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cho Florist Too Strong RAW novel - Chapter 495
494화
엄청난 성능이었다.
금방 부서질 것 같던 나무판들은 커다란 바위가 된 것처럼 단단했다.
특히 고작 5cm에 불과한 두께를 생각한다면 더더욱 비현시적인 충격 흡수율.
게다가 재호의 은 주변을 난장판으로 만드는 폭발형 스킬.
그런데 주변에 다른 피해는 거의 주지 않은 채, 모조리 흡수해 버렸다.
[] [등급 : 고급] [마계의 광물인 테라핀으로 만든 특수 폭탄입니다.투척 후, 강한 충격을 받으면 액화 상태인 테라핀이 일정 범위에 흡착되어 급속도로 굳어 버립니다.
최초 발생하는 충격 부위로부터 반대쪽으로 힘이 전달됩니다.
또한 극도로 높인 에너지 흡수율은 테라핀에 가해지는 충격을 모조리 빨아들입니다.]
두 눈으로 확인한 성능에 이어 아이템 설명까지 확인한 순간, 재호는 이걸 어떤 식으로 써야 할지 쉽게 떠올릴 수 있었다.
“지하 벽에다 이걸 던져 무너지는 걸 방지하는 거군!”
“음? 잘못 이해했군. 그렇게 쓰려면 테라핀의 양이 턱도 없이 모자라겠지.”
“아, 아냐?”
재호는 머쓱한 얼굴로 머리를 긁적였다.
“뭐, 아이디어는 거기서 시작한 것이긴 하지. 단, 이건 동굴 벽을 도배하는 게 아니라 드래곤의 몸을 감싸기 위한 것이라네. 벽에 펴 바를 거면 굳이 이런 식으로 만들 필요가 있겠는가?”
“아!”
효율성을 따지면 확실히 그게 더 좋긴 할 텐데… 하나 의문이 있었다.
“반대로 생각하면 투룬아르가 말도 안 되는 방어력을 얻게 된다는 뜻 아닌가?”
재호가 생각하기에 테라핀은 방어구로 만들기에 최적의 재료였다.
나중에 자신의 방어구로 제작을 부탁해 볼까 하는 생각도 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하핫! 확실히 이 테라핀의 특성을 생각한다면 탐이 나겠지.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세상에 완벽한 건 없지.”
드렐리어는 재호에게 손짓을 하더니 테라핀 코팅이 된 나무판자 뒤쪽으로 이끌었다.
“잘 보게나.”
탕탕-
드렐리어는 허리춤에서 망치를 꺼내 뒷면의 나무를 두들겼다.
파스스-
“어?”
그 순간, 가루가 되어 흘러내리는 나무판자.
“어떻게 된 거야?”
“테라핀의 특질을 잘 생각해 보게. 그것은 자신이 흡수한 충격을 무효화시키는 게 아니라네.”
테라핀은 흡수한 에너지를 소멸시키는 게 아니었다.
그것을 이용해 자신의 형태를 변형시키거나 뛰어난 전달 효율을 보여 주는 광물.
즉, 지금 일어난 현상은 테라핀이 흡수한 엄청난 충격을 안으로 전달한 것이다.
남은 건 나무판자 모양대로 단단히 굳은 채 남은 테라핀 철판뿐.
“아주 단단해 부수기 쉽지 않은 테라핀. 이것으로 놈을 뒤덮은 다음 두들겨 팬다. 아주 단순한 전략이지. 게다가 방금 자네가 직접 봐서 알겠지만, 우리는 이 테라핀의 충격 흡수율을 평균보다도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네. 즉, 동굴이 무너질 정도의 피해는 주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지.”
그야말로 기적의 광물!
방어구의 재료로는 사용하기 까다롭다는 드렐리어의 말도 이해가 되었다.
충격을 제거할 수단이 없다면 착용자가 고스란히 돌려받게 될 테니 말이었다.
“뭐, 전혀 방법이 없진 않겠지. 머리를 좀 굴려 보면 제법 참신한 방어구를 만들 수도 있을 거야. 하지만 이미 뛰어난 재료들이 대륙엔 널리고 널렸거늘, 굳이 테라핀을 이용해 뭘 만들어 보려고 할 필요가 없지.”
