렸다.
“알시아!!!”
상대를 알아본 크로킹의 한 맺힌 절규.
꿍!
성벽 위에 착지한 재호의 위풍당당한 모습에 크로킹이 반사적으로 뒷걸음질 쳤다.
“너 이 자식!!”
하지만 옆에 있던 수민은 오히려 앞으로 나섰으니…….
그의 눈은 복수심으로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어? 이수민?”
재호는 생각 못 한 인물의 등장에 당황했다.
테일러에게 수민이 꽃매미단에 있단 이야기는 듣지 못했었다.
“네가 왜 여기 있어?”
“뭐?”
태연한 물음에 수민의 눈에서 불꽃이 튀었다.
“이, 이 자식……. 너 때문이잖아! 너 때문에 난 모든 걸 조졌다고!!”
쾅-!!
빠르게 돌진하며 재호를 공격한 수민.
“!!”
꽈르릉-!!
새카만 충격파가 어렵지 않게 피한 재호는 거꾸로 쥔 모종삽으로 수민의 뒤를 노렸다.
“예전의 내가 아니야!!”
수민이 힘껏 상체를 숙이며 재호의 공격을 본능적으로 피했다.
“널 상대하려고 난 태권도, 킥복싱, 합기도, 필라테스, 크로스핏까지! 모든 걸 섭렵해 왔다!! 지금의 난 인간 병기 그 자체야!!!”
확실히 수민의 움직임이 재호의 기억과 달랐다.
훨씬 민첩하고 유연해진 것이 똑똑히 느껴졌다.
“하압!!”
푹!!
그리고 서로 주고받는 공방 끝에, 순식간에 재호의 어깨를 관통한 수민의 공격!
“드, 드디어!!”
마침내 제대로 공격을 성공시켰다는 사실에 수민은 순간 눈물이 차올랐다.
이 일격을 위해 그간 자신이 해 온 모든 노력이 마치 주마등처럼 지나갔으니…….
“…어?”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후속타를 넣으려고 하는데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아무리 감격했다고 하더라도 이건…….
[ 효과로 인해 1.3초간 경직되었습니다.]“뭐, 뭐야?!!”
당황한 수민의 귓가로 재호의 나지막한 중얼거림이 들려왔다.
“아, 이런 식이구나.”
[] [등급 : 전설] [사용 조건 : 힘 180] [방어도 : 235] [언제 어디서 칼을 맞을지 모르는 모험가를 위한 최적의 옷입니다.언뜻 평범해 보이는 천 옷이지만 빈틈없이, 그리고 여러 층으로 겹쳐진 뤼필드만의 특수한 기술, 고탄력 극세사 천이 의외의 방어력을 제공해 줍니다. ] [ : 걸림 없이 부드러운 활동성 덕분에 당신의 이동속도가 13% 증가합니다.] [ : 당신을 공격한 적은 생각 이상의 방어력에 당황해 1.3초간 경직이 발생합니다.] [전설 추가 효과 : 에 당한 적에게 반격 성공 시, 피해량이 15% 증가합니다.]
뤼노에게 받은 뤼필드 3종 세트 중 하나.
사실 이것의 옵션을 테스트해 볼 겸 어깨를 내준 재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