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cho Florist Too Strong RAW novel - Chapter 64
63화
[고귀한 존재의 명령이 당신을 제약합니다.]“뭐, 뭐야?!”
재호를 노리고 접근했던 적은 고스란히 저주를 뒤집어 써버렸다.
동시에 재호의 마나도 미친 듯이 줄어들기 시작했고.
!
표뵤뵥―!!
“컥?!!!”
마나 관리를 위해 얼른 상대를 정리한 뒤, 재호는 인벤토리를 뒤졌다.
‘달꽃, 청염초, 민티아…….’
모조리 꺼낸 그것들은 죄다 마나 및 마법과 관련된 꽃들!
“완식! 몸빵 좀!!!”
“너 이 상황에 뭐하냐?!”
사사삭―
빠른 손놀림으로 대충 완성시킨 화관!
재호는 그것을 머리에 썼고.
[마나 회복률이 대폭 증가합니다.] [사용한 마나의 절반을 돌려받습니다.] [마법의 위력이…….] […….]온갖 버프 알림과 동시에 재호의 눈에서 갑자기 시퍼런 불빛이 뿜어져 나왔다.
언령이 아닌 눈알 광선!
“으악!! XX!! 뭐야? 너 왜 그래?!!!”
곁에서 그걸 본 완식은 정말 오랜만에 재호에게서 공포를 느꼈다.
끔찍함 그 자체!
지옥의 괴수와 같은 비주얼!
어쨌든 결과적으론 긍정적인 일이었다.
언령의 위력과 지속력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으니까.
“으아아아!”
이 비명은 재호의 언령 저주에 당한 적들에게서 흘러나오는 것이었고.
“그어어어?!”
이건 당황한 재호의 비명이었다.
* * *
―비, 비상!!! 당장 지하 금고로 길드원들 보내줘!!!! 괴물이 나타났어!!!
다급한 지원 요청에 불곰 길드는 빠르게 움직였으나 이미 재가 되어 로그아웃된 길드원만 스무 명에 달하는 상황.
티나를 상대하려면 300레벨 이상은 되어야 했지만, 현장에는 전부 중저렙 일반 길드원 및 NPC들이었다.
“마, 말도 안 돼!!! 밸런스 X망 겜! 으아아악!!!!”
파스스―
그렇게 모두가 똑같은 유언만을 남겨 놓았다.
앞에서 엘다가 괴물 같은 실력으로 적에게 두려움을 안겼다면, 재호는 정말로 괴물 같아서 공포였다.
“으아아아아!!”
머리에 꽃을 뒤집어 쓴 채 눈알 광선을 뿜어대는 꼴은…….
“컥! 피, 피할 수가 없어!!!”
“이거 뭐야?!! 반격도 안 되잖아!!!”
심지어 광선을 피하는 것도 불가능했다.
백퍼센트 적중률을 자랑하는 데다 지속적인 데미지와 몸을 둔하게 만드는 저주까지.
―야! 이걸로 안 돼!! 지원! 랭커들 좀 내려 보내!!!! 간부들 보내라고!!!!
―뭔데? 거기 배트랑 클락 갔잖아.
―택도 없어!!! 클락은 이미 골로 갔다고!!!
―……뭐?
충격적인 소식을 접하고서야 수뇌부는 정신을 차렸다.
그래서 마침내 등장한 불곰 길드의 최정예!
“나참, 대체 이게 뭔 난리……?”
“대체 일처리를 어떻게 해서 우리까지 오라가라…… 헉?!”
짜증스레 불만을 뱉으며 앞으로 나서던 랭커들.
그중 몇몇 랭커들은 미쳐 날뛰는 티나를 보곤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에, 엘프? 엘프가 왜 여기에……?”
“뭔 헛소리야?! 아까 말했잖아! 알시아가 이쪽으로 공격을 해 온 것 같다고!!”
“으으…….”
이들 중에는 과거 엘리시아 화원 전투에 참가했던 이들도 있었다.
그리고 그때의 처참하고 잔혹했던 경험은 지금도 트라우마로 남아 있었다.
뾰족한 귀만 보면 속이 메스꺼워지고 다리가 후들거리는…….
“뭐하는 거야?! 빨리 공격해!!!”
“제, 제기랄!!! 그래! 적은 고작 몇 명뿐이야!!! 조져!!!”
마침내 용기를 낸 랭커들이 각자 무기를 뽑아들고 공격을 시작했다.
확실히 랭커들은 달랐다.
움직임부터 이미 죽은 이들과 비교 불가했고, 티나의 얼굴에서도 곤란함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읏!”
급기야 그녀의 몸에 생겨나기 시작한 상처들!
“헉?! 드, 드디어 데미지를 줬어! 데미지를 줬…… 커헉?!!”
너무 들뜬 나머지 미처 방어를 못 하고 가슴이 꿰뚫린 상대는 재가 되었다.
하지만 다른 이들에게 용기를 주기엔 충분했다.
“엘프는 절대무적이 아니다! 치다 보면 통한다! 공격해!!”
기세가 오른 그들의 공격은 더욱 매서워졌다.