드렐리어의 말에 재호도 공감했다.
어쨌든 드렐리어가 개발한 이 테라핀 폭탄의 원리는 확실히 이해했다.
“혹시 반대의 경우가 일어날 수도 있지 않나?”
투룬아르가 자신의 힘을 폭사시켜 오히려 테라핀의 효과를 이용하는 경우.
“뭐, 얼마든지 그럴 가능성은 있지. 하지만 우리의 마법을 통해 내부에서 발생하는 충격의 반발력을 최대한 낮췄다네. 백 퍼센트 막아 주진 못하겠지만 어차피 미친 드래곤이라고 하지 않았나? 그걸 파훼할 정신머리는 없겠지!”
드워프 중에서도 손꼽히는 장인의 호언장담이니 걱정할 필요 없으리라.
“그나저나 쉰들러는?”
드워프들의 작품은 이 정도면 충분했다.
남은 건 고블린들에게 부탁한 폭탄인데…….
물론 드렐리어가 보여 준 것도 폭탄이며 고블린들과 합작한 것이라고 했지만, 쉰들러가 나타나 떠벌리지 않는 걸 보면 그들의 역작은 따로 있을 터였다.
장인의 자존심이란 그러했다.
테라핀 폭탄은 엄연히 드워프의 작품.
그건…….
“고블린의 것이 아니다!”
“음?”
타이밍 좋게 나타난 쉰들러의 외침.
텅-!!
그는 자신의 몸만 한 길쭉한 상자를 앞에 내려놓았다.
“설마 그게…….”
재호는 그 상자에 든 것이 쉰들러에게 부탁한 물건임을 직감했다.
“그래! 이게 바로 그거다! ‘드래곤을 죽일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하지만, 지상엔 어떤 피해도 없어야 하며 드래곤의 마나에도 반응을 일으키지 않는 안전한 폭탄’!!”
[폭폭탄]“뭐… 뭐라고?”
“고심 끝에 지은 이름이다. 폭탄이지만 폭탄이 아닌 이 물건……. 폭탄의 개념을 터뜨려 버린 폭탄! 그래서 폭폭탄이라고 이름을 붙였지.”
그렇게 설명한 쉰들러는 상자 뚜껑을 열어 거대한 무언가를 꺼냈다.
약 1m 정도 되는 원통 기둥.
왠지 익숙한 디자인인 그것은…….
‘로켓?’
후미에 꼬리 날개가 없긴 했지만, 전반적인 형태는 영락없는 로켓이었다.
“이것이 얼마나 대단한지 설명해 주지!”
재호가 무슨 생각을 하든, 전혀 신경 쓰지 않으며 쉰들러는 복잡한 설명을 쏟아 내기 시작했다.
어떻게 개발했는지, 이 작업이 무슨 과정을 통해 이루어졌는지 등등…….
당연히 재호는 하나도 알아듣지 못했다.
[ 스킬의 레벨이 올랐습니다.]한쪽 귀로 흘려보내고 있음에도 오르는 스킬 레벨.
단, 쓰지도 않는 것이었지만.
“어쩌고저쩌고…(중략) 이렇게 하고 저렇게 해서…(중략) 이 폭폭탄이 만들어진 거다.”
“어… 그러니까 그걸 터뜨리면 테라핀 혼합 폭발물이 충격을 연쇄 중첩해 목표를 타격한다는 거지?”
“바로 그거다!”
“응? 맞다고?”
의외로 꽤 정확하게 맞춘 재호.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쉰들러가 가져온 폭폭탄의 원리는 해머 드릴과 비슷했다.
특수 가공한 테라핀을 통해 거대한 폭발력을 한 점으로 압축시켜 적을 타격하는 것.
“자! 받아라!”
쉰들러는 재호에게 폭폭탄을 내밀었다.
묵-직.
두 팔을 타고 전해지는 엄청난 무게감.
