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cho Florist Too Strong RAW novel - Chapter 613
612화
룬가 왕국의 소식은 사람들에게 빠르게 퍼져 나갔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제대로 알 수가 없었다.
갈킹은 물론, 다른 방송인들도 전부 제국의 말발굽에 밟혀 죽어 버렸기 때문이었다.
다음 날, 부랴부랴 현장을 다시 찾은 방송인들.
그리고 갈킹 또한 그들 중 한 명이었다.
“그야말로 잿더미밖에 안 남았네요. 저는 어제 안쪽에 있었던 탓에 밖의 상황은 잘 몰랐는데, 장난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조심스럽게 걸음을 옮기며 좀 더 안으로 향하려던 순간.
“멈춰라!”
갈킹을 검은 갑옷의 기사가 막아섰다.
“저… 이 안으론 들어갈 수 없습니까?”
그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무슨 목적이지?”
“그냥… 원래 이곳에 살던 사람인데…….”
잔뜩 겁먹은 연기를 펼치며 기사의 눈치를 살폈다.
하지만 단호한 기사의 눈빛에선 갈킹의 말을 어떻게 받아들인 것인지 전혀 읽어 낼 수 없었다.
“오고 가는 사람들을 막진 않는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인해야겠지.”
“예?”
척-
그가 내민 것을 받아 든 갈킹은 당황했다.
“이… 이건…….”
다름 아닌 인민복!
“가디언 길드인지 아닌지 확인해 보겠다.”
“이, 이걸로 확인한다고요?”
갈킹은 당황한 목소리로 물었다.
하지만 기사는 확신에 차 있었다.
전날 전투에서 가디언 길드의 행동이 어쩐지 부자연스럽다는 느낌을 받았던 제국 기사들.
가디언 길드가 휘두르는 무기 끝에는 투지 또는 적의가 느껴지기보단 억지스러움이 더욱 강하게 담겨 있었다.
레트라 단장은 그 이상한 느낌에 대해 재호에게 물었었고, 가디언 길드의 내부사정을 대충 들을 수 있었다.
그 정보를 바탕으로 만들어 낸 가디언 길드 색출 방법이 바로 이것이었다.
‘이걸로 뭘 어떻게…….’
슬쩍-
갈킹은 슬쩍 고개를 돌려 멀지 않은 곳에 선 한 플레이어를 살폈다.
그 역시 자신처럼 인민복을 받아 들고 있었는데, 온몸을 부들부들 떨더니 “으아아악!” 하는 괴성과 함께 도망치려고 하더니 기사에게 죽임을 당했다.
꿀-꺽.
‘대, 대체 뭘 했기에 저렇게 발작을 일으키는 거지?’
잔뜩 긴장한 채로 집중한 갈킹은 기사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그걸 찢어라.”
“…예?”
“그 옷을 찢으면 통과다.”
“…….”
인민복과 기사를 잠시 번갈아 본 갈킹.
당황스러움에 잠시 머뭇거렸지만, 그걸 다르게 이해한 기사가 검을 반쯤 뽑아 들었다.
“하, 하겠습니다! 그런데 진짜 이거면 됩니까?”
“그렇다.”
“그럼… 아까 저기서 죽은 녀석은 이걸 못 해서 죽은 겁니까?”
“제대로 보았군.”
“아니… 이게 제대로 된 검증 방식이 맞긴 한 겁니까? 정말 이걸로 가디언 길드를 확인할 수 있습니까?”
갈킹 이해되지 않는다는 듯 다시 물었지만, 기사의 눈에는 쓸데없는 소리로 시간을 끄는 것으로 보일 뿐이었다.
“더는 시간은 주지 않겠다. 당장 증명해라.”
그의 위협적인 이야기에 갈킹은 망설임 없이 두 손에 힘을 줬다.
쭈아아악-
반으로 쫙 갈라지는 인민복.
그것을 본 기사는 경계를 거두며 칼을 넣었다.
“통과.”
“…….”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기사는 몸을 돌렸다.
“어… 어, 어쨌든 룬가 왕국으로 들어왔습니다! 당황스럽네요. 이런 간단한 걸로 가디언 길드를 판별할 수 있다니…….”
가디언 길드가 상당히 엄격한 규칙을 가지고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설마 이걸 못해서 죽을 줄은 몰랐다.
“설마 가디언 길드의 상징인 인민복을 찢는 걸로 신분 검사를 할 줄은 몰랐는데요. 근데 좀 전에 본 것처럼 효과는 확실한 모양입니다.”
-가디언 시스템에 기록이 남아서 못 하는 모양이네ㅋㅋㅋ-설마 그 정도 융통성도 없을 리가.
-너희가 몰라서 그럼. 중국은 그런 것 하나하나 사정 봐주는 동네가 아님.
-ㅇㅇ맞음. 일일이 다 따지기엔 사람이 너무 많아서 그냥 묶음 세트로 움직임.
