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cho Florist Too Strong RAW novel - Chapter 486
485화
단순하게 생각해도 드래곤 상태에서 사용하는 은 인간일 때에 비해 훨씬 강할 터였다.
질량이 수백 배 커진 만큼 위력 또한 증가했으니 말이다.
거기다 드래곤 변신 효과로 추가 강화까지 되었으니, 그 위력은 재호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엄청났다.
쿠구구구-
칼리토의 흉측한 얼굴에 놀라 휘두른 것이라기엔 지나칠 정도로 강한 후폭풍이 휘몰아쳤다.
하늘에서 지켜보던 대공들 역시 놀라긴 마찬가지였는데, 특히 파지크는 순간 꿈틀하며 재호에게 튀어 나갈 뻔했을 정도였다.
‘제대로 한번 싸워 보고 싶군!’
무료한 마계 내에서의 생활에 덤덤해졌다고 생각했었거늘…….
마왕성을 날려 버린 공격은 마크베이 신의 힘과 지리적 특성 탓에 일어난 일이었던 반면, 이번만큼은 오롯이 재호의 힘.
그걸 보니 오랜만에 순수한 호승심이 끓어올랐다.
하지만 파지크는 누구(?)처럼 무턱대고 싸움을 거는 타입이 아니었다.
‘제대로 붙어 보려면… 역시 나도 대륙을 넘어가야 하나?’
그런 무시무시한 생각을 하며 그는 훗날로 미루었다.
한편, 정작 스킬을 사용한 재호도 엄청난 위력을 감당하지 못해 뒤로 휘청였다.
꿈속에서 응축된 힘이 현실로 넘어오며 비정상적인 폭발도 함께 일어난 것이다.
물론 위력만큼은 확실했으니, 거기에 휩쓸린 칼리토 또한 커다란 몸을 감당 못 하고 나뒹굴었다.
콰직-
무언가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퍼어억-!
그나마 남아 있던 새하얀 피부들과 맨살을 덮은 용암들이 몽땅 떨어져 나갔다.
[크아아아악-!!!]바닥에 고꾸라진 채 한참 질러 대던 비명.
이윽고 소리가 잦아진 뒤, 천천히 몸을 일으키는 칼리토의 분위기는 조금 전과 완전히 달랐다.
자신의 얼굴을 가리기 위해 용암을 치덕치덕 바르던 행동도 더는 하지 않았다.
‘저건…….’
완전히 드러난 칼리토의 본모습.
그걸 본 재호의 생각은 하나였다.
‘저 자식… 기만이었나?’
어떻게든 가리려고 발버둥이었던 칼리토의 모습은 실제론 굉장히 멋있었다.
그의 성에서 봤던 인큐버스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압도적인 외모와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으니…….
대체 왜 그토록 자신의 본모습을 감추려고 한 것인지 의문이었다.
오히려 온갖 치장을 해 두었던 이전 모습이 더 기괴했거늘.
유일하게 도드라지는 차이점이라고 하면 불타오르는 듯, 시뻘건 피부.
아마도 그것을 감추기 위한 노력이 아니었나 싶었다.
‘어쨌든… 분위기를 보면 지금부터 진짜인 것 같은데…….’
힘이 탁 풀리는 처참한 현실.
재호가 가진 가장 강력한 공격 수단인 드래곤으로 이렇게까지 싸웠음에도 결판은커녕, 칼리토의 진짜 힘을 끌어내는 데 그쳤다?
가성비가 나빠도 너무 나쁜 일이었다.
게다가 앞서 봤던 말도 안 되는 움직임으로 자신을 공격한다면…….
휙-
순간, 칼리토가 눈앞에서 사라지더니 재호 앞으로 나타났다.
소리보다 더 빠른 칼리토의 움직임!
이미 바로 앞에 도달한 칼리토는 재호를 향해 무감정한 눈동자로 주먹을 내리치고 있었다.
더욱 발전한 말도 안 되는 피지컬.
저 커다란 덩치로 보여 줄 수 없는, 물리법칙을 무시한 움직임이었기에 재호는 미처 반응할 수가 없었다.