[] [등급 : 고급] [이 크고 아름다운 폭탄은 더는 폭탄이라 할 수 없습니다.치밀하게 설계된 연쇄 폭발은 앞을 막는 대상이 무엇이든 짓뭉개 버릴 것입니다.
단, 운이 나빠 화약이 동시 폭발을 일으킬 경우…….]
“?”
설명을 왜 하다 마는 것일까?
“쉰들러. 이거 정말 안전한 거 맞아?”
“마침 준비된 테라핀 구조물도 있으니 한번 써 봐라.”
조금 전, 드렐리어가 보여 주었던 테라핀 폭탄의 잔해를 가리키며 쉰들러가 말했다.
“아니, 안전한 거 맞냐고.”
“응? 안전? 당연하지!!”
혹여나 폭발을 일으켜 주변에 피해를 주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으나, 쉰들러는 자신만만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내부에서 폭발은 계속 발생하니 불안하긴 할 거다. 그러니 넌 최대한 붙잡고 버티는 게 곤혹일 수도 있겠지만. 어이! 그것 좀 눕혀 봐!”
쉰들러는 드렐리어와 함께 세워져 있던 테라핀 패널을 바닥에 넘어트렸다.
“아니, 그게 궁금한 게 아니라 이거 오작동할 위험은 없냐고.”
“어허! 괜찮다니까! 한번 힘껏 내리찍어 보라고!”
…라고 말하면서 멀찍이 물러서는 쉰들러.
“뭐야? 어디 가!”
재호는 의심스럽다는 듯 물었다.
“어? 뭐라고?!”
하지만 이미 목소리가 잘 안 들릴 정도로 멀어진 뒤였다.
“…뭐, 해 보지.”
어쨌든 직접 사용해야 하는 처지에서 먼저 테스트해 보는 건 피할 수 없는 일.
“흐읍!!”
어깨에 폭폭탄을 짊어진 재호는 온몸을 이용해 내리찍었다.
꽈아아앙-!!!
내리찍으면서 발생하는 1차 충격.
그 묵직함에 머리가 울리는 느낌이었으나… 그건 시작에 불과했다.
콰과과-!!!
“?!!”
폭폭탄의 후미에서 굉음과 함께 불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지, 진짜 로켓이야?!!”
탄두를 바닥에 수직으로 내리꽂았기에 망정이지, 조금만 각도가 어긋났으면 하늘을 날 뻔했다.
‘왜 이런 기능을 넣어 놓은 거야?!’
하지만 그런 의문을 품기 무섭게 재호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콰앙!!
또 한 번 전신을 때리는 내부의 폭발.
쾅! 쾅! 쾅!!
연속적으로 폭폭탄 안에선 강한 폭발이 일어났는데, 재호는 그 미세한 폭발력의 흐름을 느낄 수 있었다.
‘탄두로 모여들고 있다!’
만약 후미에서 불을 뿜어 대면서 만들어 내는 추진력이 없으면 균형을 잡기 힘들었을지도 몰랐다.
찍어 내려 주는 강한 힘이 있기에 가능한 버티기.
하지만 그렇게 간단히 받아들일 만한 게 아니었다.
“음! 역시 버티는군!”
지켜보고 있던 쉰들러는 감탄했다.
아무리 강한 추진력을 토대로 내부의 연쇄 폭발 충격을 버티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보통의 사람들이라면 이미 놓치거나 폭폭탄을 타고 이리저리 날았을지도 몰랐다.
그렇다고 해서 단순히 힘만 좋다고 되는 것이냐?
절대 아니었다.
내부 폭발이 일어날 때마다 발생하는 강한 충격에 맞춰 균형을 잡는 뛰어난 감각도 필요했으니…….
이건 재호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대단한 일이었다.
쿵-!!!
실제 약 10초, 재호 체감 5분은 될 법한 시간이 지나고서 마침내 폭발은 멎었다.
고블린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물건답게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을 정도로 절묘하게 후미의 화염도 사그라졌다.
“헉… 헉…….”
재호는 그제야 참고 있던 숨을 몰아쉬었다.
텅-
옆으로 내던지자 속이 텅 빈 소리와 함께 바닥을 구르는 폭폭탄.