“하하… 참 골 때리네요. 아무튼 전 이렇게 들어왔습니다. 제국 기사단의 허가도 받았으니 한번 제대로 구경해 볼까요?”
갈킹이 제일 궁금한 건 역시 전날 보았던 재호와 드래곤의 근황이었다.
“어제는 제가 말칸트 대왕의 공격에 휘말려 죽고 말았었는데요. 진짜 어마어마하게 강하더라고요. 저도 나름 낮은 레벨은 아닌데도 말이죠.”
갈킹은 폐허밖에 남지 않은 전장을 비추며 말했다.
“어두워서 몰랐는데 진짜 장난 아니네요. 어쩌면 기사단이 무작정 밀어붙인 게 사실은 똑같이 캄캄해서일지도 모르겠네요.”
주절주절 오디오를 채우며 안쪽까지 이동한 갈킹.
그때까지도 기사단은 그를 제지하지 않았다.
숨길 것도 없으며 애초에 기사단이 남아 있는 이유도 오직 가디언 길드를 잡기 위해서이기 때문이었다.
“이거 어쩌면 도굴 클래스들한테 인기가 많아질지도 모르겠네요. 거의 방치하다시피 해 놓았으니 숨겨진 룬가 왕국의 보물들도 고스란히 남아 있지 않을까요?”
-어? 진짜네.
-오늘부터 나도 도굴꾼.
-ㅉㅉ찐 도굴맨들은 이미 사건 터지던 어젯밤에 다 출발함.
-근데 지금 갈킹 화면에 보면 다른 플레이어들은 그리 많이 안 보이는 거 같은데?
“맞습니다. 기사단을 제외한 플레이어들은… 아무래도 전럭협이나 남아 있던 NPC 같네요. 전럭협이 이곳의 NPC들을 대상으로 이주 지원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었던 사실은 다들 알죠?”
그 사이, 마침내 치열한 전투 현장의 중심으로 도착한 갈킹.
“어…….”
한데 그곳을 본 그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아무것도… 없네요?”
난폭한 전투의 흔적 사이, 드래곤의 커다란 발자국이 똑똑히 보였다.
하지만 그 어디에도 드래곤은 없었다.
“어… 이게 어떻게 된 걸까요? 그 커다란 덩치의 괴물이 죽진 않았을 테고……. 혹시 다시 지하로 들어간…….”
그 순간, 갈킹의 눈에 누군가가 남긴 채팅이 눈에 들어왔다.
주르륵 올라오는 다른 사람들의 채팅 탓에 아직 시청자는 알아차리지 못한 것 같았으나…….
-지금 후카 방송으로 가 보셈. 거기 룬가 왕국 드래곤 나옴!
분명 똑똑히 보였다.
‘안 돼!’
[시청자 를 차단했습니다.]“하하하! 드래곤은 없지만, 이곳에서 할 수 있는 콘텐츠는 무궁무진하죠!”
시청자를 뺏기지 않기 위해 갈킹은 얼른 화제를 전환했다.
“그럼 즉석 콘텐츠, [룬가 왕국 속, 전설의 보물을 찾아라!]를 진행하겠습니다!”
그래도 룬가 왕국이면 제법 규모가 큰 나라였던 만큼, 상당한 보물이 숨겨져 있으리라.
* * *
오밤중에 내린 피르시의 충동적인 결정.
재호는 갑작스러운 그 발언에 당황했다.
“너무 막 결정하는 거 아냐? 엘리시아 화원이 어떤 곳인지 알고.”
자기가 수호하던 나라가 망해버렸다고 바로 적국으로 갈아타는 피르시의 실행력은 감탄이 나올 정도.
‘게다가 데려가면 굉장히 피곤해질 것 같은 느낌이 들어.’
하지만 피르시는 재차 설명하며 의사를 어필했다.
-지금의 나는 너무나 약해진 상태이다. 이대로라면 무모한 자들의 도전 상대가 되기에 딱 좋은 상태이지.
“아…….”
생각해 보니 애초에 재호가 피르시를 도우러 온 목적이 그것이었다.
바로 드래곤의 정수가 가디언 길드의 손에 들어가는 걸 막기 위해서.
즉, 피르시를 여기 두고 가면 가디언 길드가 아니더라도 고레벨 플레이어들 누구든 달려들 터였다.
‘당장 옆에 있는 빅썬더만 해도 군침을 흘리겠지.’
더 강한 몬스터와의 싸움을 즐기는 그로서는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이었다.
“후, 좋아. 같이 가자.”
결국 재호는 피르시를 엘리시아 화원으로 데리고 가기로 했다.
다만 그 전에 하나 확인할 게 있었다.
“1피가 깨어났을 때, 엘리시아 화원에서 난동을 부릴 가능성도 있지 않나?”
-그전까지 내가 힘을 충분히 회복한 뒤, 그대가 직접 마주해 대화하면 될 거다.