“야 이거 조졌다! 그러니까 진작 아이템들 버리고 싸우자니까!”
완식이 재호를 향해 다급하게 소리쳤다.
“말도 안 되는 소리! 눈앞에 보물을 두고 그냥 갈 순 없잖아!!”
“뭐?! 언제는 영원히 꽃만 보고 살 것처럼 굴던 놈이!!!!”
투닥거리면서도 두 사람도 전투를 멈추지 않았다.
그나마 랭커들을 티나가 막아줬기에 두 사람은 저렙의 적들만 상대하고 있었다.
‘어떻게든 비밀 통로로 도망칠 타이밍만 나오면…….’
어떻게든 이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머리를 굴리던 재호.
그 순간.
[한계를 초월한 언령 사용으로 인해 마나 수치가 50 증가합니다!] [언령의 위력이 증가합니다.]‘……어?! 그럼 지금 내 마나 수치가 몇이지?!’
[lv.132 알시아] [정령화장(후계 등급)] [힘 : 436] [지능 : 137] [민첩 : 303] [체력 : 313] [마나 : 304]300을 간신히 넘긴 마나!
‘그, 그러면?!!’
재호는 곧장 언령과 신기루 병사 소환을 중단하곤 마나를 회복시켰다.
“완식! 조금만 버텨!! 잠깐 확인해 볼 게 있어!”
“컥! 켁!”
대답 대신 들려온 고통스러운 신음 소리는 아직 완식이 버티고 있다는 뜻!
척―
마나를 채운 뒤, 재호는 다시 한 번 모래시계를 꺼내들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써보지 못했던 또 다른 귀속 스킬을 사용했다.
“!!!!”
* * *
재호가 브레잘과 싸울 당시에 상대했던 거대한 황금 모래 골렘.
‘레벨이 200이 넘었었지.’
만약 소환만 가능하다면 이 위기를 극복하는 데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 재호는 믿었다.
소환만 된다면……!
[코페이의 수호신 을 소환합니다.]“됐다!”
마나 수치가 낮아 막혔던 스킬을 마침내 사용한 재호!
[ 소환에 사용할 재물을 선택하십시오.]“??”
재물을 선택하라니?
[황금은 의 몸체를 구성합니다. 많이 사용할수록 강한 체력과 공격력을 가집니다.] [특수한 성능을 가진 재물을 사용할 경우, 그 효과가 골렘에 적용됩니다.] [사용된 재물은 소환을 종료할 경우, 50%만 반환됩니다.]‘이, 이런 거였어?!’
신기루 병사처럼 불러내면 나오는 건 줄 알았더니……!
[ 소환을 취소하시겠습니까?]그럴 순 없었다.
그게 아니면 여기서 죽거나 잡혀서 완식과 나란히 감옥에 갇히게 될 테니.
“하지만 골렘을 소환할만큼의 재물은……?”
그때, 재호의 시선이 금고로 향했다.
“저, 저거다!!!“
재호는 금고 입구의 기둥 뒤에 숨은 피스오를 향해 달렸다.
“금고 열어!!”
“그, 그게 무슨 말인가?!”
“일단 살고 봐야 할 거 아니야?! 이대로 잡히면 좋은 꼴 못 볼 게 뻔하잖아!”
“아, 알았다!”
두 눈이 있는 이상 이것저것 따질 여유가 없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여, 열려라!!”
쿠르르르―
“????”
아까와 달리 굉장히 간소화 된 언령.
“크, 크흠…….”
재호의 눈초리에 피스오는 헛기침을 해댔다.
“언령은 애초에 말의 힘. 그것을 구현하는 방식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아까 전엔 어깨 힘 좀 주겠다고 괜한 허세를 부렸다는 뜻.
“그래도 눈치는 있네.”
아까처럼 긴 주문을 외어야 했다면 곤란할 뻔했다.
“완식! 티나!”
재호의 부름에 두 사람도 후다닥 달려 금고 안으로 뛰어 들어왔다..
“헉?! 저 자식들 금고 안으로 들어간다!!!”
“뭐야? 저거 어떻게 연 거야?!”
“저 뒤에 왕자 있잖아!!!”
“막아!!!”
급하게 안으로 달려드는 적들.
쿠웅―
하지만 금방 입구는 다시 닫혔고 금고 안으로 들어온 적은 고작 열 명 남짓이었다.
“…….”
“어…… 저희 다시 나갈게요.”
급한 나머지 몸을 들이민 것까진 좋았는데 다시 닫히고 나니 정신이 번쩍 든 그들.
“들어올 땐 마음대로지만 나갈 땐 아니야.”
“으, 으아아아악!!!!”
그들의 비명을 들은 바깥에 남은 이들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다행이다……. 내가 안 들어가서.”
* * *
금고 안으로 따라 들어온 적들을 빠르게 정리한 뒤, 일행은 한숨을 돌렸다.
어차피 밖에선 금고를 열 수 없으니 남는 게 시간이었다.
“이제 여기서 어쩌려고?”
완식의 재호는 잔뜩 쌓인 보물들을 바라봤다.
“작업을 좀 해서 다시 싸워야지.”
“작업?”