그리고 아래의 테라핀 철판은…….
“변함이 없네.”
약간의 구부러짐만이 확인될 뿐, 균열은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드렐리어가 개발한 이 테라핀 폭탄의 원리대로라면 반대편에 뭔가 일이 생겼을 터.
“흡!”
재호는 헐레벌떡 다가온 드렐리어, 쉰들러와 함께 철판을 들어 올렸다.
“헉?!”
그리고 폭폭탄이 얼마나 대단한 무기인지 똑똑히 확인할 수 있었다.
반경 1미터 정도의 너비에 바닥이 겨우 보이는 깊은 구덩이.
심지어 파괴력의 집중이 얼마나 완벽했는지, 무너진 곳 없이 깔끔하게 구멍이 나 있었다.
“대, 대단한데?”
재호는 진심으로 감탄했다.
폭발하지 않는 폭탄.
그런 말도 안 되는 주문을 했을 땐 설마 가능할까 싶었는데, 쉰들러는 정말로 해낸 것이다.
“이게 되네?”
“어? 뭐?”
“헛! 역시 계획대로야!”
쉰들러는 얼른 말을 바꾸었다.
“아, 아무튼 보다시피 폭폭탄은 모든 폭발력을 이런 식으로 압축시켜 쏘아 보내는 구조이다. 테라핀이 아니면 절대 불가능했을 작업이지.”
게다가 쉰들러의 말은 그게 끝이 아니었다.
“이건 어디까지나 시제품. 안전한 실험을 위해 화약량을 설계보다 절반가량 덜 넣은 거야.”
“뭐? 그럼 화력이 이보다 두 배는 더 커진다는 거야?”
“글쎄. 어쩌면 그 이상일지도 모르지. 1회 폭발마다 폭발력은 곱절로 증가하니까. 게다가 화약을 충전하면 재사용도 가능하다!”
정말 제대로 만들어낸 쉰들러.
하지만 한편으론 걱정도 되었다.
“이거 사람이 붙잡고 버틸 수 있긴 한 거야?”
조금 전 버티기에도 재호는 온 에너지를 다 쏟아부었었다.
그런데 여기서 더 강해진다면 도저히 버티고 있을 자신이 없었다.
“후후, 걱정 마라. 그에 대비한 연장도 따로 준비해 줄 테니.”
말은 그렇게 하지만… 잠깐잠깐 보여 주었던 쉰들러의 미덥지 않은 모습 탓에 재호는 괜히 불안했다.
분명 폭폭탄은 잘 만들긴 했지만…….
“아, 그리고 하나 부탁이 있다.”
그때, 드렐리어가 재호에게 다른 이야기를 꺼냈다.
“미친 드래곤을 잡으러 갈 때, 나와 쉰들러도 함께 갈 수 있겠나?”
“음? 둘은 왜? 거기 엄청 위험할 텐데.”
둘 다 전설급 혹은 그에 준하는 엄청난 NPC들이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전문 기술 쪽으로 한정되어 있었다.
드래곤과의 전투 상황에서 그들의 생존을 장담할 수 없었다.
“우리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아무렴 드래곤과의 싸움인데 아무 대책 없이 갈 리가 있나?”
드렐리어는 죽지 않기 위한 적당한 장비를 챙겨 갈 것이라고 말했다.
“굳이 위험에 뛰어들려는 이유라도 있어?”
드래곤에서 나올 소재들을 탐내서 그런 것인가 싶었으나, 대답은 예상을 아득히 벗어나 있었다.
“도마뱀 시티의 상징물을 하나 추가하려면 우리가 직접 그 장엄한 전투를 봐야 하지 않겠나?”
“응?”
“맞다. 이미 터는 닦아 놓았고, 조각을 위한 재료도 준비해 두었으니 두 눈으로 보고 오기만 하면 된다.”
쉰들러도 말을 거들었다.
“…꼭 그래야겠어?”
“당연하지!”
“물론!”
결국 그들의 목적은 도마뱀 시티 한가운데 있는 수치스러운 재호 동상, 그것을 하나 더 추가하기 위해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