‘젠장!’
이대로 정타를 얻어맞고 대륙으로 돌아가나 싶은 순간.
쿠우우웅-
묵직한 소음과 함께 재호 앞을 누군가 가로막았다.
[이제 우리가 나설 차례로군.]그건 바로 파지크!
그는 한 손으로 칼리토를 막아 세운 채, 흔들림 없이 서 있었다.
[파지크…….]흐리멍덩하던 칼리토의 눈이 미세하게 떨리는 걸 재호는 보았다.
[마왕의 힘을 그냥 꿀꺽할 수 있을 줄 알았나?]파지크의 비웃음 섞인 물음.
[마계의 모든 존재는 정해진 자리가 있다. 분수에 넘치는 걸 차지하고 싸우려니 여간 곤혹스러운 게 아니었겠지.]하지만 쉽게 당하지 않고 집요하게 파고든 재호의 공격에 결국 무너지고 만 것이다.
[넌 스스로 네 존재와 권위를 부정해 버렸다. 게다가 답답함을 견디지 못하고 맞지 않던 마왕의 권위도 포기해 버렸지.]하지만 재호는 그런 변화를 전혀 느낄 수 없었다.
그건 칼리토의 반란을 보고만 있어야 했던 다른 위대한 악마들이나 느낄 수 있는 영역.
[결국 너는 마왕도, 탐욕의 대공도 아니게 되어 버린 것이다.]이어 주변으로 다른 대공들, 그리고 장군들도 본체화한 채로 칼리토를 둘러쌌다.
[참느라 곤혹이었어, 칼리토. 이제 내 분노를 한번 제대로 받아 봐라.]화르륵-
파지크는 전신에서 보라색 불꽃이 하늘 높이 타올랐다.
본격적으로 칼리토를 저지하기 위해 대공들이 나서려는 것.
재호는 이제야 칼리토가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것인 줄 알았지만, 사실은 반대였다.
대악마들이 본격적으로 참전하기로 한 이상, 이 고된 전투가 엔딩을 앞두고 있었으니 말이다.
* * *
황재호는 대체 마계에서 무슨 일을 꾸미고 있는가?
많은 사람이 궁금해했지만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함께 간 다른 사람들의 라이브 방송도 끊어진 지 오래.
그건 곧 마계 방문 목적을 위해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단 뜻임을 모두가 알았다.
-아, 궁금해 미치겠네. 누구 황재호나 걔네 애들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 없음?
└그런 사람이 여기서 글 쓰고 있겠냐?
-혹시 대악마라도 잡는 거 아냐?
└지랄ㄴ 대악마가 그렇게 쉽게 잡히겠냐?
└아니, 이미 한번 잡은 적도 있는데 안 될 거 뭐 있냐?
└아직도 이 소리 하는 놈 있네. 애초에 알시아가 파이라 잡았던 건 운이 좋았던 거라고.
└너야말로 아직 운 같은 소리를 하고 있냐? 똑같은 상황이면 넌 할 수 있었을 거 같음?
└애초에 난 알시아가 아닌데 똑같은 상황이 될 수가 있겠냐? 말이 되는 소릴 해야지.
└?? 그게 결국 황재호라서 가능했단 뜻 아님?
-아무튼 마계 넘어간 지 시간 꽤 흐르지 않음? 슬슬 뭔가 소식이 있긴 있을 텐데.
└ㅇㅇ기다리기만 하면 알시아는 무조건 브이튜브에 올려 줌. 아주 중요한 정보가 아닌 이상에야.
└근데 나도 마계 가고 싶은데 어케 가지? 쟤들 레벨업하는 속도 보니 개꿀 사냥터 있는 거 같은데.
└??전세계 럭시숲 협회??길드원 모집! 길드 가입 시 월화수 벌목 키트 증정 ★무료 엘프 상담 3개월 ★엘프 호감도 <>까지 단기 속성 성장★【전럭협】★마계 출입 상담 ★전럭협 길드 카페, 또는 엘프 상담소로 문의(귓속말 코드 : elf666)
└전럭협 가입하면 마계 갈 수 있어요?