자리를 깔고 앉은 재호는 먼저 여러 가지 꽃들을 꺼냈다.
“아, 그리고 완식 너 인벤 싹 비워. 제대로 싸울 수 있게.”
“왜 이젠 또 비우라고 하냐?”
“굳이 우리가 챙겨들 필요가 없어졌거든. 그리고 이거 받아. 임시로 만들어서 내구도가 그리 좋진 않지만 여기서 탈출만 하면 되니까.”
재호가 건넨 아이템을 받아든 완식이 어처구니없단 표정으로 바라봤다.
“……미친놈아. 지금 나보고 이걸 쓰라고?”
손에 들린 것은 화려한 화환.
“뭐 문 열고 마라톤이라도 하려는 거냐? 이걸 왜 줘?”
“이게 얼마나 대단한 아이템인지 아는 놈이 그런 소릴 하냐? 멀쩡히 살아 나가려면 써.”
“……망할. 꽃반지로도 미치겠는데 이젠 화관까지…….”
울 것 같은 표정의 완식.
“쯧쯧, 겉멋만 들어선. 이건 티나 네가 써.”
“엇?! 저도 있나요?!”
티나는 다른 의미로 울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평생 간직할게요!!”
“……뭐, 평생 유지만 된다면 그렇게 해. 그리고 댁은 이거.”
재호는 피스오에게도 덩굴로 엮어 만든 화려한 꽃 조끼를 내밀었다.
“대, 대체 이게 뭔 짓들인가?”
피스오는 혼란스러웠다.
필사적으로 도망쳐서 다시 금고 안으로 돌아왔더니 하는 짓은 영 미친 것 같았으니.
살벌하기 짝이 없는 근육덩어리 두 명은 어울리지도 않게 꽃으로 치장하지를 않나, 나사 하나 풀린 것 같은 여자 엘프까지 꽃 달린 머리띠를 하고 있으니 정말 미친X 같은…….
“그거 입고 있으면 생존률이 올라가니까 무조건 입어.”
“그, 그럴 수 없다! 왕족으로서의 체통이……!”
“이미 망한 왕족이잖아. 체면 차리다 인생도 종친다고.”
“크……크흑…….”
[피스오 이데란의 호감도가 소폭 하락합니다.]억지로 그의 손에 쥐어준 재호는 다시 모래시계를 꺼내 들었다.
“아, 꼰대, 징징이. 너희도 챙겼던 물건 다 내려놔도 돼.”
―알았다.
…….
돌아온 건 꼰대의 대답뿐.
“……이 자식 또 어디로 도망친 모양이네.”
―뻔하지 않나? 보아하니 이 안으로도 못 들어온 것 같은데.
“후우……. 됐다. 뭐, 다시 살아 있으면 만나겠지.”
―어차피 정령은 죽지도 않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징징이가 듣는다면 눈물을 흘릴 이야기를 나눈 재호는 보물들 앞으로 다가갔다.
“!”
모래시계를 번쩍 들며 소리쳤고.
[ 소환에 사용할 재물을 선택하십시오.]재호는 자신의 인벤토리에 있던 보물들을 모두 선택했다.
사아아아아―
그러자 재호의 몸에서 흘러나온 금빛이 순식간에 모래시계로 모여들었다.
[을 소환하시겠습니까?]‘아니!’
아직 모자랐다.
팟팟팟―
빠르게 금고 안의 보물들을 주워 담기 시작한 재호!
그리고 곧장 그것들을 골렘의 재료로 바꾸기 시작했다.
“?! 그, 그만둬!!!”
그것을 본 피스오는 경악하며 소리쳤다.
재호가 뭘 하는지 알 순 없지만… 본능적인 불안함에 제지하고 들었다.
하지만 재호는 멈추지 않았고, 심지어는 점점 가속도가 붙더니 눈에 띌 정도로 보물들이 줄어들었다.
“자네! 너, 너무 욕심 부리는 것 아닌가?! 그래선 제대로 싸울 수도 없어 보이네만!!”
“아, 괜찮으니 내 걱정은 안 해도 돼.”
“자네 걱정보단 여기 있는 보물들이 걱정…….”
피스오가 뭐라고 하든 재호는 멈추지 않았다.
점점 더 줄어드는 보물들.
급기야는 처음과 비교했을 때, 한참은 줄어든 양.
“그만!!! 그마안!!!!”
결국 보다 못한 피스오가 재호에게 달려들었다.
“이 미친놈이 나라의 금고를 거덜내려고 작정했구나!!”
텁―
“알시아님을 방해하지 마세요!”
그런 피스오를 단단히 붙잡은 티나.
“아, 안 된다!! 이 잔인한 인간!!! 대대로 내려온 왕국의 재산을 모조리 챙길 작정이냐!!!!”
그는 울부짖었으나 재호의 귀에는 들리지 않았다.
‘난 아직 배고프다……!’
욕심엔 끝이 없는 법.
“으아아아―!!!! 으아아아아!!!!!”
피스오의 끔찍한 울부짖음은 금고 바깥까지 들려왔고…….
“무, 무서운 놈들! 고문을 하고 있는 모양이야……!”
불곰 길드는 공포에 빠졌다.