이젠 1피라고 불러도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하는 피르시.
“그런데 드래곤이 대화로 해결할 수 있는 종족이었어?”
게다가 시르피의 성격은 아주 나쁘다고 알드리온에게 듣기까지 했으니 말이다.
-그대는 로두카와 직접 이어져 있지 않은가?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그대를 마주하면 결코 함부로 하지 못할 것이다.
“쯧……. 알았어. 대신 시르피가 통제를 벗어난다 싶으면 가차 없이 대응할 거야. 그건 알아 둬.”
꽃집 근처에서 날뛰는 드래곤을 방치할 순 없었다.
그럴 낌새가 조금이라도 느껴진다면 재호는 모든 걸 동원해서 처리해 버릴 생각이었다.
-그러지.
재호의 그 단호한 의지를 느낀 시르피도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리고 혹시나 해서 또 묻는데, 지금 이 덩치 그대로 데려가야 하진 않지? 힘이 빠졌다면 너도 알드리온처럼 덩치를 줄일 수 있어?”
-불가능하다.
“…뭐?”
확 굳는 재호의 얼굴.
하지만 피르시 역시 나름대로 사정은 있었다.
-내가 마음대로 부피를 줄이려고 했다간 훗날 깨어난 시르피의 의식이 육체와 충돌할 수도 있다. 그리고 줄인다고 하더라도 알드리온만큼은 불가능하다. 최소로 줄여도 족히 100배는 더 클 것 같군.
바꿔 생각하면 알드리온의 상태가 그만큼 최악이라는 뜻이기도 했다.
빅썬더의 힘만으로도 텔레포트가 가능할 정도였으니 더 말할 필요가 있을까?
“그럼 널 어떻게 데려가?”
가장 먼저 떠오른 건 키노의 도움이었지만…….
제국의 수호신 투룬아르를 페르마 사막으로 텔레포트 시킬 당시, 마탑 주들 전원의 힘을 빌렸던 걸 생각해 보면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때려잡는 것과 안전 운송과는 들어가는 품 자체가 달랐으니 말이다.
“그렇다고 주변에 보란 듯이 광고하면서 걸어갈 수도 없고…….”
-걷기도 힘들다.
“얼씨구…….”
쉽게 인정해 버리는 피르시의 이야기에 재호는 혀를 찼다.
“뭘 고민하지? 방법은 하나뿐이다.”
“잠깐만 있어 봐.”
문득 알드리온이 참견했지만, 재호는 단칼에 잘랐다.
재호도 그 하나뿐인 방법이 뭔지는 알고 있었다.
그게 싫어서 다른 방법을 찾으려고 필사적이었으니까.
그러나 아무리 머리를 굴려 봐도 방법은 떠오르지 않았다.
“안 돼……. 여기서 엘리시아 화원까지 거리가 얼만데……. 내가 직접 옮기는 건…….”
알드리온이 말하고 재호도 알고 있던 그 방법은 바로 드래곤 변신 스킬.
당연히 미친 짓이었다.
어쩌면 마계에서 파이라의 보물들로 플렉스 했을 때보다 더 거금을 쓰게 될지도 몰랐다.
“하지만 방법이 없지 않은가? 이대로 두었다 해가 뜨는 순간, 탐욕에 눈이 뒤집힌 임모탈리언들이 모여들기 시작할 것이다. 제국의 기사들이 지키고 있더라도 그들을 다 막을 순 없겠지.”
알드리온의 말에 재호는 머리를 쥐어뜯었다.
“안 돼. 아무리 그래도 내 목숨이 걸린 일도 아닌데다 그만한 돈을 쓰는 건…….”
-아, 그대가 품은 오기크의 힘과 관련된 문제인 것인가?
그때, 듣고 재호와 알드리온이 하는 이야기를 듣고 있던 피르시가 끼어들었다.
-그 탐욕스러운 블랙 드래곤의 힘이라면 뻔하지. 그 문제라면 내가 해결해 줄 수 있다.
“응? 무슨 수로?”
가만히 눈을 감은 피르시.
그리고 잠시 후, 재호의 눈앞에 놀라운 알림이 떠올랐다.
[룬가 왕국의 숨겨진 보물들이 수호신의 의지에 따라 당신에게 이양되었습니다.] [보물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헉?!”
전혀 생각하지 못한 소득…이 아니라 연료 공급에 재호는 눈이 번쩍 뜨였다.
-필요한 양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으나, 주인을 잃은 룬가 왕국의 보물이 내 의지에 따라 모두 그대에게 전해졌다. 이 정도면 되겠는가?
[보물의 양을 확인합니다.] [아이템의 실제 가치를 제외한 귀금속의 가치만을 골드로 환산하여 표시됩니다.] [총 골드…….]그것을 확인한 재호는.
번-쩍.
바로 택시로 변신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