└있겠냐…….
커뮤니티에선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혀 모른 채 자기들끼리 헛소리를 주고받고 있을 때, 유일하게 모든 과정을 지켜보고 있는 자들이 있었다.
바로 뉴월드 제작 및 운영을 책임지는 월드와이드.
관찰팀 팀장 이현호는 현재 마계에서 일어난 모든 사건을 정리한 자료를 이사진 내부 회의에서 보고했다.
재호가 하는 대부분의 퀘스트가 일반적인 플레이어들과는 스케일 자체가 다르다 보니 늘 이런 식으로 특별 보고가 이루어지곤 했다.
“후…….”
한숨을 내쉬는 이사들.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월드와이드를 입장에서 황재호라는 플레이어는 애증의 존재였다.
게임의 흥행을 견인하는 동시에 세계관 파괴를 걱정하게 만드는 트러블메이커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재호에게 고마웠다.
적어도 그가 뉴월드를 박살 내 버릴 정도로 미치광이는 아니란 걸 확인했기 때문이었다.
“최악은 피했군요.”
칼리토가 재호에게 퀘스트를 맡긴 시점부터 걱정이 많았던 그들.
조금 과장을 보태 서버 종료와 후속작을 준비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였으니…….
이어서 그들은 막 시작된 칼리토와 다른 대악마들 사이의 마지막 전투를 실시간으로 시청했다.
마계를 대표하는 강력한 존재들의 전투.
땅이 뒤집히고 주변의 숲은 모조리 불타올랐다.
온통 붉은 빛이 돌던 세상은 대공들의 권능과 마법이 어우러지며 마치 우주의 탄생과 같은 황홀한 장면을 그렸다.
가슴이 웅장해지는 전투!
현재까지 뉴월드에서 세계 내에서 일어난 전투 중, 가장 압도적이고 화려함을 자랑했다.
“쩝……. 막상 이렇게 되니 좀 아쉽군요.”
이사들은 서동혁 대표에게 말했다.
“저번 마왕 토벌전 때처럼 실시간 중개를 했으면 대박이 났을 텐데 말입니다.”
확실히 아쉽긴 아쉬운 장면이었다.
하지만 그 당시에도 무리하게 생중계를 추진했었다.
플레이어의 자유로운 게임 라이프, 그것을 위해 뉴월드는 절대 게임 내 플레이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룰을 어겼으니 말이다.
게다가 지난번엔 황재호 밀어 주기, 혹은 불법 프로그램 의혹 등을 해명하기 위해 재호의 플레이 정보도 일부 공개한 적이 있었다.
이미 재호는 거대 이벤트를 자주, 그리고 주도적으로 실행한다는 이유만으로 남들보다 불평등한 게임을 해 온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또 그런 부탁을 한다?
“자칫 월드와이드 자체의 신뢰도가 깎아 먹는 일입니다.”
서동혁 회장은 단호하게 답했다.
재호에게 또다시 그런 무리한 요구를 할 순 없는 노릇이었다.
“그건 그렇고, 문제는 새로운 탐욕의 대공인데…….”
서동혁 회장이 이현호 팀장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아! 그렇지 않아도 준비해 왔습니다.”
그는 태블릿을 두드려 한쪽 화면에 해당 자료를 띄웠다.
“현재 황재호 씨가 차기 탐욕의 대공 후보로 준비한 건 시쿠드라는 최하급 악마로, 이제 곧 투플러스의 시험에 접어들게 됩니다.”
“최하급 악마라니…….”
“그래서 성공 가능성은 얼마나 되지요?”
이사들은 다시금 근심에 찬 표정으로 물었다.
“크레이터가 분석하길…….”
이사들의 질문에 대한 답은 끝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마침 다른 화면 속, 칼리토의 머리 위에 떠올라 있던 투플러스의 황금눈이 산산이 조각나는 장면이 나왔기 때문이었다.
그건 곧 현 탐욕의 대공 칼리토가 정말로 끝장났음을 알리는 신호.
“끝났군.”
“이제 최대한 빠르게 차기 대공이 나타나야 할 텐데.”
“아까 하던 이야기를 계속해 보게. 크레이터는 시쿠드가 무사히 새로운 대공이 될 것이라 계산했나?”
이사들의 물음에 대한 이현호 팀장의 대답은…….
“…망했습니다.”
“?”
“??”
기대와 다른 대답에 회의실 내부는 일순 침묵이 돌았다.
* * *
칼리토는 실낱같이 남아 있던 탐욕의 신 투플러스의 힘이 점점 약해지는 걸 느꼈다.
신의 힘은 무한하지 않았다.
이렇게 무작정 뽑아 쓴다면 당연히 후폭풍이 오기 마련이었고, 해선 안 될 짓이었다.
하지만 이성을 잃은 싸움의 끝은 정해져 있었고, 말할 필요도 없이 비참했다.
파지직-!!
결국 깨지고만 투플러스의 눈.
더 이상의 남용은 용납하지 않겠다는 신의 의지 표명이었다.
또한…….
쿠르르르-
먹구름이 끼기 시작한 마계의 하늘.
그 이상 현상 아래에는 네 개였던 팔이 하나밖에 남지 않은 칼리토가 서 있었다.
[끝이 왔군, 칼리토.]점점 소용돌이치기 시작하는 먹구름을 올려다본 파지크가 말했다.
[자신의 본질을 잊고 날뛴 결과가 마음에 드느냐?]파지크의 물음에 칼리토는 피식 웃었다.
[그래. 난 탐욕의 대공이다. 그래서 넘보지 말아야 할 것을 넘봤으나, 그게 무슨 상관이지? 그건 내 본질이나 다름없거늘.] [웃기는군. 그랬다면 투플러스가 널 버리는 일도 없었겠지.]베기스는 콧방귀 끼며 비웃었다.
[…조금만 더… 시간이 있었다면…….]미련이 남은 듯, 칼리토의 눈은 허공에서 다리를 꼰 채 앉은 로두카를 향했다.
결국 손에 넣지 못했음에서 오는 미련.
하지만 자신의 그런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로두카의 시선은 평소와 다를 것 없었다.
무관심한 듯한 표정으로 그를 내려다보고만 있었으니…….
스으-
다시 고개가 돌아간 칼리토의 시선이 이번에는 멀리서 구경하고 있던 재호를 향했다.
체력 상태도 너무 나쁜데다 파이라의 보물을 위해(?) 더는 전투 참전은 하지 않았던 재호.
그래서 마왕 옆에서 다른 장군 한 명의 보호를 받으며 마지막 전투를 구경했었다.
[알시아……. 이 교활한 놈… 갈가리 찢어 죽일 놈…….]“…왜 나한테는 저주를 하고 그래.”
[네놈은 결코 편히 죽지 못할 것이다. 이 세계에서도… 저쪽 세계에서도…….]“…….”
저쪽 세계라는 게 중간계 대륙을 말하는 것일까? 아니면 캡슐 바깥 진짜 세계를 말하는 걸까?
만약 후자라면 너무나 무서운 저주였다.
‘게임사에 항의해야 하는 거 아냐? 너무 심한 것 같은데.’
그런 쓸데없는 생각과 함께, 칼리토의 몸은 서서히 소멸하기 시작했다.
[우오오오-]무거운 울림과 함께… 칼리토는 소용돌이치던 구름 사이로 사라졌다.
[탐욕의 대공 칼리토를 영원히 소멸시켰습니다!!] [레벨업했습니다!] [레벨업…….]-야! 재호!!
한데 알림을 다 보기도 전에 다급하게 온 귓속말.
“완식?”
-오! 진짜 되네? 야! 알림 떴다! 칼리토 뒤졌다며?!
“뭐야? 칼리토 성 아냐? 귓속말을 어떻게 한 거야?”
-지금 그런 사소한 거 따질 때가 아냐!
다급한 목소리의 완식이 충격적인 소식을 전했다.
-야, 이거 어쩌냐? 시쿠드가 아니라 스트로앤 주교가 탐욕의 대공이 되어 버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